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저희 옆집에 책이 가득한 아주머니가 계셨어요. 그분의 집에는 세계명작소설, 과학전집, 백과사전, 시집, 심지어 잡지와 만화책도 있었습니다. 그분은 저희 형제들에게 책방을 활짝 열어주셨지요. 하루는 양말에 난 구멍이 부끄러워 양말 끝을 잡아 발가락 사이에 끼우고 책방으로 들어갔는데, 아주머니가 고구마 하나를 건네시며 말씀하셨지요. “하늘이 보고 싶은 게야,” 얼굴이 어찌나 화끈거리던지, 아직도 그 말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부끄러워 잊지 못한 것이 아니라 제 마음이 들통나서 잊지 못했습니다. 가난하고 형제 많은 집, 어중간한 위치, 언니들이 간 실업계 고등학교조차 언감생심 꿈이었기에 동네 친구와 산업체 고등학교에 함께 진학하자며 손가락 걸고 약속했던 시절. 하늘이 보고 싶었지요. 날고 싶었고. 그런 저를 어떻게 알았는지, 직장에 일찍 나간 큰 언니가 부모님을 설득해 인문계 고등학교로 보내주었지요. 덕분에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할 수 있는 건 노력밖에 없었기에 뭐든 외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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