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이


느긋이

7. 느긋이 항상 밤이 되면 센티해져서 여러 가지 생각들에 잠 못 이루곤 한다. 이따금씩 글로 적어두고 오래 기억하고 싶은 생각이 떠올라도, 군대에선 힘든 일이니 바로 적어두지 못한 것들은 어느새 기억에서 사라진다. 그랬던 기억들이 당직 책상에 앉으면 다시 생각이 난다. 굳이 생각했던 것을 기억해내려 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다시 까먹지 않도록 허겁지겁 종이에 옮겨 적는다. 어찌나 급하게 적었는지, 글이 뒤죽박죽 생각나는 대로 나열되어 있게 된다. 그 덕에 다시 정리하여 옮겨 쓰는데 매번 곤욕을 치르곤 한다. 그럴 때마다 굳이 급하게 살 필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생각날 것은 떠올리려 애쓰지 않아도 적절한 때 다시 나타난다. 급할수록 원래의 형태대로 떠올리기 힘들다. 지나간 것에 얽매이는 것만큼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대부분은 내 인생에 그리 중요한 대목이 아닐 거기 때문이다. 필사적이지 않았다면, 후회는 낭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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