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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플라이어」 - 조지 R.R. 마틴 [내부링크]

허공을 나는 우주선 속의 밀실살인사건 나이트플라이어 저자 조지 R.R. 마틴 출판 은행나무 발매 2018.10.11. 조지 R.R. 마틴은 드라마로 큰 인기를 끌었던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이나, 사실 그는 SF나 호러 소설 쪽에도 조예가 깊은 작가다. 「나이트플라이어」는 SF와 공포가 결합된 작품으로, 어떻게 보면 이런 SF 호러가 그의 전문 분야에 가깝기도 하다. 이 작품은 먼 미래에 인류가 연방 제국을 만들어 크게 융성하다 외계인과의 전쟁으로 몰락한 시점을 배경으로 하는데, 제국만 무너졌을 뿐 곳곳에 문명이 유지되는 행성이 있다는 설정이다. 동일한 세계관('천 개의 세계'라고 부른다)으로 여러 작품이 존재하지만 「나이트플라이어」는 그 중에서도 볼크린이라는 외계 종족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서 우주 외곽으로 탐사를 나간 조사대의 이야기를 다룬다. 볼크린은 아주 먼 과거부터 우주의 가장자리를 향해 나아가는 정체불명의 대상을 말한다. 사람들은 고도로 발전한 고대 종족이

「명상록」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내부링크]

철인 황제의 전장에서의 명상의 기록 명상록 저자 아우렐리우스 출판 인물과사상사 발매 2019.04.05.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고대 로마의 최고 전성기라 일컬어지는 로마 5현제 시대의 마지막 황제이다. 그는 전쟁과 내정 등 다방면에 능통한 황제로서 로마의 태평성대를 이끌었는데, 황위를 물려받은 그의 아들 콤모두스가 희대의 폭군이 되며 5현제 시대는 끝이 난다. 이 후계자 문제를 제외한다면 그는 흠 잡을 데 없는 성군이었기에 현재까지도 존경받는데, 특히 주목받는 점은 그의 철학자적 면모다. 그는 황제이기 이전에 스토아 학파의 철학자로서 항상 덕과 공공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삶을 살아왔으며, 전장에서도 철학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것이다. 「명상록」은 그의 철학을 대표하는 명저로,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책이 아니었기에 정확히 쓰인 연도나 장소를 알 수는 없지만 작중 나오는 몇몇 묘사로 미루어 보아 전쟁 중 쓰인 책으로 추측된다. 즉 그는 전쟁터와 같은 극한 상황에서도 철학자로 남았던 철

[2022 마이 블로그 리포트] 올해 활동 데이터로 알아보는 2022 나의 블로그 리듬 [내부링크]

2022 마이 블로그 리포트 2022년 올해 당신의 블로그 리듬을 알아볼 시간! COME ON! campaign.naver.com 이렇게 열심히 안쓴거같은데

「우산의 역사」 - 매리언 랭킨 [내부링크]

비를 막는 것보다도 중요하고 다양한 쓰임새 우산의 역사 저자 매리언 랭킨 출판 문학수첩 발매 2021.09.10. 최근 드라마 <슈룹>이 큰 인기를 끌었다. 보지는 않아서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하지만, 제목의 슈룹은 우산을 뜻하는 옛말이라고 한다. 이처럼 우산은 비를 막는 데 사용하는 도구임에도 문학이나 예술 분야에서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소재다. 로빈슨 크루소는 무인도에서 우산을 만들었고, 매리 포핀스는 우산을 펼쳐 하늘을 날아간다. 영화 <킹스맨> 시리즈에서는 첨단 우산 무기도 나온다. 심지어 찰스 디킨스는 자신의 작품에서 우산만 100번을 넘게 등장시켰는데, 이는 당시 영국 사회에서 우산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가지고 있었는지 보여준다. 당시에는 오히려 우산으로 비를 막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을 정도였다고 하니, 시대에 따른 인식 변화도 흥미로운 주제가 된다. 먼 과거 이집트나 인도 등지에서 사용되던 최초의 양산과 여기에서 파생된 우산은 지배자의 권위를 상징했다. 동쪽으로 이동해

「고도에서」 - 스티븐 킹 [내부링크]

스티븐 킹의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이야기 고도에서 저자 스티븐 킹 출판 황금가지 발매 2019.11.15. 스티븐 킹은 SF나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한 인물이지만, 그의 주 전공을 꼽자면 단연 호러일 것이다. 샤이닝, 캐리, 살렘스 롯, 그것 등 그의 대표작을 꼽자면 호러 소설이 가장 먼저 나오며, 이들은 호러 영화로도 만들어져 수많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한 바 있으니 말이다. 그 때문인지 스티븐 킹이 공포만 다루는 어두운 사람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실 그는 인권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기부를 하는 인물이다. 「고도에서」는 이런 그의 따뜻한 측면을 보여주는 흔치 않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킹 본인이 가장 존경하는 작가로 꼽는 리처드 매드슨(「나는 전설이다」의 저자)의 단편 「줄어드는 남자」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줄어드는 남자」는 한 남자가 크기가 줄어들어 쥐와 사투를 벌이며 살아가는 이야기인데, 「고도에서」의 주인공 스콧 캐리는 크기는

「앨런 튜링, 지능에 관하여」 - 앨런 튜링 [내부링크]

언젠가 기계도 생각할 수 있을까? 앨런 튜링, 지능에 관하여 저자 앨런 튜링 출판 에이치비프레스 발매 2019.10.21.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여 크게 각광받고 있는데, 이런 인공지능 발전의 초석을 닦은 이는 컴퓨터과학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앨런 튜링이다. 그는 수학과 생물학에도 업적이 있지만 최초로 디지털 컴퓨터가 생각할 수 있다고 여긴 인물이기도 한데, 이 책은 그의 논문 중 인공지능을 다룬 다섯 편을 모아 놓았다. 그 유명한 이미테이션 게임과 튜링 테스트가 처음 언급된 논문으로, 그의 인공지능에 대한 생각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저작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그는 인공지능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하나하나 반박하며, 기계가 생각할 수 있다는 증거를 직접적으로 제시하지는 못하더라도 생각하는 기계가 불가능하다는 보장은 없다는 점을 짚는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영화로도 제작된 흉내 게임, 즉 이미테이션 게임이다. 기계가 아니라 인간으로만 구성된 사례

대전 탑립돌보 탐조대 2 [내부링크]

탑립돌보탐조대 대전광역시 유성구 문지동 565 겨울철새가 주로 모이는 곳이라길래 이번에는 날씨가 추워졌을 때 다시 갔다. 민물가마우지나 왜가리는 여전히 있었는데, 확실히 전보다는 수도 많고 종류도 다양해졌다. 민물가마우지는 평소에도 많지만 이번에는 거의 백여 마리가 있었다. 반면 왜가리는 한 마리밖에 보이지 않았다. 자세히 보면 흰뺨검둥오리와 민물가마우지 말고도 청둥오리가 한 마리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중앙에 있는 새는 흰죽지라는 새다. 머리는 붉고 몸은 흰색인 게 특징. 야생 원앙은 처음 봤다. 어쩌다보니 날아가는 모습이 찍힌 흰뺨검둥오리.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 [내부링크]

DCC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 대전광역시 유성구 엑스포로 87 오늘부터 23일까지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이 진행된다. DCC에서 진행되는 각종 기업 및 연구소의 전시, 과학 실험과 이벤트, 공연, 열기구 체험 등 과학을 테마로 한 다양한 컨텐츠가 있는데, 오늘은 지나가던 길에 들른 것뿐이라 자세히 보지는 않고 전시장만 잠시 둘러봤다. DCC 안에 마련된 사이언스페스티벌 전시장. 이름만 봐도 알 것 같은 업체가 대부분이다. 성인이나 업계 종사자보다는 대체로 중고등학생 연령대에 맞추어져 있고, 실제로 학생들이 많이 견학온 것을 볼 수 있었다. 뒤의 한빛탑을 보면 알겠지만 여긴 엑스포과학공원이다. 사이언스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걷기대회가 진행되는데, 과학공원과 한밭수목원에 지정된 10곳 중 5곳 이상의 장소에서 QR코드를 찍은 뒤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면 된다. 양쪽의 천막에서는 초등학교 영재학급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학생들과 지도교사가 과학 체험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니 같이 불러보는 것도 좋을

유성국화전시회 [내부링크]

유림공원 대전광역시 유성구 어은로 27 유림공원 일대에서 10월 30일까지 진행되는 축제다. 축제 기간도 길고 전시물도 많아서 유성구 최대 축제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특히 올해는 참가한 단체가 굉장히 많다. 한국디지털사진가협회, 한국식물화가협회, 대한청하문학회, 대전광역시수석연합회 등 민간단체는 물론, 건설회사나 미술대학에서도 전시물을 내놓았기 때문에 볼거리가 많다.

대전 성암미술관 [내부링크]

성암미술관 대전광역시 유성구 온천동로 19-1 유성온천 인근에 있는 미술관이다. 전시물들은 주로 2,3층에 있고 1층은 충남대 동아리나 다른 단체와 활동할 때 사용하는 공간이다. 주로 중국,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의 도자기와 벼루를 전시하며, 그림이나 병풍도 몇 점 있다. 전시물 이름과 설명도 관장이 직접 손으로 쓴 듯하고, 사설 미술관이라는 티를 팍팍 내는 곳. 가면 설명도 해 주시지만 솔직히 국공립 미술관에 비하면 전문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다. 설명하다가 막힐 때도 있고, 핸드폰 꺼내서 검색해 보라고도 하시고, 전문적인 해설을 바라고 갈 곳은 아니다. 다만 사설 미술관 치고는 전시물이 상당히 많고 알차다. 건물 자체가 크게 눈에 띄지 않게 있어서 도자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나 찾아갈 곳으로 보인다.

국립중앙과학관 생물탐구관 [내부링크]

국립중앙과학관생물탐구관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덕대로 481 엄연히 국립중앙과학관의 일부지만 본관과 멀찍이 떨어진 주차장 쪽에 위치한다. 이름은 생물탐구관이지만 동물은 닥터피쉬 정도가 전부고, 실질적으로는 식물원이나 다름없는 곳. 원형의 온실에 각종 식물이 전시되어 있고, 2층에는 선인장들을 집중적으로 두었다. 식물원은 인근 한밭수목원에도 존재하는데, 한밭수목원의 열대식물원이 규모 면에서는 크지만 열대식물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반면 여기는 온대지역의 식물도 많다는 차이가 있다. 선인장의 경우에는 생물탐구관이 한밭수목원 다육식물원보다도 많고 다양한 듯하다. 선인장을 좋아한다면 꼭 한 번은 오는 게 좋을 것이다.

「루머」 - 캐스 선스타인 [내부링크]

발 없는 말이 천 리 가는 이유 루머 저자 캐스 선스타인 출판 프리뷰 발매 2009.11.30. 우리는 평소에도 수많은 루머를 접한다. 흔히 말하는 가짜 뉴스뿐만 아니라 연예인에 대한 가십거리, 정치인들의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 등 주변에서 퍼져 나가는 온갖 소문이 다 루머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루머는 진실 여부와는 별개로 당사자에게 큰 피해를 입히고, 정작 루머를 퍼뜨린 사람은 책임지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데, 불특정 다수를 통해 전파되는 데다가 유튜브나 SNS 등 현대 매체를 통해 점점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루머의 특성을 분석하고, 그 해결 방안을 위축 효과로 제시한다. 우선 루머 중에는 그럴듯하게 짜인 것도 있지만 누가 봐도 터무니없는 것도 적잖이 있다. 이런 경우는 조금만 생각해 봐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지만, 어째서인지 ‘그럴듯한’ 루머와 마찬가지로 한 번 전파되면 겉잡을 수가 없다. 즉 루머가 얼마나 그럴듯한지는 루머의

「주기율표」 - 프리모 레비 [내부링크]

화학자의 인생은 주기율표에 담긴다 주기율표 저자 프리모 레비 출판 돌베개 발매 2007.01.12. 이탈리아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프리모 레비는 소설가이자 화학자이며, 유대인으로서 아우슈비츠에 수감된 적 있는 인물이다. 그 자신에 따르면 단 세 명 밖에 없었던, 니스 공장에서 일하던 작가이기도 하다. 「주기율표」는 그가 살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주기율표의 원소를 테마로 엮어낸 책으로, 작가로 활동하면서도 화학자로서의 삶을 놓지 않았던 그의 특징이 잘 묻어나는 작품이다. 아우슈비츠에서 겪었던 일들은 「이것이 인간인가」에서 주로 다루기 때문인지 이 책은 그의 화학자로서의 일면에 집중하는 경향이 짙다. 화학에 관심을 가진 계기라거나, 화학 공장에서 일할 때 받은 의뢰에 대한 일화 등이다. 책은 원자번호 18번의 아르곤으로 시작해서 원자번호 6번의 탄소로 끝이 난다. 원소의 순서는 딱히 정해져 있지 않아 크게는 92번 우라늄까지 나오기도 한다. 각 장의 제목은 해당 에피소드와 관련된

&lt;트롤 헌터&gt; - 안드레 외브레달 [내부링크]

트롤 사냥꾼 감독 안드레 외브레달 출연 오토 제스퍼슨, 한스 모르텐 한센 개봉 2011. 10. 17. 기본적인 설정부터가 굉장히 독특하다. 노르웨이에 실제로 트롤이 존재하고, 노르웨이 정부에서는 트롤들이 일정 범위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으며, 간혹 이를 벗어난 트롤이 있을 경우 정부 요원이 나서서 트롤을 처치한 다음 곰의 사체를 가져다 놓는 식으로 야생동물의 소행이라 무마한다는 것이다. 크리처물에 트롤이라는 소재 자체가 흔치 않은데 이를 절묘하게 현실과 엮어 현실감을 주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영화는 이 현실감을 살려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들어졌는데, 플롯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영화를 촬영하는 대학생 무리가 우연히 트롤의 흔적을 접하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의 한스라는 남자를 소재로 삼게 되었는데, 사실 그가 트롤 관리국의 요원이라 그가 트롤을 사냥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게 된다는 내용이다. 학생들은 트롤의 존재를 은폐하려던 정부에 잡혀갔지만 영상은 남아 방송국에

대전 탑립돌보 탐조대 3 [내부링크]

탑립돌보탐조대 대전광역시 유성구 문지동 565 가는 길에 만난 왜가리 강 반대편으로 날아갔다가 다시 있던 자리로 돌아왔다. 왜가리가 서 있는 걸 손호해서인지 수영하는 모습은 흔치 않은 편 툭 튀어나온 부리가 인상적인 물닭들 흰죽지가 많이 늘었다 항상 보이는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민물가마우지 바위 가운데 앉아 있는, 눈가에 녹색 줄이 있는 녀석은 쇠오리다. 돌아오는 길에 본 왜가리. 크기도 작고 색도 옅은데 유조인가? 얘도 오는 길에 찍었는데 가까이 접근을 못해서 자세히 찍지는 못했다. 아마 황조롱이인듯?

「드로잉 수업」 - 버트 도드슨 [내부링크]

드로잉은 자기를 발견하는 것뿐 아니라 사물의 연관성을 발견하는 수단 드로잉 수업 저자 버트 도드슨 출판 미디어샘 발매 2012.07.18. 세계적으로 유명한 드로잉 교습서로, 그 명성에 걸맞게 그림에 대한 기초가 전혀 없는 사람이라도 드로잉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선입견을 없애는 것부터 시작해 형태와 명암에 대해 익히고, 구도와 질감, 더 나아가 상상력을 결합시키는 것까지의 과정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무엇을 그릴지 적절한 예제를 단계마다 제시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이 과정을 직접 따라가다 보면 어느 정도 느낌이 올 것이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모순적인 두 대상을 아우르는 것으로, 대상을 그리기 위해 배경을 그리기, 스스로의 필체를 만들기 위해 거장의 필체를 모방하기, 그리려는 대상을 의도적으로 잘라내서 크로핑하기 등이 있다. 언뜻 보면 반대되는 둘이 어울리지 않는 듯하지만, 생각 외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미술 교습서라는 특성 상 내용

「저주토끼」 - 정보라 [내부링크]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저주토끼 저자 정보라 출판 아작 발매 2022.04.01. 열 편의 공포 중단편들이 수록된 책이다. 저자가 저자인지라 SF 분류에 들어 있지만 로봇이 나오는 단편이 하나 들어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이 책 자체는 딱히 SF와 연관이 없다. 사실 공포에 국한된 것도 아니고, 판타지 장르에도 폭넓게 걸쳐 있기에 다루는 소재는 다양하다. 표제작 <저주토끼>는 저주를 거는 물건을 만드는 집의 이야기이고, <머리>는 별안간 변기에서 튀어나온 말하는 머리를, <안녕, 내 사랑>은 로봇을 사랑하게 된 사람을 다룬다. 이렇게나 소재가 다양함에도 굳이 한 가지 공통된 특징을 꼽자면 불합리함이 있다. 악행을 저지른 사람만 벌을 받는 것도 아니고,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사람이 불행한 결말을 맞기도 하는 식이다. 잘못을 했다 하더라도 그에 비해 대가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는 간단히 생각해 보면 공포심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지만,

KAMF [내부링크]

카이스트본원학술문화관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학로 291 한국과학기술원 재미없기로 소문난 KAIST 축제지만, 3년만의 축제라 그런지 사람이 평소보다 배는 많다. 1~3학년들한테는 사실상의 첫 축제니까 더욱 특별할 것이다. 학생들이 만든 부스도 있고, 초대가수 공연도 한다. 9월 16일,17일에 볼 수 있다.

국립중앙과학관 [내부링크]

국립중앙과학관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덕대로 481 국립중앙과학관 대전 유성구에 있는 국립중앙과학관. 그 이름답게 국내의 모든 과학관을 통틀어서도 손꼽히게 큰 규모를 자랑한다. 기본적으로는 무료 관람이고, 몇몇 전시관에 한해서 표를 사야 한다. 펜로즈 삼각형이 있는 정문 특별 전시를 하는 창의나래관. 현재는 달과 관련된 전시가 진행 중이다. 정문으로 들어와 정면으로 가면 과학관의 중심인 큰 건물이 있는데, 사진 기준 왼쪽은 자연사관/인류관이고 오른쪽은 과학기술관이다. 현재 내부 공사로 과학기술관은 이용이 불가능하다. 위 사진에서 정면으로 계속 가면 나오는 로켓 분사구 미래기술관은 과거 산업 혁명 시기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기술의 발전, 그리고 미래의 기술로 가는 흐름에 대해 다룬다. 미래에 생길 신직업이나 유망한 기술 분야, 앞으로 생길 제품 등을 예측한다. 미래기술관 3층에는 현재 전국학생과학발명품 경진대회의 출품작이 전시되고 있다. 너무 많아서 전부 보지는 못했지만, 페트병 라벨을 쉽

대전 숭현서원 [내부링크]

숭현서원 대전광역시 유성구 엑스포로251번길 36 1585년 수부 정광필, 충암 김정, 슈암 송인수 세 분을 모시기 위해 세운 서원이었으나 임진왜란 당시 한 번 불타 소실되고, 1609년 재건되었으나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철거되었던 서원이다. 1995년~2001년에 복원하였다고 하는데, 서원 철폐 당시 없어졌다는 것으로 보아 그다지 규모가 크거나 중요한 서원은 아니었나 보다. 숭현서원에서 우암 송시열을 모시긴 했는데 그는 대전에서 자랐기 때문에 대전에는 그와 관련된 유적이 굉장히 많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역사적인 중요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은 셈이다. 다만 지금도 찾아가면 설명해주시는 분이 건물 안에서 대기중이기에 관리 자체는 잘 이루어지고 있는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규모가 그다지 큰 편도 아니고, 골목을 좀 돌아야 들어갈 수 있어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단점이다. 서원마다 다 있는 하마비. 가까이 접근할 수는 없게 되어 있다. 서원의 내력 서원의 입구이자 유생들이 2층

「이광형, 카이스트의 시간」 - 심재율 [내부링크]

거꾸로 TV를 보는 괴짜 교수 이광형, 카이스트의 시간 저자 심재율 출판 김영사 발매 2020.04.24. 현 카이스트 총장인 이광형 교수는 소위 말하는 괴짜 교수로 유명하다. 사무실에는 TV를 뒤집어서 걸어 놓았고, 드라마 <카이스트>에 나오는 괴짜 교수의 모델이 되었으며, 카이스트의 마스코트인 거위를 데려온 것도 다름아닌 그다. (여기에는 뒷이야기가 있는데, 원래 타조를 풀어놓으려 했으나 교통사고의 우려가 있고, 오리는 너무 작은 것 같아 거위로 정했다고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단순히 특이한 교수로만 보이겠지만 업적도 많은데, 우선 넥센의 창업주 김정주를 포함해 그의 제자들은 각종 유명 IT기업을 세웠고, 한국과학영재학교로 대표되는 국내의 영재교육을 진흥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가장 대표적인 업적을 고르라면 당연히 600억이 넘는 대규모의 기부금을 유치해 새로운 학과인 바이오및뇌공학과를 설립한 것이다. 새로운 학과를 만든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당시 바이오공학이라는

대전 탑립돌보 탐조대 [내부링크]

탑립돌보탐조대 대전광역시 유성구 문지동 565 갑천에 원래 새들이 많이 찾아오긴 하지만 여기는 특히 폭이 넓은 곳에 망원경을 설치해 새들을 방해하지 않고 관찰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참수리에 고니에 황새에 각종 희귀한 새들이 온다는 모양. 다만 지금은 때가 좋지 않은지, 갑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흰뺨검둥오리, 왜가리, 민물가마우지 정도만 있다. 겨울이 되면 다시 올 것. 왼쪽부터 왜가리, 흰뺨검둥오리, 민물가마우지. 사실 이 정도는 갑천 어디는 잠시 걸으면 볼 수 있다.

「왓치맨」 - 앨런 무어, 데이브 기번스 [내부링크]

감시자들은 누가 감시하는가? 왓치맨 디럭스 에디션 저자 앨런 무어 출판 시공사 발매 2019.03.30. '감시자들은 누가 감시하는가?'는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의 풍자시에 나오는 대목으로, 아내의 불륜을 막기 위해 감시자를 고용한다 해도 그 감시자와 아내가 불륜을 저지를 테니 이는 누구에게 감시를 맡기겠냐는 내용이다. 본질적으로 '감시'라는 행위 자체의 맹점을 지적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데, 평소에도 아나키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곤 하는 앨런 무어는 이 격언을 마찬가지로 인용한다. 슈퍼히어로가 범죄를 막는다고 하지만, 그 슈퍼히어로가 타락해서 시민들을 해칠 의도를 갖게 된다면? 슈퍼히어로를 감시하는 상위의 슈퍼히어로를 만들어야 하나? 그렇다면 이들이 또 타락한다면? 절대적이고 완전한 최상위의 슈퍼히어로가 존재할 수 있을까? 이제 여기에서 슈퍼히어로를 정부, 공권력으로 대체한다면 앨런 무어가 전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왓치맨」은 현실의 역사와 상당히 유사한 역

「데미안」 - 헤르만 헤세 [내부링크]

새 시대의 시대정신과 그 선지자 데미안 저자 헤르만헤세 출판 민음사 발매 2009.01.20. 「데미안」은 일반적으로 화자인 싱클레어에 헤르만 헤세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켜 성장을 다룬 소설로 해석되곤 한다. 「수레바퀴 밑에서」의 한스, 「동방 순례」의 H. H. 등 저자 자신의 분신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것은 헤르만 헤세의 작품에선 일반적인 일이다. 「데미안」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아브락사스라는 상징은 영지주의의 개념인데, 이 책을 집필할 당시 헤세가 영지주의에 심취한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데미안과 싱클레어가 그의 내면을 형상화한 인물이라는 해석은 타당하다. 하지만 영지주의가 만족스럽지 않았던 모양인지 그는 「데미안」이후 영지주의에 기반을 둔 작품을 쓰지 않고, 「싯다르타」부터 시작해 「동방 순례」까지 동양철학과 연관된 작품을 주로 다루게 된다. 이렇게 헤세의 가치관이 계속 변화한 것은 그가 당시 유럽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인물이었기 때문일 것인데, 바로 이 시대의 가치관, 즉

&lt;어쌔신 크리드&gt; - 저스틴 커젤 [내부링크]

어쌔신 크리드 감독 저스틴 커젤 출연 마이클 패스벤더, 마리옹 꼬띠아르, 제레미 아이언스, 아리안 라베드, 브렌단 글리슨, 마이클 K. 윌리엄즈 개봉 2017. 01. 11. 동명의 게임 시리즈를 영화로 만들었는데, 게임 원작 영화가 보통 게임의 스토리를 그대로 영화로 옮기는 데 비해 이 영화는 특이하게도 게임과 동일한 세계관으로, 다른 장소에서 벌어진 일을 다룬다. 게임에서는 다룬 적 없는 스페인을 배경으로 하는데, 말하자면 외전 스토리를 영화로 풀어낸 셈이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가 본래 인기가 굉장히 높은 게임 시리즈이긴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점 때문에 평가가 매우 낮다. 우선 게임의 설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수천 년 전부터 자유를 숭상하는 암살단이라는 세력과 자유를 억압해서라도 질서를 중시하는 템플 기사단이라는 세력이 대립하고 있으며, 현재는 기사단이 자본주의 체계 하에 세력을 키운 상태이다. 이들의 목표는 고대의 강력한 유물을 회수하는 것인데, 이 유물들을 과

「신곡」 - 단테 알리기에리 [내부링크]

너무나 인간적이기에 더욱 신성한 신곡(La Divina Commedia) 저자 단테 알리기에리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21.03.30. 단테가 지옥, 연옥, 천국을 지나며 겪은 일들을 다루는 서사시 「신곡」은 신학적으로도, 문학적으로도 굉장히 높은 가치를 지닌 책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책 중 하나로 취급될 정도로 그 명성은 높고, 그 영향력 또한 지대해서 「신곡」을 모티브로 한 영화나 게임도 꾸준히 나올 정도이다. 다만 이 책이 기본적으로 소설이 아니라 시의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단테가 기독교 신학과 고전문학, 역사 등에 다방면으로 박식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냥 읽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상당히 많다. 「신곡」의 시작에서 단테는 언덕을 오르려다가 세 짐승 표범, 사자, 암늑대에게 쫓기게 되는데, 고대 로마의 작가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나 그를 구한다. 베르길리우스는 단테의 길잡이가 되기로 하고, 여기에서부터 지옥과 연옥을 지나는 여정이 시작된다. 이들은 아홉 겹의 지옥을

대전곤충생태관 [내부링크]

대전곤충생태관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대로 191 대전 한밭수목원 동측 열대식물원 인근에 있다. 곤충의 생태에 관한 설명도 있고, 장수풍뎅이나 거저리 등 곤충을 직접 만져보며 체험할 수도 있다. 특이한 점은 곤충뿐만 아니라 굉장히 다양한 동물들이 전시되어 있다는 것인데, 전시하는 귀뚜라미나 밀웜을 먹이로 주는 듯하다. 식충식물이 전시된 작은 식물원도 있고, 우파루파와 게코도 있다. 이게 곤충생태관이 맞긴 한가 싶을 정도. 입구의 조형물. 여기가 곤충생태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카레로 보는 인도 문화」 - 가라시마 노보루 [내부링크]

세계인이 먹는 카레는 어디에서 왔는가 카레로 보는 인도 문화 저자 가라시마 노보루 출판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발매 2020.01.11. 인도를 대표하는 음식인 커리(카레)는 비단 인도뿐만 아니라 남아시아 전역에서 즐기는 요리이며, 더 나아가 전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메뉴이기도 하다. 일례로 한국에서는 3분만에 조리할 수 있는 즉석식품으로 사랑받는데, 한국에 들어온 카레의 원형은 일본의 카레라이스라고 할 수 있으며, 일본의 카레라이스는 과거 영국인이 일본에 열었던 커리 식당에서 기원한다. 영국은 식민지였던 인도에서 커리를 들여왔으니 바다를 세 번이나 건너서 한국에 3분카레가 태어난 셈이다. 그렇다면 인도의 커리는 기원이 어떻게 되는가? 남아시아 전문가이자 커리 애호가인 저자는 인도 유학 시절 커리를 먹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커리의 정체를 파헤쳤다. 우선 인도라는 나라의 가장 큰 특징을 하나 꼽자면 다양성이 있다. 인도에는 수십 개의 민족과 언어가 존재하며, 각자 독특한 문화가 형성되어 있

「꽃씨와 도둑」 - 피천득 [내부링크]

그래 너 한 마리 새가 되어라, 천년 고목은 학같이 서 있으리니 피천득 문학 전집 1: 시집 꽃씨와 도둑 저자 배창호 출판 범우사 발매 2022.05.10. 금아 피천득 선생은 시와 수필은 물론, 해외 작품의 번역과 연구 등 문학의 다방면에서 활약한 사람이지만, <은전 한 닢>과 <인연>이 유명한 탓인지 수필가로 기억되곤 한다. <피천득 문학 전집>은 그의 진정한 모습을 알리기 위해 다시금 그의 작품을 돌아보는 기획으로, 그 첫 권인 「꽃씨와 도둑」은 그의 창작시와 번역시, 즉 시인으로서의 피천득을 다룬다. 그는 백여 편의 시를 썼는데, 시인으로서 많은 편은 아니지만 동시부터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개작한 번역시까지,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수필, 특히 「인연」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피천득 시인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사랑이다. 그 사랑은 어릴 때 부모를 잃었기 때문인지 그리움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가족(특히 딸)에 대한 애정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

「자석 이야기」 - 프랜시스 비터 [내부링크]

자석이 쇠를 끌어당기듯 자석에 끌어당겨진 과학자 자석 이야기 저자 F. 비터 출판 전파과학사 발매 2019.04.25. 누구나 어릴 때 가지고 놀아 보았을 법한 자석은 같은 극끼리는 밀어내고 다른 극끼리는 당기는 성질이 있으며, 극에 상관없이 쇠붙이를 끌어당길 수 있다. 이 특성 덕분에 스피커, 모터, MRI 등 우리 주변의 다양한 기기에서도 자석이 이용되며, 지구 또한 하나의 자석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수천 년 전부터 나침반을 만들어 이용하곤 했다. 하지만 이처럼 긴 역사에 비해 자기력의 기본적인 원리가 밝혀진 것은 100년 정도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는 자기력이 근본적으로 원자 내의 전자가 가지는 스핀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원자모형이 정립되고 난 뒤부터 본격적인 연구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20세기의 자석 연구와 한평생 함께해 온 사람으로, 그의 대표적인 업적으로는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는 전자석이 있다. 비터 전자석이라고 불리는 이 장치는 강력한 자기장으로 반자성을 발생

&lt;하드코어 헨리&gt; - 일리야 나이슐러 [내부링크]

하드코어 헨리 감독 일리야 나이슐러 출연 샬토 코플리, 헤일리 베넷, 팀 로스 개봉 2016. 05. 19. 1인칭으로 즐기는 액션 영화로, 지금까지 본 영화 중 가장 실험적인 작품이다. 감독 일리야 나이슐러는 본래 뮤직비디오를 만들던 사람이고 이 영화가 데뷔작인데, 그 덕분에 이런 시도가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1인칭 슈팅 게임, 일명 FPS 게임을 하듯, 사이보그로 개조된 주인공 '헨리'가 도시의 이곳저곳을 누비며 적과 싸우는 모습은 그 어느 영화보다도 박진감이 넘친다. 게임의 스테이지를 꼭 닮은 전장이나 어디선가 본 클리셰가 많기 때문에 단순히 1인칭 영화보다는 영화의 탈을 쓴 게임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 정도이다. 게임에서 따온 듯한 점을 몇 가지만 읊어 보자면 고든 프리먼이나 링크처럼 말 한 마디도 하지 않는 과묵한 주인공 헨리, 그를 대신해 말을 다 해주는 지적인 동료 지미, 시작하지 얼마 되지도 않아 죽는 중간 보스 슬릭, 폭발의 추진력으로 멀리 날아가는 로켓 점프, 주

한밭수목원 열대식물원, 다육식물원 [내부링크]

한밭수목원열대식물원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대로 169 곤충생태관을 나와서 조금만 가면 바로 나온다. 커다란 온실 안에 다양한 열대식물을 키우는데, 열대지방에서 살아서 그런지 신기하게 생긴 식물이 많다. 바오밥나무 아래 어린왕자 조형물 등 꾸며놓은 것도 많고, 바나나, 파파야, 파인애플같은 과일을 전시하는 공간도 있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 선인장과 알로에 등이 전시된 다육식물원도 있는데, 열대식물원에 비하면 규모가 작으니 함께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천연기념물센터 [내부링크]

천연기념물센터 대전광역시 서구 유등로 927 천연기념물센터 열대식물원, 공충생태관과 마찬가지로 한밭수목원 동원에 있는데 이건 좀 구석에 있다. 앞의 둘과 비교하면 다루는 범위가 넓어서 그런지 월등히 규모가 크고, 관람시간도 길다. 천연기념물이 동식물에 국한된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공룡 발자국 화석도 전시되어 있고, 내부에는 천연기념물 동물 박제가 굉장히 많다. 대부분은 조류고 포유류도 몇 종 전시되어 있는데, 개중에는 직접 만져볼 수 있는 모형도 있다. 일단 볼 게 굉장히 많기 때문에 추천한다. 특히 새를 좋아한다면 꼭 가봐야 할 곳. 공룡 발자국 화석 병아리꽃나무 개, 말, 돼지, 닭 등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가축들 독수리 원앙 참수리, 흰꼬리수리, 검독수리 검은머리물떼새, 따오기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큰고니, 원앙 많이들 헷갈려하는 두루미와 황새 붉은배새매, 새매 참매, 황조롱이 까막딱따구리, 팔색조 솔부엉이, 큰소쩍새, 쇠부엉이, 칡부엉이 수리부엉이 (앞에 머리 둥근친구는 쇠부엉

「태풍」 - 윌리엄 셰익스피어 [내부링크]

마법을 내려놓고 작가로서의 삶을 마감하는 셰익스피어 태풍 17 셰익스피어전집 전예원세계문학선317 저자 미등록 출판 미등록 발매 미등록 밀라노의 공작 프로스페로는 동생 안토니오에게 배신당해 딸 미란다와 함께 상자에 넣어져 바다로 던져졌고, 표류하다 한 섬에 도달하게 된다. 마법사였던 그는 섬의 통치자가 되어 공기의 정령 에어리얼을 수족으로 부리고, 그 이전에 섬을 지배하던 마녀 시코랙스의 아들, 괴물 칼리반을 하인으로 삼아 딸과 함께 살아간다. 이 섬 주위에는 항상 폭풍이 몰아치고 있었는데, 나폴리의 왕 알론소와 안토니오 일행이 폭풍에 휩쓸려 섬에 들어오는 것이 이 연극의 첫 장면이다. 폭풍우 때문에 섬을 나갈 수 없게 된 이들에게 프로스페로는 자신과 에어리얼의 마법으로 혼쭐을 내 주고, 알론소의 아들 페르디난드가 미란다를 보고 반하자 시련을 내려 딸에 어울리는 남자인지 확인한다. 페르디난드가 시련을 통과하고 악인들이 모두 죄를 뉘우치자 그는 에어리얼을 해방한 뒤 섬을 떠나 다시 공

이응노미술관 - 파리의 마에스트로 [내부링크]

이응노미술관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대로 157 이응노미술관 이응노 미술관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획전시 '파리의 마에스트로'전을 관람했다. 파리에서 전시회를 열었던 아홉 명의 도불 예술가들 중에서 마지막까지 남아 작품 활동을 한 이응노와 이성자 화가의 작품이 전시되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응노 화가의 작품은 언제 와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진주이성자미술관에서 대여해 온 이성자 화가의 작품이 실질적으로 주가 되는 느낌이다. 관람료는 성인 1000원, 어린이·청소년 600원으로 굉장히 저렴한데, 이마저 두 배로 상승한 가격이라고 한다. 대전시민에게는 50% 할인이 적용되기까지 한다. 기존 도슨트 시간보다 30분가량 늦게 도착했는데도 친절하게 설명도 해 주셨다. 두 화가 모두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프랑스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동서양의 양식이 혼합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며, 기호로 구성된 추상화라는 공통점도 있다. 다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둘의 스타일이 크게 대조된다. 이응노 화가

대전국제와인페스티벌 [내부링크]

DCC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 대전광역시 유성구 엑스포로 87 대전국제와인페스티벌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와인 페스티벌로, 대전과 와인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대전에서 국내 최초로 근대식 와인이 양조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꽤나 어울리는 행사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와인페스티벌답게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되는 본 행사 외에도 대전 각지에서 진행된다. 와인페스티벌이긴 하나 범위가 제법 넓기 때문에 보드카나 전통주 등의 기타 주류는 물론, 목공품이나 유리잔을 파는 업체도 있고, 치즈나 초콜릿 등 식품도 취급한다. 해외 업체 중에는 대사관도 몇몇 끼어 있었다. 흔히 접하기 어려운 특이한 재료나 기법을 사용한 와인이 많아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입장권과 와인페스티벌 마스코트.

