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_cobalt_blue의 등록된 링크

 blue_cobalt_blue로 등록된 네이버 블로그 포스트 수는 47건입니다.

억까: 억울하게 까이다 [내부링크]

세상이 나를 억까하는 것 같다는 말에 세상에 안 힘든 사람 하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가장 싫어. 동전을 10번 던졌을 때 10번 전부 뒷면이 나올 확률이 있듯이 지금 나에게 끔찍한 일이 10번 연속으로 일어난 확률 또한 존재하는 것인데 그런 희박한 확률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은 싸그리 무시하고 그저 나를 가르치려고 드는 태도가 너무 아파. 이건 나의 개인적인 바람이야. 세상이 억까하는 것 같다는 그런 비슷한 뉘앙스의 말을 들었을 때 그냥 마음에도 없는 위로 한마디만 부탁해도 될까? 영원한 행복은 없는 것처럼 언젠가는 너 또한 숨 쉬며 경험하는 모든 일이 우울하고 끔찍하게 느껴질 때가 있을 거야. 언젠가는 너 또한 세상이 너를 '억까'한다는 느낌을 받겠지. 그 순간 별 뜻 없이 지나쳐 가는 "힘들었구나" 또는 "괜찮아?"라는 말이 얼마나 따뜻한지 무심하게 그리고 쉽게 내뱉어지는 설교들이 얼마나 뾰족한지 너도 알게 될 거야. 그렇기에 서로에게 따뜻한 말을 이 순간만

만 나이 통일법 [내부링크]

만 나이 통일법이 23년 6월 28일부로 시행됨에 따라 내 나이는 2살이 줄었다.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 좋은 농담거리 정도로 지나가야 함이 분명한데 나이를 먹어간다는 감각을 소름 끼치도록 민감하게 느끼는 요즘이라 마음속에서 쉬이 넘길 수 없는 하루였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감각은 작년의 나와 전혀 다른 생각과 성격을 가진 자기 자신을 자각함을 통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왜 그런 감각 있지 않은가. 눈에 거들떠보지도 않던 비비빅이 갑자기 맛있게 느껴지는 그런 감각. 그리고 이 감각은 조금씩 내가 어른이 되어간다고 말해주는 것만 같아 나를 슬프게 한다. 아직 어른이라 부르기 우스운 나의 나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거쳐 가며 내가 좋아했던 나의 과거 모습들은 하나둘 사라져간다. 점차 사라져가는 나를 마치 제3자처럼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어서 그리고 그것을 막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아서 슬프다. 나는 낭만적인 사람으로 남고 싶었다. 예상치

기다리는 건 정말로 잘하거든요 [내부링크]

가끔 그럴 때 있지 않아요? 하기 싫다는 말이 버릇처럼 입에 달라붙을 때 그 말은 마치 담배와도 같아서 지금 그대가 겪는 짜증과 분노를 태워 속 안의 감정들을 뱉어내나 이는 사실 뱉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에게 좋은 일은 아니더라고요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해 봐요 하기 싫다고 말해 놓고 정말로 하지 않은 적이 많던가요? 저는 웬만해선 “하기 싫다, 하기 싫다” 하다 보면 어느샌가 귀찮았던 일들을 다 끝내놓더라고요. 어차피 알아서 잘할 거라면 굳이 심술부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말이라는 건 참 강력해서 말하는 그대와 듣는 나 모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이 있거든요 그대와 나 모두 반짝이는 사람이에요. 그러니 할 수 있는 것들로부터 부정적인 생각들은 잠시 미루어 두자고요 그래도 가끔 힘에 벅찬 순간도 있겠죠 정말로 하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순간도 있겠죠 그럴 때는 하기 싫다는 말 대신 나에게 솔직하게 말해줘요 얘기를 들어달라고 힘들다고 그리고 안아달라고 그러라

여름비 [내부링크]

무더운 여름날 마주친 갑작스러운 소나기에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 들고 마치 칭찬을 해달라는 듯 씩 웃어 보이던 그대 얼굴이 너무 사랑스러웠어서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에는 아직도 나는 사랑하고 있는 것만 같다. 내 쪽으로 조금 더 치우쳐진 우산 덕분에 그대 왼 어깨에 내려앉던 빗방울만큼 딱 그 정도 다정한 만큼 나는 비로써 그대에게 다시 닿겠다. 아마 그대는 무지개로써 나에게 답을 하겠지. 내가 사라진 뒤에야 존재할 수 있는 그 무지개에서 나의 색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이 조금은 기쁘고 조금은 슬프다.

백준 알고리즘 10211번, 2208번 문제 풀이 [내부링크]

https://www.acmicpc.net/problem/10211 10211번: Maximum Subarray 10211번 제출 맞은 사람 숏코딩 재채점/수정 채점 현황 강의 Maximum Subarray 출처 분류 시간 제한 메모리 제한 제출 정답 맞은 사람 정답 비율 1 초 256 MB 3551 1460 1119 42.418% 문제 크기 N인 정수형 배열 X가 있을 때, X의 부분 배열(X의 연속한 일부분) 중 각 원소의 합이 가장 큰 부분 배열을 찾는 Maximum subarray problem(최대 부분배열 문제)은 컴퓨터 과학에서 매우 잘 알려져 있다. 여러분은 N과 배열 X가 주어졌을 때, X의 maximum subarray의 합... www.acmicpc.net 10211번 문제는 크기 N인 정수형 배열 X에서 X의 부분 배열(연속한 일부분) 중 각 원소의 합이 가장 큰 부분 배열을 찾는 가장 기본적인 최대 부분합을 찾는 문제이다. 난 이 문제를 총 세 가지 방법으로

