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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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멋지게 대학에 보낸 지인이 저를 초대하였습니다. . 남편은 제가 우악스럽게 변한 이유를 알까요? 차를 따르는 손길에서 아련한 그리움이 느껴집니다. 한숨이 짙어지는 갱년기 아내들은 소박한 꿈이 있습니다. 손마디가 굵어지고 팔뚝이 굵어지고, 목소리도 굵어져 여느 사내 못지않은 아줌마로 거듭나는 시간 속에 잊혀진 청춘이 그리워서가 아닙니다. 그저 곱고 여린 꿈을 아직도 꾼다는 걸 알아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시댁 일로 자식 일로 지쳐갈 즘, 가장 위로가 되는 한마디, 고맙네, 수고했네. 긴 시간을 살았건만 요 작은 마음이 채워지지 않아 남편을 원망하지요. 우린 남편을 처음 만났을 그 시절, 지난날들을 떠올리며 웃어봅니다. 돌아오는 길에 문득, 남편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 지옥 같은 전쟁터에 버티고 있는 건 아닌지, 아들 뒤에서 외로웠던건 아닌지...혹여 혼자 삼켰을 많은 것들로 어깨가 더 무거워진건 아닌지, 남편도 갱년기가 온다는데 돌아서서 아파하진 않았는지, 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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