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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변화에 대한 고백 [내부링크]

사랑하는 사람은 모두 용감하다. 기꺼이 아끼는 동시에 의지하는 일이 어떻게 쉽나. 남의 용기를 본 적은 숱하다. 처음 몇은 신기하고 재미있어 잠깐 들여다 보고 치웠다. 때로는 놀라서 숨어버리기도 했고, 나중에는 흉내라도 내어 보다 지쳐 도망치기 일쑤였다. 비겁하게 이해할 시도조차 않았지만 못내 아쉬웠다. 그리운 이와 닮은 이야기를 마주할 때면 드디어 갈피를 잡아 기쁜 한편, 한참을 늦은 꼴이 우스워 입이 썼다. 만난 적 없는 작가의 작품에 녹아 있는 경험은 지나간 이의 흔적을 드문드문 복기하게 도왔다. 어색하게 쌓아 올린 마음을 가족과 친구에게 나눴지만 정작 그들이 주는 사랑의 크기를 가늠하지 못했다. 혼자 남겨지리라는 속단은 변하지 않았고 불안하고 외로운 족속이 늘 그렇듯 다시 젊음을 낭비하며 헤맸다. 게으르고 나약한 내가 이번엔 억세게 운이 좋았다. 경험한 적 없는 최악의 상황과 배운 적 없는 감정을 소화하게 되어 어른의 문턱에서 지독한 변덕을 부리고 있지만, 그마저도 기다려줄

Nightshade [내부링크]

나이트셰이드 시카고대에서 개발한 독성 코드. 생성형 인공지능이 원하는 바를 학습하지 못하게 방해함으로써 알고리즘을 파괴한다. 창작자를 보호하기 위한 기술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코드에는 코드라는 건가 첨단 기술을 이용해 서로를 영원히 방해한다는 레퍼토리에서 SF소설 <당신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가 연상됨. 콘텐츠 바다에 ‘저작권 독물’ 살포…AI는 개 대신 고양이를 그렸다 인공지능챗봇 척척박사 비결은 사람이 만든 콘텐츠 학습저작권자들, AI기업에 잇단소송…‘이용 vs 보상’ 합의필요 www.hani.co.kr This new data poisoning tool lets artists fight back against generative AI – MIT Technology Review Artificial intelligence This new data poisoning tool lets artists fight back against generative AI The

The Three Skulls, Paul Cézanne [내부링크]

The Three Skulls |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Paul Cezanne, 1902/06 www.artic.edu 제일 좋아하는 정물화! 포근한 색채도, 형태감이 분명하지 않아서 꿈이나 기억 속 이미지 같은 점도 좋다. 죽음마저 따뜻하게 감싸안은 빛은 생명력. 세 개의 삶의 있었을 거다. 한 번 뿐인 삶의 기회가 끝난 자리엔 뼈와 이야기가 남는다. 약간의 정보를 추가하자면… 폴 세잔은 사과 그림으로 유명한 작가이자.. 알고보면 꽤 힙스터다. 은행가 사생아 출신의 자칭 혁명론자(ㅋㅋ) 화가.. 가장 친숙하고 무의미했던 정물화에 본질주의에 입각한 개념적 상징을 도입함으로써 회화가 언어적, 정치적 표현의 도구로 자유롭게 기능함을 보여줬다. 인상주의를 넘어 현대 미술로 나아가는 포문을 연 사람이다. 어쨌든 해골 그림만큼은 참 맘에 든다.. 방에 크게 걸어 두고 싶다..

gloryluckycharm 전시 [내부링크]

@gloryhole_light_sales | Linktree Linktree. Make your link do more. linktr.ee 지난 4년간 유리를 매개로 이야기를 전개해온 글로리홀. 서울에서 잠깐씩 전시를 열다 보니 방문하지 못하다가 2년 전쯤 영도 피아크에서 작업물을 본 기억이 있다. 올해엔 대량 생산도 도전하셨길래 고스트 젤리피쉬 램프를 꼭 구매하고 싶었으나.. 아직 실천 못 함. 이번 전시는 행운과 헤어짐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그 헤어짐이 그간 만들어 온 유리와의 작별이라고… 유리 작업과 그걸 지켜본 사람들의 행운을 빈다는 소개 멘트에 만감이 교차한다. 아쉽지만 감사한 마음~ 더 이상 유리를 안 하면 어떤 일을 하시려나… 무얼 하든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된다. 조금 무리하더라도 시간과 품을 들여서 마지막 인사를 보고 싶다. 못 들르더라도 조만간 젤리피쉬 램프를 사야지. 저도 작가님의 행운을 빌어요! Mobile header — gloryluckycharm G

