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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한곡] Supergrass(슈퍼그래스) - Alright (1995) [내부링크]

나이 들지 않는 노래들이 있다. 영원한 젊음을 노래하는 곡들. 나이를 먹으면 취향이 달라지고 좋아하는 음악도 바뀌기 마련인데, 청춘의 찬가는 유독 시간이 지나도 지겹지가 않다. Supergrass의 ‘Alright’가 내겐 그런 곡 중 하나다. 10대 후반~20대 초반 어느 시점쯤 이 노래를 처음 접했을 것인데, 그때도 예전에도 지금도 이 노래를 들을 때면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지나간 나의 청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곡. 경쾌한 피아노 건반 소리로부터 시작되는 ‘Alright’는 첫 가사부터 ‘we are young, we run green’을 외친다. 좌충우돌하는 시기를 잘 그려낸 가사의 끝은 항상 ‘alright’. 맞다. 청춘은 무슨 일이든 마지막엔 다 괜찮은 그런 시절이니까. 어딘가 정신없고 산만한 뮤직비디오도 노래의 분위기와 찰떡이다. 뮤비를 꼭 한번 보시길! Alright Songwriters: Supergrass [하루한곡] 149: Lukas Graham -

[하루한곡] Keane(킨) - Everybody's Changing (2003) [내부링크]

밴드 킨(Keane)을 좋아하는 이유는 벤 폴즈 파이브(Ben Folds Five)와 같다. 바로 기타가 아닌 건반이 메인인 밴드라는 것. 록이라는 장르에서 그리고 밴드라는 구성에서 기타의 위상을 생각한다면 참신하긴 하지만 ‘과연 기타 없는 록밴드가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킨과 벤 폴즈 파이브 모두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며 굉장히 좋은 사운드의 곡들을 쏟아낸다. 유니크한 록밴드의 탄생! [하루한곡] Ben Folds Five - Jackson Cannery (1994) 개인 활동과 밴드 활동을 병행하는 피아노 겸 보컬 프론트맨 벤 폴즈(Ben Folds) 그리고 베이스 로버트 ... m.blog.naver.com 킨의 이름을 세상이 알려준 곡 ‘Everybody's Changing’. 데뷔 앨범 <Hopes and Fears>의 4번 트랙에 수록되었고 우리나라에는 <개그콘서트>의 코너였던 ‘패션 7080’의 배경음악으로 알려져 있다. 킨의 대표곡이라면 많은 이들이

[부산 레코드샵] 구덕레코즈 방문기 / 부산 LP샵 [내부링크]

온라인이 대세다. 레코드 역시 마찬가지. 더 다양한 제품을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온라인은 리테일의 현재이자 미래다. 하지만 오프라인 레코드샵이 온라인 판매를 위한 쇼룸처럼 변해가는 것은 안타깝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아쉽다. 아무튼 오프라인 레코드샵을 방문해볼까 한다(는 얘기를 거창하고 장황하게 하는 편). 부산부터 LP샵을 방문해볼 계획. 혹시 모르지 또 구하고 싶었던 판을 운명처럼 만날지도. 첫번째 방문기는 부산 서구에 위치한 구덕레코즈. 집에서는 거리가 조금 애매해 근처에 볼일 보러 간 김에 잠시 들렀다. 구덕레코즈 부산광역시 서구 구덕로333번길 7 2층 구덕레코즈 이 블로그의 체크인 이 장소의 다른 글 밖에서 본 매장 외관. 어두울 때 불이 들어오면 더 예쁠 것 같지만 시간관계상 낮에 방문. 건물 입구에는 덕지덕지 스티커가 붙은 간판이 붙어있구요.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그래피티 같은 일러스트 포스터에는 ‘까리한데’라

[하루한곡] Suchmos(서치모스) - 808 (2018) [내부링크]

취향에 따라 선호도는 달라지겠지만, Suchmos(サチモス)의 대표곡은 누가 뭐래도 ‘STAY TUNE’이다. 현재의 위상까지 점프시켜 준 곡. 그리고 ‘STAY TUNE’만큼이나 많은 지지를 받는 곡이 ‘MINT’ 일 것 같은데, 나는 이상하게도 이 두 곡을 건너 뛰고 ‘808’이 더 좋더라. [하루한곡] Suchmos(서치모스) - STAY TUNE (2016) 밴드 서치모스(Suchmos サチモス)를 처음 접하게 된 행운은 몹쓸 의심병 덕분(?) 이었다. 이들을 두고 ‘... m.blog.naver.com 보컬(YONCE), 기타(TAIKING), 드럼(OK), DJ(KCEE), 키보드(TAIHEI), 베이스(故 HSU)로 구성되어 있는 서치모스. 보통 밴드라면 보컬에게 세션이 맞춘다든지, (일반적인 경우) 기타처럼 리드하는 악기가 있다든지 하는 경우가 많은데 서치모스는 어느 한쪽으로 편중되어 있는 느낌이 거의 없다. 장르에 따라 또 곡에 따라 중심이나 리드하는 악기가 달라지고

[하루한곡] Wham!(왬!) - Wake Me Up Before You Go-Go (1984) [내부링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Wham!>에는 ‘Wake Me Up Before You Go-Go’ 탄생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등장한다. 부모님께 ‘Wake Me Up Before You Go’라는 메시지를 남기려 했던 앤드루 리즐리가 실수로 up과 go를 두 번씩 썼고, 이에 영감을 받은 조지 마이클이 곡을 쓴 것. 영화 <Wham!>을 본 이후로 예전보다 자주 왬!의 노래를 듣게 되는데,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젊음이 주는 에너지가 그대로 전해져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여러 곡들이 떠오르지만 정점에 있는 곡이 바로 ‘Wake Me Up Before You Go’. 40년이 지났지만 전혀 촌스럽지 않고 편곡을 조금 달리한다면 최신곡들과 겨뤄도 지지 않을 것 같다. ‘Wake Me Up Before You Go’의 가사에는 ‘jitterbug’라는 단어가 계속 반복된다. 지터벅은 스윙 리듬에 맞춰 추는 사교댄스의 일종으로, 맞다 우리나라에는 지루박, 지르박이라고 알려진 그 댄스

[하루한곡] Van Halen(밴 헤일런) - Jump (1984) [내부링크]

1. 밴 헤일런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언젠가 정규 6집 <1984> 앨범 커버를 본 후부터였다. 아기 천사 그리고 손에 쥐어진 담배와 테이블에 놓인 담뱃갑. 이 도발적인 이미지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고 언젠가 커버를 얻기 위해서라도 이 앨범을 소장하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아직 소장하지 못함). 개인적으로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앨범 커버가 꽤 있는데 대부분은 ‘위대한 앨범 커버 순위’에 들어가는 유명한 앨범들이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 좋아하는 커버들도 더러 있다. 예를 들자면 커버 자체가 아주 유명한 앨범들. 그리고 내가 특히 좋아하는 커버들. 2. 이 앨범 커버가 더 충격적인 이유는 밴 헤일런의 기존 앨범 커버들이 대충 이랬었단 말이지. 갑자기 무슨 사건이 있었길래 이런 충격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냐고. 3. 6집 앨범 <1984> 그리고 ‘Jump’는 벤 헤일런 커리어에서 가장 큰 성공을 안겨 준 앨범과 싱글이다. 앨범은 미국에서만 1,000만 장 이상 판매되었고, ‘Ju

[하루한곡] 아이유 - 금요일에 만나요 (feat. 장이정 of HISTORY) (2013) [내부링크]

발매하는 앨범마다 차트 줄세우기를 해내고 메가 히트곡도 어마어마하게 보유한 아이유를 두고 던지기에는 바보 같은 질문일 수 있겠지만…, 아이유의 대표곡을 한 곡만 뽑는다면 과연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먼저 후보를 추려보자. 아이유를 국민 여동생으로 만들어 준 ‘좋은 날’, ‘너와 나’를 제외하고 논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스물셋’, ‘팔레트’ 같은 곡들도 후보곡에서 빠지긴 아쉽다. 아이유를 아이돌을 넘어 (거의) 국민가수의 반열에 올려 준 ‘너의 의미’나 싱어송라이터 아이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밤편지’, ‘Blueming’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는 곡이고, 아이유 본인이 가장 아낀다는 ‘마음’, ‘무릎’ 같은 곡도 결코 제외해서는 안 될 노래들이다. 언급한 곡들 외에도 많은 곡들이 떠오르지만 ‘금요일에 만나요’도 강력한 후보곡 중 하나가 아닐까? 아이유가 처음으로 자작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의미가 있는 곡. ‘좋은 날’, ‘너와 나’, ‘분홍신’

[하루한곡] 김지범 & 신현빈 & 조곤 - Love Me through the Night (2019) [내부링크]

나상현씨밴드의 ‘88’에서도 언급한 내용인데, 음악 경연 프로그램을 즐겨 보진 않지만, 방송 후에 경연곡들은 한 번씩 찾아듣는 편이다. 경연의 승리나 대중적인 인기와는 상관없이 특출나게 좋은 곡들을 가끔씩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88’이 그랬던 것처럼 ‘Love Me through the Night’도 그런 케이스. [하루한곡] 나상현씨밴드 - 88 (2022) 프론트맨 나상현(보컬, 기타), 백승렬(베이스), 강현웅(드럼)으로 구성된 3인조 밴드인 ‘나상현씨밴드’. ... m.blog.naver.com JTBC에서 방영됐던 <슈퍼밴드>는 팀 단위가 아닌 개인 단위로 평가하는 제작 의도와 보컬, 기타, 드럼, 베이스를 넘어 클래식 악기나 DJ 등도 포함시킨 포지션 등 컨셉이 흥미로워 초기에는 꽤 열심히 시청했었다. 기대감이나 관심이 오래 가진 못했지만 그래도 참가곡들은 꼬박꼬박 챙겨들었고, 모든 회차를 통틀어 가장 마음에 든 곡이 ‘Love Me through the Night’

빌보드 선정 역대 최고 앨범 커버 Top 20 / The Best Album Covers of All Time [내부링크]

벤 헤일런 앨범 커버를 언급하다 [하루한곡] Van Halen(밴 헤일런) - Jump (1984) 1. 밴 헤일런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언젠가 정규 6집 <1984> 앨범 커버를 본 후부터였다. 아기 천사... m.blog.naver.com 생각난 billboard 선정 ‘역대 최고의 앨범 커버 100 (The 100 Best Album Covers of All Time)’. (비록 벤 헤일런의 커버는 포함되어 있지 않고, 내 기준에서는 당연히 포함되어야 할) 몇몇 커버가 보이지 않아 조금은 의아함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앨범 아트는 대부분 포함되어 있다. 원래는 100위까지 리스트가 있지만, 분량상 Top 20 만 올리고 그 외 순위 중 취향에 맞는 커버를 선택해 함께 첨부한다. *원래 순위는 거꾸로 가는 맛이지만 상위권이 더 궁금하실테니 1위부터 갑니다 1. The Velvet Underground and Nico, ‘The Velvet Undergrou

[하루한곡] 규현 - 깊은 밤을 날아서(Flying, deep in the night) (2014) [내부링크]

1. ‘깊은 밤을 날아서’를 처음 접한 것은 조성모의 2.5집 리메이크 앨범 <Classic>을 통해서였다. 음반만 내면 무조건 1~2백만 장은 판매하던 그야말로 조성모의 전성기. 당시에는 잘나가는 음반은 갖고 있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처럼 ‘어머! 저건! 사야해~’라며 구입했던 것 같은데, 시간이 흐르고 생각해 보니 당시 잘 모르던 지난 음악들을 많이 알게 해준 은인 같은 앨범이었다. 그래서 알게 된 ‘깊은 밤을 날아서’를 듣고 이문세의 원곡을 찾아듣고, 이영훈을 알게 되고 후에 이문세의 앨범을 쭉 들어보게 되고 그랬다는 말씀. 2. 규현이 노래를 잘 부른다는 것은 아주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냥 잘한다가 아닌 정말 특출나게 잘 부른다고 느낀 순간들이 몇 번 있었다. 첫 번째는 2009년 발매된 <유영석 20주년 기념 앨범>에서 부른 ‘7년간의 사랑’, 두 번째는 ‘깊은 밤을 날아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올해 초 ‘사건의 지평선’ 커버곡을 듣게 된 후였다. (공교롭게 다 남의

[LP] 山下達郎(야마시타 타츠로) 베스트앨범 - &lt;GREATEST HITS! OF TATSURO YAMASHITA&gt; Vinyl (1982) [내부링크]

- 리스너를 표방하는 컬렉터의 열두 번째 바이닐 / 엘피 수집 이야기 최근 ‘LET'S KISS THE SUN’과 ‘LOVELAND, ISLAND’ 포스팅을 통해 소개했던 뉴뮤직, 시티팝의 대부 야마시타 타츠로(Tatsuro Yamashita 山下達郎). 최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영상을 조금씩 업로드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스트리밍에 부정적인 뮤지션이라 피지컬 음반을 통해서만 그의 음악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꽤 오랫동안 찾아왔다. 야마시타 타츠로의 앨범을. [하루한곡] 야마시타 타츠로 - LET'S KISS THE SUN (1979) 시티팝의 대부라 불리는 야마시타 타츠로(山下達郎 Tatsuro Yamashita). 쇼와(1926~1989), 헤이세이(1989... m.blog.naver.com [하루한곡] 야마시타 타츠로 - LOVELAND, ISLAND (1982) 얼마 전 소개했던 시티팝의 대부 야마시타 타츠로(山下達郎 Tatsuro Yamashita)의 ‘愛を描いて -L

[하루한곡] 김제형 - 실패담 (2020) [내부링크]

아직은 김제형이라는 가수와 ‘실패담’이라는 노래가 익숙한 사람보다는 생소한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실패담’을 들어본다면, 아마 꽤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혹은 귓가에 아주 오랫동안 머무르는 곡으로 남을 것이라 확신한다. 포크 음악을 기반으로 어딘가 익숙한 발라드 형식을 차용한 ‘실패담’은 재즈 또는 샹송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부분부분 탱고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김제형이 쓴 마이너한 느낌의 멜로디를 듣자면 묘하게 윤상이 (마찬가지로) 김제형이 쓴 가와 읊조리는 듯한 창법에서는 (마찬가지로) 묘하게 장기하가 떠오른다. 2021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음반, 노래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실패담’이 수록되어 있는 정규 1집 <사치>(2020) 외에도, 데뷔 EP 앨범 <곡예>(2017), 프로젝트 앨범 <띄움>(2022) 등 꽤 많은 앨범을 발매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김제형은 포크를 기반으로 하는데 뭔가 정형화된 형식이나 스타일이 없는 느낌이다. 그래서 앞으

[하루한곡] 엠씨더맥스(M.C the MAX) - 사랑이 끝나면 (2007) [내부링크]

여러 번 언급했지만, 어린 시절에는 엠씨더맥스를 참 오랫동안 또 자주 들었다. 문차일드부터 엠씨더맥스까지, CD와 MP3를 거쳐 스트리밍까지.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들었던 앨범은 문차일드 1집, ‘잠시만 안녕’이 포함된 엠맥 1집 <M.C The Max!> 그리고 ‘가슴아 그만해’, ‘눈물’ 등이 수록된 엠맥 5집 <RETURNS> 정도가 될 것 같다. 이 앨범들에는 계절마다 즐겨듣는 곡들이 있는데, 가을 플레이리스트의 1번은 ‘사랑이 끝나면’이다. 보통의 이별 노래는 기승전결의 스토리를 쌓는다. 첫 만남이나 시작을 말하기도, 함께여서 좋았던 때를 기억하기도 하며 점점 감정을 고조시키고 마지막에 그리움을 토해내는 구성. 하지만 ‘사랑이 끝나면’은 완전히 다른 방식을 취한다. 따뜻하고 잔잔한 선율의 전주가 흐르고 내뱉는 첫 가사 ‘끝이라는 게 이렇게 쉬웠나요? 아무 말 없이 돌아서면 되나요?’에서부터 마지막까지 체념과 슬픔만 가득하다. 거기에 더해진 덤덤한 목소리. 나는 이 노래보다

[하루한곡] Queen(퀸) - Don't Stop Me Now (1978) [내부링크]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남겼던 것처럼 한때 퀸의 음악이 아주 깊이 빠져있었다. ‘세상에서 외면당하고 마음 쉴 곳 없는 사람들의 밴드’라는 Queen의 모토가 마음에 와닿았기 때문은 거짓말이다. 나이를 먹고 지어낸 이유에 가깝고 사실 퀸을 즐겨 들었던 이유는 팝적인 요소가 강해서 듣기 편했고, 다양한 장르를 들을 수 있어 지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한 편의 영화로서의 가치를 따져볼 때 <보헤미안 랩소디>는 크게 뛰... m.blog.naver.com 나의 퀸 베스트는 ‘Too Much Love Will Kill You’, ‘Under Pressure’ 그리고 ‘Don't Stop Me Now’ 세 곡이다. 언젠가 두 곡은 소환한 적이 있어 개인적인 퀸 3부작 완성을 목적으로 ‘Don't Stop Me Now’를 선택했다. 퀸의 두 축, 프레디 머큐리의 보컬과 브라이언 메이의 기타가 주거니 받거니 하며 고조시키는 분위기가

[하루한곡] Village People(빌리지 피플) - In the Navy (1979) [내부링크]

운전하며 스트리밍 추천 믹스를 듣는데 -나는 분명히 그냥 ‘팝 믹스‘를 눌렀을 뿐인데- 이상하게 디스코 음악이 계속 흘러나오는 거다. 비지스, 도나 서머, MJ 등 주옥같은 디스코 명곡들이 줄줄이 나왔지만, 내가 기다리는 그분들은 왜 안 나오나요? (스트리밍을 바꾼지 얼마 안되서 내 취향을 아직 잘 모르는 듯?) 기다리다 결국 노래를 찾아들었다. 디스코 하면 이분들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지. 내겐 최고의 디스코 그룹 빌리지 피플(Village People). 빌리지 피플이라는 그룹명은 좀 낯설 수도 있지만 누구나 알만한 대형 히트곡을 보유한 팀이다.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Y.M.C.A.’부터 흥겨운 분위기에서 자주 쓰이는 ‘Macho Man’, 축구 응원곡으로 재탄생한 ‘Go West’ 등등 기본적으로 디스코의 본질에 충실한 흥겨운 리듬의 곡이 이들의 트레이드 마크. 나의 원픽은 ‘In the Navy’. 빌리지 피플 특유의 신나는 멜로디, 쉽고 반복적인 가사가 결합된 아주 중독

[하루한곡] Earth, Wind & Fire(어스, 윈드 앤 파이어) with The Emotions(이모션스) - Boogie Wonderland (1979) [내부링크]

(어제에 이어) 디스코 한 곡 더 갑니다! 땅, 불, 바람, 물, 마음의 다섯 가지 힘을 하나로 모아 캡틴 플래닛을 소환한다는 애니메이션 <출동! 지구 특공대(Captain Planet and the Planeteers)>를 연상시키는 팀명 Earth, Wind & Fire(어스, 윈드 앤 파이어). 이름만 봐서는 뭐 하는 팀이야 싶지만 ‘Do you remember~’ 첫 소절만 들어도 누구나 아는 그 곡 ‘September’를 비롯해 수많은 명곡을 남기고, 펑크와 디스코에 한 획을 그은 대단한 그룹. 약칭은 EWF 또는 EW&F, 우리나라에서는 한자를 이용해 ‘지풍화(地風火) 악단’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 지구특공대 관련은 당연히 농담이다. 애니메이션 방영은 1990년, EWF의 결성은 1969년. 역시나 전주만 들어도 ‘아 이 노래!’ 할만한 ‘Boogie Wonderland’. EWF가 디스코 걸그룹 The Emotions(이모션스)와 함께 발매한 곡이다. 기본적으

[하루한곡] Jamiroquai(자미로콰이) - Canned Heat (1999) [내부링크]

디스코 다음은? 누 디스코(Nu-Disco)! 데뷔 후 줄곧 애시드 재즈와 펑크 기반의 음악을 했던 자미로콰이는 점점 새로운 장르를 접목하기 시작한다. 디스코부터 시작해 록, 일레트로닉 후에는 라틴까지 스펙트럼을 넓혀가는데 그 시작점이 바로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인 <Synkronized>부터다. ‘Canned Heat’는 4집의 두 번째 싱글이자 1번 트랙으로 발매되었다. 디스코 기반의 흥겨운 리듬이 귀에 쏙쏙 박히는 곡인데, -그래서 미국 클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고- 초기 자미로콰이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어 전주만 들어도 ‘이거 자미로콰이 아니야?’라는 질문이 바로 나오는 곡. 자미로콰이가 대부분 그렇지만 드라이브할 때 특히 더 좋은 그런 노래. 오늘의 한곡 ‘Canned Heat’. Canned Heat Songwriters: Jay Kay, Sola Akingbola, Wallis Buchanan, Simon Katz, Derrick McKenzie, Toby Smith

[하루한곡] Zac Brown Band(잭 브라운 밴드) - Keep Me in Mind (2011) [내부링크]

컨트리 뮤직에 크게 관심도 없고 아는 노래라 해봤자 (아마도 전 국민이 알 듯한)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s’나 그냥 팝으로 알다가 나중에야 이게 왜 컨트리(정확히는 컨트리 팝) 인데? 했던 돌리 파튼의 ‘9 to 5’, 테일러 스위프트 커리어 초반 몇몇 곡 밖에 없는데, 최근에 가끔 찾아듣는 컨트리 밴드가 하나 생겼다.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잭 브라운 밴드(Zac Brown Band, 줄여서 ZBB). 처음에는 호기심에 들어봤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곡들이 좋아서 가끔 한두 곡씩 들어보는 중. 밴드의 기본 요소인 기타, 베이스, 드럼, 건반 외에도 퍼커션이나 바이올린 같은 다양한 악기를 통해 내는 사운드가 인상적인 팀. 그래서인지 라이브 영상이 특히 좋은데, ZBB의 곡을 듣고 있으면 (컨트리 뮤직을 잘 모르지만) 그냥 록 밴드 같은 느낌이 든다. 친구에게 추천받은 곡인 ‘Keep Me in Mind’는 ZBB의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인 <You

[LP] 조용필 13집 - THE DREAMS Vinyl (1991) [내부링크]

- 리스너를 표방하는 컬렉터의 열세 번째 바이닐 / 엘피 수집 이야기 조용필 LP가 갖고 싶었다. 대표곡으로 꼽을만한 노래가 너무나 많지만 개인적으로 특히 좋아하는 곡들은 ‘돌아와요 부산항에(1집 - 마! 롯데 아이가!)‘, ‘허공(8집)’, ‘마도요(9집)’ 등등인데, 앨범은 10집, 13집, 6집이 갖고 싶었다. 대학시절 조용필 음반을 쭉 들어보면서 ‘만약에 음반을 소장한다면 10집, 13집, 6집 순서로 그리고 나머지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손에 넣은 조용필 13집 <THE DREAMS>. 이 앨범은 서울로 치면 동묘라고 할 수 있는 부산의 문현동 골동품 거리에서 구입했다. 엘피를 판매하는 매장 몇 곳을 뒤지다 그중 가장 상태가 좋아 보였던 판으로 구입했고, (커버 뒷면 가격표 그대로) 만원 정도 줬던 것으로 기억. 사실 내가 기대하던 LP 생활은 이런 것이었다. 디깅해서 음반을 찾고 그래서 저렴하게 구입하고…. 돈만 주면 무조건 살 수 있는 그런 것 말고 보물찾기

[하루한곡] JAWNY(조니) - Honeypie (2019) [내부링크]

경쾌한 멜로디, 흥겨운 리듬, 단순하고 쉬운 가사 조합으로 중독성 갑이라는 조니의 ‘Honeypie’. SNS에서 역주행 할 정도로 꽤 유행했다는데, (SNS를 거의 하질 않는 관계로) 사실 그땐 잘 몰랐고 얼마 전에 우연히 듣게 되었다. ‘재밌는 노래네’하고 다음 곡으로 넘어갔는데, ‘honey, honey, honeypie’라는 가사가 계속 귓가를 맴도는 탓에 종종 찾아듣게 되었던 곡. 개인적으로는 이 노래를 들을 때면 검정치마의 초창기 대표곡인 ‘좋아해줘’가 떠오른다. 두 곡의 스타일이 완벽하게 겹치진 않지만, 기존 대중가요 공식을 따르지 않는 신인의 패기, 아직 정제되지 않은 사운드, 사랑을 갈구하는 달콤한 가사 등등 여러 면에서 유사성이 있다(고 느껴진다). 중독성과 달달함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Honeypie’의 가장 큰 매력은 뻔뻔함이다. ‘I won't stop it until you're my girl’ 사랑을 쟁취할 때까지는 멈출 수 없다면서도

[하루한곡] 검정치마 - 좋아해줘 (2008) [내부링크]

예전 ‘내 고향 서울엔’ 포스팅을 하며, ‘검정치마의 등장은 밴드를 좋아하거나 음악을 좀 듣는다는 이들에게는 하나의 커다란 사건이었다’라며 검정치마의 데뷔에 대해 언급했었다. [하루한곡] 검정치마 - 내 고향 서울엔 (2017) 검정치마의 등장은 밴드를 좋아하거나 음악을 좀 듣는다는 이들에게는 하나의 커다란 사건이었다. (그렇다... m.blog.naver.com 센세이셔널 했던 검정치마의 등장. 오늘의 한곡 ‘좋아해줘’는 충격적이었던 검정치마의 데뷔 앨범인 <201>의 첫 번째 트랙에 수록되어 있다. 밴드 그리고 싱어송라이터는 무조건 1집이라는 이상한 신념과 앨범의 1번 트랙에 대한 집착을 생각해 볼 때, ‘좋아해줘’가 그리고 <201> 앨범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검정치마에 대한 후한 평가도 뒤따르지 않았을 것이다. - 1집에 대한 이상한 신념의 이유를 설명하면. 첫 번째 앨범은 어떤 아티스트가 음악을 시작하고 프로로 데뷔하기까지의 결과물이다. 이해관계나 콘셉트 등과는 상관없이

[하루한곡] 긱스(Gigs) - 짝사랑 (2000) [내부링크]

