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기행 ① 이중섭거리에서 낭만 산책


제주 기행 ① 이중섭거리에서 낭만 산책

어디서나 한라산이 보이는 매력적인 제주특별자치도. 그중에서도 서귀포시에 머무른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주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현무암 담벼락을 따라 걷다 보면 올레시장까지 길게 이어지는 이중섭거리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화가 이중섭에 대해서는 학창 시절 미술책에서 본 '황소' 그림 때문에 상당히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는데, 나는 태어나서 소를 그토록 괴이하게 그린 사람은 처음 보았다. 소는 무릇 세상에서 가장 순하고도 둔한 동물이 아니었던가. 친가나 외가 모두 시골인 까닭에 어려서부터 소를 꽤 자주 보며 자라왔는데, 그 큰 덩치에도 있는 듯 없는 듯 마당 한구석에서 묵묵히 여물을 씹고 뱉고를 반복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일 나갔는지 그 자리는 텅 비어 있고, 또 그러다 보면 어느새 하루 일을 마치고 돌아와 제 자리를 듬직하게 채워주던 한결같은 모습을. 그런 순둥하고도 한편으로는 개성 없는 모습에 소는 그저 황토색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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