Andre Braugher 부고 소식 [내부링크]

Andre Braugher, Brooklyn Nine-Nine actor, dies aged 61 The actor who played the deadpan Captain Raymond Holt and starred in Homicide: Life on the Street, has died after a brief illness www.theguardian.com 홀트 경감 역할로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 안드레 브라우어.. 투병 끝에 지난 월요일(미국 기준) 향년 61세로 타계했다. 부고 소식 이후 며칠간 브루클린 나인나인 시즌 7, 8을 봤다.. 시즌 8은 정말이지 깔끔하고 근사한 마무리였다. 지난 시즌의 질 나쁜 개그를 한 번 더 꼬아서 셀프디스도 해 주고, 더 이상 시트콤의 주인공으로 남기 어려워진 경찰의 현주소를 정확히 짚었다. 재미와 감동은 그대로.. 다시 봐도 홀트 역 연기가 진짜 일품이다. 가벼운 개그, 지적인 개그, 무거운 서사 모두 자연스럽게 흡수하는 배우.. 이 배우

이-팔 전쟁과 가자지구 학살 [내부링크]

팔레스타인을 지지할 수 없다는 당신에게 [세상읽기] 김정희원|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수 참혹한 소식이 이어지던 어느 늦은 밤, 절친한 활동가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www.hani.co.kr “하마스, ISIS 광란 떠올라”…‘악의 축’ 연상시킨 바이든 연설 “1천명 넘은 민간인들이 살육됐다. 그냥 살해된 게 아니라 살육됐다. 그 가운데 최소 14명의 미국 시민이 포함돼 있다. 자신... www.hani.co.kr 미 “이스라엘에 조건 없이 무기 지원”…대살상 우려 커진다 ‘지나친 보복 금지’ 국제법상 비례성 원칙 무시유럽과 달리 가자지구 봉쇄 반대 뜻도 안 밝혀 www.hani.co.kr 이스라엘 “물·전기 다 끊겠다”…가자지구에 갇힌 220만명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충돌 이후 가자지구에 물·식량·전기·가스 공급 등을 차단하겠다는 선언이 내려지면서 이미 ‘세계 최대의... www.hani.co.kr 가자지구 병원 폭발에 세계인 분노…팔레스타인 항의 시위 팔레스타인 “환자 최소 500

I fall in love too easily [내부링크]

I fall in love too easily I fall in love too fast I fall in love too terribly hard For love to ever last My heart should be well-schooled 'Cause I've been fooled in the past But still I fall in love so easily I fall in love too fast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믿은 순간마저도 무언갈 사랑하고 있었고 무언갈 사랑한다고 믿어버리는 순간에는 바보가 되기도 한다 분명한 건 우리가 무엇이든 사랑하며 살 수밖에 없다는 사실 i fall in love too easily w/ haventseenyou, hoiwave (cover) For all inquiries contact [email protected] on.soundcloud.com Sung Lee, 권진아, 미노이 커버 기원.. 올드 재즈를 근사하게 부를 수

Here Is No Why [내부링크]

The useless drag of another day 또 다른 하루의 쓸모 없는 유예 The endless drags of a death rock boy 데스 락 소년의 끝없는 무기력 Mascara sure and lipstick lost 선명한 마스카라와 지워진 립 Glitter burned by restless thoughts of being forgotten 잊혀진다는 불안한 생각에 연소된 반짝임 And in your sad machines 당신의 슬픔 기계 속에서 You'll forever stay 당신은 영원히 머물러 Desperate and displeased with whoever you are 당신이 누구든 절망과 불만이 함께하지 And you're a star 그리고 당신은 스타야 Somewhere he pulls his hair down 어딘가에서 그는 머리카락을 쥐어뜯어 Over a frowning smile 찡그린 미소를 지은 채로 - A hidden dia

#6 지난 봄 나들이 [내부링크]

