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면 외할머니 댁에 가서 지냈다.


방학이면 외할머니 댁에 가서 지냈다.

유치원 때부터였던 것 같다. 유치원 때랑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방학마다 할머니 손을 잡고 할머니 댁에 가서 지냈다. 그 집에는 작은 마당이 대문 앞에, 그리고 마루 앞에 있었다. 원래 세를 주기 위해 지은 집이라서 방이 세 개, 부엌도 세 개, 마루가 한 개, 마당에 있는 화장실 한 개가 있었다. 할머니는 사람은 서울에서 살아야 한다며 친정 근처에서 거의 평생을 사셨고, 경기도로 넘어가지 않으려고 했다. 그때 그 집은 경기도와 서울의 딱 중간에 있었다. 그런데 시골 동네여서 병의원도 없고, 노래방도 없고, 편의점도 없고, 마트도 없었다. 한 번은 마당에서 뭘 보고 반가워서 뛰다가 턱에 걸려 발이 삐었다. 한의원이 아니라 침방에 갔다. 한의사가 없고, 침놓는 걸 배운 아주머니가 집에서 운영하는 곳이라서 침방이나 침 놔주는 데라고 불렀다. 어릴 때는 지금보다 더 고지식했기 때문에 방학 숙제 거리를 들고 외할머니 댁에 갔다. 여름방학 때는 아빠가 설치해놓은 에어컨 켜고서는 아이스크림 까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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