대중음악계에 (아마도) 다시 나오기 힘든 슈퍼밴드 ‘긱스(Gigs)’. 단 두 장의 앨범만 남긴 프로젝트 그룹으로 멤버 개인의 명성에 비해 그룹의 결과물은 (흥행 측면에서) 조금 아쉬웠지만, 그들의 영향력은 아직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긱스에 대한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은 지난 글 ‘랄랄라’를 참고. [하루한곡] 긱스(Gigs) - 랄랄라 (1999) 긱(Gig)의 유래는 1920년대 미국 재즈공연장 주변에서 필요에 따라 연주자를 섭외해 단기로 공연한 데서 ... m.blog.naver.com 곡을 논하기 전에 긱스의 보컬 이적에 대해서 잠시 언급해 보자면, 개인적으로는 패닉 시절부터 이적을 좋아해서 카니발, 긱스, 솔로 활동까지 쭉 지켜보는 중이다. 이적의 커리어에서 내가 특히 좋아하는 때는 20대 중반 무렵, ‘카니발-패닉 3집-솔로 1집-긱스’로 디스코그라피가 이어지는 시기이고, 그중에서도 최애는 ‘긱스’에서의 이적 스타일이다. 유니크한 목소리와 창법 덕분에 이적의 노래는 원곡을

[하루한곡] Lukas Graham(루카스 그레이엄) - Drunk in the Morning (2012) [내부링크]

누가 뭐래도 팝 음악의 메인스트림은 미국이다. 거대한 성공을 거둔 영국 출신 밴드 일부를 제외한다면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비주류에 가깝다. 하지만 메인스트림 밖에서도 훌륭한 뮤지션과 좋은 곡은 계속 등장해 왔고, 미국과 전 세계 팝 시장에 큰 영향력을 끼치기도 했다. 덴마크 출신의 팝-소울 밴드 ‘루카스 그레이엄(Lukas Graham)’은 근래의 좋은 예다. 덴마크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인터내셔널 데뷔, ‘7 Years’를 통해 빌보드 핫 100 차트 2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었다. ‘Lukas Graham’이라는 팀명은 보컬과 대부분 곡의 작곡, 작사를 맡고 있는 프론트맨 루카스 포르크함메르(Lukas Forchhammer)의 이름에서 따왔다. 본명에는 어머니의 성인 Forchhammer를 사용하는데 그룹명은 아버지의 성인 Graham을 따왔다고. ‘Drunk in the Morning’은 2012년 발매된 루카스 그레이엄의 데뷔 앨범 <Lukas Graham(Y

마이클 잭슨이 부르는 위켄드, 브루노 마스, 스티비 원더 / AI 커버곡 [내부링크]

AI 커버 음악이 범람하는 시대. 몇 달 전 드레이크와 위켄드의 신곡으로 알려졌던 ‘Heart on my Sleeve’가 AI로 만든 가짜라는 것이 알려졌을 때만 해도 그냥 단순한 해프닝이라 생각했었지. 드레이크X위켄드 신곡, AI가 만든 가짜였다…음원 사이트서 나흘만에 '삭제' 미국에서 스포티파이 등 음원 사이트 차트에 진입할 정도로 인기를 모은 유명가수의 신곡이 사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가짜로 밝혀져 나흘만에 삭제되는 일이 벌어졌다. 19일(현지시간) CNN 비즈니스 등 외 n.news.naver.com 유튜브를 단순 검색 용도로만 사용하는 편이라 잘 몰랐는데 AI 커버 음악이 범람하는 시대가 되었다. 마이클 잭슨이나 프레디 머큐리처럼 세상을 떠난 가수들부터 현재 활동 중인 가수들의 목소리는 물론이고 거기에 다른 언어까지. 브루노 마스가 부르는 ‘하입보이’가 그래서 가능했던 것.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뉴진스 하입 보이 부른 사연은 [더테크웨이브] 기술 융합된 신

[하루한곡] Stevie Wonder(스티비 원더) - For Once in My Life (1968) [내부링크]

Ron Miller(론 밀러)와 Orlando Murden(올랜도 머든)이 곡을 쓴 ‘For Once in My Life’는 스티비 원더의 버전이 나오기 전까지 꽤 많은 가수들을 거쳤다. 원래 버전은 최초의 녹음은 가수 겸 배우였던 Connie Haines(코니 헤인즈), 처음 발표한 것은 재즈, R&B 보컬인 Jean DuShon(장 듀숀)으로 알려져 있고 이후에도 Nancy Wilson, The Four Tops, The Temptations, Diana Ross 등 모타운 소속 여러 가수들의 버전이 발표되었다. 대중적으로 이 곡이 알려진 것은 1967년 Tony Bennett(토니 베넷)의 버전이 빌보드 차트 91위에 오르면서부터다. 최초 버전부터 토니 베넷의 버전까지 ‘For Once in My Life’는 느리고 서정적인 곡이었지만, 스티비 원더 버전에서 업템포의 흥겨운 버전으로 편곡되었다. 하지만 당시 모타운 대표였던 Berry Gordy(베리 고디)는 스티비 원더 버전의

[하루한곡] Michael Jackson(마이클 잭슨) - Wanna Be Startin' Somethin' (1982) [내부링크]

마이클 잭슨의 6집 <Thriller>의 피지컬 음반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다. ‘THE WORLD’S BIGGEST SELLING ALBUM OF ALL TIME’. <Thriller> 앨범에 대해서는 뮤직비디오의 활용이라든지, 싱글컷된 7곡 모두 빌보드 Hot 100 차트 Top 10에 진입하는 기록을 세웠다든지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지만, 역사상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라는 수식어보다 이 앨범의 위대함을 잘 나타낼 수 있는 표현이 있을까? 많은 사람들의 선택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Wanna Be Startin' Somethin'’은 <Thriller> 앨범의 4번째 싱글이자 첫 번째 트랙 곡으로 이전 앨범 <Off the Wall>을 연상시키는 디스코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Wanna Be Startin' Somethin'’은 <Thriller>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인데, 사운드와 MJ의 보이스에서 ‘Thri

[하루한곡] Michael Jackson(마이클 잭슨) - Don't Stop 'Til You Get Enough (1979) [내부링크]

어제의 한곡 ‘Wanna Be Startin' Somethin'’ 이후 하루한곡 열혈 구독자로부터의 피드백. 딱 들켰구요. 들킨 김에 MJ 한곡 더 갑니다. 얼마 전 올렸던 ‘Rock with You’가 수록된 마이클 잭슨의 5집 <Off the Wall>의 첫 번째 트랙 ‘Don't Stop 'Til You Get Enough’. MJ의 최고 명반 중 한 장으로 인정받는 <Off the Wall>에서도 최고의 곡으로 꼽히는 곡이다. [하루한곡] Michael Jackson(마이클 잭슨) - Rock with You (1979) 어제 브루노 마스의 ‘Treasure’ 이야기를 하며 잠시 언급했던 마이클 잭슨의 ‘Rock with You’. 개인... m.blog.naver.com ‘Wanna Be Startin' Somethin'’을 두고 1번 트랙 성애자의 완벽한 오프닝이니 어쩌니 하면서 긴 썰을 풀었는데, ‘Don't Stop 'Til You Get Enough’도 이에 비견할만

[하루한곡] Weezer(위저) - Say It Ain't So (1995) [내부링크]

95년 발매된 위저의 셀프타이틀 <Weezer (Blue Album)>. 위저의 데뷔 앨범이자 90년대 명반을 뽑을 때 심심찮게 이름을 올리는, 비평적으로도 인정받고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 앨범이다. ‘Island in the Sun’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는데, 위저는 컬러 명칭을 사용한 셀프타이틀 앨범을 여러 차례 발매했다. 1994년 Blue, 2001년 Green, 2008년 Red, 2016년 White, 2019년 Teal, 2019년 Black 등이 있는데, 전반적으로 셀프타이틀이 다른 앨범보다는 더 좋은 평가를 받는 편이다. 위저를 듣고 싶은데 뭘 들어야 될지 모르겠다 싶으면 일단 셀프 타이틀 중에 아무거나 선택하면 된다. 밴드가 자신들의 이름을 거는 데는 이유가 다 있는 법. [하루한곡] Weezer - Island in the Sun (2001) ‘Island in the Sun’은 2001년에 발매된 위저의 셀프타이틀 앨범인<Weezer (Green Album)

[하루한곡] Michael Jackson(마이클 잭슨) - Rock with You (1979) [내부링크]

어제 브루노 마스의 ‘Treasure’ 이야기를 하며 잠시 언급했던 마이클 잭슨의 ‘Rock with You’. 개인적으로는 두 곡이 아주 닮아있다고 느끼고, 마이클 잭슨에 대한 브루노 마스의 오마주가 아닐까라며 생각해 본 적도 있다. 두 곡의 공통점이라면 디스코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를 섞었다는 점, 차이점이라면 ‘Treasure’가 더 흥겹다면 ‘Rock with You’는 더 그루브 한 느낌 정도가 될 것 같다. [하루한곡] Bruno Mars(브루노 마스) - Treasure (2013) 평소에 (주로 운전할 때) 딱히 듣고 싶은 노래가 없는 경우 나의 선택은 크게 두 가지다. 라디오를 켜거나 ... m.blog.naver.com 마이클 잭슨의 다섯 번째 앨범이자 성인이 된 이후 최초로 발매한 앨범 <Off the Wall>의 두 번째 싱글 ‘Rock with You’. 빌보드 1위를 차지했고, MJ의 성공적인 성인 솔로 데뷔의 공을 세웠지만, ‘Billie Jean’, ‘Be

[LP] Stevie Wonder - Songs in the Key of Life (1976) / 스티비 원더 18집 Vinyl [내부링크]

- 리스너를 표방하는 컬렉터의 열한 번째 바이닐 / 엘피 수집 이야기 스티비 원더의 18번째 스튜디오 앨범 <Songs in the Key of Life>. 70년대에 발매된 스티비 원더의 5대 명반 중 한 장으로 꼽히는 앨범으로 (선정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5개의 명반 중에서도 순위를 따지면 1~2위를 다투는 앨범이다. 스티비 원더 5대 명반 14집: Music of My Mind (1972) 15집: Talking Book (1972) 16집: Innervisions (1973) 17집: Fulfillingness' First Finale (1974) 18집: Songs in the Key of Life (1976) 스티비 원더의 본명: Stevland Hardaway Morris <Songs in the Key of Life>는 2장의 LP와 보너스 7인치 EP로 구성되어 있다. 보너스 트랙까지 포함하면 총 21곡(정규 17곡+EP 4곡)이 수록되었고 러닝타임만 104

[하루한곡] The Weekend(위켄드) - Blinding Lights (2019) [내부링크]

지난 이틀 동안 브루노 마스의 ‘Treasure’와 마이클 잭슨의 ‘Rock with You’를 친구에게 들려줬더니 ‘사기캐의 사기템’이라는 기가 막힌 피드백을 돌려줬다. 그리고 이어진 코멘트가 “다음은 위켄드?”였고, “그 순서는 너무 뻔한데, 아님 프린스?”라고 대답했지만 생각해 보니 BM, MJ로 이어지는 흐름이라면 프린스보다는 위켄드가 더 낫겠더라고. 그래서 오늘도 선택한 ‘하루한곡‘이 아닌 ‘사기캐의 사기템’, 위켄드의 ‘Blinding Lights’. 수많은 히트곡 중 명실상부 위켄드를 대표하는 곡이자 대중과 평단을 모두 만족시키며 숱한 기록을 세운 곡이지만, ‘Blinding Lights’를 규정하는 가장 강력한 수식어는 바로 이게 아닐까? <빌보드 올 타임 차트(Billboard All Time Charts)> 1위. 쉽게 말해 빌보드 역사상 가장 크게 히트한 곡이라는 말이다. 차트에 가장 오래 머물고, 누적 스트리밍 1위에 오른 것이 부차적으로 느껴질 정도. 대중음악

[하루한곡] 마이 앤트 메리 - 푸른 양철 스쿠터 (2008) [내부링크]

2008년 발매된 마이 앤트 메리의 5집 <Circle>. 4집 이후 2년 만에 선보였던 앨범이자, -올해(2023년) 15년 만의 컴백이 이뤄지기 전- 마앤메의 마지막 앨범. 일반적으로 마이 앤트 메리라면 ‘모던 록’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모던 록만큼 규정하기 어려운 장르가 또 있을까.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마이 앤트 메리’의 ‘모던 록’은 장르로서의 음악이 아니라 밴드의 방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Circle> 앨범을 선보인 마이 앤트 메리는 쉽고 편한 길을 택하지 않는다. 마앤메히면 떠오르는 경쾌한 스타일의 타이틀곡을 내세웠지만 앨범 전반적으로는 다양한 시도와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충격적이라거나 생뚱맞은 결과물은 없다. 마이 앤트 메리의 5집 <Circle>은 밴드의 지향점처럼 ‘그저 좋은 음악, Just Pop’에 걸맞은 트랙이 가득 찬 앨범이고, 그런 의미에서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앨범'을 수상했던 3집 <Just Pop>에 비견할

[하루한곡] 김건모 - 미련 (1996) [내부링크]

(일전에 얘기했던 대로) 하루한곡을 선택할 때 나의 믿을 구석은 김건모다. 늘 듣고 싶은 노래는 많지만 (그래서 눈 뜨자마자부터 이 노래 저 노래 찾아듣고 있지만) 확 끌리는 곡이 없고 하고 싶은 말도 없는 오늘 같은 날, 김건모의 앨범을 뒤적거리면 적절한 노래 한곡 정도는 나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 그래서 오늘 진짜 하루 종일 김건모 노래만 들었는데 장고 끝에 나의 선택은 ‘미련’. 오늘 같은 날씨에 또 기분에 이만한 노래가 있을까. 김건모의 4집 <Exchange kg. m4> 8번 트랙 ‘미련’. ‘아름다운 이별’, ‘서울의 달’, ‘혼자만의 사랑’ 등과 함께 ‘김건모의 피아노’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곡이자 싱어송라이터로서 김건모를 대표하는 곡. 김건모야 장르 구분이 무의미한 보컬이지만 대중의 기대치 때문에 커리어 초반에는 밝고 신나는 댄스곡 위주, 중반 이후에는 소울, 블루스 같은 블랙뮤직 위주로 알려진 곡들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미련’은 마이너한 발라드라는 장르

[하루한곡] Toploader(톱로더) - Dancing in the Moonlight (2000) [내부링크]

2010년 작 <네 얼간이(Four Lions)>라는 영국 영화가 있다. 테러리스트를 꿈꾸는 네 명의 친구 이야기를 다룬 페이크 다큐멘터리 & 블랙 코미디 장르의 작품. 영화 자체는 개그 코드가 맞아서 괜찮았다 정도였는데 이 작품을 오랫동안 기억하는 이유는 바로 영화에 삽입된 ‘Dancing in the Moonlight’ 때문. <Four Lions>를 보기 전부터 ‘Dancing in the Moonlight’는 알고 있었지만, 이상하게 영화를 본 뒤에는 노래만 들으면 영화 속 떼창 장면이 먼저 생각나더라고. 노래로 돌아와서. 오늘의 한곡 ‘Dancing in the Moonlight’는 오랫동안 많은 가수들에게 불린 곡이다. 오늘 소개하는 2000년 Toploader 버전 외에도, 최초에는 곡을 쓴 셔먼 켈리(Sherman Kelly)가 속했던 밴드 Boffalongo (1970년)와 King Harvest (1972년)의 앨범에 수록되었고, Baha Men(1994년), 스웨

[하루한곡] 부활 - Lonely Night (1997) [내부링크]

굴곡진 밴드의 역사만큼이나 부활을 대표하는 곡은 많고 또 다양하다. ‘Never Ending Story’, ‘사랑할수록’,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 ‘아름다운 사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안녕’과 같은 앨범에 수록된 ‘리플리히’ 등등등. 노래의 목소리는 (거의 매번에 가까울 정도로) 자주 바뀌었지만 대중들이 부활에게 기대하는 것은 분명했다. 김태원 특유의 서정적인 멜로디와 부활만의 어두운 정서가 더해진 록발라드. [하루한곡] 부활 - 안녕 (2000) 그런 노래들이 있다. 대중적으로 크게 흥행하진 못했지만 어떤 특정 세대, 집단 속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곡... m.blog.naver.com 이런 대중의 기대치를 벗어나고, 부활의 역사와 히트곡의 맥락 속에서도 도드라진 곡이 하나 있다. 발매 당시에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고 25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명곡 대우를 받는 곡, 부활 5집 <불의 발견>의 1번 트랙이자 타이틀곡인 ‘Lonely Night’이다. 브라스 밴드의

[하루한곡] 김연우 - 연인 (2004) [내부링크]

요즘 저녁에는 -열심히 보진 않지만- 아시안게임을 주로 틀어놓는다. 채널은 MBC에 자주 맞춰두는데 그래서인지 메달을 딸 때마다 김연우가 부른 올림픽 응원가 ‘그 곳에 올라’가 집안에 울려 퍼지는 중. 며칠 동안 얼마나 자주 들었던지 가사를 찾아본 적도 없음에도 ‘한걸음 앞으로 나가 당당히 더 높이 올라, 언제나 바래온 꿈이 이제 모두 이뤄진다’ 앞 부분 가사는 그냥 외울 지경. 아무튼 그래서 오늘은 김연우. 나는 꽤 오랫동안 김연우의 팬이었다. 대중들이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토이 2집)과 ‘여전히 아름다운지’(토이 4집)를 토이 그러니까 유희열이 직접 부른 것으로 알던 시절부터 김연우를 좋아했으니 말이다. 김연우 스스로도 망했다고 말하는 솔로 1집 <그대 곁엔 나밖에…>도 꽤나 좋아했었고, 그 옛날 소극장 콘서트도 열심히 쫓아다녔다. 나에게는 아주 예전부터 최고의 가수 중 한 명. 김연우의 대표곡은 취향에 따라 혹은 임팩트에 따라 나뉠 것이다. 당연히 토이의 곡 중

[하루한곡] 김범수 - 너에게 간다 (2013) [내부링크]

김범수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오후 내내 ‘바보같은 내게’부터 ‘Lately’까지 이곡 저곡 찾아듣다 갑자기 생각난 ‘너에게 간다’. - 그나저나 리메이크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면서 꾸준히 올리는 중 (이 정도면 거의 허언증 아닌가) 2013년 <월간 윤종신(月刊 尹鍾信)>은 Repair라는 주제로 윤종신이 작곡했던 곡들을 리메이크하는 프로젝트로 진행되었다. ‘오래전 그날’, ‘Annie’, ‘이별택시’, ‘환생’, ‘고속도로 Romance’, ‘팥빙수‘ 등등 윤종신을 대표하는 곡들이 리페어 되었는데, 윤종신의 대표곡을 뽑는데 이 곡이 빠지면 아쉬운 일이겠지. 윤종신 커리어 하반기를 대표하는 ‘너에게 간다’도 포함되었다. 2005년 발매된 윤종신 10집 <Behind The Smile>의 타이틀곡인 ‘너에게 간다’. 2013년 발매된 <월간 윤종신 Repair 5월호>를 통해 김범수의 목소리로 다시 불리게 되었다. 원곡의 윤종신의 보컬이 현실 속에서 있을 법한 설레고 벅찬 마음을 잘

[하루한곡] MAX(맥스) - It's You (feat. keshi) (2022) [내부링크]

다시 또 MAX의 노래다. 지난달에만 두 곡(Checklist, Working For The Weekend)을 선곡했었는데 오늘 또다시 선곡. 요즘 내가 그만큼 집중하고 또 많이 듣는 아티스트라는 의미. [하루한곡] MAX - Checklist (Feat. Chromeo) (2019) 몇 년 전 ‘Checklist’를 처음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과연 이런 노래를 싫어하는 사람이 ... m.blog.naver.com [하루한곡] MAX - Working For The Weekend (feat. bbno$) (2020) 지난번 한곡으로 선정했던 MAX의 ‘Checklist’가 수록된 앨범 <Colour Vision>. 사실 BTS... m.blog.naver.com 오늘의 한곡은 keshi와 협업을 통해 2022년 9월에 발표한 싱글 ‘It’s You’. 제목만 봐도 벌써 달달한데 가사가 시작되자마자 ‘Loving’s so easy to do’라고 말하는 본격 러브송이다

배우 변희봉을 그리며 / 변희봉 필모그래피 [내부링크]

누구는 원로배우라 칭하고, 누구는 국민배우 또 다른 누구는 천만배우라 부르는 변희봉 선생이 별세했다. 과거 완치 판정을 받았던 췌장암이 재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영화계 큰 별 잠들다…'괴물'의 원로배우 변희봉 별세(종합) 완치됐던 췌장암 재발…생전 은관문화훈장 수훈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활약해온 원로배우 변희봉(본명 변인철)이 18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과거 완치 판정을 받았던 췌장암이 재발해 투병하던 naver.me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빛을 봤지만 누구보다 반짝였던 배우.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 ‘옥자’ 등 페르소나로 불린 봉준호 감독 작품 외에도 그가 탁월한 연기를 선보였던 영화들이 떠오른다. 인상적인 작품들과 함께 변희봉 선생이 출연한 작품들을 간단하게 정리해둔다. <변희봉 필모그래피: 영화 출연작품> 여자세상 (1988) 플란다스의 개 (2000) 화산고 (2001) 불어라 봄바람 (2003) 살인의 추

[하루한곡] Suchmos(서치모스) - STAY TUNE (2016) [내부링크]

밴드 서치모스(Suchmos サチモス)를 처음 접하게 된 행운은 몹쓸 의심병 덕분(?) 이었다. 이들을 두고 ‘일본의 자미로콰이’라는 수식어를 어디선가 보게 되었기 때문인데, ‘제2의 OOO’, ‘한국의 OOO’ 이런 수식어는 너무 흔하지만, 자미로콰이라니, 그것고 일본에서…. 자미로콰이의 일본 내 위상(일본에서 자미로콰이의 인기는 비정상적으로 크다)을 생각해 보면 찬사가 너무 과한 것 아니야?라며 들어봤다. 두어 곡쯤 들었을 때 뭐야 얘네, 너무 좋잖아? 라고 항복, 그리고 또 하나의 입덕 밴드 탄생. 서치모스는 ‘시티팝 리바이벌’을 대표하는 밴드로 자주 언급된다. 하지만 힙합, 소울 같은 블랙뮤직부터 자미로콰이 같은 애시드 재즈 그리고 록까지 다양한 장르를 기반으로 자신들의 취향을 더해 자유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서치모스를 ‘시티팝’이라는 한정된 의미의 단어만으로 규정할 수 있을까? 오늘의 한곡 ‘STAY TUNE’. 밴드를 대표하는 곡으로 2016년 자동차 회사 혼다의 광고에 쓰

[하루한곡] S.E.S - 꿈을 모아서 (Just in Love) (2001) [내부링크]

내게 역대 아이돌 최고의 메인보컬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망설이지 않고 S.E.S의 바다라고 대답하겠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노래 잘 하고 매력적인 음색의 보컬은 많고, 또 개인적으로도 김준수(시아준수)나 김성규처럼 팬심을 가진 보컬도 있지만 그래도 영원한 나의 No.1은 ‘바다’다. 독특한 음색, 파워, 테크닉 모든 면에서 탑 클래스인 압도적인 보컬. 바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가끔 S.E.S 노래를 듣는다. ‘Just a Feeling’과 함께 가장 자주 듣고 또 가장 좋아하는 곡이 바로 ‘꿈을 모아서’. (내게는) 도입부터 끝까지 아쉬운 부분이 하나도 없는 그런 명곡이랄까. ‘꿈을 모아서’는 일본에서 먼저 발매되었는데, 1999년 싱글 ‘夢をかさねて’ 그리고 S.E.S의 일본 정규 1집 <Reach Out> 3번 트랙에 수록되었다. 이후 S.E.S의 일본 활동곡을 모아 2001년에 발표한 4.5집 <Surprise>의 3번 트랙이

[하루한곡] 야마시타 타츠로 - LOVELAND, ISLAND (1982) [내부링크]

얼마 전 소개했던 시티팝의 대부 야마시타 타츠로(山下達郎 Tatsuro Yamashita)의 ‘愛を描いて -LET'S KISS THE SUN-’에 대한 주변 반응이 꽤 괜찮아서 한곡 더 소개하는 것으로. [하루한곡] 야마시타 타츠로 - LET'S KISS THE SUN (1979) 시티팝의 대부라 불리는 야마시타 타츠로(山下達郎 Tatsuro Yamashita). 쇼와(1926~1989), 헤이세이(1989... m.blog.naver.com 오늘의 한곡은 ‘LOVELAND, ISLAND’. ‘Oh, loveland, oh, island. I love you, I love you~’라는 후렴구가 반복되는 곡으로, 경쾌한 리듬 그중에서도 특히 색소폰 소리가 아주 인상적인 곡이다. 야마시타 타츠로하면 떠오르는 시티팝 그 분위기에 딱 어울리는 곡. ‘LOVELAND, ISLAND’는 -<RIDE ON TIME>, <MELODIES>, <BIG WAVE> 등과 더불어- 야마시타 타츠로를 대

[하루한곡] Bruno Mars(브루노 마스) - Treasure (2013) [내부링크]

평소에 (주로 운전할 때) 딱히 듣고 싶은 노래가 없는 경우 나의 선택은 크게 두 가지다. 라디오를 켜거나 혹은 마이클 잭슨 or 브루노 마스 노래를 듣거나. 그런 날 MJ와 BM를 선택하는 이유는 고민 없이 아무 앨범의 어떤 트랙을 들어도 대부분 좋기 때문이다. 아주 끝내주는 곡들도 많고. 그런 의미에서 오늘 같은 기분에 또 선곡의 어려움을 겪는 날 어울리는 한곡 ‘Treasure’. 브루노 마스의 정규 2집 <Unorthodox Jukebox>의 4번 트랙이자, 앨범의 세 번째 싱글곡으로 (굳이 설명이 필요할까 싶지만) 디스코를 기반으로 펑크, 소울 등 여러 장르가 섞여있는 곡이다. 곡의 느낌, 뮤직비디오, 퍼포먼스 등 전체적으로 80년대 분위기가 있는데, 나는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마이클 잭슨의 ‘Rock With You’가 떠오른다. ‘Treasure’가 특별한 이유는 신나면서 또 달달하기 때문. 세상에는 신나는 곡도 많고 또 달달한 곡도 많지만 교집합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생활 : 웨스 앤더슨의 영화 만들기 / 디즈니 플러스 영화 추천 [내부링크]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생활>이라고 쓰고, ‘웨스 앤더슨의 영화생활(혹은 영화 만들기)’라고 읽는다. 아기자기한 화면 구성, 매혹적인 색감 등 매력이 넘치는 작품이지만 영화 자체는 솔직히 말해 좀 산만한 편이다. (그게 웨스 앤더슨의 매력이지! 라고 말한다면 더 이상 할말은 없습니다만) 가끔씩 웨스 앤더슨이 영화 속 세계와 인물들을 관찰하고 있는 듯한 자세를 취할 때가 있고, 이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확장된다. 자신의 스타일대로 잘 만들어놓은 세계, 캐릭터의 유형과 움직임까지 미리 다 정해둔 상태지만, 과연 그 계획대로 세계가 잘 작동하고 있는지, 등장인물들은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하고, 즐기는 듯한 웨스 앤더슨의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중심사건과 별개로 주변인물들은 처음 부여 받은 역할을 끝까지 충실히 수행(갑판에서 노래를 부른다던지, 시종일관 카메라를 놓치지 않고 촬영을 한다던지)하는 것이나 별로 개연성 없어 보이는 장면들이 종종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lt;왬!&gt; 사운드트랙 / NETFLIX Original Movie &lt;WHAM!&gt; OST /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추천 [내부링크]