3월 초, 바빠지기 전에 만나자며 오랜만에 지예와 함께 보낸 날. 초봄이라 아직 조금 쌀쌀했다. 산수유를 보려고 도심 속 시골이 따로 없는 수영사적공원에서 만났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라곤 교회 하나뿐이었다. 걷다 보니 수상한 불교재단 건물이 보였다. 뜬금없는 불상이 보란 듯이 솟아 있어서 안뜰을 들여다보니 웬 파라솔과 정자가 있었다. 정자가 있으면 파라솔이, 파라솔이 있으면 정자가 필요 없을 텐데 참 이상했다. 목련이 한창 필 때였다. 멀리서는 거대한 벚나무처럼 보일 정도로 만개한 목련나무도 있었다. 이 날 입은 외투가 목련 꽃잎 색깔에 매끄러운 재질이라 지예가 닮았다고 말해 줬다. 고마워 ㅎ.ㅎ 피어 있는 모습을 보면 무척 반가운 마음이 드는데, 지면 갈변한 바나나 껍질 같은 꼴이 될 테지… 그래도 백악기부터 살아남은 조상 격 식물이란다. 텅 빈 공원에 온 보람이 있었다. 주변엔 아직 앙상한 가지만 있는 반면 산수유 나무 하나가 샛노랗게 눈에 띄었다. 언제 봐도 복슬복슬하게 생겨

5분짜리 해파리 영상 [내부링크]

Deep Look 채널.. 말 그대로 자연을 자세히 관찰한 바를 알려줌 오늘은 해파리에 관한 영상이 올라왔다. c c c 요약 해파리는 기본적으로 유성 생식을 하지만 해파리 알은 무수히 많은 자신을 복제한다. 해파리의 자가 증식은 두 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해파리 알이 해저 밑바닥에 붙어 산호 모양으로 성장하면, 효모가 출아하듯이 분열하기 시작한다. 아주 많이. 그리고 여름이 지나 수온이 낮아지면 팬케익을 쌓아 놓은 듯한 모양으로 바뀌고, 이 팬케익들은 곧 바나나 나무 형태로 갈라진다… 그리고 바나나 묶음 하나가 탈출하면, 아기 해파리 한 개체가 된다. 놀라운 해파리의 발생 과정. 포식자가 많으니 증식하는 수밖에. 시험이 몇 시간 뒤인데 나는 왜 해파리 영상을 봤나.. 그래도 덕분에 힐링함. 이제 공부하러 가보자고

Onion Soup [내부링크]

그 애가 좋아한 어니언 스프 좋아하는 친구 모두 한 번씩 데려가고 싶었던 스프 가게에서 내가 유일하게 먹어보지 못한 메뉴 가게는 몇 년 전 문을 닫았고, 멋있는 그 앤 해외로 떠났다. 양파 스프라니, 이름만 들으면 맛을 상상하기 어려웠다. 비주얼이 먹음직스러워 보이진 않았지만, 어릴 적 이국 살이를 떠올리며 맛있게 먹는 그 애의 모습을 보는 게 행복했다. 그리고 항상 궁금했다. 스프의 맛이 어떤지, 네가 무얼 좋아하는지, 어떤 경험을 하며 살아왔는지, 넌 어떻게 항상 새로운 영감으로 반짝이는지, 어쩜 그리 매력적인지. 수없이 많은 질문으로 무거워진 마음을 숨기기 급급했던 내가 어리석었다. 좋아하는 마음을 어떻게 숨겨! 마음 가는 대로 곁에 있을 걸 그랬다 이유가 어떻든 결국 모든 일엔 끝이 있으니, 끝이 오기 전까지 그저 한결같으면 되는 건데 말이다 2020년을 마무리한 겨울부터 매년 스프를 만든다. 이제는 얼추 비슷한 맛을 낸다. 감자 스프, 토마토 스프, 양송이 스프. 몇 주 전

There’s no Santa [내부링크]

