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문타답


타문타답

16. 타문타답 최고가 될 수 없는 종자라는 것을 알아챘을 때. 나는 어떤 심정이었나. 무너져 가는 모래성처럼 걷잡을 수 없이 흩어지고 있었던가. 총에 맞은 새의 뽑아져 나간 깃털과도 같았나. 무엇인가 내 몸에서 마구 떨어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 가식, 거짓, 가면같이 그릇된 것들. 나를 포장했던 것이 모조리 벗겨졌을 때. 나는 어떤 심정이었나.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수치스러웠나. 입이 열 개라도 모자랑 정도로 많은 변명을 내뱉고 싶었었나. 끔찍이도 의식하던 남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부스러기들을 주웠다. 떨어져 나간 자리에 오롯이 붙이기 위해서. 때로 맞지 않는 자리와 그것이었어도 손이 가는 대로. 나는 나를 속이고 있었다. 속이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던 남들에게 보다 더욱 심혈을 기울여 눈을 감았다. 지금 이 모든 것들이 지난 시점에서. 나는 어떤 심정인가. 나 홀로의 무도회에서 온전히 벗어났는가. 그것에 안도하는가. 혹, 정신만은 벗어나지 못해 낯선 환경이 두려운가. 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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