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장소는 포항여객선터미널이다. 1970년대(정확히 언제인지는 아버지에게 물어봐야겠다) 이곳에서 아버지는 형님의 유해를 바다에 뿌렸다. 나에겐 큰아버지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병환으로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형님에게 제를 드리기 위해 나름대로 간단하게 음식도 챙겨오셨다. 형님 저 왔습니다. 흑흑~ 저 강하게 살았습니다. 애들 대학 보내고 시집장가도 보내고 손주도 데리고 왔습니다. 그 때는 돈이 없어서 묘자리도 못 썼습니다. 죄송합니다. 강직한 울 아버지가 언제 이렇게 서글피 울었던가?... 아버지의 고백에 나도 눈물이 흐른다. 누구나 다 역사가 있다. 아버지도 자녀들에게 말 못할 고난의 역사가 있었다. 아버지는 오늘에서야 떠나보낸 형님을 뵙고 지난날의 한을 푸셨다. 형님에 대한 그리움, 죄송함. 혼자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잘 살았다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 그동안 보이지 안았던 감정들이 오늘에서야 풀려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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