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자, Jin


시작하자, Jin

내가 여러 이유들로 그림을 놓아버리려 할 때마다 신기하게도 하느님께서는 내 몇몇 지인들을 통해서 그림을 붙잡으라는 사인을 자꾸만 주신다. 오늘 거의 2년만에 신부님을 뵈었다. 다시 뵙게 되어 송구스럽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신부님께서 이 신기하고도 흥미로운 미술놀이를 나에게 선물해주셨다. 신부님 앞에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솔직히 좀 울컥했다. 나는 몇 주 전부터, 아니 꽤 오래전부터 그림과 밀당을 하고 있었다. 내가 거의 밀어내다시피 한 게 더 맞는 말인 듯 하다. 그런데 나는 싫어서 밀어낸 게 아니라는 걸 점점 깨닫기 시작했고, 나는 오늘 이 미술놀이를 선물받고 더 이상은 그림을 내 인생에서 밀어내지 말아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인생은 무 자르듯이 내 계획대로 되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살면서 몸과 마음으로 계속 체험해간다. 그러니 이젠 더 이상 그림을 밀어낼 게 아니라 다시 사랑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나는 그림과 함께 살아야 할, 살고 싶은 운명인 것 같다. 이젠 정말 작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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