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TV 미용실, 식당, 병원, 공항, 은행 등 어디에나 TV를 틀어놓는다. 보기 싫으면 고개를 돌리거나 눈감을 수 있지만 소음을 피하기는 쉽지 않다. 텔레비전이 귀한 시절엔 공공장소 TV 시청이 서비스였겠지만, 지금은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것을 보고 듣는다. 조용한 음악과 달리 공간 소유주의 결정으로 틀어놓은 TV는 폭력에 가깝다. 아무도 안 본다면 전력 낭비다.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맥베스는 ‘인생은 그림자, 잠시 무대 위에 선 배우일 뿐’이라는 유명한 대사를 읊조린다. 공공장소에서 리모컨을 쥔 사람은 무엇을 보거나 보지 않을 자유, 무엇을 듣거나 듣지 않을 자유를 빼앗는다. 서툰 배우처럼 살다 가는 그림자 같은 인생인데도 현대인은 그 짧은 무대 위에 펼쳐진 더 작은 무대, 더 서툰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소음과 분노’에 눈과 귀, 생각과 마음을 빼앗기며 살아간다.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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