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표 사이의 쉼표가 음악을 만든다


음표 사이의 쉼표가 음악을 만든다

“텅- 텅- 터덜, 터덜.” 도서관 열람실의 문 닫히는 소리가 십 분 간격으로 울린다. 도서관에 있는 문 치고는 제법 기세 좋은 소리다. 손님이 북적이는 식당에 있어야 할 문이 여기 잘못 설치된 것 같기도 하다. 간간이 오고가는 도서관 이용객들은 그렇다 쳐도 열람실에 상주하는 직원들은 이 소리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져본 적이 없는 걸까. 딱히 책망하려고 하는 소리는 아니고, 열람실 문이 여닫히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그저 원초적인 궁금증이 머릿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왔을 뿐이다. 텅- 텅- 터덜, 터덜. 텅- 텅- 터덜, 터덜. 책상 칸막이에 파묻혀 두어 시간 책을 읽고 있으니 어느새 열람실 문소리는 백색 소음의 하나가 되어 마치 처마에 앉은 먼지가 눈에 띄지 않듯이 내 의식 속에서 희미하게 사라졌다. 터덜터덜 하는 문소리는 창문 밖의 새가 지저귀는 소리, 건너편 책상에서 마우스를 딸깍이는 소리와 하나가 되었다.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도서관의 적당한 산만함을 즐기고 있었다. 편안한 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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