+ 시작하기 전에 먼저 썼던 글 참고 왬!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WHAM!> 왬!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WHAM!> / 넷플릭스 영화 추천 잘 만든 다큐멘터리의 기준은 무엇일까? 남들과 다른 기획력? 훌륭한 주제의식? 방대한 자료 수집과 철저한... m.blog.naver.com 80년대 슈퍼스타 왬!의 일대기를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WHAM!>. 이 영화가 재밌었던 이유, 그리고 추천하고픈 이유는 처음부터 끝까지 쉴새없이 이어지는 음악 때문이다. 다큐가 진행되는 내내 Club Tropicana, Careless Whisper, Freedom, Wake Me Up Before You Go Go, Everything She Wants, Last Christmas 같은 주인공 왬!의 대표곡과 데이빗 보위나 엘튼 존, 밴드 에이드처럼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가수들의 명곡이 쏟아져 나온다. 음악을 들었더니 영상이 따라 나왔다는 표현을 쓰고 싶을 정도. 불과 4년

[하루한곡] 김건모 -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1992) [내부링크]

김건모의 빅팬임을 자처하면서도 그의 노래를 한 곡만 선택하거나 추천하려면 망설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단 곡 자체가 좋은 곡이 너무 많고 김건모가 잘 소화해낸 곡들도 만만치 않게 많기 때문. 말 나온 김에 추천 리스트를 한번 추려보자. 일단 건반과 함께라면 천하무적이니 ‘미련’이나 ‘아름다운 이별’이 들어갈 것이고. 그루브한 것도 잘하니 ‘서울의 달’이나 ‘스피드’가, 숨은 도대체 어디서 쉬나요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잘못된 만남’, ‘부메랑’ 같은 곡들도 있다. 김나박이만 있나? 김건모도 고음 잘한다고 ‘어떤 기다림’과 ‘혼자만의 사랑’도 추천할 만한 곡이고 리메이크도 잘하니까 ‘당신만이’, ‘내게도 사랑이’ 같은 곡들도 빼먹으면 아쉽다. 외에도 정말 많은 곡들이 스쳐 지나가는데, 가수로서 김건모의 역량을 가장 잘 드러내기로는 이 노래만 한 것도 잘 없는 것 같다. 바로 데뷔곡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랩-브릿지-후렴이 반복적으로 이어지다 마지막에는 애드립까지. 김건모

[하루한곡] 야마시타 타츠로 - LET'S KISS THE SUN (1979) [내부링크]

시티팝의 대부라 불리는 야마시타 타츠로(山下達郎 Tatsuro Yamashita). 쇼와(1926~1989), 헤이세이(1989~2019), 레이와(2019~) 시대에서 각각 앨범 1위를 차지한 4번째 아티스트이자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에서 오리콘 1위에 오른 최초의 남성 아티스트로 일본의 국민가수 중 한 명. 그의 4번째 스튜디오 앨범인 <MOONGLOW> 마지막 트랙 수록곡 ‘愛を描いて -LET'S KISS THE SUN-’. 야마시타 타츠로 곡은 스트리밍이 거의 제공되지 않아 피지컬 음반으로 들어야 하는데, 다행히 LP로 소장 중인 베스트앨범 <GREATEST HITS! OF TATSURO YAMASHITA>에도 수록되어 있어 애청하는 곡이다. 출처: HYPEBEAST 건반과 베이스가 귀를 사로잡고 드럼과 브라스, 보컬과 코러스까지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사운드가 빈틈이 없다. 풍성한 사운드를 추구하다 보면 자칫 곡이 무거워질 수도 있는데 밝고 경쾌하게 잘 풀

[LP] Music from the Motion Picture Pulp Fiction / 영화 &lt;펄프 픽션&gt; 사운드트랙 OST Vinyl [내부링크]

- 리스너를 표방하는 컬렉터의 열 번째 바이닐 / 엘피 수집 이야기 도미애하면 <펄프 픽션> 지난 오늘 글 이런거 잘 안눌러 보는데, 글이 두 개나 있길래 눌러봤더니 그 중 하나가 바로 영화 <펄프... m.blog.naver.com ‘도미애하면 <펄프 픽션>’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는데, 영화와 관련된 온갖 잡다한 소품을 수집 중이면서 사운드트랙이 없는 것은 또 아쉬운 일이겠지. 오늘 소개할 바이닐은 <Music from the Motion Picture Pulp Fiction>, 바로 영화 <펄프 픽션>의 Soundtrack 되겠다. <펄프 픽션> 영화 자체가 특정 장르나 배역에 기대지 않고 또한 여러 장르가 혼합되어 전개 양상이 변화무쌍한 것처럼 배경이 되는 음악도 시대, 장르, 분위기가 매우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매 작품마다 타란티노가 탁월한 음악 선곡 실력을 뽐내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펄프 픽션>의 사운드트랙이 조금 더 특별한 이유는 중간중간 심어놓은 Dialogue

[하루한곡] Ben Folds Five(벤 폴즈 파이브) - Sports & Wine (1995) [내부링크]

꽤 오래전에 벤 폴즈 파이브의 1집 <Ben Folds Five>에 수록된 ‘Jackson Cannery’를 소개했었다. [하루한곡] Ben Folds Five - Jackson Cannery (1994) 개인 활동과 밴드 활동을 병행하는 피아노 겸 보컬 프론트맨 벤 폴즈(Ben Folds) 그리고 베이스 로버트 ... m.blog.naver.com 벤 폴즈를 워낙 좋아해서 팀이건 솔로건 주변 여기저기에 자주 추천하는데 또 추천하다 보면 노래는 거기서 거기만 맴돌더라고. 주로 추천하는 곡은 (아마도 대중적으로 가장 크게 히트한) 2집 수록곡인‘Brick’ 그리고 앞서 언급한 ‘Jackson Cannery’와 1집에 함께 수록된 ‘Julianne’, ‘Philosophy’ 등이 있다. 사실 진짜 좋아하는 곡은 ‘Sports & Wine’인데, 이 곡은 이상하게 추천을 잘 안하게 되더라고. 그리하여 아무튼 오늘의 한곡은 벤 폴즈 파이브의 1집 <Ben Folds Five>의 7번 트랙에

[하루한곡] Mamas Gun(마마스 건) - Pots of Gold (2008) [내부링크]

마마스 건을 처음 듣게 된 것은 예전에 우연히 본 이 짤로부터. 뭔데 얘네ㅋㅋㅋ 그림은 왜 이렇게 엉성한데ㅋㅋㅋ 그리고 커버에 안녕하세요는 왜 적혀있는데ㅋㅋㅋ 이미지를 원본으로 그린 모양인데…. 마마스 건이야 배캠이나 미디어에서 종종 접했고, ‘Pots of Gold’는 CF 등 미디어에 종종 쓰여서 멜로디가 익숙한데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는 거다. 그래서 앨범을 전체적으로 들어보기 시적! 뭐야 이 밴드 너무 괜찮은데? ‘Pots of Gold’라는 제목처럼 뜻밖에 행운을 얻은 기분. 곡으로 돌아와서 2008년 8월 싱글로 발매된 ‘Pots of Gold’는 다음 해인 2009년 9월 발매된 마마스 건의 정규 1집 <Routes to Riches>의 5번 트랙에도 수록되었다. 펑크와 소울 느낌이 나는 사운드와 감미로운 보컬의 조합이 아주 좋은 곡. 개인적으로는 한때 열심히 찾아듣던 필리 소울 느낌이 나서 더 반가운 곡이다. 제목이나 ‘I don't wanna waste a lifet

[LP] Jamiroquai - High Times: Singles 1992-2006 / 자미로콰이 베스트 앨범 Vinyl (2022) [내부링크]

- 리스너를 표방하는 컬렉터의 아홉 번째 바이닐 / 엘피 수집 이야기 여러 차례 언급했던 것처럼 내 인생의 음반을 한 장 꼽으라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선택할 앨범 Jamiroquai의 <High Times: Singles 1992-2006>. 앨범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 자미로콰이가 데뷔한 1992년부터 (앨범이 발매된) 2006년까지 싱글을 모은 앨범으로 기획되었지만 -몇몇 곡이 수록되지 못하면서 기획과는 다르게- 사실상 베스트앨범으로 평가받는다. (2006년까지의) 자미로콰이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앨범으로 그동안 발매했던 <Emergency on Planet Earth>, <The Return of the Space Cowboy>, <Travelling Without Moving>, <Synkronized>, <A Funk Odyssey>, <Dynamite>등 정규 앨범 수록곡 중 싱글로 발매되었던 곡들이 차례대로 담겨 있다. 특이점이라면 정규 앨범에는 수록되지 않은

[하루한곡] 마이 앤트 메리 - 골든 글러브 (2004) [내부링크]

마이 앤트 메리. 델리 스파이스, 언니네 이발관과 함께 인디밴드 1세대이자 여전히 인디씬, 밴드씬을 대표하는 밴드다. 매번 새로운 음악을 시도했던 델리 스파이스, 앨범마다 완성도와 메시지에 병적으로 집착했던 언니네 이발관과는 달리 마이 앤트 메리는 ‘Just Pop’을 모토로 쉽고 편한 한마디로 말해 ‘대중적인’ 음악을 추구해왔다. 마이 앤트 메리는 자신들의 모토를 타이틀로 건 3집 <Just Pop>을 통해 2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반’과 ‘최우수 모던록’을 수상하며 평단의 호평과 대중적인 지지를 함께 끌어냈다. 호사가, 방구석 전문가가 유난히도 많은 밴드씬에서 소음에 흔들리지 않고 본인들의 방식을 추구하고 결국엔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낸 기념비적인 사건. 피아노와 브라스가 굉장히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오늘의 한곡 ‘골든 글러브’. 사운드 위에 포개진 정순용의 보컬까지 악기처럼 느껴지는 경쾌하고 펑키한 느낌을 내는 곡이다. Just Pop이라는 방향성에 그리고 밴드의

[하루한곡] imase(いませ 이마세) - NIGHT DANCER(나이트 댄서) (2022) [내부링크]

일본의 싱어송라이터 imase. 예쁘장하게 생긴 외모, 독특한 음색, 진성과 가성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기교 그리고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이 더해져 ‘괴물 신예’로 불리며 인기를 쌓아가고 있다. 이마세에게 유명세를 안겨준 ‘NIGHT DANCER(나이트 댄서)’는 국내 음원차트까지 진입했을 정도. 챌린지니 뭐니해서 국내에 팬이 많이 생겼고, 한국에서의 인기를 발판으로 이마세도 더 큰 무대로 진출할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커 ‘나이트 댄서’의 한국어 버전과 래퍼 BIG Naughty와 리믹스 버전을 발표하는가 하면, 지난 8월에는 <이 맛에 이마세 듣지>라는 한국 팬을 위한 이벤트성 음반(신곡 없이 기존 발표 음원을 모은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시티팝 열풍이 불어닥친 덕분에 비슷한 계열의 음악들이 덩달아 주목받았다. 그 수혜를 일부 받았겠지만 ‘NIGHT DANCER’가 홀로 치고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이마세의 출중한 실력 덕분이다. 곡을 소화해

최근 본 영화들 /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추천 [내부링크]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차례로 본 순서대로. 추천을 따로 표시하지 않아도 코멘트를 읽어보면 추천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선 넷플릭스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전작만큼의 참신함을 잘 살려내지 못한 점이나 유명한 배우들을 한 트럭씩 쏟아붓는 물량 공세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이만한 추리극은 찾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가 영상이라는 속도로 쏟아진다’라고 평가했던 <나이브스 아웃>의 장점은 잘 유지했다고 본다. 치명적인 단점이라면 전작이 너무 훌륭했다는 것. 참고로 1편을 보고 썼던 내용 <에놀라 홈즈> 셜록 홈즈의 여동생 에놀라 홈즈 이야기. 홈즈라는 이름에 기대를 거는 추리극으로 볼 것이냐, 밀리 바비 브라운이라는 아이콘을 활용한 하이틴 영화로 볼 것이냐에 따라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나는 후자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꽤 괜찮았음. <에놀라 홈즈2> 바로 위에서 말했듯이 나는 <에놀라 홈즈>의 정체성을

[하루한곡] George Michael(조지 마이클) - Faith (1987) [내부링크]

조지 마이클과 앤드루 리즐리가 속한 영국의 전설적인 팝 듀오 Wham!(아시죠? 느낌표를 꼭 붙여줘야 하는거?), 그들을 다룬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영화 <Wham!(왬!)>을 봤다. 90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 당시 활동 영상 + 두 멤버의 인터뷰로 이뤄진 아주 간단한 형식의 다시 말해 특별할 것 없는 다큐였는데, 이 다큐가 끝내줬던 이유는 영화 내내 왬!의 명곡들이 넘치듯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데이빗 보위와 엘튼 존, ‘Band Aid’의 노래까지! (왬!의 노래와 다큐에 대해서는 다시 쓰는 것으로 하고) 마치 공연장에 온 것처럼 90분 내내 왬!의 신나는 멜로디와 조지 마이클 특유의 미성을 듣고도 여운이 남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한 일 아닐까? 그래서 선택한 오늘의 한곡, 조지 마이클의 ‘Faith’. ‘Careless Whisper’, ‘Last Christmas’ 등과 함께 조지 마이클을 대표하는 곡이자 시대를 지배했던 메가 히트곡인 ‘Faith’. 왬!의 히트곡

왬!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lt;WHAM!&gt; / 넷플릭스 영화 추천 [내부링크]

잘 만든 다큐멘터리의 기준은 무엇일까? 남들과 다른 기획력? 훌륭한 주제의식? 방대한 자료 수집과 철저한 고증? 등등 관심 분야나 관점에 따라 다큐에 대한 기준은 달라질 수 있기에 여러 대답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80년대 슈퍼스타 왬!의 일대기를 조명하는 다큐 <WHAM!>은 잘 만든 다큐멘터리일까? 각자의 대답은 다를 수 있지만 만듦새만 놓고 본다면 어떤 측면에서 보더라도 긍정적인 대답을 하긴 어려울 것 같다. 시간 위주 단조로운 나열식 전개, 메시지의 부재, (형식과 내용 모두에서) 눈에 띄지 않았던 개성 등 영화는 어떤 관점을 제시하기보다는 무난하게 ‘왬!’의 발자취를 추적하는 데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다시 질문을 바꿔서, 그렇다면 <WHAM!>은 좋은 작품일까? 이 역시도 각자의 대답은 다를 수 있지만, 나의 대답은 YES다. 무조건! 이유는 왬!이라는 듀오의 결성부터 해체까지, 슈퍼스타로 성장하는 4년간의 성취를 9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군더더기 없이 보여주고 동시에 왬

[하루한곡] 카니발 - 그녀를 잡아요 (feat. 서동욱, 김진표) (1997) [내부링크]

‘패닉’의 ‘이적’과 ‘전람회’의 ‘김동률’이 만든 프로젝트 그룹 ‘카니발’. 1997년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앨범인 셀프 타이틀 <Carnival>을 발매했다. 타이틀곡 ‘그땐 그랬지’와 후에 인순이가 리메이크한 ‘거위의 꿈’이 많이 알려졌다. 사운드 퀄리티를 비롯해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굉장히 높고, 팝과 발라드 외에도 재즈, 펑크 등 다양한 장르의 듣는 맛이 있는 음반이다. 멋모르고 열심히 들었던 어린 시절보다 음악을 조금 알게 된 현재의 내가 들으면 더 좋을 그런 음반. 버릴 곡 하나 없는 10곡의 리스트 중에 나의 최애곡은 9번 트랙 ‘그녀를 잡아요’가 되겠다.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좋아하는 곡. 재즈풍 멜로디와 건반에 처음부터 매료되었다. 내가 ‘그녀를 잡아요’를 아니 그전에 카니발을 좋아하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는데, 당시 나는 패닉에 엄청나게 빠져있었고 + 가장 친한 친구의 누나가 관람객(전람회 팬클럽 이름) 멤버라 거의 반강제로 전람회

[하루한곡] 나상현씨밴드 - 88 (2022) [내부링크]

프론트맨 나상현(보컬, 기타), 백승렬(베이스), 강현웅(드럼)으로 구성된 3인조 밴드인 ‘나상현씨밴드’. 줄인 명칭 ‘나씨밴’으로도 많이 불린다. 멤버 모두가 서울대 출신으로 곡을 만들고 가사를 쓰는 것을 넘어 앨범 작업의 모든 부분을 직접 하는 것으로 유명한 밴드. (잘났다는 말밖에…) 거기에 굉장히 다작을 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엠넷에서 방영되었던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의 2라운드 ‘Song of the Decade 1980년대’ 대결곡인 ‘88’. 음악 경연 방송을 즐겨 보진 않지만 그래도 방송 후 곡들은 한 번씩 찾아듣는 편이다.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 프로그램 자체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씨밴의 ‘88’ 같은 곡을 남겨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곡으로 올림픽 주제곡 ‘손에 손 잡고’를 오마주 한 ‘손에 손 잡고 우린 걸어가~’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꼭 이런 이유가 아니어도 인디밴드 특유의 신선

[하루한곡] Calvin Harris - Feels (feat. Pharrell Williams, Katy Perry & Big Sean) (2017) [내부링크]

스코틀랜드 출신의 DJ 겸 프로듀서 겸 가수 캘빈 해리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또 가장 유명한 DJ이자 EDM을 넘어 팝 음악까지 영향력을 넓힌 프로듀서. 그리고 본인이 직접 곡을 쓰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다. 나는 사실 다프트 펑크를 제외하면 일렉트로니카니 EDM이니 하는 장르에는 거의 관심이 없어서 DJ도 음악도 잘 모르는데, 캘빈 해리스가 2017년에 발매한 (오늘의 한곡인 ‘Feels’가 수록되어 있는) <Funk Wav Bounces Vol. 1>이라는 앨범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퍼렐 윌리엄스, 케이티 페리, 스눕 독, 존 레전드, 트레비스 스캇 같은 네임드 가수들이 한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를 한다고? 아니 도대체 캘빈 해리스가 누구길래?라는 의문에서 들어 본 앨범. 그리고 알게 된 곡 ‘Feels’. 가벼운 멜로디 그리고 괜찮은 그루브 덕분에 지금 같은 날씨에 딱 듣기 좋다.(또 시작된 청량함 타령ㅋㅋ) 하긴 퍼렐 윌리엄스와 케이티 페리의 목소

[LP] 아이유 리메이크 앨범 &lt;꽃갈피&gt; 재발매반 / IU The 1st Remake Album Vinyl Reissue (2023) [내부링크]

- 리스너를 표방하는 컬렉터의 여덟 번째 LP 수집 이야기가 아닌 (이번 편 한정) 호들갑 기록 LP 발매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호들갑(팬클럽 유애나 우선 판매라 구입은 거의 포기 상태였던 시기) 예약 구입 성공하고선 ‘LP로 소장하고 싶은 음반 Top 5’ 어쩌니 하면서 또 호들갑 LP 수집 근황(4): IU 꽃갈피 구입 기념 여러번 썰을 풀었듯이 ‘LP로 소장하고 싶은 음반 Top 5’가 있는데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식... m.blog.naver.com LP가 도착하고 나서는 임시저장글 20여 개가 넘는데도 실물 영접 포스팅하면서 또또 호들갑 LP 수집 근황(5): 아이유 <꽃갈피>도착 + α(유재하 재킷) 지난번 아이유 <꽃갈피> LP 구입에 성공한 후 기쁨의 포스팅을 남긴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LP... m.blog.naver.com 실컷 LP를 우려먹고 나선 하루한곡에 수록곡으로 또또또 호들갑 [하루한곡] 아이유 - 너의 의미 (feat. 김창완) (2014) 아

류승룡의, 류승룡에 의한, 류승룡을 위한 &lt;무빙&gt; / 디즈니 플러스 추천 시리즈 [내부링크]

여러 버전의 <무빙> 포스터를 몇 번씩이나 봤지만 사실 특별히 어떤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다. 이번 주에 공개된 에피소드를 보기 전까지는. 에피소드 13화를 보고 나서야 왜 류승룡의 이름이 라인업 가장 앞자리에 있는지, 류승룡이 왜 숱한 캐릭터 중 포스터의 가운데 있는지, 가장 크게 혹은 가장 눈에 띄게 나온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으니 말이다. 유명하고 훌륭한 배우들이 또 그들이 구축한 캐릭터들이 쏟아져 나오는 <무빙>을 두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 실례일 수 있지만 (알면서도 하고 싶은 말은 해야 하는 성격이라) <무빙>은 장주원의 이야기이자 류승룡의 드라마다. 극 전개 초반 그리고 다른 캐릭터들의 에피소드에서 코믹한 감초 역할로만 등장하던 류승룡은 장주원의 에피소드가 시작되자마자 에너지를 폭발시킨다. 드라마, 누와르, 액션, 로맨스, 코믹까지 류승룡은 <무빙>이라는 하나의 시리즈를 통해 거의 모든 장르의 연기를 다 보여주고 있다. 극 중 장주원이 괴물이라면 류승룡은 괴물 같은 연기

[하루한곡] Pentatonix - Can't Sleep Love (2015) [내부링크]

다섯 개의 음으로 구성된 음계를 뜻하는 ‘펜타토닉 스케일(Pentatonic Scale)’에서 팀명을 따온 펜타토닉스(Pentatonix). 실력도 최정상급이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아카펠라 그룹으로 매니아틱한 아카펠라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펜타토닉스를 처음 접했던 것은 2014년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에서였는데, 공연을 보고 당시에 얼마나 좋았던지 이렇게 글을 남겼었다. (엄청 좋았었는데 글은 되게 무미건조하게 남겼네ㅋㅋㅋ) 아무튼 오늘의 한곡인 ‘Can’t Sleep Love’. 펜타토닉스의 셀프 타이틀 앨범 <PENTATONIX>에 수록된 곡으로 그루브한 리듬과 ‘Gimme that can’t sleep love’ 같은 조금은 유치하지만 귀여운 가사가 인상적이다. (청량함과 함께 요즘 집착하는) 드라이브할 때 듣기 좋은 곡. LP 수집 근황(3) 지난번에 쓴대로 새로 온 LP 이야기를 이어가보겠습니다. (구입 순서로 쓰면 좋겠지만 기억이 잘 안나

[하루한곡] Jason Derulo - Want to Want Me (2015) [내부링크]

흥겨운 디스코 리듬이 인상적인 Jason Derulo의 ‘Want to Want Me’. 2015년에 발매된 제이슨 데룰로의 4번째 스튜디오 앨범 <Everything Is 4>의 첫 번째 트랙으로 수록되어 있다. ‘빌보드 핫 100(Billboard Hot 100)’ 차트 5위까지 오른 곡. 제목만큼이나 가사도 뮤직비디오도 굉장히 에로틱한 분위기의 곡인데, 멜로디 자체가 경쾌해서 그런지 광고 등 배경음악으로 자주 쓰인다. 제이슨 데룰로의 이름이나 ‘Want to Want Me’ 제목은 낯설어도 ‘Girl, you're the one I want to want me~’ 부분의 가사를 들으면 ‘이 노래!’할 것이다. 참고로 제이슨 데룰로는 춤을 굉장히 잘 추는데 가창력도 수준급이다. 그래서 라이브 무대를 보는 것이 즐거운 가수. (에로틱한) 뮤직비디오와 라이브 영상을 함께 첨부한다. 즐감하시길! Officail MV Want to Want Me Songwriters: Jason Des

[하루한곡] 마이 앤트 메리 - 여름밤 (2023) [내부링크]

금요일 밤이면 종종 <EBS 스페이스 공감>을 시청한다. 시간 맞춰서 틀어놓기보다는 채널 돌리다 보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 6월의 어느 날도 별 생각 없이 채널을 돌리던 중에 들리던 익숙한 목소리와 노랫말, 마이 앤트 메리의 무대였다. 2008년 정규 5집 <Circle> 이후 음반 활동을 멈췄던 그들이 무려 15년 만에 EP 앨범으로 돌아왔다. 앨범의 제목은 <Right NOW>. ‘Just Pop’(은 마이 앤트 메리의 3집 타이틀이기도 하다)을 모토로 지금 듣기 좋은, 쉽고 친숙한 음악을 지향해 온 마이 앤트 메리. 오랜만의 컴백에서 ‘나우’라는 단어를 꺼내든 것은 이들이 추구하는 음악의 방향성이 2023년 현재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Run’, ‘세상 속으로’, ‘여름밤’, ‘다시 여기에’ 등 총 4곡이 수록된 마이 앤트 메리의 EP 앨범 <Right NOW>. 추억팔이나 팬들에게 주는 선물이 아닌 마이 앤트 메리가 여전히 경쟁력 있는 진행형의 밴드임을 증명하

[하루한곡] EXO(엑소) - Love Me Right (2015) [내부링크]

