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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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곳에서 신년의 슬로건을 정하는 열기에 휩싸여, 이쪽도 캘린더 첫 장에 그럴듯한 한 줄을 적어냈다. 내용은 <사소한 사랑을 알기를>이 됐다. 근래 날씨가 풀리며 근방의 오래된 장소들을 찾아다니고 있고, 그곳의 세월이 그려낸 정경을 읊는다. 풍취에 한 껏 취해있자 하면, 점차 역사가 말하고 있는 이외의 많은 사건들을 상상하게 된다. 그중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건 기록된 한 때뿐인 걸까. 소중하다고 여기는 자신의 삶도, 타인에게 비치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 된다. 그런 거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인정받기 위한 삶도, 잘 보이기 위한 겉치레도, 마음이 이끌리는 목표도, 자신의 전부가 타인에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그러고 보면 우리는 언젠가 남들과는 다른 자신의 일부를 눈치채고, 그중 하나는 명세에 있다. 나는 예부터 지금까지도 유명인이 방문하는 곳에 인파가 몰리는 현상이나, 자신이 그러한 인물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쪽에 흥미가 없다. 대다수는 그것을 특별하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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