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사랑


한편의 사랑

26. 한편의 사랑 편지지를 산 건 정말 오랜만의 일입니다. 사랑하는 당신께 이 마음 전하렵니다. 요즘은 세상이 너무도 바뀌었어요. 오래 걸리는 귀찮을만한 일들을 간편히 처리할 수 있죠. 그대에게 전할 말도 역시 손쉽게 타닥타닥 전할 수 있었어요. 아까운 편지지 여러 장 버리지 않고 전하고픈 말을 전부 적을 수 있을 테죠. 그럼에도 편지지를 산 건, 손글씨 쓰는 일을 좋아해서만 은 아닙니다. 말하고 싶은 것들과 표현하고 싶은 것 모든 게 담겨있길 바랐습니다. 이리 말하는 지금 내 심정이 어떤지, 당신을 향해 뛰는 심장이 어떤 속도로 뛰고 있는지, 펜에 녹아들어 그 끝에서 진한 농도로 쓰여지길 바랐던 겁니다. 키보드로 옮긴 마음엔 좀체 그것을 담기 어려울 것 같아서요. 벌써 몇 장째 새 편지지를 사용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그건 모자란 제 글 솜씨와 떨리는 이 마음탓이겠지요. 그리고 언젠가 반드시 그대에게 가닿을 이 편지가 당신이 느끼기에 과도히 뜨겁진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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