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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부족해도 괜찮아-다섯 친구의 장점 찾기 [내부링크]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길미향옮김, 현북스, 2014-10-21(사진출처:알라딘) 어딘가 부족한 다섯 친구 다섯 친구가 있습니다. 어딘가 하나씩 부족한 친구들입니다. 첫 번째 친구는 배에 큼직한 구멍이 있습니다. 두 번째 친구는 몸에 꼬깃꼬깃 주름이 있구요. 세 번째 친구는 몸이 물렁물렁하고 힘이 없어 늘 피곤하고 졸렸습니다. 네 번째 친구는 모든게 거꾸로구요, 다섯번째 친구는 말할것도 없이 그야말로 엉망진창 못난이입니다. 보통의 시각으로 보면 조금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많이 부족한 친구들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부족함을 부끄러워하며 한탄하고 있을까요?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불철주야 열심히 노력하는 근면의 아이콘일까요? 모두 아닙니다. 다섯 친구는 특별히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별로 없습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덜컹거리는 집에 살면서 할 일 없이 그저 입씨름만 할 뿐입니다. 누가 가장 못난이인지에 대해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즐겁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이 무엇이든

학교 가는 날-60년대와 2000년대 초등학교 입학기 [내부링크]

송언 글, 김동수 그림, 보림, 2011-12-12(사진출처:알라딘) 초등학교 입학 필수아이템 이 책은 60년대를 사는 동준이와 2000년대를 사는 지윤이의 초등학교 입학기를 그림일기 형식으로 보여줍니다. 취학통지서를 받는 날부터 입학준비를 하는 여러 과정과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다니는 모습까지 과거와 현재를 교차합니다. 2020년대를 사는 우리에게 지윤이의 일기는 새로울 게 없는 익숙한 모습이지만 60년대의 모습은 과거지만 오히려 신선한 풍경일 것입니다. 80년대 초등학교(그 시절에는 국민학교) 학생이었던 저에게도 익숙한 듯 새롭네요. 그림책을 보면서 추억이 방울방울 솟아올랐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손수건 에피소드입니다. 예비소집일날 학교에 간 동준이는 처음으로 선생님과 마주칩니다. 선생님은 “입학식 날엔 코 닦을 손수건을 꼭 달고 오너라.” 말씀하시고 동준이는 손으로 코를 쓱 닦습니다. 동준이가 콧물을 흘리고 있었나봐요. 손수건을 ‘가지고 오너라’가 아니라 ‘달고 오너라’라니요

아빠 아빠, 재미있는 이야기 해주세요-아빠와 함께하는 이야기 시간 [내부링크]

아델리아 카르발류 글, 주앙 바즈 드 카르발류 그림, 이순영 옮김, 북극곰, 2016-02-28(사진출처:알라딘) 아빠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동물 이야기 이 책이 저희 집 책장에 자리하게 된 지도 벌써 8년입니다. 저는 책장의 그림책을 주기적으로 바꿔주기 때문에 한 가지 책을 그렇게 오랫동안 가지고 있지 않아요. 이 책은 수없이 많은 책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과정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답니다. 이 책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일단 재미있는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표지 그림만 보면 개가 주인공일 것 같군요. 책장을 넘겨보면 코믹하면서도 약간 어리숙한 동물들이 땡그란 눈으로 우리를 쳐다봅니다. 놀란 듯한 동물들은 별다른 움직임도 없이 그저 서있기만 해도 실룩실룩 웃음이 터져나옵니다. 아이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라며 아빠를 조릅니다. 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황당하기 그지없지요. 다리가 하나밖에 없는 악어, 몸이 너무너무 가려운 사자, 코가 덜렁거리는 돼지, 한때는 정말 예

넬슨 선생님이 돌아왔다!-스왐프 선생님의 정체는? [내부링크]

해리 앨러드 글, 제임스 마셜 그림, 김혜진 옮김, 천개의 바람, 2020-11-18(사진출처:알라딘) 천사들의 합창 90년대 멕시코 드라마 ‘천사들의 합창’을 아세요? 히메나 선생님과 여러 개성 강한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다룬 드라마입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외국 아이들의 학교생활과 그들의 삶을 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았습니다. 브라운관 속의 학교는 우리나라 학교와는 너무나 달랐죠. 매력적인 캐릭터와 마음 따뜻한 줄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습니다. 사실 이 드라마는 어린이 드라마라고 부르기에 살짝 애매합니다. 인종차별과 계층간의 갈등문제가 종종 나오거든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역사적 사회적인 이슈가 드라마에 녹아있어 더욱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일상적인 학교생활이었습니다. 드라마 속 학교는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자유로웠고(그렇게 보였고), 아이들의 언행과 행동도 거침이 없었습니다. 한 반에 50명이 넘는 아이들이 빡빡히

나는 깡통이다-함부로 말하면 안되지 [내부링크]

흰운동화, 밝은미래, 2021-02-25(사진출처:알라딘) 깡통의 역변 인생 ‘깡통’은 금속 재질로 만들어진 용기라는 뜻의 영어 can과 둥글고 긴 동강으로서의 속이 빈 물건을 의미하는 한자 통이 합쳐진 말입니다. '캔통'이라 발음해야 맞지만 어찌하여 '깡통'이 되었죠. 요상하게 만들어진 이 단어는 본래의 의미보다 ‘텅 비어서 보잘것없다’의 의미로 쓸 때가 많습니다. '깡통계좌', '깡통전세', '깡통차'처럼요. 세상에 속이 빈 용기들은 많고 많은데 왜 하필 깡통일까요? 속이 빈데다 조금만 움직여도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우스꽝스럽기 때문일까요? 이렇게 박대받는 깡통도 나름 후한 대접을 받을 때가 있었습니다. 해방이후 열악한 우리나라에서 거지들은 미군이 버린 깡통을 밥그릇으로 이용했습니다. 깡통은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데다 가벼워서 들고다니기 좋았겠지요. 미군에겐 쓰레기였지만 거지들에게는 귀한 밥그릇이었습니다. 요즘 깡통의 처지는 예전과 같지 않습니다. 화풀이의 대상으로 쓰일 때

안 자라는 늑대와 안 보이는 빨간 모자-장애에 관한 또 다른 그림책 [내부링크]

베로니크 코시 글, 레베카 갈레라 그림, 이화연 옮김, 천개의 바람, 2018-04-23(사진출처:알라딘) 예상을 뒤엎는 빨간 모자 이야기 제목에 ‘늑대’와 ‘빨간모자’가 있습니다. ‘빨간 모자’이야기의 패러디 버전일 것이라는 감이 딱 옵니다. ‘먹고 먹히는’, 다시 말하면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통쾌하게 비틀며 전개되는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단 하나, 웹소설 제목처럼 너무나 구체적이고 분명한 제목이 마음에 걸립니다. 문학적이거나 함축적인 제목에 익숙한 저에게 대놓고 캐릭터를 설명하는 제목과 익히 알고 있던 빨간 모자 이야기가 뒤섞여 참으로 낯설게 다가옵니다. ‘안 자라는 늑대와 안 보이는 빨간 모자’는 저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습니다. 장애에 관한 내용인 줄은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늑대는 정말 ‘안 자라는’ 늑대입니다. 늑대 몸은 아주 힘세고 커다랗지만 머리는 뭔가에 꽉 막힌 것처럼 더 이상 자라지 않습니다. 지적 장애를 뜻하는 듯 합니다. 빨간 모자는 ‘안 보이는’

늑대의 4계절-발칙한 늑대 이야기 [내부링크]

필립잘베르, 박상은옮김, 미래아이, 2010-07-28 늑대가 4계절을 좋아하는 이유는? 하얀 꽃이 가득한 들판에 엎드려 꽃향기를 맡고 있는 늑대의 볼이 발그레합니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자연과 하나되어 그 누구보다 행복해 보입니다. 책장을 넘기면 4계절을 좋아하는 늑대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겨울에는 따뜻한 스웨터를 입고 차곡차곡 쟁여 둔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좋습니다. 봄에는 꽃향기를 맡으며 체리도 따먹을 수 있어 좋습니다. 여름에는 상쾌한 숲 속 공기도 마실 수 있고 물놀이를 해서 좋습니다. 가을은 그득그득 바구니를 채워서 요리를 만들어놓고 꼭꼭 유리병에 담아 저장해둘 수 있어서 좋습니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늑대가 4계절동안 무엇을 하는지, 왜 그 계절을 좋아하는지 보여줍니다. 주인공 늑대는 자연친화적고 성실한 인물인 듯 합니다. 그런데 무엇인가 심심합니다. 마무리가 허전합니다. 4계절에 대한 총평이나 마무리 감상멘트는 없습니다. 마지막 페이지에 "늑대의 4계절은 이렇게 행

작은 집 이야기-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내부링크]

버지니아 리 버튼, 홍연미 옮김, 시공주니어, 2017-03-25(사진출처:알라딘) 그렇게 자연은 사라지고 어릴 적 시골살이를 했습니다. 한적한 농촌 마을이었습니다. 마을 주변은 온통 논과 밭이었고 언덕과도 같은 야트막한 산이 있었습니다. 학교도 학원도 다니지 않았던 저는 하루종일 동네에서 놀았습니다. 동네 언니오빠들과 우르르 뒷산에 가서 나무에도 올라가고 소꿉놀이도 했습니다. 집 마당에는 닭장도 있어서 뒤주에서 몰래 쌀을 퍼서 닭에게 주곤 했습니다. 집 뒤뜰에 가득 심겨져 있는 대나무로 할아버지가 이것저것 만들어 주시기도 하고, 텃밭에서 채 익지 않은 토마토나 참외도 따먹었습니다. 동네 모종은 동네 아이들의 아지트였지요. 번듯한 가로등 하나 없던 동네는 밤이 되면 달빛 별빛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몇 년 후 저희집은 좀 더 큰 도시로 이사했습니다. 이사 후 오랫동안 살았던 동네에는 도심을 길게 가로지르는 천과 울창한 나무가 가득한 작은 동산이 있었습니다. 매일 천변을 걸으면서 푸