「긴즈버그의 차별 정의」 -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내부링크]

한 걸음 더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하여 긴즈버그의 차별 정의 저자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출판 블랙피쉬 발매 2021.08.30.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변호사, 판사, 법학자로 활동한 사람으로, 미국 사회의 평등 실현을 위해서 한평생 힘쓴 인물이다. 주된 활동 영역은 성차별이었지만 성소수자나 인종차별 등 다방면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는데, 이는 어떤 종류의 차별도 용인하지 않는다는 신념이 드러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긴즈버그 대법관이 직접 집필한 책은 아니고, 대법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맡았던 사건에 표명한 의견을 모아 놓은 책이다. 또 다른 저자인 코리 브렛슈나이더가 각 사건에 대해 해설을 달아 놓았기 때문에 미국인이 아니고 법학을 잘 알지 못한다 해도 최소한의 이해는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9명의 대법관 중 긴즈버그가 다수 의견이었는지 소수 의견이었는지도 나타난다. 긴즈버그 대법관의 가장 대표적인 업적인 미국 대 버지니아(여성의 사관학교 입학 금지 조치

「밤의 제왕 수리부엉이」 - 신동만 [내부링크]

해가 진 한반도의 지배자와 그를 쫓는 감독 밤의 제왕 수리부엉이 저자 신동만 출판 궁리 발매 2009.01.14.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는 한반도의 야행성 동물 중에서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종이다. 낮의 정점인 검독수리에도 크기 면에서 밀리지 않으며, 시력과 청력도 뛰어나고, 단단한 부리와 발톱은 물론 날갯짓 소리를 내지 않는 독특한 깃털 덕분에 가히 최강의 사냥꾼이라고 할 만하다. 저자는 이런 수리부엉이의 모습에 매료되어 <밤의 제왕 수리부엉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상도 수상한 바 있는데, 동명의 이 책에는 그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글로 옮겨 담았다. 다큐멘터리 기반이기 때문에 수리부엉이의 생태나 습성에 관한 내용 외에도 저자가 다큐멘터리를 찍으러 다닌 과정과 그 고충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수리부엉이가 얼마나 능숙한 사냥꾼이고 강한 포식자인지는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저자는 끈질긴 추적 끝에 수리부엉이의 숨겨진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가족으

「중국현대아트 : 자유를 갈망하는 표현」 - 마키 요이치 [내부링크]

불살라진 문화에서 다시 일어난 예술 일반적으로 중국의 예술이라고 하면 천 년도 더 지난 과거의 도자기와 수묵화를 떠올리지, 근현대 미술을 떠올리지는 않는다. 한때 찬란한 문화를 자랑했던 중국이지만 어느 순간 예술의 맥이 끊겨 근현대 미술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 예술에 멸망에 가까운 타격을 입힌 이 사건은 다름아닌 문화대혁명으로, 중국 공산당은 부패한 과거의 잔재를 없앤다는 명목으로 예술작품이나 책을 불태우고, 공자묘를 파헤치는 등 문화적 잠재력을 말살시켰다. 하지만 예술이란 강압 속에서 더욱 피어나는 법, 현대 중국 미술은 잿더미 속에서 다시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체제에 대한 저항과 자유에 대한 갈망이라는 측면에서 이러한 중국의 현대 미술을 다룬다. 처음에는 아직 문화 재건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예술을 공급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그렇기에 초기 예술가들은 서구의 작품을 모방하고, 중국에 맞게 변형하는 식으로 시작했다. 특히 당시 중국 노동자들의 상

KAIST 비전홀 정문술 컬렉션 [내부링크]

카이스트본원학술문화관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학로 291 한국과학기술원 KAIST의 도서관인 학술문화관 1층에는 학교의 발전 과정을 전시하는 비전홀이라는 공간이 존재하는데, 그 한 켠에서는 정기적으로 전시회를 열곤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KAIST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정문술 전 이사장의 예술품들을 공개한다. 순서대로 권영우 작가의 <무제>, 류경채 작가의 <축전 88-4>, <염원 94-4> 마찬가지로 류경채 작가의 <날 82-7>, <축전 91-1>, <날 83-4> 이어서 류경채 작가의 <날 85-5>, <염원 94-2>, <축전 89-9> 백남준 작가의 <딘 윙클러에 대한 경의>

2022 안전체험 한마당 [내부링크]

대전엑스포시민광장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대로 169 9월 2일부터 9월 3일까지 엑스포시민광장에서 진행되는 행사다. 이름 그대로 안전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으며, 경찰서와 소방서 등과 연계해 지진·태풍 등 재난상황, 보이스피싱, 테러, 화재진압, 감염병 등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위험상황에 대한 예방법이나 대처법을 다룬다. 이런 체험은 주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재난사진 공모전 수상작 전시나 각종 공연도 이루어지니 성인도 방문할 만하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시에서 나름 철저히 기획한 행사인지 고위 공무원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몇몇 보였다. 오각형 배지를 찬 것처럼 보였는데 국회의원이었나? 공연시간은 아니었다.

국립대전현충원, 호국철도기념관 [내부링크]

국립대전현충원 대전광역시 유성구 갑동 산23-1 대전 지하철에 현충원역이 있지만, 실제 현충원과 역은 상당히 떨어져 있다. 역에서 현충원까지 운행하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전체적인 구성은 서울현충원과 유사하나 대전현충원만의 시설로는 호국철도기념관이 있다. 6.25 전쟁 당시 물자 수송 등 군사 작전에 참여한 기관사와 승무원, 순직한 철도 관련 종사자들을 기리는 곳으로, 열차 내부를 기념관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대전 숲속공원 [내부링크]

숲속공원 대전광역시 유성구 덕명동 507 앞서 방문한 로봇공원, 시간공원과 매우 가까운, 또 다른 컨셉공원이다. 이것도 학생 공모를 통해 만들어진 듯하다. 사슴벌레, 나무, 거미 형상의 세 가지 놀이기구가 있는데, 거미의 경우에는 거미줄을 형상화한 그물이 설치된 식으로 재미있게 구현되어 있다.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 - 미래도시 (1) [내부링크]

대전시립미술관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대로 155 둔산대공원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국제비엔날레로, 각국의 예술가들이 미래도시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만든 작품들을 전시해 놓았다. 입장료는 성인 10000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6000원이다. 말은 미래도시라고 했지만 미래도시보다는 미래 따로 도시 따로 활용한 느낌이 강하다. 미래 부분 때문인지 회화나 조각 등 전통적인 예술보다는 현대기술을 적용한 영상매체의 비중이 굉장히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관람객의 뇌파를 측정하거나 VR 기기를 활용하는 등 관람객이 작품과 직접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얀 디르크 판 데어 버크 작가의 <샛길>.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인데 사진 찍는 것을 잊어서 따로 이미지를 찾았다. 전시실에는 이런 사진 수십 개가 벽 한 면에 장식되어 있다. 말 그대로 사람들이 다니는 샛길을 찍어서 모아 놓은 것뿐인데, 샛길은 계획된 도로를 무시하고 걷는 수많은 사람들의 발자취가 이어진 것으로, 어찌 보면

유성 재즈 & 비어 페스타 [내부링크]

유림공원 대전광역시 유성구 어은로 27 유림공원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재즈 뮤지션들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던 축제다. 유림공원이 작은 편은 아님에도 돗자리로 가득 차 있었을 정도로 사람이 많이 왔다. 재즈보다는 맥주 쪽에 관심이 있어서 갔는데 유성구를 포함해 충청, 울산, 서울 등 평소 접하지 못한 각지의 지역 맥주를 취급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몇몇 브랜드에 사람이 지나치게 몰리길래 줄이 하나도 없는 곳에서 마셔 봤는데 맛은 충분히 있었고, 아마 처음 보는 지역 맥주라고 다들 남들이 줄 선 곳에 따라서 선 것이 아닌가 싶다. 어쩌면 혼잡해서 맥주 부스인 줄도 몰랐을 수도 있고... 재즈는 잘 몰라서 뭐라 말을 못 하겠지만 맥주 마시면서 듣기 좋았다. 유성구 마스코트 유성이

「헤르메티카」 - 헤르메스 호 트리스메기스토스 [내부링크]

세 배로 위대한 헤르메스의 비술서 헤르메티카 Hermetica 저자 헤르메스 호 트리스메기스토스 출판 좋은글방 발매 2018.01.25. 헤르메스학, 혹은 헤르메스주의란 헬레니즘 시기 성립된 종교의 하나로, 동서양의 문화가 혼재된 헬레니즘의 영향을 받아 그리스 신화와 이집트 신화가 뒤섞여 탄생한 개념이다. 하지만 이후 기독교가 전파되며 영향력이 축소되었고, 중세시대에 이르러서는 신비주의적 측면이 강해졌으며, 근대까지도 오컬트의 일종으로 마술사들이 믿었다. 「헤르메티카」는 이 헤르메스학의 경전이며, 그 저자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토스는 세 배로 위대한 헤르메스라는 뜻으로, 그리스 신화와 이집트 신화의 마법의 신, 헤르메스와 토트가 하나로 합쳐진 존재를 말한다. 전설에 의하면 연금술의 진리가 담긴 에메랄드 타블렛의 제작자라고도 한다. 헤르메스학의 주요 사상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창조주인 신은 절대적으로 선하며, 우주이자 영원을 담은 자로서, 인간은 악하고 불완전하지만 신과의 합일을 통해

&lt;팔로우&gt; - 데이빗 로버트 미첼 [내부링크]

팔로우 감독 데이빗 로버트 미첼 출연 마이카 먼로, 키어 길크리스 개봉 2015. 04. 02. 공포영화는 공포영화지만 다른 공포영화와는 차별화되는 점이 많은, 특이한 작품이다. 우선 공포영화에는 괴물이나 유령, 살인마 등 주인공 일행을 쫓는 추격자가 있기 마련이다. 이 영화의 경우에는 악마 내지는 악령이 등장하는데, 일반적으로 빠르게 쫓아오는 공포를 묘사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이 악마는 매우 느리다. 피해자가 그것을 인지하고 달려서 도망치면 충분히 피할 수 있을 정도이다. 당연히 이것 하나만으로는 전혀 무섭지 않으므로 몇 가지 특징을 덧붙였는데, 우선 이 악마는 일종의 저주에 걸린 사람만을 쫓아오고, 저주에 걸린 사람과 성관계를 가지면 그 사람에게 저주를 옮길 수 있으며, 저주에 걸렸던 사람의 눈에만 보이고, 그의 눈에는 어떤 사람으로도 변신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저주에 걸린 사람 입장에서는 주변에서 걸어오는 사람 중 누가 인간이고 누가 자신을 죽이려 하는 악마인지 알 수 없다는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 - 미래도시 (2) [내부링크]

랩마스 대전광역시 서구 계룡로 314 대전일보사 1층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는 대전시립미술관 외에도 네 곳에서 진행된다. 대전일보 건물 1층에 위치한 카페 랩마스 아트 갤러리에서는 윤장우 작가의 작품 세 점이 전시되는데, 공통적으로 뇌, 인공지능, 도시를 키워드로 삼는다. <브레인코드-도시> <원초적 감성-도시> <통합부호화-도시> 관람객의 감정을 측정하며 도시를 추상화한 이미지를 보여 준다.

「이름이 무슨 상관이람」 - 엘렌 위트링거 [내부링크]

어떻게 부르는지가 정체성을 결정짓지는 않는다. 이름이 무슨 상관이람 저자 엘렌 위트링거 출판 궁리 발매 2013.12.17. 미국의 한 해안 마을 스크럽 하버에서 별안간 몇몇 어른들이 마을 이름을 폴리 베이로 바꾸자는 주장을 한다. 폴리 베이가 스크럽 하버보다는 더 멋지고 세련된 이름인 데다가, 마을 이름을 세련되게 바꾸면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모든 사람이 이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날짜를 잡아 투표를 진행해 그 결과를 따르기로 했는데, 어른들의 주장에서 시작한 이 문제가 어느 새 아이들의 문제로 이어져 학교가 스크럽 하버 파와 폴리 베이 파로 나뉘기까지 한다. 한편 오닐은 학교 게시판에 시를 써 커밍아웃을 하고, 「이름이 무슨 상관이람」은 이 두 사건을 바탕으로 이름과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정체성이란 존재의 본질, 즉 누군가를 타인과 구분할 수 있는 그만의 특성을 말한다. 당연히 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본인일 테지만, 간혹

「세계대전Z 외전」 - 맥스 브룩스 [내부링크]

세계대전 Z 그 이면에서 벌어진 일 세계대전Z 외전 저자 맥스 브룩스 출판 황금가지 발매 2014.05.26. 네 개의 단편을 통해 세계대전Z 본편에서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담았다. 「클로저 리미티드」는 좀비 사태 이후 마음의 정리를 하도록 도와주는 업체의 이야기다. 여기에서는 잃어버린 추억의 물건을 최대한 기억과 가깝게 만들어 주거나, 좀비에게 성형 수술을 해서 특정 인물의 모습으로 만들어 준 다음 사살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스티브와 프레드」는 좀비에게 곧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한 프레드와 좀비를 화려하게 해치우는 소설의 주인공 스티브를 대조적으로 보여 준다. 「멸종 행진」은 뱀파이어와 좀비의 대결을 다룬다. 좀비가 인간을 모두 죽이면 뱀파이어들도 먹을 것이 없어지기 때문에 이들은 좀비를 저지하는데, 좀비에 비한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무기를 동원하기까지 한다. 마지막으로 「대 장성: 좀비 전쟁의 이야기」는 본편과 같은 형식으로 만리장성을 복원한 뒤 중국의 상황을

&lt;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gt; - 세드릭 클라피쉬 [내부링크]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 감독 세드릭 클라피쉬 출연 피오 마르마이, 아나 지라르도, 프랑수아 시빌 개봉 2018. 05. 03. 똑같이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하더라도 집은 짓는다, 옷감은 짠다, 젓갈은 담근다고 하는 등 나름의 표현이 있다. 술의 경우에는 빚는다는 말을 사용하는데, 허영만 화백의 「식객」에 따르면 이는 도자기를 빚는 것처럼 특별한 정성이 담겨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술은 우리가 사는 데 필수적이지도 않고 특별히 영양소가 풍부한 것도 아닌 기호식품일 뿐인데, 오히려 그 때문에 더욱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는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표현인만큼 막걸리나 청주를 빚을 때나 사용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 와인도 별반 다르지는 않은 듯하다. 영화는 와인으로 유명한 지역인 부르고뉴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집의 삼 남매 장, 줄리엣, 제레미를 주인공으로 한다.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세계여행을 하다 돌아온 장은 너무 늦게 온 탓에 아버지가 이미

대전 시간공원 [내부링크]

시간공원 대전광역시 유성구 덕명로 53 앞에 소개한 로봇공원 근처에 있는 공원이다. 인근 초등학교와 연계해서 지었다는 점도 그렇고, 공원보단 놀이터에 가깝다는 점도 그렇고 닮은 점이 많다. 특이하게도 시간이라는 컨셉에 충실하게 시계 모양 구조물 말고도 과거존과 미래존이 있는데, 덕분에 크기는 다른 놀이터의 두 배가 넘는다. 과거존은 석기 시대를 모티브로 했고 미래존은 우주선을 모티브로 했는데, 과거존 쪽에는 바둑, 윷놀이, 오징어게임, 그네 등 고전적인 기구가, 미래존에는 전기를 사용하는 기구가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다만 전원은 들어오지 않는 듯하다. 입구에는 학생들이 원하는 공원의 모습들이 전시되어 있다. 장식물도 시계 모양이다. 주사위놀이, 오징어게임, 윷놀이, 의자에는 각각 바둑, 장기, 고누 등의 판이 그려져 있다. 석기시대 놀이터와 우주선 놀이터 물고기 모양 화장실도 있다. 입에는 스크린이 있는데 현재는 작동하지 않는다.

「극장국가 대한제국」 - 김기란 [내부링크]

당신은 대한제국을 어떤 눈으로 볼 것인가 극장국가 대한제국 저자 김기란 출판 현실문화 발매 2020.04.25. 역사상 한반도에 존재한 모든 국가 중 가장 평가가 나쁜 국가를 고르라면 단연 대한제국일 것이다. 거창하게 제국이라는 이름을 달았던 것치고는 고작 10년 정도밖에 이어지지 않았고, 그마저도 자주권을 잃고 굴욕의 역사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이다. 빠르게 근대화해도 모자랄 판에 제국이랍시고 사치스럽게 재정을 낭비했다고 비판받기도 하는데, 연극 평론가인 저자는 여기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요약하자면 대한제국의 화려한 양식이 고종에 의해서 어느 정도 의도된 사치였다는 것이다. 제목에도 나와 있는 극장국가라는 키워드가 이 해석의 핵심이다. 우선 극장국가라는 것은 인류학자 기어츠가 인도네시아 발리 섬에 있던 국가 느가라의 정치 체제를 묘사하며 제시한 개념으로, 말 그대로 극장에서 연극을 하듯이, 물리적 강제가 아니라 화려한 국가적 의례 등의 과시에서 나온 카리스마를 통해 체제를 유지

대전 로봇공원 [내부링크]

로봇공원 대전광역시 유성구 구암동 668 학생들에게 아이디어 공모를 받아서 만들었다는 로봇공원이다. 공원이라기엔 좀 작은 크기지만 컨셉에 맞게 만들어 놓은 각종 로봇 조형물이 눈에 띈다. 특히 입구의 커다란 로봇은 길에서도 잘 보여서 시선을 확 끈다. 로봇들이 왠지 어디서 본 것처럼 생긴 건 기분 탓이겠지?

&lt;배니싱&gt; - 브래드 앤더슨 [내부링크]

베니싱 감독 브래드 앤더슨 출연 헤이든 크리스텐슨, 탠디 뉴튼, 존 레귀자모 개봉 2011. 03. 31. 16세기 영국에서 북아메리카의 한 섬에 식민지를 건설하였는데, 나중에 다시 찾아가 보니 거주민들이 모두 사라진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이 사건은 섬의 이름을 따서 로어노크의 식민지 사건이라고 부르는데, 일반적으로는 기근으로 전멸하거나 이주했다고 여겨지지만 일부 미스터리 애호가들은 다른 실종사건과 엮어서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했다 생각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나 게임도 많이 있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는 도시전설이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로, 갑자기 사람들이 옷만 남기고 사라지는 현상이 생기자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극장의 모습을 보여 주며 시작한다. 극장 관리인은 점검을 위해 내부를 살펴보고 나오는데, 그곳에 있어야 할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게 되고, 이에 이상한 점을 느껴 상영관 안에 들어가니 관객이 모두 옷만 남긴 채

&lt;왓치맨&gt; - 잭 스나이더 [내부링크]

왓치맨 감독 잭 스나이더 출연 잭키 얼 헤일리, 제프리 딘 모건, 빌리 크루덥, 말린 애커맨, 칼라 구기노, 패트릭 윌슨, 매튜 구드 개봉 2009. 03. 05. <왓치맨>은 동명의 슈퍼히어로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앨런 무어가 집필한 원작은 냉전 시기 자경단 활동을 했던 히어로 중 하나인 코미디언이 사망한 채로 발견되고, 로어셰크와 나이트 아울 등 남은 히어로들이 사건의 전말을 밝히고 그 뒤에 숨겨진 음모를 막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다룬다. 한 명을 제외하면 특별한 초능력도 없는 인물들이 자경단으로 등장하고, 히어로들의 어두운 면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등 인상적인 특징이 많은 데다가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잘 녹여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영화 <왓치맨>은 원작에 비하면 아쉬운 점이 꽤나 많다. 우선 영화와 만화라는 기본적인 매체의 차이가 있다. 만화는 지면에 여유가 있어 극중극 만화나 신문 기사 등 다양한 요소를 복선이나 상징으로 이용할 수 있는

「참회의 수학」 - 프랜시스 수 [내부링크]

크리스토퍼는 왜 수학을 배우기로 했는가 참회의 수학 저자 프랜시스 수 출판 경문사 발매 2021.08.20. 미국수학협회장 프랜시스 수 교수에게 교도소에서 한 편지가 온다. 그 편지를 보낸 사람은 크리스토퍼라는 이름의 흑인 청년으로, 그는 범죄에 손을 들였다가 총기 강도 사고와 관련되어 3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죄수였다. 크리스토퍼는 제대로 된 고등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수감을 계기로 교도소에서 다시 미적분학 등 수학 공부를 시작했고, 수학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자 프랜시스 수 교수에게 연락을 한 것이다. 여기에서 시작해 이들은 6년동안 편지를 주고받았으며, 그 내용을 정리한 책이 「참회의 수학」이다. 이 책에는 저자와 크리스토퍼가 나눈 편지마다 하나의 키워드를 지정해 놓았다. 번영, 탐험, 의미, 놀이, 아름다움, 영원, 진실, 투쟁, 힘, 정의, 자유, 공동체, 그리고 사랑이다. 이는 모두 수학이 가진 하나의 측면을 의미한다. 수학은 인류를 번영으로 이끌었고, 수학자들의 연구

&lt;슈퍼 에이트&gt; - J.J. 에이브람스 [내부링크]

슈퍼 에이트 감독 J.J. 에이브럼스 출연 조엘 코트니, 카일 챈들러, 엘르 패닝, 조엘 맥키넌 밀러, 라일리 그리피스, 라이언 리, 가브리엘 바쏘, 자크 밀스 개봉 2011. 06. 16. <슈퍼 에이트>는 J.J. 에이브람스 감독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함께 제작한 영화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이 둘의 대표작인 <클로버필드>와 <E.T.>를 적절히 섞어 만든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클로버필드>가 크리처 영화로서의 측면이 강했고, <E.T.>가 소통의 중요성을 다루는 가족 영화라면, <슈퍼 에이트>는 스릴러로서의 성격도 강한 동시에 소통이 핵심적인 소재로 나온다. 이 영화는 군에서 외계인을 수송하던 기차에 사고가 발생하고, 근처에서 영화를 찍던 아이들이 우연히 이를 목격해 사고에 휘말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탈출한 외계인에 의해 마을 주민들이 실종되고, 군에서는 주민들을 통제하려 드나, 외계인에게 잡혀간 친구를 구하기 위해 아이들이 군의 통제에서 탈출해 외계인을 돌려보낸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내부링크]

시인이 시인에게, 친구가 친구에게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저자 라이너 마리아 릴케 출판 문예출판사 발매 2018.05.10. 훗날 소설 작가이자 극작가로 활동하게 될, 프란츠 크사버 카푸스라는 이름의 청년이 시인 릴케에게 편지를 보낸다. 아직 미숙한 시인이었던 그는 자신이 쓴 시를 함께 보내며 릴케에게 평가를 요구했는데, 이 편지에서 시작해 이들은 수 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으며 교류하게 된다. 첫 편지를 제외하면 카푸스의 편지는 나오지 않고 릴케가 보낸 편지만 수록되어 있기에 어떤 대화가 오고갔는지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릴케의 시 철학과 젊은 시인에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크사버는 학교에서 릴케의 시집을 읽던 중, 우연히 릴케 또한 과거에 자신과 같은 학교를 다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그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말하자면 순전히 우연한 접점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는데, 이는 그에게 있어 더없이 좋은 일이었다.

기초과학연구원 과학도서관 [내부링크]

기초과학연구원과학문화센터 대전광역시 유성구 엑스포로 35 엑스포과학공원과 신세계백화점 사이에는 기초과학연구원(이하 ibs)이 있는데, 가장 바깥쪽에 나와 있는 건물인 과학문화센터 1층에는 과학도서관이 위치해 있다. 연구원뿐만 아니라 일반 대전 시민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신청하면 대출도 가능한 곳이다. 일반도서도 있긴 하지만 연구원에서 운영하는 과학도서관답게 과학책이 굉장히 많은 것이 특징으로, 다른 도서관에서는 잘 두지 않는 책도 많다. 내부 공간도 일반적인 도서관처럼 딱딱하지 않고, 곡선적으로 되어 있어 책읽기에도 좋으니 한 번쯤 방문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lt;패트와 매트: 우당탕탕 크리스마스&gt; - 마렉 베네슈 [내부링크]

패트와 매트: 우당탕탕 크리스마스 감독 마렉 베네슈 출연 미등록 개봉 2019. 11. 07. 두 친구가 온갖 것을 만들고 부수며 사건을 일으키는 체코의 애니메이션, 패트와 매트의 두 번째 극장판이다. 원래 아무 대사 없이 진행되는 애니메이션임에도 국내 개봉 당시 한 키즈 유튜버에게 원작에 없는 내레이션을 더빙시켜서 논란이 된 바 있는데, 그래서 일부러 대사 없는 버전으로 봤다. 일단은 패트와 매트 시리즈의 극장판이긴 하나, 하나의 시나리오로 한 시간동안 이어지는 것은 아니고, TV에서 방영한 에피소드 중 크리스마스나 겨울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모아 놓은 작품이다. 그러니 해당 TV 방영본을 본 사람이라면 굳이 볼 필요가 없는 영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패트와 매트를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꼬박꼬박 챙겨 본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이 영화에 수록된 에피소드들은 비교적 최근인 2018년에 나왔기 때문에 패트와 매트를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처음 보는 내용일 것이다. T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 마르셀 에메 [내부링크]

인간을 사랑하다 벽에 갇힌 늑대인간의 비극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저자 마르셀 에메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02.03.30. 뒤티유욀은 직장 상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게 일상인, 평범하고 소심한 남자였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가진, 벽을 통과하는 능력을 활용하면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우선 그는 상사의 방에 얼굴만 내놓은 채 온갖 욕설을 하다가 상사가 자신을 찾아오면 돌아와 모르는 척을 했고, 이것을 수 차례 반복하면서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그 다음에는 능력을 점차 과감하게 사용해 남의 집에 침입하며 물건을 훔쳤고, 괴도 가루가루로 거듭나게 된다. 급기야 그는 벽을 통과해 들어간 집에서 한 여자를 만나 불륜의 사랑에 빠진다. 매일같이 그녀의 방에 드나들던 그는 어느 날 머리가 아파 약을 챙겨 먹고 나왔는데, 실수로 진통제가 아니라 능력을 없애는 약을 먹은 바람에 벽 속에 갇힌 채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언뜻 보면 단순히 뒤티유욀이 악덕 상사를 혼내 주고 사

「르 코르뷔지에의 사유」 - 르 코르뷔지에 [내부링크]

전해지는 것은 사유뿐이다. 르코르뷔지에의 사유 저자 르 코르뷔지에 출판 열화당 발매 2017.04.20. "전해지는 것은 사유뿐이다." 이 책의 맨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자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 철학을 상징하는 문구이기도 하다. 건물이 세워지고 오랜 시간이 지나 그 건축가의 이름조차 잊혀졌을 때, 그가 담은 의미나 상징이 전부 퇴색되더라도 건물을 지으면서 한 '사유' 자체는 사라지지 않아 남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 사유라는 것을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문의 높이나 너비가 어느 정도여야 움직이기 편할까, 벽의 두께는 어느 정도여야 강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어떤 구조로 만들어야 튼튼하고 살기 좋을까 등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요소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변치 않는 가치를 가지기 마련이다. 그가 건물을 지을 때 통상의 길이 단위를 사용하지 않고 인체를 기준으로 만든 '모듈러'라는 단위를 이용했다는 것만 보아도 그가 사람이 사용하기 위한 실용성에 집중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

대전 지질박물관 [내부링크]

지질박물관 대전광역시 유성구 과학로 124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화폐박물관 근처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내에 있다. 카이스트 후문으로 나와서 탄동천 따라가다 보면 갈 수 있다. 길 잘못 들어서 지식재산연수원 쪽으로 가지 않도록 주의. 입장료는 무료고 5시까지 운영하지만, 박물관 내의 체험관이나 기념품점은 4시까지 운영하기에 일찍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1층은 고생물학, 2층은 광물/암석학 분야를 다루는데, 아마 눈에 확 띄는 공룡 화석을 초반에 배치해 흥미를 유발하는 목적으로 보인다. 1층에서는 깃털 공룡이 점점 진화해 까치가 되는 전시물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2층에는 온갖 광물과 암석을 분류하고 전시해 놓았는데, 유독 몇몇 종류에는 '그 게임'을 언급하는 문구가 있다. 해당 게임 내의 이미지를 그대로 붙인 것은 아니지만 마인크래프트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의 블록과 실제 암석의 형태를 비교하며 관람하는 것도 하나의 포인트다. KIGAM과 연계된 시설이라 그런지 학문 자체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 미치 앨봄 [내부링크]

타인이란 아직 만나지 못한 가족일 뿐이다 천국에서 만난 다섯사람 저자 미치 앨봄 출판 살림 발매 2010.02.18. 에디는 루비 가든이라는 이름의 놀이공원에서 일하는 늙은 엔지니어다. 그는 추락하는 놀이기구에서 한 여자아이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졌고, 그 결과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그는 사후 세계에서 눈을 뜬다. 이곳에서 그는 자신의 인생과 관련된 다섯 명의 사람을 만나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이 다섯 명은 그가 보지 못했던 다른 면을 보여줌으로써 그에게 인연, 희생, 용서, 사랑, 그리고 화해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 처음 만난 이는 서커스 프릭쇼에서 일하던 파란 남자였다. 어린 시절의 에디는 도로에 떨어진 공을 주우러 다가갔고, 파란 남자는 그를 피하다 교통 사고로 숨졌다. 두 번째는 전쟁 당시 상관이었던 대위로, 그와 동료들은 포로로 붙잡혔다가 에디의 기지로 간신히 탈출한다. 대위는 에디의 다리를 쏴서 불구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지만, 동료들이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도록

&lt;프로즌 그라운드&gt; - 스콧 워커 [내부링크]

프로즌 그라운드 감독 스콧 워커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존 쿠삭, 바네사 허진스, 라다 미첼 개봉 2014. 02. 06. 알래스카에서 수십 명의 여성을 납치, 강간한 뒤 사냥하듯이 살해한 연쇄살인범 로버트 한센의 범행을 소재로 한 영화다. 그는 평소에는 평범한 제빵사로 생활하다가 매춘부를 납치해 경비행기에 태워 데려온 뒤, 쇠사슬로 묶어 지하실에 가두고 고문했다. 그리고 살해할 때는 외진 곳에서 풀어준 다음 도망치는 사람을 총으로 쏘았다고 한다. 그 범행이 너무 끔찍해서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순화했다고 하는데, 그 말대로 영화에서 유혈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영화의 주역은 세 명으로, 로버트 한센 외에도 경찰 잭 할콤(실제 사건의 담당 형사를 모티브로 한 가공의 인물이다.)과 피해자 신디 폴슨이 있다. 잭 할콤은 최근의 살인사건이 과거에 있었던 사건과 유사하다고 여겨 연쇄살인범을 잡고자 한다. 하지만 윗선에서는 연쇄살인범이라는 증거가 없을뿐더러 과거에 종결된 사건을 들추지

서울생활사박물관 [내부링크]

서울생활사박물관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27 서울시 노원구에 위치한 박물관이다. '생활사'라는 주제가 잘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 결혼, 출산, 육아, 놀이, 가정, 학교 등 민간 위주의 문화와 역사라고 보면 될 것이다. 다루는 시대는 6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로, 자동차나 영화 등 과거의 현장을 재현한 전시물이 많다. 과거의 향수가 주 테마라고 할 수 있다.