백준 알고리즘 1149번 문제풀이 [내부링크]

https://www.acmicpc.net/problem/1149 1149번: RGB거리 1149번 제출 맞은 사람 숏코딩 재채점/수정 디버그 채점 현황 강의 RGB거리 분류 시간 제한 메모리 제한 제출 정답 맞은 사람 정답 비율 0.5 초 (추가 시간 없음) 128 MB 49900 23636 17673 47.867% 문제 RGB거리에는 집이 N개 있다. 거리는 선분으로 나타낼 수 있고, 1번 집부터 N번 집이 순서대로 있다. 집은 빨강, 초록, 파랑 중 하나의 색으로 칠해야 한다. 각각의 집을 빨강, 초록, 파랑으로 칠하는 비용이 주어졌을 때, 아래 규칙을 만족하면서 모든 집을 칠하는 비용의 최솟값을 구해보자. 1번 ... www.acmicpc.net 1149번 문제는 RGB라는 거리에 총 N개의 집이 있고 이 집을 RGB 중 하나의 색으로 칠해야 한다. 각각의 집에 대한 Red, Green 그리고 Blue로 칠하는 비용이 주어졌을 때, 다음과 같은 규칙을 만족시키는 모든 집을 칠

백준 알고리즘 12015번 문제풀이 [내부링크]

https://www.acmicpc.net/problem/12015 12015번: 가장 긴 증가하는 부분 수열 2 12015번 제출 맞은 사람 숏코딩 재채점/수정 채점 현황 강의 가장 긴 증가하는 부분 수열 2 분류 시간 제한 메모리 제한 제출 정답 맞은 사람 정답 비율 1 초 512 MB 10491 4605 3178 46.058% 문제 수열 A가 주어졌을 때, 가장 긴 증가하는 부분 수열을 구하는 프로그램을 작성하시오. 예를 들어, 수열 A = {10, 20, 10, 30, 20, 50} 인 경우에 가장 긴 증가하는 부분 수열은 A = { 10 , 20 , 10, 30 , 20, 50 } 이고, 길이는 4이다. 입력 첫째 줄에 수열 A의... www.acmicpc.net 12015번 문제는 수열 A가 주어졌을 때, 가장 긴 증가하는 부분 수열의 길이를 구하는 문제이다. e.g) 수열 A = { 10, 20, 10, 30, 20 ,50 } 인 경우 가장 긴 부분 수열은 A = { 1

백준 알고리즘 9251번 문제풀이 [내부링크]

https://www.acmicpc.net/problem/9251 9251번: LCS 9251번 제출 맞은 사람 숏코딩 재채점/수정 채점 현황 강의 LCS 분류 시간 제한 메모리 제한 제출 정답 맞은 사람 정답 비율 1 초 256 MB 26168 10733 7932 40.687% 문제 LCS(Longest Common Subsequence, 최장 공통 부분 수열)문제는 두 수열이 주어졌을 때, 모두의 부분 수열이 되는 수열 중 가장 긴 것을 찾는 문제이다. 예를 들어, ACAYKP와 CAPCAK의 LCS는 ACAK가 된다. 입력 첫째 줄과 둘째 줄에 두 문자열이 주어진다. 문자열은 알파벳 대문자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www.acmicpc.net 9251번 문제는 유명한 알고리즘인 LCS(Longest Common Subsequence), 가장 긴 공통부분 수열의 길이를 구하는 문제이다. "ACAYKP" 그리고 "CAPKAP", 이렇게 두 문자열이 주어졌을 때의 LCS는 "ACA

N진법 배수 판별법 증명 [내부링크]

3과 9는 재미있는 성질이 있다. 바로 3의 배수의 각 자릿수의 합은 또 다른 3의 배수가 된다는 점이다. eg) 124 * 3 = 372 => 3 + 7 + 2 = 12는 3의 배수 이과 마찬가지로 9의 배수의 각 자릿수의 합도 다른 9의 배수가 된다. eg) 75 * 9 = 675 => 6 + 7 + 5 = 18은 9의 배수 하지만 이 두 숫자의 성질은 다른 진법에서 꼭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3과 9는 10진수에서 이런 성질이 성립하지만 5진수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 즉 각 진법마다 이러한 성질을 가지는 숫자가 저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이제 몇 진법인지 주어지면(base) 이러한 성질을 가진 수를 오름차순으로 구해보자. (단 0과 1은 제외 / 모든 4자리 미만의 배수가 성질을 만족하면 더 큰 자리에서도 성립된다고 가정) 단순 전체 반복 간단하다. 각 자리를 A, B, C로 두고 base 진법의 3자릿수 모두 확인하며 수를 구하면 된다. #include <iostream> #i

Next Permutation [내부링크]

