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시작과 끝, 그리고 또 다른 시작


여행의 시작과 끝, 그리고 또 다른 시작

다시 방콕의 카오산로드로 돌아왔다.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내일이면 이 방황도 끝이 난다. 차오프라야강을 한 바퀴 돌고 시암스퀘어로 가는 길에 4년 전에 본 그 코끼리가 아직도 있는 걸 발견하고 한없이 반가웠다. 그때 난 꿈이 있었고, 열정이 있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영혼이 고갈되어버린 걸까.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나는 내 안에서 보내온 사인을 계속 놓치고 있었다. 아니, 모른 척한 게 맞다고 해야겠다.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그냥 밀고 나간 게 쌓이고 쌓여서 한꺼번에 터진 것이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감기는 관리만 해주면 금방 낫지만, 방치하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는 게 또한 감기라서 초장에 바로잡지 못하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내가 지금 딱 그런 상태인 거지. 근데 신기한 건 여기서는 전혀 의욕이 저하되지 않았다는 거다. 우울증이 장기화되는 게 아니라 일시적인 현상이란 걸 알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이제 뭐든 새로 시작할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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