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끔찍한 나라에서 계속 살 수밖에 없다.


이 끔찍한 나라에서 계속 살 수밖에 없다.

1. 2000년 2월에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그 사고에서 나는 살아남았지만, 일곱 명의 후배를 잃었다. 나도 피해자였지만, 먼저 간 후배들에게 죽고 싶을 만큼 미안했다. 더 끔찍한 일은 사고 이후에 일어났다. "그러게 거길 뭐하러 갔냐"며 피해자들을 탓하는 말들이 전해져왔다. 1년 뒤 학교 안에 희생자 위령비 하나 세워 달라는 것으로 학교 측과 강한 마찰이 발생했고, 피해자모임 내에서도 분열이 일어났다. 기가 막혔다. 학번으로 찍어 눌러서, "다른 거 다 필요없고 위령비 하나"로 의견 통합을 강요했고, 그 결과로 학교측과 대화에 나섰다. 결국 위령비는 세워졌지만, 그 작은 비석 하나 세우는데 나왔던 숱한 말들에 상처는 더 커졌다. 상처를 더 후벼팠던 건, '위령비 대신'으로 내걸었던 보상들도 실행됐다는 것이다. 어느새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긴 '영악한 새끼'로 평가받고 있었다. 2. 22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꽤나 자주 트라우마에 의한 공황을 경험한다. 무엇보다 사고 2년 뒤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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