이제는 아이돌 음악을 일부러 듣진 않지만 그래도 종종 생각나서 찾아 듣는 곡들이 있다. 슈퍼주니어의 ‘Devil’, 샤이니의 ‘Dream Girl’, 레드 벨벳의 ‘러시안 룰렛’ 그리고 오늘의 한곡 엑소의 ‘Love Me Right’. (쓰고 나니 나 진짜 옛날 사람이네ㅋㅋ) 공교롭게 전부 SM인데, 뭐랄까 내겐 SM이 그런 대상이다. (신화를 제외하면) 소속 그룹을 엄청 열광적으로 좋아하진 않지만 괜찮은 노래를 만들어내는 기획사. 3대니 4대니 하는 대형 소속사 중에 그래도 내 취향에 간혹 꽂히고 또 오랫동안 찾아듣는 곡들은 Made by SM이라는 것. ‘Love Me Right’에는 SM의 장점이 잘 드러난다. SM 특유의 강렬한 사운드 위에 펑키한 리듬을 올려서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트랙을 완성시켰다. ‘어떻게 만들어야 곡이 팔리는지’ 기술적으로 너무나 잘 안다는 의미. 여기에 엑소라는 그룹이 가진 에너지를 잘 녹여낸 안무까지. 팬덤에 대중성까지 더해 절대 실패할 수 없

최근 본 드라마들 단평 / 넷플릭스 추천 시리즈 [내부링크]

알고 보니 드라마 매니아였던 도미애의 드라마 시청 리스트. 올해 1월부터 본 드라마들이고 대부분은 워낙 유명해서 굳이 나까지 쓸 필요가 있나 싶은 작품이지만…. 내가 쓰는 단평을 좋아해 주시는 이웃분들이 더러 계셔서 겸사겸사 남기는 기록용 포스팅. 순서는 시청(실은 봤다고 기억나는) 순서. 딱히 추천을 따로 표시하진 않겠지만 내용을 읽어보면 추천/비추천 중 어떤 스탠스인지 알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웬즈데이(Wednesday)> (다짜고짜) 아니 그래서 시즌2 언제 나오는데 도대체! 또 하나의 기다리다 목 빠지는 시리즈 등장. 한때 팀 버튼 성애자였기에 그의 장점이 잘 드러난 작품이 너무 반가웠다. 웬즈데이 역의 제나 오르테가와 이니드 역의 엠마 마이어스 둘의 연기가 아주 좋았음. <기예르모 델 토르의 호기심의 방(Guillermo Del Toro's Cabinet Of Curiosities)> 그냥 아무런 정보 없이 기예르모 델 토르의 이름만 보고 선택한 시리즈. 독립적인 8개

류승룡의 치킨 유니버스 /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lt;무빙&gt; [내부링크]

요즘 열심히 보고 있는 <무빙>에 대해 글을 쓰던 중 재밌는 것을 발견해서 (<무빙>은 오늘 공개편까지 보고 다시 써야할 듯) 이름하여 류승룡의 치킨 유니버스. 국내 최초 치킨(or 조류) 전문 배우의 치킨집 창업 연대기(필모그래피) 1. 영화 <염력>(2018) 딸이 치킨집, 푸드트럭(초능력 치킨)을 운영함 2. 영화 <극한직업>(2019) (마약조직 소탕하려) 치킨집을 차림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3. 드라마 <무빙>(2023) 딸 때문에 치킨집을 차림 “죽어서도 신선한, 신선한 치킨입니다.” <무빙> 장주원의 능력치를 보고 있으면, <극한직업>의 최반장 대사가 생각난다. “칼을 열두번 맞았는데 여태 살아있잖냐 안죽어 그 형은”. 치킨도 그렇고 캐릭터도 그렇고 류승룡 유니버스로 이어지는 느낌. 4. 드라마 <닭강정> (미정) (의문의 기계에 들어간) 딸이 닭강정으로 변함 결론: 딸, 치킨, 창업의 무한 반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추가

디즈니 플러스 &lt;무빙&gt;의 스토리텔링 전략: 넷플릭스 &lt;기묘한 이야기&gt;와의 이야기 전개 차이점 [내부링크]

- 12, 13회를 봤지만, 11회까지 시청하고 적은 글임을 밝혀둡니다. (원작인 <무빙> 웹툰을 보지 않았기에 단정할 수는 없지만, 웹툰과 드라마가 다르다는 전제하에) 디즈니 플러스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무빙>은 여러모로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를 떠오르게 한다. 초능력, 국가의 음모, 미스터리, 소년소녀들의 모험, 로맨스 등의 소재와 일부 장면의 연출 방식과 음악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까지 많은 부분에서 <기묘한 이야기>를 레퍼런스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빙>이 <기묘한 이야기>과 차별점을 지니는 부분을 꼽으라면 아마도 스토리 진행 방식일 것이다. <기묘한 이야기>는 어른들과 아이들이라는 큰 두 축을 중심으로 각각 인물별로 동시다발적인 서브 스토리를 펼친다. 각각의 인물들은 중간중간 만나기도 하고 또다시 흩어지기도 하며 독립적인 스토리라인을 형성하다 극의 마지막에 이르러 하나의 이야기로 통합된다. 주, 조연 간 그리고 그들의 서브 스토리 간에 우열이나 경중은 없다.

[하루한곡] Jamiroquai - Cosmic Girl (1996) [내부링크]

아이유 <꽃갈피>를 수령하고선 4일 내내 하루 종일 그 앨범만 들었더니 약간 지루(?)해져서(사람 마음이 이렇게 간사합니다) 약간 그루브하고 텐션 있는 곡이 듣고 싶었다. ‘이럴 땐 무조건이지’라며 집어 든 자미로콰이의 <High Times> 바이닐. 3집 앨범인 <Travelling Without Moving>도 갖고 있지만 손이 많이 가는 건 아무래도 <High Times>다. 아실만한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궁금하다면? 500원이 아니라 이유는 아래 링크에. #16: Jamiroquai - High Times 친구와 시시껄렁한 얘기를 나누다 갑자기 튀어나온 인생의 음반들. 벤폴즈파이브, 마룬5, 김건모, 긱스, 언... m.blog.naver.com <High Times> 앨범에서 특히 각별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5번부터 8번까지 트랙인데, ‘Space Cowboy - Virtual Insanity - Cosmic Girl - Alright’의 순서는 따로 비트매칭이나 믹싱 과정이

[하루한곡] Saint Motel - Move (2016) [내부링크]

종교적으로 성스러움이나 성인(聖人)들에게 붙이는 칭호인 Saint, 그리고 우리가 흔히 아는 숙박업소인 Motel. 두 가지 단어의 합성어로 이루어진 팀명 세인트 모텔. 이름만 들어서는 뭔가 수상하고 또 어떤 음악을 하는 팀인가 궁금증이 생기기도 한다. - 사실 나는 처음에 세인트 모텔 팀명을 들었을 때 Saint라는 단어는 아예 신경도 쓰지 않았고 Motel에만 집중해 재밌는 팀명이라 생각했었다. 미국에서는 세인트 모텔을 두고 인디 밴드라 소개하는데, 아마도 넓은 스펙트럼의 음악을 하는 팀이라 주류 음악과 조금 다르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소개하는 듯하다. Saint Motel의 앨범을 들어보면 본인들의 분명한 색깔 위에서 굉장히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을 선보인다. 오늘의 한곡 ‘Move’. 2016년에 발매된 세인트 모텔의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Saintmotelevision>의 1번 트랙에 수록되어 있다. ‘My Type’ 등과 더불어 세인트 모텔을 대표하는 곡으로 우리나라에는

[LP] 시이나 링고(椎名林檎) - 무죄 모라토리엄(無罪モラトリアム) / Sheena Ringo - Muzai Moratorium Vinyl (1999) [내부링크]

- 리스너를 표방하는 컬렉터의 일곱 번째 바이닐 / 엘피 수집 이야기 작년 하루한곡으로 ‘마루노우치 새디스틱(Marunouchi Sadistic, 丸の内サディスティック)’ 포스팅을 하며 시이나 링고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밝힌 적 있다. ‘노래는 좋아해도 잘 모를 수도 있지 뭐’라며 당당한척했지만 뭔가 부끄러운 마음에 지난 1년 동안 ‘마루노우치 새디스틱’이 수록된 시이나 링고의 1집 앨범 <무죄 모라토리엄(無罪モラトリアム)>을 꽤 열심히 들었다. [하루한곡] 椎名林檎(시이나 링고) - Marunouchi Sadistic (1999) 밴드 공연이라면 크든 작든, 프로건 아마추어건 무조건 쫓아다니던 20대 중반 우연히 찾은 공연장에서 듣게... m.blog.naver.com 그렇게 열심히 들었더니 앨범을 소장하고 싶었달까. (갑자기 이유를 만들고 있음ㅋㅋ) 사실 다른 이유 다 필요 없이 ‘마루노우치 새디스틱‘을 어마어마하게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무죄 모라토리엄(無罪モラトリアム)

[하루한곡] 전기뱀장어 - 적도 (2016) [내부링크]

최근 1인 밴드로 새로운 출발을 알린 전기뱀장어. 지난 6월 정규 3집 <동심원>이 발매되었다는 소식을 뒤늦게 접하고 앨범을 들어봤다. 멤버들이 탈퇴하고 황인경 혼자 남았지만 -그래서 혼자 모든 곡을 작업했지만- 전기뱀장어의 정체성을 잘 유지한 앨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한곡인 ‘적도’와는 상관없는 전기뱀장어 근황 토크만 주절주절) 아무튼, 나의 최애곡 ‘적도’. 2016년에 발매된 전기뱀장어의 정규 2집 <Fluke>의 타이틀곡(‘행운을 빌어’와 더블 타이틀)이다. 청량한 멜로디에 “우리 함께 하는 오늘이 지나고 내일이 오면 점심이나 먹을래” 같은 전기뱀장어 특유의 엉뚱한 가사가 더해져 일반적인 사랑 노래와는 다른 결을 보여준다. 사랑해라는 단어 한번 쓰지 않고도 가사가 달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노래. (혹자는 점심송으로 사용한다고도 하더라….) 아 그리고 한 가지 추가로 말하자면. <Fluke> 앨범 설명에는 아래의 코멘트가 붙어있다. ‘적도’ 의 마지막 마무리 기타연

&lt;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gt;의 영리한 선곡에 대해 [내부링크]

- 제목을 꽤 거창하게 썼지만 그냥 <가오갤3>에 대한 짧은 글, 단평. 예전처럼 극장을 자주 찾진 못하는 관계로 조금 늦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Guardians of the Galaxy Volume 3)>를 봤다. (이럴 때만 디즈니 플러스 만세!) 1, 2편의 강력했던 신선함이나 재기 발랄함은 많이 희석되었지만 그럼에도 시리즈 특유의 비딱하고 정제되지 않는 느낌은 여전했고 개그코드 역시 변하지 않아(참고로 실실거리다가 드랙스 개그에 크게 터지는 타입입니다) 반가웠다. 아니 좋았다 아주. 가장 좋았던 포인트는 뭐니 뭐니 해도 음악 선곡. 지구의 올드팝을 제외하고 우주 괴짜들이 활약하는 이 스페이스 오페라를 논할 수 있을까? ‘메가 히트’해서 한 시대를 풍미하고 거기에 더해 여러 세대를 건너 뛰며 사랑받은 ‘스테디셀러’의 교집합인 가오갤의 OST는 그냥 타이틀부터 대놓고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Awesome Mix)>이다. OST에 수록된 곡의 리스트를 보면 ‘

[하루한곡] 아이유 - 너의 의미 (feat. 김창완) (2014) [내부링크]

아이유 <꽃갈피> LP 도착과 함께 시작된 아이유 or 꽃갈피 주간. 진짜정말너무너무 갖고 싶었던 앨범이니 앞으로 주접이 다소 길어져도 이해를 부탁드리며ㅋㅋ LP 수집 근황(5): 아이유 <꽃갈피>도착 + α(유재하 재킷) 지난번 아이유 <꽃갈피> LP 구입에 성공한 후 기쁨의 포스팅을 남긴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LP... m.blog.naver.com (아무튼 오늘의 한곡은 <꽃갈피> 앨범에서 선정을 해봅니다) 이 곡을 빼놓고 <꽃갈피>를 논할 수는 없겠지. 바로 앨범의 5번 트랙(LP에서는 Side B의 1번) ‘너의 의미 (feat. 김창완)’. ‘너의 의미’는 앨범의 타이틀곡인 (조덕배 원곡의) ‘나의 옛날이야기’보다 더 큰 인기를 구가한 것을 넘어 올해의 가요에 선정되고 아이유를 국민가수 반열에 올려놨다. 젊은세대에게 ‘너의 의미’의 원곡과 산울림을(잘 알려진 대로 ‘너의 의미’는 산울림 10집의 앨범 제목이자 타이틀곡이다), 기성세대에게는 아이유라는 가수의 존재를 알린

[하루한곡] 김건모 - 여름밤의 꿈 (2001) [내부링크]

어김없이 시작된 꽃갈피 주간(이라 쓰고 주접이라 읽는) 포스팅. LP 수령 후 3일 내내 턴테이블로 <꽃갈피>만 듣고 있는 중. 수록곡 전부 심지어는 건전가요인 ‘어허야 둥기둥기’까지 다 좋은데 단 하나 단점이라면 Side A, B 모두 4곡씩이라 좀 짧은 느낌(그럴 땐 바늘 옮기러 자주 왔다갔다하면 됩니다). LP 수집 근황(5): 아이유 <꽃갈피>도착 + α(유재하 재킷) 지난번 아이유 <꽃갈피> LP 구입에 성공한 후 기쁨의 포스팅을 남긴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LP... m.blog.naver.com 지난번 LP도착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꽃갈피>에 수록된 곡 중 (원곡 기준) 가장 좋아하는 곡은 이문세 원곡의 ‘사랑이 지나가면’인데, 여기에 한 곡 더 보태자면 김현식의 ‘여름밤의 꿈’도 거의 비슷비슷할 정도로 좋아하는 곡이다. 1988년에 발매된 故 김현식의 4집에 수록된 ‘여름밤의 꿈’. 가수로 데뷔하기 전 작곡가로 이름을 날리던 윤상이 작곡가로 데뷔한 곡이다. 멜로디도

거부할 수 없는 눈빛: 양조위 [내부링크]

친구와 양조위 얘기를 하다가 (실은 양조위와 눈이 닮았다는 얘기를 들은적 있다고 거짓말을 하다가) 그러고보니 블로그에 양조위 포스팅이 하나도 없네. 어쩜 이럴 수 있냐며 소장용 짤 + 긁어모은 짤을 더한 긴급 포스팅. (주로) 양조위 눈빛 모음. ‘양조위 = 눈빛’은 공식 아닌가요? BGM은 <화양연화> OST Shigeru Umebayashi <Yumeji's theme> 우메바야시 시게루의 음악은 <화양연화> 영화에 찰떡이지만, 단 한명의 배우를 위해 이 곡을 써야한다면 무조건 양조위가 아닐까. 이 눈빛을 담을 수 있는 곡은 ‘Yumeji's theme’ 밖에 없어….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브금과 함께 짤 시작. <늑대의 유혹> 우산 짤에 필적하는 633이 모자를 벗어재끼는 짤 “Wherever you want to take me” 저렇게 쳐다보면서 말하면 설레서 대답 못할 듯 울지마 아휘 ㅠㅠ 눈빛 + 포마드 + 담배는 반칙아닌가요? ㅠ 막짤은 뒤통수로도 연기하는 gif. 장

치명적인 분위기: 장국영 [내부링크]

양조위가 나오면 장국영은 당연히 따라 나와야하는 것 아니냐는 (이상한) 억지 주장과 함께 시작! 감히 이따위 말을 해도 용서가 되는 남자. 브금은 The Turtles의 <Happy Together> 원조 유죄인간 장국영 짤 나갑니다! 양조위가 눈빛으로 말한다면, 장국영은 분위기로 보여준다. 아래 왕가위 감독의 발언을 본다면 내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세트상품: 양조위의 눈빛 양조위의 눈빛 친구와 양조위 얘기를 하다가 (실은 양조위와 눈이 닮았다는 얘기를 들은적 있다고 거짓말을 하다가) 그러... m.blog.naver.com + 장국영 이야기가 가득한 왕가위 영화에 관한 글 왕가위 영화 속 그 장면 열혈남아(旺角卡門, As Tears Go By, 1987) 아비정전(阿飛正傳, Days Of Being Wild, 1990) 동사서... m.blog.naver.com 왕가위 필모그래피 - 왕가위(王家卫) 총정리 - <열혈남아>부터 <일대종사>까지 흔히 그를 두고

도미애하면 &lt;펄프 픽션&gt; [내부링크]

지난 오늘 글 이런거 잘 안눌러 보는데, 글이 두 개나 있길래 눌러봤더니 그 중 하나가 바로 영화 <펄프 픽션>에 관한 글. 2019.8.21. 4년 전 오늘 펄프 픽션(Pulp Fiction, 1994) 20세기 초, 미국에는 펄프 매거진이라는 잡지가 유행했다. 펄프 매거진은 질 낮은 종이를 이용, 10센트 미만의 저렴한 가격에 모험, 탐정, 호러, SF, 로맨스, 서부극, 전쟁물 등 대중들이 선호할만한 장르 소설을 담아냈는데, 이 소설들을 '펄프 픽션(Pulp fiction)' 줄여서 '더 펄프스(the Pulps)&#x27... 도미애 다른건 그러려니해도 <펄프 픽션(Pulp Fiction)>은 또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언젠가 영화를 다시보고 썼던 글처럼 영화의 모든 장면, 캐릭터, 소품을 다 사랑한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내 인생의 영화. 그래서 예전에 운영하던 블로그에는 틈만나면 타란티노, 펄프픽션 찬양글을 올려댔었더랬다. 요즘음 좀 뜸하긴하지만 그래도 찾아보면 글이

[하루한곡] Max Bennett Kelly - Birthday (2022) [내부링크]

오늘 친구의 생일인데 뭐 줄 건 없고 ㅋㅋㅋ 축하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노래를 한 곡 전달했다. 흔해 빠진 생일축하곡 말고 그래도 조금 특별한 걸 고민하다 선택한 곡이 Max Bennett Kelly의 ‘Birthday’. 엄격히 말해서 이 곡은 생일을 축하하는 노래는 아니지만, 일단 제목이 ‘Birthday’이고, 가사도 ‘Today is my birthday’라며 시작하는 터라(아니 그러면 본인 생일날 올려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예전부터 기억해두고 언제 써먹나 고민하던 노래. 위키피디아에서도 아직 제대로 된 문서가 없는 맥스 베넷 켈리. 유튜브나 트위터 등 온라인, 뉴미디어를 위주로 활동하는 듯하다. 노래도 잘 만들고 목소리도 좋은 편. 맥스 베넷 켈리가 지금보다 더 유명해진다는데 이 포스팅을 걸지. Birthday Songwriter: Max Bennett Kelly [하루한곡] 102: Sarah Vaughan - A Lover's Concerto 1

#21: 여행매거진 에이비로드 인스피레이션 인터뷰 (2022년 9월호) [내부링크]

(뒷북주의) 이건 좀 지난 얘긴데, 혼자만 보려다 기록용으로 올려둔다. 여행 잡지 <에이비로드(AB-ROAD)> 작년(2022년) 9월호에 인터뷰가 실린 썰. 작년 7월 말 에이비로드 에디터분으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았고, 재밌을 것 같아 흔쾌히 수락. 질문 몇 개를 받고 나의 답변과 사진을 전달해 준 것이 전부인 간단한 인터뷰였지만 그래도 꽤 즐거웠다. 쓰다만 쿠바 여행기가 이런 기회를 던져줬다. 잡지를 3권이나 보내주셔서 집에 잘 모셔뒀구요. INSPIRATION 이라는 섹션에 소개되었음. 개떡같이 드린 답변을 문장으로 만드시느라 에디터님 고생 많으셨습니다ㅠ (너무 늦은 감사인사…) 그리고 아래는 기사 전문인데 참고차 올려봅니다. (지면에서는 짧은데 블로그에서는 좀 길어요) Cuba 다른 선택지란 없는 유일한 드림 시티 쿠바 한 달 살이의 목적지가 왜 쿠바였냐는 질문에 작가 도미애는 “쿠바니까요. 한 달 살이를 하기 4년 전인 2014년에 열흘 정도 쿠바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어

[하루한곡] 김성규 - Small Talk (2023) [내부링크]

성규의 보컬을 좋아한다(라고 쓰고 뭔가 이상해서 지난번 포스팅을 찾아봤더니 똑같은 문장으로 시작함;;) [하루한곡] 김성규 - 너여야만 해 (2015) 성규의 보컬을 좋아한다. 노래를 잘하는 보컬은 너무나 많지만 음색의 독특함을 따지면 예전에도 지금도 성... m.blog.naver.com 지난 6월 말에 발매된 성규의 다섯 번째 미니앨범 <2023 S/S Collection>.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해 낸 보컬리스트 김성규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앨범이다. 이제는 노련함까지 느껴지는 성규의 보컬. 예전 하루한곡에 올렸던 ‘너여야만 해’ 포스팅에서 썼던 문장을 가지고 와서 다시 수정을 해보면. 노래를 잘하는 보컬은 너무나 많지만, 음색의 독특함을 따지면 예전에도 그때도 지금도 성규가 단연 최고다. 지금까지 발표했던 솔로곡이 성규 보컬의 매력을 최대한 뽑아내는데 집중했다면 이번 곡 ‘Small Talk’에서는 성규가 ‘나 이런 트렌디한 곡도 잘해요’하고 뽐내는 듯하다. 창법이 조금 달

[하루한곡] MAX - Working For The Weekend (feat. bbno$) (2020) [내부링크]

지난번 한곡으로 선정했던 MAX의 ‘Checklist’가 수록된 앨범 <Colour Vision>. 사실 BTS의 슈가와의 협업(Blueberry Eyes (feat. SUGA of BTS))으로 유명세를 떨칠 때도 딱히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 들어 갑자기 열심히 듣는 중.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아주 좋은 앨범. 이 기세라면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을 소개하고, 나중에는 이 앨범을 소장하지 않을까(라고 앨범 구입하려고 미리 밑밥 깔아놓는 중입니다). [하루한곡] MAX - Checklist (Feat. Chromeo) (2019) 몇 년 전 ‘Checklist’를 처음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과연 이런 노래를 싫어하는 사람이 ... m.blog.naver.com 맥스의 앨범 <Colour Vision>은 2020년에 발매된 스탠다드와 2021년에 발매된 디럭스 두 가지 버전이 있다. ‘Working For The Weekend’의 경우 원래의 곡에 더해, 디럭스 버전

LP 수집 근황(5): 아이유 &lt;꽃갈피&gt;도착 + α(유재하 재킷) [내부링크]

지난번 아이유 <꽃갈피> LP 구입에 성공한 후 기쁨의 포스팅을 남긴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LP가 벌써 도착을?! LP 수집 근황(4): IU 꽃갈피 구입 기념 여러번 썰을 풀었듯이 ‘LP로 소장하고 싶은 음반 Top 5’가 있는데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식... m.blog.naver.com 받았으면 뭐라도 써야지. 쓰다만 임시저장 글이 20여개를 넘어가고 있지만 다 내팽겨쳐놓고 일단 <꽃갈피>를 씁니다. 나중에 리뷰는 리뷰대로 또 쓰겠지만요. (도대체 몇번을 우려먹으려고 ㅋㅋㅋㅋ) 아무튼 아이유 꽃갈피 LP 실물 영접! 재킷 끄트머리가 조금씩 구겨졌지만 괜찮다. 재킷이고 나발이고 다 찢어진 상태로 왔어도 판만 멀쩡하면 괜찮다고 했을거다. 그만큼 갖고 싶었음. 헌데 LP를 직접 마주하고 플레이하고 나니, 아주 기쁜 마음이 99%이지만 이게 뭐라고 그렇게 갖고 싶었나 하는 마음도 1% 정도 들더라. 사람 마음이 이렇게 간사해ㅋㅋㅋ 앨범의 타이틀 곡 ‘나의 옛날이야기’(원곡:

[하루한곡] Lennon Stella - Summer Feelings (feat. Charlie Puth) (2020) [내부링크]

무더위의 끝을 잡고 (이런 걸 두고 뒷북이라고 하죠) 연이어 소개하는 여름 노래 소개 혹은 여름 노래 추천. 사실 나의 최애 여름 노래는 [하루한곡]에서 소개하기도 했던 위저(Weezer)의 ‘Island in the Sun’이고, 평소에는 여름이 다가오기 꽤 오래전부터 ‘오랜만에’, ‘Drive’ 같은 김현철 곡이나 야마시타 타츠로 류의 시티팝을 자주 찾아듣지만, 내 취향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조건 교집합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기에 (특히 여름에는) 가볍고 신나는 분위기의 곡을 많이 추천하는 편이다. [하루한곡] Weezer - Island in the Sun (2001) ‘Island in the Sun’은 2001년에 발매된 위저의 셀프타이틀 앨범인<Weezer (Green Album)>에 ... m.blog.naver.com [하루한곡] 김현철 - 오랜만에 (1989) 김현철의 데뷔 앨범 <김현철 VOL. 1>의 1번 트랙이자 타이틀곡 ‘오랜만에’. 5번 트랙 ‘동네’.