「내 시로 노래를 만들어 봐요」 - 상욱 [내부링크]

내 모든 것이 흐르고 멈춘 곳에 당신이 있습니다 내 시로 노래를 만들어 봐요 저자 상욱 출판 전망 발매 2010.01.10. 이 시집은 온통 그리움투성이다. 거의 모든 시에 그리움, 안타까움, 애태움 등의 표현이 반복해서 나타난다. 그 그리움의 대상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화자가 그를 가슴 깊이 사랑했다는 것은 어떤 시를 보아도 느낄 수 있다. 이 시집의 저자인 상욱 시인은 내 고등학교 문학 선생님이신데, 학창시절 마음에 두던 여학생을 생각하고 쓴 시라고 말씀하신 적 있다. 농담인지 진담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일단은 그렇게 생각하고 읽어도 큰 문제는 없다. 사실 화자의 그리움의 대상이 누구라고 해도 문제 없을 정도로 시의 내용은 보편적이다. 수록된 시 대부분이 사랑과 관련된 진지한 작품이고, 문체도 합쇼체를 사용해 무거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제목 「내 시로 노래를 만들어 봐요」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적잖이 드나, 자세히 보면 시의 구조 자체가 노래에 가깝게 구성되어 있다.

의릉 [내부링크]

의릉경종왕릉 서울특별시 성북구 화랑로32길 146-37 서울시 성북구에 소재한 조선 제20대 국왕인 경종과 왕비 선의왕후의 능이다. 옛날에는 현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자리한 곳이었으며, 현재는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맞닿아 있다. 일단 왕릉 자체만 보면 크게 특별한 건 없다. 아무래도 경종이 업적이 많거나 인지도가 높은 왕은 아니다보니 그냥 왕릉으로서 딱 기본적인 느낌. 그래도 서울시 내에 있는 몇 안되는 왕릉 중 하나다. 봉분 주변은 울타리로 막혀 있어서 무인석, 문인석 등을 보기 어려운데, 산책로를 따라 산을 올라 위에서 내려다봐야 어느 정도 배치를 볼 수 있다. 산책로 자체도 괜찮게 조성된 편이다. 입장해서 왼편에 있는 길을 따라가면 구 중앙정보부 강당이 나오는데, 7.4 남북공동성명을 발표한 곳이다.출입은 불가능하고 딱 건물 외관만 볼 수 있다. 입구의 홍살문 기신제는 왕릉에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한국 고라니」 - 김백준, 이배근, 김영준 [내부링크]

너무 흔하기에 소중함을 잊기 쉬운 동물 한국 고라니 저자 김백준, 이배근, 김영준 출판 국립생태원 발매 2016.03.28. 고라니는 한국인들에게 썩 반가운 동물은 아니다. 툭하면 밭의 작물을 뜯어먹어 농가에 피해를 입히는 것은 물론, 고라니와 충돌하는 자동차 사고도 많이 발생하고, 사람이 소리지르는 듯한 울음소리 때문에 깜짝 놀라는 경우도 흔하다. 이처럼 고라니가 인간과 많이 부딪히는 것은 그만큼 고라니가 한반도에 많이 서식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정작 우리는 고라니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고라니는 어디에 살고, 무엇을 먹으며, 어떻게 살아갈까? 「한국 고라니」는 고라니와 인간이 한반도에서 공존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를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책이다. 우선 고라니는 물을 좋아해 강이나 호수 등 물가에 산다. 물을 좋아하는 습성과 관련이 있는지 바다를 건너서 섬에서 발견된 개체도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고라니를 영어로 water deer라고 한다. 또

유등천 [내부링크]

자전거를 타고 유등천을 따라 가다 보면 도로 밑에 각종 그림이나 글귀가 전시된 공간이 있다. 좋은 글귀가 적힌 종이가 대부분이고, 그림, 수석, 사진, 심지어 시계도 있다. 중앙에 있는 그림 밑에는 유등복지관 미술동아리방 강사 김정희 회장 김할배라고 적혀 있는데 아마 인근의 유등노인복지관 사람들이 조성한 공간으로 보인다. 글귀 밑에 적힌 -김-이라는 이름은 김할배님의 서명으로 보인다. 노인복지관에서 꾸민 공간이라 그런지 그늘에서 쉬는 노인들이 많이 보이는 곳

대전 효월드, 뿌리공원 [내부링크]

뿌리공원 대전광역시 중구 뿌리공원로 79 뿌리공원 대전 오월드가 아니라 효월드다. 정확히는 한국효문화진흥원, 뿌리공원, 한국족보박물관 등등을 통틀어 효월드라고 한다. 한국효문화진흥원, 중구보건소 앞에 있는 다리를 건너면 뿌리공원이 나오는데, 강이 넓어 오리배도 탈 수 있고, 뿌리공원 자체도 굉장히 넓다. 효, 족보라는 테마답게 강가에는 깃발이 여럿 설치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각 성씨와 본관이 적혀 있고, 뒤쪽에는 성씨별 조형물도 백여 개가 있다. 각 종친회의 협력으로 조성된 공간이라는 듯하다. 자전거로도 올 수 있기는 한데 불편한 점이 꽤 있다. 가급적 차를 타고 오는 편이 좋을 듯. 다리 건너기 전에 있는 문자도 효孝 이 다리를 건너야 뿌리공원에 들어갈 수 있다. 한국족보박물관 각 본관이 적힌 깃발들 저 조형물 전부 본관 하나에 대응된다. 밀양 박씨 조형물. 대부분의 조형물에 이렇게 유래와 이력이 적혀 있다. 조형물은 한국의 본관만큼이나 많다. 공원 자체도 굉장히 넓다.

「루시의 발자국」 - 후안 호세 미야스,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내부링크]

소설가 네안데르탈인과 과학자 호모 사피엔스의 인류사 탐구 루시의 발자국 저자 후안 호세 미야스,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출판 틈새책방 발매 2021.05.14.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큰 반향을 일으킨 덕인지, 이제 인류학 관련 서적은 서점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특이하다. 우선 저자가 두 명으로, 후안 호세 미야스는 인류학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소설가이며,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는 인류학자다. 당연하게도 인류에 대한 주된 정보는 아르수아가의 입에서 나오고, 미야스는 일방적으로 그에게 배우는 입장이다. 이렇게 해당 분야에 문외한인 사람을 독자를 대변하는 인물로 내세우는 과학교양서야 여럿 있지만 「루시의 발자국」은 그런 책들과도 차별화되는 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미야스의 시각에서 쓴 책이라는 점이다. 단순히 미야스 중심적으로 쓴 게 아니라 미야스가 실없는 소리를 하다가 아르수아가에게 외면당한다거나, 혹시 아르수아가가 자신을 일부러 무시하는 게 아닌

「엘더 스크롤: 영혼의 군주」 - 그렉 키이즈 [내부링크]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는 길 엘더 스크롤 저자 그렉 키이즈 출판 제우미디어 발매 2013.11.28. 게임 원작 소설들은 하나의 문학 작품이라기보다는 게임에 종속된 상품으로, 게이머들에게 제공되는 일종의 굿즈에 가깝다. 그렇기에 이런 소설은 일반적으로 게임 자체의 스토리를 소설로 재구성하거나, 다른 스토리를 다루더라도 가급적 본편 게임과 많은 접점을 두려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엘더 스크롤 소설 시리즈 「엘더 스크롤: 나락의 도시」와 「엘더 스크롤: 영혼의 군주」는 특이하다. 게임 본편의 사건이나 배경이 언급되긴 하지만, 사실상 엘더 스크롤 시리즈의 설정만 가지고 따로 만든 소설에 가깝기 때문이다. 소설의 주요 소재인 움브리엘은 게임에서 제대로 언급조차 되지 않고, 시점 자체가 게임과 수십에서 백 년 가량 차이가 나기 때문에 소설이 없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이럴 거면 왜 굳이 소설을 냈나 싶기도 하지만, 추정컨대 게임에 최대한 영향을 적게 주는 방식으로

「命名 : 이름을 짓다」 - 한국족보박물관 [내부링크]

이 책은 일반적인 책은 아니고 대전광역시 중구에 위치한 한국족보박물관에서 진행한 기획전시의 내용을 다룬 책자이다. 그래서 그런지 책 자체에 대한 정보는 따로 찾아볼 수 없다.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이 이름만 쓰고, 김용옥처럼 간혹가다 자신의 호를 짓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본명 말고도 아호, 자, 호 등 여러 이름이 사용되었다. 아호는 영아사망률이 높았던 시대에 아이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 사용하던, 말 그대로 아이 때의 이름이다. 성인이 되어 항렬자에 맞추어 짓는 이름은 관명이라고 했는데, 일반적으로 본명으로 취급하는 것이 이 관명이다. 이름 세 자 중 성은 가문의 이름이고, 돌림자라고도 부르는 항렬자는 내 형제와 사촌들의 이름이다. 마지막 한 자는 같은 항렬의 친척 중 나를 구분하기 위한 이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관명에는 조상과 가족들의 이름 또한 담겨 있어서 이를 함부로 부르는 것이 금기시되었다. 그래서 주변인들이 대신 사용한 이름이 바로 자(子)이다. 자를

「메데이아」 - 에우리피데스 [내부링크]

악인만이 살아남은 코린토스의 복수극 메데이아 저자 에우리피데스 출판 지만지드라마 발매 2019.07.15. 그리스 신화의 영웅 이아손은 본래 이올코스의 왕자였으나 숙부 펠리아스에게 왕위를 빼앗겼다. 펠리아스는 황금 양털을 가지고 오면 왕위를 돌려주겠다고 하였고, 이에 그는 그리스 최고의 영웅들을 모아 황금 양털을 구하러 아르고 호를 타고 여정을 떠난다. 이것이 그 유명한 아르고 호의 원정이다. 이들은 괴물을 물리치며 수많은 역경을 뚫고 마침내 황금 양털을 얻었는데, 여기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인물이 바로 메데이아다. 아프로디테에 의해 이아손에게 반한 그녀는 각종 마법을 부려 그를 도와 주었는데, 펠리아스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 하자 그를 살해하기도 한다. 다만 그 방법이 지나치게 잔혹했기에 이아손은 왕이 될 수 없었고, 결국 이들은 코린토스로 향한다. 여기까지가 「메데이아」 이전 시점에 있었던 이야기이다.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이아」는 이아손이 메데이아를 저버리고 코린토스의 공주와

「의산문답」 - 홍대용 [내부링크]

허학에서 벗어나 실학의 눈으로 보라 의산문답 저자 홍대용 출판 꿈이있는세상 발매 2006.04.15. 담헌 홍대용은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실학자로, 지구가 둥글다는 지구설과 지구가 자전한다는 지전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의 대표작 「의산문답」은 지전설과 지구설은 물론, 천문학과 역사, 철학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대화의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대립되는 두 입장의 인물이 대화를 나눈다는 점에서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두 우주 체계에 관한 대화」와 비슷한 형식을 가진다고도 볼 수 있다. 「의산문답」은 유학을 공부한 선비 허자가 자신의 수준에 맞는 대화 상대를 찾기 위해 곳곳을 다니다 의무려산을 오르고, 그 산에서 실옹이라는 노인을 만나 자신이 공부하던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배우는 내용으로, 두 인물의 이름에 빌 허(虛)와 열매 실(實)자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만 보아도 저자의 의도를 눈치챌 수 있다. 작품 내에서 구분되지는 않지만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맨 처음은 인

한밭수목원, 대전엑스포시민광장 [내부링크]

대전엑스포시민광장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대로 169 지금까지 여기가 엑스포공원인 줄 알았는데 엑스포과학공원은 강 건너편에 있는 거고 엑스포공원은 또 따로 있고 여긴 엑스포시민광장이라고 한다. 한밭수목원과 엑스포시민광장 둘이 완전히 붙어 있어서 스케이트장으로 가는 중앙의 길은 시민광장, 양 옆에 조성된 산책로가 한밭수목원이라 보면 된다. 지금은 공사 중인지 스케이트장이 막혀 있지만 평소에는 자전거나 스케이트 타기 좋은 곳이다. 이응노미술관, 대전 예술의 전당도 바로 인접해 있어서 일대의 문화 중심지같은 느낌. 대전영상특수효과타운 홍보를 위해서인지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과 <오징어 게임> 관련 조형물도 설치되어 있다. 해당 작품의 촬영이나 특수효과를 대전에서 담당했기 때문이란다. 지도상으로는 뒤쪽의 잔디밭이 한밭수목원, 이쪽 아스팔트가 시민광장이다 <지옥>에 나오는 사자들 여기서 선거 이벤트도 했고 방문객이 많아서 그런지 설치하는 게 많다. <오징어 게임>의 영희. <오징어 게임 2>

「맬로리」 - 조시 맬러먼 [내부링크]

이제는 아이들이 어머니를 구할 차례 맬로리 저자 조시 맬러먼 출판 검은숲 발매 2021.08.16. 「버드 박스」에서 맬로리는 크리처들의 위협을 이겨 내고, 아이를 무사히 출산해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되었다. 그리고 배를 타고 긴 여정을 떠난 끝에 맹인 학교에 도착하며 결말이 났는데, 「맬로리」는 시작부터 맹인 학교마저 무너진 충격적인 상황을 보여 준다. 시각장애인인 아네트마저 미쳐 버린 것을 본 맬로리는 이곳도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해 아이들을 데리고 캠핑장으로 이사를 가고, 톰과 올림피아는 어느덧 사춘기에 이른다. 아이들은 사춘기답게 맬로리의 강박적인 통제에 불만을 느끼고, 톰은 크리처를 보기 위한 발명품도 만들지만 맬로리는 사용을 허락하지 않는다. 아이들마저 잃을까 봐 철저하게 외부와의 접촉을 막는 맬로리와 외부 세계를 접하고 싶은 아이들의 갈등이 「맬로리」의 주된 소재이다. 맬로리와 아이들이 살던 집에 생존자들을 정리하던 인구 조사원이 찾아 오고, 아이들은 그 목록에서 자신들의

「루미 시집」 - 잘랄 아드딘 무하마드 루미 [내부링크]

황홀경 속에서 신과 하나가 되다 루미 시집 저자 잘랄 아드딘 무하마드 루미 출판 시공사 발매 2019.01.28. 루미는 페르시아의 시인이다. 루미라는 이름은 그의 활동 지역이 터키 인근이었기 때문에 (동)로마라는 뜻에서 붙은 호칭으로, 그 덕분에 그는 현재 이란과 터키에서 가장 존경받는 시인이기도 하다. 무하마드라는 이름만 보아도 알 수 있듯 그는 무슬림이었는데, 그의 시를 읽어보면 무슬림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큰 차이가 난다고 느낄 것이다. 이는 그가 수피즘에 속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수피즘은 이슬람의 신비주의 종파로, 주로 황홀경을 통한 신과의 합일을 내세운다. 그렇기에 루미의 시 또한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띄는 것이 많다. 오라, 그대가 누구든 오라. 무신론자, 불을 숭배하는 자, 죄로 가득한 자여. 여기로 오라, 이곳은 절망과 고통의 문이 아니니. 비록 백 번도 넘게 맹세를 깨뜨렸을지라도 그대는 내게로 오라. 위는 그의 가장 대표적인 구절이다. 불을 숭배하는

「해저 2만 리」 - 쥘 베른 [내부링크]

너는 깊은 물 밑으로 걸어 다녀 보았느냐? 해저 2만 리 저자 쥘 베른 출판 작가정신 발매 2009.09.07. 대서양에서 미국과 유럽의 배들을 닥치는 대로 공격하는 미지의 적에 대한 기사가 나온다. 주무기는 충각으로, 많은 선박이 강한 충각에 의해 구멍이 뚫려 침몰하였다. 사람들은 그 원인에 대해 바다괴물이라거나 특정 국가의 비밀병기라는 등 여러 추측을 하는데, 해양학자 아로낙스 교수는 그 범인이 다름아닌 일각고래라는 주장을 한다. 커다란 일각고래가 엄니를 이용해 배를 들이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조수 콩세유, 그리고 작살잡이 네드 랜드와 함께,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나서게 된다. 하지만 이들이 타고 있던 배는 그 괴물을 포획하기는커녕 반격에 크게 파손되고, 이들은 바다에 빠져 조난당한다. 정신을 차려 보니 그 '바다 괴물'의 속에 있었는데, 그 정체는 다름아닌 잠수함 노틸러스호였다. 이들을 구출한 사람은 노틸러스호의 네모 선장으로, 인도적 차원에서 이들을 구해 주긴 했으나 바다 괴

대전시립박물관 [내부링크]

대전시립박물관 대전광역시 유성구 도안대로 398 진잠천변에 있어서 자전거 타고 가기 좋은 박물관이다. 구조가 조금 특이하게 생겼는데 A동으로 들어가 3층으로 올라간 뒤, 관람경로를 따라 상설전시관을 지나가면 B동으로 나온다. B동으로 들어가지 않게 주의하자. 입장료는 무료에 관람시간은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전시관 끝에는 어린이 체험관이 있는데 그 덕분인지 아이들이 많이 오는 곳이다. A동 1층에는 카페도 있고 책도 많은데다가 박물관 밖에는 풋살장 등 체육 시설이 있어 박물관 목적이 아니더라도 방문하기 좋은 곳. 박물관의 전체적인 테마는 대전의 역사인데, 대전광역시가 기차역이 생기고서야 성장한 도시다보니 크고 화려한 유물은 거의 없고(선사시대 유물은 대전선사박물관에 많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유물은 기왓장이나 편지, 도장 등 소박한 게 많다. 송시열이 대전에서 자랐기에 송시열 관련 유물이 유독 많다. 그래도 좀 굵직하고 인상적인 유물을 꼽자면 군관으로 복무하던 나신걸이

&lt;퍼펙트 웨폰&gt; - 타이투스 파 [내부링크]

퍼펙트 웨폰 감독 타이투스 파 출연 스티븐 시걸, 리차드 타이슨 개봉 미개봉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본 모든 영화 중 가장 못 만든 영화다. 등록된 리뷰도 하나도 없고 이 영화 본 사람이 손에 꼽는 것 같아서 다른 사람들 시간이라도 아낄 수 있도록 총대 매는 느낌으로 보고 리뷰를 남긴다. B급 영화도 나름 볼 만한 건 많은데 이건 정말 답이 없다. 우선 영화의 배경은 미지의 사이버펑크 세계다. 솔직히 아무리 봐도 2010년대지만 기업국가, 정보 통제, 다양한 성소수자가 모인 네온사인 클럽, 기묘한 헤어스타일의 마약중독자, 뜬금없는 일본풍 노래 등 사이버펑크 필수요소는 다 들어 있으니 사이버펑크라 쳐도 좋다. 아무튼 (악당처럼 생겼지만) 주인공 콘도르는 이 기업의 암살자다. 경영에 방해되는 사람 암살하는 게 일인데, 소음기가 달린 쌍권총으로 느릿느릿하게 건 카타를 한다. 여기에서 이상함을 느끼고 영화를 껐어야 했다. 콘도르는 모든 사람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옛 연인에 대한

&lt;새&gt; - 알프레드 히치콕 [내부링크]

새 감독 알프레드 히치콕 출연 로드 테일러 개봉 1966.07.20. 미국 리뷰보기 그 유명한 서스펜스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다. 사실 히치콕 감독이 꽤 옛날 사람이라 그 유명세에 비해 그의 영화를 본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은데, 나 또한 이번에 그의 작품을 처음으로 접했다. 이 영화에 대해 알고 있었던 점은 새들이 막 사람을 공격한다는 거? 그 외에는 이 영화를 보면서 감독에 대해 조사한 게 조금이다. 영화는 한 새를 파는 가게에서 시작한다. 멜라니 다니엘스는 주문한 구관조를 찾으러 갔으나 가게 주인은 배송이 늦는다며 배달해 준다고 말한다. 주인이 자리를 비웠을 때 미치라는 남자가 나타나 법정에서 보았다며 멜라니에게 말을 걸고, 그녀를 점원으로 착각한 척 잉꼬가 있는지 묻는다. 새를 잘 모르던 멜라니는 카나리아를 잉꼬라고 보여 주다 무지가 들통나고, 사실 미치가 그녀를 시험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불쾌해한다. 그러다 카나리아가 탈출하는 사고가 일어나고, 이를

충남대학교 자연사박물관 [내부링크]

충남대학교대덕캠퍼스자연사박물관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학로 99 충남대 정문으로 들어가면 바로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이다. 뒤편으로 돌아가면 입구가 보인다. 대학교에서 관리하는 시설이라 그런지 평일에만 운영하며 입장료는 없다. 건물 하나를 통째로 할애한 건 아니고, 지하에 작게 꾸며 놓은 박물관이다. 30분이면 다 볼 수 있을 정도에 자세히 봐도 관람시간 1시간 넘기긴 힘들 듯. 어쩌다 보니 외부 사진만 찍고 내부 사진은 없는데 내부 전시물 대부분은 동물 박제다. 사실 박제보다는 모형에 가까운 게 많다. 주로 한국에 서식하는 조류와 어류, 곤충 표본이 있고 중앙에는 파충/양서류도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점검한다고 치워 놓았다. 특별 전시로 다양한 관물들을 전시해 놓기도 했다. 이 박물관만의 특징이라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이 있다. 학생들이 전시물을 만든 경우도 있고, 아래 사진에 보이는 계단의 공룡 그림도 학생들이 그렸다고 한다.

「비행기 조종 교과서」 - 나카무라 간지 [내부링크]

비행기가 뜨기 전부터 착륙한 뒤까지 파일럿이 하는 모든 일 비행기 조종 교과서 저자 나카무라 간지 출판 보누스 발매 2016.09.05. 「비행기 구조 교과서」로 항공기의 구조를 속속들이 분석한 나카무라 간지가 이번에는 조종 교과서로 찾아왔다. 사실 「비행기 엔진 교과서」가 먼저 출판되었는데 이 책을 먼저 접한 바람에 블로그에서는 이쪽을 먼저 다루게 되었다. 전작이 비행기의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다루는 책이라면 이 책은 비행기 조종의 프로세스나 절차, 즉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때문에 읽는 난이도 자체는 상대적으로 높다. 아마 파일럿이 그만큼 어려운 직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고도, 기압, 마하수 등 조종석의 계기판이 나타내는 수치도 굉장히 많고, 플랩, 스포일러, 에일러론 등 신경써야 할 장치도 많으며, 제조사가 보잉이냐 에어버스냐에 따라서 세부적인 조종법도 차이가 나니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이 책의 내용 중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비행기에는 최대 적

「버드 박스」 - 조시 맬러먼 [내부링크]

오직 광인들만이 눈뜰 수 있는 세상 버드 박스 저자 조시 맬러먼 출판 검은숲 발매 2021.08.16. 아무런 전조도 없이 지구에 크리처라고 불리는 존재들이 나타났다. 인간은 이들을 바라보면 무언가에 정신이 뺏긴 듯 주변에 있는 도구를 이용해 자살을 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사람들은 크리처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알지 못한다. 그 유일한 예외는 광인들로, 이미 미친 사람은 크리처를 보아도 자살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사람이 크리처를 보도록 유도한다. 즉 「버드 박스」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눈을 뜬 채 밖을 돌아다닐 수 없을뿐더러 사람조차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영화로도 만들어진 「버드 박스」는 이런 상황에서 맬로리가 두 아이를 데리고 힘겹게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소설은 여러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크게 나누면 과거와 현재 파트가 반복되어 나타난다. 시간 순으로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맬로리가 생존자 그룹을 찾아가 만나고, 또 다른 임신부 올림피아를 만나 함께 아

대전선사박물관 [내부링크]

대전선사박물관 대전광역시 유성구 노은동로 126 말 그대로 대전에서 발견된 선사 시대 유적과 유물을 소개하는 박물관이다. 위치는 대전월드컵경기장 인근이다. 원래 선사 시대 자체가 할 말이 그리 많지 않고(물론 전문적으로 간다면 얼마든지 크게 만들겠지만), 대전에서 발견된 유물 위주다보니 규모가 굉장히 작은 게 특징이다. 1층은 사무실, 휴게실이고 2층만 전시공간일 정도. 대충 전에 소개한 화폐박물관의 반 정도 크기다. 그 크기에 맞게 관람시간도 30분이면 충분하다. 자세히 보는 사람도 1시간을 넘기지 않을 수준. 덕분에 가벼운 느낌으로 들릴 수 있는 건 장점이다. 보다 보면 대전에 의외로 선사 시대 유물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둔산동 선사유적지만 생각했는데 의외로 여기저기 있다. 외관은 제법 박물관처럼 생겼다. 왠지 모르게 입구에는 온갖 놀이판이 그려져 있다 규모는 작지만 모형이 보기 좋게 만들어져 있다.

「엘더 스크롤: 나락의 도시」 - 그렉 키이즈 [내부링크]

날아다니는 죽음의 도시와 연금술사와 황태자 엘더 스크롤 나락의 도시 저자 그렉 키이즈 출판 제우미디어 발매 2013.04.08. ※ 이 책은 총 2부로 된 시리즈 중 1부로, 여기에서는 작품의 내용 외적인 부분을 다루고, 작품의 내용에 대해서는 2부 「엘더 스크롤: 영혼의 군주」에서 종합해서 다루도록 하겠다. 엘더 스크롤 시리즈는 <엘더 스크롤 V: 스카이림>으로 특히 잘 알려진 게임 시리즈로, 처음 발매된 이후로 20년 넘게 게이머들에게 사랑받는 시리즈이다. 이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을 하나 꼽자면 게임 속 세계에 대해 객관적인 정보가 없다는 점이 있다. 게임 속에는 여러 책이나 신화가 등장하지만, 이는 해당 책의 저자나 특정 민족에게만 전해지는 내용이기 때문에 기록마다 의견에 차이가 있고, 플레이어는 그 중 어떤 것이 진실인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특정 신에 대해 어떤 민족은 악신이라고 주장하고 다른 민족은 선신으로 숭배하는데,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이 신이 실제로 어

「북미의 새」 - 존 제임스 오듀본 [내부링크]

깃털 달린 북미의 모든 동물들 북미의 새 저자 존 제임스 오듀본, 김성호 출판 그림씨 발매 2018.05.30. 존 제임스 오듀본은 새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사실주의 화가다. 새를 어찌나 좋아했는지 우선 밖으로 나가 새를 면밀히 관찰하고, 그 새를 사냥해서 잡아온 다음, 박제를 하거나 세밀화로 그렸는데, 그 솜씨가 하나같이 뛰어났다고 한다. 「북미의 새」는 그의 대표작으로, 프랑스에서 태어난 그가 미국으로 이민을 간 뒤 발견한 새들을 그림으로 정리한 책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단순히 카메라가 대중화되기 이전의 조류도감이라고 여길 수 있으나, 실제로는 그보다 큰 가치를 지녔다. 경매에서 126억 원에 낙찰되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북미의 새」는 단순히 새의 형태만 그린 것이 아니라 서식지나 습성도 반영되었다. 물고기나 도마뱀 등 어떤 먹이를 주로 먹는지도 그림에 같이 그려넣어 생동감을 더했고, 한 번에 한 마리만 그리는 것도 아니라서 암수나 나이에 따른 모

유성온천공원 [내부링크]

유성온천공원 대전광역시 유성구 계룡로123번길 52 유성온천공원은 유성온천역 인근에 길게 구성된 공원이다. 공원 자체보다는 족욕체험장을 방문하는 사람이 많은 듯. 현재 유성 문화 축제 기간이라 전시물이 많다. 어르신들이 대부분인데 자꾸 젊음을 강조한다. 얼마 전에 축제를 했고 지금도 축제기간이라 조형물이 많다. 좀 무섭게 생긴 라바, 올라프 여긴 대전인데 니가 왜 여깄니???? 꿈돌이는 어쩌고 얘는 유성구 마스코트 유성이. 온천 컨셉이라 양머리다. 대전의 '자랑' 한화이글스 마스코트 수리 자세히 보면 벤치도 유성온천 글자 모양이다. 참고로 이건 가로등이 아니라 더울 때 물 뿌리는 장치다. 유성온천공원에는 족욕체험장이 둘 있다. 하나는 그냥 족욕체험장, 하나는 한방 족욕체험장. 별 차이 없는듯 상상도 못한 유성 ㄴㅇㄱ 꽃 전시한 것도 축제의 일환이다

「콘클라베」 - 로버트 해리스 [내부링크]

이 중에서 교황이 될 자는 과연 누구인가 콘클라베 저자 로버트 해리스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발매 2018.01.31. 로버트 해리스는 로마사를 다룬 역사 소설로 유명한 작가이나, 「콘클라베」는 예외적으로 현대를 배경으로 한다. 제목대로 교황 선거를 소재로 하며, 현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언급되지는 않지만 시기상으로는 딱 현재 시점을 다룬다. 비록 역사 소설은 아니지만 로버트 해리스의 또 다른 전문 분야인 스릴러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콘클라베 속 추기경들의 정치적 암투가 주 소재로 등장한다. 책에서도 묘사되듯이 실제 콘클라베는 어떠한 미디어에의 노출도 허가하지 않고 추기경들을 감금할 정도로 비밀스럽게 이루어지기에 독자들은 물론 로버트 해리스조차 그 내막을 알 방도가 없는데, 이는 작품의 흥미를 위한 문학적 허용으로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만약 추기경들을 야욕 넘치는 부정적 인물로 묘사하는 것이 불편한 사람이라면 뒤에 설명할 반전의 존재 때문에 이 책을 일찌감치 읽지 않는 것을 추천한

대전월드컵경기장 [내부링크]

대전 월드컵경기장 대전광역시 유성구 월드컵대로 32 2002년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전이 이루어진 경기장이다. 지하철을 타고 대전월드컵경기장역에서 나오면 앞에 웬 농수산물 도매시장이 있는데, 거길 가로질러서 나오면 경기장이 보인다. 현재는 대전 하나 시티즌 구단의 홈경기장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곳곳에 구단 현수막이 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말이지만 축구 경기를 보러 가는 게 아니라면 굳이 갈 이유는 없는 장소다. 경기가 없어서 그런지 굉장히 조용했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이곳에서 미사를 봉헌했다고 한다. 이를 기리는 조형물.

「관객모독」 - 페터 한트케 [내부링크]

관객들이여, 이 즐거운 모독을 기꺼이 받아들여라 관객모독 저자 페터 한트케 출판 민음사 발매 2012.11.30. 연극에는 제4의 벽이라는 개념이 있다. 연극에서 인물이 감옥 안에 갇힌 상황을 생각해 보자. 무대의 양옆과 뒤는 벽으로 막혀 있는데, 관객을 향한 방향으로는 벽이 존재하지 않는다. 해당 인물이 갇혔다는 점을 확실히 하려면 관객 방향으로도 벽을 세워서 인물을 완전히 가두어야 하지만, 관객들이 배우의 모습을 보고 소리를 들어야 하니 벽이 '없지만 있는 척'을 한다. 관객들이 다 보고 들을 수 있음에도 배우는 '혼자 있는 척'을 하며, 한 쪽은 뚫려 있는 데도 '사방이 막힌 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대의 양옆과 뒤를 막은 벽이 제1, 제2, 제3의 벽이라면 이 투명한 벽을 바로 제4의 벽이라고 한다. 현재는 창작물 내의 캐릭터가 자신이 특정 작품의 등장인물이라는 점을 자각할 때 제4의 벽을 넘거나 돌파했다는 식으로 표현하는데, 「관객모독」은 처음부터 제4의 벽따위는 존재

대전 유성천 물향기길 [내부링크]

유성천 대전광역시 유성구 어은동 물향기길이라는 이름이 지도에는 없는데 아마 유성천 옆의 자전거길과 산책로를 그렇게 부르는 게 아닌가 싶다. 이 사진을 찍은 장소는 유성구청 앞에 있는 어은교 아래쪽, 구청 건너편이다. 딱히 궁금하지는 않았던 풍수 지식. 그런데 여기 누구 묘가 있긴 한가? 그나마 가까운 곳에 묘라면 김익희의 묘? 분수(말랐음) 원래는 물을 가득 채워 유성천으로 흘러가도록 만든 듯하다. 낚시하는 노인. 솔직히 처음 봤을 때 조금 놀랐다. 갑천에 낚시하는 사람 간혹 있긴 하지만... 물향기길에서 찍은 사진이긴 한데 사실 유성천뿐만 아니라 갑천이 전반적으로 자전거 타기 좋게 되어 있다. 자전거도로와 보행자도로가 나뉘어 있어서 안전하고, 다리와 화장실도 곳곳에 있어 주말에 놀러가기 좋은 길.