자꾸 미뤄서 결국 2023년이 지나갈 때까지 못 산 물건들 리스트! 산타도, 키다리 아저씨도 없으니 열심히 돈을 벌자~ 아좌좍! 빔프로젝터 (구매 완) 침대 맞은편의 벽이 빔프 쏘기에 최적이다. 안 살 수가 없다고~ 쉴 때 내내 틀어두면 좋을 것 같다. 영화든 뭐든.. 프로젝터매니아 PJM200 미니빔프로젝터 COUPANG www.coupang.com VANKYO Leisure 200 빔프로젝터 초소형 미니빔 1080P 지원 품질보증 1년 COUPANG www.coupang.com 2. 포스터 (당장 필요하진 않음) Mellon Collie Woven Blanket MCIS artwork on a woven blanket. This custom blanket is 100% cotton. Dimensions are 50” x 60”. store.smashingpumpkins.com Reese www.eesookee.com 텐바이텐 10X10 : Jellyfish Fabric Poste

今世紀最大の夢 (Good Luck Trip) [내부링크]

今世紀最大の夢光るおもちゃ箱 금세기 최대의 꿈, 빛나는 장난감 상자 おもしろおかしく奇妙に染まる 재미있고 기묘하게 알록달록 물들어 あたしらしく踊ってみる 나답게 춤 춰볼래 あなたはきっと笑っている 당신은 분명 웃고 있겠지 朧げ儚きと 희미한 덧없음 さらばと嘆く雑踏 속절없이 한탄하는 혼잡한 거리와 작별 二人なら哀しくないよ 두 사람이라면 슬프지 않아 踊りは外すずっと 춤은 영원히 이어져 枝垂れたままの印象 축 늘어진 채 歩いてる 目的地はないが 목적지 없이 걸어가 今世紀最大の夢光るおもちゃ箱 금세기 최대의 꿈, 빛나는 장난감 상자 おもしろおかしく奇妙に染まる 재미있고 기묘하게 알록달록 물들어 曇天に若者の夢傷む心かな 흐린 날씨에 청춘의 꿈 어쩌면 상처받은 마음 旅路は泡のイメージ、 とかく 여행길은 언제나 거품의 이미지던가 数多暮らす知らない人たちも 저마다의 삶을 사는 수많은 타인도 最後は立派に死んでゆくでしょう 결국 모두 장렬히 죽어가겠지 子供の頃にじっと 어릴 때 가만히 見上げた山の心象 올려다 본 산의 심상 な

2024. 1. 31. 水 전기가오리 [내부링크]

있음과 없음은 구별된다. 있음과 구별되는 별개의 것이니 없음도 어떤 의미에서 있는가? 우선 질문의 맥락에 적합한 답을 하기 위해, 없음의 여러 뜻 중에서 존재하지 않음을 다루고 있다고 간주하겠다. 없음의 언어적 의미는 '무언가가 존재하지 않음'으로 분명히 설명되고,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며, 대상을 결정하지 않아도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언어적 의미이자 추상적 개념인 없음은 있다. 그렇다면 현실에서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상이 없다는 명제가 참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없음은 사실로서 존재하지 못한다. 예시를 비교해 보자. a. 역대 미국 여자 대통령은 없다 b. 역대 한국 여자 대통령은 없다 c. 외계인은 없다 a는 일반적으로 참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미국 여자 대통령을 대상으로 하는 순간, 미국 여자 대통령이 존재한다는 전제를 가지게 된다. 전제와 결론이 모순되는 이 문장은 명제가 아니다. c는 객관적 검증이 불가하므로 명제가 아니다. 있음을 알 수 없는 대상은 곧 없음

Windows11 커스터마이징 가이드 [내부링크]

새 랩탑 환경설정을 끝냈다. ʸᵉᵃʰ( ᐛ️) 공부, 취미, 업무 등 웬만한 건 모두 요놈과 함께해야 하다 보니 사용하기 편하게,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커스텀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사람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은 환경을 바꾸는 거라는데... 확실히 의욕이 오르고 집중도 잘 된다. 다만 환경설정하는 동안 정보 찾아보느라 조금 욕봤다. 다른 분들은 번거롭게 서치하지 말고 한 번에 세팅하시기를 바라며 가이드를 준비한다. 요즘은 다들 맥을 쓰다 보니 윈도우11 포스팅이 얼마나 도움이 될 진 모르겠으나... 윈도우도 한국에선 꽤 괜찮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1. 필수 유틸리티 2. 디스플레이 3. 기타 프로그램 추천 코딩 환경설정(Ubuntu, Anaconda, MySQL, VSCODE 등)은 조만간 따로 포스팅할 예정이다. 1. 필수 유틸리티 작업 효율을 더해주는 요긴한 유틸리티 프로그램을 모았다. :: 파일 관리 기능 CCleaner https://www.ccleaner.com/ko-