[하루한곡] Dag - Our Love Would Be Much Better (If I Gave a Damn About You) (1998) [내부링크]

다시 직장인이 되었다는 글을 얼마 전 남겼고, (박명수가 지겹도록 말하던) 큰웃음, 빅재미는 아직 만들지 못했지만 그래도 회사 생활 속에서 소소한 즐거움은 찾고자 노력 중이다. 예전에 회사 다닐 때도 그랬도 지금도 사실 출퇴근 중 나의 가장 큰 즐거움은 칼퇴하고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오프닝부터 듣는 것인데, 뭐 솔직히 말하면 예나 지금이나 오프닝을 듣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야근을 심하게 하지만 않으면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방송 말미 한두 곡이라도 들으려 노력한다. 배캠을 며칠 못 들으면(=연속적으로 야근을 하면) 매우 우울해지는 그런 타입의 인간이라서…. 별게 다 멋있는: 라디오를 들으며 2월의 어느 날 6시쯤 운전석에 앉은 나는 라디오를 켜고 여느 때처럼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었다.... m.blog.naver.com 아무튼 요즘 새로 생긴 소소한 재미 중 하나는 아침마다 팀원들에게 노래를 한 곡씩 소개해 주는 것이다. 이름하여 ‘도미애의 음악캠프’, ‘도캠’. 내가 아주

LP 수집 근황(4): IU 꽃갈피 구입 기념 [내부링크]

여러번 썰을 풀었듯이 ‘LP로 소장하고 싶은 음반 Top 5’가 있는데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식으로 말하자면) ‘Top 5 vinyls that I want’. 5장의 목록 중 하나인 아이유의 <꽃갈피> 바이닐 구입에 성공했다. 아직 5장을 다 입수하지는 못했지만 <꽃갈피>를 소장하게 된 기쁜 마음을 담아 포스팅 시작! (입수한 순서대로) 1.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High Fidelity) OST 얼마 전 길게도 글을 남겼던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OST 바이닐. 수록곡이 어마어마하게 좋다. 영화와 OST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두 개 링크를 참고해주시길. [LP] Original Soundtrack High Fidelity(2000) / 영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OST Vinyl - (1년여 만에 겨우 돌아온) 리스너를 표방하는 컬렉터의 여섯 번째 LP수집 이야기 영화 <사랑도 리콜... m.blog.naver.com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High Fidelity, 20

[하루한곡] The Weeknd - In Your Eyes (2020) [내부링크]

2020년에 발매된 위켄드(The Weekend)의 4집 앨범 <After Hours>의 3번째 싱글이자 정규 앨범의 10번 트랙인 ‘In Your Eyes’. 개인적으로 위켄드를 엄청 좋아하지는 않지만(그래도 자주 들음), 가장 좋아하는 곡들을 뽑으라면 올해 초 한번 포스팅했던 ‘I Feel It Coming’과 ’In Your Eyes’가 되겠다. [하루한곡] The Weekend - I Feel It Coming (feat. Daft Punk) (2016) 서울 LP바 투어를 하며 들었던 곡 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실은 제목을 아는 노래 중 가장 좋았던 것은)... m.blog.naver.com 지난번에도 언급했던 것처럼 내가 위켄드를 찾아 듣는 가장 큰 이유는 마이클 잭슨을 연상시키는 목소리 때문인데, ‘In Your Eyes’는 위켄드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곡 자체도 MJ 시대의 스타일을 연상시킨다. 위켄드의 감미로운 목소리에 청량한 멜로디가 더해져 한 곡만 무한 반복해도

&lt;오펜하이머&gt;를 보고 [내부링크]

1. <오펜하이머>를 보며 두 번째로 흥미로웠던 점은 3개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각각의 이야기를 한데 모으는 방식이었다. 첫 번째 시점은 학창 시절부터 맨해튼 프로젝트까지 오펜하이머의 젊은 시절을 그려낸다. 두 번째 시점은 매키시즘 광풍이 불던 1954년 진행된 오펜하이머의 비공개 청문회를,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시점은 1959년 스트로스의 상무부 장관 임명 청문회를 (흑백 화면으로) 다룬다. 주로 오펜하이머 1인칭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흑백 화면에서는 스트로스의 (조작된) 기억에 의존한 복기로 오펜하이머의 행적을 쫓는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컬러와 흑백을 오가며 또 몇 개의 다른 화면 비율을 사용해, 한 남자의 과거(첫 번째 시점)와 현재(두 번째 시점) 그리고 생각하기에 따라서 미래(세 번째 시점)라고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뒤섞는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라면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추리나 반전이 끼어들 영역은 없다. 대신 오펜하이머라는 인물 자체의 고뇌와 딜레마에 집중해

[LP] Original Soundtrack High Fidelity(2000) / 영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OST Vinyl [내부링크]

- (1년여 만에 겨우 돌아온) 리스너를 표방하는 컬렉터의 여섯 번째 LP수집 이야기 영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High Fidelity)>를 보고 글을 남긴지도 벌써 1년이 넘었구나. 곧 쓸 것처럼 폼 잡았던 LP 이야기를 1년이 지나서야 쓰기 시작!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High Fidelity, 2000) 1. 검정색 바이닐이 돌아가는 영상 그리고 선명하게 떠오르는 타이틀 “High Fidelity” 오프닝만 봐도 ... m.blog.naver.com 2000년대 초반 음악영화, 영화의 구성과 진행 방식 그리고 개그코드, 스티비 원더와 잭 블랙까지 온갖 헛소리를 다 적어놨지만, 영화를 다시 보고 또 글을 쓴 이유는 간단명료했다. 바로 사운드트랙 LP를 구했기(=자랑하고 싶었기) 때문! LP에 취미를 가지게 되면서 습관적으로 말하고 다니는 ‘LP로 소장하고 싶은 음반 Top 5(영화식으로 말하자면 Top 5 vinyls that I want)’가 있는데, 아이유 <꽃갈피> /

[하루한곡] Redfoo-Where the Sun Goes (feat. Stevie Wonder) (2016) [내부링크]

태풍이 지나가서 그런지, 8월 중순이 되어서 그런지 아니면 단순히 기분 탓인지 (여전히 덥지만 그래도) 제법 시원해진 느낌이 든다.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날씨가 더 시원해지기 전에 여름 노래를 한곡 추천해 볼까 하는 마음에 선택한 오늘의 한 곡은 레드푸(Redfoo)의 ‘Where the Sun Goes’! Redfoo의 이름이 낯설다면 LMFAO라는 팀 이름을. LMFAO도 아리송하다면 ‘Party Rock Anthem’을 줄줄이 설명할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모르겠다면 그냥 한때 선풍적인 인기였던 셔플댄스와 그 음악을 생각하면 된다. (‘Party Rock Anthem’ 곡 제목이 낯설 수 있지만 후렴구를 들으면 누구나 아는 곡이다. 그만큼 유명한 곡이라는 말) 계절마다 노래를 바꿔 듣는 편은 아니라서 그때의 풍경에 어울리는 플레이리스트를 갖추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각 계절에 즐겨듣는 노래가 몇 곡은 있다. Redfoo의 ‘Where the Sun Goes’도 그중의 한 곡.

(CD플레이어 없는 자의) CD 리뷰 or CD 수집 이야기② [내부링크]

작년 언젠가 (플레이어도 없는 주제에) 갖고 싶다는 강력한 이유로 CD를 몇 장 그것도 직구로 구입하고, 또 친구에게 선물을 한다발 받았다고 자랑했던 글에 이은 2탄. #19: (CD플레이어 없는 자의) CD 리뷰 or CD 수집 이야기 마지막으로 CD를 샀던 게 언제였더라? 2012년 신화 10집이었던가?(신화는 못참지ㅋㅋ) 당시 4년 만의 정... m.blog.naver.com 제목을 맞추고자 어그로를 끌었는데, 실은 얼마 전에 CD플레이어를 하나 구입했다. 그래서 제목을 솔직히 쓰자면 ‘소장 중인 CD 재생썰 + 새로 구입한 CD 리뷰’ 정도가 될 것인데, 그냥 컨셉으로 이해해 주시길. <Chico & Rita> OST 지난번 (대책 없이) 구입했음을 고백했던, 애니메이션 <치코와 리타>의 OST. 영화를 볼 때도, 유튜브에서 찾아 들을 때도 OST가 좋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온전히 음악만 들었을 때 이 정도로 좋을 것이라 감히 예상하지 못했다. 그냥 CD를 재생했을 뿐인데 부

[하루한곡] Michael Bolton - Love Is a Wonderful Thing (1991) [내부링크]

‘블루 아이드 소울(Blue Eyed Soul)’로 잘 알려진 마이클 볼튼. 허스키하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매력적인 보컬이다. 임재범과 곧잘 비교되는데(임재범을 한국의 마이클 볼튼이라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전성기 기준에서는 막상막하가 아닐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현재 폼 기준으로는 마이클 볼튼이 더 나은 것 같긴 하다. 뭐 어찌 됐건 둘 다 뛰어난 보컬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블루 아이드 소울(Blue Eyed Soul)은 푸른 눈을 가진 백인 가수들이 부르는 흑인음악을 지칭. 브아솔이 이에 착안 갈색 눈을 가진 한국인이 하는 흑인 음악이라는 의미에서 팀명을 ‘브라운 아이드 소울’이라 작명. 마이클 볼튼을 대표하는 곡이라면 빌보드 1위를 찍었던 ‘How Am I Supposed to Live Without You’와 ‘When a Man Loves a Woman’이지만 항상 조금 비뚤어진 자세를 견지하는 도미애의 취향은 ‘Love Is a Wonderful Thing’ 되겠다.

첫글 [내부링크]

사람이 좋아지면 그의 과거가 궁금하고, 눈에 띄는 글이나 영화를 만나면, 작가의 초기 작품이 알고싶어진다. 지금 쓰고 있는 이 짧은 몇 문장이, 그는 어떤 글을 쓰는 사람인가라는 궁금증 혹은 호기심에 앞으로 쌓아갈 글들로부터 언제든 다시 꺼내지고 읽어지길 희망한다. 문장에 대한 나의 방향성은 언제나 같다. 짧고 간결하면서 쉽고 재밌었으면 한다.

왕가위 영화 속 그 장면 [내부링크]

열혈남아(旺角卡門, As Tears Go By, 1987) 아비정전(阿飛正傳, Days Of Being Wild, 1990) 동사서독(東邪西毒, Ashes Of Time, 1994) 중경삼림(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1994) 타락천사(墮落天使, Fallen Angels, 1995) 해피 투게더(春光乍洩, Happy Together, 1997) 화양연화(花樣年華, In The Mood For Love, 2000) 2046(2004)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My Blueberry Nights, 2007) 일대종사(一代宗師, The Grandmaster, 2013) + 왕가위 필모그래피 총정리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1189935691 왕가위 필모그래피 - 왕가위(王家卫) 총정리 - <열혈남아>부터 <일대종사>까지 흔히 그를 두고 불안정한 현실과 ... m.blog.naver.com

왕가위 필모그래피 [내부링크]

- 왕가위(王家卫) 총정리 - <열혈남아>부터 <일대종사>까지 흔히 그를 두고 불안정한 현실과 불투명한 미래를 말한다고 하고, 지독한 허무주의에 빠져있다고도 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스스로를 낙관주의자라 소개하고 허무주의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예전에는 사람들의 평가나 스스로의 성향 설명 둘 중 하나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작품들을 곱씹어 볼수록 두가지 모두 맞는 말처럼 느껴진다. 왕가위. 그의 영화 속 인물들은 이별하고, 남겨진 이들은 떠난 이들에 대한 그리움을 토해낸다. 그리고 남는 것은 허무함. 하지만 억지스럽게 끼워 맞춘 해피엔딩에 대한 강요보다 항상 담담하게 풀어놓는 그의 결말이 더 영화스러우면서도 현실에 가깝다. 왕가위를 기다리고 열광하게 되는 이유. 본 글은 왕가위 필모그래피에 있는 10개 작품에 대한 정보가 될 수도, 감상이 될 수도 있는 짧은 코멘트 위주의 아주 주관적 관점의 글임을 미리 알린다. + 시작하기에 앞서 일종의 프리뷰였던 <왕가위 영화 속 그 장

타란티노 영화 속 그장면 [내부링크]

저수지의 개들 (Reservoir Dogs, 1992) 펄프 픽션 (Pulp Fiction, 1994) 재키 브라운 (Jackie Brown, 1997) 킬 빌1 (Kill Bill: Vol. 1, 2003) 킬 빌2 (Kill Bill: Vol. 2, 2004) 데쓰 프루프 (Death Proof, 2007)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Inglourious Basterds, 2009) 장고: 분노의 추적자 (Django Unchained, 2012) 헤이트풀8 (The Hateful Eight, 2015)

쿠엔틴 타란티노 필모그래피 [내부링크]

-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총정리 - <저수지의 개들>부터 <헤이트풀8>까지 왕성하게 활동 중인 감독의 작품세계를 시기별로 구분하는 것은 조심스럽고, 어쩌면 무의미한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나눠보자면, 현재까지 타란티노 영화는 세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같은 시기의 작품은 내러티브 구현 방법이나 소재와 배경 등에서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1기는 데뷔작 <저수지의 개들>부터 <펄프 픽션>, <재키 브라운>에 이르는 90년대 작품들로 LA 지역을 중심으로 한 갱스터물이다. 이 시기 작품들은 전통적인 영화의 내러티브 구현 방법인 서사구조를 비트는 형태를 취한다. 2기는 <킬 빌> 시리즈와 <데쓰 프루프>로 전반기와 후반기의 2분할이 가능한 내러티브와 B급의 전통을 잇고 있는 작품들이다. 3기는 최근작인 <바스터즈 : 거친녀석들>, <장고 : 분노의 추격자>, <헤이트풀8>로 역사적 배경을 영화로 차용해와 구체적인 시간을 제시하는 일종의 대

<보이후드>가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방법 [내부링크]

영화 초반, 담벼락과 집 사이의 좁은 통로에 메이슨이 가만히 앉아있는 장면이 나온다. 가까이 다가간 카메라로 보이는 것은 작은 새의 시체. 주변 흙이 조금 패어있는 것으로 보아 묻어주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메이슨은 동작을 멈추고 죽은 새를 가만히 쳐다보기만 한다. 내게 <보이후드>는 몇몇 특정 이미지로부터 확대되고 다시 연결된 형태로 기억된다. 가장 주요한 이미지는 아무래도 포스터에도 사용된 겨우 여섯살 주제에 세상 다 산 것처럼 사색에 빠져있는 메이슨의 얼굴이 담겨있는 그 이미지가 될 것이다. 영화의 갈피를 예상하지 못해 다른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던 첫 번째 관람에서는 내내 이 이미지의 연장에서 영화를 생각했다. 그리고 이미 내용을 알고 있는 상태였지만, 어느 때보다 강한 감정이입을 경험했던 두 번째 관람에서 한 장면이 추가되었는데 글의 서두에서 말한 그 장면이다. 새의 시체는 보여주지만 특이하게도 새의 죽음(그 새를 메이슨이 죽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혹은 메이슨이 그 시체를

최근에 본 한국영화들 [내부링크]

딱히 한국 영화를 선호하는 성향이 아닌데(솔직히 말하면 비선호에 더 가깝다) 시간이 없고 극장 갈 기회가 많이 없으면 이상하게 한국 영화들만 챙겨보게 된다. 영화보고 후회하고의 반복. 최근 몇편만 적으려다 2017년부터 본 한국영화들이 꽤 되는 것 같아 갈무리하듯 단평을 남긴다. <택시운전사>, <1987> 주변 많은 이들의 추천에 등 떠밀리듯이 <택시운전사>를 봤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아니 불만족스러웠다. 전형적인 이야기와 딱 기대했던 정도의 감동과 눈물, 조금 독하게 말하자면 그냥 영화 자체가 뻔했다.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역사적 배경과 송강호라는 배우에게 지나치게 기대고 있는 이 영화가 내 눈에는 너무나 위태해 보였다. <1987>이 완벽하다거나 <택시운전사>보다 더 훌륭한 영화라고 단언할 수는 없겠으나 개인적인 취향에는 더 맞는 영화였다. 역사가 한 사람 혹은 소수의 것일 수 없듯 옴니버스 형식으로 여러 사람의 시선을 통해 역사를 다시 보여주는 <1987>의 연출 방식이

장국영에 대한 기억 혹은 잡담 [내부링크]

장국영(張國榮) 1956.9.12~2003.4.1 무슨 환자처럼 극장을 찾아 종로 일대를 매일 들락거리던 나는, 우연히 나처럼 그렇게 극장을 떠돌던 한 친구와 친해지게 되었다. 동갑인데다 취향도 나름 비슷했던(것으로 기억되는) 그 친구. 둘 다 왕가위를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다른점이라면 나는 양조위를 더 좋아하는 반면 그는 장국영의 어마어마한 광팬이었다는 것. 2003년 시작과 동시에 우리는 참 들떠있었다. 봄이 오기 전에 양조위가 출연한 <무간도>가, 여름 전에는 장국영이 출연한 <이도공간>이 개봉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무간도>를 보고나서 <이도공간>도 함께 보기로 그렇게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거짓말을 하는 것도 듣는 것도 웬만한건 재미가 조금은 없어진 나이에 맞이한 그 해 만우절. 그 친구에게서 '장국영이 죽었대'라는 아주 짧은 문자를 한통 받고선 오늘 들은 거짓말 중에 제일 참신하다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 웃어주려고 한 말이 아니라 실제로 그랬다. 당연히

#1: 3월 [내부링크]

정확히는 3월 한달은 아니고 시점을 알 수 없는 사진을 포함해서 대략적인 3월 사진첩털이 시작! 시작은 추억돋는 옛날 사진 그러고보니 이게 벌써 몇년 전인지 몰라 몇년이 지났지만 얘는 여전함ㅋㅋㅋ 여전히 세상 제일 편한 자세로 자고 있음 ㅋㅋ 물론 얘도 여전하다. 약을 계속 먹긴하지만 알러지가 많이 호전되어서 극강의 미모를 뽐낸다는거. 지난번에 호기롭게 시작한다고 했던 인스타는 하는둥 마는둥 하는 중 SNS형 인간은 아니지만 재미를 좀 붙여보려고 노력 중이다. 소통이고 뭐고 그냥 내글만 싸지른다는게 함정 다시 알려드려요 <도미애의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fulfpiction/ 도미애(@fulfpiction)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팔로워 10명, 팔로잉 0명, 게시물 9개 - 도미애(@fulfpiction)님의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보기 www.instagram.com 뭐야 이 갑작스러운 홍보는 ㅋㅋㅋㅋㅋ 블로그도 시작한지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 젠틀한 순애보, 귀여운 처량함 [내부링크]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은 홍상수의 필모그라피에서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리 돋보일만한 작품은 아니겠지만, 김주혁이 연기한 주인공 영수는 꽤 기억할만한 캐릭터인 듯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홍상수의 영화 속 거의 모든 남자들은 찌질하고 추한 모습을 보인다. 이는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의 영수도 마찬가지. 하지만 영수는 홍상수의 다른 영화 속 인물들과는 결이 다른 남자다. 그는 처량하지만 결코 저열하지 않다.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에서 추함과 저열함은 민정에게 찝쩍대는 남자 혹은 영수에게 민정의 단점을 일러바치는 남자들의 몫이다. 그래서 "당신이 너무 좋아서 당신을 믿을 것"이라는 이 남자의 순애보는 젠틀하고, 처량함은 귀엽다. 영수의 젠틀함과 귀여움이 크게 낯설지 않은 것은 우리가 그에게서 김주혁이라는 배우의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어느 작품에서건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튀지 않고, 화려함은 다른 배우에게 양보할 줄 알았던 배우. 그러면서도 쉬지 않고 연기했던 배우. 천

플로리다 프로젝트 : 그들 각자의 세계 [내부링크]

- 무니의 시선 - 영화의 배경이 되는 플로리다 올랜도에는 디즈니월드와 건너편의 두 가지 세계가 있다. 그런가하면 그 건너편에 있는 매직캐슬 내에도 또 다른 두 가지 세계가 존재한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팍팍한 삶을 겨우겨우 이어가는 어른들의 세계와 매일매일 신나는 모험을 펼치는 아이들의 세계가 그것이다.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어떤 상황에서건 웃고 떠들석한 아이들. 그 중에서도 무니(브루클린 프린스)는 유난히 더 엉뚱하고 상상력도 풍부한 사랑스러운 아이지만, 한편으로는 어른들의 세계를 눈치로 조금씩 알아가는 (불필요하게)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이기도 하다. 무니는 이제 겨우 6살이지만 벌써부터 어른의 시선으로 그들의 세계를 바라보고 있다. 무니가 어른들이 울기 직전 표정이 어떤 것인지 안다는 것은 그동안 어른들이 우는 모습을 익숙하게 봐왔기 때문일 것이다. 무니가 본 눈물을 흘리는 어른들은 모텔촌에 흘러오기까지 만난 사람들도 더러 있겠지만, 아마도 가장 많은 눈물을 보게 된 것은 엄

영화와 필름 그리고 시네마테크 (feat. 폴 토마스 앤더슨) [내부링크]

최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시네마 퓨처(Cinema Futures)>라는 꽤 괜찮은 다큐를 한 편 봤다. 사실 엄청나게 잘 만든 다큐라고 말하기는 힘들겠지만(개인적으로는 사족이 많은 느낌이었다), 영화를 좋아한다면 특히 필름에 대한 애착이 있다면 생각할거리가 많은 그런 내용. 현재 거의 모든 영화(film)는 디지털로 제작된다. 가끔씩 필름으로 촬영한 작품이 화제가 되기도 하지만 필름 자체를 상영할 수 있는 극장이 없어 대부분 디지털로 배급이 이뤄진다. 디지털에 밀려 필름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시대에 필름에 대해 다시 말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제작, 배급, 상영 등 모든 과정에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영화는 필연적으로 수익성과 효율성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 제작과 상영보다 배급의 영향력이 더 큰 현실 속에서 큰 비용 부담없이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은 축복과도 같다. 수익성과 효율성이 우선되며 필름은 점점 설자리를 잃게 되었고, 필름에서 시작된 예술인 영화가 이제는 필름이

퇴사 [내부링크]

이렇게 좋은 회사를? 도대체 왜? 뭐 먹고 살건데? 숱한 질문을 받았지만,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대답하지 않았다. 그곳에 아직 소속된 그들에게는 차마 말할 수 없는 답변도 있었고 스스로도 아직 찾지 못한 답변도 있었기에 말할 수 없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한 것일 수도. 어느 회사의 공채에 선발되고 난 후 그곳에서만 7년하고도 9개월의 시간을 보냈다.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곳이지만 끝이 다가오고 있음을 꽤 오래전부터 느끼고 있었다. 나는 예스맨이 아니기 때문이고, 누군가를 모시고 특별대우 하는 것은 나의 신념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당신들의 가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게 아니라 가식적인 당신들을 바라보며 나도 만들어야 하는 또 다른 가식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냥 생겨먹은대로, 나답게 살겠다.

퇴사 후 일주일 [내부링크]

정식 명령 기준으로 퇴사 날짜는 아직 조금 남았지만, 마지막 출근을 하고 일주일이 지났다. (티는 안나지만) 기분 전환할겸 염색을 했고, 몇달동안 시간이 나질 않아 하지 못했던 타투를 하나 새롭게 했다. 사람이 별로 없는 대낮에 은행을 찾아 볼 일을 보고, 평일 저녁에 여유롭게 야구장을 갔으며, 오래된 친구가 휴가를 쓴 덕분에 한가한 시간에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영화도 혹은 다큐멘터리도 매일 한두편씩 꾸준히 보고있다. 계획했던대로 처리한 일이 있는가하면 갑자기 불쑥 끼어든 스케쥴 탓에 아직 그렇지 못한 일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다 괜찮다. 나는 시간이 많으니까. 시간을 아끼기 위해 나를 또 상대를 계속 재촉해야 하고, 끝내고 끝내도 계속 생겨나는 일 때문에 조급증을 떨어야하는 그런 삶에서 비켜서겠다던 다짐을 잘 지키고 있다. 다음주에는 영화제를 가고자 짧게 전주를, 그리고 그 다음주에는 조금 길게 여행을 떠난다. 지금이 정말 딱 좋다.