갈라파고스-섬의 탄생과 생물의 진화 이야기(자연선택설을 알기 쉽게 풀어낸 그림책) [내부링크]

제이슨친, 스콜라, 2013-09-30(사진출처:알라딘) 바이러스도 진화를 한다고?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지 3년이 흘렀습니다. 초창기 코로나와 지금의 코로나는 매우 다릅니다. 초반에는 낮은 감염력과 높은 치명률을 보였지만 요즘은 높은 감염력과 낮은 치명률이 특징입니다. 변이를 거듭하여 스스로 진화하는 셈이죠. 코로나가 진화하는 복잡한 메커니즘은 평범한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렵지만 바이러스가 스스로 진화하며 변이한다는 것을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불과 3년만에 생명의 진화 과정을 두 눈으로 목격하였습니다. 갈라파고스 섬의 탄생과 생물의 진화 '갈라파고스'그림책은 '섬의 탄생과 생물의 진화 이야기'라는 부제에 걸맞게 갈라파고스 섬의 탄생부터 쇠퇴까지의 과정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갈라파고스 고유종의 진화를 섬세한 필치로 그려냈습니다. 600만년 전 까마득한 옛날, 화산이 폭발하면서 새로운 섬이 탄생합니다. 맹그로브 씨앗 하나가 섬에 뿌리를 내리고 다양한 생물들이 찾

너무너무공주-세상의 모든 평범한 이에게 [내부링크]

글 허은미, 그림 서현, 만만한책방, 2018-11-15(사진출처:알라딘) 임금님의 소원 제목으로 보아 이 책의 주인공은 분명 공주가 분명합니다. 그러나 표지를 떡하니 장식하고 있는 것은 땅콩을 닮은 어른입니다. 주름살이 깊게 패이고 무엇인가 불만에 가득찬 표정을 하고 있는 그는 아마도 공주의 아버지일 것입니다. 수심이 가득찬 아빠와는 달리 공주는 너무나 해맑기만 합니다. 임금님은 늘그막에 겨우 얻은 공주가 참 사랑스럽습니다. 공주를 너무너무너무 사랑하지만 평범함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공주가 누구를 닮았느냐며 한탄합니다. 임금님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공주를 위해 자신의 젊음을 바쳐 소원을 빕니다. 공주는 세상에서 가장 예뻐지기도 하고 가장 착해지기도 하지만 그 또한 완벽하지 않습니다. 결국 임금님은 마지막 소원을 빕니다. 그런데 참말로 이상합니다. 소원은 세가지나 빌었지만 공주는 콩알만큼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은 보통의 아이일 뿐입니다. 임금님의 소원은

엄마 옷이 더 예뻐-엄마옷 패션쇼 [내부링크]

황유리, 길벗어린이, 2004-12-15(사진출처: 알라딘) 추억의 사진 한 장 빛바랜 사진 한장이 있습니다. 때가 꼬질꼬질한 작은 방에 한 여자아이가 치렁치렁한 원피스를 입고 춤을 추는 모습입니다. 바가지머리에 얼굴은 까만데 눈까지 감고 동작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행위예술의 한 장면같기도 합니다. 여자아이는 누구일까요? 네. 바로 저입니다. 엄마 원피스를 입고 신이 나 있습니다. 네다섯살 즈음인 것으로 추측되네요. 엄마 원피스가 보통 큰게 아닙니다. 소매는 너무 길어서 흡사 한삼을 걸친것 같기도 하고 목둘레는 금방이라도 줄줄 벗겨질 어깨까지 파여 있습니다. 사진에는 다 담기지 않았지만 치맛단은 질질 끌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 엄마옷입기 놀이는 저의 아이들이 하고 있습니다. 엄마는 절대 들어오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드레스룸에 들어가서 뭐가 그리 재미있는 키득거리는 소리만 가득합니다. 한참을 쑥덕쑥덕하더니 점차 웃음소리가 커집니다. 시간이 흐른 뒤에 살며시 들어가보면

한밤중 파라파라산-진실과 거짓 [내부링크]

라이마, 천개의바람, 2019-6-18(사진출처:알라딘) 어느 날 밤, 하얀 돼지 루루가 산에서 데굴데굴 굴러떨어집니다. 그리고 “괴물이다!” 외친 다음 기절해 버리지요. 루루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루루는 기린 마을에 심부름을 갔다 오는길에 파라파라산 지름길로 들어갑니다. 어두워진 탓에 루루는 그만 길을 잃습니다. 그는 돼지 열 마리를 합친 것보다 더 크고, 뾰족한 이빨을 드러낸, 온몸에 시커먼 털이 가득한 괴물과 마주칩니다. “괴물은 눈에서 섬뜩한 초록빛을 뿜어내면서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로 절 잡아먹으려고 했어요! 하마터면 괴물의 돈가스가 될 뻔했다니까요!” 진짜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파라파라산에 괴물이 산다는 이야기는 순식간에 퍼집니다. 구슬 마을의 주민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괴물에 대비하지요. 깊은 함정을 파기도 하고, 땅속에 숨기도 합니다. 어설픈 배를 만들어 바다로 도망가려하고, 갖가지 물건으로 위장술을 펼칩니다. 문을 판자로 막는 것은 기본, 마을 둘레에

악어 엄마-쿨거리 육아법의 달인 [내부링크]

조은수 글, 안태형 그림, 풀빛, 2018-7-11 (사진출처:알라딘) 양육 전문가 악어 엄마 양육의 궁극적 목표는 자립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악어는 양육의 전문가라 할 수 있습니다. 어디서 배운적도 없지만 훌륭히 역할을 수행합니다. 대부분의 파충류는 알을 낳고 더 이상 보살피지 않지만 악어만큼은 예외입니다. 무시무시하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자식사랑이 충만합니다. 모래 속에 알을 낳고 근처에서 누가 알을 훔쳐가지 않는지 감시합니다. 알을 덮고 있는 모래를 점검하기도 하구요. 알을 보호하고 있는 어미는 알을 노리는 침입자와 목숨을 걸고 싸웁니다. 새끼들이 알에서 깨어날 때가 되면 유심히 살펴보다 스스로 파각하지 못하는 약한 새끼를 위해 이빨로 살짝 알껍질을 깨어 도와줍니다. 언뜻 보면 알을 먹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섬세한 엄마입니다. 알에서 새끼악어가 태어나면 한마리씩 조심스레 입에 물고 강으로 데려갑니다. 강에 도착한 악어는 새끼들을 입 안이나 등 위에

신화부터 과학까지 지구를 상상하다-기상천외한 지구의 모습 [내부링크]

기욤 뒤프라, 이충호옮김, 최원오감수, 미세기, 2009-09-17(사진출처:알라딘) 플랫랜드 애드윈 애벗의 [플랫랜드]라는 책이 있습니다. 2차원 도형들의 세계인 플랫랜드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로 수학소설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사회체제의 적나라한 민낯을 드러내며 부조리함을 비판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2차원 세상인 플랫랜드는 이름 그대로 납작한 세상입니다. 그곳의 주민들은 모두 직선이나 평면도형이며 원에 가까울수록(변이 많을수록) 계급이 높습니다. 플랫랜드에서는 서로의 옆모습밖에 볼 수 없기에 서로를 그저 직선으로만 인식합니다. 3차원 세상에서 내려다본 우리는 그들이 평면도형이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지만 플랫랜드에 사는 그들은 정작 서로를 직선으로밖에 인식하지 못합니다. 플랫랜드의 주인공 사각형은 어느날 3차원 세상에서 온 존재를 만나고 플랫랜드를 잠시 떠나 스페이스랜드로의 여행을 합니다. 그곳에서 그는 비로소 자신들의 세상이 2차원이라는 점을 인식합니다. 2차원인 플랫랜드 안에서는

손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설날 그림책 추천 [내부링크]

글 채인선, 그림 이억배, 재미마주, 2007-11-25(사진출처:알라딘) 요알못에게 1인분이란? 처음으로 살림을 시작하고 가장 먼저 요리책을 샀습니다. 진정한 '요알못'이었으니까요. 심사숙고하여 '초간단요리' '15분요리' '자취요리'등 가장 만만해 보이는 책을 골랐습니다. 자신있게 요리를 시작한 저는 곧 음식을 조금 만들기가 많이 만들기보다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죠. 요리를 하다보면 어느새 냄비 한가득이 되고 말았으니까요. 이유는 분명합니다. 레시피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남겨봤자 끝내 버려질게 뻔하기에 분량을 지키지 않고 넣다보니 그리 되고 말더군요. 재료의 종류가 다양할수록 음식의 양도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결국 다 먹지 못하고 버렸습니다. 그렇게 몇년을 보내고 깨달았습니다. '식재료를 남겨서 버리나 음식으로 만들어서 버리나 버리는 것은 똑같구나!' 이제는 그렇게 마구잡이로 요리하지 않습니다. 딱 먹을만큼만 만들고 음식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고구마구마-라임을 살린 글이 돋보이는 그림책 [내부링크]

사이다, 반달, 2017-02-27(사진출처:알라딘) 우리집의 고구마귀신 우리집에는 고구마귀신이 삽니다. 이유식을 끝내고 밥을 먹기 시작할 무렵부터 시작된 고구마 사랑은 어엿한 어린이가 된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감자건 고구마건 일단 배부르고 퍽퍽한 것을 그리 즐기지 않는 저와는 달리 밥을 먹고서도 큰 사과만한 고구마를 2개씩이나 해치울 정도입니다. 덕분에 지금도 저희집 다용도실에는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고구마 한 박스가 놓여 있지요. 이런 아이에게 '고구마구마' 그림책을 들이밀었으니 그날밤에만 3번 연속 읽어주어야 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따뜻한 시선 작가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따뜻한 시선을 드러냅니다. 우리는 간혹 못생긴 사람을 '고구마' '감자'라며 놀리기도 합니다. 사과나 배, 귤 등과 같이 매끈하게 예쁜 과일과는 다르게 땅속에서 자라는 고구마는 우둘투둘 모양이 제각각입니다. 사촌지간인 감자와 비교해서도 더 자유분방하지요. 작가는 크기도 모양도 이름도 다른 고구마들에게