Fujii Kaze [내부링크]

트친 한 분이 근래 잔뜩 빠져 있는 싱어송라이터다. 잘 모르겠지만 무척 매력적인가보다~ 하고 대충 넘겼는데, 유튜브 알고리즘도 후지이 카제의 옛날 영상을 추천해 주더라. 근데 뭔가 익숙한 것이.. 5년 전에 이미 본 영상이었다. 그땐 그저 참 재미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다시 보니 그의 열정이 뜨겁다 못해 눈이 부실 정도여서 나도 어떤 일이든 깊이 즐거워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생겼다. 아무리 유명한 노래라도 본인의 것으로 만들어 부르는 사람. 따뜻한 사람의 예술은 생명력을 전염시킨다. <베스퍼>에서 생명의 상징으로 음악을 차용한 까닭을 찾았던 게 얼마나 무의미했는지 이제야 알았다. 낯이 뜨겁다. 가끔 태양 같은 사람이 있다. 구석에 핀 이끼까지 널리 에너지를 발산해 무럭무럭 자라게 하는 영향력을 가진… 사실 주변에 나를 사랑해 주는 모든 사람들이 작은 태양이지만 혼자 암막 커튼을 덮어 쓰고 있으면 빛이 닿겠나. 반면 카제의 빛은 암막 커튼도 뚫는 고출력 에너지랄까..! 친

지구를 지켜라! (2003) 리뷰 [내부링크]

트랜스픽션(Transfixion) Over The Rainbow 지구를 지켜라! (Save The Green Planet!) www.youtube.com 한 줄 요약 징그러운 현실 너머 이상한 이상으로 추천 멘트 상단 링크 속 사운드트랙이 마음에 든다면 관람 추천!! 별점: 4.5/5 별점 높게 준 이유 - 오프닝 트랙이 락. 게다가 크라잉넛! - 보기 드문 한국 장편 B급 SF 영화임 - 웃김! 별점 깎은 이유 - 정치적 메시지가 영화적 경험을 압도할 정도로 노골적 - 순이에게 과한 짐(여성, 장애, 유흥업, 저질 개그)을 줌 - 벡델 테스트 통과 못 함 그동안 한국 SF 고전이라 익히 들어서 아껴 둔 영화였다. 어쩌다 다른 리얼 똥영화를 보고 기분이 심란해져… 비장의 무기로 결국 이 영화를 꺼냈다. 기대보다 좋았다. 끔찍하면서 깜찍해서 만족스러웠다. 나: "이거 완전 좌빨 영화네" 그이: "재밌는데 무섭고 찝찝하다" 근데 순이도 병구를 못 지켜줬는데 내가 당신을 지킬 수

#4 저녁 송정 바닷가 [내부링크]

3월 5일, 오랜만에 송정 바다에 들른 날이다. 개강 첫 주. 눈 코 뜰 새 없는 생활이 닥쳐올 게 뻔해 보였다. 그나마 여유 있을 때 얼른 한 번 더 바다를 보고 와야 한다고, 희한하고 묵직한 필요를 느꼈다. 다짐은 바다에서 해야 한다는 의무라도 있는 것처럼. 바다를 보고 온 기억은 무의식 속에서 파도거품처럼 남아, 모래 같이 작고 수많은 자괴가 내 발 위로 쌓이지 않도록 매끄럽게 쓸어 간다. 늦은 오후에 출발해 초저녁, 송정역에 도착했다. 보름달이 너무 밝아서 자꾸만 눈으로 좇았다. 계속 좇다 보면 닿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해수욕장 근처 시공 현장은 몇 년째 비슷한 상태다. 건설이 중단되었는지, 조금씩 짓고 있는지 모르겠다. 기차역 주위엔 관광 스팟이 많이 생겼던데, 역 너머 골목은 항상 크레인이 우뚝 서서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래도 이 날 따라 그 모습이 함께 보름달을 바라보는 것 같아서 저 거대한 철골 기린이 조금 반가웠다. 탁 트인 바다를 보자마자 마음이

#5 영도, 고양이, 수국 [내부링크]