대전과학체험관 [내부링크]

대전교육과학연구원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덕대로 507-50 대전교육과학연구원 위치는 지난번에 소개한 창주사적공원 바로 앞. 조폐공사쪽에서 길따라 쭉 와도 되고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와도 된다. 오기 편한 위치는 아니지만 김익희의 묘나 화폐박물관보다는 오는 사람이 많다. 대전교육과학연구원이라고는 하지만 2층부터가 연구원이고 1층(+지하 1층)은 대전과학체험관이라고 봐도 된다. 놀이과학관, 기초과학관, 미래과학관이 있는데 기초과학관, 미래과학관은 붙어 있고 놀이과학관은 따로다. 기초+미래과학관은 별도 예약이 없어도 되지만 놀이과학관은 사전에 예약이 필요하다고 한다. 놀이과학관에서 봉사활동을 했을 때 아이들이 주로 좋아했던 시설은 모래를 쌓으면 프로젝터가 반응해서 영상을 틀어주는 샌드크래프트, 물고기를 색칠하고 스캔해 3D 영상으로 보이는 움직이는내그림, 공을 던져 화면의 목표를 맞추는 스마트볼풀, 그리고 VR기기 체험 등이 있었다. 스마트볼풀은 부모님들에게도 인기가 좋아 아이들 없으면 눈치보

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 [내부링크]

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 대전광역시 유성구 엑스포로 1 대전 신세계 Art&Science 지하 1층 대전 신세계백화점 지하 1층에 위치한 아쿠아리움이다. 관람료는 성인 29000원 소인 25000원인데, 전시장의 규모나 어종을 생각하면 꽤 비싼 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가격에 비해 규모가 많이 작다. 희귀한 생물이 있거나 어종이 다양하다기보단 다 어디선가 본 적 있는 듯한 녀석들이 많다. 전체적인 테마는 고대 그리스로, 곳곳에 포세이돈이나 아테나 등 그리스 신화를 연상시키는 장식이 있는데, 이는 후술할 공연의 테마와 이어진다. 그리스 컨셉이 먼저 만들어지고 거기에 맞게 공연의 스토리를 짠 것인지, 아니면 공연을 먼저 준비하고 거기에 맞는 테마로 꾸민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둘 다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냥 테마는 없는 것보다 나은 수준이다. 컨셉 자체에 불만은 없지만 좀 불편한 점이 있는데, 아무래도 그리스 신화와 바다를 연관짓다 보니 포세이돈이 중심으로 등장하는 것은 이

「참 괜찮은 죽음」 - 헨리 마시 [내부링크]

의사는 자신이 만난 환자만큼의 고뇌를 겪는다. 참 괜찮은 죽음 저자 헨리마시 출판 더퀘스트 발매 2016.05.06. 저자 헨리 마시는 신경외과 의사다. 다른 의사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외과 의사, 그 중에서도 신경외과 의사에게 수술은 대단히 중대한 사항이다. 뇌라는 섬세한 조직에 있는 작은 종양을 제거해야 하는데, 수술바늘이 약간이라도 엇나가거나 흔들리면 환자의 뇌를 영구히 손상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저자는 상당히 까칠한 성격을 보인다. 실수가 큰 사고로 번질 수 있으니 매사에 예민하게 구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 훌륭한 의사라고 하면 떠올리는, 숭고하고 인자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다만 의사답게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진짜라서 화를 내거나 성질을 부릴 때도 주로 환자가 아닌, 다른 의사나 병원 측을 대상으로 한다. 사실 그가 화를 내는 경우도 전후 사정을 따져 보면 화가 나지 않는 것이 이상할 때가 많으니, 본성은 따뜻하지만 직업 특성 상 스트레스를 많이

「필경사 바틀비」 - 허먼 멜빌 [내부링크]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필경사 바틀비 저자 허먼 멜빌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1.04.15. 필경사라는 직업은 말 그대로 글을 손으로 적는 사람이다. 이 이야기의 화자는 월 스트리트에서 근무하는 한 변호사로, 그는 자신을 대신해 법률 문서를 작성하거나 복사할 필경사 니퍼스와 터키, 그리고 잡무를 맡은 진저 너트 세 명을 직원으로 두고 있다. 이 셋은 모두 별명으로, 니퍼스는 오후엔 일을 잘 하나 오전에는 신경과민 증상을 보이며, 터키는 오전에는 성실하나 점심에 술을 마시고 오후에는 취한 채로 있는 사람이다. 새로 들어온 필경사 바틀비는 이들에 비하면 상당히 침착하고 성실한 직원이었는데, 별안간 변호사의 지시에 '안 하는 편을 택한다'며 일을 멈추고 가만히 있는다. 그는 퇴근 시간이 지나도 돌아가지 않고 남들보다 늦게 남았고, 변호사는 휴일에 근처를 지나다 그가 사무실에서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가 떠나지 않으니 결국 변호사는 자신이 사무실을 옮겨 떠나고, 바틀비는

대전 화폐박물관 [내부링크]

화폐박물관 대전광역시 유성구 과학로 80-67 한국조폐공사기술연구소(화폐박물관) 위치 : 대전 한국조폐공사 본사 옆 입장료 : 무료 (주차비 포함) 이용시간 : 10:00 ~ 17:00 눈치챘는가? 광장 바닥의 타일도 엽전 모양으로 배치해 놓았다. 박물관 정문 옆에 있는 조형물이다. 오른쪽은 동전 만들 때 쓰는 압인기. 엽전을 주조하는 과정 지폐 위조를 방지하기 위한 형광 무늬 박물관 자체가 큰 편은 아니지만 조폐공사에서 운영해서 그런지 내용물은 상당히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군더더기없이 딱 '화폐 박물관'에서 다루어야 할 법한 것들이 다 있다. 대규모로 만들어서 유통한다는 화폐의 특성 상 유물의 종류도 다양하고 수도 많은데, 그 덕에 보는 재미가 있다. 위치상 조금 외진 곳에 있어서 밖에서는 찾기가 쉽지 않지만, 관람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도 아니고, 주변에 국립중앙과학관이나 신세계백화점 등 관광할 시설이 많으니 이런 곳을 방문할 일정이라면 한 번쯤 시간을 내서 들릴 만한 곳이다

「기적을 만든 나라의 과학자」 - 정근모 [내부링크]

한국이 과학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적을 만든 나라의 과학자 저자 정근모 출판 코리아닷컴(Korea.com) 발매 2020.12.24. 정근모 박사는 한국 과학사에 지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이다. 그가 지금까지 역임한 지위만 해도 과학기술처 장관에 한국과학기술원 부원장, 한국과학재단 이사장에 한국 한림원 총장, 그 외에 몇몇 대학의 총장이나 교수까지 도합 십여 개를 족히 넘으며, 과학기술분야에서만 활약한 것도 아니라서 은퇴 후에는 한국해비타트 한국이사장을 맡으며 봉사활동에 힘쓰기도 했다. 지금까지 직, 간접적으로 만나거나 접한 대통령(해비타트 운동 중 만난 지미 카터 대통령까지)만 세어도 한 손에 꼽을 수 없을 수준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해방 이후부터 최근까지 쉬지 않고 활약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는 물리학, 세부적으로는 원자력을 전공한 과학자이기도 하지만 국내 원자력 발전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것 이외에 개인적으로 과학자로서의 업적은 알려지지 않은 편인데, 이는 그

「백내장」 - 존 버거 [내부링크]

백내장 수술을 겪으며 느낀 감각의 변화 백내장 저자 존 버거 출판 열화당 발매 2012.09.20. 저자는 백내장을 앓아 두 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왼쪽 눈은 정상적이었지만 오른쪽 눈은 한동안 백내장에 걸린 채로 지내야 했는데, 「백내장」은 그동안 그가 느낀 것들을 짧은 글로 적어 모은 에세이집이다. 한쪽 눈은 멀쩡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예술가적인 기질이 발동한 것인지 백내장이라는 질환의 고통이나 불편함은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자신의 눈으로 보며 느껴지던 것들을 집중적으로 다룬다는 점이 특징이다. 처음에는 백내장의 어원을 다루는데, 영어로 백내장을 뜻하는 cataract는 그리스어로 폭포, 혹은 창살이 드리워진 문을 의미하는 단어에서 왔다고 한다. (사실 영어의 cataract 자체에도 폭포라는 뜻이 남아 있다.) 위에서 아래로 커튼을 치듯이 눈을 가리는 병이라는 뜻이다. 그리고선 저자는 색을 느끼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느끼는 색은 바로 청색이다. 앞에서 말한 폭포와도 비슷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 - 레오나르도 다 빈치 [내부링크]

예술 이상으로 요리에 미쳤던 다빈치의 레시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 저자 레오나르도 다 빈치 출판 노마드 발매 2019.07.31.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회화, 조각, 공학, 수학 등 온갖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뽐낸 팔방미인이다. 그런데 그가 사실 예술 못지않게, 아니, 어쩌면 예술보다 요리에 더 많은 열정을 쏟았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레오나르도의 요리 사랑에 대해서는 그의 최대 역작이라는 <최후의 만찬>과 관련된 일화가 하나 있다. 그는 이 그림을 그릴 때 식탁에 올라갈 가장 완벽한 음식을 찾는다는 명목으로 수도원에 음식과 와인을 요구했다고 한다. 예수와 제자들이 마지막으로 하는 식사니, 그림에 그릴 요리를 고르는 데에도 정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나 보다. 그런데 레오나르도와 제자, 조수들 일행이 몇 달째 붓도 들지 않고 음식만 축낸다며 수도원에서 레오나르도의 고용주 루도비코에게 작업을 재촉할 것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낸다. 편지를 보내고 얼마 뒤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 완성

「직업으로서의 학문」 - 막스 베버 [내부링크]

학문이 과연 당신의 천직이라고 할 수 있는가? 직업으로서의 학문 저자 막스 베버 출판 나남 발매 2017.07.15. 독일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으로 세계적인 석학이 된 사회학계의 거장이다. 「직업으로서의 학문」은 뮌헨 대학에 초청을 받은 그가 두 차례에 걸쳐 직업과 정치에 대해 한 강연 중 직업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정치 부분은 별도로 「직업으로서의 정치」로 출판되었다.)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강연 당시의 상황을 알아야 하는데, 강연이 이루어진 1919년은 독일이 제1차 세계대전에서 막 패배한 시점이라 국민들이 절망에 빠진 상태였다. 뮌헨 대학의 사람들은 독일인이자 학자로서 높은 명성을 가진 베버가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독일인들을 이끌어줄 것이라 믿어 초청한 것이다. 말하자면 베버가 카리스마 있는 리더로서 활동해 주기를 원했다. 하지만 베버도 이를 짐작했는지, 그는 강연 내내 냉정한 어조로 말하며 학자와 예언자 사이

대전 김익희의 묘 (창주사적공원) [내부링크]

창주사적공원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덕대로 507-150 김익희의 묘와 재실인 긍사재를 합쳐서 창주사적공원이라 하나 보다. (창주는 김익희 선생의 호) 긍사재는 마치 사람이 살 것처럼 생긴 한옥인데(우편함도 있다.), 현재는 코로나 문제인지 관리인이 없는 것인지 밖에서 잠겨 있다. 이 글에서는 김익희의 묘만 다룬다. 입장료나 입장시간은 따로 없지만, 높이가 꽤나 높고 공간이 넓지 않아 차가 올라가기는 적합하지 않다. 이것 하나만 보러 오기에는 볼 게 많이 없으니 인근의 과학관이나 화폐박물관을 방문하는 김에 산책하듯 걸어서 오는 것을 추천한다. 이름만 공원이지 별로 공원같지는 않다. 올라가는 길에 있는 가정동 회화나무 보호수. 350년 된 나무라 한다. 입구에는 하마비가 있다. 자전거를 타고 갔으니 원래대로라면 여기에서 내린 다음 걸어가는 것이 맞을 텐데, 입구 경사가 너무 심해서 자전거는 도중에 세워둔 채 걸어서 갔다. 높은 것은 아니지만 경사가 심해 힘들다. 김익희의 신도비. 신도비란

「천년의 침묵」- 이선영 [내부링크]

'그 정리'를 최초로 만든 이는 과연 누구인가? 천년의 침묵 저자 이선영 출판 김영사 발매 2010.01.27. 직각삼각형의 가로와 세로의 제곱의 합은 빗변의 제곱과 같다. 누구나 학교에서 배우는 기하학의 기초인 피타고라스 정리다. 이 피타고라스라는 이름은 그리스의 한 수학자로부터 유래했는데,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피타고라스 학파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던 사람이었다. 만물의 근원은 수(數)라고 주장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철학을 가지고 있던 그의 학파는 콩을 먹지 않는다거나, 불 옆에서 거울을 보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특이한 규칙도 많아 일종의 종교 단체와도 유사했는데, 피타고라스 학파를 나온 사람들이 정계에 입문하며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치자 정치적 갈등이 폭동으로 번지게 되고, 그 와중에 피타고라스가 사망하면서(신전에 갇혀 굶어죽었다고도 하고, 폭도에게 사살당했다고도 한다.) 와해된다. 「천년의 침묵」은 바로 이 피타고라스 학파가 몰락하는 과정을 다룬다. 피타고라스 학파는

「히폴리투스」 - 에우리피데스 [내부링크]

신이 내린 파이드라 콤플렉스라는 이름의 저주 히폴리투스 저자 에우리피데스 출판 지식을만드는지식 발매 2016.11.24. 그리스의 영웅 테세우스는 크레타의 미궁 속 괴수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아테네의 왕이 되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그는 아마존 여왕 안티오페(히폴리타)와의 사이에서 아들 히폴리투스를 낳고 크레타의 공주 파이드라와 결혼하는데,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히폴리투스」는 이 파이드라와 히폴리투스 사이의 이야기이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오이디푸스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기원이 되고,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에게 복수한 엘렉트라가 엘렉트라 콤플렉스의 기원이 된 것처럼 파이드라는 어머니가 아들을 연모하는 파이드라 콤플렉스의 기원이 되었는데, 여기에서 알 수 있듯 「히폴리투스」는 다른 그리스 신화의 비극과 유사하게 (양아들이지만) 근친으로 인한 파멸을 다룬다. 발단은 히폴리투스였다. 그는 사냥과 순결의 여신 아르테미스를 섬겨 항상 신에게 충실했지만, 미

&lt;덕혜옹주&gt; - 허진호 [내부링크]

덕혜옹주 감독 허진호 출연 손예진, 박해일 개봉 2016.08.03. 대한민국 리뷰보기 덕혜옹주는 고종의 딸이자 순종의 동생으로, 대한제국의 다른 황족처럼 일본으로 보내져 일본인과 정략결혼을 하게 된 사람이다. 영화 <덕혜옹주>는 망국의 왕녀로서, 정신 질환을 앓았던 환자로서, 그리고 한 명의 조선인으로서의 그녀의 삶을 다룬다. 그 안타까운 삶 때문인지 종종 왜곡이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덕혜옹주>는 영화적 허용으로 볼 수 있는 선에서 왜곡을 최소화했다. 어린 시절부터 정신병 증세를 보이면 주인공으로서 극을 이끌어갈 수 없으니 여러 사건을 겪으며 피폐해지는 것으로 묘사한다거나, 실제 덕혜옹주가 감정을 기록으로 남기거나 표현한 적이 없으니 이를 상상으로 채워넣은 식이다. 덕혜옹주의 남편인 소 타케유키가 악인으로 묘사되지 않은 것만 해도 왜곡의 의도는 없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대한제국 황실을 독립운동과 연관지으려는 시도를 불만족스럽게 여긴 관객이 제법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외투」 - 니콜라이 고골 [내부링크]

정복을 차려입은 코, 외투를 뺏는 유령, 그리고 스페인의 왕 외투 저자 니콜라이 고골 출판 민음사 발매 2017.06.30. 흔히 러시아의 작가라고 하면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체호프 등 제정 러시아 후기의 작가들이 주로 다루어진다. 니콜라이 고골은 시대적으로 이들보다 수십 년 일찍 활동한 선배에 해당하는 작가로, 현재 그들보다 유명세는 덜할지 몰라도 러시아 문학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도스토옙스키는 러시아의 모든 작가가 고골의 「외투」로부터 나왔다고 말했을 정도이다. 이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면 그의 작품 또한 일반적인 러시아 문학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외로 그의 작품은 유머러스하고, 판타지적 요소도 적잖이 나와 재미있게 읽히는 편이다. 러시아 문학은 딱딱하고 무겁다는 편견을 깨는 작가라고 볼 수 있겠다. 이 책에 수록된 첫 번째 단편 「코」는 8등관 꼬발료프가 어느 날 코를 잃어버리고, 사라진 그의 코가 5등관의 복장을 한 채 활동하는 이야기이다. 총 14등관으

&lt;킥복서 더 레전드&gt; - 디미트리 로고데티스 [내부링크]

킥복서 더 레전드 감독 디미트리 로고데티스 출연 알랭 머시, 장 끌로드 반담, 크리스토퍼 램버트 개봉 미국 리뷰보기 주인공은 커트 슬론, 제목 그대로 킥복서다. 그는 형의 복수를 위해 통 포라는 지하투기장의 격투가를 죽인 적이 있는데, 통 포의 고용주가 그를 납치해 통 포 대신 투기장에서 싸울 것을 요구한다. 그는 거부하지만 그의 아내가 인질로 잡힌 상태였고, 어쩔 수 없이 태국의 한 감옥에 갇힌 채 다른 수감자들과 싸우며 수련을 시작한다. 그러던 중 지인의 도움을 받아 감옥을 탈출한 다음 범죄조직의 본부에 침입, 아내의 구출을 시도하나, 이내 투기장의 챔피언인 몽쿠트를 맞닥뜨린다. 몽쿠트와 싸우던 중 사고로 그의 아내가 공격받아 혼수 상태에 빠지자 커트 슬론은 몽쿠트에게 결투를 신청하고, 승리를 거두어들이며 영화는 끝이 난다. 스토리고 뭐고 별 볼 일 없는 그냥 액션 영화다. 사실 마이크 타이슨이 나온다길래 대체 뭔가 궁금해서 본 거지만 의외로 타이슨이 싸우는 장면은 거의 나오지

&lt;우주의 끝&gt; - 한병아 [내부링크]

우주의 끝 감독 한병아 개봉 대한민국 리뷰보기 우주의 끝에는 어디이며, 그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주의 끝이 어디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주의 끝이니만큼 그곳에는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 마치 우리가 살면서 많은 것들을 소유하지만, 죽을 때에는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끝이라고 부른다. 주인공은 별안간 시한부 판정을 받아 살 날이 세 달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해줄 말을 생각하다 '걸으라'는 말을 떠올리게 되고, 그 말을 따라서 병원을 나서 길을 걷는다. 직장 상사는 너무 바쁜 나머지 공감하는 것도 깜빡해버리고, 사람들은 아르바이트생이 나눠주는 전단지를 받자 마자 버린다. 이웃 엄마들은 주인공이 이사간다는 소식에 말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아이 학교나 학원 이야기를 한다. 이들은 바쁘다는 핑계로 타인에게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 것이다. 반면 주인공을 제대로 공감해 주는 사람들도 있어서, 한 할머니는 죽을 때 아무것도 없다는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미치 앨봄 [내부링크]

루게릭 병에 걸린 노은사의 마지막 강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저자 미치 앨봄 출판 세종서적 발매 2008.05.01. 미치 앨봄은 현재 영혼을 위로하는 글을 쓰는 작가로 유명하지만, 처음부터 그런 작가는 아니었다. 본래 그는 운동선수들을 따라다니며 스포츠 관련 기사를 쓰는 기자였다. 그러던 중 그는 우연히 대학 시절 코치라 불렀던 스승 모리 슈워츠를 다시 만나게 되어 그가 루게릭 병 투병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꾸준히 찾아와 대화를 나누기로 한다. 미치는 항상 화요일에 그를 만나러 왔으며, 그들은 스스로를 화요일의 사람들이라고 부른다. 제목이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인 것은 그 때문이다. 모리는 미치와의 만남 이외에도 <나이트라인>이라는 TV 쇼에 출연해 세 번에 걸친 인터뷰를 가졌는데, 그 덕에 이들의 이야기는 유명해져서 영화로도 나왔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몇 달에 불과한 시간동안 두 명이 나눈 대화일 뿐이지만,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몇 년의 강의로도 대신할 수 없는

「로버트 랭의 완벽한 종이접기」 - 로버트 J. 랭 [내부링크]

평면 종이접기부터 움직이는 종이접기까지, 고수를 위한 공예 로버트 랭의 완벽한 종이접기 저자 로버트 J. 랭 출판 비전코리아 발매 2019.05.02. 누구나 어렸을 때 종이로 비행기나 학을 접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정도로 종이접기는 우리에게 익숙한 활동이다. 「로버트 랭의 완벽한 종이접기」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새나 상어 등 각종 동물은 물론,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에 이르기까지 수십 종의 종이접기 레시피를 가르쳐 준다. 종이접기의 양상으로 구분한다면 처음에는 단순한 평면 접기만 다루다 공간감이 있는 입체 접기, 끝에는 움직이는 종이접기까지 나온다. 이것만 보아도 평소 알던 것보다 훨씬 수준높은 고급 공예를 다룬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입문자를 위한 가벼운 책이 아니다. 처음 몇몇 접기는 종이접기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따라갈 수 있게 만들어졌지만 어느 정도 진행하면 급격하게 난이도가 상승한다. 중반부에 이르면 평범한 색종이로는 접을 수

「도공 서란」 - 손정미 [내부링크]

청자는 하늘과 별의 기운을 받아 만드는 것이다. 도공 서란 저자 손정미 출판 마음서재 발매 2019.09.16. 「도공 서란」은 고려 시대, 정확히는 거란의 고려 침입 시기를 배경으로 한 역사 소설이다. 세부적으로는 고려를 대표하는 예술품인 고려청자와 강감찬의 귀주 대첩을 주 소재로 한다. 요약하자면 도공 소녀 서란이 청자와 관련된 사건에 얽혀 거란으로 넘어가고, 거란이 고려를 침공할 낌새를 보이자 탈출해서 강감찬을 만나 거란을 물리치는 데 일조하는 내용이다. 귀주대첩과 고려청자라는 두 소재가 언뜻 보기에는 별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작중에서 강감찬은 서란에게 청자장구를 만들 것을 요구하며, 그 청자장구 덕에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식으로 관련짓는다. 억지로 연관지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몽골이 침략했을 때 팔만대장경을 만들며 마음을 모았던 것처럼, 고려청자로 하나되어 맞서자는 의미를 담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청자라는 소재부터 결말의 주제의식까지 다른 작품이 잘 다루지 않는 이

「즉흥 환상」 - 김일지 [내부링크]

용 중에서 최강인 투명한 용이 울부짖었다. 즉흥 환상 저자 김일지 출판 더플래닛 발매 2012.03.20. 우선 저자의 소개에 따르면 이 책은 한국의 판타지 소설을 향한 메시지가 담긴 소설이라고 한다. 줄거리는 간단한 액자식으로 되어 있는데, 한 시종이 아가씨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가지고 왔으나 아가씨가 자고 있어서 다른 시종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다. 이 이야기는 용과 용사, 공주가 등장하는 전형적인 판타지로, 그 자체는 특별할 것이 없으나 이야기가 끝나고 액자 밖으로 나오면 장르를 뒤집는 반전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분량이 길지 않으니 이 반전을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기존의 이야기는 제법 진지한 내용이었던 데 비해 반전이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과격해서 오히려 실소를 자아낸다. 원래 판타지에 그다지 조예가 깊지 않았기에 저자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일종의 패러디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용 중에서 최강인 투명한 용이 울부짖었다'는 대목은 꽤

「귀여운 여인」 - 안톤 체호프 [내부링크]

사랑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었던 여인 귀여운 여인 저자 안톤 체호프 출판 바로이북 발매 2017.08.07. 「귀여운 여인」은 제목 그대로 귀여운 여인인 올렌카가 살아오면서 세 명의 남자를 만나 사랑하게 된 이야기이다. 그녀의 첫 번째 사랑은 쿠킨이라는 극장 지배인이었다. 이 둘은 부족함 없이 사랑했는데, 쿠킨이 모스크바에 출장을 갔다가 그만 사망하고 만다. 쿠킨의 부고를 받고 나서 얼마 뒤 그녀는 푸스토발로프라는 상인과 가까워지나, 얼마 되지 않아 그 또한 병으로 떠나보내고 만다. 그녀가 세 번째로 반한 사람은 수의사 스미르닌으로, 그는 결혼까지 한 몸이었지만 아내와 별거하고 있었다. 그는 올렌카의 곁을 떠나 모스크바로 갔다가 몇 달 후 돌아왔는데, 올렌카는 스미르닌 가족에게 자신의 집에서 지내는 것을 제안한다. 그렇게 그녀는 스미르닌의 아내와 아들까지 함께 살게 되었고, 그 아들 사샤를 마치 자신의 아들인 것처럼 여기는 것으로 작품은 끝이 난다. 올렌카는 굉장히 의존적인 주인공

&lt;캐비닛&gt; - 손동완 [내부링크]

캐비닛 감독 손동완 출연 임수형 개봉 대한민국 리뷰보기 외진 건물에 퀵으로 배달이 하나 온다. 사람은 없고 건물 안에 캐비닛만 덩그러니 있는데, 소포를 열어보니 웬 개 한 마리가 들어 있고, 소포를 캐비닛에 넣어 달라는 요청 사항이 있다. 기사는 일단 요구를 따르나, 갑자기 캐비닛이 크게 흔들리며 맹수가 울부짖고 개가 낑낑대는 소리가 난다. 다시 캐비닛을 열어 보니 개와 상자는 온데간데없이 돈다발만 남는다. 이 캐비닛은 안에 무언가를 넣으면 돈을 뱉아내는 것이다. 대출을 알아볼 정도로 돈이 급했던 그는 자신의 차에서 소지품들을 넣어 보고, 건물 안에 있던 잡동사니도 싹 모아서 넣고, 계속 돈이 나오자 점점 더 큰 것을 캐비닛에 집어넣기 시작한다. 영화의 중간 과정을 생략했지만 어느 정도 눈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결국 그 자신이 캐비닛에 들어가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식욕 때문에 전 재산을 처분하고 가족까지 팔아넘기다 못해 끝에는 자기 자신을 먹은 에리시크톤처럼, 과욕의 끝

「벽에 난 문」 - H. G. 웰스 [내부링크]

어른이 되어 가며 놓치게 되는 벽 속의 문 벽에 난 문 저자 허버트 조지 웰스 출판 초록달 발매 2012.04.24. 「벽에 난 문」은 「타임 머신」, 「우주 전쟁」, 「투명 인간」 등으로 알려진, SF의 거장 허버트 조지 웰스가 쓴 단편 소설로, 그의 다른 작품과는 달리 SF 장르와는 거리가 있는, 어찌 보면 판타지 소설에 가까운 책이다. 원제는 「The Door in the Wall」로, 「벽 속의 문」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화자의 친구 월러스가 어릴 적 발견했던 녹색 문에 대한 이야기이다. 월러스는 그가 다섯 살일 때 벽에서 한 녹색 문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 문은 커다란 정원으로 이어져 있었고, 그곳에서 그는 공을 가지고 노는 표범을 보았지만 전혀 두렵지 않았다고 말한다. 다른 동물들도 만나며 앞으로 나아가자 그 또래의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함께 다양한 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비록 현재의 그는 그 때 무엇을 하였는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매우 즐거운 경

&lt;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gt; - 가스 제닝스 [내부링크]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감독 가스 제닝스 출연 샘 록웰, 모스 데프, 주이 디샤넬, 마틴 프리먼, 빌 베일리, 워윅 데이비스, 안나 챈셀... 개봉 2005.08.26. 미국, 영국 리뷰보기 이 영화의 원작이 되는 더글러스 애덤스의 소설「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기존 SF를 완전히 비틀어 만든 블랙 유머와 예측을 뛰어넘는 독특한 전개로 큰 인기를 끈 작품이다. 이 영화 또한 그 인기에 힘입어 나왔다고 할 수 있는데, 사실 이 작품의 영화화에는 조금 복잡한 뒷이야기가 있다. 원작자 더글러스 애덤스는 히치하이커 시리즈를 영화화하려면 자신이 직접 각본과 제작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제대로 된 작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그가 급사해버린 것이다. 그 때문에 원작을 읽은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불완전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히치하이커 시리즈 자체도 미완으로 끝났고, 당시 출판된 부분만 영화화하기에는 분량이 너무 방대했기에 어쩔 수 없이 초반의 내

「식객2」 - 허영만 [내부링크]

다시 한 번, 그리움을 맛보러 가다 허영만 식객2 완간 세트 저자 허영만 출판 시루 발매 2014.06.30. 진수와 성찬이 결혼하고, 「식객」이 완결된 지 수 년이 지난 뒤 허영만 작가가 야심차게 웹툰으로 내 놓은 후속작이다. 다만 등장인물이나 배경 등은 전작과 공유하지 않으며, 사실상 음식이라는 테마와 「식객2」라는 제목만 이어진다. 세부적인 설정도 전작과 크게 차이가 있다. 성찬은 여러 곳을 옮겨 다니는 차장수였지만 본작의 주인공 고무신은 식당 '그냥밥집'의 주인이며, 전작에서는 길가는 사람들도 음식에 관한 온갖 지식을 섭렵하고 있었던 것에 비해 여기에서는 음식을 잘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요약하자면 「식객」이 받았던 비판을 받아들여 이를 더 현실적이고 그럴듯하게 개선하였다고 할 수 있겠다. 주인공이 식당 주인이라 요리 실력에 당위성이 생기며, 등장인물이 적어 캐릭터성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데, 낡았다는 느낌을 받은 「식객」과 비교하면 확실히 세련되어졌다. 특히 등장인물들이 잘

「가재가 노래하는 곳 」 - 델리아 오언스 [내부링크]

가재가 노래하는 습지의 가장 깊은 곳에서 가재가 노래하는 곳 저자 델리아 오언스 출판 살림 발매 2019.06.21.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상당히 특이한 소설이다. 저자부터가 굉장히 독특한 약력의 소유자로, 본업은 동물학자이자 70살에 이 책으로 데뷔한 소설가이다. 그 때문인지 책의 장르가 불분명해 성장 소설이자 로맨스 소설이자 법정 스릴러 소설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중 어느 한 요소도 부족함 없다는 것이 이 책 최대의 특징이자 강점이기도 한데, 이 모든 요소가 습지라는 하나의 핵심 소재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주인공 카야는 습지에서 인생을 배웠고, 습지에서 만난 소년 테이트와 사랑을 나누었으며, 습지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리지만 습지 덕분에 결백을 입증했으니 사실은 습지 소설이라 부르는 것이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가재는 대표적인 지표 생물이다. 지표 생물이란 말 그대로 수질이나 환경의 오염도를 파악하는 데 지표가 되는 생물을 말하며, 1급수에만 사는 가

「엔트로피」 - 제레미 리프킨 [내부링크]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 엔트로피 저자 제레미 리프킨 출판 세종연구원 발매 2007.02.28. 「엔트로피」는 이미 고전의 반열에 든 사회학서다. 현재 그와 이 책의 영향력은 굉장히 커서, 한정된 자원과 개발로 인한 자원 소모의 가속화는 수많은 후대 학자들이 연구하고 언급한 바 있으며, 여러 연구소와 기업에서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니 여기에서는 책의 핵심과도 같은 개발에 대한 비판은 제쳐 두고, 책 자체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1996년 미국의 물리학자 앨런 소칼은 '지적 사기 사건'으로도 알려진, 이른바 '소칼 사건'을 벌였다. 당시에는 포스트모더니즘 계열 철학계에서 자연과학의 객관성을 무시하고, 나아가 자연과학의 개념을 자신의 입맛대로 왜곡, 확대해석해 주장의 근거로 삼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렇게 과학에 대한 어쭙잖은 지식으로 과학을 요용하는 세태에 불만을 가진 그는 논문을 한 편 써서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학회지에 투고했는데, 이 논문이 통과되자

「스포츠 갬블링」 - 문개성 [내부링크]

사람은 왜 도박에 빠져드는가 스포츠 갬블링 저자 문개성 출판 커뮤니케이션북스 발매 2017.08.23. 도박이란 재화를 걸고 하는, 운에 승패가 걸린 내기를 말한다. 도박에는 카드게임이나 룰렛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그 중 스포츠 갬블링이라고 하면 스포츠 경기의 결과를 예측하고 이를 맞추는 형태의 도박을 말한다. 간단하게는 야구나 축구 등 운동 시합의 결과에 달린 체육진흥투표권(토토 등)부터 시작해 각각 말, 자전거, 보트 경주에 돈을 거는 경마, 경륜, 경정은 물론, 한국의 경우 소싸움도 베팅이 가능해 엄연한 스포츠 갬블링에 속한다. 해외의 경우에도 이와 비슷하게 투계 시합에 돈을 거는 등 저마다 지역의 특색에 맞는 도박이 존재하는데, 사실상 전세계에서 스포츠 갬블링이 시행된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도박은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여가지만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수반된다. 바로 도박중독자와 불법 도박장의 존재다. 사실 도박이 보편적이라는 것도 금지해 봤자 어딘가에서 암암리에 이루어지

「플랫랜드」 - 에드윈 애벗 [내부링크]

평평한 세계의 미친 사각형 플랫랜드 저자 에드윈 애벗 출판 늘봄 발매 2009.09.20. 여기 모든 것이 평평한 2차원의 세계, '플랫랜드'가 있다. 3차원의 세계, 이른바 '스페이스랜드'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상상하기도 어렵지만, 이곳 플랫랜드의 사람들은 우리가 플랫랜드를 상상하는 것 그 이상으로 우리의 스페이스랜드를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플랫랜드」의 주인공인 사각형(Square) 씨도 마찬가지로, 그는 3차원의 세계에서 온 구(Sphere)를 만나고, 1차원의 라인랜드를 방문하고, 평면에서 벗어나 플랫랜드를 바라보는 일련의 모험 끝에야 높은 차원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 대해 말했다는 이유로 사이비 종교인 취급을 받아 감옥에 갇히게 되는데, 「플랫랜드」는 이 일련의 과정을 담은 사각형의 회고록이다. 책 안에서 구분된 것은 아니지만, 「플랫랜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1부는 플랫랜드의 사회나 문화를 다루는 부분이고, 2부에서는

「걸어 다니는 표현 사전」 - 앤드루 톰슨 [내부링크]

호두 한 알에 담긴 영어의 수많은 표현들 걸어 다니는 표현 사전 저자 앤드루 톰슨 출판 윌북 발매 2021.09.27. 마크 포사이스의 「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에 이은 후속작이다. 사실 「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은 마크 포사이스가 2016년에 지은 「The Etymologicon」이고, 「걸어 다니는 표현 사전」은 앤드루 톰슨이 2017년에 지은 「Hair of the Dog to Paint the Town Red」로, 원서는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는 책들이다. 이 둘이 제목도 표지도 비슷하게 나온 것은 단지 출판사에서 비슷한 테마의 책을 시리즈로 출간했기 때문이다. 아마 「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이 생각 이상으로 호응이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 어쨌거나 이들은 원래부터 다른 작가의 다른 책이기 때문에 책의 세부적인 내용이나 구성에는 차이가 제법 있다. 예를 들어 전작은 단어의 어원을 주로 다루며, 각 장마다 하나의 단어를 테마로 해 관련 어휘들을 이야기 형식으로 소개하고, 다음 장

