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기운, ‘존심(存心)’ 지키기


살아있는 기운,  ‘존심(存心)’ 지키기

문득 어린 시절 창피한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학교에서 클래식 연주회를 열었는데 방송반이던 내가 사회를 맡았다. 곡이 끝나고 마이크를 들어 말을 하는데 분위기가 이상했다. 아뿔싸, 1악장이 끝났을 뿐인데 나는 곡이 끝난 줄로 안 거였다. 그 이후로 클래식 공연을 보게 되면 곤두선 기운에 집중하게 됐다. 바이올린의 활이 살아 있고, 지휘봉 끝에 긴장감이 남아 있으면 악장이 끝났을 뿐이다. 연주자와 관객 모두가 목과 어깨의 힘을 풀고 재정비를 하는 기운이 공간을 감도는 찰나가 오면 그제야 박수를 친다. 비슷한 경험을 검도에서도 배운다. 검도 용어 중 ‘존심(存心)’이라는 말이 있다. 온몸의 기를 모아 타격을 하고, 공격 후에 이겼다고 해도 결코 방심하지 않고 예의와 자세를 갖추는 것을 뜻한다. 칼끝, 발끝이 계속 살아 있는 거다. 신기한 것은 대련을 하는 상대방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그 기운을 느낀다는 거다. 이런 사람은 끝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고 결코 자만하지도 무너지지도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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