반딧불이를 보겠다는 오랜 소망이 있다. 누구나 마음 속에 가지고 있을 소박한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대수롭지 않더라도 가끔씩 떠오를 때마다 마음이 동하곤 하는. 항상 눈 앞의 상황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린 채 무의식 깊은 곳에서 낭만을 지킨다. 매년 그랬듯 지난 봄에도 여름을 기다리며 반딧불이를 생각했다. 곧 여름이 올 텐데, 반딧불이도 땅 속에서 나오겠지. 까만 밤 숲에서 반짝이겠지. 육안으로 본다면 얼마나 기쁠까… 그런데 왠지, 내가 반딧불이를 본다면 반드시 올해 여름이어야만 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자극이나 이유 없이 갑자기 밀려온 충동이었다. 어찌 된 게 나이를 먹을수록 어처구니없는 욕구가 줄어들긴 커녕 더 다양해지고, 반면 그걸 소화할 실행력은 늘다 보니 철 없는 짓을 곧잘 하게 된다. 종강 무렵과 애반딧불이 활동기가 겹쳐서, 학기를 마무리하고 바로 다녀오기로 마음 먹었다. 같이 갈 친구도 구했다. 처음 만난 지 겨우 두 달쯤 된 사이인데, 고맙게도 흔쾌히 동행해준다고. 최근

peach eyes - wave to earth [내부링크]

Peach eyes and blue skies, I'll be with you on your ride It's on the moonlight, how many songs I write You'll be my sunlight, how could I not rely on you, peach eyes You're mine, as soon as I watch your eyes I couldn't find fear on my damn mind Oh my, I'm heading into you Would you mind? I'm talking to you Oh, I'm talking My life is so jerky So, would you let me to hide inside your eyes Your peach eyes The countless days I've been without you You are the one I need You know, besides I won't find

Space Angel - 파라솔, 실리카겔 [내부링크]

엔진이 멈춘 우주선 거실을 떠다니며 아무도 보지 않을 것만 같은 채널을 골라 조잡한 영화를 보며 함께 욕할 사람도 없이 깜빡 졸아버린 순간 맥주병이 멀어져 가네 걸레도 없어 빨대를 물고 사방에 흩어져 떠다니는 노란 맥주방울들을 마셔보려는데 갑자기 울린 비상벨소리 c 별이 된 내 님은 천사들과 어디 즈음 갔을까 함께 볼 영화도 마실 맥주도 이제는 없는데 행복하길 평화롭길 근심없이 중력없이 c️ 빛과 함께 날아라 천사야 멀리멀리 가거라 형제야 혼자 이상한 영화 보기 외로움을 즐기는 취미 불시착한 우주선을 관찰하면서 나와 닮은 구석을 찾아보기 가끔은 함께 보고 얘기 나눌 이 없이 공허해 괜히 지나간 아름다운 것을 생각하며 궁상 떨기도 하지만 지금 행복하지 않은가 하면 그건 또 아니라서 괜찮다 다만 지나간 것들도 다른 곳에서 행복해지길 바라게 된다 Space Angel 벌써 6년 된 노래라니? 아무리 많이 들어도 한결같이 미지근하게 신나고 따뜻해서 좋다 라이브는 올 봄 머신보이 콘서트에서

23년 7월 일기: 하나 [내부링크]

1 일 년 만에 부천이다 작년에 하루만 머물러서 아쉬웠으니 올해는 시간을 더 내서 4일간 매일 방문했다 지구의 새롭고 기묘한 장르영화를 엄선한 영화제가 열리는 곳. 이 동네 자체에 이상하고 즐거운 에너지가 흐른다 들뜬 마음 때문인 착각은 아닐 거다. 아파트 외벽을 가득 채운 거대한 신비주의 미소녀 그림에, 호수 중앙의 단 한 줄기 분수는 바벨탑처럼 하늘에 닿을 듯 높고, 공원엔 외계인 더듬이 모양새의 탑과 공룡 알 모양 조각이, 거리 곳곳에 놀라울 정도로 풍성하고 조화롭게 구성된 식생이, 전국에 몇 군데 없는 멸종 위기의 귀여운 빙수가게 캔모아가 작은 도시 부천엔 다 있다. 이러니 가로수 아래 나란히 놓인 수박 두 개 마저 혹시 엄청난 의미가 있진 않을까, 하고 한 번 더 돌아보게 되더라 그리고 2023 BIFAN! 캐치프레이즈는 “이상해도 괜찮아” 참 이상하면서 어쩌면 보편적이고, 어쨌든 만족스러웠다. 관람한 13편의 영화를 각각 소개하고, GV는 어땠는지, 어떤 점이 좋았는지,

