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교수님과의 일화


어떤 교수님과의 일화

나는 온갖 말들에 휘둘리곤 했다. 어떤 때는 신앙인이었고, 어떤 때는 무신론자였다. 어떤 때는 민족사관을 통해 역사를 해석했고, 어떤 때는 식민사관을 통해 역사를 해석했다. 때로는 과학지상주의에 빠지기도 했으며, 과학의 한계를 넘어선 신비주의에 눈을 돌렸던 적도 있다. 때로는 과감한 사회변혁을 요구했던 사회주의자였고, 때로는 작은 정부를 원하는 시장지상주의자였다. 때로는 구조를 통해 명확하게 세상을 이해하려고 했고, 때로는 구조의 한계를 실감하며 해체에 빠져들었다. 너무나도 부끄러운 시행착오다. 나는 과거에 꽤나 열심히 공부를 했었다. 정말로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배울 수록 멍청해졌고, 배울 수록 편협해졌다. 나는 책에서 보았던 '프레임'을 통해 세상을 보았는데, 그것을 벗어난 현상을 전부 '잘못된 것'으로 규정했다. 다른 것과 틀린 것을 구분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론적 순수성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극단적인 교정'을 정당화했던 적도 있었다. 물론, 지금은 다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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