다다다 다른 별 학교-우린 모두 달라. 나만의 특별함은 무엇일까? [내부링크]

윤진현, 천개의바람, 2018-08-13(사진출처:알라딘) 우물 안 개구리 처음으로 사람들이 얼마나 다른 존재인지 깨달았던 시기는 대학교 때였습니다. 고등학교까지만 해도 공부하느라 바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별로 없었습니다. 시간 단위로 짜여진 하루 일과를 허겁지겁 따라다보면 어느덧 생각은 조각조각 분절되고 진득하게 자신과 타인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도 없었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하니 19년동안 살았던 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우선 융통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시간이 대폭 늘어나더군요. 한 교실에서 하루종일 복작거리던 고등학교와는 달리 같은 과 친구들이지만 수업도 따로 받고 강의실을 옮겨다니며 빈 시간도 생겼습니다. 그 과정에서 오히려 친구들과 같이 지내는 시간은 줄어들었습니다. 하루종일 같이 있으면서 저절로 친구가 만들어지던 때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친구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했습니다. 스스로 인간관계를 만들면서 고등

꼬마 역무원 모리스-기차역의 마지막 낭만 [내부링크]

메그 맥라렌, 웅진주니어, 2018-03-23(사진출처:알라딘) 기차와 낭만 '기차'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낭만'입니다. 여행사 홈페에지 접속하면 다음과 같은 문구를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낭만 기차 여행> <꿈과 낭만의 기차여행 **선 눈꽃열차> <일출보러 떠나는 청춘여행> <낭만 싣고 칙칙폭폭, 기차로 떠나는 봄나들이>......뿐만 아니라 동요도 있습니다. 김순옥 작시의 <기차를 타고>입니다. 동요에서의 기차여행은 밖으로 보이는 산과 들의 풍경, 거기에서 보여지는 산새와 물새까지, 그야말로 설레임이 가득합니다. 기차나 기차역의 이미지는 이렇게 낭만적입니다. 추억, 그리움, 만남, 이별 등 다채로운 감정을 느끼는 동시에 역동적인 인간사가 모두 일어나는 살아있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이제 기차와 기차역에서 더이상 낭만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바쁘고 더 이상 창밖의 산새와 들새를 볼 여유가 없습니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기차의 모든 풍경은 짓눌린 스파

우주로 간 김땅콩-윤지회 작가의 김땅콩찾기대작전 [내부링크]

윤지회, 사계절, 2019-03-18(사진출처:알라딘) 엉뚱하고 짜릿한 상상 김땅콩은 어느날 문득 유치원에 가기 싫어집니다. 유치원이 재미없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표현할 수 없어 에둘러 말한 것일 뿐 사실이 아닙니다. 앞면지를 보면 여러 아이들에게 둘러쌓인 여자아이가 눈에 띕니다. 오른쪽 끝에는 한 남자아이가 멀뚱이 쳐다보고 있구요. 여자아이는 김땅콩이 좋아하는 미미콩입니다. 자신에게는 눈길도 안주고 다른 아이들과 노는것이 언짢습니다. 심술이 난 김땅콩은 유치원에 가고 싶지 않습니다. 그는 엉뚱하고도 짜릿한 상상을 시작합니다. 그의 상상은 엄마 아빠에게는 기절초풍할 일입니다. 엄마아빠는 김땅콩이 유치원에 오지 않았다는 왕밤 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그야말로 화들짝 놀랍니다. 엄마는 벌러덩~땅! 하고 놀라고 아빠는 벌러덩~ 따앙~ 콩! 하고 놀랍니다. 그때부터 실종아동찾기 소동이 벌어집니다. 동네 여기저기를 뒤지다 경찰서에 신고를 합니다. 방송국에서는 부모를 인터뷰하고

꽃을 선물할게-공정과 능력주의, 자연의 법칙 [내부링크]

강경수, 창비, 2018-04-20(사진출처:알라딘) 눈길을 사로잡는 예쁜 꽃 표지의 꽃그림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검정바탕에 오색찬란한 꽃은 반짝이는 코팅을 해 더욱 화려합니다. 꽃을 선물하는 사람이 귀여운 무당벌레인지, 커다란 곰인지(손의 모양으로 보아 곰으로 추정)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꽃을 선물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죠. 그림책의 구석구석 꽃들의 향연입니다. 정교하게 그려진 꽃 그림은 수채화의 투명한 물맛이 가득합니다. 꽃의 향기가 책 밖까지 풍기는 듯한 정교한 식물 그림은 일러스트책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그림이 차지하는 매력이 뛰어납니다. 철학자의 나긋한 읊조림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그림책을 보는 이들에게 감탄을 자아내지만 담겨있는 메세지는 묵직합니다. 이야기는 어느 날 아침, 숲을 산책하는 곰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곰은 자신을 부르는 다급한 목소리를 듣습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무당벌레입니다. 거미줄에 걸린 무당벌레는 곰이 자신을 구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

판다 목욕탕-판도라의 상자를 열다. [내부링크]

투페라 투페라, 김효묵 옮김, 노란우산(2014-10-17) 판다의 특급 비밀 목욕탕 앞에 서 있는 판다 일가족의 모습은 흡사 비밀요원 같습니다. 눈동자를 드러내지 않은 판다는 많은 비밀을 가진 듯 합니다. 쉿! 이라고 씌여진 붉은색 스티커에 담긴 특급 비밀은 무엇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판다는... 그낭 흰곰이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판다의 검정무늬는 모두 가짜였죠. 상체의 검정무늬는 검정티셔츠였고, 검정다리는 검정양말, 귀는 판다용검정왁스, 결정적으로 눈은... 선글라스였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판다에게 속아왔던 것입니다. 이쯤 되니 순진한 얼굴로 동물원에서 사람들에게 애교를 부리고 우리를 즐겁게 해주던 모습도 슬슬 수상해지기 시작합니다. 생각해보니 첫장면부터 이상했습니다. 동물원 판다우리에 앉아있는 아빠판다는 가족들에게 목욕탕에 가자고 제안합니다. 그 모습이 너무 천연덕스러워 보이지 않습니까? 관광객들에게 충분히 즐거움을 주었으니 이제 퇴근하고 뜨끈한 탕에서 즐겨야겠다고

사윗감 찾는 두더지-민중들의 삶과 문화가 담겨있는 전래동화 [내부링크]

유타루 글, 김선배 그림, 비룡소, 2014-07-31(사진출처:알라딘) 전래동화에 담겨있는 민중들의 삶과 문화 전래동화는 전승문학 중에서 동심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말합니다. 전승문학은 그저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오는 이야기일 뿐 명확한 지은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억에 의존하여 말로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는 화자에 따라 그 내용이 약간씩 달라지며 그만큼 다양한 버전의 이야기가 존재합니다. 전래동화인 '사윗감 찾는 두더지'또한 여러 다양한 변형작품이 존재하는데, 두더지가 사람으로 둔갑하여 사윗감을 찾는다던가, 쥐가 배필을 찾으러 다니다가 결국 두더지와 결혼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전래동화는 공동저작자인 민중들의 삶이 담겨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전래동화는 그들의 문화, 생활, 생각 등을 오롯이 드러냅니다. '사윗감 찾는 두더지'에서도 우리 민중의 삶의 흔적들을 고스란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찾을 수 있는 단서는 '사윗감'이라는 단어에 있습니다. 결혼을 하는 당사자는 딸두더지인

난 착한 아이가 되기 싫어!-바른 습관을 길러주는 그림책 [내부링크]

카롤리네 케어 글그림, 이옥용옮김, 효리원(주), 2002-11-20(사진출처:알라딘) 천사와 악마 어릴때 보던 TV만화 중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주인공이 어떤 결심을 하기 전에 항상 천사와 악마가 나타나 옳은길로, 혹은 나쁜길로 아이를 이끄는 장면이었죠. 만화영화의 제목도 주인공의 얼굴도 내용도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유일하게 천사와 악마만은 생생히 떠오릅니다. 만화영화에서는 누가봐도 천사가 옳습니다. 악마의 꼬드김에 넘어가면 큰일이 나죠. 하지만 주인공은 번번히 악마의 부름에 답합니다. 그리고는 그 회에 해당하는 에피소드가 일어납니다. 어찌보면 만화영화는 악마 덕에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주인공이 천사의 말에 따르는 것이 옳다는 것을 알지만 악마의 꼬임에 넘어갈 때가 참 재미있습니다. 현실세계라면 할 수 없는 일탈을 주인공이 대신 해주니 나의 마음 한구석에 존재하던 악마가 무척 만족스러워했습니다. 사고만 치던 주인공이 극이 마무리되어갈 때 즈음 드디어 천사와 손을 잡고 실타

원숭이와 벌꿀-과유불급을 전하는 태국그림책 [내부링크]

쑤타씨니 쑤파씨리씬 글, 타라왓 응암츠어칫 그림, 김영애옮김, 보림, 2011-04-29(사진출처:알라딘) 다문화의 뜻 다문화의 뜻은 한 국가나 사회 속에 여러 인종, 민족 계급 등 여러 집단이 함께 존재하는 것을 말합니다. 말 그대로 '다양한 문화'를 말하지요. 단일민족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는 그동안 다문화란 개념이 없었습니다. 다문화란 말이 익숙해지기 시작한 것은 외국여자들이 한국으로 들어와 한국남자와 결혼하여 살게된 이후입니다. '다문화'라는 말 자체보다는 '다문화 가정'이 더 익숙합니다. 우리나라의 '다문화 가정'의 의미는 변질되어 있습니다. '다문화'에 속하는 나라들이 정해져 있는 것부터 이상합니다. '한국남자와 결혼하는 여자들의 주 출신국'이라고 여겨집니다. 우리나라에서의 다문화 가정이란 동남아를 포함한 일부 나라에서 온 여자와 결혼한 가정입니다. 유럽이나 북아메리카 국적의 엄마가 있는 가정도 엄연히 다문화 가정이지만 이상하게 선뜻 떠오르지 않습니다. 엄마가 아닌 아빠가

