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sia - Saint Petersburg 2 러시아 방주


Russia - Saint Petersburg 2 러시아 방주

"눈을 뜬다. 아무 것도 없다..." 라는 무한한 가능성으로 시작하는 영화 <러시아 방주>. 에르미타주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단 한 번의 촬영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러시아인도 아닌 (심지어 그 시절의 적국이었던) 프랑스인의 생각과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 카메라의 시선을 통해 폐쇄된 것 같으면서도 제3자로서의 중립적인 관점을 허용하는 꽤 독특한 구성의 영화다. 무엇보다 러시아든 프랑스든 아니면 유럽 전체든 잘잘못을 따지고 칭찬할 건 칭찬하는 아주 뜨끔하면서도 속 시원한 대사가 일품인데, 그중 영화 초반에 나오는 "내가 도대체 여기서 뭘 하는 건지 알아야겠어. 이 방황은 러시아어를 아는 것과 관련이 있어." 이 대사가 마치 내게 에르미타주를 찾아볼 명분을 제시해주는 것 같아서 왠지 모를 사명감마저 느껴졌다. 과연 나는 오늘 이곳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얻어 가게 될까. 겨울 궁전 앞에는 그때 그 시절의 궁중 의상을 입은 사람들과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마차가 제정시대의 러시아라도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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