C++에서 algorithm 헤더파일을 추가할 시 사용할 수 있는 함수 중 하나인 next_permutation 또는 prev_permutation을 통해 현 순열의 다음 순열 또는 이전 순열(오름차순)을 매우 쉽게 구할 수 있다. next_permutation은 boolean을 반환하는 함수이며 해당 함수에 순열의 범위를 나타내는 Iterator 또는 배열의 주소를 넣어주었을 때 현재 순열이 마지막 순열이라 다음 순열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return false 다음 순열이 존재한다면? 다음 순열을 구한 뒤 적용됨 return true 해당 함수를 사용해 다음 순열을 구하는 알고리즘 문제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UVA 00146 https://onlinejudge.org/external/1/146.pdf 다음 순열을 출력하거나 다음 순열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No Successor를 출력하는 문제이다. #include <iostream> #include <string> #inc

[C++] SWEA 4408. 자기 방으로 돌아가기 [내부링크]

1번부터 400번까지 복도를 사이에 두고 홀수 방과 짝수 방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학생들이 현재 있는 방과 돌아가야 할 방을 입력으로 총 N개 받았을 때, 동선이 겹치는 학생은 동시에 이동할 수 없다고 한다. 이때 모든 학생이 전부 가야 할 방으로 돌아가려면 최소 몇 번의 이동이 필요한가? 출처 : SW Expert Academy 그리디로 풀이(잘못된 풀이) 한 번 이동할 때, 겹치는 구간 없이 이동할 수 있는 학생의 최대 집합을 계속 구해나가면서 해결하려 했다. 하지만 이 방식에는 여러 문제점이 존재했다. 동선이 겹치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학생들의 집합 중 가장 큰 것은 여러 개 있을 수 있다. => 하나만 고려한다면 최소 횟수를 보장하지 않음 => 전부 다 고려하기에는 시간 복잡도가 매우 커짐 다른 방법을 아무리 생각해도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기에 정답 코드를 확인해 보았으며 보는 순간 깨달음을 얻었다. 구간 방문 횟수 카운트 복도 전체 구간으로 잡고 모든 학생이 한꺼번에 이동을

수학적 귀납법 [내부링크]

수학적 귀납법이란게 있어. 너를 그리워 할 때 내일도 너를 그리워하리라는 것이 증명이되면 평생 너를 그리워하게 돼버린 데. 그래서 나한테는 내일도 너를 그리워할 것이라는 명제는 절대로 증명이 되서는 안 되는 명제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마 널 미치도록 그리워하겠지. 그래서 나는 이 '아마'라는 단어로 불확실성을 포장해 저 명제가 증명되는 것을 끝까지 피해보려고. 그런데 있잖아. 오늘만큼은 확실하게 네가 그리워.

Water Garden [내부링크]

물은 계속해서 아래로 그리고 아래로 흘러 내려간다는 것이 참 부럽다. 그녀가 만들어낸 그리움과 슬픔은 머리에서 시작했음이 분명한데 어째서 심장 언저리에 고이고 더 이상 흘러 내려가지 않는지.

백만가지의 꿈 [내부링크]

머리를 누일 때마다 꾸는 백만가지 정도의 유치하고 찬란한 꿈들은 네가 없어 절대 현실이 될 수 없는데 이루어질 수 없어 꿈으로만 남을 뿐인 백만가지의 꿈들 중 단 하나의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면 그 꿈은 또 다른 너였으면 한다.

포화상태 [내부링크]

비가 온다. 내 가방 안의 우산은 오로지 너를 위한 우산이기에 나를 위한 우산은 걸쳐져 있는 옷가지만으로 충분하다. 빗방울이 닿는 족족 집어삼켜버리는 나의 옷가지를 지켜보다 문득 올라온 아린 너의 기억에 나에게 남은 유일한 너의 흔적인 이 비를 옷가지 따위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아 옷을 걷고 맨살로 비를 맞이해보지만 너는 흡수되지 못하고 이내 바닥으로 흘러 떨어진다. 아직은 포화상태이기에.

보도블럭 끝에서 [내부링크]

보도블럭 끝에서 멈춘다. 아직 푸른불이 들어오지 않은. 한 발만 더 내디디면 존재라는 존재가 수백 가지 조각으로 나뉘어 세상에 흩뿌려질 삶과 죽음의 경계. 지나가는 차창에 비친 찰나의 순간에만 존재하는 수백 명의 나는 나에게 한 발을 더 내디디라는 입 모양을 하고 있는 것만 같다. 푸른불이 켜진다.

여름 그리고 가을 [내부링크]

마치 긴 여행을 갔다 온 것만 같다. 거리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이 도시에서 나 또한 적응하기 위해 따뜻한 커피를 내린다. 옷을 뚫고 들어오는 가을 비바람을 맞으며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게 좋다. 상반되는 외부 공기와 내부 공기. 이미 얼어버린 살갗의 외부를 어떻게든 녹여보기 위해 살갗의 내부에 불을 지펴 발버둥을 쳐본다. 불의 땐 연기가 입을 통해 나오고 잔이 내뱉는 연기와 뭉쳐지다 이내 사라진다. 연기는 상반되는 것들이 만나고 떠난 그 자리를 메꾸는 것. 너는 누구를 만나고 보냈기에 그렇게 연기를 모락모락 내뿜는지. 나는 무엇이 남아있기에 아직도 때울 연기가 남아있는지.

