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기행 ② 올레길 6코스와 7코스 사이


제주 기행 ② 올레길 6코스와 7코스 사이

세계는 한 바퀴 돌았어도 그 유명한 히말라야 등정 한 번 못 해봤고, 스페인은 갔어도 산티아고 순례길은 못 걸어본 나. 굳이 말하자면 그런 데를 갈 필요성을 못 느껴서 "안" 간 거였다. 걷는 행위야 여행에서 당연히 일어나는 과정이고, 그러면서 사유도 자연스레 하게 되는 것이니 걷는 것에만 오롯이 집중하는 것보다는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더 집중했던 거다. 그러므로 내 여행은 지금까지 걷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보는 것과 사유하는 것으로 이루어진 셈. 그런 이유로 제주에서 잠깐 머물게 되었을 때에도 대부분의 시간을 문화예술적 감성이 살아 숨 쉬는 이중섭거리에서 보냈고, 그래도 제주에 왔는데 안 걷고 가면 섭섭할 것 같아서 남은 시간을 숙소 일대를 지나가는 올레길 6코스와 7코스를 걷는 데 겨우 할애했다. 그러면서 느낀 건 역시 걷는 행위가 주가 되는 건 내 취향이 아니라는 거다. 목표 지점에서 시간을 두고 머물며 사유하며 그 장소를 소화시켜야 다음 장소로 이동할 맛이 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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