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刑囚


死刑囚

死刑囚 열심히 땀 흘려 일하다 잠시 쉬는 시간의 일이었다. 때를 잘못 맞춰 찾아온 여름날의 봄. 땀에 젖은 상태임에도 내리쬐는 햇볕 아래로 자리를 정했다. 앉을 자리가 하필 그곳뿐만은 아니었다. 걸리면 한 소리를 듣긴 해도 담배만을 피우고 일어난다면, 뒷문 바로 앞 그늘에 앉을 수도 있었다. 그게 아니면 멀지만 널찍한 인공 그늘 아래 시원한 흡연장까지 가는 방법도 있었다. 그 모든 선택지 중 이곳을 선택한 건 고된 노동 중 짧은 휴식시간은 온전히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조금 덥긴 해도 그곳에 있었다고 혼나거나 멀리까지 갔다가 휴식시간이 끝나기 전까지 돌아오지 못하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 날 일은 없을 테니까. 정신적으로 지치는 일은 육체가 지치는 일보다 하루를 견디기 어렵게 한다. 땡볕 아래 약간의 컨테이너 그늘 쪽으로 한쪽 엉덩이를 붙여 앉는다. 상당히 엉거주춤하고, 오묘한 온도차가 있는 자세였다. 손에 담배를 꽂아 불을 붙였다. 한 입 빨자, 담배가 끝에서 잠시 연기를 멈추며 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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