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식구와 적당한 거리


간헐적 식구와 적당한 거리

수많은 연구가 노년 삶의 질을 결정하는 건 ‘관계’라고 설파하지만, 관계가 중요해질수록 그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고민도 커진다. 선배의 경험담이나 공유주택 바람이 시들해진 건 이웃을 내가 선택했음에도 이웃간 적당한 거리를 만드는 데 실패했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처럼’ 가까워진다는 건 가족처럼 피곤한 관계가 된다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에이징 솔로>에 나오는 인터뷰 가운데 “간헐적 식구”라는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형용모순처럼 보이는 이 구절은 밀도 있는 우정보다 가족처럼 맘 편하게 밥 한끼 같이 먹을 수 있는, 하지만 그게 매일 반복되지는 않는 적당한 거리를 담고 있다. 어렵지 않게 베풀수 있는 선의와 도움이 오가면서도 선의가 더 큰 선의에 대한 요구로 이어지지 않는 관계 말이다. 노년을 준비하며 노력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적당한 거리’를 만드는 것이다. 친구들뿐 아니라 부부나 혈연가족 안에서도 그렇다. 이 거리만 유지된다면 명절 때 상을 엎는 일도, 이혼 전문 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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