코뿔소 한 마리 싸게 사세요-코뿔소 자랑대회 [내부링크]

쉘실버스타인, 시공주니어, 2001-02-21(사진출처:알라딘) 코뿔소를 사라고? 검색창에 책 제목을 검색하니 연관검색어로 '돼지 한마리 시세, 송아지 한마리 가격'등이 나와서 한참 웃었습니다. 검색엔진은 오늘도 고객에게 유용한 정보를 주기 위해 참 애쓰는군요. 가끔 어리둥절한 결과를 내놓기도 하지만요. 그들은 이 책의 포인트를 '동물, 구매, 가격' 세가지로 보았나 봅니다. '동물'이라는 키워드는 돼지나 소, '구매'라는 키워드는 좋은 판매처, '가격'은 그날의 시세와 연결됩니다. 책을 처음 보는 사람도 아마 같은 생각을 할 것입니다. 코뿔소를 사는(파는) 사람의 이야기인지, 코뿔소를 싸게 사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인지 궁금해집니다. 경제관념이 충만한 제목과는 다르게 표지 그림은 애틋하기 짝이 없습니다. 소년은 빨간 리본장식을 한 코뿔소를 사랑스럽게 안고 있습니다. 그가 코뿔소를 샀을까요? 평생 소원이었던 코뿔소를 선물받아 행복해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표지의 반절을 차지하고 있는

사자도 꼼짝 못하는 우리 엄마-사랑의 잔소리는 괜찮아? [내부링크]

글 천미진, 그림 고원주, 키즈엠, 2014-05-29 (사진출처:알라딘) 완벽주의 밀로 엄마 밀로의 엄마는 끊임없이 잔소리를 합니다. 엄마는 아침부터 옷을 단정히 입어라, 머리를 빗어라, 발톱을 깎아라 등 여러가지 당부를 합니다. 잔소리의 대상은 자식에게만 국한하지 않습니다. 동네 불량 청소년인 사자까지도 잔소리를 합니다. 밀로 엄마의 잔소리는 완벽주의적인 성향에 기댄 것으로 보입니다. 완벽주의적인 성향은 그림책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옷은 무조건 단정히 입어야 하고, 머리도 멋지게 빗어야 하고, 깔끔하기까지 해야합니다.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은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이 있고 그 기준 안에서 완벽한 사람이 되어야만 합니다. 사람이란 완벽할 수 없기에 필히 불안을 동반합니다. 자신의 경계를 넘어서거나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불안은 끊임없는 잔소리로 이어집니다. 본인의 의사를 완벽히 전달해야 하고, 상대방이 잘 못알아들었을까 걱정되는 마

슈렉!-윌리엄 스타이그의 애니메이션 원작그림책 [내부링크]

윌리엄 스타이그, 비룡소, 2001-06-22(사진출처:알라딘) 영화 슈렉 보셨나요? 영화 슈렉 보셨나요? 처음 영화를 접했을 때의 놀라움이란... 예상을 뛰어넘은 신선함에 열광했던 기억이 납니다. 착하고 당찬 주인공들이 원치 않는 고난에 빠져 힘겨워하다 현명함과 굳건한 의지로 사건을 해결하고 영원히 행복하게 산다. 이것이 그동안 제가 알던 동화였습니다. 영화의 결말은 충격이었습니다. 주인공 슈렉이 못생긴거야 그렇다치더라도 세상에서 가장 예뻐야 할 여자주인공이 오거라니요......동화의 전형성을 비틀어버린 배짱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처음 그림책을 읽었을 때 그동안 읽었던 윌리엄 스타이그의 작품과 너무나 달라서 좀 당황했습니다. 그간의 이야기들은 내용이 다소 엉뚱하기는 해도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었는데요, 이 책은 완젼히 결을 달리합니다. 그림책은 시작부터 끝까지 엇박자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그림책에 비하면 영화는 지극히 순한맛에 불과합니다. 미안한 말이지만 윌리엄 스타이

녹두영감과 토끼-흥과 신명이 넘치는 옛이야기 [내부링크]

강미애, 이야기꽃, 2019-01-31(사진출처:알라딘) 강자와 약자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기 애매합니다. 원래 대결 구도의 이야기에서는 무심코 한쪽을 응원하기 마련이지요. 응원의 대상은 대부분 약자입니다. 원래 강자는 나쁘고 약자는 착한 법이니까요. 힘이 셀수록, 덩치가 클수록, 커다란 집단일수록 속이 시커멓습니다. 이야기는 읽지 않아도 녹두영감이 강자, 토끼가 약자인 것은 다 압니다. 인간인 녹두영감과 작은 짐승에 불과한 토끼의 대결은 누가봐도 토끼에게 불리한 듯 보이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되려 녹두영감이 큰 화를 당하게 됩니다. 녹두영감은 성실한 농부입니다. 뙤약볕 아래에서 그 힘든 농사일을 묵묵히 해내고 수확의 결실을 거둡니다. 피땀 흘려 가꾼 녹두를 토끼란 놈은 염치도 없이 야금야금 훔쳐먹습니다. 훔쳐먹는데 그치지 않고 장독대를 깨부수고 아예 집을 날려버립니다. 그동안 학습한대로라면 작고 귀여운 토끼를 응원해야 합니다. 그깟 녹두 토끼들이 먹으면 얼마나 먹냐고, 고작 그

낱말 공장 나라-돈으로 말을 사는 사회 [내부링크]

아네스 드 레스트라드 글, 발레리아 도캄포 그림, 세용출판(2009-09-10)(사진출처:알라딘)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재능 마스크로 얼굴의 반을 가리고 눈만 내놓은채 살게된 지 3년째 우리는 모두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눈빛으로 서로의 마음을 읽는 기술입니다. 마스크를 코까지 푹 덮어쓴 얼굴은 언뜻 무표정해보이기도 하지만 눈빛은 예전보다 예리해졌습니다. 요즘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보신 적이 있나요? 다들 눈만 내놓은 채 합이 딱딱 맞는 연주를 합니다. 기인열전같기도 합니다. 지휘자와 단원들간의 교감은 오직 눈빛으로만 이루어집니다. 과연 서로의 사인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은 필요 없습니다. 밀도높은 감정을 오직 눈빛으로 전달합니다. 얼굴의 반을 가린 채 눈빛으로만 의사를 전달하는 것은 한쪽 다리를 묶어놓고 달리기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원래 가지고 있던 능력의 반도 못쓰는 셈입니다. 제한된 언어로 마음을 전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필레아스가 처한 상황은 마스크를 쓴

틀려도 괜찮아-초등1학년 필독도서 [내부링크]

마키타 신지 글, 하세가와 토모코 그림, 토토북, 2018-02-09 이 책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예비 1학년 아이들의 필독도서라고 불릴만큼 유명합니다. 많은 학교에서 신입생 책꾸러미 도서로 구입해서 나눠주기도 하고 독서논술학원에서는 교재로 씁니다. 제가 이 책을 안지는 정말 오래되었지만 읽은지는 몇 년 되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정직한 제목과 표지그림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글과 그림이 정확히 일치하거나 누구나 뻔히 짐작할 수 있는 교육적인 내용이면 손이 잘 가지 않습니다. '착하게 살자'에 버금가는 정직한 제목은 유치해 보였고, 선생님이 많은 아이들을 가득 껴안고 있는 한없이 자애로운 모습은 정말 부담스러웠습니다. 너무나 유명한 책이니 한번 둘러보기나 하자는 심정으로 책을 펼치니 놀라운 반전이 있었습니다. 문장 하나하나 버릴 것이 없었습니다. 자존감 회복과 힐링을 위한 에세이책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나 평범한 그림이었지만 진심을 담아 전하는 격려의 말은 제 마음을 어루만져 주

해골이 딸꾹 딸꾹-재미있는 할로윈 그림책 추천 [내부링크]

마저리 카일러 글, S.D.쉰들러 그림, 길벗스쿨, 2018-08-10 해골이 상징하는 것 해골은 죽음과 공포, 금기를 상징합니다. 해적의 깃발문양으로 쓰이기도 하고 치명적인 독극물의 용기 겉면에 붙어있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죽음의 이미지로 사용되었던 해골은 세월이 흐르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얼굴을 추가로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회비판적인 메세지를 담은 펑크록음악의 상징이기도 하고, 헐리우드로 진출한 해골은 죽음과 공포 뿐 아니라 좀 더 풍부한 감정을 지닌 캐릭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패션산업에서의 해골은 죽음의 의미보다는 독특한 형태와 괴기스러움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무섭기만 한 해골이 이제는 문화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작가는 살아있는 존재만이 할 수 있는 딸꾹질이라는 생리현상을 해골에게도 적용하였습니다. 무서운 해골이 딸꾹질을 멈추기 위해 하는 여러 행동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그의 고생에 연민을 가지게 됩니다. 그의 친구 유령도 이미 죽은 자의 영혼이라는 점에서 해

고슴도치의 알-어린이의 순수한 상상력과 생명의 소중함 [내부링크]