너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 [내부링크]

... 음. 내가 '너'라는 대명사로 너를 표현하고 너를 그리고 또 너를 생각하는 것 또한 이번이 마지막이겠지. 이제 '너'라는 대명사는 다른 사람을 그리기 위해 쓰이겠지. 그러니 만약 다시 너를 만나게 된다면 그것은 최대한 아주 먼 미래였으면 해. 내가 다시 '너'로 너를 그릴 수 있는 먼 미래. 안녕. 마치 첫 인사와 끝 인사의 안녕이 닮아 있는 것 처럼 안녕.

2022년 11월 23일 아침 [내부링크]

오늘의 꿈에는 네가 나왔다. 너의 노래를 틀고 잠든 나를 원망하며 눈가에 매달려있는 눈물을 훔쳐낸다. 기분을 달래고 싶어 낮술의 기하핰이라는 영상을 보았다. 내가 좋아해 마지않는 장기하가 낮술을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그런 영상. 푸른 하늘을 보며 길을 나설 때 듣는다면 기분이 좋아질 수 밖에 없는 곡이라며 장기하는 Bill Withers의 Lovely Day라는 노래를 추천했다. 귀에 이어폰을. 손에는 머그잔을. 그리고 Lovely Day를 틀며 커피를 내리기 위해 방 밖으로 나왔다. 구름이 잔뜩 껴있던 하늘 때문이었을까. 노래가 표현하는 아름다운 하루와 나의 하루간의 괴리감은 나를 더욱 가라앉게 한다. 조금만 뛰어도 정수리에 쿵 하고 닿을 것 같이 낮게 깔린 미국의 구름처럼 가라앉은 나의 기분이 너무나도 어색해 커피를 내리는 동안 가슴 한 켠이 간지러웠다. 커피를 마신다. 목이 아픈 관계로 오늘의 메뉴는 뜨거운 아메리카노. 차가운 바깥공기와 합쳐져 김이 모락모락 난다. 아무

그 해 바다 [내부링크]

오랜만의 바다는 내 기억과는 조금 달라진 모습으로 나를 맞이한다. 바다라는 것이 이렇게 끈질겼던가? 나에게 뭐 좋은 게 있다고 끊임없이 몰려오는지. 도망가다 지쳐 뒤를 돌아보면 놓치지 않고 득달같이 달려온다. 밀려오며 내 발걸음을 붙잡고 쓸려가며 나를 끌어들인다. 나는 바다와 닮았다던 친구말에 틀림이 없었던 듯하다. 어서 빨리 기쁜 마음으로 빨려 들어가자. 아니지. 그녀의 기억들만 꼽아 데려가자. 내 안의 가장 바다 같은 부분이니.

524 [내부링크]

뜻하지 않던 빛에 눈이 감긴다. 네가 내 세상을 어둡게 만든 것 처럼.

파블로프의 손가락 [내부링크]

핸드폰에서 띠링 하고 소리가 울린다. 카톡 하고 나는 소리가 아닌 띠링 하고 나는 소리는 평범하기는 싫은 내 고집이다. 내용을 읽는다. 답은 하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답은 바로 하지 않는다. 한 시간이 걸릴 때도 있고 하루가 넘게 걸릴 때도 있다. 나는. 너와. 시답잖은 일로 온종일 떠들고 싶기에. 목소리 대신 화면에 뜬 글자라도 좋으니 너의 말을 보고 싶기에. 답은 하지 않는다. 내 답장에는 답이 없을 것을. 오기까지 매우 오래 걸릴 것을. 그 순간 정말로 하고 싶었던 얘기가 아직까지도 읽히지 않는 내 답장에 막힐 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잘 알기에 너무도 아프기에. 답을 하지 않는다. 너의 답이 늦는 이유와 나의 답이 늦는 이유가 같다면 어떨까 하는 그런 상상을 종종 한다. 그 상상 안에서 우리는 서로의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 배꼽이 빠지도록 깔깔 웃을지 얼굴을 붉히며 황당해할지 멋쩍은 듯이 딴청 피울지 표정만큼은 상상이 안 된다. 하지만 내 건조한 손과 너의 작은

이기적 유전자 존재 증명 [내부링크]

언제부터인가 '다시금 무언가를 마셔야겠다' 하고 컵 손잡이를 잡고 급하게 나갈 때 컵 안의 남아있는 무언가를 흘리는 일이 많아졌다. 지난번에 따라놓았던 것을 다 마시지 않았다는 사실. 이 사실을 자주 까먹었기 때문이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컵에는 항상 무언가가 남아있다. 오늘도 그렇다. 아침에 내린 커피 한잔을 분명 다 마셨다 생각했는데. 점심쯤 다시 컵을 내려다보니 새카만 커피가 컵 바닥에 진득하게 눌어붙어 있었다. 제일 맛이 없는 제일 밑 부분의 커피. 차가운 방 공기에 차갑게 식어버린 커피. 이미 의미를 잃을 대로 잃어버린 이 커피는 내 안의 이기적 유전자 존재 증명. 사람이 참 간사해. 처음 커피를 내릴 때 혹은 얼음물을 채울 때 나는 분명 간절히 원했을 텐데.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을 감수할 만큼. 처음 한 모금을 머금을 때 나는 분명 행복했을 텐데. 간절히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어서. 그리고 그것이 나의 결핍된 부분을 채워주어서.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간절히 원

겨울 마중 [내부링크]

아직까지도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건지 모르는 일로 제 몸 하나 스스로 다루지 못하는 겨울 봄 여름 가을이 있었습니다. 겨울이 다시금 다가옵니다. 이번 겨울은 그건 그거대로 그런 삶을 한순간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겨울이었으면 합니다.