내일을 위한 시간 : 관찰의 미덕 [내부링크]

<내일을 위한 시간>은 자신의 복직 대신 보너스를 택한 직장 동료를 자기 편으로 만들기 위한 산드라의 1박 2일을 따라다니지만, 산드라의 편에서 관객을 설득하려는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 나는 이점이 <내일을 위한 시간>의 가장 큰 미덕이라 생각한다. 사실 일반적인 영화에서 중심이 되는 스토리나 주인공의 사정 그리고 전체적인 스토리 혹은 개연성과 밀접하게 연관된 사정을 제외하면 관객들이 등장인물들의 속사정을 소상히 알기란 불가능하다. 앵글 뒤에 감춰진 선택과 집중에 따라 영화의 마지막에는 주인공을 중심으로한 이야기만 액기스처럼 남는다. 작은 캐릭터가 눈에 밟히거나 기억에 남을 때는 순간의 강렬한 인상에 의한, How 없이 What 만 남는 상태가 대부분이다. 이런 측면에서 <내일을 위한 시간>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꽤나 흥미롭다. 산드라에게 감정의 고조와 기복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변하지 않는 설득이라는 하나의 패턴을 두고 동료들과 반복적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산드라도 일방적으로

왜 지금 정우성인가? [내부링크]

최근 <씨네21>은 창간 23주년을 기념해 별책부록으로 <청춘의 초상, 정우성>을 발간했다. 표지부터 별책부록, 엽서에다 '정우성과 김성수·양우석·임필성 감독, 한재덕 대표 대담' 특집기사까지 온통 정우성으로 가득한 <씨네21> 1151호의 구성은 나 같은 정우성빠에게는 축복과도 같다. 청춘의 아이콘. 연예인들의 연예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남 배우. 스스로가 얼굴 천재라고 말할 수 있는, 말하고도 욕 안 먹는 배우. 정우성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데뷔할 때부터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톱스타였고, 늘 주인공이었던 그에 대한 헌사는 언제나 이상할 것이 없지만 그래도 궁금증이 생긴다. 왜 하필 그리고 지금 정우성인가? <비트>의 이민, <태양은 없다>의 도철, <내 머리속의 지우개>의 최철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박도원, <더 킹>의 한강식처럼 그 시절의 정우성 말고는 할 수 없는 역할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정우성의 특별함이 설명이 되지 않는다. 19

[쿠바에서 한달살기] 프롤로그 [내부링크]

카리브 해 최초 그리고 최후의 사회주의 국가.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로 대표되는 혁명. 지난 수십년간 아마추어 야구와 복싱 최강국. 시가, 모히토,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과 큐반 뮤직. 4년 전 열흘 정도 쿠바를 다녀오며 언젠가 꼭 다시 찾겠다고 다짐했었다. 물론 모든 일들이 다짐대로 다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기에 빨라야 10년 후? 내가 나이를 한참이나 더 먹고 그곳도 많이 변한 뒤에 찾을 수 있을 거라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이렇게 빨리 기회가 닿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퇴사를 생각하며 가장 먼저 버킷리스트에 올렸던 것은 쿠바 여행이었고, 퇴사 일정이 어느정도 윤곽이 잡히자 가장 먼저했던 일이 비행기 티켓을 끊는 것이었다. 4년 전에도 지금도 왜 쿠바냐고 묻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데, 나의 대답은 항상 같다. 쿠바는 내게 오랜 꿈이라고. 어떻게보면 길수도 반대로 짧을수도 있는 한달의 시간. 말도 잘 통하지 않는 곳. 어딜가나 눈에 띄는

밀양 : 송강호의 연기 [내부링크]

<밀양>은 참 흐릿한 영화다. 영화 속 어떤 것들도 확실한 것이 없다. 특히 주인공 신애(전도연)의 경우, 우리는 그녀의 과거에 대해서 정확하게 확인할 방법이 없으며, 그녀가 왜 땅을 사겠다는 거짓말을 했는지 현재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 오프닝에서 종찬(송강호)에게 던졌던 "밀양의 뜻이 뭔 줄 아세요? 비밀의 햇볕이래요."라는 질문의 주인공이자 그들이 발을 밟고 서 있는 공간인 밀양처럼 신애 역시 한없이 비밀스럽다. 햇볕은 계속해서 신애를 비추지만, 그녀는 그 빛을 투과시키지 않는다. 내재된 비밀스러움이 그녀를 한없이 불투명하게 만든다. 첫 만남 이후 종찬은 그녀의 뒤를 계속 따르는데, 위치가 절묘하다. 그녀의 몇 발짝 뒤, 손짓하면 다가가고 밀어내면 물러날 수 있을 정도의 딱 그 정도의 거리다. 지켜보는 우리에겐 어떤 각도에서는 시야에 들어오기도 하고, 또 다른 각도에서는 벗어나 있기도 한다. 물론, 종찬이 함께하는 장면에서 신애가 그것을 원하는지는 판단하기 힘들지만, 위로가 필

#2: 백수의 일기 [내부링크]

4월을 기억하고자 시작은 벚꽃. 벚꽃은 밤이지! 좋은 것 하나 없는 동네이지만 봄은 참 좋다. 지하철 역에서 발견한 등산의 5가지 효과. 5가지 효과라며ㅋㅋㅋ 왜 6개를 적어놔 최근 시간이 많아지면서 기왕 먹을거면 플레이팅을 좀 더 잘해서 먹고싶다. 매번은 아니고 아주 가끔씩 면 매니아지만 소면은 그리 선호하지 않는데 요즘 비빔국수에 빠져있음. 오랜만에 찾았던 아트나인 그리고 <플로리다 프로젝트> 뭐 이런 영화가 다 있어ㅠ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고 영화를 본 후에도 이런 좋은 영화가 더 많아졌음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전 포스팅에 남겼듯이 서울아트시네마에서 PTA 특별전을 진행했다. 여러작품이 있었지만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데어 윌 비 블러드>를 선택했다. 정말 소름끼치도록 좋더라. 대호 성님. 이긴건 좋다만, 꼴데인데 웃음이 나오나; 당시 10위였음 ㅋㅋㅋ 그래도 요즘 제법이겨 최근에는 많이 올라간 상태. 이것도 이전 포스팅에 남겼듯이 퇴사를 하고 이것저것 천천히 뭔가를 꼼지락거렸

[쿠바에서 한달살기] Day0 : 쿠바 도착 [내부링크]

인천에서 13시간을 날아 토론토에 도착, 1시간 가량 잠시 대기하고 다시 탑승 3시간 반을 더 비행해 아바나에 도착했다. 한국에서 오후 6시에 비행기를 타 총 18시간이 걸렸는데, 도착하니 현지시간 기준으로 오후 11시 무렵. (급 고백하는데) 나는 사실 비행에 약간의 공포증이 있다. 처음 비행기를 탈 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고 몇 년 전 떠났던 여행에서 비행기가 엄청 크게 흔들린 후부터 생긴 것이다. 그 후로 비행기를 타면 별 이유없이 내내 불안하다. 사실 이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예민한 성격 탓에 예전부터 비행기에서 잠을 잘 청하지 못했다. 이래저래 비행 시간 내내 뜬 눈으로 지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도 다행히 이번에는 기류가 그리 나쁘지 않아서 장거리 비행에서도 불안감이 좀 덜했고(물론 이 이유는 마음이 편해져서 일 수도 있다), 토론토까지 13시간 동안은 계속 영화 등 모니터를 보며 앉아있었지만, 한국에서부터 이상하게(?) 피곤했던 탓에 쿠바로 들어 오는 비행기에서는 병든 닭

[쿠바에서 한달살기] Day1-1 쿠바의 첫인상 [내부링크]

2018.5.9 프롤로그라는 거창한 제목으로 여행 시작을 알렸던 글에서 쿠바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 대해 사회주의 혁명, 체 게바라, 피델 카스트로, 모히또, 야구 같은 단어들을 나열했었다. 사실 4년 전 첫 방문 전에 적어뒀던 글을 그대로 가져온 것인데, 좀 애매했다. 쿠바하면 누구나 알만한 것이지 개인적인 인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특별한 순서 없이 단순 나열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4년 전 여행 당시 가장 강렬했던 첫인상은 바로 ‘까삐똘리오(Capitolio Nacional)’였다. 쿠바의 옛 국회의사당 건물로 쿠바의 황금기에 지어진 가장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이다. 아바나를 넘어 쿠바의 랜드마크 같은 건물, 쿠바를 찾기 전부터 제일 먼저 방문할 곳이라 점 찍었던 곳이기도 하다. 결론은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공사로 인해 길 건너편에서 사진 몇 장 찍고, 낯선 아저씨에게 첫 호갱짓을 당하고선 아바나 투어 버스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는 슬픈 기억이. 2014년 까삐똘리오(C

[쿠바에서 한달살기] Day 1-2 나의 오랜 쿠바 친구들 [내부링크]

2018.5.9 - 친구라 지칭했지만, 사람 아님 주의 (앞으로도 이럴 공산이 매우 크지만) 첫 날은 그냥 정처없이 움직이기로 했다. 오랜만에 쿠바 분위기를 느껴보자 이런 마음. 그래도 돌아다니려면 돈이 필요하니 환전소(Cadeca)부터 찾기로 했다. 아바나 공항에서 캐나다 달러를 CUC로 환전하긴 했지만, MN은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행객이 덜 붐비는 뒷골목, 현지인들이 사는 동네로 많이 돌아다니는 나에게는 MN이 필요했다. 쿠바 화폐 정보 쿠바 화폐는 외국인을 위한 CUC와 내국인을 위한 MN(또는 CUP)으로 구분된다. 둘 다 명칭은 페소(PESO)로 동일하지만 CUC에는 건축물 그림이, MN에는 인물 그림이 그려진 것이 특징이다. 둘의 가치는 1:24~25 정도다(※환전소에서는 1CUC에 24MN을 교환해주지만, 상점가에서는 1CUC=25MN으로 통용된다). 호텔, 레스토랑, 펍 등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곳은 CUC, 시장이나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카페테리아 등에서는 MN

[쿠바에서 한달살기] Day2 헤밍웨이의 흔적을 찾아서 [내부링크]

<라 보데기타 델 메디오>와 <엘 플로리디타> 2018.5.10 호세 마르티, 피델 카스트로 그리고 체 게바라. ‘쿠바’하면 떠오르는 인물 그리고 쿠바인들이 사랑하는 인물들이다. 호세 마르티의 동상이나 흉상은 어느 도시, 마을에서건 쉽게 찾을 수 있고, 피델 카스트로의 사진이나 현수막이 걸려있는 집은 후미진 동네 구석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체 게바라는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라면 책, 그림, 엽서, 티셔츠 어디든 체의 얼굴이 있다. 사실 쿠바인들이 앞선 두 인물들만큼 체 게바라를 사랑하는지는 의문이지만, 체 게바라는 외부 사람들이 ‘쿠바’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인물이자 쿠바인들에게 가장 많은 돈을 벌어주는 인물이기도 하다. 여기에 ‘아바나’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한 명 더 있다. 쿠바인은 아니지만 쿠바와 아바나를 떠오르게 만드는 인물. 농담을 조금만 보태면 관광객을 상대로 거의 삥을 뜯어 아바나를 먹여 살리는 인물. 바로 헤밍웨이다. 그래 맞다. 나와 당신

쿠바 비행기 사고 관련 [내부링크]

안녕하세요. 도미애입니다. 게으름과 느린 인터넷 환경 탓에 여행기는 비록 2일차에 멈춰있지만, 저의 여행은 10일을 지나고 있고, 현재는 쿠바 중부의 카마구에이라는 도시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쿠바의 인터넷 환경이 좋지 못해 (주로 지정된 장소에서만 유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으나 그마저도 엄청나게 느림) 비행기 추락 사고 소식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오후 8시 30분에 예정되어 있던 공연장을 갔다가 비행기 사고로 인해 공연 취소라는 소식을 들었고 쿠바 친구로부터 아바나에서 비행기가 추락해 100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는 자세한 내용을 전해들었습니다. 쿠바 국내선의 경우 외국인에 비해 내국인의 가격이 매우 저렴해 내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있고 친구의 이야기도 탑승객 대부분이 쿠바인이라고 합니다.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안타까운 것은 마찬가지겠지만요. 항상 거리마다 음악이 넘쳐나는 이 곳이지만, 모든 공연과 음악을 멈추고 전국민이 애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안타깝게 사

[쿠바에서 한달살기] Day3 비냘레스 투어 [내부링크]

2018.5.11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고, 빨리 먹고, 더 늦게 숙소에 들어가고, 이렇게 시간을 아껴 여행하는 타입이라 대규모 일행과 함께 움직이는 패키지는 나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쿠바든 어디든 말이다. 그런데 두 번째 쿠바 여행에서 처음으로 당일치기 투어를 신청했다. 담배 재배지와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비냘레스가 그 목적지. 지금 뭔가 말이 앞뒤가 맞질 않지만, 대안이 없었다. 변명을 좀 해보자면, 우선 가로로 길게 뻗은 쿠바에서 아바나는 왼쪽 상단에 위치해 있다. 오른쪽에 더 많은 지역과 도시가 있기에 많은 여행객들은 그 방향으로 떠나고 나 역시도 그렇다. 시엔푸에고스, 트리니다드, 산티아고 데 쿠바 등등 이번 여행의 목적지도 전부 오른쪽에 몰려있다. 물론 비냘레스도 놓치기 아까운 곳임을 안다. 하지만 이건 선택과 집중의 문제다. 앞서 언급한 대로 비냘레스(정확히는 비냘레스가 속해있는 피나르 델 리오 주)는 세계 최고의 담배 재배지와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재된 비냘레스 계

[쿠바에서 한달살기] Day4 이제부터 진짜 쿠바(?) [내부링크]

쿠바의 파리 ‘시엔푸에고스’ 2018.5.12 아바나에서의 3일은 워밍업이었다. 이제부터가 진짜 쿠바의 시작. 보통 ‘쿠바’하면 떠올리는 것들이나 구글에 ‘쿠바’를 검색하면 나오는 이미지의 대부분은 ‘아바나’지만, 서울이 대한민국의 전부라고 말할 수 없듯이 아바나도 쿠바의 전부가 아니다. 물론 나는 아바나라는 도시를 아주 아끼지만, 아바나는 다른 도시들과 이질적인 면들이 많다. 뭔가 쿠바스럽지 못한 느낌. 전 세계 대도시들의 모습이 비슷하게 닮아가듯 아바나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아바나는 인구가 200만 명이 넘는다. 제2의 도시인 산티아고 데 쿠바의 인구가 40여만 명인 것을 생각할 때 이 도시는 지나치게 비대하고, 관광객들로 넘쳐나며 그들을 노리는 장사꾼, 호객꾼 또한 득실거린다. 4년 전 첫 여행에서 아바나, 트리니다드, 산타클라라를 방문했었는데 가장 좋았던 곳은 산타클라라였다. 아바나는 너무 붐비고, 주민보다 관광객이 더 많은 듯한 트리니다드도 마찬가지였다. 아바나 뒷골목에서

여행 중 본 영화들 [내부링크]

쿠바까지 가서 무슨 영화냐 싶겠지만 ①비행기에서 잠을 거의 못자는 편이라 할 일이 없어서 ②쿠바에서 극장을 가는게 여행 미션 중 하나여서 ③쿠바 인터넷 환경이 개떡같아 영화 보는 것 말고는 노트북이 쓸모가 없어서 같은 궁색한 변명을 늘여놓으며 근 한달간 본 영화들 정리. 영화는 그냥 각 장소에서 본 순서대로. 1. 비행기에서 <범죄도시> 어떤 한 배우의 이미지를 이렇게 극대화시켜 처음부터 끝까지 밀어붙인 한국 영화가 또 있을까? 다시 봐도 여전히 매끄럽지 못하고 여러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쾌감을 주는 영화다. 기회가 닿으면 또 다시 볼 것 같다. <브이아이피> 장동건은 (너무) 무게를 잡았고, 김명민은 (너무) 껄렁 댔으며, 박희순은 여기서도 (너무) 진지했다. 극단적인 면만 부각된 캐릭터들만 모아 놓으니 이렇게 다들 따로따로 논다. 그 중 가장 안타까웠던 배역은 혼자 서프라이즈를 찍고 있었던 CIA 요원. 이건 연기의 문제가 아니라 연출의 문제다. <블랙 팬서> 한국어

[쿠바에서 한달살기] Day5 완벽한 집은 없다 [내부링크]

쿠바의 까사 2018.5.13 내 집이 가장 편하고 좋지만, 더 좋은 거주지에 대한 욕망이란 누구나 있을 것이다. 4년 전 쿠바에 도착과 동시에 호텔에 2박을 투숙했던 것을 제외하면 내내 까사에서 지냈다. 솔직히 비행기 도착 시간이 오밤중만 아니었다면 아예 호텔을 선택지에서 제외했을지도 모른다. (※ 캐나다를 거쳐갈 경우 아바나 공항에 떨어지는 시간은 밤 11시다. 수속을 밟고 택시기사에게 길을 설명하고 어쩌고를 생각해볼 때 사실 호텔 말고는 대안이 없다. 아무리 내 돈 내고 묵는 까사지만 남의 집에 12시 넘어서 들이닥치는 것은 예의가 아니기에) 지난번 여행에서는 트리니다드 1곳, 산타클라라 1곳, 아바나 2곳(비에하 1곳, 베다도 1곳) 등 총 4곳의 까사에서 지냈고, 이번 여행에서도 아바나 1곳, 시엔푸에고스 2곳 등 벌써 3곳의 까사에서 묵고 있는 중이다. 까사에는 모두 같은 표시가 붙어있다 쿠바의 까사(Casa Particular) 사설 민박으로 까사 고유의 표시가 붙어 있

#3: 컴백홈 [내부링크]

집으로 돌아왔다. 마지막 날이 오지 않을 것만 같았는데, 한 달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간 느낌. 아무튼 쿠바는 이제 내 인생에서 세번째로 오래 머무른 국가가 되었다. 쿠바는 앞으로 게으르게 쓸 것이고, 한국으로 돌아오며 일주일간 머무른 캐나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온 요즘 근황. 토론토행 티켓. 역시나 마지막에는 늘 아쉽다. 아마 한두달을 더 머물렀어도 그랬을 것이다. 더러움(이라기보단 더러워보임) 주의!! 민소매에 슬리퍼를 신고 다닌 덕에 부분부분만 새까매져서 옷을 벗어도 나시를 입은 듯, 신발을 벗어도 슬리퍼를 신은 듯하게 되어버렸다. 운동화만 신었음 그 옛날 추억의 박세리 양말투혼 느낌 났을 듯 그나저나 언제적 이야기를 하고있나요 아저씨 -_ - 와이파이가 다시 되자마자 내 새끼들 확인. 저기요? 얼굴 좀. 쳇! 얼마나 도도하신지 얼굴을 안보여줌. 캐나다는 에어비앤비에서 숙소를 미리 다 예약하고 건너갔다. 토론토, 빅토리아, 밴쿠버 각 2일씩. (캐리어들고 4층까지 계단을 올라간

[쿠바에서 한달살기] Day6-1 꿈꾸던 쿠바 생활 [내부링크]

한달 살기 적응 중 2018.5.14 시엔푸에고스에서의 일상은 평화로움 그 자체다. 물론 여기에서 쉽게 보기 힘든 동양인 거기에 남자인 나를 보면 여기저기서 ‘치노?’라 물어보고, 자동차, 자전거, 마차 할 것 없이 온갖 택시 기사들이 ‘탁시’를 외쳐대는 상황에서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현지인처럼 보이진 않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현지인의 생활처럼 해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루에 한 끼 정도는 괜찮은(관광객이 많이 찾는=비싼) 식당이나 펍에 가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현지인들이 식사하는 곳에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또 맥주를 마신다. 비싼 식당은 가만히 앉아있으면 잘 차려입은 웨이터가 메뉴판부터 음식, 계산까지 모두 해결해주지만 그건 쿠바가 아니고, 나 같은 사람에게는 한국에서조차도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물론 원하는 것을 제대로 시키지 못할 때도 있고, 때로는 내가 먼저 왔다는 말을 제대로 못해 새치기를 당하기도 한다. 얼마인지 잘 못 알아듣고 엉뚱한 돈을 내밀어(그래봐야 몇

<펀치 드렁크 러브>에 대한 짧은 생각 몇 가지 [내부링크]

1. 강렬한 사랑 이야기인 <펀치 드렁크 러브>는 소재도 그렇고 러닝타임도 짧아 pta의 필모그라피에서 유독 튀고 약간은 소품처럼 보이기도 한다. 당시에도 그랬지만 최근의 작품까지 확대해보면 이질감은 더욱 커진다. 이런 <펀치 드렁크 러브>에 대해 조심스레 의미를 부여해보자면 이전 작품들에서 다수의 인원을 관찰하고 복잡한 관계 속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장기를 보였던 pta가 주인공의 행동과 심리 변화를 드러내고 세밀하게 묘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일종의 터닝포인트가 아닐까. 2. 렌즈 플레어 효과가 반복적으로 사용된다. 처음에는 촬영과 편집의 실수라고 생각했는데, 배리와 레나의 감정이 한 단계씩 발전하는 장면에서 반복해서 나타난다. 이야기의 중요한 시점마다 의도적으로 심어놓은 이런 개구진 센스라니.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정말. 3. 누군가 pta의 영화를 두고, 그중에서 특히 <펀치 드렁크 러브>는 리듬감이 좋다고 평한 것을 본 기억이 있다. 동의한다. 전

쿠바 영화관에서 <곡성>을 봤다 [내부링크]

1. 쿠바에서 영화관 가기는 여행 목표 중 하나였다. 물론 쿠바니까 영화는 당연히 스페인어 음성이나 자막으로 상영한다. 그리고 나는 아주 기초적인 스페인어 밖에 모르기 때문에 자막이든 음성이든 영화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무모해 보일 수도 있는데 내겐 나름의 믿는 구석이 있었다. 4년 전 쿠바 여행 중 아바나의 영화관에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상영 정보를 본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어찌됐건 한국 영화도 상영한다는 것이고, 한 달 동안 한국 영화 한 편 못 만나겠나 싶은 막연한 자신감이었다. 2. 한국 영화를 기다리며 영화관에 매일 발도장을 찍던 중 산티아고 데 쿠바(Santiago de Cuba)의 영화관 CINE CUBA에서 <El Extraño>라는 영화를 봤다. ‘Extraño’는 ‘외지에서 온 사람’, ‘낯선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다. 영화관에서 제공하는 영화 정보(사진 속 텍스트 참고)를 자세히 읽어보니 <El Extraño>는 2016년 제

<독전>과 <마약전쟁> [내부링크]

<독전>을 처음 본 후 받은 ‘낯섦’이라는 감정을 확인하고 싶어 원작인 <마약전쟁>을 집어 들었다. 그렇게 <마약전쟁>을 보고 나니 지나친 몇몇 장면들이 궁금해져 <독전>을 다시 보게 되었다. 이틀 동안 <독전>, <마약전쟁> 그리고 다시 <독전>을 본 후 남기는 글. 마약전쟁(Drug War, 2013) <마약전쟁> 속 이야기의 두 축이라고 할 수 있는 경찰과 마약집단의 목표는 분명하다. 마약집단은 경찰의 단속을 피해 이윤을 최대한으로 취하는 것, 경찰은 그들을 소탕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영화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 외에는 어떤 사소한 에피소드도 등장하지 않는다. 이는 인물들이 겪는 감정 변화에 있어 더욱 두드러진다. 양쪽 집단의 목표나 사건 자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감정선은 배제되어 있다. 영화는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이 목표를 향해 달려나간다. 과정은 심플하고, 메시지는 명확하다. 한마디로 말해 아주 단호한 영화다. 독전(Believer, 2018) 원작인 <마약전

[쿠바에서 한달살기] Day6-2 쿠바에서 인형뽑기 [내부링크]

쿠바의 패스트푸드점 <엘 라피도(El Rápido)> 2018.5.14 아주 작은 에피소드지만 유독 기억에 남던 일이라 소개하기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몇몇은 아마도 ‘라피도(Rapido)’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스포츠 의류 브랜드로 1994년 월드컵에는 대한민국 대표팀 유니폼 로고를 담당하기도 했던 브랜드로, 90년대만 해도 프로스펙스, 르까프 등과 더불어 꽤 유명한 국내 브랜드였다. 라피도(rápido)는 빠른, 민첩한 등의 의미를 가진 스페인어다. 뜬금없이 그 시절 추억의 라피도 이야기를 꺼낸 것은 쿠바의 라피도를 말해볼까 해서다. ‘엘 라피도(El Rápido)’는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을 섞어놓은 곳으로 쿠바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상점이다. 시내 중심가는 물론이고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쿠바는 도시마다 주유소가 한두 곳 정도밖에 없다), 공원, 주택가 등등 사람이 모이는 곳 어디든 ‘엘 라피도’가 있다. 엘 라피도의 냉동피자 빈대떡처럼 보이지만 피자 ‘

<독전>과 <마녀>의 레퍼런스: <몬스터> - 우라사와 나오키 [내부링크]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 연재 당시 <몬스터>의 악명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당시 일반적인 만화들은 보통 두어 달 정도면 단행본이 나왔는데(심지어는 <럭키짱>을 그린 김성모 작가는 2주에 한 권씩 내기도 했다) <몬스터>는 3~4달은 기본이고 6개월 이상씩 걸릴 때도 있었다. 그렇게 겨우 신권을 받아 읽다 보면, 몇 달 전에 읽었던 앞부분이 헤갈려 다시 처음부터 읽어야만 했다. 10권쯤부터 <몬스터>를 읽기 시작했고, 완결판이었던 18권이 나올 때까지 단행본이 나올 때마다 매번 그랬다. 이야기의 뒷부분보다 앞부분이 더욱 선명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연재가 처음 시작될 때부터 읽은 <20세기 소년>에 더 애착을 가지고 있고, 이외에도 <마스터 키튼>, <해피>, <PLUTO> 등등 쏟아냈다고 할 만큼 우라사와 나오키의 수작이 많지만 그래도 최고는 <몬스터>다. 뜬금없이 완결된 지 15년도 더 지난 <몬스터> 이야기를 꺼낸 것은 최근 <독전>과 <마녀>를 본

영화 <시> : 우리는 왜 쓰고 읽는가? [내부링크]

'소설'가 출신의 '영화'감독이 말하는 '시', 그리고 불가능해 보이기도 하고 크게 의미 부여를 하기 어려워 보이기도 한 어느 할머니의 시 쓰기를 140분간 지켜봤다. 거쳐온 것(소설)과 발을 딛고 있는 것(영화) 그리고 말하고 있는 것(시) 모두가 위기에 처한 시대. 게다가 생의 막바지에 다다른 노인을 통해 이창동 감독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65세 아니 66세라고 수줍게 말하는 미자(윤정희)는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보다는 지금까지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어울리는 나이다. 거기에 그녀는 알츠하이머를 앓으며 기억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그녀는 '시 쓰기’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같은 시기 손자의 사건에 휘말려 갑작스레 폭력의 세계에 노출된다. 그동안 깨끗하고 아름다운 것만 찾아왔던 그녀가 시 쓰기와 손자의 사건 이후 비극적인 삶의 진실을 목도하게 된 것이다. 미자에게 다가온 선택의 순간. 하지만 정답은 없다. 어떤 선택이든 그녀 입장에선 쉽지 않고, 완

반말 사양합니다 [내부링크]

지난주부터 헬스장을 다닌다. 식스팩을 꺼내 보이겠다던지, 몸짱이 되겠다는 거창하고 불가능한 목표는 애초에 없었다. 혹시나 관절이라도 다칠까 조심스레 운동하는 중(=열심히 안 한다는 말)이다. 헌데 몸 좋은 사람들을 보고 나니 여름이니까 팔뚝만 집중적으로 키워볼까? 하는 얍삽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운동을 조금만 더 할까, 그냥 집에 갈까 고민하던 중 벤치 프레스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을 한 명 발견했다. 가만히 두면 깔릴 것 같아서 얼른 잡아줬다. 그러고 보니 이 사람 지난주에도 내가 똑같이 잡아줬던 그 사람이다. (A라 지칭하겠다) A는 고맙다며 음료수를 사더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냈다.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 나는 거의 듣기만 했는데, 중간에 그가 이런 질문을 했다. “그런데 혹시 몇 살이세요?” 갑자기 나이를 왜 물어보는 것인지 기분이 나빴지만 내 나이를 밝혔고, A는 “그럼 년생?”하고 되물었다. 공손했던 말투가 순간 짧아졌다고 느낀 것은 기분 탓이었을까?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 영화가 고마운 순간 [내부링크]

1.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으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A Space Odyssey, 1968)>에서 가장 인상적인 파트는 첫 번째 장 '인간의 새벽(The Dawn of Man)'이고 그중에서도 뼈다귀를 집어던지는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 동물들과 함께 뒤섞여 지내던 미개한 인류의 조상이 집단생활을 하고, 도구를 사용할 줄 알게 되는 것까지, 인류의 진화 과정을 단 한 줄의 대사나 자막도 없이 표현해냈다. 거기에 포효하며 집어던진 뼈다귀가 정점에서 내려오며 우주선으로 바뀌는 장면에서는 수십수백만년의 시간을 단 1~2초에 담아냈다. 그 과감함과 자신감은 언제 봐도 놀랍다. 2. 모두가 좋아하는 영화, 모두를 만족시키는 영화란 존재할 수 없다. 만에 하나 존재한다고 해도 그런 작품은 사실상 의미부여가 힘든 괴상한 영화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내게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엄청나게 재밌고, 한 순간도 눈을 떼기 어려운 작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지루할 수도 있다는 점

[쿠바에서 한달살기] Day7-1 느린 업로드의 이유 [내부링크]

쿠바의 인터넷 환경 2018.5.15 ※ 참고로 쿠바에 머무를 당시에 작성했던 글로 현재는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원래는 저녁에 일과를 마친 후 시원한 맥주 한 잔과 함께 가볍게 글을 쓰고, 그날 밤이나 다음날 아침에 업로드를 하려고 했다. 그래서 글 쓰는 용도 외에는 별 쓸모도 없는 노트북을 챙겨 들고 여기까지 왔는데(물론 영화도 본다), 결정적으로 놓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쿠바의 인터넷 환경. 뜯어보면 열악한 것 투성이인 쿠바지만(그리고 그것이 쿠바의 매력이지만) 여행객에게 가장 크게 와 닿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인터넷이다. 쿠바에서는 와이파이 환경이 제한적이다. 호텔이나 공원 등 일부 장소에서만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고, 그마저도 에떽사(ETECSA)에서 나우따(Nauta) 카드를 구입해 ID/PW를 입력해야만 한다. (※ 나우따 카드는 1시간 용 / 5시간 용 두 가지를 판매하고 가격은 각각 1CUC / 5CUC이다) 인터넷 접속용 나우따(Nauta) 카드의 앞면과 뒷면.

