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 산들의 꼭대기, Chi Zi jian, 2015 - 중국판 백 년 동안의 고독


뭇 산들의 꼭대기, Chi Zi jian, 2015 - 중국판 백 년 동안의 고독

왜 <백 년 동안의 고독>이 생각났는지 모르겠으나, 백 년 고독의 몇 배나 어지러운 마을 가계도와 사건들 좀 보라지. 가히 중국판 백 년 고독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후에 들었던 빨책의 DJDJ님도 똑같은 발언을 해서 깜놀) 하지만 백 년 고독에선 같은 이름과 유사한 삶이 대물림된다면, 뭇 산에서는 저마다 사연이 담긴 이름을 가지고 각자의 아름다운 에피소드로 무장한 삶을 충실히 살다 간 사람들의 이야기. 그것도 뭇 산들, 그중에서도 꼭대기란 고립되고도 신비로운 그곳에서. 공간적 배경 때문에 영화 <함산>이 떠오르기도 했다. 잔인하고도 아름다운 사연 만큼 소설의 문체도 그에 못지 않게 아름답다고 느꼈는데, 가령 안핑은 신신라이를 잡지는 못했지만, 독수리가 토끼를 낚아채는 것을, 뱀이 두더지를 집어삼키는 것을, 작은 새가 벌레를 포위해서 섬멸하는 것을, 개미가 소나무 껍질을 갉아먹는 것을, 벌이 들꽃의 심방에 침입해 탐욕스럽게 꽃가루를 빨아먹는 것을 목격했다. 만물 사이에도 학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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