비둘기 엉덩이 [내부링크]

비둘기의 엉덩이를 본 적이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환경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유해 동물로 지정된 지 벌써 10년이 넘어가는 비둘기의 엉덩이 따위에 그 누가 관심을 주겠는가. 하루아침에 기온이 20도 넘게 널뛰기하는 텍사스의 요상한 날씨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내가 준다. 난간에 기대어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의 중간, 그 애매한 어딘가에 위치한 커피를 마시며 하늘을 보다 익숙한 꽁지깃이 내 시야를 방해한다. 웬 비둘기 한 마리가 새똥이라도 싸려는 건지 엉덩이를 밖으로 까놓은 채로 건물 지붕 끄트머리에 앉아있었다. 회색 보라색 초록색 흰색 등 여러 색이 기분 나쁘게 섞여 있는 비둘기 색과는 다르게 엉덩이만은 갈매기의 색만큼 희어 놀랐다. 이 흔하디흔한 조류의 엉덩이가 왜 이리 낯설게 다가오는지 잠시 생각에 잠겨보니 문제는 흔함이었구나. 희소성으로 모든 가치가 매겨지는 이 세상에서 흔하디흔한 것은 안타깝게도 무가치하다. 비둘기 또한 너무나도 무가치해 대놓고 자신의 엉덩이를 봐달라

Dead Poets Society를 보고 [내부링크]

나는 왜 시라는 것을 읽어보고 글이란 것을 써보기 시작했는가.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깊게 생각해보아도 사랑이다. 시를 읽어보기 시작한 것은 누군가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그 누군가로 인해 괴로운 것을 떨쳐내기 위해.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에서 키튼 선생은 가장 고귀한 비밀 하나를 학생들에게 알려준다. " We don't read and write poetry because its cute. We read and write poetry because we are members of the human race. And the human race is full of passion. And medecine, law, business, engineering, these are noble pursuits and necessary to sustain life. But poetry, beauty, romance, love: these ar

522호 [내부링크]

522호의 이름은 집이 아닌 숙소였다. 창문을 열 수 없었던 초파리가 자주 보이던 조명이 그리 밝지 않았던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변기가 종종 막히던 뜨거운 물 만큼은 잘 나오던 혼자 잠에 드는 날들이 많았던 괴상한 방향으로 책상이 놓여있던 가끔씩 깜짝 손님이 찾아오던 벽 하나 사이를 두고 파티가 일어나던 그리고 그 소리가 적나라하게 다 들리던 항상 노크를 하고 들어오는 룸메이트가 있던 발소리만으로 누군지 알 수 있는 이웃이 있던 문 밖에 나만의 공간이 있었던 방 옆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있었던 난간에서 보이는 하늘과 달과 별이 아름답던 그 난간에서 담배를 오래 태우는 인도인이 있던 커피 향이 스며들었던 노래 소리가 끊이질 않던 누구에게도 할 수 없었던 얘기를 밤을 핑계 삼아 힘들게 힘들게 나누었던 웃음으로 가득 채우던 가끔은 눈물이 바닥에 고이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522호의 이름은 숙소가 아닌 집이 되었다.

[내부링크]

한국인보다 밥에 진심인 민족이 과연 있을까? 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가족 구성원을 나타내는 단어는 식구. 한 지붕 아래서 밥을 같이 먹는 사이. 안부 인사는 '밥은 먹었니' 작별 인사는 '밥 한번 먹자' 인간관계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 사이 모든 순간이 밥으로 차 있는 한국인이다. 나 또한 한국인인지라 밥에 매우 진심인 편이다. 그런 나이지만 요즘 하나의 생각이 밥을 먹는 나의 머릿속을 가득 채워 평소에 먹는 대로 먹을 수가 없다. 천천히 먹어야 한다는 생각. 나는 밥을 매우 빠르게 먹는다.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은 집 안 식탁을 1분이라도 빠르게 벗어나기 위해 밥을 빠르게 먹는 버릇이 생겼고 그 버릇은 군대에서 정도가 더 심해졌다. 그런 나인데 밥을 먹을 때마다 밥을 먹는 속도가 자꾸만 의식이 된다. 피자 한입을 삼키기 위해 약 300번 정도를 오물거리고 두어 번 물을 마셔야 하는 그녀 생각에 이제 느리게 걷는 법은 잘 터득했으니 느리게 밥을 먹는 것도 연습하라는 그녀 생각

멀어지는 길 [내부링크]

분명 이 길은 멀어지는 길. 돌아가는 길. 하지만 사실 그 길만이 유일하게 가까워질 수 있는 길인 그럴 때가 있습니다. 마치 버거집으로 안내하는 구글 지도가 그랬듯. 조금은 시큼털털한 귀국길이 그랬듯. 내가 앞으로 지켜야만 할 것들이 그렇듯.