다카하시 노조미, 북극곰, 2013-04-19(사진출처:알라딘) 고슴도치가 알을 낳는다고? 부끄럽지만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아무런 의심없이 '그렇지, 고슴도치는 알을 낳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표지에서 고슴도치의 알 이라는 제목과 고슴도치가 자기를 꼭 닮은 알을 보고 있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왠지 고슴도치가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을 어디서 본 것 같은 착각도 들었습니다. 잠시 후 깨닫게 되었죠. 고슴도치는 알을 낳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초록색 뾰족한 둥근 물체는 무엇일까요. 알이 갖고 싶은 고슴도치 어느 날 고슴도치는 알을 품고 있는 오리아줌마를 만납니다. 알에서는 곧 아기오리가 태어날 거랍니다. 고슴도치는 못내 부러웠습니다. 자기도 알을 갖고 싶습니다. 하지만 알을 낳을 수는 없죠. 그는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찼습니다. 그가 발견한 것은 밤송이였죠. 자기를 꼭 닮아 뾰족뾰족하고 알답게 둥근 밤송이는 마음에 꼭 들었습니다. 원래 고슴도치는 알을 낳지

10층 큰 나무 아파트-오감으로 읽는 나무집 이야기 [내부링크]

부시카 에쓰코 글, 스에자키 시게키 그림, 미래앤아이세움, 2018-08-05(사진출처:알라딘) 줄거리 너른 들판 속 10층 큰나무 아파트에는 여러 동물들이 오손도손 이웃하며 살고 있습니다. 어치 부부가 이사오고 곧 알을 낳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린 다음 날 뱀이 방을 보러 왔습니다. 뱀은 어치가족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관리인두리와 다람쥐요리사가 기지를 발휘해 뱀을 쫒아내고 큰나무 아파트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옵니다. 함께 어우러져 사는 이웃 숲을 배경으로 하는 만화나 동화를 보면 나무 자체를 집삼아 사는 인물들이 나옵니다. 대대로 나무에서 살아온 일족에 관한 이야기도 많습니다. 서로 혈연이나 오랜 지연으로 연결되었기에 끈끈한 유대감으로 뭉친 집단이죠. 그에 반해 10층 큰나무 아파트 주민들은 약간 결을 달리합니다. 그들은 여기에 이사오기 전에는 서로 어떠한 연결고리도 없었습니다. 전혀 다른 이질적인 존재였습니다. 같은 종의 동물도 아닙니다. 서로 다른 동물들은 이곳으로 이사와서 공

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토끼의 한밤중 비밀탈출소동 [내부링크]

이호백, 재미마주, 2000-09-30(사진출처: 알라딘) 모르는 세계에 대한 호기심 학교괴담 아시나요? 아시는 분은 최소 40대 이상! 밤 12시가 되면 학교 운동장의 여러 동상들이 살아 움직인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해도 해가 지면 학교는 적막한 어둠 자체였습니다. 주변에 아파트나 건물도 없었기 때문이죠. 사실 해가 지면 학교건물은 정말 으스스합니다. 여고괴담 영화가 괜히 나온게 아니에요. 가뜩이나 무서운 학교에서 밤이 되면 살아 움직이는 동상이라니...... 지금도 소름이 오소소 돋습니다. 도대체 밤동안 학교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길래 전국민이 아는 괴담까지 생겨났던 것일까요? 우리는 모르는 세계에 호기심을 가집니다. 그 대상이 동물이라면 어떨까요. 반려동물이 사람이 없을 때 사람 흉내를 낸다면? 이 이야기는 주인가족들이 모두 외출하고 난 후 혼자남은 토끼의 모험담입니다. 영화 '토이스토리', '박물관이 살아있다'처럼요.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우리가 생각치 못했던 존

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긍정적인 격려와 칭찬의 말을 강조하는 인성그림책 [내부링크]

존 버닝햄, 비룡소, 2006-02-03(사진출처:알라딘) 그림의 특징 이 책은 '지각대장 존'으로 유명한 존 버닝햄의 작품입니다. 영국의 그림 동화 작가 겸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아동 문학계의 거장입니다. 배경을 생략하고 인물을 부각시킨 깔끔한 구성에 그림 또한 자유분방합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그림스타일은 존 버닝햄의 기득권을 비꼬는 내용과 어울려 주제를 명료하게 전달합니다. 색 또한 몇 가지로 한정하여 볼수록 편안합니다. 펜, 연필, 물감, 파스텔 등 다양한 재료들을 적절하게 사용한 채색은 꼼꼼하고 완벽히 칠하기보다는 약간의 여백을 두어 여운을 남깁니다. 이는 과장하지 않은 담백한 그림스타일과 어울려 회화적인 자유로움을 강조합니다. 에드와르도는 정말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일까? 에드와르도는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꼬마야. 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 친절하게도 바로 첫장에 해답이 나와 있군요. 그저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꼬마랍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말입니다.

벗지 말걸 그랬어-요시타케 신스케의 자립심에 대한 재기발랄한 상상 [내부링크]

요시타케 신스케, 위즈덤하우스, 2016-05-10(사진출처:알라딘) 내가 할 거야!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처음 접했던 '내가 할 거야!'상황은 아이가 돌이 지날 무렵에 있었습니다. 이유식 단계를 지나고 슬슬 밥을 먹는 단계였는데 아이가 자기 스스로 숟가락을 쥐고 밥을 먹겠다고 강력히 어필을 하더라고요. 그동안 다양한 육아서를 읽으면서 아이가 혼자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줘야 한다는 글은 많이 접했습니다. 아이를 자립적으로 키워야겠다 단단히 생각하고 있었던 저였지만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제가 떠먹여주면 깔끔하고 빨리 끝날 일이 아이에게 지휘권을 넘겨주는 순간 그 끝이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아이에게 숟가락을 넘겨주는 순간 대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음식은 제가 떠준다 하더라도 무사히 입속으로 안착하기까지가 얼마나 힘겨운 여정이었던지요. 음식물을 떨어뜨리는 것은 기본이고 숟가락을 흔들어 음식물들이 여기저기 튀고, 그것을 손으로 뭉갠 후 머리카락, 옷, 식탁 등 여기저기에

이상한 엄마-백희나 작가가 건네는 판타지 세상 속 작은 위로 [내부링크]

백희나, 책읽는곰, 2016-03-15(사진출처:알라딘) 머리모양으로 보아 선녀임에 분명한데 얼굴을 가리고 있습니다. 얼굴을 가리는 행위는 그림책에서는 흔치 않습니다. 신비롭지만 요상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도대체 누구이길래 이렇게 얼굴을 가리고 수줍게 있나 궁금합니다. 줄거리 엄청난 비가 쏟아진 날, 호호 엄마는 한통의 전화를 받습니다. 호호가 아파서 조퇴했다는 전화였습니다. 호호를 부탁하기 위해 여기저기 전화를 걸지만 연결이 잘 되지 않습니다. 겨우 친정엄마와 전화통화에 성공을 하지만 전화를 받은이는 선녀입니다. 선녀는 호호네 집으로 내려가 요리를 해 주고 보살펴줍니다. 구름을 만들어 호호를 재웁니다. 집에 돌아온 엄마는 곤히 자고 있는 호호를 발견하고 안도합니다. 한숨 푹 자고 나니 부엌에는 엄청난 저녁밥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엄마도 엄마가 필요해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고 엄마가 되는 것은 축복받을 일이지만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워킹맘이건 전업맘이건 모두 똑같

펭귄 365-수학동화의 베스트셀러 [내부링크]

장 뤽 프로망탈 글, 조엘 졸리베 그림, 홍경기 옮김, 보림, 2007-11-16(사진출처:알라딘) 아이들에게 책을 사주기 시작하면서 부모들은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뜹니다. 어른 책들만 종류가 다양한 줄만 알았지 아이들 책의 세계도 그에 못지 않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랍니다. 어린이책을 굳이 많은 갈래로 나누어 책을 만들 필요도 없고 다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수학동화만큼은 예외입니다. 수학동화도 수준이 천차만별이어서 개념에 스토리를 억지로 끼워맞춰놓아 전개가 어색하고 우리 실생활과의 괴리가 있는 책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지나치게 설명적인 책은 생각할 여지를 주지 않아 오히려 지루하기도 합니다. 펭귄 365는 수많은 수학동화 중에서도 단연코 빼어난 작품으로 나이에 상관없이 많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대형 베스트셀러입니다. 줄거리 새해 첫날 아침 일곱 시, 집배원 아저씨가 초인종을 누르고 펭귄 한마리를 배달해 줍니다. 끼니 때가 되면 먹이를 주라는 쪽지와 함께요. 그날부터 12월 3

초밥이 빙글빙글-사고치는 고양이들과 불쌍한 멍멍씨 [내부링크]

구도 노리코, 윤수정 옮김, 책읽는곰, 2016-07-05(사진출처:알라딘) 고양이들의 모험 고양이들은 모험을 즐깁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스스로가 원했던 모험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모험이라고 볼 만한 신기하고 긴장감 넘치는 경험입니다.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상상해봤음직한 어마어마하게 큰 빵을 만드는 것도 재미있습니다.(1권 빵 공장이 들썩들썩) 석탄으로 움직이는 기차에 석탄을 넣어가며 칙칙폭폭 달리는 것은 모두의 로망이죠. 생각만 해도 짜릿합니다.(2권 기차가 덜컹덜컹) 밤에 몰래 들어가 초밥을 밖으로 유출하는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은 기절초풍할 일이지만 기발한 아이디어입니다.(3권 초밥이 빙글빙글) 이 시리즈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고라고 생각되는 비행기 납치사건(?)은 또 어떤가요. 이 정도면 징역감이지만 알게 뭔가요. 비행기를 운전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또한 무인도에서 살아보는 경험도 재미있어 보입니다.(4권 비행기가 부웅부웅) 전 시리즈 중 제

아이스크림이 꽁꽁-예측불가능한 야옹이들의 요절복통 모험 [내부링크]

