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유저


복귀 유저

24. 복귀 유저 글 쓰는 것도 어느새 질렸어. 또다시 꾸준하지 못할 핑계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굴려보네. 난 대체 왜 글을 쓰기 시작했을까. 이걸 하고만 있으면 뭔가 나은 사람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 아주 조금은 생각하는 시간이 있었으니까. 그런 내 모습이 좋았던 거야. 그런데 어느새 질려버렸네. 나는 나은 사람이고 싶지 않은 걸까. 아니, 이건 오랜만에 다시 한 게임 탓이야. 먼저 질렸던 그 게임을 다시 하게 된 탓이야. 이걸 눈에 들인 이유는 그걸 했던 때의 추억 때문일까. 화면엔 떠났던 때의 내 캐릭터가 서 있네. 떠나며 남겨둔 그 모습 그대로 말을 걸어. '마왕에게 마지막 한 방을 먹여주러 가자!' 게임 속 나는 끝판왕 바로 직전에 그만뒀었구나. 글을 쓸 때와 똑같이 떨리는 마음으로 시작을 눌렀어. 그 떨림은 과연 한창때의 실력이 그대로 남아있을까 하는 불확신 탓이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를 반긴 회색화면이 그나마 남아있던 동앗줄을 끊어버렸어. 자리를 비웠던 공백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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