그 때 그 노래 - 장기하와 얼굴들 [내부링크]

색을 덧칠했지 한 번 그리고 두 번 그리고 세 번 어느새 예쁜 물감으로 다 덮여버린 것만 같아 웃으며 너에게 다가갔지만 알고 보니 너는 오래된 예배당 천장이었고 나는 너를 죄다 메꿔야 하는 페인트장이였구나 그제서야 보이는 덧칠한 색 사이사이의 공백과 아직 칠해지지 않은 거대한 여백 어느새 예배당은 사라지고 페인트는 다 떨어진 나에게 남은 건 오래된 붓뿐 쳐다만 봤을 뿐인데도 그 많고 많았던 밤이 한꺼번에 생각나는 그 붓을 허공에 한 번 휘저어 보는 어제와 같은 내일도 같을 그런 밤

헤어짐의 뒷면 [내부링크]

사람이 만났다 헤어질 때 둘 중 한 명은 뒤돌아 떠나야만 하고 나머지 한 명은 뒤돌아 떠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한다. 이것은 불변의 법칙이다. 전학, 통금, 집의 위치 등 여러 현실적인 요인들로 인하여 지금까지의 인간관계에서 나는 보통 떠나는 역할을 맡았고 그것을 매우 잘했다. 떠나는 것을 잘한다는 것은 내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그 사람을 다시 한번 보기 위해 뒤돌아보는 일 따위는 없었다는 것이다. 항상 떠나기만 했던 나이기에 가장 힘들 사람은 나라고 믿었으며 남겨지는 사람의 마음까지 헤아릴 여유가 없었다. 궁금하지 않았다. 그 사람이 내 등 뒤에서 내가 떠나는 모습을 계속 바라보고 있을지 손을 흔들어주고 있을지 바로 등을 돌리며 자리를 떴을지. 업보라 하기에는 조금 과한, 그렇다고 아무 의미 없지는 않은 과거 일련의 행동들이 지금 나에게 돌아오는 듯하다. 2022년 겨울은 춥지 않았지만 추웠고 헤어질 때의 나는 주로 뒷모습을 지켜보는 역할을 맡았다. 헤어짐의 형식은 잘 가, 오늘

날씨 이야기 [내부링크]

우리 다시 그때처럼 날씨 이야기를 해요 비가 포슬포슬 내리면 같이 비를 맞아볼까요 햇살이 쨍쨍하다면 같이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보고 글을 써볼까요 우리 다시 그때처럼 예쁜 거리를 걸어요 아직 가보지 못한 거리를 많이 아껴놓고 있을게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런 얘기들을 나누며 아껴둔 거리를 손잡고 걸을까요 우리 다시 그때처럼 서로의 노래를 들어요 이번에는 각자의 플리가 아닌 우리의 플리를 만들어볼까요 서로 들려주고 싶은 노래를 차곡차곡 넣어 놓고서는 서로의 감상을 교환해 읽어볼까요 우리 다시 그때처럼 맛있는 음식을 해요 아직은 칼질도 서툰 나지만 많이 연습해 놓으려고요 토마토 파스타를 해줄게요 이렇게 준비한 요리를 같은 속도로 같이 먹어볼까요 우리 다시 그때처럼 목소리를 나누어요 할 말이 없어도 괜찮아요 말하는 건 제가 잘하니까요 이렇게 서로가 잠들기 전까지 보통의 얘기들을 나누며 하루의 끝을 같이 보낼까요

2023.01.16 [내부링크]

그치지 않는 비는 없다고 해요. 그리고 이 말이 정말 사실이라면 좋겠습니다. 언제쯤 그치련지 기미조차 보이지가 않아 내일을 또 기약합니다.

행복한 하루 [내부링크]

오늘은 참 행복한 날이에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재미있게 놀았거든요. 그리고 예전부터 기대를 엄청 했던 영화를 드디어 보았고 그게 또 최고여서 기분이 매우 좋았어요. 집으로 가는 버스는 만석이었지만 한 정거장도 채 가기도 전에 제 앞자리가 비워졌더라죠. 기분 좋게 앉아 창 밖을 보며 창문에 기대어 흔들리는데 마침 또 눈이 내리더라고요. 그대도 이 눈을 많이 좋아할 것 같다고 생각을 하며 눈 내리는 걸 지켜보다 갑자기 심심해져 유튜브에 들어가 보니 우리가 사랑하는 문상훈의 오당기가 올라왔지 뭐예요. 오늘 영상의 주제는 새벽 산책. 한쪽 눈으로는 창밖의 싸라기눈을 보고 다른 한쪽 눈으로는 영상을 계속 시청하다 만약 집에 도착할 때까지 눈이 그치지 않는다면 두 정거장 정도 미리 내려 문상훈처럼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산책하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갑자기 의자 등받이가 심하게 흔들려 무슨 일인가 살펴보니 옆자리 아저씨가 코미디빅리그를 보다 웃음을 참지 못해 숨을 껄떡거리던 것이 저에게까지

end roll [내부링크]

글쎄요 우리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면 첫 크랭크인의 장면은 어디일까요. 어색함을 숨기지 못한 채 처음으로 서로를 소개하는 장면일까요. 여행을 떠나는 차 안에서 대화를 나누던 장면도 좋겠죠. 우리의 영화는 미장센이 아름다울 거에요. 배경이 되는 도시 그 안에서의 여러 이야기 그 이야기의 주인공인 우리 참 낭만적이었죠. 잠깐 이 장면만은 집중해서 봐줘요. 그대의 웃음이 가장 빛나는 장면이라서 말이에요. 내 눈 속의 필름으로 영화는 변함없이 촬영 중이지만 그대만이 없네요. 그럼 이 장면은 영화 진행에 꼭 필요한 갈등의 순간이겠죠. 보통의 영화가 다 그렇듯 이 순간도 거짓말처럼 흘러가고 언젠가는 우리의 이야기의 대단원이 찾아올 거라 믿어요. 그러고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겠죠. Special thanks to ... 라는 형식의 마지막 감사 인사가 올라갈 때까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쿠키 영상을 기다리며 같이 앉아있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 어떤 엔딩을 지나쳐왔더라도 말이에요.