냉면 [내부링크]

여름, 냉면의 계절이 돌아왔다. 냉면은 원래 겨울 음식이고 또 언제 먹어도 맛있지만 아무렴 어때. ‘여름이니까’라고 핑계를 대면서 한 번 더 먹는 거지. 겨울엔 ‘겨울에 먹는 냉면이 진짜 냉면’이라며 먹으면 되는 거다. 냉면을 먹는데 제일 좋은 시간은 바로 지금이니까. 평양냉면을 좋아해서 붐이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먹어왔지만, ‘평양냉면 아니면 절대 안돼!’ 라는 평양냉면주의자는 아니다. 편식이 심하지만, 냉면에 한해서는 아무거나 가리지 않고 다 잘 먹는다. 함흥냉면이건, 회냉면이건, 칡냉면이건, 고깃집에서 서비스로 주는 냉면이건, 분식집 냉면이건 뭐건 다 오케이다. 나의 아버지는 냉면을 아주 좋아하셨다. 내가 냉면을 좋아하는 것은 그 피를 물려받아서 그리고 어릴 적부터 많이 먹어서 일 것이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평양냉면을 처음 먹은 것도 아버지 손에 이끌려서였다. 언제인가 동네에 북한음식전문점이 생겼다. 당시 방송에도 자주 나오던 탈북 연예인이 만든 곳으로 지역 방송에 광고도 나올

풍선 [내부링크]

어릴 적 놀이공원에 놀러 간 나는 풍선을 사달라며 울고불고 떼를 썼다. 떼쓰는 건 내겐 주특기 같은 일이지만, 그날이 특별했던 것은 여간해선 떼를 써도 꿈쩍도 않는 엄마가 그날따라 어느 순간에 갑자기 알겠다며 풍선 장사 아저씨에게로 나를 데리고 갔던 것이다. 그 풍선이 얼마나 가지고 싶었었는지, 아니 그 풍선을 손에 넣게 된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이었던지 그 순간이 아직까지 강렬하게 내 기억 속에 남아있다. 자동차, 비행기 등등 여러 가지 풍선들이 있었지만 나는 오직 공룡 모양 풍선에만 관심이 있었다. 초록색 공룡 풍선을 손에 넣던 그 순간은 이상하리만큼 부드러웠던 풍선 아저씨 손의 감촉이 아직까지도 생생할 정도로 기쁜 순간이었지만 그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손목에 풍선을 묶어주겠다던 엄마 말을 듣지 않고 손에 풍선을 쥐고 있던 나는, 움켜쥔 손에 생긴 땀을 닦으려다 풍선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하늘 위로 날아올라가는 풍선을 바라보던 그때가 아마도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느낀 거짓

<버닝>을 보고① – 두 개의 의문 [내부링크]

이 글은 <버닝>을 본 후 생각한 것들이지만 어쩌면 영화 내용과도 크게 상관없을 수도 있는 개인적 의문 두 가지에 관한 글이다. 공교롭게도 두 가지 의문 모두 차기작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1. 이창동의 다음 작품은 어떤 방향일까?(혹은 이창동은 왜?) 이창동의 작품에는 어김없이 절망과 고통에 빠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왜 고통을 다루는가’에 대한 물음에 이창동 감독은 ‘즐거움을 다루는 것보다 덜 불편해서’라고 밝혔을 만큼 고통은 그의 영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주제의식이다. 이창동의 영화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개인이건 집단이건 가해자로부터 주인공에게 전해진 고통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버닝>도 주제의식에서는 연장선상에 있지만, 이전 작품들과는 다르다. 무력감과 분노의 대상이 없는 현재 젊은 세대의 현실처럼 종수의 고통도 기원을 알 수 없다. 알 수 없는 대상을 마주하는 이야기. <버닝>이 시종일관 모호하고 미스터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남들처럼 [내부링크]

언제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데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교육시간 중 강사가 이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① 나의 어머니는 어떤 사람인가? ② 나는 어떤 사람인가?’ 진짜 대답이 필요했던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맨 앞자리에서 무척이나 대답하기 싫은 티를 내고 있는 나의 표정을 본 강사는 나를 지목해 다시 물었고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 엄마는 개미 같은 분이다. 그리고 나는 아주 조금 이상한 베짱이 같은 사람이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질문에 갑자기 튀어나온 대답인데, 왜 엄마를 ‘개미’라고 표현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도 누구보다 부지런하시고 열심히 살아온 엄마가 내게는 그렇게 기억되고 있는 것이겠지. 우리 세대 부모님이 대부분 그렇듯, 엄마도 본인보다는 자식이 항상 우선이었다. 아니 많은 부분에서 남들보다 더 헌신적이고 더 희생적인 분이었다. 그런 인생을 잘 알기에 나는 엄마에게 항상 미안함을 가지고 있다. 삐뚤어질 뻔한 순간들이 몇 번이나 있었지만 궤도를 벗

[쿠바에서 한달살기] Day7-2 랑고스타의 도시 [내부링크]

2018.5.15 ‘트리니다드에서 꼭 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이라고 묻는다면 0.1초 만에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랑고스타를 먹는 것. 많은 사람들이 쿠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로 뽑는 트리니다드에서 무슨 헛소리인가 싶겠지만, 나는 사람 관찰은 좋아하지만 경치 구경에는 흥미가 없는 편이라 관광객들로 미어터지는 트리니다드는 사실 큰 감흥을 주지 못하는 도시 중 하나다. 트리니다드가 나에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는 것처럼 쿠바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쿠바에서 가장 인상적인 도시가 아니란 말이다. 내게 트리니다드는 랑고스타의 도시다. 4년 전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트리니다드를 찾으며 가장 기대했던 것은 바로 랑고스타다. 오늘 트리니다드에 도착해 (까사에 짐을 풀고 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당연히 랑고스타를 먹으러 간 것이었다. 9.5CUC(9,500원) 랑고스타의 위엄 랑고스타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 트리니다드에 있는 거의 모든 레스토랑의 메뉴에는 랑고

영화 비평이 사라져 가는 시대 [내부링크]

- 평론의 위기 - 이창동 감독과 <버닝>에 대한 글을 쓰려다 방향이 틀어져 쓴 글임을 미리 밝혀둔다. 나는 대학교 때 영화 관련 교양수업 몇 개 들은 것과 관련 책을 몇 권 읽은 것 말고는 본격적으로 영화를 공부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영화 관련된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영화쟁이도 아니고, 영화를 엄청나게 많이 보는 편도 아니라 시네필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냥 나는 보통 사람보다는 영화를 조금 많이 보는 축에 속하는 그냥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두 가지를 미리 밝히는데, 첫째 영화쟁이들과 시네필들이 열광하는 것에 대해 공감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어 이 글을 쓴다는 점. 둘째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얼토당토않는 헛소리일 수도 있다는 점. 다른 예술 범주와는 차별되는 영화만의 방법론 또 영화만이 만들어내는 의미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런 의미 부여가 가능한 영화만이 좋은 영화, 훌륭한 영화라고 할 수는 없다. 영화 한 편이 만들어지려면 시나리오, 연기, 음악, 장비와

시대유감: 노회찬과 이재명 [내부링크]

1. 우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노회찬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비록 나는 정치인 노회찬의 열렬한 지지자는 아니지만, 노동자와 인권 그리고 민주화 일생을 바쳐 온 그의 정치 행보에 대해 아주 예전부터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겨우 5천만원에 이렇게 허망하게 극단적인 선택을 할 줄이야. 속보가 나온 뒤로 내내 ‘노회찬’, ‘노회찬 사망’이 실검 1~2위를 차지하고 있고, 지상파는 물론 종편이나 보도 채널에서도 앞다퉈 그의 사망 뉴스를 다루고 있다. 살아있을 때 그에게 그리고 그의 목소리에 좀 주목해주지 그랬냐. 속상하다 정말. 2. 5천만원. 큰 액수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겨우’라고 표현한 것은 내가 갑부집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그동안 정치권에서 터진 비자금이나 뇌물 사건을 기억해보면 터무니없이 적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슬프다. 그가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고선 여느 정치인들처럼 뻔뻔하지 못하고 부끄러움을 견딜 방법이 없어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너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총정리 [내부링크]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을 위해 시리즈를 다시 정주행 했다. 톰 크루즈를 좋아하고 또 시리즈 자체도 좋아하기에 다시 볼 이유는 충분했다. <고스트 프로토콜> 때도 <로그네이션> 때도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20여 년 동안 변함없는 재미를 선사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가벼운 복습 정도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시길 바란다.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 1996) 1966년부터 1973년까지 그리고 다시 1988년부터 1990년까지 총 9개 시즌이 제작된 동명의 드라마가 원작. 드라마의 경우 팀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첩보물이었으나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는 이단 헌트를 중심으로 한 스릴러적 성격이 짙어졌다. (드라마에서 따온 것이지만) 상대방의 얼굴을 복제한 가면, 자동으로 파괴되는 명령서 등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시그니처 시작이 바로 1편부터다. 물론 여기에는 이단 헌트가 매번 죽을 고생을 한다는 것과 U2의 아담 클레이튼과 래리 뮬런 주니어가 발

<인크레더블2> 조금 다르게 보기 [내부링크]

전작 <인크레더블>이 그랬던 것처럼 <인크레더블2> 역시 마찬가지로 익숙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아주 영리한 영화다. (물론 픽사의 영화는 대부분 그렇다) 하지만 이런 <인크레더블2>를 두고 뒤바뀐 남녀 역할에 대한 담론을 중심으로만 해석하거나 인크레더블 가족(특히 잭잭)만을 두고 영화의 재미를 찾는 것은 너무 뻔한, 모범생이 써낸 정답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준비했다. 모범생과는 거리가 아주 먼 도미애스러운 <인크레더블2> 조금 다르게 혹은 삐딱하게 접근하기. 1. 영화 시작 10분 만에 15년의 시간을 건너 뛰며 관객의 뒤통수를 때렸던 전작과 달리 <인크레더블2>는 14년 만에 돌아왔음에도 정확히 전작이 끝났던 그 시점부터 다시 시작한다. 아주 능청스럽게도 말이다. 관객의 입장에서 14년의 간격이 있는 1편과 2편에서 달라진 점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도지만, 영화 속에서 시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달라진 점을 찾는 것보다는 구체화하고 심화시킨 것을 찾는 것이 더

골수팬이 본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내부링크]

나는 톰 크루즈와 미션 임파서블의 오래된 또 엄청난 팬이다. 원조 우리형 톰 크루즈는 내겐 No 1이 아닌 Only 1의 존재이며, 격하게 아끼는 스타워즈나 007보다도 더 기다리는 시리즈가 미션 임파서블이다. 22년간 6편이라는 역사가 쌓였지만, 사실 미션 임파서블은 진입장벽이 높은 시리즈는 아니다. 007처럼 50년, 24편이나 되는 긴 시리즈도 아니고, 스타워즈처럼 세계관이 방대하지도 않다. 폴아웃에 이르러 처음으로 속편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이 탄생했을 정도로 시리즈 내 각각의 에피소드는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형태로 느슨하게 이어져있다. 이는 톰 크루즈 영화의 특징이기도 한데, 그의 필모그래피는 ‘잭 리처’와 내년 개봉 예정인 ‘탑 건’ 정도를 제외하면 시리즈는 미션 임파서블이 거의 유일하다. (2000년대 이후) 액션과 SF 위주의 블록버스터에 편중된 작품들을 선보이며, 매번 비슷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속편이 없다는 것은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톰 크루즈만 있으면 작품의 명

별일 없는 일주일 [내부링크]

13일 집 앞에 왕복 8차선의 넓은 도로가 있는데, U턴이 안 되는 곳이라 P턴이나 L턴을 해야만 한다. 턴 후 마지막 코너는 비보호 좌회전 구간인데, 넓은 도로를 가로질러 직진하는 차들이 워낙 쌩쌩 달리는 탓에 좌회전을 하며 늘 불안한 마음이 든다. 몇 년간 그 길을 다니면서 ‘이러다 사고 한번 나지’ 이런 생각을 하곤 했는데, 그게 나한테 일어날 줄이야. 좌회전 후 바로 횡단보도가 있어 보행자들이 다 건널 때까지 기다리던 중에 갑자기 뒤에서 꽝.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내린 운전자는 ‘옆을 보느라 앞을 제대로 못 봤다’고 말했다. 차의 뒷유리에는 ‘슈퍼 초보’라는 문구가 붙어있었다. 14~15일 차는 범퍼 정도만 교체하면 될 것 같아 수리하는데 하루 이틀이면 되겠지 싶어 서비스 센터는 광복절 이후에 찾기로 했다. 14일에는 본인 휴가를 기념해 낮술을 마시자는 친구와 동네에서 만났고, 15일에는 또 다른 친구와 강남에서 만났다. 14일에 만났던 친구는 돌아가며 지하철을 잘못 내렸다고

일리와 함께한 6년 [내부링크]

일리를 처음 만난 것은 2013년 11월의 어느 날. 나는 가정분양 받은 일리를 집으로 데려오며 조수석의 작은 케이지 속에서 내내 우는 것을 어쩌지 못해 진땀을 뺏었다. 초보 집사라 모든 것이 서툴렀고 어설펐다. 그렇게 가족이 된 우리. 집에 온 지 일주일만에 응급실을 찾고 또 입원했던 일리는 그 후에도 다리, 눈, 피부 문제로 수술과 입원, 통원 진료를 위해 병원을 들락거렸다. 주변 유명하다는 동물병원은 안 가본 곳이 없지만 원인 모를 병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 6년 동안 일리는 항생제,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처럼 이름만 들어도 끔찍한 약들을 하루에 거의 한알씩, 많은 날은 두세알씩 꼭 먹어야만 했다. 일리는 자신이 살아온 날의 숫자보다 더 많은 주사와 약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아깽일때부터 너무 자주 또 많이 아팠던 불쌍한 일리. 그렇지만 지금까지 잘 버텨준 고마운 일리. 5월 2일. 일리가 세상을 떠났다. 일리가 의식을 잃었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나는 입원실에서 잘 먹지 않는

[하루한곡] 박효신 - 야생화 (2014) [내부링크]

[하루한곡]의 코너 속 코너 <김나박이>의 세번째 ‘박효신’. 제일 자신 없는 차례가 찾아왔다. 실은 ‘김나박이’ 4명 중 박효신 노래를 가장 많이 듣지 않았는데, 변명을 해보자면 ‘박효신을 좋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김범수, 나얼 (특히) 이수를 너무 좋아해서’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장르를 크게 가리지 않고 잘 듣는 편이지만 그래도 조금 덜 듣는 것이 있다면 R&B 일명 소몰이창법 스타일의 곡들을 선호하지 않는데 그런 이유도 있고. 아무튼. ‘야생화’는 워낙 유명한 곡이기도 하지만, 내겐 박효신에게 입덕하게 된 첫번째 이유 같은 곡이다. 드라마틱하게 바뀐 창법 덕분에 약간의 거부감이 사라졌다. 이런 노래를 이런 목소리로 이렇게 부르는데 누가 싫어할 수 있을까. 야생화 작곡: 박효신, 정재일 작사: 박효신, 김지향 편곡: 정재일 하얗게 피어난 얼음꽃 하나가 달가운 바람에 얼굴을 내밀어 아무 말 못했던 이름도 몰랐던 지나간 날들에 눈물이 흘러 차가운 바람에 숨어 있다 한줄기 햇살에

[하루한곡] 엠씨더맥스 - One Love (2002) [내부링크]

[하루한곡]의 코너 속 코너 <김나박이>의 네번째 ‘이수’. ‘김나박이’ 넷 중 노래를 플레이해 본 빈도수(=개인적인 선호도)는 ‘이수>>>김범수>나얼>박효신’ 순이 될 것 같다. 뭐 이런 것과 상관없이 넷 다 좋아하지만 아무튼. 나의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문차일드 데뷔부터 엠씨더맥스까지, CD플레이어부터 MP3 그리고 스트리밍까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나를 지배했던 목소리가 바로 이수의 보컬이었다. 한때 일생의 소원이 엠씨더맥스 노래 한 곡 완창하는 것이었을 정도니(하지만 이번생은 실패). 나의 오랜 친구들도 고음을 잘해서 이수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가 이수를 좋아하는 것은 음색 때문이다. 고음을 잘 부르는 가수는 많지만 이수의 음색을 따라올 수 있는 가수는 많지 않다. (팬 맞네 주절주절 말이 많아지네) 오랜시간 동안 정말 많이 들었고 좋아하는 곡도 많다보니 한곡을 선정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전통적으로 유명한 곡을 할까, 요즘 나온 곡으로 할까,

[하루한곡] Oasis - Don't Look Back in Anger (1995) [내부링크]

로큰롤, 브릿팝, 얼터너티브 록을 선호하는 사람치고 오아시스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겠지만, 내게 오아시스는 좀 재미가 없는 밴드랄까 밋밋한 느낌이 있었다. 노래는 늘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만 뭔가 새롭다거나 충격적인 한 방이 없는 느낌에 마치 비틀스와 롤링스톤스의 곡처럼 들어본 것 같은 음악. 그런 이유로 동시대의 라디오헤드나 후에 등장한 콜드 플레이를 더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물론 상대적인 빈도수다.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것처럼 밑밥을 깔아놓고 왜 오아시스를 소환했느냐. 블로그의 한 이웃이 요즘 같은 출근길에는 ‘Don't Look Back in Anger’를 듣는다는 글을 보고 오늘은 너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오아시스가 어떤 밴드인지 잘 몰라도 이 노래는 알아야 한다. 리암의 팬이라면 ‘Live Forever’를 더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오아시스 하면 무조건 ‘Don't Look Back in Anger’이다. 나는 딱히 노엘의 팬도 아니지만 그냥 그렇다. Don't

[하루한곡] The Police - Every Breath You Take (1983) [내부링크]

하루한곡을 시작할 때 친구에게 받았던 오더(?)ㅋㅋㅋ 안 좋아해도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이 노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주인공은 바로 폴리스의 ‘Every Breath You Take’.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포스 넘치지만, 젊은 시절 스팅의 목소리는 정말 소름 끼치도록 좋다. 괴팍한 내용의 가사임에도 스팅의 목소리가 입혀져 세상 달달하게 들리는 곡. 90년대 말~00년대 초에 약간 서정적이고 애틋한 장면에서는 어김없이 나왔던 퍼프 대디의 ‘I'll Be Missing You’가 ‘Every Breath You Take’를 샘플링했다. 스팅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무단 샘플링이라 협상 끝에 저작권을 스팅 소유로 하는 것으로 발매할 수 있었다고 한다. Every Breath You Take Songwriter: Sting Every breath you take and every move you make Every bond you break, every step you take,

[하루한곡] 브라운 아이드 소울 - My Story (2007) [내부링크]

[하루한곡]의 코너 속 코너 <김나박이> 시즌2의 두번째 ‘나얼’. 어마어마하게 좋아한다는 말 외에는 딱히 덧붙일 말도 또 덧붙이고 싶은 말도 없는 곡 ‘My Story’.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정규 2집 <The Wind, The Sea, The Rain>의 타이틀곡이다. 워낙 좋은 곡이 많은 브아솔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멤버들의 화음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해서 좋아하는 곡이다.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음악이라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 그런 음악은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것이 평소 지론인데, ‘My Story’라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곡이 아닐까. My Story 작곡: 브라운 아이드 소울 작사: 윤사라 편곡: 강화성 바람을 볼 순 없지만 분명히 느낄 수 있어 어디로 향하는지 마음을 볼 순 없지만 누구나 알 수가 있어 무엇을 원하는지 사랑할 때마다 상처가 늘어서 두려움에 벽은 높아만 가고 그 안에 숨어서 그대가 나를 불러도 한참을 그렇게 망설이고 있었지만 My Story

[하루한곡] Gallant - TOOGOODTOBETRUE (feat. Sufjan Stevens & Rebecca Sugar) (2018) [내부링크]

몇 년 전에 친구가 ‘아주 크게 될 가수’라며 알려줬던 갈란트. 내 친구의 의견이 아닌 엘튼 존의 워딩이었고 이미 꽤 알려진 가수였던 터라 ‘(영혼없이)좋네~’ 하면서 그냥저냥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얼마 전 블로그 이웃분 중 한 분이 ‘TOOGOODTOBETRUE’를 추천해 주셔서 야금야금 듣고 있는 중. 요즘 밤늦게 그리고 새벽에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은데, 그 시작을 함께하는 곡으로 주로 듣는다. 물론 듣다 보면 마지막엔 대부분 시끄러운 음악으로 끝나지만 시작은 차분하게. 이건 내 인생의 모토이기도 하다. 나중에 엉망진창이 될지도 모르지만 아니 늘 그래왔지만 그래도 시작은 항상 차분하고 조심스럽게 그리고 신중하게. 아무튼 공허한 시간을 채워주는 울림 그리고 특유의 팔세토 창법이 잘 어울리는 곡. 새벽 시간도 좋지만 쓸쓸한 계절에 들으면 더 좋을 것 같다. 늦가을이 벌써 기다려지는 이유. TOOGOODTOBETRUE Songwriters: Gallant, Sufjan St

<서치>를 보고 [내부링크]

‘잘 만든’ 그리고 ‘관객이 좋아하는’ 영화를 위한 수많은 법칙과 공식이 존재한다. 영화가 탄생할 당시 최신 과학기술이 집약된 매체였지만, 100여 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 영화는 더 이상 최첨단의 매체가 아니며, 많은 부분에서 고착화된 자유도가 극히 낮은 매체가 되었다. 그렇기에 영화에서 새로운 시도라는 것은 늘 관심거리다. 개봉을 앞둔 수많은 영화들이 새로운 시도를 표방하며 다른 작품들과의 차별점을 주장하지만 대부분 경우 부풀려진 포장이나 과도한 홍보 등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뉴미디어를 활용해 새로운 형식과 스타일로 풀어낸 <서치>는 충분히 새로운 시도라 할만하다. 영화의 대부분은 카메라 앵글 속 장면이 아닌 노트북의 웹캠, 스마트폰의 영상통화, CCTV, 유튜브와 뉴스 속 영상 등의 장면으로 대체된다. 영화 초반 이질적인 촬영기법과 장면전환은 어색하기도 혹은 불편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내 익숙해지고 난 후에는 영화를 보는 새로운 즐거움이 된다. <서치>가 관객에게 높은 몰입감을

사주왕(四柱王) [내부링크]

1. 처음 사주를 봤던 것은 20살의 이른 겨울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런 것 따위 믿지 않지만(매사 의심이 많아서 그렇다) 사주를 보러 간다는 친구들을 만나 구경 삼아 (친구 말에 따르면) 꽤 유명하다고 알려진 철학관을 갔었다. 사실 구경은 1명이면 충분했고, 본인 것도 관심이 없는 내가 남들 사주에 큰 흥미가 있을 리 만무했으므로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 나는 얼른 술이나 마시러 가자고 친구들을 채근했다. 친구들이 각각 계산을 하는데 철학관 아저씨가 3명이나 봤으니 나는 덤으로 싸게 해주겠다며 한번 앉아보라고 말했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전 관심없어요’라 말하는 내게 아저씨는 그럼 무료로 봐주겠다고 했고, 아저씨와 친구들 손에 이끌려 반강제로 생애 처음으로 사주라는 것을 보게 되었다. 친구들과 다르게 내겐 너무 좋은 얘기만 해서 ‘이 아저씨가 공짜라더니 대충 말하는구나’하고 건성건성 들었다. 그래서 자세한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또렷하게 기억나는 한 가지는 아저씨의

[쿠바에서 한달살기] Day8-1 관광객의 성지 트리니다드 [내부링크]

2018.5.16 쿠바를 다녀온 이에게 가장 좋았던 도시를 물어보면 많은 이들이 트리니다드를 뽑는다. 4년 전 쿠바에서 만났던 여행객들, 흔치 않지만 한국에서 본 경험자들 그리고 이번에 대화하게 된 몇몇 외국인 여행객들도 트리니다드를 가장 먼저 또 많이 언급했다. 198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트리니다드는 쿠바 여행의 필수코스로 여겨지는 곳이기도 하다. 4년 전 첫 방문 당시 트리니다드는 아주 멋진 곳이었다. 가로세로 거리가 교차되며 블록 형태를 갖춘 다른 도시들과는 달리 트리니다드는 중앙 광장(Plaza Mayor)로부터 방사형으로 불규칙하게 도심이 만들어져 있고, 울퉁불퉁한 돌길과 각양각색의 건물들이 어우러져 어느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도 눈이 즐거웠다. 거기에 돌길을 지나다니는 말발굽 소리와 어디에서나 흘러나오는 음악까지 아주 인상적인 도시였다. 2014년의 트리니다드. 도시 어느 곳에서나 거리의 악사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은

영화에 대한 예의 [내부링크]

- 멀티플렉스와 IP TV의 행패 Btv로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를 시청했다. 전작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의 엄청난 팬인지라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섰지만 영화는 나쁘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꽤 좋았다. 3번을 연속으로 봤으니. Btv의 당황스러운 짓만 없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네 미래 얘길 해보자”는 베니시오 델 토로의 대사와 함께 문이 닫히고 영화는 막을 내린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망할 Btv는 타이틀과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기도 전에 이어서 볼만한 콘텐츠라는 광고가 붙어있고, 추천/비추천 손가락 버튼이 달린 평가 화면으로 넘겨버렸다. 이게 뭐 하는 짓이지? 사실 불만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로딩을 이유로 콘텐츠 시작 전 붙이는 광고. 그래 무료는 이해한다. 공짜니까. 헌데 돈을 지불하는 콘텐츠에도 광고를 마음대로 붙여놓는 것은 뭐라 설명해야 하는 것인지. TV 채널처럼 다른 곳으로 돌릴 수도 없이 강제로 광고 시청을 할 때마다 짜증이 밀려온다.