구도 노리코, 책읽는 곰, 2018-07-05(사진출처:알라딘) 이 시리즈의 특징 이 시리즈는 전권의 진행 방식이 비슷합니다. 말썽꾸러기 고양이들이 어떤 사건을 일으키고 수습한다. 이것이 전부입니다. 꽤나 단순한 플롯에 각 권마다 다른 모험이 펼쳐집니다.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점차 환상의 세계가 등장하며 모험이 다채로워집니다. 그림은 따뜻하고 투명한 수채화입니다. 단을 나눈 페이지는 거의 없고 대부분 시원하게 그림으로 꽉 채웠습니다. 세부묘사가 상당히 디테일해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여러 인물들의 표정 또한 개성있고 재미있어서 한명 한명에 대해 이야기나눌 수 있습니다. 글밥이 적어서 읽어주기에도 부담없고 이제 막 한글을 익힌 아이들이 여러권 쌓아놓고 읽기에도 좋습니다. 매력적인 캐릭터 1권에서 8권까지 비교해보면 야옹이들의 외모 변화가 상당합니다. 1권에서는 넙대대한 얼굴에 가재미눈, 부루퉁한 두꺼운 주둥이를 하고 있는 반면 8권으로 갈수록 점차 귀엽고 세련되게 바뀝니다. 얼굴이 좀

으리으리한 개집-반려동물 입양을 고려하는 어린이 추천도서 [내부링크]

유설화, 책읽는 곰, 2017-01-17(사진출처:알라딘) 이 책의 특징 슈퍼거북, 슈퍼토끼, 쌍둥이장갑 등으로 유명한 유설화 작가의 그림책입니다. 유설화 작가는 태어난지 두달쯤 된, 길에 버려진 강아지 몽이를 데려다 16년째 길렀다고 합니다. 작가가 유기견 이야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그림책을 쓸 수 있었던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작가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펜과 색연필을 이용해 재미있는 인물스케치와 따스한 색감을 보여줍니다. 인물의 심리를 보여주는 디테일한 설정과 묘사가 그림책에 더욱 몰입하게 해 줍니다. 으리으리한 개집의 모습은 우리의 시선을 강렬하게 붙잡습니다. 작가가 오랫동안 고민하고 꽤나 공들여 디자인했을 듯한 이 집은 독자의 탄성을 자아낼 만큼 멋있습니다.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듯한 이 건축물은 개집이라는 컨셉에 맞게 개의 모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월월 씨의 견종은? 월월 씨의 견종은 세인트버나드 종으로 추정됩니다. 세인트버나드는 구조견으로 많이 쓰이는 견종

괜찮아요 괜찮아 시리즈-가난뱅이 요괴편(최강 긍정왕 배꼽할아버지의 즐거운 인생) [내부링크]

하세가와 요시후미, 양윤옥 옮김, 내인생의책, 2012-03-19(사진출처:알라딘) 이 책은 친근한 그림과 허를 찌르는 독특한 이야기로 괜찮아요 괜찮아 전 시리즈 중 가장 재미있습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유쾌하고 긍정적인 할아버지와 그 기운을 톡톡히 물려받은 가족들, 약간 얼떨떨하지만 그 누구보다 순수한 손자, 사람보다 더 사람같은 요괴가 이야기의 중심입니다. 줄거리 배꼽할아버지와 손자가 산책을 가다가 지저분한 영감을 발견합니다. 그는 가난뱅이 요괴입니다. 갈곳 없는 그를 할아버지는 집으로 부릅니다. 요괴가 집에 오자 금고가 없어져있고 엄마는 지갑을 잃어버립니다. 아빠 회사도 망하고 집에는 먹을 것이 없습니다. 정전도 됩니다. 할아버지는 요괴에게 재주가 좋다고 칭찬합니다. 아침이 되어 가난뱅이 요괴는 사라지고 그가 남긴 편지에는 내일 친구 복덩이 신이 올 거라고 합니다. 다음날 정말로 복덩이 신이 오지만 집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복덩이 신이 돌아가고 그가 남긴 보따리를 풀어보니

꽁꽁꽁 좀비-음식을 소재로 한 본격 어린이 좀비그림책 [내부링크]

윤정주, 책읽는곰, 2021-05-31(사진출처:알라딘) 전 세계적으로 좀비물이 유행입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수도 없이 많들어지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예전 좀비물들은 좀비들을 물리치고 인류가 생존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으나 요즘은 그에 더해 좀 더 더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서식지를 확장하여 그림책까지 진출했습니다. 이 책은 기존의 좀비물이 갖는 쫄깃한 무서움을 바탕으로 좀 더 다른 시각에서 그림책을 바라보게 해 줍니다. 줄거리 지우네 가족이 여름휴가를 떠납니다. 며칠이 지나자 냉장고의 채소와 각종 요리들이 점차 변하기 시작합니다. 좀비가 된 채소와 요리들은 냉장고 안을 온통 점령하고 자두 삼총사는 이들을 피해 달아납니다. 하지만 각종 가공식품까지 모두 변해버린 상황! 자두 삼총사는 각종 소스와 잼, 된장이 있는 칸으로 도망가고 그곳에서 사이다와 함께 힘을 합쳐 괴물들을 물리치려고 합니다. 그 순간 냉장고 문이 열리고 지우네 가족이 돌아옵니다. 설사한 듯

무서운 이야기-귀신 본 호랑이에 대한 무서운 그림책 추천 [내부링크]

이갑규, 창비, 2020-10-23(사진출처:알라딘) 먹고 먹히는 전쟁 끝에 산속의 난폭꾼 멧돼지까지 잡아먹은 호랑이는 기세등등합니다. 산속에 자신보다 더 힘센이는 없습니다. 그런 호랑이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존재를 보고 겁에 질려 절벽 밑으로 떨어집니다. 그는 왜 그렇게 놀랐을까요? 귀신이라도 본 것일까요? 줄거리 외딴집에 한 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어느날 딸은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찾으러 나갑니다. 딸아이의 길목에서 갖가지 동물들이 서로 먹고 먹히고 있습니다. 멧돼지를 잡아먹고도 성이 차지 않았던 호랑이는 딸아이를 뒤쫒아 벼랑 끝까지 몰아갑니다. 스스로에게 손전등을 비추며 서서히 뒤를 돌아본 모습을 본 호랑이는 깜짝 놀라 벼랑 밑으로 떨어집니다. 귀신보다 무서운 인간 작가는 호랑이가 두려워하는 존재로 어린이를 등장시켰습니다. 어린이는 인간 세상에서 최약체에 속합니다.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힘이 거의 없으며 생존도 불가능합니다. 사자는 그런 꼬마가 무섭습니다. 귀신으로 착

리디아의 정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밀정원 [내부링크]

사라 스튜어트글, 데이비드스몰그림, 이복희옮김, 시공주니어 (사진출처: 알라딘) 삭막한 도심 한복판 어느 소녀가 꽃화분을 들고 있습니다. 화분과 꽃삽을 들고 있는 모습이 우리에게 어서 오라고, 이 옥상에 올라오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저 옥상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검은 철제 계단을 타고 두근두근 올라가 봅니다. 줄거리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기, 가정 형편이 어려워진 리디아는 잠시 먼 도시의 짐 외삼촌에게 맡겨집니다. 그녀는 빵집에서 엠마 아줌마에게 빵 만드는 법을 배우면서 틈틈이 꽃씨를 심고 가꿉니다. 그녀는 잘 웃지 않는 외삼촌을 위해 어마어마한 음모를 꾸밉니다. 그것은 건물 옥상에 멋진 정원을 만드는 것입니다. 마침내 정원이 완성되고 외삼촌은 그녀에게 굉장한 케이크를 만들어 줍니다. 아빠의 취직으로 다시 살던 곳으로 돌아갑니다. 자기만의 언어 이 그림책은 편지만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편지는 나와 타인을 연결하는 도구입니다. 그녀는 편지를 통해 자신을

까마귀의 소원 2/2 그가 진정으로 행복해졌을까 [내부링크]

반짝이는 마음의 별 까마귀는 젊은 시절 공기처럼 자유롭게 살았습니다. 아주 날쌔고 아름다웠지요. 사랑하는 아내도 있었구요. 반짝이는 물건들도 아주 많이 모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늙었습니다. 자기가 별볼일 없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늙어버린 그이지만 마음속에는 그 무엇보다 반짝이는 별이 있습니다. 바로 사랑입니다. 그는 백조의 목숨을 구해주고 받은 귀한 별가루를 남을 위해 써버립니다. 꼬리가 짧아서 슬픈 생쥐에게, 너무나 가난한 개구리에게, 친구가 없어 외로운 토끼 아가씨에게 줍니다. 마음속에 사랑이 가득한 그는 다른 이들의 어려움을 지나치지 못합니다. 그러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부족했습니다. 늙어버린 자신의 초라한 현실만 인식할 뿐 자신이 얼마나 멋진 까마귀인지, 얼마나 따뜻한 마음을 가졌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자신을 알까요 우리는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다른 이들의 장점을 잘 보면서 자신은 초라하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까마귀는 자신의 가치를 젊음, 건강, 아

팥빙수의 전설 배고픈 호랑이는 과일을 좋아해 [내부링크]

이지은, 웅진주니어, 2019-06-07 (사진출처:알라딘)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시즌송은 여름휴가송, 크리스마스송 이정도였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즌송도 점차 세분화되어가더군요. 지금은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들어야 할 노래들이 다 달라요. 그림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때부터인가 종류가 다양해지기 시작하더니 여름음식 책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고작 아이스크림 정도를 소재로 한 것들만 있었는데 지금은 그 종류도 다양해요. 오늘 소개할 책은 대표적인 여름간식 팥빙수에 관한 책입니다. 신선한 소재와 독특한 아이디어로 출간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팥빙수에 관한 이야기를 능청스럽게 풀어내어 읽는이로 하여금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듭니다. 줄거리 할머니가 있습니다. 할머니는 여러 과일, 팥 등을 열심히 농사짓습니다. 어느 날 수학한 팥으로 죽을 쑤고 직접 재배한 딸기, 수박, 참외 등을 챙겨서 장에 나갑니다. 가는 길에 눈호랑이를 만나고 과일을 모두 뺏깁니다. 마지막 남은