그 해 겨울 [내부링크]

1 강하다고, 추위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입버릇처럼 되뇌던 나인데 얼음장처럼 싸늘한 바깥 공기가 너무도 쉽게 가슴팍을 파고드는 요즘입니다. 2 부산이라는 도시는 생각보다 가깝더군요. 비행기로 40분 거리에 위치한 부산은 생각보다 따뜻했어요. '생각보다'라는 말이 자꾸만 떠오르는 도시, 부산에서 나지막이 닿지 않는 인사를 건네봅니다. 3 눈이 왔어요. 잠시 서울을 떠나있던 동안 나 몰래 내렸나 봐요. 오랜만에 눈과 함께 산책을 나설까 조금은 설렜지만 내 지난겨울을 책임져준 산책 코스가 공사 중이더래요. 6개월이란 시간은 그런 시간이었답니다.

12월 1월 2월 [내부링크]

12월과 1월은 서로 다른 계절 아래 놓여있답니다. 저에게 12월은 따뜻한 겨울 떡볶이 코트가 어울리는 계절 그리고 가장 설레는 계절 저에게 1월은 쓰라린 겨울 두꺼운 파카만이 생존한 계절 그리고 가장 잔인한 계절 그래서인지 새해라는 이름의 환절기를 그렇게도 아프게 앓았나 봐요. 우연의 일치라 하기에는 한 번도 빠짐 없이 들어맞았던 나의 오계절 꿈을 세 번만 더 꾸면 2월이 찾아온다는 게 조금이나마 다행스런 위안이네요.

절룩거리네 -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내부링크]

평생을 절룩거렸네. 한쪽 다리가 아프지 않은 적이 없기에.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반대 다리만은 쓸데없이 튼튼해 여기까지 절룩거리며 걸어올 수 있었네요. 아픈 다리를 내디딜 때마다 비명이 입 밖으로 터져 나올 듯 힘들었지만 이제는 너무도 익숙해져 한숨만이 나와요. 절룩거린다는 건 하나도 힘들지 않지만 그저 가슴만은 아픈 것.

나는 생각합니다 [내부링크]

항상 시작은 똑같죠. 이번 사람은 다를 거라는 그런 알량한 마음가짐으로 너무나도 쉽게 사랑에 뛰어들고 금세 나를 초라하게 만들어버려요. 내가 너무 불쌍해요. 나는 왜 계속 사랑을 받을 수 없고 상처만 받기나 하고 또 사랑에 그렇게 관대한지. 나에게 너무 미안해요. 이런 취급을 받아 마땅한 사람이 절대 아닌데. 사랑받고 싶다는 것이 그렇게도 큰 욕심인 건가요. 내 안에 존재하는 게 나라서 너무 미안해요. 행복이라는 것 사랑이라는 것 이제 주는 법은 알지만 아직도 받는 법은 모르나 봐요.

사람의 마음이란 어렵고도 어렵구나. [내부링크]

내가 상대방을 좋아하는 마음과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는 마음이 같았던 날이 없었던 삶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나에게도 인연이 잠시나마 찾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연인이 된다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 이렇게만 된다면 좋아한다는 마음의 크기가 동일한 상태가 되는 줄만 알았지만 상대방은 그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왜죠. 왜 같지 않는거죠. 아직 성숙하지 못한 나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사랑하는 방식대로 사랑을 받고 싶어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나의 마음을 그대에게 내어 준 만큼 나 또한 그대의 마음을 받고 싶었나 봅니다. 하지만 내가 내어 준 마음보다 그대는 더 작은 마음만을 나에게 채워주었기에 나는 점차 메말라갔고 그대가 내어 준 마음보다 나는 더 큰 마음을 그대에게 채워주었기에 그대는 가득 차 흘러넘쳐 버렸네요. 만약 나에게 다음이라는 기회가 있다면 그때는 동일한 크기의 마음을 서로에게 서로가 허락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억의 편린 [내부링크]

약속 시간에 예정보다 일찍 도착했기에 약 30분 정도 붕 뜨게 되었다. 시간을 알차게 버릴만한 장소로는 서점뿐이 떠오르지 않았기에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지 않기 위한 발버둥 차원에서 발걸음을 서점으로 향했다. 입구에서부터 베스트셀러라고 큼지막하게 자기주장을 하고 있는 가판대에서 유난히도 눈에 띄는 새빨간 표지의 책. '이상문학상 작품집 - 대상 수상작 최진영 홈 스위트 홈'이었다. 이전에 최진영 작가분의 '구의 증명'을 매우 재미있게 읽었기에 호기심이 동하여 책을 펼쳤다. '아주 많은 것을 잊으며 살아가는 중에도 고집스럽게 남아 있는 기억이 있다. 왜 남아 있는지 나조차 알 수 없는 기억들. 나의 선택으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이 나를 선택하여 남아 있는 것만 같다.' 최진영 '홈 스위트 홈' 中 책을 두 어장 넘기다 만난 저 문구에 언제나 기분 나쁠 정도로 생생하게 떠올랐던 중학교 2학년 시절 기억의 편린이 다시 한번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영어 학원을 끝마치고 20분 정도 근처

