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답


칼답

8. 칼답 비루하고 길었던 삶이란 여행을 끝마치고 그 여행을 한 마디로 정리한 묘비가 된 나의 앞에서 울고 있는 사람들을 본 꿈을 꾼 적이 있다. 나의 할머니, 동생들, 아버지, 그리고 몇 안 되는 친구들. 그리고 나머지 가족들과 연이 닿았던 사람들 중 일부. 내 장례식에 울고 있는 사람은 그 여행에서 만났던 사람의 수보단 현저히 적었다. 열 명이 채 안 되는 스몰 장례식. 그리 길진 않았던 인생이지만 솔직히 좀 씁쓸하다. 사회를 살아내면서 가장 애썼던 부분이 인간관계였다. 누구는 이렇고 누구는 저렇다 만나는 사람마다의 취향에 맞추며 한 명에게라도 더 사랑받기 위해 나를 깎았는데, 그들은 나와의 이별로 어떤 감흥도 느끼지 않는구나. 조금 씁쓸한 감정이 들다 이내 아쉬운 감정이 든다. 떠나보냈던 이들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무리에 속하기 위해 떠나보냈던 친구, 생활고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사이가 틀어졌던 형, 다투곤 자존심에 영영 잃어버린 친구 등등. 나를 좋아하지 않을 사람에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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