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연재17. 그 비좁았던 공간


소설연재17. 그 비좁았던 공간

또다시 곰봉자 제17화 며칠 동안 집을 비우던 아버지가 돌아왔다. 새엄마는 호들갑을 떨며 그의 목을 두 팔로 감싸 안았지만 곧 오른손으로 그녀의 코를 막아야 했다. 그의 몸에서 찌든 피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계단 중간에서 난간을 힘겹게 잡고 있던 민주가 무표정한 얼굴로 그들을 내려다보았다. 그가 민주를 발견하자 그녀는 비틀거리며 위로 올라갔다. 그의 눈도 민주의 등을 따라 올라가고 있었다. 민주는 천록이 앉아 있던 밋밋한 나무 의자 등받이를 쓰다듬었다. 함께 책상을 두드리며 웃던 얼굴이 떠오른다. 따뜻한 미소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던 천록이 보고 싶었지만 이내 허옇게 부은 얼굴 위로 푸르뎅뎅한 멍 자국들이 떠올랐다. 피와 오물로 뒤범벅된 머리카락 아래 멍한 눈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닥에 힘겹게 꿇어앉아 민주의 발을 잡고 봉자를 살려달라 애원하던 그의 절규가 아직도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인기척에 놀란 민주가 돌아보았다. 아버지가 문을 열고 서 있다. 단 한 번도 자신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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