[내부링크]

오랜 시간도 그렇다고 짧은 시간도 아닌 나의 일생동안 꿈이라고 불리는 것은 자주 바뀌었습니다. 신 과학자 대통령 야구선수 프로게이머 카페사장 누군가 나에게 지금 꿈이 무엇이냐 물어온다면 항시 배터리 100%를 유지하는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내가 최고로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한 손에는 비는 법이 없는 마법의 붕어빵 봉투 나머지 한 손에는 사랑해 마지않는 연인의 손을 잡고 지금 이 길을 끝남이 없이 걸어가는 것 그 순간에 영원히 갇히는 것 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사랑해 나의 그래도야 [내부링크]

글로 옮길 수 있는 슬픔과 우울 전부를 기쁨과 행복으로 바꿀 수 있는 단어가 있다는 걸 알고있니. "그래도"란 단어가 참 신기한게 앞에 어떤 부정적인 단어가 붙어도 등장 한 번 만으로 긍정적인 단어가 등장할 길을 열어주더라. 내가 지금 어떤 감정을 겪던지 어떤 경험을 하던지 너는 나에게 항상 "그래도"로 남을거야. 그러니 사랑해 나의 그래도야.

네가 소소하게 불행했으면 좋겠어 [내부링크]

거창한 것들이 아닌 소소한 것들에 행복해했던 우리였던 만큼 네가 소소하게 불행했으면 좋겠어. '네가 아주 아주 불행했으면 좋겠어.' 같은 거창한 저주는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아서 눈앞에서 버스를 놓친다거나 출근길에 에어팟을 챙기는 걸 까먹었다거나 주문한 대로 음식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야지만 너를 위함과 동시에 미워하는 모순된 내가 헤어짐의 의미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아하는 마음 [내부링크]

그대와 같이 있으면 즐거워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그대도 좋아해 주어 감사해요. 다음에 또 보자는 그 말이 너무 행복했어요. 같이 하고 싶은 것을 먼저 알려주어서 기뻤어요. 그대 목소리를 듣고 싶어요. 그대가 힘든 소리를 할 때 많이 아파요. 내가 그대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대가 내게 힘을 주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생각들이 내가 그대를 좋아한다는 증거일까요. 평소에 내가 누군가를 좋아할 때 느꼈던 것과 조금은 달라 나도 모르게 조심스러워지네요. 내가 정말 그대를 좋아하는 걸까요. 그대는 어떤가요. 내 맘이 보이나요 내 마음이 보인다면 그대도 그렇다면 모른 척 약간의 사랑을 흘려줘요. 내가 알아챌 수 있도록. 사랑을 시작할 수 있도록.

산책 [내부링크]

내가 사는 동네 앞에는 조성이 잘 된 공원이 하나 있다. 그 가운데 위치할 호수 쪽은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아 회색빛의 크레인과 건축 자재들이 공원 중앙을 전부 차지한 기이한 모습을 띠지만 공원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요소는 전부 갖춰놓았기에 사람의 발길이 끊길 걱정은 없는 곳이다. 이곳을 홀로 산책하다 보면 세상이 얼마나 끔찍한 곳인지 망각할 때가 종종 있다. 내 옆을 지나가는 가족, 연인, 친구, 부부, 그리고 반려동물들의 얼굴에 보이는 건 웃음과 행복뿐. 이 지구라는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절망, 죽음, 전쟁, 자살, 질병 같은 건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내 옆을 지나간다. 이렇게 보니 지읒으로 시작하는 부정적인 단어들이 참 많구나. 세상이 끔찍한 곳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인지 알지만 모르는척 하는 것인지 안다는 사실이 현재 행복한 것을 방해하지 않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세 가지에 전혀 해당되지 않는 나로서는 그들이 부러웠다. 요즘 들어 잘은 모르겠지만 세상이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슬픔이여 안녕 [내부링크]

" 답을 쫓아 왔는데 질문은 두고 온 거야 " 잔나비의 슬픔이여 안녕을 듣던 중 마주친 이 한 구절은 어떻게 나의 숨을 잠시 앗아 갔는가. 5월의 모습을 하고 지금 이맘때와 매우 잘 어울려 '초록을거머쥔우리는'을 출근길마다 돌리는 요즘이기에 같은 앨범에 수록된 '슬픔이여 안녕' 또한 자주 마주친다. 마주칠 때마다 내 숨을 잠시 앗아가는 한 구절. 분명 지금 나라는 사람의 상태를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 같다고 느끼면서도 왜 그런 느낌이 드는지 설명할 수 없는 답답함에 나는 숨을 잠시 거둔다. 분명 머릿속에 정답이 있지만 많은 것이 얽히고설켜 생각이라는 형태로 표현할 수 없는 답답함. 전공 수업을 통해 막연하게나마 얻은 지식을 남에게 설명하려고 하는 순간 말문이 턱하고 막히는 그런 느낌과 가장 비슷하지 않을까. 단지 막히는 건 말문이 아닌 숨. 숨을 쉬고 싶었기에 정답을 알고 싶었다. 그리고 정답은 언제나처럼 우연한 계기로 찾아왔다. 친구가 오랜만에 연락을 해왔다. 서로 근황을 주고받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