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필사 71 - 어떻게 신경을 안 써 (1) / 홍인혜


온라인 필사 71 - 어떻게 신경을 안 써 (1) / 홍인혜

나는 작은 일에도 예민하다. 사소한 사건에도 마음이 제 리듬을 잃고 요동치곤 한다. 시인답게 말하면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겠지만 사실 그런 지순한 성정과는 거리가 멀고 그저 안달하는 성미에 가깝다고 하겠다. 내 마음을 거스르는 일들은 그야말로 소소하다. 창작물에 달린 날 선 댓글, 창틀을 울리는 윗집 실외기의 소음, 급하다기에 밤을 새워 가며 넘긴 시안을 확인조차 하지 않는 클라이언트 등등. 나는 이러한 것들을 '마음의 거스러미' 라고 부른다. 삐죽 돋아나 따끔따끔 마음이 쓰이고 종국엔 내 삶의 매끈함을 해치기 때문이다. 어떤 거스러미들은 제거가 가능하지만 어떤 거스러미들은 딱히 대처할 도리가 없다. 나는 날선 댓글에 침묵할 것이고, 윗집과는 트러블을 만들고 싶지 않으며, 클라이언트에게는 항의할 배포가 부족하다. 결국 이 까칠한 쓰라림들을 도리 없이 지니고 살아야 한다. 이처럼 일련의 사건들에 끙끙대며 마음을 낭비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조언은 이것이다. '신경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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