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동안의 고독,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1967


백년 동안의 고독,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1967

읽고 나서 이토록 성취감에 젖은 책이 있었던가. 근친상간이 난무하는 5대에 걸친 콩가루 집안 이야기에다 결말도 완전 우울한데. 심지어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단순하면서 헷갈린다. 남자는 아르까디오 아니면 아우렐리아노, 여자는 아마란따와 레메디오스 뿐인데, 이 아르까디오가 할아버지인지 손자인지 증손자인지, 그래서 그놈이 고모 아마란따와 썸을 타는지, 증조 할머니와 썸을 타는지 당최 감을 잡을 수가 있어야지. 한번 헷갈리기 시작하면 앞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기에 저렇게 적으면서 읽었더니 콩가루 가계도가 완성되었다. 무엇보다 기가 막힌 건 집안 대대로 우려했던 가설이 5대에 이르러 증명됐고, 그것이 너무도 허무하게 끝났다는 것. 그래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없이 고독하게 한다는 것. 이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백 년 동안의 고독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세월이란 흐르게 마련이잖니. 하지만 그리 빨리 흐르진 않죠. 불운은 빈틈도 없다니까. 개좆같이 태어나서 개좆같이 죽는군. 가문 최초의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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