&lt;점퍼&gt; - 더그 라이만 [내부링크]

점퍼 감독 더그 라이만 출연 헤이든 크리스텐슨, 사무엘 L. 잭슨, 제이미 벨, 레이첼 빌슨, 다이안 레인 개봉 2008.02.14. 미국, 캐나다 리뷰보기 순간이동을 하는 초능력자를 주인공으로 한 스티븐 굴드의 소설,「점퍼」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이다. 소설 시리즈 중「그리핀 이야기」는 영화의 프리퀄격으로 만든 작품인데, 영화 <점퍼>는「점퍼」와「그리핀 이야기」를 적절히 섞어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점퍼」의 주인공 데이비드가 그리핀이 겪는 일을 겪는다고 해야 하나?「그리핀 이야기」는 <점퍼>와 같은 세계의 이전 시점이고,「점퍼」는 영화와 약간의 차이가 있는 평행세계처럼 생각하면 된다.「점퍼」를 쓸 때에는 영화화 계획이 없었으니 자세한 설정이 약간 어긋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원작은 청소년의 심리를 잘 묘사한 성장 소설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점퍼>는 본질적으로 성장 영화보다는 킬링타임용 액션 영화에 가깝다. 액션 영화로서의 정체성을 위해서는 악당을 물리친다는 방향성을

「영혼의 비행」 - 리처드 바크 [내부링크]

꿈꾸는 동안 만나는, 나의 꿈이 실현되는 곳 영혼의 비행 저자 리처드 바크 출판 이레 발매 2002.03.04. 「갈매기의 꿈」의 작가로 유명한 리처드 바크의 소설이다. 해당 작품이 갈매기의 비상(飛上)을 다루는 것처럼, 저자 본인도 비행에 대한 열망이 상당한 사람이다. 그는 젊을 적 공군에서 파일럿으로 근무한 것은 물론, 비행에 관한 소설과 수필을 수 차례 저술하고, 지금도 비행기 여러 대를 소유하고 있는 비행기광이니 말이다. 제목에서부터 드러나지만, 「영혼의 비행」도 마찬가지로 비행기와 관련된 작품이다. 그런데 이 책이 특이한 점은 주인공이자 화자가 리처드 바크 본인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이름만 같은 것이 아니라 비행기 조종이 취미라는 점까지 동일한, 사실상의 동일인물이다. 작가가 자기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라는 점이 「영혼의 비행」 최대의 특징이며, 이 때문에 이 책을 읽을 때는 수필과도 같은 독특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처음 읽을 때에는 조금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큐브의 모험」 - 루비크 에르뇌 [내부링크]

우주의 경이가 담긴 정육면체의 일생 큐브의 모험 저자 루비크 에르뇌 출판 생각정원 발매 2020.09.01. 큐브, 정확히는 루빅스 큐브는 아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장난감 중 하나일 것이다. 생긴 지 고작 5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마치 세상에 원래 있던 것처럼 널리 퍼져 있고, 국제적 영향력이 강하다고 하기는 어려운 헝가리에서 만들어졌음에도 세상에 큐브를 모르는 나라가 없다. 큐브를 맞추는 취미가 없는 사람이라도 웬만해서는 만져본 적은 있을 것이며, 영화나 광고 등지에서도 심심찮게 등장하기에 본 적조차 없는 사람은 정말로 드물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큐브를 빨리 맞추는 행위, 이른바 스피드 큐빙은 다양한 종목에서 이루어져 눈 가리고 맞추기, 외발자전거를 타며 맞추기, 심지어는 이 둘을 합쳐 눈을 가린 채 외발자전거를 타며 맞추기 등의 별에 별 희한한 기록이 존재한다. 대회에서는 5초만에 큐브를 완성하는 고수들이 나오고, 큐브를 맞추는 로봇까지 등장하는 형국이다. 단지 작

&lt;프린세스 브라이드&gt; - 로브 라이너 [내부링크]

프린세스 브라이드 감독 로브 라이너 출연 캐리 엘위스, 맨디 파틴킨 개봉 1992.12.12. 미국 리뷰보기 이 영화는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들려 주는 동화이다. 단순히 동화적이라는 뜻이 아니라, 액자식 구성의 영화라서 진짜로 할아버지가 동화를 읽어 준다는 설정이다. 그래서인지 기본적인 플롯은 평범하다 못해 진부하다. 공주와 사랑에 빠진 평민 남자, 그리고 공주의 납치다. 당연하게도 남자는 공주를 구출하기 위해 떠나고, 당연하게도 악당들이 그를 막는다. 이런 다양한 모험을 하며 주인공과 동료들이 악당을 물리치고 결혼해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프린세스 브라이드>가 특별한 점은, 이 모든 과정이 대단히 재미있다는 것이다. 전반적인 플롯은 진부할 지 몰라도, 그 세부적인 단계에서 기존의 '전형적' 판타지를 완전히 뒤집어 관객(과 손자, 그리고 일부 동화 속 등장인물들)의 예상을 완전히 뛰어넘는다. 마치 손자가 이야기가 진부하다고 말하자, 자존심이 상한 할아버지가 억지를 부리

&lt;선을 넘어&gt; - 최진욱 [내부링크]

선을 넘어 감독 최진욱 개봉 대한민국 리뷰보기 병원에서는 천천히 다녀야 한다. 특히나 자칫하다 환자가 크게 다칠 수 있는 어린이 병동은 더욱 그렇다. 이 영화의 배경은 바로 이런 어린이 병동으로, 안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천천히' 다니라는 표지판이 있다. 어린이 병동은 아이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곳이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갑갑한 장소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병실에서 빌리가 잠을 자고 있는 사이, 병원의 휠체어가 별안간 움직이더니 자동차 경주 영상을 틀고, 이어서 목발, 보행기, 그리고 오리 장난감이 등장해 붕대로 만든 출발선 위에 선다. 이들은 병원의 복도를 트랙 삼아 한 바퀴 크게 경주를 하며, 이는 곧이어 자동차 경주와 오버랩된다. 박진감 넘치는 경주가 이어지지만 병원 직원이 나타나자 다들 제자리에 멈춰 선다. 하지만 결승선을 넘기겠다는 집념인지, 휠체어는 좌석을 튕겨 위에 올려져 있던 장난감 자동차를 결승선 너머로 보내는 데 성공한다. 이 자동차는 종이로 만든 장난감으

「건설현장과 나」 - 이광열 [내부링크]

평생을 건설업에 종사하며 보고 느낀 점들 건설현장과 나 저자 이광열 출판 책과나무 발매 2013.04.05. 이 책은 거의 한평생을 건설업에 종사한 기술자이자 관리자가 지금까지 겪어 온 현장의 경험을 쓴 책이다. 그런데 자신의 눈부신 성과를 보여 주며 성공담을 이야기하지도 않고, 신기술이나 공법을 소개하며 지식을 뽐내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와는 정반대로 감추고 싶을지도 모르는, 현장에서 있었던 사고와 실수, 마찰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책이다. 정확히 어디에서 어떤 건물을 짓다 생긴 사건인지는 언급하지 않으나 개중에는 뉴스에도 나왔을 법한 대형 사고도 있다. 때로는 작업에 들어간 인부가 죽기도 하고, 단순히 주민이 민원을 넣었을 뿐인 비교적 사소한 사건도 있다. 다만 어디까지나 외부인인 우리가 보았을 때 사소하다는 것이지 보상금과 관련되면 건설회사 입장에서는 굉장히 까다로운 문제가 되는데, 「건설현장과 나」는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 왔는지 밝힌다. 건설 중 발생한 사고에 관한 내용은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 - 에드거 앨런 포 [내부링크]

세계 최초의 추리 소설이자 그 모든 것의 기원 모르그 가의 살인사건 저자 에드거 앨런 포 출판 도담문화사 발매 2015.05.21. 에드거 앨런 포는 공포 소설의 대가로 유명하지만, 그는 최초의 추리 소설 작가이기도 했다. 그의 작품에 나오는 탐정 오귀스트 뒤팽은 최초의 탐정 캐릭터이며, 소설의 화자가 탐정의 친구라는 점은 셜록 홈즈 시리즈의 왓슨에, 탐정의 이름은 아르센 뤼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영향력이 큼에도 뒤팽이 등장하는 작품은 「모르그가의 살인 사건」, 「마리 로제의 비밀」, 그리고 「도둑맞은 편지」 세 편에 불과하다는 점 또한 그의 특징으로, 활약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가 얼마나 큰 인기를 구가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모르그가의 살인 사건」은 뒤팽의 데뷔작이니 최초의 추리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초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대단히 세련된 작품이다. 밀실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다는 점도 그렇고, 여러 명의 증언을 차례로 들려주며

「도웰교수의 머리」 - 알렉산드르 벨라예프 [내부링크]

머리만으로도 살아갈 의미가 있는가? 도웰교수의 머리 저자 벨랴예프 출판 라떼북 발매 2012.01.16. 저명한 과학자 도웰 교수는 생물의 머리를 분리해서 펌프로 혈액과 공기를 공급, 생명을 유지시키는 연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 실험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 여겼고, 반대로 이 실험을 어떻게든 성공시켜 부와 명예를 얻고자 했던 그의 사악한 제자 코른(실제 발음은 케른에 가깝다)은 도웰 교수를 살해한 뒤 머리만 남겨 놓는다. 코른은 마리 로렌을 고용해 자신의 실험을 돕도록 하나, 마리 로렌은 코른이 시체를 빼돌려 머리만 소생시키는 것에 경악하고, 보관된 도웰 교수와 대화를 하며 진상을 깨닫는다. 한편 코른은 이전에 소생시켰던 여자의 머리를 육신에 다시 연결하는 실험을 진행하는데, 그녀는 다시 몸을 얻자 이를 주체하지 못하고 코른의 연구소를 탈출한다. 이 몸은 그녀의 원래 몸이 아니라 최근에 죽은 다른 여자의 몸을 가져온 것으로, 우연찮게도 그 몸의 원주인의 애인이 이를 발견하

「소피스트」 - 플라톤 [내부링크]

우리는 이런 사람을 뭐라고 불러야 하겠습니까? 소피스트 저자 플라톤 출판 아카넷 발매 2019.09.04. 고대 그리스인들은 철학을 했다. 개중에서 특히 뛰어난 지혜를 가지고 진리를 탐구하는 사람들을 철학자라고 불렀다. 소피아는 지혜를 말한다. 필리아는 사랑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필로소포스, 즉 철학자는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사랑이 빠지고 지혜만 남은 소피스트는 조금 다른 사람들이다. 현대적인 기준으로는 이들도 철학자라고 할 수 있지만, 적어도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이들을 철학자라 부르는 것을 거부했다. 소피스트들은 진리와 지혜의 탐구 대신 토론에서 이기는 법만 탐구했고, 이를 젊은이들에게 가르치며 돈을 받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들이 토론에서 이기는 법이란 "있지 않은 것은 있지 않다" 식의 궤변으로 입을 틀어막는 것이었기 때문에, 논리를 더럽히는 소피스트들은 철학자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궤변으로 논리를 타파하는 것은 "흰 말은 말이 아니다"라고

「레플리카」 - 박세진 [내부링크]

과거의 모방도 하나의 문화가 된다 레플리카 저자 박세진 출판 벤치워머스 발매 2018.02.23. 현재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입는 청바지가 원래 텐트 재질로 만든 미국 광부들의 작업용 의상이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텐트를 만들던 소재라 질기고 튼튼했기에 여기에 주목한 광부들이 실용적인 목적으로 입기 시작했고, 이내 일반인들도 그 내구도에 매료되어 유행하였다. 당시 유명 영화배우들이 청바지를 입고 나와서 인기를 끈 것도 사실이지만, 청바지나 카고 바지 등 워크웨어의 유행은 실용성에 기반하였다고 볼 수 있다. 옷이 단순히 예뻐서가 아니라 주머니가 많다거나, 두껍고 튼튼해 오래 입을 수 있다거나, 입고 활동하기 편하다는 등 기능이 유행을 이끌었던 것이다. 패션 트렌드가 다 그렇듯 워크웨어의 유행이 언제까지고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한참 후 일본에서 의외의 인기를 끌게 된다. 일본에 갑자기 수십 년 전 미국식 패션이 유행한 이유는 분명하지 않으나, 책에서는

「콘트라베이스」 - 파트리크 쥐스킨트 [내부링크]

콘트라베이스, 최고이자 최악의 악기가 아닌가! 콘트라베이스 저자 파트리크 쥐스킨트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08.01.30. 「콘트라베이스」에는 사람이 단 한 명밖에 등장하지 않는다. 엄밀히 말하면 연극 형식이라 남자의 말을 듣고 있는 청자, 즉 '당신'도 소설의 등장인물이기는 하나, 말 한 마디도 없는 당신은 연극의 배우보다는 관객에 가깝다. 즉 「콘트라베이스」는 본질적으로 한 남자의 모노드라마이다. 그렇다면 이 남자는 어떤 사람인가? 그는 국립 오케스트라에서 콘트라베이스를 맡은 연주자이다. 따지고 보면 공무원인 셈이고, 본인도 인정하듯 꽤나 좋은 직업을 가진 사람이지만, 그에게는 크나큰 고민거리가 있다. 바로 자신의 악기 콘트라베이스 때문이다. 남자와 콘트라베이스 사이의 애증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전에, 오케스트라가 아니라 락 밴드 하나를 생각해 보자. 보통은 공연에서 가장 돋보이는 보컬리스트와 기타리스트가 굉장히 인기가 많다. 이들은 소리도 크고, 퍼포먼스도 강렬하고, 무대의 맨

&lt;지구 최후의 계란&gt; - 김윤선 [내부링크]

지구 최후의 계란 감독 김윤선 개봉 대한민국 리뷰보기 인디영화답게 설정부터가 굉장히 참신하다. 지구로 소행성이 다가와 전세계가 위험에 처하자 사람들은 우주로 대피했는데, 그 과정에서 부유층이 지구에 있는 먹을 것을 모조리 가져가 버렸다는 것이다. &#60;지구 최후의 계란&#62;은 폐허가 된 지구에서 한 남자가 아들에게 주기 위해 계란 하나를 가지고 가다 별안간 나타난 노인과 난투를 벌이며 시작한다. 15분 남짓한 짧은 길이의 작품이지만, 메시지가 명확하고 반전이 많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일례로 남자와 노인이 싸우는 도중, 전화에서 우주선에 탑승할 사람의 연령과 성별을 말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남자는 자신의 아들을 뜻.......

「바다해부도감」 - 줄리아 로스먼 [내부링크]

바다를 꿈꾸는 모든 아이들을 위하여 책 첫머리에서 밝히길, 이 책은 어린아이들의 편지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전에 「자연해부도감」, 「음식해부도감」, 「농장해부도감」을 집필한 적이 있었는데, 그 책을 읽은 아이들로부터 이번엔 바다에 대한 책을 보고 싶다는 편지가 왔다는 것이다. 그 기대에 부응해 그린 책이 바로 「바다해부도감」이다. 저자의 전작을 보면 알 수 있듯, 저자는 해양생물학자가 아니다. 저자의 본업은 일러스트레이터로, 바다에 대해 특별한 지식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이 책도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지는 않지만, 처음부터 어린 독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너무 어렵지도 않고, 적.......

&lt;시대정신&gt; - 피터 조셉 [내부링크]

시대정신 감독 피터 조셉 출연 오사마 빈 라덴, 조지 칼린, 빌 힉스 개봉 미국 리뷰보기 제목도 내용도 대단히 거창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음모론에 지나지 않는 영화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예수, 2부에서는 9.11 테러, 3부에서는 금융계를 다룬다.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예수는 이집트의 호루스나 페르시아의 미트라를 모방한 표절일 뿐이며, 9.11 테러는 누군가의 조작으로 일어난 폭발 사건이고, 몇몇 가문이 전세계 금융계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2,3부의 내용은 음모론에서 다루는 단골 소재라 수도 없이 반박된 데다 1부의 내용마저도 신빙성이 대단히 떨어져 신뢰하기는 어려운 작품이다. 1부를 예로 들어.......

「내가 본 시인 김소월 군을 논함」 - 김동인 [내부링크]

한 시대의 작가가 작가에게 김소월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라고 해도 무방한 작가이다. &#60;진달래꽃&#62;, &#60;엄마야 누나야&#62;, &#60;초혼&#62;, &#60;먼 후일&#62; 등 그의 수많은 시들이 일부는 노래로도 만들어져 아직까지도 애송되는 것은 물론, 일제강점기에도 민속적 감성을 노래하였다는 점에서 교과서에도 꾸준히 실리는 시인이다. 그의 시들은 문장이 아름다우며, 문학성 또한 부족함이 없다고 평가된다. 반면 김동인의 경우에는 조금 복잡한데, 한국 최초의 근대문학 작가로서 한국 문학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것은 명백하지만 특정 성별이나 민족에 대한 혐오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으며, 다른 문인들과 갖은 논.......

「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 - 마크 포사이스 [내부링크]

책상은 책상이다. 그런데 왜 책상일까? 우리는 항상 언어를 이용해 사물을 묘사하고, 대화하기도 한다. 아니, 언어가 없으면 사물을 묘사할 수도, 대화할 수도 없다는 편이 더 가깝다. 어쨌든 이렇게나 언어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단어가 왜 이 뜻을 가지는지 별로 궁금해하지 않는다. 가끔은 단어를 다른 의미로 부르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스위스의 작가 페터 빅셀의 「책상은 책상이다」의 주인공이 그렇다. 그는 모든 단어를 정해진 대로 부르는 것에 싫증을 느껴, 주변 사물들의 이름을 자기 마음대로 바꾸어 부르기 시작하고, 급기야 다른 사람들과 대화가 불가능할 지경에 이른다. 대화의 단절은 지루함의 대가라기에.......

「시골의사」 - 프란츠 카프카 [내부링크]

우린 모두 이 세계에 내던져진 사람일 뿐이오. 급한 환자가 있다고 하여 시골의사는 찾아가려 하나, 말이 없어 출발할 수 없었다. 그러자 쓰지도 않던 우리에서 마침 마부가 나타나 말을 흔쾌히 내준다. 의사는 마부가 자신의 하녀 로자를 노린다는 것을 알아챘지만 로자를 뒤로 한 채 환자를 향해 출발하고, 마차는 눈깜짝할 새 도착한다. 그곳에는 부상입은 청년과 그의 가족이 있었는데, 의사가 보기에 청년의 상처가 별 것 아닌 듯해 돌아가려 하자 그의 가족이 떠나지 못하게 막는다. 가족의 부탁으로 다시 환자를 진찰하자 이번에는 심각한 상처를 발견한다. 청년을 도울 수 없을 것이라 직감한 그는 거짓말로 청년을 안심시킨 뒤 집으로 돌.......

&lt;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gt; - 존 왓츠 [내부링크]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감독 존 왓츠 출연 톰 홀랜드, 젠데이아 콜먼, 베네딕트 컴버배치, 존 파브로, 제이콥 배덜런, 마리사 토... 개봉 2021.12.15. 미국 리뷰보기 마블 스튜디오는 언젠가부터 영화를 만들지 않고 있다. 그것도 매우 계획적으로 말이다. 마블 스튜디오에서 만드는 것은 다름아닌 '빌드업'이다. 영화를 찍는 게 아니라 큰그림을 그린다는 것이다. 초반에는 그 자체로 재미있고 좋은 영화가 많았다. 빌드업이라고 해 봤자 다음에 등장할 히어로가 누구일지, 인피니티 스톤이 과연 무엇일지 예측하는 수준이었고, 영화의 즐거움을 해치는 경우는 없었다. 그러나 타노스를 상대하며 기성 슈퍼히어로들이 대거 퇴장하면서 생긴 빈.......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매트 졸러 세이츠 [내부링크]

웨스 앤더슨이 만들어낸 하나의 세계, 주브로브카 웨스 앤더슨 감독의 &#60;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62;은 주브로브카 공화국이라는 가상의 국가를 배경으로 뛰어난 영상미와 더불어 동유럽풍의 음악이나 특유의 액자식 구조, 시대에 따라 변하는 화면비 등 다양한 측면에서 독창성을 인정받아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워낙 섬세하고 창의적인 작품이라 보통 관객은 보는 것만으로는 영화를 완전히 파악하기 쉽지 않은데, 이 책에서 저자는 웨스 앤더슨 감독은 물론, 의상 제작자나 작곡가 등 영화 제작에 참여한 다양한 인물들을 인터뷰하여 독자가 영화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랜드 부다.......

「식객」 - 허영만 [내부링크]

맛있는 음식 한 입마다 가슴 뭉클한 이야기 하나 허영만 작가는 「날아라 슈퍼보드」, 「타짜」, 「각시탈」 등을 그린, 명실상부히 한국을 대표하는 만화가이다. 그런 그의 대표작을 단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다름 아닌 「식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단순히 「식객」이 11년이라는 오랜 세월에 걸쳐 연재되었기 때문도 아니고, 27권에 달하는 분량이 압도적이기 때문도 아니다. 「식객」은 차장수 성찬과 기자 진수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각지의 음식을 접하고 요리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데, 바로 이 때문에 「식객」이 그의 대표작인 것이다. 전국의 수많은 향토 요리를 다루기에 독자들은 자신의 고향을 떠올리며 만화에 공감할 수 있.......

「닐스 보어」 - 짐 오타비아니 [내부링크]

가장 신사적인 동시에 가장 명석했던 물리학의 거인 이야기 원자의 &#x27;보어 모형&#x27;으로 잘 알려진 ...

「파이썬으로의 여행」 - 손현석 [내부링크]

파이썬에 입문하는 모든 프로그래머를 위해서 Python, 일명 파이썬은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이다. java나 C++을 위시한 다른 언어와 비교하면 속도는 약간 느리지만 코드가 직관적이라 이해하기 쉽고, 참조할 수 있는 패키지나 라이브러리가 풍부해 프로그래밍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말하자면 가장 프로그래머 친화적인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장점 덕분에 파이썬은 교육용으로도 많이 사용되며, 프로그래밍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입문용으로도 많이 배우는 언어이기도 하다. 「파이썬으로의 여행」은 데이터 분석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기는 하지만, 데이터 분석을 집중적으로 다룬다기보단 파이.......

「신윤복의 혜원풍속도첩」 - 신윤복 [내부링크]

조선 양반들의 풍속을 20점의 그림에 담다 혜원은 신윤복의 호다. 풍속은 말 그대로 당시 유행하던 풍습 등을 뜻하고, 도첩이란 그림을 모아서 엮은 책을 말한다. 즉 혜원풍속도첩이란 신윤복이 본 사람들의 문화를 그림으로 그린 뒤 모은 그림첩이라는 말이다. 그 제목대로, 혜원풍속도첩에는 조선 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그림이 20장 수록되어 있다. 각 그림마다 상황을 나타내는 네 글자의 제목이 붙어 있어 한자에 조예가 있다면 어떤 상황을 그린 것인지 알 수 있지만, 워낙 직관적으로 그려졌기에 제목 없이 그림만 보고도 상황 파악이 쉽다. 혜원풍속도첩의 특징으로는 그림의 소재가 굉장히 다양하다는 점이 있다. 평민 계.......

「이덕무의 열상방언」 - 엄윤숙 [내부링크]

말에는 삶이 담겨 있고, 속담에는 역사가 담겨 있다. 속담이란 말 그대로 속된 말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고상한 양반 계층이 쓰는 말이 아닌,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는 문장을 속담이라 한다. 삼국유사에도 속담이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사용되었지만 속담으로서 문헌에 언급된 것은 조선 중기부터인데, 시간이 조금 더 흘러 조선 후기에는 정약용이나 이익 등의 실학자들이 속담 사전을 쓰기도 했다. 이덕무 또한 속담에 관한 책을 쓴 실학자로, 그의 저서 「청장관전서」 중 「열상방언」은 조선의 대표적인 속담을 한자로 옮겨 적은 뒤 &#x27;이런 말이다&#x27;라면서 자신의 해설까지 덧붙인 책이다. 수록된 속담 중 일부는 현재 사.......

「할매, 밥 됩니까」 - 노중훈 [내부링크]

전국의 할매들이 차려주는 한 상 식당을 소개하는 글은 으레 &#x27;맛집&#x27;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자는 이 책을 그렇게 보지 말아달라고 한다. 실제로 수록된 식당들도 큰 규모와 깔끔한 서비스를 앞세우는 &#x27;맛집&#x27;들과는 제법 거리가 있는 집이다. 대신 여기 소개된 식당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제목이 말해주듯 할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이라는 점이다. 물론 보쌈이나 떡볶이를 위시한 전국 각지의 &#x27;원조 맛집&#x27;들 중에선 할머니의 이름을 내걸고 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지만, 그런 곳들은 본인이 요리에 나서기보다는 레시피를 제공하거나 경영을 하며, 직접적인 식당 운영은 2세대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 하.......

「기묘한 무덤 이야기」 - 하야마 요시키, 오카모토 키도, 고사카이 후보쿠, 다나카 고타로, 운노 주자, 오사카 게키치 [내부링크]

무덤과 관련된 여섯 개의 기묘한 이야기 「기묘한 무덤 이야기」는 일본인 작가들의 단편 여섯 편을 모아 놓은 책이다. 제목이 말하는 그대로 무덤과 관련된 기묘한 이야기라는 점이 특징이다. 무덤을 파서 시체를 먹는 사람이나 들어오는 사람에게 저주를 내리는 옛 무덤 등, 흔히 무덤이라고 하면 떠올릴 법한 공포스러운 이야기로 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정작 한 편 한 편을 뜯어보면 어색한 점이 제법 있다. 예를 들어 「묘지 살인」에서는 다른 소설의 공포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게 뜬금없이 &#x27;소년 과학 탐정&#x27;(실제로 나오는 말이다)이 등장해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데, 비과학적인 골상학에 근거해 이 사람은 선하게 생겼으.......

「영원한 평화를 위해」 - 이마누엘 칸트 [내부링크]

인류가 영원한 평화를 누리기 위해 지켜야 할 사항들 이 책은 제목이 보여주는 그대로, 전쟁 없이 영원한 평화 속에서 행복하게 살기 위한 방법을 다룬다. 단순히 어떻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선에서 끝나지 않고,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의미에서 법전과 유사한 형식으로 쓰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핵심적인 주장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들 간의 영원한 평화를 위한 예비 조항 6개와 확정 조항3개는 언뜻 보기에는 이상론처럼 보이고, 실제로 현재 세계는 그의 주장과는 제법 다르게 흘러가고 있기도 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세계 시민이라는 개념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 있다. 여섯 가지 예비 조항은 다음과 같다. 1. 전쟁 요소를 비밀리에.......

「이중섭의 사랑, 가족」 - 최석태, 최혜경 [내부링크]

예술은 무한한 애정의 표현이오. ㅈㅜㅇㅅㅓㅂ 근현대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이중섭은 유명한 은박지 그림 외에도 엽서나 편지의 그림, 유화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가 이렇게 많은 작품을 남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름아닌 그의 가족으로, 이는 그의 작품에 나온 소재를 통해 알 수 있다. 그가 가장 많이 그린 대상은 알몸의 어린아이와 부부, 그리고 게였는데, 이는 모두 이중섭과 이남덕 부부, 그리고 두 아들 태성과 태현이 함께 살던 추억을 떠올리며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게는 가족이 제주도에 살 때 잡아서 먹곤 했기에 제주도 생활을 가장 행복했던 때로 여기던 그에게는 특별한 소재였을 것이다. 아들이 두 명인데도.......

「조선시대 불교건축의 역사」 - 홍병화 [내부링크]

민중과 함께하기에 건물은 시대에 따라간다 불교는 삼국 시대부터 한반도에 국교로 받아들여졌고, 신라 시대를 거치며 고려 시대에는 거대한 규모를 갖추게 된다. 왕족이 승려가 되고, 국가에서 불교 행사를 주최할 정도로 불교의 세가 강해졌으나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며 세력이 크게 약화되었다. 조선 시대에 들어서는 국가의 정치 체제를 유교로 정하며 불교를 억압하기 시작했는데, 이 정책을 승유억불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승유억불 정책은 불교를 완전히 몰락시키지도 못했고, 백성들이 불교를 믿지 못하게 할 수도 없었다. 조선 백성들은 물론, 조선 왕족이나 사대부들조차 불교를 완전히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선 시.......

「끓인 콩의 도시에서」 - 한유주, 오혜진 [내부링크]

여행을 떠나는 소설은 작가의 경험을 담는다 벵갈루루, 혹은 벵갈로르는 인도의 주요 도시 중 하나로, 그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전설이 하나 있다. 먼 옛날 사냥을 떠났던 왕이 숲속에서 길을 잃어 지치고 피곤할 때, 한 노파가 그에게 끓인 콩을 대접하였고, 왕은 이 은혜를 기억해 그 지역을 &#x27;끓인 콩의 도시&#x27;라고 이름지었다는 것이다. 이 전설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제목을 여기에서 따왔다는 것은 명백하다. 작품이 벵갈루루 공항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해 벵갈루루 공항을 떠나는 것으로 끝나기에 말 그대로 &#x27;끓인 콩의 도시에서&#x27; 있었던 일을 다루기 때문이다. 작품의 화자는 소설 작가이다. 그는 &#x27;토.......

「마광수의 뇌구조」 - 마광수 [내부링크]

다 나처럼 되라는 것이 아니다. 나같은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마광수 교수는 시인이자 소설가, 수필가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에게는 즐거운 사라 사건의 당사자로 유명할 것이다. 윤동주 시인의 연구를 하며 연세대학교의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된 그는 외설적인, 혹은 감각적인 내용의 글을 많이 썼는데, 그 중 「즐거운 사라」라는 소설이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이유에서 출판 금지 처분을 받았던 것이다. 이 일로 그는 교수직에서 해임되었고, 「즐거운 사라」는 아직까지 재판이 불가능한 금서가 되었으며, 그는 복직 후에도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정상적인 국가에서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인데, 공산권 독재 국.......

「프랑스의 식문화」 - 오카모토 카노코 [내부링크]

당신의 냅킨을 정하겠습니까? 일본의 작가가 쓴 책이라고 해서 단편소설일 줄 알고 읽었는데, 사실은 제목대로 &#x27;프랑스의 식문화&#x27; 자체를 다루는 짧은 수필이었다. 프랑스의 레스토랑과 와인부터 시작해 개구리 요리, 달팽이 요리 에스카르고, 돼지고기 요리 등이 언급되며, 각 요리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일화 등이 담겨 있다. 예를 들자면 돈까스와 포크 커틀릿은 비슷한 요리라 느껴질 수 있지만 막상 주문하면 생각한 것과 다른 것이 나온다는 식이다. 프랑스와 일본이 본격적으로 교류를 시작한 19세기는 일본에서 탈아입구론이 대두되며 아시아를 벗어나 유럽 선진국의 반열에 들자는 주장이 힘을 얻던 시기였고, 그 일환으로 영.......

「화끈한 행성」 - 할 클레멘트 [내부링크]

화끈한 행성 수성에서 벌어지는 화끈한 하드 SF 태양계의 첫 번째 행성 수성은 엄연한 태양계의 일원이지만 유독 SF에서는 인기가 없다. 금성의 경우에는 지구와 가까운 데다 크기도 비슷하며, 대기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테라포밍의 대상으로 자주 언급되고, 외계인이 단골로 등장하는 화성은 물론,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영향으로 목성과 토성도 심심찮게 언급되는데, 수성은 크기가 작은 데다 태양과 지나치게 가깝다는 이유에서인지 SF 장르에서 잘 다루지 않는 경향이 있다. 현실에서도 화성은 테라포밍의 대상으로 연구 중이며, 금성은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사랑받아왔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관측 가능한 시간이 짧고 탐.......

「수채화로 그린 시 시로 쓴 수채화」 - 송승호 [내부링크]

시가 그림에 녹아내린 듯 그림이 시를 담고 있는 듯 그림이 눈으로 보고 즐겨야 하는 시각의 예술이라면, 시는 노래와 마찬가지로 청각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시도 기본적으로 눈으로 읽는 것이며 그 내용에 따라 미각, 후각, 촉각 등 어떤 종류의 심상이라도 담는 것이 가능하지만, 운율이나 각운 등의 요인으로 인해 청각적인 감각을 우선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이다. 시를 눈으로만 읽을 때보다는 소리 내어 읽을 때 더 깊은 여운이 남는 것도 마찬가지이며, 시가 문어체가 아닌 구어체로 쓰였을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이렇듯 그림과 시는 시각과 청각이라는, 사람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두 감각을 각각 자극하며, 그 때문인지 둘이 함.......

「탈세의 세계사」 - 오무라 오지로 [내부링크]

세금이 만들어낸 세계와 탈세로 무너진 제국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세금이란 &#x27;국가 또는 지방 공공 단체가 필요한 경비로 사용하기 위하여 국민이나 주민으로부터 강제로 거두어들이는 금전&#x27;을 말한다. 세금이 국가 재정에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역사상 부흥했던 제국들은 모두 탄탄하고 안정적인 조세제도를 가지고 있었다. 고대 이집트부터 시작해 중국, 로마 등이 대표적으로, 이들은 세금으로 크게 발전했지만 멸망에도 세금이 깊게 관여하였다는 특징이 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탈세로 인한 세수의 부족이 멸망의 주원인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전쟁이나 종교 때문에 멸망했다고 여겨지는 국가들도.......

