맞 선


맞 선

서른이 넘어가기 시작한 딸이 노처녀로 남을까 노심초사한 엄마는 여기저기서 선 자리를 조달해 왔다. 그 딸은 30대 중반까지 ‘내가 그런 걸 왜 봐야 해!’라며 온몸과 마음으로 거부했다. 그러나 언제까지 잘 팔릴(?) 줄 알았던 30 후반의 그녀에게 소개팅 시장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지? 30대 후반의 그녀를 찾는 수요는 현저히 고쿠라 들었다. 딸은 그제야 뭐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엄마의 네트워크로 만들어진 맞선 자리를 한번 두번씩 나가게 됐다. 그러고도 한참 뒤 이 망할 맞선 시장에서는 여자 쪽이 소개비를 낸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눈치 빠른 이들은 이미 알아챘겠지만, 그 철딱서니 딸이 다름 아닌 나고, 서두의 이야기가 바로 내가 겪은 일이다. 당시엔 몰랐지만, 처음 몇 번의 소개비는 엄마의 쌈짓돈으로 충당된 것 같다. 돈까지 내가면서 소개받아야 한다는 걸 알면 내가 펄펄 뛰었을 것을 이미 간파한 엄마는 처음 몇 번의 소개비는 나에게 비밀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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