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안의 선교사와 1918 팬데믹, 그리고 기미만세운동


벽안의 선교사와 1918 팬데믹, 그리고 기미만세운동

코로나 팬데믹은 100년의 기억을 소환했다 2020년 1월, 경자년 원단元旦을 앞둔 세모歲暮는 수상殊常했다. 정체가 모호한 돌림병이 시작됐다. 바이러스가 왕관을 닮았다 해서 코로나라 했다. 유행의 속도는 소문보다 빨랐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돌림병은 창궐했다. 마스크가 사람들을 이격離隔하는 경계로 등장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이 됐다. 경자년의 기억 속에 봄꽃은 없었다. 학생들은 학기가 시작되어도 서로 만나지 못했고, 학기가 끝나도 동무의 얼굴을 몰랐다. 젊은 청춘들의 결혼식은 초라했다. 망자亡者의 장례는 쓸쓸했다. 삼복더위와 긴 장마에도 마스크는 사라지지 않았다. 서울 사는 손주들은 추석에도 내려오지 않았다. 선조先祖의 혼백魂魄은 제주로, 설악산으로 후손을 찾느라 분주했다. 추석 참배를 예약하지 않은 유족은 납골묘에 들어서지 못했다. 요양원의 면회는 교도소 면회와 다르지 않았다. 수상殊常한 시절은 끝나지 않았다. 경자년이 가고 또 한 해가 지나도, 일상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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