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스토커


8. 스토커

8 우리 학교 생태습지에는 벼가 노랗게 익었다. 까치랑 참새가 와서 물도 먹고 벼 이삭도 먹고 갔다. 가방 사건이 일어난 후 가방을 내려놓지 않고 놀았다. 물길은 신기한 나라였다. 돌멩이를 들추면 그 밑에 아주 작은 벌레들이 고물거리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물이 조금 흐를 때는 바닥에 누워있던 풀들이 물이 많이 흐를 때는 일어나 춤을 추었다. 아기 물방개와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데 누가 말을 걸었다. “야! 넌 가방 메고 뭐하냐?” 벌떡 일어나 쳐다보았다. “야! 가이! 넌 가방 주워준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도 없냐?” 말이 거칠고 조금 무서웠다. 그냥 도망치려다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너가 어떻게 그걸 알아?” “뭐? 알아? 요게, 3학년이 5학년 보고 너라고?” 이젠 도망도 치지 못하고 그냥 꼼짝없이 서 있었다. “사과하라고!” “……” “넌 말도 못하냐?” ‘너가 가방 주워준 것을 내가 어떻게 아냐?’ 소리치고 싶었다. 사과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나를 괴롭히려는 것이 분명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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