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언제나 나를 이긴다. 너도 그렇다


엄마는 언제나 나를 이긴다. 너도 그렇다

올해로 여든아홉인 엄마와 수 싸움에서 나는 이겨본 기억이 거의 없다. 전화를 받자마자 엄마가 간절한 기도문을 읊어대듯 말을 시작했다. "그러잖아도 전화하려 했다. 이번 토요일이 함평 사는 외숙 팔순이라는 거, 너도 기억하지? 너야 뭐, 일찌감치 안 간다고 했으니 이번에 내려와서 아버지 좀 보살펴 드려야겠어. 막내네가 따로 숙소를 잡고는 1박 2일 여행 겸해서 다녀오자고 하잖니? 한데 아버지가 며칠 전부터 영 안 좋으시네." 노인네의 처량한 한숨까지 섞어가며 엄마는 점점 더 끈적하게 나를 옭아맸다. "엄마, 나도 지금 무지하게 바빠서…"란 말이 몇 번이나 나왔지만 신산하게 살아온 외숙의 인생 스토리와 바다 건너 미국에서 달려온다는 이종사촌들의 도타운 우애, 멀리 함평까지 장모님을 모시고 가겠노라 선뜻 나서며 가족여행단을 꾸려버린 막냇사위의 배포에 이르기까지, 30분 넘게 이어지는 엄마의 전방위 펀치에 내 말들은 속절없이 스러지고 말았다. 마침내 '알았으니 걱정하지 마시라'는 대답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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