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우리 위의 화장실


돼지우리 위의 화장실

'75년10 월 하순의 마지막 토요일 이었다. 서울 친정에서 살고 있던 아내가 강원도 인제에서 소대장을 하고 있는 나에게 오던 날이었다. 10월 중순에 결혼을 한후 처음 나와 함께 인제에서 신혼생활을 하러 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육군 소위로 소대장을 하고 있던 나는 아내가 오는 그 날까지도 신혼방을 구해 놓지 못했다. 업무와 시간에 쫒기다가 방을 구하러 다닐 시간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어렵게 아내가 도착하기 두시간 전에 조기 퇴근 허락을 받아 방을 구하기 시작해서 아내가 도착하기 직전에야 겨우 조그만 골방 하나를 구할 수 있었다. 그것도 집 주인의 쌀 뒤주가 하나 놓인 작은 방이었다. 둘이서 누으면 꽉 찰 정도의 작은 방이었다. 그래도 그거라도 얻었으니 다행이다 싶어 안심을 하고 아내를 기다릴 수 있었다. 서울 마장동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강원도 인제까지 세시간 반 이상의 어렵고 힘든 길을 달려서 아내가 도착했다. 둘이서 사용할 반상기 한 세트와 함께 덮을 이부자리 ...


#돼지우리 #마장동시외버스터미널 #소대장 #일직근무 #화장실 #골방 #대학교정 #쌀뒤주

원문링크 : 돼지우리 위의 화장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