우당탕탕 야옹이-기차가 덜컹덜컹(좌충우돌 자유로운 영혼의 고양이 그림책) [내부링크]

우당탕탕 야옹이 시리즈 리뷰 1/3입니다. 제목과 상관없이 3개의 글은 독립적인 것이 아닌 하나의 글임을 밝힙니다. 구도 노리코, 윤수정 옮김, 책읽는 곰, 2015-09-15 (사진출처:알라딘) 세상에는 많고 많은 고양이 그림책이 있습니다. 귀염쟁이, 말썽쟁이, 사고뭉치, 반려동물, 유기묘, 모험의 주인공, 멋쟁이, 새침한 아가씨, 동화나라의 왕 등 많은 얼굴을 하고 있지요. 오늘은 그 중에서 귀염쟁이, 말썽쟁이, 사고뭉치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고양이들을 소개합니다. 늘 우당탕탕 좌충우돌 정신이 없지만 사랑스러운 매력이 넘칩니다. 줄거리 8마리의 고양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사는 곳에는 멍멍씨라는 의욕적인 자영업자가 살아요. 닭을 추정되는 동업자(조수)와 같이 일하지요. 멍멍씨는 아주 바지런해서 각종 업종을 고루 돌아가며 일합니다. 빵공장, 채소농장, 초밥집, 재벌(비행기 소유), 아이스크림가게, 카레집, 경단가게, 케이크가게를 운영합니다. 8마리의 고양이들은 말썽을 도저히 참을

엄마의 하나 둘 셋(현실엄마의 전쟁육아) [내부링크]

출처 알라딘 책을 읽어주는데 제 마음이 따끔따끔하며 아파옵니다. 얼굴은 화끈거리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엄마와 아이들의 삶을 유쾌한 방식으로 풀어갔지만 영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언제부터 우리 엄마들은 이렇게 화나고, 윽박지르는 모습이 되었는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줄거리 엄마에겐 서정현, 서미현, 서지현 이라는 세 딸이 있습니다. 여느 집 자식들처럼 매일 서로 투닥거리고, 방을 어지럽히고, 몸에 안 좋은 음식을 좋아하고, 목욕탕에서는 도망가기 일쑤입니다. 이 말썽꾸러기 딸들에겐 툭하면 하나, 둘, 셋 을 외치는 엄마가 있습니다. 셋까지 말을 듣지 않으면 크게 혼이 나지요. 딸들은 엄마가 셋까지 세지 않고 백까지 세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무서워 보이는 엄마의 너무도 고단한 일상과 딸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주며 그림책은 끝이 납니다. 전쟁같은 육아의 생생하고 유쾌한 묘사 제가 느꼈던 안타까움과는 반대로 그림에는 유쾌함이 가득합니다. 표지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부엌일을 하다

멸치 대왕의 꿈-용이냐 멸치구이냐, 같은꿈 다른 해석으로 삶을 풍자하는 그림책 [내부링크]

출처 알라딘 용의 모습이 위풍당당합니다. 눈과 구름을 헤치며 멋진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앞면지는 가자미가 길을 떠나는 장면입니다. 바다가 참 넓어보이네요. 작은 봇짐 하나 둘러메고 헤엄쳐가는 그의 표정이 어딘가 다급하고 힘들어보이건 제 기분일까요. 줄거리 옛날 동해 바다에 삼천 살 먹은 멸치 대왕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묘한 꿈을 꾸게 되고 가자미를 불러 꿈풀이를 잘하기로 소문난 서해 바다의 망둥이를 데려오라고 합니다. 가자미는 힘겹게 망둥이를 데려오고 그는 용이 될 꿈이라는 해석을 내리지요. 자신의 수고를 몰라주는 왕에게 화가 난 가자미는 그 꿈이 멸치구이가 되는 꿈이라고 애기합니다. 화가 난 왕은 가자미의 뺨을 세게 치고 눈이 한쪽으로 몰리고 맙니다. 장식적인 요소와 기하학적인 패턴 그림은 투명한 수채화 느낌입니다. 직접 여러 재료로 그리는 작가들도 아직 많이 있지만 요즘은 디지털 그림이 전반적으로 많아졌죠. 디지털 그림에서 수채화니 유화니 구분짓는 것이 큰 의미

방귀 혁명-소리를 경쾌한 시각으로 풀어낸 책 [내부링크]

출처 알라딘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재와 알록달록한 표지를 보는 순간 바로 무릎을 쳤습니다. 이것은 절대 실패하지 않을 책이다! 하면서요. 역시 제 예상이 맞았네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 부리나케 거실로 달려가 어제 읽다가 거실 한쪽에 두었던 방귀 혁명 책을 꺼냅니다. 그리고 익숙치 않은 한글로 더듬더듬 혼자 읽습니다. 그것도 여러번. 줄거리 숙이 씨가 사는 나라에 '방귀 금지법'이 생깁니다. 거대한 집게를 든 경찰관들은 방귀를 뀐 사람의 엉덩이를 집게로 묶지요. 더이상 참을 수 없게 된 그녀는 시원하게 뀌고 경찰들은 그녀를 뒤쫒습니다. 마지막으로 있는 힘껏 힘을 주고 크게 터트리고, 모든 사람들은 시원하게 뀝니다. 소리을 경쾌한 시각으로 표현한 그림 청각적 자극을 시각적으로 신선하게 표현했습니다. 그림은 경쾌하면서 역동적입니다. 소리를 그림이라는 평면으로 누구나 알게 쉽게 기발한 아이디어로 과감하게 나타냈습니다. 여러 인물들은 과학실 실험기구를 연상케 합니다. 각각의 인물은 집기병, 삼

오싹오싹 팬티!-긴장감과 유머가 공존하는 코믹 스릴러 [내부링크]

출처 알라딘 우리의 주인공은 참으로 깜찍하고 귀엽지만 그림책은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 으스스합니다. 형광 초록빛을 내뿜는 팬티의 표정은 가끔 깜짝 놀랄 정도로 무섭습니다. 이 책은 놀랍도록 팽팽한 긴장감과 몰입감으로 우리들을 끌어당깁니다. 줄거리 토끼 재스퍼는 새 속옷이 필요합니다. 엄마와 속옷가게에 간 그는 공포의 초록팬티를 발견하고 사옵니다. 이제 아가가 아니라 다 큰 토끼니까요. 새 속옷을 입고 자신만만하게 잠자리에 들지만 으스스하게 빛나는 속옷이 무서워졌습니다. 버리지만 자꾸만 돌아옵니다. 결국 그는 동글동글 언덕에 깊은 구덩이를 파고 속옷을 묻어버립니다. 돌아온 그는 편안히 눕지만 깜깜한 어둠이 무섭습니다. 고민하던 주인공은 그것을 다시 가져오고 둘은 좋은 친구가 됩니다. 무서움을 이겨내는 자신감 그는 자신만만하게 사서 입습니다. 자긴 이제 아가가 아니라 다 큰 토끼라고 으스대면서요. 아이들은 언제 처음 혼자 자게 될까요? 무서움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을 때 입니

당근 유치원-믿고 보는 안녕달 작가 그림책 [내부링크]

출처 알라딘 다른 이유는 필요 없었습니다. 안녕달 작가의 책이라는 이유만으로 홀린 듯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십수권을 주문했지만 배송되자마자 이 책부터 펼쳐 보았습니다. 아이는 둘째치고 제가 정말 읽고 싶었습니다. 줄거리 우리의 꼬마 주인공 빨간 토끼는 아빠와 함께 유치원에 들어갑니다. 그는 모든게 낯설고 어색합니다. 덩치가 무척 큰 곰 선생님은 목소리만 크고 힘만 세서 싫습니다. 어느날 만들기 시간에 곰 선생님께 반하기 되고 선생님과 결혼하고 싶어집니다. 엄마아빠는 밥 많이 먹고 크면 결혼하자고 합니다. 우리 동네 어디에나 있을 친숙한 곳 면지부터 당근색입니다. 어디선가 당근 노래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아이들과 부모들이 모두 토끼인데 반해 선생님들은 모두 제각각이네요. 다람쥐, 여우, 고양이, 곰 선생님입니다.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하는 곰 선생님은 자기만큼이나 커다란 쓰레기봉투를 버리다가 맞이합니다. 처음 맞이해주는 다람쥐 원장선생님은 무척 바쁜 듯 합니다. 마당일도 하고 나무

까마귀의 소원1/2 - 아름다운 그림이 인상적인 신비한 이야기 [내부링크]

출처 알라딘 그림 때문에 샀습니다. 뻔한 이야기일거라 짐작하고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젠 끝까지 함께 할 그림책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본 사람 누구든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줄거리 반짝이는 것은 무엇이든 모으기를 좋아하는 늙은 까마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사냥꾼이 놓은 덫에 걸린 백조를 구해줍니다. 백조는 보답으로 소원을 들어주는 별가루를 줍니다. 까마귀는 작은 생쥐, 개구리, 토끼 아가씨에게 별가루를 모두 나누어줍니다. 마지막 남은 별가루 한 알로 아주 작게 소원을 중얼거린 까마귀는 잠이 듭니다. 다음 날 아침 소원은 이루어졌습니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그림 그림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릴 적 EBS 명작동화를 보았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너무도 예쁜 여주인공, 멋진 왕자님, 신비로운 숲 등이 나오는 실사드라마였지요. 비밀의 문을 열면 나올듯한 동화나라 같았습니다. 이 그림책도 한편의 신비한 동화속 세상을 여행하게 해 줍니다. 너무도 정교한 묘사와 디테

감기 걸린 물고기(대중의 눈을 가리는 헛소문의 진실) [내부링크]

