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린다.


봄비가 내린다.

화사한 꽃들이 무성히 피어나고, 그것을 온몸으로 즐길때 즈음 꼭 봄비가 내려서 꽃들의 향연을 방해하는 듯 싶다. 꽃들은 비를 맞으면 지기때문에 봄비가 방해되는 존재가 될 수도 있겠지만, 봄비는 공평하기도 하다. 꽃들이 만개할때에 주변의 잡초들은 꽃을 피워내지 못하고 꽃을 부러워 할 것 이기에, 봄비는 그 마음을 알고 꽃들은 이제 떠나가도록 하여 잡초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그것들은 마치 꽃을 피우듯 만개한 꽃보다 더 무럭무럭 자란다. 나는 지금까지의 내 삶이 꽃과 같다고 생각했다. 눈에 띄는 존재라 생각했고 어디서나 환영받는 존재라 생각했다. 그러나 인생의 변환점을 겪고 알고보니 잡초였다. 나는 다시금 꽃을 피울 수도 없었고, 내 인생에 꽃이피는 날은 너무나 멀게 느껴짐이 있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꽃들을 우러러보다 더욱더 무성해지는 잡초처럼 꽃보다 더 만개할 날을 기다리고 있기에. 나는 잡초다. 그래서 봄비가 내리는 날에 꽃이 떨어지는걸 보며 이제 나의 시간이 오겠구나 해본다. 나에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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