「에다 이야기」 - 스노리 스툴루손 [내부링크]

시의 신 브라기가 말하노니, 스칼드여, 시를 쓸 때는 이렇게 하시게나. 북유럽 신화의 오딘, 토르, 로키 등 신들과 이들이 사용하는 도구 궁니르, 묠니르 등은 신화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본 적은 있을 것이다. 보통은 마블 코믹스의 &#x27;토르&#x27;를 통해 알게 되었을 것이다. 게임이나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북유럽 신화의 개념들이 더 익숙할 텐데, &#60;스타크래프트 2&#62;처럼 그 이름만 차용한 경우도 있지만 &#60;갓 오브 워&#62;처럼 북유럽 신화 그 자체를 소재로 삼은 작품도 많기 때문이다. 북유럽 신화에 대한 재창작은 현대에만 국한되는 것도 아니라서 독일의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

「호킹」 - 짐 오타비아니 [내부링크]

우주의 꿈을 꾸며 블랙홀 너머를 들여다본 과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우리에게 루게릭병이라는 장애를 극복한, 위대한 과학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이런 평가를 썩 달가워하진 않았다고 한다. 자신의 장애를 마케팅 수단으로 삼는 것만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같은 이유로 그를 싫어하던 과학자들도 있었다는 것을 보면 확실히 그렇게 느낄 만도 하다. 그 연장선상에서 그는 자신에 대한 책이나 영화를 내는 데에도 부정적이었다. 자신이 연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자세히 담지 않고, 자신의 장애만 자극적으로 조명하며 오해를 빚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순전히 자신의 과학적 업적으로 알려지길 원했고, 사람들이 자신의 과학책.......

「애린 왕자」 - 생텍쥐페리 [내부링크]

&#34;내 비밀은 이기다. 아주 간단테이. 맘으로 바야 잘 빈다카는 거.&#34;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전 세계의 모든 어린이들, 그리고 어른들에게 있어 특별한 책일 것이다. 한컴타자연습에서 자주 보던 작품이기도 하고, 교과서를 통해서든 책을 읽었든 누구나 한 번은 접해보았을 법한 책이기도 하니 말이다. 「어린 왕자」가 이렇게나 널리 읽히고 인지도가 높은 것은 어린 왕자라는 인상적인 캐릭터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동심이라는 소재, 그리고 모든 문장이 명대사나 다름없을 정도로 탁월한 생텍쥐페리의 문장력 덕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인기에 힘입어 여러 출판사에서 다양한 번역본들이 출판되었는데, 이 책은 특.......

「행복한 클라시쿠스」 - 김용배, 유정아, 유정우, 이미선, 장일범, 정만섭, 정준호 [내부링크]

아는 만큼 들리는 것이 아니다. 몰라도 클래식을 들을 수 있다. 클래식 음악이라 하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고상하고, 어렵고, 왠지 귀족들의 전유물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하지만 이 책에 따르면 클래식은 전혀 어려운 음악이 아닐뿐더러 서민들까지 누구나 즐긴 음악이라고 한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사람들이 길을 가며 불렀을 정도라니 말이다. 클래식이라는 고풍스러운 이름 때문인지, 혹은 단지 오래되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클래식에 대한 선입견은 사람들에게 일종의 진입 장벽으로서 작용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진입 장벽을 그나마 해소해 주는 것이 클래식 라디오가 아닐까 싶다. 물론 여느 라디오가 그렇듯 클.......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 - 워싱턴 어빙 [내부링크]

슬리피 할로우의 이카보드 크레인과 목 없는 기수 미국, 네덜란드계 정착민들이 사는 마을에 이카보드 크레인이라는 이름의 젊은이가 있었다. 마을의 학교에서 선생 일을 하고, 때로는 사람들에게 찬송가를 가르치며 살던 그는 마녀나 유령 등의 미신을 잘 믿는 성격이었다. 특히나 이 마을에서 유명한 전설이라 하면 목 없는 기수가 있는데, 그는 미국 독립전쟁시절 대포알에 맞아 머리가 날아가버린 독일인 용병의 유령이라고 전해진다. 한편 크레인은 카테리나 반 태슬이라는 여인에게 빠져 있었고, 그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아브라함 반 브런트(혹은 브롬 본스)라는 힘센 남자 또한 그녀에게 관심이 있었다. 하루는 반 태슬 집에서 축제가 열.......

「악의 꽃」 -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내부링크]

꽃처럼 아름답지만 내면엔 악이 도사린 시 「악의 꽃」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시인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의 유일한 시집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사실 숨겨진 저자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프랑스의 야수파 예술가 앙리 마티스다. 정확히는 마티스가 보들레르의 시를 읽고 깊게 감명받은 나머지 특별히 좋아하는 작품을 뽑아 자신의 삽화와 함께 모아 놓은 것으로, 일종의 시화집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편할 것이다. 보들레르와 마티스는 문학과 미술이라는 전혀 다른 두 분야의 예술가들이지만, 의외로 예술 사조는 상당히 비슷했다. 보들레르의 상징주의가 기존의 틀에 박힌 문학과는 달리 자유로운 형식과 내용을 추구했다면, 마티스의 야수파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 - 아시자와 요 [내부링크]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 않듯, 괴담 또한 그럴 만한 사람에게 찾아온다 괴담이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무서운 이야기들을 말한다. 한밤중 도로가에 귀신이 나타난다거나, 밤마다 흉기를 든 괴한이 돌아다닌다거나, 건드리지도 않은 인형이 혼자서 움직였다는 등 누구나 어디선가 들어본 괴담이 몇 개는 있을 것이다. 물론 요즘 이런 괴담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뿐더러 관심 가지는 사람도 많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여전히 괴담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TV에서도 &#60;기묘한 이야기&#62;처럼 괴담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자주 방영되며, 괴담을 소재로 한 영화도 꾸준히 만들어지는 식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은 이런 일본 특유의.......

&lt;알피니스트 - 어느 카메라맨의 고백&gt; - 임일진, 김민철 [내부링크]

알피니스트 - 어느 카메라맨의 고백 감독 임일진, 김민철 출연 임일진, 김형일 개봉 2020.10.15. 대한민국 리뷰보기 알피니스트.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등산을 잘하거나 즐기는 사람을 뜻하며, 유의어로 등산가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알피니스트'라는 단어에는 단순히 '등산가'로는 표현할 수 없는 울림이 있다. 영어로 어원을 따져 본다면 Alpinist는 높은 산을 의미하는 Alpine에 사람을 뜻하는 ~ist가 결합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알파인은 평범한 산이 아닌 알프스 산맥(Alps)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알피니스트란 알프스와 히말라야 등 지구 최고의 산맥을 넘나드는 최고의 등산가들만이 누릴 수 있는 가장 영예로운 표현.......

「중국에 차 마시러 가자」 - 박홍관 [내부링크]

구름의 남쪽에서 차를 마시는 사람들 수백 종류가 넘는 다양한 차 중에서도 보이차라는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주로 중국에서 생산되고 소비되는 보이차는 최근 건강 관련해서 조명되고 있기도 하고, 한 묶음에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가격으로도 유명한데, 이 보이차의 상당량은 중국의 운남 지역에서 재배가 된다. 운남은 동남아시아와 접한 중국의 남부 변경 지역으로, 삼국지에서 맹획이 다스리는 남만 지역이 바로 이곳을 말한다. 이곳은 동남아시아의 열대 기후, 인접한 티베트의 고산 기후 등 다양한 기후가 공존하기에 그만큼 다양한 차를 기를 수 있고, 그러다 보니 자연히 차 산업이 발전했다고 한다. 물론 전체적인.......

「더 체인」 - 에이드리언 매킨티 [내부링크]

납치된 아이를 구하기 위해서는 다른 이의 아이를 납치해야 한다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딸을 키우며 살던 레이철에게, 어느 날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들려온다. 딸 카일리가 버스를 기다리는 도중 유괴되었다는 것이다. 레이철에게 전화를 건 납치범은 비트코인으로 거액의 돈을 입금할 것을 요구하고, 딸을 구하고 싶으면 자신이 했던 것과 같이 다른 사람의 아이를 납치해야 한다고 말한다. 필요한 돈을 마련하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두 번째 요구사항은 납득하기조차 어려웠는데, 납치범은 자신도 아이를 납치당한 상태라고 말한다. 납치된 자신의 아이를 구하려면 다른 사람의 아이를 납치해야 하고, 그 아이의 부모가 다음 타겟.......

&lt;모던 타임즈&gt; - 찰리 채플린 [내부링크]

모던 타임즈 감독 찰리 채플린 출연 찰리 채플린, 파울레트 고다드 개봉 1989.12.09. 미국 리뷰보기 '찰리 채플린'이라고 하면 독특한 콧수염을 기른, 우스꽝스러운 남자가 떠오를 것이다. 그의 영화 수십 편에 등장한 이 캐릭터는 일반적으로 떠돌이 (혹은 부랑자, the Tramp)라고 부르는데, 이 떠돌이가 마지막으로 등장한 작품이 바로 이 &#60;모던 타임즈&#62;이다. 그 뒤에 개봉한 &#60;위대한 독재자&#62;의 '아데노이드 힌켈' 총통도 똑같은 콧수염을 기르기는 하지만, 그는 떠돌이로 취급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우리의 떠돌이의 가장 인상적인 마지막 모험은 이렇게 시작된다. 영화의 제목 &#60;모던 타임즈&#62;는 말 그대로 현대라.......

「신비의 섬」 - 쥘 베른 [내부링크]

진정으로 신비한 것은 섬이 아닌 인간의 끝없는 의지와 지혜이다. SF 작가로 잘 알려진 쥘 베른은 어린 시절부터 여행에 큰 동경을 가지고 있었고, 이런 성향은 그의 작품에 그대로 반영되어 수십 편에 달하는 모험소설을 집필하는 원동력이 된다. 특히 여행과 모험을 다룬 그의 50여 개의 작품은 &#x27;경이의 여행&#x27;(Voyages extraordinaires)이라는 시리즈로 불리는데, 쥘 베른의 대표작들은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고 보면 된다. 「신비의 섬」은 그중에서도 12번째로 발표된 작품으로, 특이하게도 그의 이전 작품인 「그랜트 선장의 아이들」의 에이턴과 「해저 2만 리」에 나오는 네모 선장이 등장한다. 「신비의 섬」의 주인공들이 주가.......

「인공지능 시대, 인간 통역 40년을 돌아보다」 - 곽중철 [내부링크]

인공지능은 인간의 통번역을 대체할 수 있는가 이 책의 저자로 말할 것 같으면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 1기로 입학하여 한평생을 통역, 번역에 바친 대한민국 1세대 통역사이다. 무려 40년 동안 통역 업무에 종사하다 보니 국내 가장 대표적인 통역사가 된 것은 물론, 다양한 국제회의에 참여하며 그야말로 한국 현대사를 몸으로 겪어 온 인물이기도 하다. 대통령만 해도 여러 명을 직접 만난 적 있으며, 2002 월드컵이나 대구 세계 육상대회 등 국제 규모의 체육 행사에도 통역 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나 통번역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그는 후진 양성에도 큰 힘을 들이고, 그 덕분에 그의 제자들 또한 전국 각지에.......

「엔더의 게임」 - 올슨 스콧 카드 [내부링크]

인류의 구원자, 어른들의 희생양, 그저 한 명의 아이 먼 미래의 발전한 인류가 곤충 형태의 외계인을 상대로 전쟁을 벌인다는 소재는 수많은 SF 작품에서 다루어진 바 있다. 그 시초격인 「스타쉽 트루퍼스」부터 시작하여 유명 게임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저그까지, 서로 극단적으로 차이가 나는 두 종족의 전쟁은 소설, 영화, 게임 등 분야를 막론하고 이미 SF 장르의 대표적인 클리셰가 되었다. 곤충 형태를 한 것으로부터 짐작할 수 있듯, 이런 종족은 대개 여왕벌이나 여왕개미처럼 특별한 하나의 개체가 전체를 통제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엔더의 게임」또한 마찬가지로 &#x27;포믹&#x27;이라는 외계 종족과 전쟁을 벌이는 내용으로 되.......

「협상의 기술」 - 허브 코헨 [내부링크]

협상이라는 게임에서 이기는 방법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상황에서 협상을 한다. 흔히 협상이라고 하면 임금 협상이나 정치적인 협상을 생각하겠지만, 사실 협상은 그보다 훨씬 범위가 넓은 개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협상이란 &#x27;어떤 목적에 부합되는 결정을 하기 위하여 여럿이 서로 의논함.&#x27;이라고 한다. 책에서 나온 협상의 예시만 보아도 냉장고를 살 때 흥정하는 것, 가족 여행을 갈 장소를 고르는 것 등 매우 다양한 상황에서 협상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인생에 있어서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곧 협상이고, 그만큼 협상의 중요성 또한 높은데, 정작 우리에게 그다지 쉽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협.......

라마누잔의 연구 방식 [내부링크]

인도는 예로부터 수학으로 유명한 지역이었다. 0이라는 숫자가 처음으로 사용된 곳도 인도고, 흔히 아라비아 숫자라 불리는 수 체계를 만들어낸 것도 인도인들이다. 이처럼 수학이 발달했기에 인도에는 아리아바타, 찬드라굽타, 바스카라 등 유명 수학자들도 여럿 있었는데, 그 중 특히 중요한 인물로는 스리니바사 라마누잔이 있다. 영국의 유명 수학자 고드프리 해롤드 하디는 리만 가설 등 정수론에 미친 업적으로 20세기 가장 위대한 수학자 중 하나로 꼽히는 인물로, 그런 그가 자신의 최대 업적으로 라마누잔의 발굴을 꼽았을 정도로 수학계에서 라마누잔의 중요성은 크다. 하디는 그의 수학적 재능을 대단히 높게 평가하기도 했는데, 제대.......

&lt;미나리&gt; - 정이삭 [내부링크]

미나리 감독 정이삭 출연 윌 패튼,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앨런 김, 노엘 조 개봉 2021.03.03. 미국 리뷰보기 &#60;미나리&#62;는 최근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으며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한 화제의 영화다. 감독도 미국인이고, 배경도 미국인 미국 영화지만 한국계 이민자 가정을 주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크게 주목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제이콥, 모니카, 앤, 그리고 데이비드로 구성된 4인가족이 캘리포니아에서 아칸소로 이주해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는데, 이 가족에 폴과 순자가 합류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다. 한국인이자 미국인인 재미 교포들의 이민 초기 모습을 자세히 묘사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우선 등장인물들을.......

갈릴레이와 케플러의 망원경 [내부링크]

망원경이란 멀리 있는 물체를 가까이 있는 것처럼 확대해서 보여주는 도구를 말한다. 지상에서 먼 거리를 관측하는 데에도 많이 사용되지만, 과학자들은 천체를 관측하는 용도로 더 많이 사용한다. 관측 가능한 천체가 대부분 멀리 떨어져 있어 맨눈으로는 너무 작게 보이기 때문인데, 실제로도 망원경을 사용하여 달의 표면이나 목성의 위성, 토성의 고리를 발견해 천문학이 크게 발전했다. 이런 업적은 대부분 천문학자 갈릴레이가 이루어낸 것으로, 그는 처음으로 천체망원경을 발명한 사람이기도 하다. 반면 일반적인 망원경을 처음 만든 사람은 네덜란드의 안경 기술자 한스 리퍼세이다. 과학적인 목적으로 망원경을 쓴 갈릴레이와 다르게, .......

「나무」 - 잭익스피어 [내부링크]

헤어진 연인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나무 이 나무는 마을의 명물이었다. 다른 식물들이 잘 자라지 못할 때에도 언제나 푸르름을 유지하는 이 기이한 나무는 그 때문인지 영원한 사랑을 약속해준다는 전설이 있었다. 어느 날, 그 소문을 듣고 한 커플이 찾아왔다. 이들은 자신들의 영원한 사랑의 서약을 위해 나무에 칼집을 새기고자 했다. 당연히도 나무는 이를 거부했으나, 그들의 끈질긴 요구에 반지를 조건으로 이를 허락한다. 그들이 끼고 있던 반지를 나무 아래에 묻어 놓은 다음 일 년 뒤에 찾아오라는 것이었다. 반지를 묻고 만족스럽게 돌아간 연인들이었으나, 일 년도 되지 않아 남자가 돌아온다. 그는 둘이 헤어졌으며, 전설과 다르게 사.......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 베르나르 베르베르 [내부링크]

인류의 모든 지식을 집대성하기 위한 프로젝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들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에드몽 웰즈라는 인물이 있다. 그가 고인으로 언급되는 「개미」에서는 그의 장치가 주요 소재로 사용되고, 「천사들의 제국」이나 「신」에서는 직접 등장까지 해서 활약한다. 설정상 그의 저서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라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은 그 본인만큼이나 다양한 작품에서 언급이 된다. 「신」에서는 챕터 중간중간에 그 본문의 내용이 들어가 있을 정도이다. 이 책이 특이한 점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 세계 속에서 설정상으로 존재하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에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저자는 에드.......

「수학 귀신」 -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 [내부링크]

지극히 자유로운 눈으로 규칙을 발견하는 것이 수학이다 로베르트는 수학이라면 질색을 하는 소년이다. 그 나이대의 아이들이 대개 그렇긴 하지만, 수학을 왜 배우는지도 관심이 없고, 그에게 수학 공부는 억지로 해야 하는 것일 뿐이다. 그런 그에게 꿈속에서 수학 귀신(원문은 수학 악마) 테플로탁슬이 나타난다. 악마처럼 붉은 피부와 뿔을 가진 그는 로베르트에게 수학의 매력을 알려주기 위해 왔다고 하나, 당연히도 로베르트는 그를 이해하지 못한다. 물론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로베르트의 수학 선생인 보켈 박사가 수학 수업을 할 때 학생들은 단순히 문제만 풀게 한 다음 자신은 꽈베기빵이나 먹었기 때문에 수학에 흥미를.......

「마법사의 조카」 - C. S. 루이스 [내부링크]

마법이 살아있는 세계의 창세기 C. 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는 성경을 모티브로 한 판타지 시리즈로, 지나치게 종교적이지 않으면서 동화 같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 전 세계의 독자들로부터 오래도록 사랑받는 작품이다. 그중 시간대적으로 첫 번째 순서에 있는 것이 「마법사의 조카」이다. 나니아 세계의 창조를 다루는 이 작품은 나니아 연대기가 기독교의 영향을 받았음을 고려하면 성경의 창세기에 대응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시리즈 중에서 기독교적 색채가 가장 강한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종교적 요소를 제외하고 본다고 하더라도 나니아라는 세계와 현실 세계의 관계, 그리고 그 외의 다른 세계가 유일하게 언급되는.......

「학문의 즐거움」 - 히로나카 헤이스케 [내부링크]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한다고 해도, 학문이란 즐거운 것이다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일본의 수학자로, 어려운 유년기를 보냈으나 이를 극복하여 세계적인 수준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수학계의 난제인 특이점 해소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필즈상 수상에 성공하였는데, 이 특이점 해소 문제를 본문에 나온 저자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이렇다. 놀이공원에 있는 제트 코스터는 곡선 하나로 된 레일이 중간에 엉키거나 충돌하지 않도록 잘 설계되었지만 그 그림자를 보면 복잡하게 교차되거나 뾰족한 지점이 생긴다. 수학에서는 이런 점을 특이점이라 부르고, 특이점은 계산하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에 이.......

「더 원더풀 오」 - 제임스 서버 [내부링크]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동그라미 한 글자 평화롭던 우루(Ooroo) 섬에 알파벳 &#x27;O&#x27;를 너무나도 싫어하는 해적들이 들이닥친다. 집 안을 뒤지고 연못의 물을 빼고 땅도 파 보았지만 O가 들어가는 잡다한 물건들만 찾았을 뿐, 보물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던 그들은 마을을 점거하며 O가 들어간 모든 것들을 없애버리기로 한다. 자신의 이름은 물론, O가 포함된 단어조차 제대로 말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극심한 불편을 겪게 되자 사람들은 악당들 몰래 모여 그들을 물리치기 위한 방법을 찾아 회의를 연다. O가 없어져서 잊고 있었지만 그들은 희망(hope), 사랑(love), 용기(valor)를 가지고 가장 중요한 자유(freedom)를 찾.......

「지구에서 달까지」 - 쥘 베른 [내부링크]

전쟁에 과학을 낭비하지 마시오, 더 좋은 쓸 데가 많이 있으니. 미국 전역을 휩쓴 남북전쟁이 끝이 나고, 군용 대포의 개발과 발사에 열을 올리던 &#x27;볼티모어 대포 클럽&#x27;의 회원들은 더 이상 전쟁에 사용할 대포가 필요 없어지게 되자 그 대안으로 새로운 계획을 제시하는데, 바로 지금까지의 그 어느 대포보다 강한 대포를 만들어 사람을 달로 쏜다는 것이다. 달로 가는 것이 가능한 지금 생각해도 말이 안되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지만 당시의 사람들은 어땠겠는가. 「지구에서 달까지」는 쥘 베른답게 이런 허무맹랑하면서도 참신한 도입부를 가지고 시작한다. 우선 제목도 그렇고 여기까지만 보면 대포를 발사해서 달로 간 뒤 달.......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이정모 [내부링크]

과학자의 눈으로 세상의 일들을 바라보는 방법 이 책의 저자인 이정모 관장은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서울시립과학관을 거쳐 현재는 과천과학관의 관장으로 재직 중이며, 특유의 외모에서 &#x27;털보 관장&#x27;이라는 별명이 있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재직 당시에는 공룡 관련 연구를 했고, 현재는 활발한 강연과 저술 활동, TV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대중과학에 앞서며 한국을 대표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자리에 오른 과학자이기도 하다.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은 그런 그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과학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설명하는 책이다. 하지만 우선 제목을 보자. 이렇게 대단하신 분도 &#34;과학은 어렵습니다만&#34;이라니, .......

「문명을 담은 팔레트」 - 남궁산 [내부링크]

자연이 색을 만들고, 인간이 색을 입히다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에는 색이 있다. 사실 색이 있기에 눈에 보인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만큼 색은 사물을 인식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물이나 공간에 색을 칠하면 특정 이미지를 입힐 수도 있는데, 이 때 사용되는 색의 이미지는 자연물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하늘과 바다의 색이라 보는 사람에게 안정감을 주는 파란색, 풀과 나무를 연상해 편안함을 주는 초록색이 그 예시이다. 이 경우 어느 나라에서나 같은 자연물을 보고 비슷한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지역에 무관하게 거의 전 세계에서 비슷하게 사용된다. 하지만 자연물과 무관하게, 역사적이거나 문화적인 이유.......

「스켈레톤 크루」 - 스티븐 킹 [내부링크]

상상력이 가장 소름끼치는 시간 스티븐 킹은 현재 살아있는 작가 중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나 주 분야인 호러·스릴러 장르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으며, 그 인기에 힘입어 많은 작품이 영화화되기도 하였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60;샤이닝&#62;이 있는데, 잭 니콜슨의 열연에 힘입어 역사상 가장 무서운 공포영화라는 타이틀을 얻은 작품이다. 하지만 원작자인 킹 본인은 결말 부분에 지나친 각색이 이루어졌다고 하여 이 영화에 불만을 가졌고, 그 외 다른 작품의 경우에도 평단과 작가의 생각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잦았다. 반대로 영화 평론가들에게도 고평가받고 원작자도 적절한 각색에 만족한 영.......

「나는 전설이다」 - 리처드 매드슨 [내부링크]

외로운 인간이자 전설적인 흡혈귀의 비극적인 생존기 리처드 매드슨은 호러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에게 큰 영향을 준 작가로, 그의 대표작인 「나는 전설이다」는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흥행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이 작품의 진정한 의의는 소설과 영화의 인기가 아닌, 좀비 장르를 개척했다는 점에 있다. 현대 매체의 좀비물은 대다수가 조지 로메로 감독의 &#60;살아있는 시체들의 밤&#62;의 영향력 하에 놓여있으나 해당 작품조차 「나는 전설이다」에서 따온 점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본작에서는 좀비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대신 흡혈귀가 등장하는데, 좀비 개념 자체가 「나는 전설이다」 이후에 정립되었기 때문이다. 「.......

「동방순례」 - 헤르만 헤세 [내부링크]

영혼의 고향, 동방으로 가는 순례길 끝에는 도가의 길(道)이 있다 헤르만 헤세는 「싯다르타」에서 불교를 소재로 하여 동양철학에 대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동방순례」도 마찬가지로 이에 기반한 작품으로, 「싯다르타」가 불교적이라면 거기에 대조적으로 도교적인 내용을 다루었다. 서양 사람이 불교나 도교 등 동양철학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 잘못된 지식과 편견으로 인해 오리엔탈리즘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경우가 많으나, 헤르만 헤세는 동양철학을 상당히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동방순례」에서 사용된 동방이란 표현도 단지 헤세가 큰 영향을 받은 도가 사상이 동방에서 시작되었기에 사용된 표현일 뿐, 영혼의 고향이 다른 곳.......

「사이버리아드」 - 스타니스와프 렘 [내부링크]

로봇들의 우주에서 보여주는 인간들의 세상에 대한 블랙 코미디 사람의 자리를 이성을 가지고 행동하는 로...

「인도 왕비의 유산」 - 쥘 베른 [내부링크]

과학이라는 무기는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무겁다 인도의 왕비가 사망하고 막대한 유산을 남겼다. 이 천...

「배트맨 악마의 십자가」 - 조지 프랫 [내부링크]

악-멘 배트맨은 슈퍼히어로 역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캐릭터이다. 코믹스가 침체기에 빠졌을 때 드라마로 영...

「슈뢰딩거의 고양이」 - 에른스트 페터 피셔 [내부링크]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들과 그들의 이름이 남긴 것 물리학에, 아니 과학 자체에 관심이 거의 없는...

「금오신화」 - 김시습 [내부링크]

나라에 충도 인의도 없어 속세를 벗어나 환상의 세계로 들어가다 조선 초, 세조가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왕...

「어느 수학자의 변명」 - 고드프레이 헤롤드 하디 [내부링크]

평생 순수하게 수학만을 해왔던 한 수학자의 진솔한 자서전 고드프레이 헤롤드 하디는 20세기 활동한 영국...

「우리 산하에 인문학을 입히다」 - 홍인희 [내부링크]

이 땅의 모든 산과 마을, 사람이 닿는 곳에는 전부 이야기가 있다 강원도는 엄연히 우리나라를 구성하는 팔...

「아자젤」 - 아이작 아시모프 [내부링크]

악마는 소원을 들어주지만, 항상 원하는대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병 속에 악마가 하나 갇혀있고, 이 악마가 ...

「비행기 구조 교과서」 - 나카무라 간지 [내부링크]

비행기의 구조와 원리에 대해 궁금했던 모든 것 비행기는 우리 삶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속...

「새들에 관한 짧은 철학」 - 필리프 J. 뒤부아, 엘리즈 루소 [내부링크]

새들로부터 인생을 배우다 사람들은 하늘을 나는 새를 보고 많은 상상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징을 만들...

「소설을 쓰고 싶다면」 - 제임스 설터 [내부링크]

소설을 쓰는 사람이 해야 하는 일 「소설을 쓰고 싶다면」이라는 제목만 두고 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이 책을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와 같은 작문서라고 여길 것이다. 하지만 정작 책의 내용을 읽으면 소설을 쓰는 작법 자체에 대한 설명은 거의 나오지 않아 실망할지도 모른다. 제임스 설터 자신이 소설가로서 가진 경험과 생각을 쓴 책이기는 하지만 작문서를 찾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글을 쓰는 체계적인 절차나 과정을 설명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책이 제목과 다소 괴리감이 있는 내용을 다루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사실 이 책은 저자가 소설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따로 집필한 책이 아니고 그저 생전에 한 인.......

「메두사호의 조난」 - H. 사비니, A. 코레아르 [내부링크]

다시는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1816년 6월, 프랑스의 로슈포르 항에서 세네갈의 세인트루이스 항을 향해 프리깃 &#x27;메두사&#x27;호가 출항했고, 항해 도중 풍랑을 만나 조난당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메두사호는 몇몇 소형함들을 대동하고 항해중이었는데, 배가 파괴되고 지나치게 많은 사람이 몰리자 더 많은 사람을 태우기 위해 배를 분해해 뗏목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뗏목을 타고 표류하는 선원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 바로 유명한 &#60;메두사호의 뗏목&#62;이다. 화가 테오도르 제리코는 이 장면을 재현하기 위해 열 명 남짓한 생존자들을 모두 찾아가 인터뷰하고, 실제 시체를 관찰한 끝에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전.......

「세계 대전 Z」 - 맥스 브룩스 [내부링크]

좀비가 창궐한 세계를 살던 사람들의 인터뷰 「세계 대전 Z」는 내용만으로 보면 전형적인 좀비 소설이지만, 일반적인 좀비물이 인류가 존폐의 위기에 처한 상황을 다루는 것과 달리 위기가 거의 지나가고 문명이 재건되는 시점을 다룬다는 특징이 있다. 그 원인은 이 작품이 생존기나 모험담이 아닌, 인터뷰 형식으로 되어 있다는 점에 있다. 좀비와의 전쟁이 끝나고 수년 뒤, 각국의 구체적인 상황과 대응책 등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주인공이 생존자들을 인터뷰하는데, 이 때문에 작품이 다루는 배경이 넓고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 국가는 물론, 이스라엘이나 남아프리카 공화국도 비중 있게 등장하고, 심지어 한.......

「베를린영화제는 처음입니다만」 - 장성란 [내부링크]

일주일 동안 감상하는 영화와 베를린 흔히 3대 국제영화제라고 하면 이탈리아의 베니스 영화제, 프랑스의 칸 영화제, 그리고 독일의 베를린 영화제를 꼽는다. 그만큼 권위 있고 중요한 영화제라는 뜻인데, 영화 전문지에서 기자로 일하던 저자는 칸 영화제는 가본 적이 있어도 베를린은 그동안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 저자가 베를린 영화제에 처음 간 것은 다니던 언론사를 그만두고 독립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게 된 이후라고 한다. 「베를린영화제는 처음입니다만」은 이때의 경험을 담아서 쓴 책이기에 영화에 대한 감상뿐만 아니라 베를린 영화제라는 축제 자체에 대한 감상도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다. 그러니 영화제에 출품.......

「책만 보는 바보」 - 안소영 [내부링크]

이덕무와 서얼 친구들, 사회에서 한 걸음 물러나서 정조 시대는 조선의 르네상스라 불릴 정도로 국력이 강화되고, 과학기술과 문화가 크게 발전한 시기였다. 그리고 이 발전에 실학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기존의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한 성리학에서 벗어나 실용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한 이들은 서구의 과학기술을 수용하거나 현실적인 정책을 제안하는 등 진보적인 행보를 보였는데, 이 책의 주인공 이덕무 또한 이런 실학자 중 한 명이었다. 특히 그는 다른 여러 실학자들과 가까이 살며 교류하였기에 그의 집이 있던 곳에서 따 그의 무리를 백탑파라 부른다. 「무예도보통지」 편찬에 참여한 이덕무의 처남이자.......

「유년기의 끝」 - 아서 C. 클라크 [내부링크]

악마의 인도를 받아 도달한 이상적 진화의 끝 냉전이 벌어지고 있던 시기 지구에 정체불명의 외계인이 접근한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스스로를 오버로드라고 부른 그들은 UN과 접촉해 지구의 지배권을 요구한다. 당연히 여기에 반대한 국가도 있었으나 오버로드의 압도적인 과학 기술을 접하자 그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외계에서 온 독재자들의 지배는 의외로 인류에게 큰 해가 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냉전이 종식되고, 국가 간 갈등이 해소되었으며, 세계 각국의 악습이 사라지는 등 인류 사회는 오버로드의 지배 이후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듯 오버로드는 지구를 이상적인 세계로 만들어 주었지만.......

「나도 모르게 생각한 생각들」 - 요시타케 신스케 [내부링크]

일상의 작은 것들로부터 발견한 사소하고도 기발한 사실들 평소에 길을 갈 때,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밥을 먹거나 자기 전에라도 특이한 생각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보통은 그냥 재밌는 생각이라고만 느끼고 넘어갈 정도로 사소한 일들이지만, 일러스트레이터 요시타케 신스케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달리 일상에서 자신이 느꼈던 점들을 간단한 스케치로 남겼다. 책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그는 강연을 하다 생각보다 빨리 끝날 때가 종종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이렇게 그려놓은 스케치를 보여주며 시간을 채웠다고 한다. 그런데 이 부분이 생각보다 반응이 좋자 스케치를 모아서 책을 만들었고, 그 결과가 이 「나도 모르게 생각한 생각들.......

「침묵 박물관」 - 오가와 요코 [내부링크]

침묵하는 것은 사람뿐, 유품 자체는 끊임없이 말하고 있다. 어느 날 박물관 기사인 주인공에게 특이한 의뢰가 온다. 여느 의뢰와 마찬가지로 박물관을 만드는 의뢰였지만, 그 전시물이 문제였다. 마을에서 죽은 사람들의 유품을 모아 전시하는 &#x27;침묵 박물관&#x27;의 의뢰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당하게 받거나 구매한 유품이어서는 안 되고, 필요하다면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시할 유품을 고르는 기준은 단 한 가지였다. 존재만으로도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살아있었음을 증명할 수 있을 것. 의뢰인은 양딸인 어린 소녀와 함께 사는 노파로, 그녀는 자신이 어릴 때 우연히 정원사의 죽음을 목격하며 충동적.......

「필사 문장력 특강」 - 김민영, 이진희, 김제희, 권정희 [내부링크]

분야별로 체계적인 필사를 통해 배우는 글쓰기 글을 잘 쓰고 싶다고 하면 흔히 필사를 해 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실제 있는 책의 글귀를 따라서 써 보라는 뜻이다. 하지만 단순히 따라 쓰기만 하는 것이 능사일 리는 없다. 그저 필사만 해서 글쓰기 실력이 는다면 너도나도 글쓰기 달인이 되었을 테니 말이다. 단지 필사만으로 실력 향상이 된다면 아무 책이나 종이에 따라적으면 그만이니 이런 책이 출판될 리도 없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필사를 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필사에 대한 이해도와 목적성이다. 필사를 왜 하는가? 어떤 글을 쓰고자 하는가? 왜 이 책을 필사하고자 마음먹었나? 이런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비로소 효과가 있다. .......