#1 Test / 촬영 목적에 관한 사족 [내부링크]

빈티지 캠코더를 샀다! Sanyo xacti HD-1010. 2008년 출시 모델이다. 택배가 도착하고 첫 테스트 촬영을 한 날은 2월 21일, 지금으로부터 거의 두 달 전이다. 봉인을 풀어헤치고 신난 채로 전원을 켰는데 전부 일본어 인터페이스라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번역기 돌려서 한 두번 써보니 금방 익숙해졌다. 딱히 어딘가 갈 계획은 없었던 터라 그냥 집 근처 공원에 산책 겸 테스트 촬영을 다녀왔었다. 늦겨울 초저녁 날씨가 선선하니 좋았다. 이맘때 The Smashing Pumpkins 노래를 종일 들으며 지냈다. 이 밴드 앨범은 들으면 묘하게 안정되는 기분이라 좋다. 촬영본에 삽입한 음원은 Siamese Dream 앨범의 Mayonaise. 같은 앨범 수록곡 Today도 좋은데,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 앨범의 1979는 꼭 한 번 들어보시길 추천한다. 사랑도 주차 가능? 마법사 같아 보이는 후드 코트 화명대교가 대한

#2 찻집 옥산 [내부링크]

삽입곡은 지브리 영화 <추억의 마니> CD2 4번째 트랙 '습지 저택'. 두 번째 테스트 촬영이라 많~이 서툴다. 흔들리고, 초점은 안 맞고, 클립은 짧고, 구도도 어색한데… 찍다보면 조금씩 나아지겠지? 2월 말, 거의 1년 만에 학교에 행차한 날이었다. 아직 이른 저녁인데도 금방 해가 져서 아쉬웠다. 겨울의 단점은 해가 짧다는 것… 귀갓길엔 간만에 전포에 들렀다. 평소 같았으면 한 달에 두어 번 가는데, 그땐 연구 교류회 마감이라 정신이 없어서 동네를 벗어나질 않았다. 참새가 방앗간을 어떻게 그냥 지나가겠어! 전포역 도착 음성이 들렸을 땐 이미 발이 떨어진 뒤였다. 전포에서 시간 여유가 있으면 꼭 들르는 찻집이 있다. 옥산 티하우스. 좁은 골목 안쪽의 아담한 가게. 구하기 힘든 대만 잎차를 다양하게 마련해두신 덕에 귀한 힐링 포션을 마시는 듯한 기분이 든다. 혼자 나른하게 시간을 보내면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롭다. 사장님은 언제나 차 향기만큼 친절하게 대해 주신다. 유자꽃을 가향한

#3 꽃 시장에 [내부링크]

Mitsume - Disco 부산의 꽃 도매 시장은 두 곳, 범일동과 엄궁동에 있다. 일 년에 한 번 정도 갈 일이 생겼다. 항상 대중교통을 이용했지만 이번에는 모친 찬스로 편하게 다녀왔다. 가끔씩 꽃을 사다가 손질해서 병에 꽂아 드렸더니 당신도 꽃시장이 궁금하다고 같이 가고 싶다 하셨다. 아직 거리에서 꽃을 보기 힘들었던, 쌀쌀한 2월 말이었다. 운전해서 가니 엄궁동에 금방 도착했다. 양지바른 곳인데다 근방에 높은 건물이 없어서 햇살이 유독 따뜻하다. 문을 열고 들어갈 땐 항상 어떤 꽃이 있을지 궁금하다. 계절마다, 해마다 품종이 다를 수밖에 없어서 늘 새롭다. 보통 꽃과 정원을 떠올리면 정적이고 평화로운 이미지를 연상하겠지만 현장은 역시 생계의 일환이자 노동의 장이다. 신선할 때 팔리지 않으면 처지곤란해질 녀석이면서도, 아름다울 때 적절한 쓸모를 찾는다면 가공할 만한 부가가치를 지닌다. 녀석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서, 새 거처를 정해주는 일은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밑지는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