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ypt - Cairo - 입애굽기


Egypt - Cairo - 입애굽기

카이로는 어딘지 모르게 인도의 델리를 닮았다.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이자 굵직굵직한 유적지가 차고 넘치는 수도임에도 전혀 정이 가지 않을 만큼 지저분하고 정신없는 곳. 길을 걷다 마주친 남자 중 열에 아홉은 느끼한 표정으로 작업을 걸어오고, 정찰제보다는 네고의 미덕을 중시하며, 무엇보다 적도에 가까운 지역 특유의 고온 건조한 기후가 그러했으니. 불가마처럼 델 것 같은 이런 살인 더위에선 도무지 의욕이란 게 생기질 않더라. 그나마 인도를 닮아서 다행인 건 물가가 인도만큼 착하다는 것과 문명의 젖줄 나일강이 도시를 시원하게 관통하고 있다는 것. 그것도 여행자 숙소가 몰려 있는 타흐릴 광장(Mydan Tahrir) 바로 옆으로 말이지. (물론 강물은 심각하게 더럽다.) 그런 카이로에서 나는 적당한 가격대의 숙소에 여장을 풀고, 터키 이후로 오랜만에 접해보는 지하철, 인터넷, 카페 등등 대도시의 인프라를 마음껏 누리며 아프리카로 내려갈 준비를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고 있었다. 가장 먼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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