「나무」 - 베르나르 베르베르 [내부링크]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 프로토타입 모음집 「나무」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몇 없는 단편집 중 하나이다. 특별히 일관성이 있는 작품들은 아니고, 그냥 특이한 소재를 가진 SF 단편선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 책의 특징이라면 수록 단편들의 분위기가 대체로 가볍고 소재가 다양하다는 점이 있다. 그러므로 베르베르의 다른 작품들이 너무 어려워서, 혹은 너무 분량이 커서 부담된다면 「나무」를 먼저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의 다른 어느 작품보다도 쉽게 읽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웬만한 그의 장편소설보다 여기에 수록된 단편들이 휠씬 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인간」 서평에서도 언급했듯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흥미.......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 아서 C. 클라크 [내부링크]

인간과 AI와 모노리스, 인류 진화의 종착점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아서 C. 클라크의 단편을 바탕으로 스탠리 큐브릭이 만든 동명의 영화 &#60;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62;를 다시 소설로 옮겨 쓴 작품이다. 영화와 소설 간 묘사에 제법 차이가 있지만, 영화에도 아서 C. 클라크가 참여했으며, 소설을 쓰는 데에도 스탠리 큐브릭이 도움을 주었다고 하니 실질적으로 영화와 소설 모두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라고 할 수 있다. 보먼이 도착한 장소가 목성인지 토성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고, 둘 모두가 맞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워낙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 작품이다보니 소설과 영화의 차이 또한 해석의 차이 정도로.......

「실험실의 진화」 - 홍성욱, 박한나 [내부링크]

과학이 발전하는 터전, 실험실은 어떤 과정을 거치며 진화했는가 16~17세기부터 시작한 과학 혁명은 사회 구조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켰고, 현재 과학은 인류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개념 중 하나이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전 인류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활동 영역은 우주까지 넓어졌으며,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과학 발전의 일등공신이라면 단연 과학자들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실험실의 공로도 만만치 않다. 최초의 과학자들이 연구를 할 때에는 실험실 밖에서 연구한다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실험의 중요성을 역설한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실험이란 자연의 본성을 알.......

「디스크월드」 - 테리 프래쳇 [내부링크]

세상에서 가장 기상천외한 판타지 이 소설의 배경인 &#x27;디스크월드&#x27;는 판타지 세계답게 우리가 사는 세계와는 차이가 많은 세계다. 일단 둥글게 생긴 지구와는 달리 평평하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일 것이다. 거기에다가 이 원반 모양 땅을 코끼리들이 떠받들고 있으며, 코끼리들은 거북의 등 위에 서 있다는, 마치 고대 인도의 우주관을 닮은 세계라고 할 수 있다. 그 위는 반구로 덮여 있고, 반구 위에는 태양이 매달린 채로 돌아 낮과 밤을 만든다. 해가 원반 위에 있을 때는 낮, 그렇지 않을 때는 밤인 것이다. 이렇듯 「디스크월드」는 그 세계관부터가 평범하지 않은데, 그 내용을 보면 더욱 특이하다. 그 원인은 기본적으로 「디스.......

「규제의 역설」 - 최성락 [내부링크]

왜 좋은 목적을 가지고 만든 규제가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는가?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규제란 규칙이나 규정에 의하여 일정한 한도를 정하거나 정한 한도를 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른 말로 한도를 정해 놓고 이를 어기지 않도록 제약을 거는 것 전반을 규제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규제는 우리 삶에 있어서 불편함만 초래할 것 같지만, 마냥 그렇지만은 않다. 간단한 예시로 범죄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규제의 일환이다. 이처럼 규제는 사회 구성원간의 마찰을 방지하고, 사회가 원활하게 굴러가기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매년 800여건의 규제가 만들어지고 있음에도 우.......

「신」 - 베르나르 베르베르 [내부링크]

인간이 도달하는 마지막 경지는 신이 되는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타나토노트」와 「천사들의 제국」에서 인간과 천사의 삶을 산 미카엘 팽송은 마침내 신의 경지에 오른다. 여기에는 그의 다른 작품에서도 종종 언급되는 수비학이 적용된다. 1은 광물, 2는 식물, 3은 동물, 4는 인간, 5가 현자고 6이 천사의 단계였다면 이를 지나 7단계에 오른 그는 마침내 신이 된 것이다. 하지만 신화에 등장하는 전지전능한 신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더 높은 경지에 오르기 위한 준비 단계로, 그를 포함한 여러 신 후보생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들에게 진정한 신이 되기 위한 지도를 받는다. 미카엘 팽송과 같은 베르베르의 전작의 등장인물은.......

「연금술사」 - 파울로 코엘료 [내부링크]

순례길의 끝에 있는 것은 보물이 아닌 나 자신이다. 파울로 코엘료는 젊은 시절 스페인에서 성지 순례를 한 적이 있고, 연금술에 심취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조사를 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연금술사」는 이 두 가지 경험이 합쳐져서 탄생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연금술이란 흔한 금속을 금으로 만드는 법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알려져 있는데, 연금술사들은 그 외에도 수많은 연구를 하였다. 한 물질을 다른 물질로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 만병통치약이나 불로장생약을 연구한 적도 있고, 알코올을 증류해 내는 등 화학의 발전에 기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금술사」에서 저자는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연.......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1」 - 유발 하라리 [내부링크]

인류는,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교수의 명저 「사피엔스」가 만화로 돌아왔다. 원작과 비교해 두드러지는 특징이라면 이해를 돕기 위해 내용에 흥미로운 각색이 많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유발 하라리 교수가 자신의 조카 조이에게 인류 진화를 설명하기 위하여 다양한 분야의 동료 연구자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TV에서는 인류의 진화를 다룬 프로그램이 방송하는 식이다. 특히나 인류학과 역사에 무지한 어린아이 조이는 마찬가지로 인류학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독자를 훌륭하게 대변하는 캐릭터로, 독자가 궁금해할 만한 부분을 잘 짚어준다. 이렇듯 「사피엔스 - .......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 허지원 [내부링크]

뇌과학과 임상심리학으로 나를 위로하는 법 책에도 유행이 존재한다. 2000년대 초에는 자기계발서 열풍이 불어 끝없이 노력하라는 책이 많았다. 어떤 문제가 생기든 그것은 자신의 노력이 부족한 탓이니 누구라도 노력만 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렇게 노력만을 강조하는 것에 지쳤는지, 사람들은 이제 힐링을 위한 책을 읽는다. 그때와는 정반대로 내 삶이 아무리 힘들지라도 내 잘못이 아니며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도 된다는 책이다. 요즘 서점에 가면 이런 책이 서가에 가득한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 효과가 있어서 그만큼 책이 인기도 있는 것이겠지만, 문제를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것도, 모두 외부의 탓.......

「박사가 사랑한 수식」 - 오가와 요코 [내부링크]

어느 늙은 수학자의 메멘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60;메멘토&#62;는 일정 시간마다 기억이 리셋되는 남자가 아내의 복수를 하기 위해 범인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았다. 뇌에서 받아들인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변환하는 부분인 해마에 이상이 생길 경우 이렇게 최근의 기억을 잃어버리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하는데, 「박사가 사랑한 수식」또한 같은 질환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소재는 비슷하지만 작품의 주제도, 방향성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 점을 비교하면서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주인공이 &#x27;박사&#x27;의 집에 열 번째 가정부로 일을 하면서 겪는 일을 다룬다. 이 박사.......

「슬럼독 밀리어네어 : Q&A」 - 비카스 스와루프 [내부링크]

람 모하마드 토마스의 인도를 담은 삶 인도는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으로 대단히 복잡한 나라다. 주인공의 이름만 보아도 그렇다. 람은 힌두교 신의 이름, 모하마드는 이슬람교 선지자의 이름, 그리고 토마스는 기독교 성인의 이름이다. 인도는 힌두교의 발상지이자 과거 이슬람교가 전래되어 상당수의 무슬림이 사는 곳이고, 영국의 식민지배를 거치며 기독교까지 유입되었기에 여러 종교가 섞여 있는데, 세 종교가 싸우지 않도록 타협해서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종교뿐만이 아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빈부격차 문제, 아이들을 이용해 돈을 버는 범죄 조직 등 인도 사회의 다양한 측면을 조명하며, 슬럼가에서 자란 청년 람이 퀴즈쇼에.......

「어셔가의 몰락」 - 에드거 앨런 포 [내부링크]

가문에 내린 죽음의 공포와 몰락 어느 날 &#x27;나&#x27;는 친구인 로드릭 어셔의 집에 방문해 그의 집에서 잠시 지내기로 한다. 어셔의 가문은 원래부터 특이한 점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그가 유독 이상해 보였고, 그의 집은 음침했다. 이렇게 어두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음악을 연주하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어셔는 자신의 동생 매들린이 병을 앓고 있다는 말을 하며, 자신 또한 정신적으로 괴로움을 토로한다. 식물에게 지각이 있다는 강박적인 생각에 빠져 감각이 예민해지고 초췌해진 것이다. 얼마 뒤 매들린이 병으로 사망하게 되자 화자와 어셔는 함께 그녀를 묻어주는데, 이 뒤로 어셔의 상태는 더욱 나빠진다. 화자가 그.......

&lt;달세계 여행&gt; - 조르주 멜리에스 [내부링크]

달세계 여행 감독 조르주 멜리에스 출연 빅토르 안드레, 블로에 베논, 헨리 델라노이, 디피에르, 조르주 멜리에스 개봉 프랑스 리뷰보기 세계 최초의 낭만주의 영화이자 최초로 우주 여행과 외계인이 등장하는 SF 영화, 최초로 다양한 영상 기법을 도입한 영화이기도 하며 최초로 불법 복제에 피해를 입기까지 한, 수많은 '최초' 타이틀을 가진 작품이다. 이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 영화라고 하면 단순히 녹화된 영상을 틀어주는 데에 불과했지만, 스토리를 가지고 약 10분이나 되는 러닝타임을 가졌다는 점에서 &#60;달세계 여행&#62;은 현대 영화의 선구자적인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이뿐이 아니다. 조르주 멜리에스가 이 영화에서 사용한 영상.......

「n분의 1의 함정」 - 하임 샤피라 [내부링크]

비합리적인 상황에 비합리적인 선택으로 맞서는 방법 어떤 사건에 대해 두 명의 용의자가 잡혔다. 이들은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자신의 범행을 자백할 수 있는데, 상대가 어느 대답을 했는지에 따라 그들이 받을 형량이 결정된다. 용의자들을 각각 A와 B라고 부르자. 만약 둘 다 범행에 대해 침묵한다면 이들은 감옥에서 2년을 지내야 한다. 반면 둘 모두 자백한다면 둘 다 18년 동안 갇혀 있어야 하고, A가 침묵해도 B가 자백한다면 침묵한 A는 무려 20년, B는 자백했으니 즉시 풀려날 수 있다.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A가 자백, B가 침묵한다면 A는 석방되고 B만 20년을 감옥에서 지내야 한다. A와 B가 각자 경찰과 만나 자백할지 침묵할지.......

「쥐: 한 생존자의 이야기」 - 아트 슈피겔만 [내부링크]

지옥에서 살아남은 아버지와 지옥에 떨어진 아들 저자 아트 슈피겔만은 유대인으로, 프랑스인 여성 (결혼을 위해 유대인으로 개종했다) 프랑소와즈 물리와 결혼한 만화가이다. 그의 부모 블라덱과 아냐 슈피겔만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용되었다 극적으로 살아남은 생존자들인데, 이 책은 아트가 블라덱을 만나 당시의 일을 듣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즉 아트와 프랑소와즈, 블라덱이 이야기하는 현대 파트와 블라덱과 아냐의 생존담을 다루는 과거 파트의 액자식 구성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쥐」가 단순히 「안네의 일기」처럼 전쟁 당시의 상황만을 다루는 책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전쟁이 끝난 뒤, 아냐가.......

「우주 전쟁」 - H. G. 웰스 [내부링크]

인류와 트라이포드와 바이러스 외계인(특히 화성인)의 지구 침공은 SF에서 아주 오래된 소재이다. 지구 밖에서 왔기 때문에 대화도 할 수 없고, 상식도 통하지 않는 괴물들이라는 점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을 것이다. 특히 화성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지구와 구성 성분과 물리적 특성이 닮아 생명의 존재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졌기 때문인데, 최초로 외계인 침공을 다룬 작품 중 하나인 웰스의 「우주 전쟁」 또한 화성에서 온 외계인의 공격을 다룬다. 웰스는 아마 지구에서 가까우면서도 관측이 용이한 행성이었기에 화성을 선택했을 테지만 (작중에서 망원경으로 외계인의 접근을 관측하는 장면이 나온다) , 이 작품은 그의 다른 작.......

「개미」 - 베르나르 베르베르 [내부링크]

개미 왕국의 진화 연대기 개미는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생명체임과 동시에 숫자는 많지만 작고 약하다는 이유로 종종 무시당하곤 했다. 일상생활에서 쓰는 표현 중에서도 &#x27;개미&#x27;라는 말이 들어가면 작고 하찮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며, 가끔 개미의 근면함을 긍정적으로 평하기도 하지만 즐길 줄 모르고 일만 한다는 식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이처럼 개미에 대한 이미지는 단지 작고 부지런한 생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 작은 곤충에게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발견한다. 하나의 집에 수만여 마리의 개체가 살며, 각자의 역할에 맞게 신체 자체가 다르게 생겨 어떤 의미에서는 인간.......

&lt;하드코어 헨리&gt; - 일리야 나이슐러 [내부링크]

하드코어 헨리 감독 일리야 나이슐러 출연 샬토 코플리, 헤일리 베넷, 팀 로스 개봉 2016.05.19. 미국, 러시아 리뷰보기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서 가장 실험적인 작품이었다 생각한다. 무려 1인칭으로 즐기는 영화다. 마치 FPS 게임을 하듯, 사이보그로 개조된 주인공 '헨리'가 도시의 이곳저곳을 누비며 적과 싸우는 모습은 그 어느 영화보다도 박진감이 넘친다.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1인칭이라는 것을 넘어서 영화가 전반적으로 게임과 닮았다. 게임에서 따온 듯한 클리셰만 해도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말 한 마디도 없이 과묵한 주인공 (&#60;하프라이프&#62; 시리즈의 고든 프리먼처럼), 그런 주인공 대신 말을 다 하는 지적인 동료, 등장한 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조세희 [내부링크]

낙원구 행복동의 비참한 사람들(Les Misérables) 서울특별시 낙원구 행복동. 이름만 들어도 낙원에 행복이라니, 정말 멋진 곳일 것만 같으나, 이곳은 사실 서울에서 가장 비참한 인물들이 사는 장소다. 가난으로 인해 꿈을 이루지 못하고, 가족이 모두 일을 해야 간신히 먹고 살 수 있으며, 사회에서 인정받지도 못하는 도시 빈민들이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심지어 그들은 집까지 잃고 말 위기에 처하게 된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행복동의 여러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총 12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연작 소설이다. 이러한 구조는 같은 사건을 두고도 서로 다른 등장인물의 시선으로, 여러 방향에서 바라볼 수.......

칸토어와 무한집합 [내부링크]

독일의 수학자 게오르그 칸토어는 집합론의 아버지라 불리며, 연산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무한의 개념을 집합으로 해석하여 무한집합끼리의 크기 비교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언뜻 들어도 무한집합이 서로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데, 이 때문에 그의 인생은 상당히 불행하였다. 우선 무한집합의 기수에 대해서 간단한 예시를 들어 보자. (기수란 집합의 크기를 표현하는 개념이다) 무한집합이란 그 원소가 무한히 많은 집합이다. 자연수와 짝수는 모두 그 수가 무한히 많으므로 자연수의 집합과 짝수의 집합은 둘 다 무한집합이다. 이 둘의 기수를 비교한다면 자연수는 홀수와 짝수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자연수의.......

「호빗」 - J. R. R. 톨킨 [내부링크]

내 주머니에는 뭐가 들어 있지? 판타지 세상의 사람들은 대개 모험을 즐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가운데땅에 사는 작은 호빗들은 특이하게도 그 정반대이다. 시골에서 한적하게 사는 것을 제일 좋아하고, 나른히 앉아 담배를 피우는 것이 인생의 낙이다. 주인공 골목쟁이네 빌보 또한 마찬가지로, 그의 조상은 고블린의 머리를 곤봉으로 쳐 날려 버릴 정도로 강한 인물이었으나 정작 본인은 그런 모험은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아들 프로도가 정원사 샘과 함께 「반지의 제왕」의 여정을 나서기 전까지 가장 큰 모험을 겪은 호빗이 된다. 그 모든 일은 그의 친구이자 위대한 마법사 회색의 간달프가 열세 명의 난쟁이들을 데리고 그를 찾아오.......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 법정, 최인호 [내부링크]

다시는 볼 수 없을, 세 사람의 영원한 대화 법정 스님은 무소유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으며, 최인호 작가는 드라마의 원작이기도 한 소설 「상도」의 저자이다. 둘은 각각 불교 승려와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으며, 활동하는 분야도 수필과 소설로 차이가 있었기에 둘 사이에는 공통점이 거의 없어 보이지만 의외로 둘은 인연이 있어 수차례 만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책 앞부분에는 최인호 작가가 법정 스님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법정 스님이 열반에 든 이후 길상사에 조문을 간 것까지의 일들이 실려있는데, 둘의 관계가 어떠했는지를 짐작하게 해 준다.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는 2003년 길상사에서 둘이 나눈 대화를 한 권의 책으.......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 - 갈로아 [내부링크]

곤충의 진화를 세상에서 가장 쉽게 배우는 법 생물학을 공부한 저자가 인터넷 사이트에 연재하던 만화를 모아서 책으로 펴냈다.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고 우수한 글들이 엄선되는 HIT 갤러리에 올라간 작품이기도 하며, 유익한 내용과 쉽게 이해되는 그림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생소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나 저자가 공룡 삽화를 의뢰받은 적이 있었을 정도로 생물학적 지식과 그림 실력이 두루 뛰어난 사람이기에 더 평가가 좋았을 것이다. 인터넷에 정보 전달용 학습만화를 연재하는 사람은 제법 되지만 비전공자가 직접 조사해서 그리는 경우도 있고, 전공자라 해도 대부분 간단하게 그.......

「타임머신」 - H. G. 웰스 [내부링크]

시간을 넘어서 본 것은 인류의 가장 추악한 모습이었다 영국의 어느 클럽에서 한 남자가 자신이 겪은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름도 없이 그저 &#x27;시간 여행자&#x27;라고만 등장하는 그는 말 그대로 자신이 다른 시간을, 정확히는 먼 미래를 여행하고 왔다고 말한다. 타임머신이라 불리는 정교한 기계 장치를 통해 미래로 간 그는 그곳에서 엘로이라는 작은 생명체들을 만나고, 이내 몰록이라는 괴물들도 보게 된다. 엘로이들을 관찰하다 잃어버린 타임머신을 되찾기 위해 미래 세계를 돌아다니던 그는 엘로이와 몰록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을 깨닫게 되고, 도망치듯 현재 시대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이 책은 SF 매체에서 지겹도록 등장하는.......

「논어」 [내부링크]

공자님과 제자들의 좌충우돌 유학 탐구기 유학의 시조인 공자는 예수, 석가, 소크라테스와 더불어 인류사에 중요한 성인으로 불리며, (공자는 成人이고 예수는 聖人이기는 하지만) 「논어」는 성경, 불경과 더불어 주요 종교의 경전으로 꼽힌다. 이들의 공통점으로는 종교의 경전을 본인이 쓰지 않았다는 것이 있는데, 소크라테스는 책을 쓰지 않아 제자인 플라톤이 쓰고, 성경은 예수의 제자나 그 제자 대에서 쓰였다고 추정되며, 불경은 석가의 제자 아난타가 기억한 내용을 토대로 추종자들이 집필했다고 전해진다. 「논어」도 마찬가지로 공자 본인이 아닌 제자들에 의해 쓰인 책이다. 공자는 술이부작이라 하여 과거의 시를 정리하는 데에만.......

갈릴레이의 광속 측정 [내부링크]

빛은 세상에서 가장 빠르다. 광속은 무려 299,792,458m/s이다. 지구의 반지름이 약 6400km이므로 지구의 둘레는 약 40000km인데, 광속이 초속 30만 km라고 어림할 경우 1초만에 지구를 일곱 바퀴 반 정도 돌 수 있을 만큼 빠른 것이다. 이처럼 빛은 매우 빠르기 때문에 광속의 측정은커녕 과거에는 광속이 무한하다고 여겼고, 처음으로 광속이 유한하다 생각해 측정을 시도한 사람은 다름아닌 갈릴레오 갈릴레이다. 갈릴레이가 시도한 실험은 매우 간단하고도 직관적인 방식이었다. 우선 밝은 등불을 준비하고, 갈릴레이와 조수가 각자 등불을 든 채로 수km 떨어진 언덕에 오른다. 둘 다 자신의 등을 가리고 있다가 한 명이 자신의 등을 들어 보.......

「사기열전」 - 사마천 [내부링크]

&#34;나 사마천은 이렇게 생각한다.&#34; 「사기」는 사서의 표준을 정해 중국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는 역사서로, 그 저자 사마천이 궁형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흉노가 한나라를 공격했을 때, 이릉이라는 장군이 군대를 이끌고 흉노족과 싸우다 대패하여 항복하였는데, 기병 위주의 흉노족 상대로 불리하게 보병으로 맞선 데다가 졌다는 이유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비난한 것이다. 하지만 사마천은 유일하게 이릉을 변호했고, 황제 한무제는 이에 분노해 그에게 사형을 내린다. 당시 사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세 가지였다. 순순히 사형당해 명예롭게 죽거나, 큰돈을 바쳐 사형을 면하거나, 아.......

「문장의 시대, 시대의 문장」 - 백승종 [내부링크]

몇 줄의 글자일 뿐이지만, 문장 안에는 힘이 담겨 있다. 조선은 가히 문장의 나라라고 부를 만하다. 조선이라는 국가의 통치 이념은 공자로부터 이어지는 유학, 그 중에서도 성리학이었는데, 공자가 선비의 덕목으로 글쓰기와 시짓기를 들었을 정도로 유학에서는 문장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문장가가 많이 나온 것이다. 통치계급인 양반들 대부분이 유학을 공부해 관직에 올랐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일상적인 대화나 여가에서도 명문장이 탄생한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렇게나 문장을 쓰는 것을 즐기다 보니, 문장을 보면 조선의 역사와 사회상을 엿볼 수도 있다. &#x27;고요한 아침의 나라&#x27;라면서 서구에는 조용한 나.......

「햅틱스」 - 리넷 존스 [내부링크]

우리의 손이 만지고 느끼는 것의 과학 인간에게는 다섯 가지 감각이 있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그리고 미각이다. 시각은 빛을, 청각은 공기의 진동인 소리를, 후각과 미각은 각각 기체와 액체 상태의 물질을 감지하는 감각이지만, 사물의 온도나 감촉, 힘을 감지하는 촉각은 이런 감각 중에서도 특이하다. 손으로 만지며 물건을 느끼는 것을 능동적 촉각이라고 하는데, 이 때 우리의 감각 수용기에서 받아들인 정보를 바탕으로 힘이나 방향에 대한 지속적인 피드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물건을 집어 올릴 때를 예로 들어 보자. 우리는 이것의 무게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얼마 정도의 힘을 들여야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물건을 집고 올.......

티코 브라헤와 연주시차 [내부링크]

덴마크의 천문학자 티코 브라헤는 대단히 정밀한 관측과 이를 바탕으로 만든 지동설-천동설의 절충 모델로 잘 알려진 사람이다. 그는 뛰어난 업적과는 별개로 특이한 사생활로도 유명한데, 행동이 괴짜같았을 뿐 과학적 원리를 가지고 이상한 행동을 하는, 소위 &#x27;매드 사이언티스트&#x27;와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었다. 티코 브라헤는 덴마크 왕실의 후원을 받아 커다란 천문대를 만들어 연구하며 지냈다. 당시 덴마크는 유럽에서 손꼽힐 정도로 강력한 나라였기 때문에 사실상 유럽 최고의 천문학자라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독일의 요하네스 케플러도 잠시 그의 천문대에서 일한 적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이곳에서 이루어진 티코 브.......

「야밤의 공대생 만화」 - 맹기완 [내부링크]

현대를 만들어낸 공학자, 과학자, 수학자들 야밤의 공대생 만화, 약칭 &#x27;야공만&#x27;은 본래 공대생인 저자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던 만화이다. 단순하고 보기 쉬운 그림체를 가지고 있으며, 공학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흥미를 가질 만한 내용이 많고, 무엇보다 같은 공대생들에게 수많은 공감을 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인기에 힘입어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는데, 페이스북 원작에 없던 내용까지 조금씩 들어가 있으니 페이스북으로 본 사람이라도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기본적인 주제는 공학자들의 삶과 업적이다. 매 화마다 한 명의 공학자를 골라서 다루는 것이 일반적인 구조인데, 공학의 역사는 과학, 수학의 역사.......

「로지코믹스」 - 크리스토스 H. 파파디미트리우,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내부링크]

그들은 논리학을 해서 미쳤습니까, 아니면 미쳤기에 논리학을 할 수 있었던 겁니까? 버트런드 러셀은 영국의 수학자이자 논리학자, 그리고 영문학자, 철학자, 역사학자 등 범 인류적 지성인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다방면에서 활동한 사람이다. 본업은 수학과 논리학이었지만 「서양철학사」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을 정도로 타 분야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선보였으며, 노벨 경제학상의 존 내쉬,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로저 펜로즈와 함께 노벨상을 수상한 세 명밖에 없는 수학자이기도 하다. 반전 운동을 하다 감옥에 갇힌 적도 있고, 풀려난 뒤에는 아인슈타인과 함께 반핵 운동을 하는 등 (러셀-아인슈타인 선언) 사회운동에 힘쓰며 파.......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 - 카렐 차페크 [내부링크]

만들어진 노동자들이 인류의 끝을 고하다 산업용 로봇, 의료용 로봇, 심지어는 로봇 청소기까지 현대 사회의 수많은 곳에서 쓰이는 &#x27;로봇&#x27;이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만들어져 사용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그런데 이 작품이 만들어진 맥락을 고려해보면 카렐 차페크가 (정확히는 그와 공동으로 책을 쓴 그의 형 요제프가) 이 단어를 만든 의도와 현재 사용되는 의미 사이에는 괴리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로봇의 어원은 체코어로 노예 내지는 고된 일을 의미하는 robota로, 작중에서는 그저 자동화된 노예나 노동자처럼 나오기 때문이다. 대부분 금속으로 이루어진 현대의 로봇과는 다르게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에 나오는 로봇들.......

「베오울프」 - 케이틀린 R. 키어넌, 닐 게이먼 [내부링크]

신으로부터 인간이 벗어나고, 영웅이 죽음을 맞이하다 서사시 &#x27;베오울프&#x27;는 고대 영어로 쓰인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 베오울프라는 이름의 게르만족 전사가 괴물 그렌델과 그의 어미, 그리고 사악한 용을 물리친다는 내용의 북유럽식 영웅 서사시이다. 이 책은 그 서사시를 판타지 작가 닐 게이먼과 케이틀린 R. 키어넌이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으로, 평면적인 고전문학에서 유기적인 스토리와 입체적 인물 묘사가 두드러지는, 높은 완성도의 판타지 소설이 되었다. 저자 닐 게이먼은 소설 외에도 동화(코랄린, 스타더스트), 드라마(아메리칸 갓), 만화(샌드맨 시리즈) 등 수많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판타지/SF 작가이다.......

데카르트와 미지수 x [내부링크]

어떤 알파벳을 써도 상관이 없긴 하지만, 수학에서는 미지수를 보통 x로 표현한다.여기에서 착안해 일상생활에서도 미지의 것을 가리킬 때 X를 사용하기도 한다. X-맨, X-파일처럼 말이다.X를 처음으로 미지수로 쓰기 시작한 사람은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르네 데카르트라고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 함께 언급되는 일화가 하나 있다.데카르트가 미지수에 관한 생각을 하면서 책을 출판할 인쇄소에 가 보았는데, X자 활자가 다른 활자에 비해 그 숫자가 많았다고 한다. 마침 자신이 집필할 수학책에서 미지수가 많이 사용될 것이라 생각한 그는 활자가 전부 소모되어 출판에 지장이 생길 일이 없도록 마침 활자가 남아도는 X를 미지수로 결.......

&lt;팔로우&gt; - 데이빗 로버트 미첼 [내부링크]

팔로우 감독 데이빗 로버트 미첼 출연 마이카 먼로, 키어 길크리스 개봉 2015.04.02. 미국 리뷰보기 공포영화긴 한데, 다른 공포영화와는 차별되는 특징이 많은 작품이다.우선 공포영화에는 여러 분류가 있다. 살인마가 나오는 슬래셔 영화도 있고, 고전적 요소를 활용한 고딕 장르나 괴물이 나오는 괴수 영화,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빌린 파운드 푸티지 영화도 있는데, &#60;팔로우&#62;는 단순히 공포 영화라는 말 이상의 표현이 어려울 정도로 독특한 특징이 많다. 이 작품에서 다루는 공포의 근원은 악마 내지는 악령 비슷한 존재이다. 그런데 일반적인 공포 영화에서 빠르게 쫓아오는 공포를 묘사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여기에 나오는 악마의.......

「콜드플레이」 - 뎁스 와일드, 맬컴 크로프트 [내부링크]

그들은 어떻게 최고의 밴드가 될 수 있었는가 콜드플레이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밴드 중 하나라는 것에는 아무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콜드플레이는 지금까지 총 8개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는데 모두 세계적으로 높은 판매량을 달성하였고, 여러 영화의 ost를 맡아 부른 적도 있으며, 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하는 투어 공연도 항상 큰 인기를 누리기 때문이다. 멤버들 간에 불화도 없이 20년째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과 자선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점도 콜드플레이의 주요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다른 모든 밴드가 그렇기는 하지만), 콜드플레이도 처음부터 이렇게 위대한 밴드였던 것은 아니다. 콜드플레이는.......

「철학 수학」 - 야무챠 [내부링크]

아무도 풀지 못한 이 문제를, 누가 풀 수 있겠습니까? 독일의 의사이자 사업가였던 파울 볼프스켈은 한 여성에게 실연당한 뒤 자살을 결심했다고 한다. 젊었을 때 수학을 공부했던 그는 죽기 전 한 수학 문제를 풀어 보려고 했는데, 기존의 증명 과정에 오류가 있는 것을 발견했지만 푸는 과정이 생각보다 어려워 자살하기로 했던 시간조차 넘겨버릴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이로써 삶에 새로운 의욕을 찾은 그는 이 문제에 10만 마르크의 상금을 걸고, 이 문제를 푼 자에게 자신의 이름을 건 &#x27;볼프스켈 상&#x27;을 주기로 한다. 이 상은 그가 죽은 뒤에도 한동안 받는 사람이 없었으며, 수학계에서 가장 명예로운 상 중 하나가 되는데, 그 문.......

「카르파티아 성」 - 쥘 베른 [내부링크]

노래하는 유령도, 움직이지 않는 발도 모두 과학의 소행이었다 동유럽의 카르파티아 산맥에는 한 오래된 고성이 있다. 아무도 살지 않지만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 주변의 마을 사람들은 늘 고성을 무서워했는데, 그곳에서 유령을 보았다는 목격담이 들리기 시작한다. 마을에서는 두 사람을 보내 유령 소문이 사실인지 알아보고 오라 했고, 그들은 성 코앞까지 당도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한 명은 발이 땅에 못 박힌 듯 움직일 수조차 없게 되었으며, 다른 한 명은 쇠사슬을 타고 성벽을 오르다 갑자기 정신을 잃고 떨어졌다. 정말로 유령의 소행이라고밖에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카르파티아 성」은 이 기현상의 정.......

갈릴레이와 종교재판, '그래도 지구는 돈다' [내부링크]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 중 한 명으로, 과학 혁명을 주도한 사람이자 근대 물리학의 선구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주요 업적으로 지동설을 포함한 새로운 우주 체계가 있는데, 이를 통해 그는 종교 재판에 회부되었을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그의 종교 재판에 대해서는 다소 복잡한 상황이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갈릴레이의 아버지 빈첸초 갈릴레이는 유능한 음악가였지만, 갈릴레이에게는 여러 동생이 있었고, 가정 형편이 좋지만은 않아 그는 처음엔 의학 공부를 했다. 나중에 자연철학(과학)으로 전공을 바꾸어 수학자가 되는데, 그는 원래 성직자를 지망하였을 정도로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다. 이를 생.......

「메트로 2034」 - 드미트리 글루홉스키 [내부링크]

멸망한 세계의 지하에서 낭만을 찾는 자들 「메트로 2033」에서 1년이 지났다. 2033년 아르티옴의 여정이 메트로의 북쪽 끝에서 시작해 외부의 적을 막기 위해서 싸우는 내용이었다면, 2034년의 여정은 그 반대로 메트로의 남쪽 끝에서 시작해 메트로 내부의 위협인 전염병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거기에 더해 아르티옴의 동반자들이 모두 죽고 홀로 다닐 수밖에 없었던 것과는 다르게 「메트로 2034」에서는 헌터, 호메로스, 사샤, 레오니드까지 여러 인물의 행적을 교차로 보여준다. 이렇듯 다방면에서 「메트로 2033」과 「메트로 2034」는 대비되는 부분이 많고, 마찬가지로 주제 또한 반대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전.......

