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지난 봄 나들이


#6 지난 봄 나들이

3월 초, 바빠지기 전에 만나자며 오랜만에 지예와 함께 보낸 날. 초봄이라 아직 조금 쌀쌀했다. 산수유를 보려고 도심 속 시골이 따로 없는 수영사적공원에서 만났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라곤 교회 하나뿐이었다. 걷다 보니 수상한 불교재단 건물이 보였다. 뜬금없는 불상이 보란 듯이 솟아 있어서 안뜰을 들여다보니 웬 파라솔과 정자가 있었다. 정자가 있으면 파라솔이, 파라솔이 있으면 정자가 필요 없을 텐데 참 이상했다. 목련이 한창 필 때였다. 멀리서는 거대한 벚나무처럼 보일 정도로 만개한 목련나무도 있었다. 이 날 입은 외투가 목련 꽃잎 색깔에 매끄러운 재질이라 지예가 닮았다고 말해 줬다. 고마워 ㅎ.ㅎ 피어 있는 모습을 보면 무척 반가운 마음이 드는데, 지면 갈변한 바나나 껍질 같은 꼴이 될 테지… 그래도 백악기부터 살아남은 조상 격 식물이란다. 텅 빈 공원에 온 보람이 있었다. 주변엔 아직 앙상한 가지만 있는 반면 산수유 나무 하나가 샛노랗게 눈에 띄었다. 언제 봐도 복슬복슬하게 생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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