감기 걸린 물고기(박정섭, 사계절, 2016-08-31) 배고픈 아귀의 헛소문 대작전 사극 좋아하시나요? 저는 좋아합니다. 정통사극부터 퓨전사극까지 가리지 않고요. 멋진 남녀 주인공이 나온다면 금상첨화죠. 아무리 멋진 남녀주인공들이 나오더라도 빠지지 않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왕입니다. 왕이 등장하면 으레 '반역'에피소드가 이어집니다. 흔한 전개는 반역에 관한 헛소문을 퍼뜨려 정적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이 헛소문은 왕이 직접 내기도 하고, 신하가 내기도 합니다. 그 헛소문의 효과는 항상 좋습니다. 진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떤 목적에 의해 가공된 헛소문은 강력한 청소기마냥 진실을 무자비하게 빨아들이며 점점 거대해져 결국 모든 것을 집어삼킵니다. 애들아~ 빨간 물고기가~ 감기에 걸렸대~ 감기 걸리면 열이 펄펄 나잖아. 그래서 빨간 거야! 그런 것도 몰랐어? 감기 걸린 물고기 줄거리 배고픈 갈색 물고기가 등장합니다. 이마에 불빛을 달고 있는 걸로 봐서 아귀인 듯 합니다. 배고픈 아귀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억울한 늑대의 비겁한 변명) [내부링크]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존 셰스카 글, 레인 스미스 그림, 황의방 옮김, 보림, 1996-11-01) 분명 늑대의 한풀이지만 진짜 그를 불쌍히 여겨야 할지 아리송합니다. 그동안 나쁜 늑대로 오해받아 힘들었을 그를 응원해줘야 할 것 같지만 그럴 마음이 생기지 않는 건 왜일까요. 늑대는 돼지를 진정한 이웃으로 생각했을까. 먼저 늑대가 설탕을 빌리러 이웃 돼지네 집에 가는 것부터 봅시다. 이 늑대는 하필 돼지의 집 주변에 살까요? 돼지가 일부러 늑대의 집 옆에 자기 집을 지었을리는 없고, 아마 늑대가 나중에 짓지 않았을까 합니다. 재채기로 집이 무너지고 돼지가 죽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죠. 그렇다고 날름 먹다니요. 도대체 돼지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는걸까요? 음식을 바깥에 두면 상하니까 먹어치우는 게 낫다는 합리화를 합니다. 평소 늑대는 돼지를 진정한 이웃을 생각하지 않았나 봅니다. 돼지형제를 머리가 나쁘다며 무시하고, 그저 커다란 치즈버거나 먹음직스러운 햄 정도로

장수탕 선녀님 그림책(대가없는 만남이 주는 즐거움) [내부링크]

장수탕 선녀님(백희나, 책읽는곰, 2012-08-30) 놀이터에 가 보셨나요? 아이를 키우면서 놀이터는 제 2의 집입니다. 좋은 놀이터가 집을 고르는 기준이 되기도 할 만큼 아이들에게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깔깔거리는 아이들을 보면 그렇게 흐뭇할 수 없지요. 뭐가 그리 재미있을까 신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모에게도 기쁨의 공간일까요? 놀이터는 부모에게는 외로운 공간입니다. 놀이터의 풍경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어요.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처음 본 친구라도 재미있게 노는데 부모들은 죄다 핸드폰만 보고 있어요. 같이 아이를 키우는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이니 같이 도란도란 애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혹시나 누가 말걸지 두려운 사람들처럼 기계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아이들은요? 그냥 다가가서 "나도 같이 놀자!"라고 하면 끝입니다. 술래잡기를 하다가도, 얼음땡을 하다가도 누구든지 들어올 수 있어요. 누구든 그저 재미있게 놀면 됩니다. 나이도 성별도 다 필요없지요.

진짜 코파는 이야기(너도 파고 나도 파는 재미있는 생리현상 그림책) [내부링크]

진짜 코파는 이야기(이갑규, 책읽는곰, 2014-08-10) 진짜 코파는 이야기입니다. 가슴 찡한 감동이나 교훈 따위는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멋진 주인공도, 악당도 없습니다.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코만 팝니다. 표지부터 눈길을 끄는 그림책 표지에는 멋진 사자가 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MGM 영화사 로고의 황금빛 사자.....가 아니군요. 몹시 집중하며 열심히 코를 파고 있는 사자입니다. 추측컨데, 코를 파다가 코딱지가 더 깊이 들어갔나 봅니다. 그래서 저렇게 무시무시한 얼굴로 코를 파나요. 로고 아래부분의 유령가면도 덩달아 코를 파고 있습니다. 혀로 코를 파다니 대단하군요. 저에겐 없는 능력이라 참으로 부럽습니다. 책을 열면 어떤 무시무시하게 더러운 영화가 개봉될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앞면지에는 배우오디션이 열렸군요. 영화감독이 콧구멍을 크게 벌려주세요! 를 외치는 걸로 보아 동물배우를 뽑는 기준이 콧구멍 사이즈인가 봅니다. 코끼리 합격, 판다 합격, 개구리 탈락, 호

별을 사랑한 두더지(욕심과 용기, 나눔과 사랑에 관한 그림책) [내부링크]

출처 알라딘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책 그림책에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나요? 특별히 웃기지도, 슬프지도,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는 책도 아닌데 말이에요. 이 책에는 과연 무엇이 있기에 우리의 마음을 이렇게 훈훈하게 만들까요. 줄거리 두더지 한 마리가 있습니다. 어느날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며 하늘에 있는 별을 모두 갖고 싶다는 소원을 빕니다. 그러자 하늘까지 닿는 사다리가 생기고 그는 사다리를 타고 하늘에 있는 별을 모두 따서 집으로 가져옵니다. 어느날 아무것도 없는 까만 밤하늘을 발견하고 슬퍼하는 동물들을 본 그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합니다. 이윽고 용기낸 후 모두에게 자신의 행동을 밝히고 별을 다시 하늘로 되돌려놓습니다. 갖고 싶은 욕망 왜 하필 두더지일까요? 시력이 아주 나빠서 눈을 거의 쓰지 않고 후각과 촉각으로 사는 동물인데요. 그런데 반짝이는 별빛을 무척 좋아합니다. 어쩌면 작가는 무엇인가를 강렬하게 바란다는 것이 쓸데없는 욕심이라 말하고 싶은 걸까요? 우리

너는 특별하단다(자존감 회복을 위한 그림책 추천) [내부링크]

너는 특별하단다(맥스 루케이도 지음, 세르지오 마르티네즈 그림, 이가장수 날개 옮김, 2002-02-10) 자존감 회복을 위한 힐링그림책 표지만 봐서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듯 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밝고, 따뜻하며, 기발하거나 웃긴 이야기가 아님은 분명합니다. 붉은색과 갈색톤을 주로 하는 표지는 중후하기까지 합니다. 작가가 어떤 메세지를 주고 싶어하는지 바로 추측할 수 있는 제목이 되려 호기심을 없애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책장을 한장한장 넘길수록 깊은 울림이 마음속 깊이 퍼진다고 할까요. 세계명작동화를 읽는 것처럼 진부했던 책이 어느샌가 발끝을 저리게 합니다. 보잘것없는 나무사람 펜치넬로 여기 보잘것없는 나무사람 펜치넬로가 있습니다. 펜치넬로는 웸믹이라는 작은나무사람입니다. 웸믹들은 금빛 별표가 든 상자와 잿빛 점표가 든 상자를 들고 만나는 이들마다 별표나 점표를 붙입니다. 멋지거나 재주가 있는 웸믹들은 금빛 별표를, 보잘것없는 웸믹들은 잿빛 점표를 받습니다. 슬프게도

강아지 복실이(반려동물이 키우고 싶어지는 그림책) [내부링크]

강아지 복실이(한미호 글, 김유대 그림, 국민서관, 2012-09-05, 초판출간 1999) 나도 강아지 키우고 싶어 어린이들은 누구나 반려동물을 꿈꾸지요. 동물을 무척 좋아했던 저도 어렸을때부터 강아지든 고양이든 상관없이 꼭 키우고 싶었습니다. 사춘기 이후에는 동물을 연구하는 사람이 되고도 싶었습니다. 아, 수의사는 아니에요. 아픈 동물을 보거나 피를 보는 일은 제 적성이 아닙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바라는 대로 이루어질 수는 없는 법. 40이 넘도록 결국 반려동물은 키우지 못했습니다. 남동생이 어디선가 얻어온 햄스터를 잠깐 키우긴 했지만 곧 죽어버렸지요. 정말 상감마마처럼 받들고 애지중지 했는데도 얼마 살지 못했습니다. 햄스터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퇴근하면서 엉엉 울던 기억이 나네요. 밝고 유쾌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그림책 표지부터 익살스러운 '강아지 복실이'는 읽는 사람이 누구든 저절로 반려동물이 키우고 싶게 만드는 책입니다. 책 전반에 걸쳐 개구지고 익살스럽고 긍정적인 분

우리가족 납치사건(우리에게 휴식을 허락하자) [내부링크]

우리 가족 납치 사건(김고은, 책읽는곰, 2015-07-20) 조금 쉬어도 괜찮아. 납치라니! 정말 무서운 말입니다. 게다가 가족이 납치된다니요. 생각만으로도 오싹해집니다. 납치라는 것은 어떤 더 무서운 범죄를 일으키기 위한 중간과정이기에 납치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연히 더 무서운 일이 상상되곤 합니다. 이 사람좋아보이는 가족은 왜 납치당한 것일까요? 줄거리 전진해 가족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던 중 어떤 물건, 자신의 머리카락 등으로 어디론가 납치됩니다. 납치된 곳은 아무도 없는 바닷가! 그곳에서 가족들은 아무 생각 없이, 걱정 없이 즐겁게 놉니다. 그래도 아무 일 없었습니다. 동아줄은 이 가족을 어디로 데려갈까요. 표지 그림만 봐도 이 가족의 납치는 왠지 즐거워 보입니다. 가운데 있는 딸아이가 웃고 있거든요.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반면에 엄마와 아빠는 피곤하고 근심이 가득한 얼굴이네요. 엄마와 아빠는 무슨 일로 이렇게 걱정이 많을까요. 이 가족을 납치하고 있는 것은 굵은 동아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