에니그마의 해독 [내부링크]

독일군이 에니그마를 도입하고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옆에 있는 폴란드는 이를 해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양쪽에 독일과 소련이라는 두 강대국을 두고 있기도 하고, 폴란드는 이들과 전쟁을 수차례 겪은 만큼 독일의 새 암호체계에 대비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사실 튜링이 해독하기 이전에 에니그마는 이미 한 번 해독된 적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이때 폴란드의 수학자들이 이룬 성과였다. 1938년 마리안 르예프스키를 필두로 한 폴란드의 수학자 팀은 에니그마의 원리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봄바(폭탄이라는 뜻, 이후에 만들어진 같은 의미의 봄브bombe와는 별개의 장치다)라는 이름의 기계를 만들어 해독에 성.......

나폴레옹 정리 [내부링크]

의외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나폴레옹은 수학에 상당히 능통한 황제였다.&#x27;수학의 발전은 국가의 번영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x27;라는 말을 했을 정도로 (짧게 &#x27;국력은 수학에 비례한다&#x27;라고 하기도 한다.) 수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당대 여러 수학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도 했다. 나폴레옹의 독재를 못마땅하게 여겨 그에 협력하지 않은 수학자도 있었지만, 어쨌거나 그가 국가의 발전에 수학이 중요하다고 여겼던 만큼, 그에게는 수학과 관련된 일화가 있다.한 번은 그가 군대를 이끌고 전투에 나섰을 때, 적군과의 정확한 거리를 알지 못해서 대포를 맞히지 못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

베토벤과 골전도 [내부링크]

소리란 공기의 진동으로 인해 생기는 현상이다.물체가 부딪히거나 마찰하면서 공기에 흐름이 생겨날 때 이 공기의 흐름은 파동의 형태로 전달되는데, 우리 귀에 파동이 전해지면서 소리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우리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과정을 간단히 알아보자면 이렇다.음파는 종파이기 때문에 소리의 방향대로 공기 분자가 반복 이동을 하는데, 우선 고막에 맞닿은 공기 분자가 앞뒤로 흔들리며 고막을 진동시킨다. 고막은 공기의 진동에 따라 떨릴 수 있을만큼 얇고 가볍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진동의 세기가 너무 약해 우리는 이를 그대로 감지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진동을 크게 증폭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소리 신호를 증폭시키.......

「고양이 언어학」 - 주잔네 쇠츠 [내부링크]

고양이가 하는 말을 듣고, 고양이와 이야기하기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를 좋아한다. 특히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 이른바 &#x27;집사&#x27;들은 고양이 침대, 고양이 장난감 등 애묘(愛猫)용품에 쓰는 돈을 아끼지 않을 정도이다.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다고 해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고양이를 보면 괜히 친한 척하고 싶어지기 마련인데, 고양이는 안타깝게도 사람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고양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우리는 알 길이 없다. 책의 저자인 주잔네 쇠츠는 언어학자이자 무려 다섯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 애묘인으로, 자신의 전공을 살려 고양이들의 언어를 분석하고 연구하였다. 그런데 저자의 연구 방식이 독특하다. 울.......

「인생은 짧고 고양이는 귀엽지」 - 이용한 [내부링크]

막 태어난 아깽이가 성묘가 되어 독립하기까지 고양이는 귀엽다. 어떤 동물이든 새끼는 다 귀엽기 마련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아기 고양이, 일명 &#x27;아깽이&#x27;들의 귀여움은 따라올 자가 없을 정도이다. 「인생은 짧고 고양이는 귀엽지」는 저자가 아깽이들을 관찰하면서 알게 된 고양이의 습성을 토대로, 어린 고양이가 성장하며 독립할 때까지의 삶을 정리한다. 새끼를 낳은 어미 고양이들이 어떻게 새끼들을 가르치고 양육하는지부터, 그저 놀기만을 좋아하던 아깽이들이 점차 성장해 어엿한 한 마리의 성묘가 되는 것까지. 특히 고양이 사진이 페이지마다 있어 커가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이 책에는.......

「우리 수학자 모두는 약간 미친 겁니다」 - 폴 호프만 [내부링크]

죽어서야 수학을 그만둔 괴짜 수학자 이야기 누군가에게 수학자를 떠올려 보라고 하면 자나 깨나 수학 생각만 하며, 기행을 일삼는 백발의 노인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사실 진짜로 기행을 일삼는 수학자가 많긴 하다.) 하지만 실제로 수학자들은 젊은 사람부터 나이 많은 사람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며, 대학의 수학 교수들이 대개 점잖은 사람들이듯 성격도 보통 사람들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사실 필즈상 수상 조건 중 하나가 40세 이하일 것임에서 알 수 있듯, 대부분의 수학자들은 30대를 전후로 하여 가장 큰 업적을 내기에 젊은 수학자를 떠올리는 것이 맞겠지만, 왜인지 수학자라고 하면 나이 지긋한 이미지가 있다. 그런데 앞에.......

루이지 갈바니와 동물 전기 [내부링크]

이탈리아의 해부학자 루이지 갈바니는 개구리를 해부하던 중, 칼을 대자 개구리 다리가 갑자기 움직이는 것을 목격한다. 그는 이 현상이 전기로 인해 일어난 것이며, 금속을 통해 동물 몸 속의 전기가 흘러 반응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나아가 그는 모든 생물체의 몸에 전기가 흐른다고 생각했는데, 이를 동물 전기라고 부른다.반면 알레산드로 볼타는 동물 전기 가설이 틀렸다고 주장하며, 개구리 다리에 전류가 흐른 것은 단순히 다른 종류의 금속에 전해질이 닿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서 실제로 두 종류의 금속에 전해질을 묻히면 전류가 흐른다는 것을 보였는데, 이 때 사용된 것이 바로 역사상 최초의.......

「메트로 2033」 - 드미트리 글루홉스키 [내부링크]

누구보다 비참한 인류의 구원자, 땅 속의 오디세이아 어느 날 핵전쟁이 발발했고, 사람들은 방사능 낙진을 피해 지하로 들어갔다. 땅 속의 지하철역, 일명 &#x27;메트로&#x27;로 도망친 사람들은 플랫폼 위에 집을 짓고 선로 위를 걸으며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지만, 그들조차 안전하지는 못했다. 방사능에 의한 돌연변이들이 지상으로부터 밀려들어왔고, 사람들은 점점 힘이 약해졌으며, 그마저도 역마다 여러 세력으로 갈라져 싸웠기 때문이다. 주인공 아르티옴은 차를 기르는 조용한 역 베데엔하에 살고 있었는데, &#x27;검은 존재&#x27;라 불리는 돌연변이들로부터 공격을 받게 되자 의문의 남성 헌터의 말을 듣고 메트로를 구하기 위한 여정.......

뉴턴의 개 다이아몬드와 고양이들 [내부링크]

영국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로 유명한 뉴턴은 &#x27;다이아몬드&#x27;라는 이름의 개를 키웠다고 한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다이아몬드가 실수로 촛대를 넘어뜨려 뉴턴이 연구하던 수학 자료에 불을 붙였고, 이 충격으로 뉴턴은 한동안 연구에 지장이 있었다고도 한다. 사실이라면 개 한 마리가 과학 발전을 몇 년이나 늦춘 셈이다. (화재의 원인이 개가 아니라 바람이나 렌즈 등 다른 것이었다는 주장도 있다.)다이아몬드에 관한 일화는 하나 더 있다. 어느 날 뉴턴이 친구에게 농담 삼아 다이아몬드가 수학 정리를 두 개나 증명해냈다고 말한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친구가 영리한 개라며 칭찬하자, 뉴턴은 &#x27;한 가지 정리에는 오류.......

벤젠 구조와 케쿨레의 꿈 [내부링크]

독일의 화학자 케쿨레는 분자 구조를 연구하였으며, 탄소의 원자가가 4라는 것을 발견하였다.여기서 원자가라는 것은 어떤 원자가 다른 원자와 결합해 분자를 이룰 때 몇 개의 원자와 결합을 이룰 수 있는지를 말하며, 따라서 최외각 전자의 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자가 하나뿐인 수소의 경우, 공유 결합 하나를 이루는 데에 모든 전자가 쓰이기 때문에 원자가가 1이고, 최외각 전자가 5개인 질소의 경우 그중 2개의 전자가 하나의 전자쌍을 이루기 때문에 원자가가 3인 식이다. 물론 결합하는 원자의 종류나 상황에 따라서 원자가가 이렇게 나누어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탄소는 상당히 특수한 경우로, 최외각 전자 4개가 모두 결합.......

에니그마의 개발과 원리 [내부링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사용한 강력한 암호 체계 에니그마가 앨런 튜링과 블레츨리파크의 암호해독가들이 벌인 영웅적 활약으로 해독된 이야기는 &#60;이미테이션 게임&#62; 등 영화로도 제작되어 잘 알려졌다. 하지만 이 에니그마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튜링 이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에니그마를 만든 사람은 독일의 공학자 아르투르 슈르비우스다. 잘 알려진 전장에서의 사용과는 달리 그가 에니그마를 처음 만들었을 때 의도한 용도는 상업적 이용이었다고 한다. 당시로서는 해독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복잡한 암호 체계였기 때문에 기업에서 기밀 누출을 막고 안전하게 자료를 전송할 때 사용하면 효과적이.......

「사자와 마녀와 옷장」 - C. S. 루이스 [내부링크]

인간을 위해 희생한 신의 아들과 구원을 쟁취하는 인간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먼저 집필된 작품이자, 시대상으로는 두 번째 순서에 위치한 작품이다. 성경적 텍스트를 활용한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노골적으로 기독교적 성향을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로, 기독교를 잘 모른다고 해도 아슬란의 희생이 예수의 일화를 각색했다는 점을 어느 정도 눈치챌 수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단순히 판타지 성경 내지는 기독교 동화로만 치부할 수는 없는 것이, C. S. 루이스는 지금 기준으로도 상당히 파격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어 자신만의 성향을 작품 속에 녹여냈기 때문이다. 「사자와 마녀와 옷장」은 시리즈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 - 테드 창 [내부링크]

SF라는 장르의 필요조건을 정의하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SF 작가를 꼽으라면 테드 창일 것이다. 아직 출판한 책이 얼마 되지도 않지만, 그의 작품은 다른 SF 소설과는 달리 소재나 방향성부터가 특별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그에게서 주목할 만한 점으로는 보통 &#x27;SF 소설&#x27;이라고 하면 떠올리기 힘든 소재를 많이, 그리고 잘 사용한다는 점이 있다. 과학과는 동떨어진 것으로만 보이는 바벨탑 이야기나 유대교 전설에 등장하는 골렘과 언령 등, 언뜻 보면 SF보다는 판타지 소설이라는 말이 어울릴 듯한 내용이 자주 나오지만, 그의 작품을 읽어본다면 틀림없이 SF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드니 빌뇌브 감독이 &#60;컨택트&#62;로 영화화.......

「셈도사 베레미즈의 모험」 - 말바 타한 [내부링크]

수와 셈, 사랑과 지혜가 담긴 목동 베레미즈의 여정 페르시아 지방에 베레미즈라는 목동이 살았다. 평범한 목동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는 오래 전 동물들을 바라보며 숫자를 세기 시작했고, 이내 셈에 통달해 수학에 대해 온갖 지식을 꿰고 있는 셈도사였다. 얼마나 셈에 능통하냐면, 날아다니는 벌레의 숫자를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알아낼 수 있고, 수많은 동물을 셀 때에는 머리가 아니라 다리의 수를 더해서 구할 수 있을 정도였다. 당시 아라비아에는 상인이 많았기 때문인지 수학과 계산이 중요시되었고, 수학자들도 많이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셈도사인 베레미즈는 당연하다면 당연히도 모험 도중 여러 곳에서 환대를 받으며 사람들을.......

&lt;슈퍼 에이트&gt; - J. J. 에이브람스 [내부링크]

슈퍼 에이트 감독 J.J. 에이브럼스 출연 조엘 코트니, 카일 챈들러, 엘르 패닝, 조엘 맥키넌 밀러, 라일리 그리피스, 라이언 리,... 개봉 2011.06.16. 미국 리뷰보기 &#60;슈퍼 에이트&#62;는 J. J. 에이브람스(통칭 쌍제이) 감독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함께 제작한 영화이다. 그 때문인지 이 작품은 두 감독의 대표작인 &#60;클로버필드&#62;와 &#60;E. T.&#62;의 특징이 적절히 섞여 있다.J. J. 에이브람스 감독은 '떡밥의 제왕'이라는 별명이 있다. 작품 여기저기에 떡밥과 복선을 남발하고 제대로 회수하지 않는 경우를 비꼬는 표현이기도 하고, 단순히 떡밥이 많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특히나 드라마 &#60;LOST&#62;가 인기를 끌며 이런 특.......

&lt;배니싱&gt; - 브래드 앤더슨 [내부링크]

베니싱 감독 브래드 앤더슨 출연 헤이든 크리스텐슨, 탠디 뉴튼, 존 레귀자모 개봉 2011.03.31. 미국 리뷰보기 16세기 영국에서 북아메리카에 있는 한 섬에 식민지를 건설하였으나 나중에 다시 그 곳에 찾아가보니 거주민들이 모두 사라진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이 사건은 섬의 이름을 따서 로어노크의 사라진 식민지 사건이라 불리는데, 일반적으로는 기근으로 전멸했거나 이주했다고 여겨지지만 일부 미스터리 애호가들은 다른 실종사건과 엮어서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했다 생각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나 게임도 많이 있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는 도시전설이다. 이 영화 또한 마찬가지로, 갑자기 사람들이 옷만 남.......

&lt;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gt; - 세드릭 클라피쉬 [내부링크]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 감독 세드릭 클라피쉬 출연 피오 마르마이, 아나 지라르도, 프랑수아 시빌 개봉 2018.05.03. 프랑스 리뷰보기 똑같이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하더라도 집은 '짓는다'고 하고, 옷감은 '짠다'고 하며, 젓갈은 '담근다'라고 하는 등 각자 정해진 나름의 표현이 있다. 술의 경우에는 '빚는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는 도자기를 빚는 것처럼 특별한 철학과 정성이 담겨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에서도 나온 말이다. 술은 우리가 사는 데에 필수적이지도 않고, 특별히 영양소가 풍부한 것도 아닌 기호식품일 뿐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더욱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지도 모르.......

「인간 무리, 왜 무리지어 사는가」 - 마크 모펫 [내부링크]

인간을 인간이게 해 준 사회와 그 속의 인간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이 다른 동물과 비교해서 무엇이 다른가? 지금까지 수많은 철학자들이 저마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였다. 플라톤 학파의 누군가는 인간이 &#x27;두 발 달린 털 없는 짐승&#x27;이라고 하였고, 하이데거는 스스로 존재함을 인지할 수 있는 존재, 즉 현존재라고 하였다. 그러나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정의는 &#x27;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x27;라는 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 사회라는 것이 인간을 어떻게 특별하게 만들었는지 다룬다. 하지만 그 전에 사자에게는 프라이드가 있고, 늑대도 팩을 이루어 다니고, 그 외에도 수많은 동물들이 무리를 짓.......

&lt;왓치맨&gt; - 잭 스나이더 [내부링크]

왓치맨 감독 잭 스나이더 출연 잭키 얼 헤일리, 제프리 딘 모건, 빌리 크루덥, 말린 애커맨, 칼라 구기노, 패트릭 윌... 개봉 2009.03.05. 미국, 영국, 캐나다 리뷰보기 &#60;왓치맨&#62;은 DC코믹스의 동명의 슈퍼히어로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이다.원작 「왓치맨」의 경우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는가?'라는 질문을 주제로 하여, 냉전 시기 자경단 활동을 하던 영웅들이 거대한 음모를 막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다루는데, 치밀한 복선과 인상적인 등장인물, 그리고 합리성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으로 많은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슈퍼히어로 만화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는 평가마저 있을 정도이다.하지만 영화는 원작과 별개이다.원작의 경우.......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 - 로렌스 앤서니 [내부링크]

전쟁의 포화에 상처입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바그다드엔 큰 동물원이 하나 있었다. 중동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물원이라고 불렸던 곳이지만,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동물들을 옮기는 데에는 시간과 자원이 많이 소모되기 마련인데, 갑작스럽게 일어난 전쟁 때문에 준비가 되지 않아 동물들을 동물원에 둔 채로 사람들만 피난을 갔기 때문이다. 바그다드는 전쟁터가 되었고 동물들은 버려졌다. 우리를 청소할 사육사도, 먹이를 던져줄 관광객도 없으며, 동물원의 시설도 전혀 관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동물들은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로렌스 앤서니는 이 동물들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전쟁 중인 이라크까지 목숨.......

「플라이 투 더 문」 - 마이클 콜린스 [내부링크]

세상에서 가장 고독했던 사나이의 우주 회고록 1969년 발사되어 최초로 달에 착륙하게 되는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에는 세 명의 우주 비행사가 타고 있었다. 한 명은 최초로 달을 밟았다는 것으로 유명한 닐 암스트롱, 또 한 명은 &#60;트랜스포머&#62; 등 영화에도 출연하고 &#60;토이 스토리&#62;의 주인공인 버즈 라이트이어의 모델로도 잘 알려진 버즈 올드린인데, 정작 마지막 한 명인 마이클 콜린스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도 엄연히 아폴로 11호의 세 승무원 중 한 명이지만, 그는 달을 밟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료들이 착륙선을 타고 달 표면에 내려가 깃발을 꽂고 월석을 채취하며 탐사를 하는 사이 그는 달 상공의 사령선에 홀로 타고.......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 호프 자런 [내부링크]

이제는 지구를 위해 풍요를 나누고 함께 살아가야 할 때 1798년, 토마스 로버트 맬서스는 자신의 저서 「인구론」에서 &#x27;맬서스 트랩&#x27;으로 잘 알려진 개념을 제시한다. 사람은 많으면 많을수록 인구 증가속도 자체도 빨라지기 때문에 1, 2, 4, 8, ... 식으로, 즉 기하적으로 증가하지만, 한정된 땅에서 얻을 수 있는 식량에는 제한이 있기에 식량은 1, 2, 3, 4, ... 식으로, 즉 산술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보면 사람이 너무 많아져 과잉된 인구를 충분히 부양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200여 년이 지나고, 수십억 명의 사람이 더 살고 있는 지금까지도 인류는 발전하고 있고, .......

「3등급 슈퍼 영웅」 - 찰스 유 [내부링크]

슈퍼히어로는 모름지기 날 수가 있어야지. 완벽할 필요는 없어. 시민들을 돕고 악당을 물리치는 슈퍼히어로라는 개념은 현실에 실제로 있었던 적도 없고, 미국의 문화를 기반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슈퍼맨, 배트맨, 아이언맨 등 다양한 영화 덕분에 우리에게 전혀 낯설지 않다. 죄없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악당을 해치우는 그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일종의 대리만족을 경험하도록 해 주기에 처음 등장한 1930년대부터 현재까지 오랜 세월동안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오래 유지된만큼 슈퍼히어로 문화의 양상 또한 많이 달라져 1930년대에는 나치와 공산주의자에 맞서 싸웠으나 현재는 테러리스트와 부패한 정치인을 물리치며.......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 구본진 [내부링크]

글씨를 연습하면서 자신을 바꾸는 방법 필적학이라는 것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서구권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개념으로, 사람의 필적을 분석해 그 사람의 심리 상태나 성격 등을 알 수 있다는 가설이다. 이를 뒷받침할 만한 학술적인 근거가 부족하고, 필적학이 유명한 지역에서는 거의 점성술이나 골상학과 같은 미신처럼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주류 과학계에서는 일종의 유사과학으로 분류하고 있다. 필적학자에게 글씨를 보여주고 그 글을 쓴 사람의 성격을 유추하는 실험을 진행한 적이 있었으나 이 때 하나도 맞히지 못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과학적으로 그렇게까지 신뢰도가 높은 가설은 아니다. 더구나 선천적인 손.......

「잡학다식한 경제학자의 프랑스 탐방기」 - 홍춘욱 [내부링크]

아들과 함께 프랑스를 여행하며 보는 유럽의 역사와 내일 경제학을 공부한 저자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어느 날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아들과 함께 유럽으로 떠났다고 한다. 프랑스 곳곳을 탐방하며 아들은 궁금한 것을 볼 때마다 저자에게 이를 물어보았고, 저자는 그 질문들과 그에 대한 답을 책으로 펴냈다. 분명 학생이 한 질문임에도 그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각각의 질문은 유럽사를 관통하는 심오한 내용이었으며, 그 답을 이어나가다보면 유럽의 과거뿐만 아니라 미래도 예측이 가능할 정도였다. 파리에는 왜 높은 빌딩이 없는지, 성당과 궁전은 왜 그렇게 크게 지었는지 등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의문으로 생각할 수도.......

「나무를 심은 사람」 - 장 지오노 [내부링크]

우공이 산을 옮겼듯 그는 마을을 세웠다 나무를 심는 한 노인이 있었다. 그는 몇 년동안 황량한 땅에 한 그루씩 나무를 심고 키우며 숲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전쟁이 일어났다.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이라는 명분으로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것이다. 유럽 전역에서 총탄이 빗발치고, 전차가 사방에서 부딪히는 상황이 무려 5년간 지속되며 수많은 나무가 불타고 쓰러졌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쟁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나무를 계속 심으며 숲을 키워나갔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나자 또 한 번의 전쟁,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다. 이번 전쟁은 이전의 것보다 더욱 컸고, 더 오래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중나선」 - 제임스 왓슨 [내부링크]

촌뜨기 과학자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기까지 DNA는 생명체의 세포 속에 있는 유전 물질 중 하나로, 사람을 포함한 상당수의 고등 생물이 가지고 있는 설계도와도 같다. 과거 과학자들은 DNA의 실체를 밝혀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였지만, 세포 하나만 해도 대단히 작아 현미경을 이용해야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세포 속의 핵, 그리고 그 핵 안에 있는 DNA의 구조를 밝혀내기란 쉽지 않았다. 세포분열 시기에 생기는 염색체를 관찰하는 것은 현미경으로도 충분했지만, DNA는 그 염색체가 실처럼 길게 풀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두 번에 걸친 노벨상 수상으로 당시 가장 명망 높았던 라이너스 폴링은 물론, 로잘린드 프랭클린과 모리스 윌킨스 등.......

「그 쇳물 쓰지 마라」 - 제페토 [내부링크]

세상에서 시가 가장 가치있는 순간 나는 평소 시집을 자주 읽지 않는 편이다. 짧은 글로 긴 여운을 남기는 시의 특성상 여러 편의 시를 한 권에 몰아서 읽으면 시 한 편을 곱씹으며 읽을 때만큼의 감상을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며, 시를 읽고자 찾아 읽는 것보다는 우연히 시를 접해서 읽을 때 여운이 더 오래 남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평소에 가장 즐겨 읽는 시는 지하철 승강장에 있는 작품들이다. 이런 시들은 유명 시인의 작품도 있지만 시민공모전을 통해 당선된 작품도 있어 항상 읽는 데 의외성이 있으며,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감동을 받으니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시인 제페토는 나에게 있어 최고.......

「내가 왜 계속 살아야 합니까」 - 윌 듀런트 [내부링크]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질문에 대한 세계의 대답 &#x27;사람은 왜 살아야 하는가?&#x27; 이는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수천 년 전에 살던 사람들부터 현대의 철학자들에 이르기까지 이런 질문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사람이라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질문이기도 하다. 종교가 인생의 전부였던 시절에는 종교가 삶의 이유였고, 가족이 있는 사람은 가족을 부양하는 것을, 또 시대와 장소에 따라 국가에 대한 충성이나 깨달음 등을 이유로 내세운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대답 중에서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 있을 법한 답은 존재하지 않았다. 거기에 더해 시대가.......

「고도를 기다리며」 - 사뮈엘 베케트 [내부링크]

고도는 오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알기 때문에 그는 고도이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짧고 간단한 희곡이다. 얼마나 간단하냐면, 등장하는 인물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중간에 잠깐 나왔다가 사라지는 소년과 지주, 노예 정도를 제외한다면 사실상 단 두 명의 사람만 있어도 진행이 가능할 수준이다. 거기에 더해 내용도 특별할 것이 없다. 그 두 명인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 처음부터 끝까지 고도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그렇다고 결말에 고도가 오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제목 그대로 그저 &#x27;기다리기만 할 뿐&#x27;인 작품이다. 이처럼 내용은 대단히 간단해 보이지만 이 책은 막상 펼치면 만만치 않은 깊이와 난이도를 자랑.......

「수학선생님도 몰래 보는 수학책」 - 샤르탄 포스키트 [내부링크]

수학선생님도 몰래 보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수학은 논리의 학문이다. 누군가 수학을 왜 배우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x27;논리적 사고력을 함양하기 위해서&#x27;이다. 수학에서는 명제를 만들 때 엄밀한 과정을 거쳐야만 하고, 이 때문에 단순한 정리라도 증명이 매우 길고 복잡해지는데, 이를 통해서 논리적인 사고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학을 배울 때 처음부터 엄밀하게 배우기에는 무리가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원의 넓이를 알아내려면 적분을 해야 하는데, 적분을 하기 위해선 극한을 이용해야 한다. 극한을 엄밀하게 정의하기 위해서는 입실론-델타 논법을 활용해야 하나, 이쯤 되면 난이도가 너무 높아져 배우는 때.......

「신의 설계도를 훔친 남자」 - 스튜어트 클라크 [내부링크]

같은 시대에 우주를 본 가장 위대한 두 과학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을 이룬 과학자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하면 수십 명의 후보가 나올 것이다. 뉴턴, 아인슈타인, 맥스웰, 보어, 다윈, 페러데이, 그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과학의 발전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최초의 과학자들이라고 하면 나는 갈릴레이와 케플러라고 할 것이다. 케플러는 최후의 점성술사이자 최초의 천문학자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미신의 시대에서 과학의 시대를 연 장본인이며, 갈릴레이는 처음으로 수학을 통해 정밀한 물리학을 연구해 상대성 이론에까지 도달한, 최초의 물리학자라고 불리는 사람이다. 이 둘이 없었다면 현대의.......

「오셀로」 - 윌리엄 셰익스피어 [내부링크]

시기와 질투로 비틀린 두 인간 오셀로와 이아고 셰익스피어의 글을 원래 썩 좋아하지 않는다. 시대를 고려하더라도 그의 작품이 특별히 독창적인 플롯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독창성과는 정반대로 흔하디흔한 소재와 줄거리를 가지고 유려한 문장을 통해 풀어내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다. 그의 작품이 문학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 각지의 민담이나 전설, 심지어는 기존의 문학 작품을 기반으로 자신의 작품을 쓰는 경우가 잦았기에 생전에는 표절 시비도 종종 붙었고 사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셰익스피어는 표절 작가라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대표적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리스 신화의 한 부분에서 모티브를 가져.......

「샤나메」 - 아볼 카셈 피르다우시 [내부링크]

“만약 적이 나타나면 내 귀에 대고 울어라. 내가 즉시 일어나 너를 도와줄 테니.” 수천 년 동안 서아시아 일대를 지배하며 대제국으로 군림한 페르시아에서는 군주를 왕 중의 왕이라는 뜻에서 샤한샤라고 불렀다. 즉, 샤는 왕을 의미한다. 페르시아어로 나메는 책을 뜻하니 「샤나메shahnameh」라 하면 왕들의 책(王書)으로, 페르시아 왕들의 연대기를 말한다고 볼 수 있다. 창세부터 시작해서 이슬람 세력의 정복에 이르기까지 페르시아를 다스렸던 군주들을 등장시키며 역사와 전설을 한 데 모아 놓은 이 책은 역사적으로도, 문학적으로도, 나아가 언어학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고대부터 이어진 한 나라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라는 점에서 생.......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이문열 [내부링크]

너무나도 일그러진 세상의 너무나도 일그러진 영웅 우리나라에서 이 책을 읽어 보지는 않았더라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자 이문열 작가의 대표작이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시골의 한 초등학교에 빗대어 전학생인 병태의 시선에서 풀어나가는데, 교실을 지배하는 엄석대는 압제자, 그에 저항하다 이내 순응하는 병태는 지식인, 석대를 따르는 반 아이들은 대중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 외에도 기존 담임 선생님은 압제를 부추기는 역할을, 새 담임 선생님은 석대와는 다르게 질서라는 명목 하에 행해지는 폭력을 의미한다. 꼭 맞는 예시를 들 수는 없더라도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현실을 정확하게 묘사.......

「살아 있는 정리」- 세드릭 빌라니 [내부링크]

나비넥타이와 거미 모양 브로치를 다는 수학자 수학자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사회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고 항상 연구에만 몰두해 외모를 관리하지 않아 꾀죄죄한 몰골의 중년이 떠오르지 않는가? 이 책의 저자인 세드릭 빌라니는 프랑스의 수학자로, 수학자들에 대한 이런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리는 사람이다. 세상에서 가장 세련된 수학자로 손꼽히는 그는 외모에 많은 신경을 써서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늘 유지하고 말쑥한 정장에 나비 넥타이, 무엇보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거미 브로치를 항상 달고 다녀 많은 주목을 받는다. 심지어 현재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정책의 일환으로 프랑스 의회 의원을 맡고 있다.......

「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 - 찰스 유 [내부링크]

타임 머신이 상용화된 세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 가장 좋아하는 SF 작가를 꼽으라면 쥘 베른이라고 할 것이지만, 별개로 읽을 때 가장 즐거운 작가를 대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찰스 유를 고를 것이다. 내가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글을 재미있게 쓸 줄 알며, 또 가볍게 쓰는 것에 뛰어나기 때문이다. SF라는 장르는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지만 가상의 세계를 다룬다는 점에서 사회 비판을 위한 디스토피아를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꼭 디스토피아가 아니더라도 인간의 정체성이나 사회 문제 등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와는 정반대로 찰스 유의 작품은 무겁지 않다. 그.......

「천천히 그림 읽기」 - 진중권, 조이한 [내부링크]

그림은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이다 조각이 되었든 회화가 되었든 보통 미술작품은 본다고 하지 읽는다고 하지는 않는다. 음악이 청각의 예술이듯 미술은 시각의 예술로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문학 작품을 읽을 때 단순히 문장만 읽지 않고 작가의 사상이나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는 것처럼,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에도 눈으로만 보는 것 이상으로 생각해야 할 점이 많다. 예를 들면 그림이 그려진 시기는 어떤 시대였는지, 그림을 그린 화가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또 어떤 계기로 해당 그림을 그렸는지 등이다. 문학의 경우 작가가 서두에 의도를 적어놓는 경우가 있고 문자로 쓰여있어 파악이 쉽지만 미술작품의 경.......

지금까지 읽은 책 - 순수문학 [내부링크]

고도를 기다리며 - 사뮈엘 베케트당신들의 천국 - 이청준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 장은진난장이가 쏘아올린 ...

지금까지 읽은 책 - 문학(SF) [내부링크]

사이버리아드 - 스타니스와프 렘아자젤 - 아이작 아시모프인간 - 베르나르 베르베르인도 왕비의 유산 - 쥘 ...

지금까지 읽은 책 - 문학(판타지) [내부링크]

금오신화 - 김시습반지의 제왕 - J. R. R. 톨킨호빗 - J. R. R. 톨킨나니아 연대기 - C. S. 루이스...

지금까지 읽은 책 - 문학(신화) [내부링크]

라마야나 - R. K. 나라얀샤나메 - 아볼 카셈 피르다우시

지금까지 읽은 책 - 문학(기타) [내부링크]

배트맨 악마의 십자가 - 조지 프랫신의 설계도를 훔친 남자 - 스튜어트 클라크

지금까지 읽은 책 - 자연과학 [내부링크]

코스믹코믹 - 아메데오 발비, 로사노 파치오니이종필 교수의 인터스텔라 - 이종필슈뢰딩거의 고양이 - 에른...

지금까지 읽은 책 - 기술과학 [내부링크]

비행기 구조 교과서 - 나카무라 간지녹 - 조나단 윌드먼

지금까지 읽은 책 - 역사 [내부링크]

우리 산하에 인문학을 입히다 - 홍인희메두사호의 조난 - A. 사비니, H. 코레아르약산 김원봉 - 이원규징...

지금까지 읽은 책 - 전기 [내부링크]

어느 수학자의 변명 - 고드프레이 헤롤드 하디닐스 보어 - 짐 오타비아니학문의 즐거움 - 히로나카 헤이스...

지금까지 읽은 책 - 철학 [내부링크]

새들에 관한 짧은 철학 - 필리프 J. 뒤부아, 엘리즈 루소논어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 - 법정내가 ...

지금까지 읽은 책 - 기타 비문학 [내부링크]

소설을 쓰고 싶다면 - 제임스 설터필사 문장력 특강 - 김민영, 이진희, 김제희, 권정희

「코스믹코믹」 - 아메데오 발비, 로사노 파치오니 [내부링크]

우주 탄생의 진실을 향해 다가가는 과학자들의 여정과 인생 제목만 보아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우주(cosmo...

「인간」 - 베르나르 베르베르 [내부링크]

세상에 인류가 둘만 남는다면, 무엇이 그들을 인간이게 하는가? 「인간」은 사람이 애완동물을 기르듯, 누...

「이종필 교수의 인터스텔라」 - 이종필 [내부링크]

&lt;인터스텔라&gt;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2014년 개봉한 &lt;인터스텔라&gt;는 국내에서만 천만 관객을...

「라마야나」 - R. K. 나라얀 [내부링크]

글로 읽는 태고의 발리우드 영웅담 인도에는 수만 명이 넘는 신이 있다고 한다. 그 중 가장 높은 신을 꼽으...

「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 - J. L. 본 [내부링크]

당신은 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가? 좀비란 본래 부두교에 존재하는 개념으로, 주술사가 죽은 사람을 ...

지금까지 읽은 책 - 문학(스릴러) [내부링크]

스켈레톤 크루 - 스티븐 킹

지금까지 읽은 책 - 문학(포스트 아포칼립스) [내부링크]

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 - J. L. 본메트로 2033 - 드미트리 글루홉스키메트로 2034 - 드미트리 글루홉스...

지금까지 읽은 책 - 비문학(예술) [내부링크]

문명을 담은 팔레트 - 남궁산

지금까지 읽은 책 - 비문학(사회과학) [내부링크]

잡학다식한 경제학자의 프랑스 탐방기 - 홍춘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