<버려진 자들의 땅> 비추천의 글 [내부링크]

넷플릭스를 둘러보다 인상적인 예고편을 발견했다. 쩍쩍 갈라진 땅을 가로지르는 스케이트보드, 어떤 여자가 누워서 보드를 밀고 있는데 그녀에겐 팔 다리가 한 쪽 밖에 없다. 이어서 갑빠를 뽐내며 눈알이 빠져라 역기를 들어 올리는 아재들이 등장하더니 모닥불과 레이저 빔, 황량한 사막과 별이 쏟아지는 하늘, 음악 페스티벌, 칼과 총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도대체 뭐지 이거? 문제적 예고편의 주인공은 넷플릭스 영화인 <The Bad Batch>, 한국어 제목은 <버려진 자들의 땅>이라는 작품이다. 이유 없이 예고편에 꽂혔던 나는 바로 시청하기 시작했고 뭐지? 왜 이러지?를 반복하다 이내 포기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유는 엉망진창, 제멋대로였던 예고편은 정말 예고에 불과했기 때문. 고어, SF, 음악, 웨스턴, 스릴러, 갱스터, 드라마, 로맨스가 한데 뒤섞인 장르와 생존과 자아찾기 그리고 가족애와 사랑으로 이어지는 내용까지. 이 영화를 보면서 즐거워하는 스스

김주혁을 추억하며① - <故 김주혁 추모 영화제> [내부링크]

언젠가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을 본 후 이런 글(https://blog.naver.com/fulfpiction/221247490206)을 남겼었다. “영수의 젠틀함과 귀여움이 크게 낯설지 않은 것은 우리가 그에게서 김주혁이라는 배우의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어느 작품에서건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튀지 않고, 화려함은 다른 배우에게 양보할 줄 알았던 배우. 그러면서도 쉬지 않고 연기했던 배우. 천상 배우.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에서도 김주혁은 여전하고, 배우를 꼭 닮은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생전에는 그냥 썩 괜찮은 배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 새삼스럽게 알게 됐다. 내가 생각보다 그를 많이 좋아했던 것을. 화려함을 쫓는 스타가 아닌 담백하게 카메라 앞에 서고 묵묵하게 노력했던 연기자 김주혁.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믿어지지 않는 것은 처음 뉴스를 들었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조금만 기다리면 신작으로 만날 것 같고, 1박 2일에서 또

김주혁을 추억하며② – 인상적인 캐릭터 Best5 [내부링크]

김주혁은 홍반장이나 방자전처럼 타이틀롤을 맡아 극을 끌어가는 능력도 좋은 연기자였지만, 그의 진짜 진가는 상대 배우를 서포트 해주는 역할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혼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아니라 상대 배우와 함께, 작품 전체가 빛나는 미덕을 알았던 배우. 김주혁의 필모그래피에서 캐릭터가 좋았던 작품 5편을 꼽아봤다. 따로 순위를 적어두진 않았지만 개인적인 Top5나 Best5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2016) - 김영수 홍상수 영화 속 남자들이 그렇듯이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의 영수도 찌질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는 결코 추하거나 저열하지 않다. “당신이 너무 좋아서 당신을 믿을 것”이라는 결론은 그 주인공이 영수이기에 또 김주혁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젠틀한 순애보와 귀여운 처량함을 가진 영수를 보는 내내 김주혁을 생각했다. <청연>(2005) – 한지혁 첫 만남에서 술집(비너스)에 자주 가냐는 박경원의 물음에 한지혁은 ‘우울할 때마다’라고 대답한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내부링크]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한 편의 영화로서의 가치를 따져볼 때 <보헤미안 랩소디>는 크게 뛰어난 작품은 아니다. 밴드 퀸보다는 프레디 머큐리 개인에게 초점이 맞춰진 스토리 구조와 퀸의 역사나 스토리가 아닌 퀸의 음악에 영화의 중심이 치우친 점은 ‘모두의 심장을 훔친 그들의 음악보다 더 위대한 그들의 이야기’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머쓱할 정도다. 중간중간 빛나는 장면들이 더러 있지만 영화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다.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퀸인데. 프레디 머큐리,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 존 디콘의 퀸을 스크린에 소환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의미가 있다. 다시 말하면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영화적인 완성도 따위는 1도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다. 빈약한 스토리와 개연성 대신 꽉 채운 퀸의 음악에 열광하는 관객들의 압도적인 평가와 흥행 스코어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어쩌면 나는 <보헤미안 랩소디>에 대해 뭐라고 쓸 자격이 없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한때 퀸에 아주 깊이 빠져있었고

마약왕 : 작품을 뛰어넘는 송강호의 연기 [내부링크]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스포츠의 유명한 격언처럼 영화에도 작품보다 위대한 배우는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이따금씩 오롯이 개인의 능력으로 팀에 승리를 안겨주는 선수처럼 작품의 전체적인 수준을 끌어올리거나 작품 이상의 열연을 펼치는 배우들이 있다. <마약왕>을 봤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영화의 거의 모든 요소에 대해 불만족스럽지만, 송강호의 연기만큼은 어떤 작은 부분도 지적할 수 없다. 물론 송강호는 언제나 어느 작품에서나 기대를 뛰어넘는 연기를 보여주지만 <마약왕> 속 송강호의 연기는 관객의 기대는 물론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연기 그 이상이다. <마약왕>을 봐야 하는 단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송강호의 연기’이고 <마약왕>이 인구에 회자된다면 그 이유 역시 ‘송강호의 연기’일 것이다.

영화의 얼굴창조전 [내부링크]

지금까지 한국영화의 비약적인 성장은 단지 감독의 좋은 역량과 배우의 열연을 통해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군분투한 스텝들의 노력이 더해졌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많은 스텝 중에서도 난 특히 감독의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를 스크린으로 옮기는 미술, 소품, 의상, 분장 영역을 주목하고 싶다. 부족한 제작비,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심지어는 연출이 개판이거나 연기가 엉망인 경우에도 늘 인상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왔다. 그렇기에 한국영화의 성장, 한 단계 발전 등을 논할 때 빼먹지 말고 꼭 언급해야만 하는 영역이다. 그런 측면에서 아주 의미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어 소개할 겸, 다녀왔다고 인증할 겸 글을 남긴다. 전시는 바로 <영화의 얼굴창조전>. <광해>, <사도> 등의 작품에서 분장을 담당한 조태희 분장 감독이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영화 속 분장 소품 전시회를 열었다. 아주 의미있고 알찬 콘텐츠임에도 관람객이 그리 많지 않아 아쉬운 마음에 자진 홍보에 나섰다. 사람이 적어

주지훈의 인상적인 행보 [내부링크]

요즘 눈여겨보고 있는 배우 주지훈. 키 크고 잘생긴 데다 천만 타이틀까지 얻은 대세 중 대세 배우를 두고 주목한다는 표현이 웃기긴 하지만. 아무튼 내게 중요한 이유는 다른 요소에 대한 고려 없이 출연만으로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배우 중 한 명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기준으로 최근 본 작품이 <암수살인>과 <킹덤> 되겠다. 사실 주지훈에 대해서는 딱히 호불호가 없었다. 아니 그것보단 특별한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를 주목하게 된 시점은 김성수와 정우성이라는 나로선 거부하기 힘든 이유 때문에 무조건 봐야 했던 <아수라>부터다. 정우성 외에도 날고기는 배우들의 쎈 연기 중에서도 나는 주지훈의 연기가 가장 좋았다. 작년 여름 <신과함께>와 <공작>을 연이어 본 후 <암수살인>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것은 주지훈의 연기가 궁금해서였다. 경상도 출신인 내가 듣기에 그리고 네이티브인 김윤석에 비해 주지훈의 사투리는 어색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사투리는 그저 거들

별게 다 멋있는: 라디오를 들으며 [내부링크]

2월의 어느 날 6시쯤 운전석에 앉은 나는 라디오를 켜고 여느 때처럼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었다. 특별히 애정하는 시그널 송과 오프닝 멘트를 놓친 이유도 있겠지만 그날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 것은 한 청취자의 노래 신청 때문이다. (그렇다. 내가 배캠을 듣는 이유의 절반 이상은 오프닝 멘트 때문이다. 내게 배캠을 듣는다는 것은 5시 59분부터 채널을 맞춰놓고 기다리고 있다 시그널 송과 오프닝 멘트를 듣는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비틀스 노래를 신청한 청취자를 소개하며 배철수 아저씨는 “야 이거 반칙인데”라고 말했다. 알고 보니 한 청취자가 무려 3곡이나 신청한 것. 사연의 내용은 “‘Golden Slumbers’, ‘Carry That Weight’, ‘The End’ 3곡 연속으로 부탁해요” 였다. 청취자의 패기도 좋지만 더 멋진 것은 배철수 아저씨의 반응이었다. “사실 연속으로 들어야 돼요”라고 대답하며 청취자의 요청대로 진짜 3곡을 연속으로 틀어준 것이다. ‘Golden Sl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 영화의 기회인가? 위협인가? [내부링크]

넷플릭스에 빠져 지낸다는 건 특별할게 없는 일이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접할 때마다 아주 빈번하게 놀란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다. 나를 넷플릭스로 인도한 <하우스 오브 카드>부터 그 유명한 <버드 박스> 그리고 <버려진 자들의 땅>, <킹덤>, <폴라>, <카우보이의 노래> 등등. 당장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영화들과 즐겨보는 다큐멘터리류까지 더하면 ‘넷플릭스의 노예’ 혹은 ‘넷플릭스 신봉자’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여기에 한 편을 더 추가하려고 한다. 바로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는 시청자의 선택에 따라 줄거리와 결말이 달라지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다. 흥미로운 시도인데다 줄거리 자체도 나쁘지 않은 이야기라 꽤 재밌게 즐겼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끊임없이 선택을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 시절 인생극장처럼 한두번쯤 결정적일 때 선택의 순간이 올 것이라 예상했었는데, 수분 단위로 계속해서 선택을 해야 한다. 극 초반에는 아침에 먹을 시리얼을 고

<기묘한 가족>을 보고 [내부링크]

- 쓰다 보니 <극한직업>, <열혈사제>, 이하늬, 김남길 이따금씩 특별한 이유 없이 사랑에 빠지는 영화가 있다. 이런 영화를 보면 ‘이거 뭐지? 도대체 왜 좋은 거지?’ 하게 되지만 늘 답은 하나다. 내 취향이 그렇다는 것. 최근에 본 <기묘한 가족>이 그랬다. 영화관에서 본건 아니고 집에서 봤는데 영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소리를 질러대며 웃었던 탓에 영화관을 찾지 않은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재밌게 봤다. 그냥 웃기만 했다는 것이 아니라 영화 속 더러 보이는 어설픔처럼 부족한 부분까지도 모두 사랑스럽게 보일 정도로 즐겁게 봤다는 말. <기묘한 가족>을 보게 된 테크트리가 좀 웃긴데. 시작은 <극한직업>부터. 이미 볼 사람들은 다 봤다는 <극한직업>을 상영 종료 직전에서야 봤다. 관객이 몇 없어 조용한 영화관에서 혼자 박장대소하면서 영화를 보고 난 후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친구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극한직업 재밌더라. 욕한 거 사과할게”(

나약한 남자 [내부링크]

일전에 친구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화장실에서 언제 손을 씻는 것이 합리적인가’라는 말도 안 되는 토론이 벌어졌다. 처음에는 화장실을 함께 다녀온 두 명이 설왕설래를 시작했는데 이내 그 자리에 있던 거의 모두가 참여할 정도로 판이 커졌다. 이렇게 쓸데없는 것에 순식간에 불이 붙다니 (마치 자기는 아니라는 듯이) 남자들이란. 볼일을 본 후 손을 씻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다수는 매너의 문제라고 했고, 반대로 주장한 소수는 위생의 차원이라 했다. 기예르모 델 토르에게 아카데미를 안겨준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에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장면이 나온다.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넌)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기 전과 후에 손을 씻는 순서로 남자를 구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참고로 그는 손을 먼저 씻고 볼일을 본다. 영화 속에서 더 자세한 설명은 없기에 뇌피셜로 짐작해보자면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같은 직업과 계층을 추측하는 수단으로 그런 발언을 한 것이 아닐까 한다. 술자리 이야기로 돌아와서.

평일 낮의 세계: 퇴사 후의 생활 [내부링크]

퇴사한지 벌써 1년이 되었다. 회사생활을 그리 못했던 것은 아닌지 가끔씩 안부를 물어오는 전 동료들,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하는 중에도 연락을 주는 지인들이 있다. 그걸 고마워하면서도 현재 내 상태를 설명할 수 있는 마땅한 문장을 찾지 못해 ‘그냥 논다’ 정도로 불친절하게 대답해왔는데 최근 꽤 괜찮은 표현을 찾았다. “평일 낮의 세상을 살고 있다.”는 것.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시간을 활용하는 평일 저녁과 어딜 가든 무얼 하든 붐비는 주말을 피해서 평일 낮의 시간을 활용하며 살고 있다. 사실 회사를 다닐 때도 남들은 징검다리 휴일이나 연휴에 연차를 붙여 쓸 때 나는 그냥 아무것도 없는 날에 휴가를 쓰는 것을 좋아했다. 특별히 할 일은 없지만 평소처럼 일어나 커피숍 창가에 앉아 남들 출근하는 것을 구경하고 한가한 영화관이나 전시를 찾거나 혹은 매우 빈번하게 낮술을 마시거나. 그렇다고 해도 일 년에 몇 번일 뿐이고. 그동안 내게 평일 낮의 세계는 회사가 거의 전부였다. 유일한 자

노티카의 추억 [내부링크]

중학교 때 자주 어울리던 친구 두 명은 노티카 점퍼를 입고 다녔다. 나도 갖고 싶었던 노티카. 덤덤한 척 기억을 끄집어 내고 있지만, 그때 친구들이 입었던 점퍼 색깔이 아직까지도 선명할 정도니 정말 갖고 싶었나 보다. 먼저 점퍼를 입고 나타났던 친구의 것은 완전 노란색에 칼라 부분만 남색, 뒤따라 (부모님을 엄청나게 졸라) 점퍼를 구입했던 친구의 것은 초록색 바탕에 빨간색으로 굵은 스트라이프 라인이 그려져 있었다. 가끔 서로 옷을 바꿔 입기도 하던 둘은 내게 빌려주겠다고도 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남의 옷을 입는 것이나 내 옷을 다른 사람이 입는 것 둘 다 좋아하지 않는 나는 거절했다. 학창시절 그런 아이템들이 더러 있었다. 교복 자켓 안에 또 다른 교복처럼 입고 다니던 나이키 후드티, 연예인들이 TV에 자주 입고 나왔던 배드 보이, 스포트 리플레이 같은 브랜드 등등. 매번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었기에 종종 하위(?) 브랜드에서, 가끔은 보세에서, 그리고 때로는 짝퉁을 사서 입고 다

노장의 품격: 샌안토니오 스퍼스 그렉 포포비치 감독 [내부링크]

샌안토니오가 홈에서 덴버를 꺾고 시리즈 전적 3승 3패를 만들었다. 하루 휴식 후 덴버의 홈에서 치러지는 최종전 결과에 따라 2라운드 진출과 탈락이 결정된다. 선수단의 활약도 좋았지만 샌안토니오 스퍼스(일명 산왕)의 1옵션이라 불리는 그렉 포포비치(일명 폽 할배) 감독의 위엄을 새삼 확인한 경기. 선수단 운용이며 작전타임 타이밍까지 NBA2K 게임하듯이 술술 풀어나갔다. 이게 산왕이고 NBA지! 오늘 경기를 보면서 갑자기 걱정이 하나 생겼다. 폽 할배가 은퇴하고 나면 이런 경기를 어떻게 기억하지? 뭐 이런거? 마이클 조던이 우승하던 모습, 코비 브라이언트가 81점을 때려 박던 경기, 코비와 르브론이 통산 득점 순위에서 차례로 MJ를 넘는 순간 등등 내 기억에 남아있는 NBA의 강렬한 순간들은 라이브로 시청한 것도 일부 있지만 주로 후에 동영상으로 따로 찾아본 것들이다. 전설들의 위대함을 알고 싶다면 기록을 보는 것보다 좋은 방법은 플레이 영상을 직접 보는 것이다. 유튜브에 선수 이름

주식은 절대로 하지마세요 [내부링크]

어렸을 적부터 엄마한테 귀가 따갑도록 들은 말 중에 하나가 “나중에 주식은 절대로 하지마라”였다. 첨에는 주변에 주식으로 패가망신한 사람이 있나? 했었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 마이너스를 엄청나게 두려워하는 극단적인 보수 성향인 엄마가 주식에 관한 괴담을 듣고 그대로 믿은 것이라 추측할 뿐이다. 평생 그 흔한 부동산 투자도 한 번 없이 적금, 예금만 열심히 해온 엄마의 재테크는 성실하고 정직했지만 나는 조금은 바보같고 미련한 것이라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청개구리였던 나는 엄마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소득이 생기자마자 주식을 시작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버는지,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한번도 간섭 하지 않은 엄마가 입버릇처럼 해 온 잔소리 딱 하나는 “주식 그거 당장 때려치우고 저축이나 해라”다. 몇 년간 주식 투자를 해왔다. 포트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부담없이 움직인 덕분에 꽤 높은 수익률을 거둔 적도 있고 나름대로 열심히 했음에도 시장 평균보다 수익률이 낮았던 적도 있지만

마블 초보의 <어벤져스: 엔드게임> [내부링크]

사실 나는 히어로 무비에 크게 관심이 없고 굳이 따지자면 마블보다는 DC(콕 집어 말하면 슈퍼맨)를 좋아한다. 그럼에도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거의 <다크 나이트>급’이라는 친구의 평가 때문이었다. 마블 시리즈를 단 한편도 보지 않았기에 급하게 <어벤져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를 보고(넷플릭스 만세!) 극장으로 향했다. 짧은 감상평부터 말하자면 ‘아무리 팬이어도 다크 나이트에 비비는 건 좀 오버 아닌가?’이지만, 흥미로운 점이 꽤 많았고 사람들이 왜 마블 시리즈에 열광하는지도 알 것 같았다. 동의와는 별개로 헌사와 극찬도 이해한다. 하긴 10년간 21편의 영화를 거쳐온 이와 겨우 3일 동안 6~7편을 몰아본 내가 비슷한 크기의 감정을 느낀다면 그것도 불공평한 것이겠지. 어벤져스 뉴비의 짧은 감상평 몇 가지 1. 타노

봉준호에게 영화란? [내부링크]

매번 신작마다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를 찾아보는 것을 즐긴다. 워낙 달변가라 영화만큼이나 인터뷰도 재밌다. 이번 영화 <기생충>도 마찬가지인데 어느 인터뷰에서 마음에 쏙 드는 구절을 발견했다. Q. '봉준호'에게 영화란? “저의 직업이죠. 저는 그냥 영화 자체의 아름다움을 쫓아다녀요.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영화가 어떤 도구나 수단이 되는 거 굉장히 싫어요. 영화를 통해서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영화는 그냥 영화 자체의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한다고 믿어요.” 봉테일이 그렇다면 그런거다. 인터뷰 전문은 아래 링크에. [칸은 지금] 봉준호 감독에게 묻다. 영화 '기생충' 일문일답 Q. 5번째 칸 입성… 소감은? 영화제를 반복해서 오더라도 매번 오는 영화는 다르잖아요. 새로운 영화를 선보이는 거니까 불안하기도 하고 설레이기도 하고 흥분되기도 하고 늘 그런 마음입니다. Q. '기생충'의 첫 공식 news.naver.com 그나저나 이번 <기생충>도 어마어마한가 봅니다

이사 [내부링크]

70여권의 책을 되팔고 (판매되지 않는 20여권은 폐지함으로) 분리수거장을 30여번 들락거리고 음쓰 17kg, 100리터 쓰레기봉투 4장을 쏟아낸 끝에 여행 아니 이사 준비 끝!

부산 [내부링크]

엄마의 고향은 부산이다. 부산에서도 그 유명한 해운대. 결혼 후 울산으로 이주했던 엄마와 달리 외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해운대에 사셨고 덕분에 나의 어린 시절 기억은 해운대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당시 내겐 부산의 시작과 같았던 해운대 기차역, 우리 동네처럼 뛰어다녔던 해운대시장과 백사장, 해녀였던 외할머니가 일하시던 동백섬, 이름만 들으면 이게 무슨 동네인가 싶은 좌동과 우동까지. 무뚝뚝한 경상도 아저씨인 아빠로부터 (마찬가지로 무뚝뚝하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경상도 남자인 아들이) 고향 얘기를 자세히 들은 기억은 없지만, 나의 본적은 아빠의 그것과 같은 곳인 부산의 어느 동네다. 해운대 산부인과에서 태어났고 (별 기억은 없지만) 동래구에 있는 안락동이라는 곳에서 4살까지 살았다. 초등학교 때 여름방학은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살다시피 지냈다. 학창시절 종종 학교를 땡땡이치고 사직구장을 찾았고 서면, 부산대, 국제시장은 내게 가장 좋은 놀이터였다. 개뿔도 모르면서 괜히 멋부리려 찾았던

#4: 근황 [내부링크]

오랜만에 전하는 말 그대로 근황. 5월의 어느날 동묘. 뭘 사러갔다기보단 부산으로 이사를 하면 자주 찾기 힘들어질테니 찾았다. 티셔츠라도 하나 사고 싶었지만 마음에 드는게 없네. 동묘에 가는 날이면 항상 먹는 칼국수. 주인아저씨가 마동석 같은 팔뚝으로 반죽을 해서 그런지 아주 쫄깃하고 식감이 좋다. 그 다음주는 광장시장. 이유는 동묘와 같음. 사실 황학동보다는 광장시장을 더 오래 많이 다녔는데 최근에는 어린애들이 동대문처럼 옷을 팔아재껴서 좀 별로. 광장오면 또 여기 가야지. 나의 최애 짜장면집 금룡. 사실 조미료 잔뜩 들어간 아주 평범한 짜장면인데, 여기만 가면 미친듯이 흡입하게 된다. 얘는 여전함 ㅋㅋㅋㅋㅋ 친구만나서 소주마시다 발견한 아이린. 다른 사진이 더 있나싶어 두병을 더 마셨지만 발견하지 못하고 꽐라됨 -_ - 이사 준비하며 알라딘에 책을 70여권 팔았더니 16만원 정도 주더라. 날강도 같은 것들 대망의 이사. 그리고 6년간 살았던 오피스텔.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

#5: 똥손의 셀프 인테리어 분투기 [내부링크]

이사를 온 집이 워낙 오래된 곳이라 각오는 했지만 막상 집을 처음 봤을 때 울고 싶을 정도였다. 재건축을 하니마니 하는 곳이라(그래서 전세를 싸게 들어옴;;) 인테리어에 큰 돈을 들일 수는 없기에(어차피 돈도 없음 -_ -) 도배처럼 불가능한 것들 빼고는 소소하게 직접해보기로 했다. 금손이 되고싶은 똥손의 셀프 인테리어 분투기 시작 (혐주의!!!!) . . . 주방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시트지가 너무 더러워서 다 뜯어냈더니 하 이건 뭐 시트지보다 벽이 더 더럽네 -_ - 타일 모양 시트지를 열심히 노가다해서 발라줬다. 주방 전체 다 바르는데 시트지 50장은 쓴듯 -_ - 그럴듯한데? 개인적으로 콘센트, 스위치, 방문손잡이 같은 것들에 민감한 편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바꿔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는-_ - ㅋㅋㅋ) 누렇게 색이 변한것보다 모양 색깔이 제각각 통일성 없는게 더 싫다고 -_ - 인터넷 참고해서 기존 콘센트 다 뜯어내고 전선 연결하고 어찌저찌해서 다 바꿔줌. 남들은 이런거 교체

#6: 세벡스(XEBEX) 로잉머신 구매 [내부링크]

집 정리가 대충 끝나고 드디어 로잉머신을 구매했다. 돈지랄 하는 김에 미친척하고 노르드 워터로잉머신을 살까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배송에 설치비까지 하면 원래 사려던 모델보다 거의 150만원이 더 비싼터라 포기. (나는 물저항보다는 공기저항 방식을 선호한다며 나홀로 정신승리) 전국의 크로스핏 체육관을 점령하고 있는 익숙한 컨셉2의 모델D를 사려다 워낙 고가의 물건이라 이래저래 좀 찾아봤는데, 세벡스라는 브랜드가 가성비가 좋더라. 컨셉2와 세벡스를 두고 장고 끝에 세벡스로 선택! 전화로 빨리 받고 싶다고 보챘더니 화물 배송이 아니라 사장님이 직접 가져다 주심 ㅋㅋㅋㅋㅋ (부산이라 가능했던 것. 사무실이 샌텀에 있다고 함) 뭐 이렇게 크고 무거워. 집 안으로 박스 옮기는데 개고생함. 오늘도 여전히 참견쟁이 박스 오픈하게 나와 ㅋㅋㅋ 이것도 일종의 언박싱. 꼼꼼하게 검수해서 보내주셨겠지만, 조립 전에 부품이 다 있는지 설명서와 비교해봅니다. 그리고 드디어 (중간에 조립 과정 하나 없이 갑자기

악인전: 지극히 영화적인 결말 [내부링크]

언젠가부터 한국 영화를 보다 보면 (영화에 빠져들수록) 비슷한 류의 생각을 하게 된다. ‘도대체 어떻게 수습하려는 걸까?’ 과감한 시도를 끝까지 이어가지 못해 마지막에 힘이 빠지거나 꽤 괜찮은 스토리 라인을 쌓아놨음에도 결말은 빈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좋게 포장하자면 영화적인 결말인데 나는 이게 고전소설의 권선징악, 인과응보의 결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 결말에 과감한 시도를 해보는 것만으로도 한국 영화의 전체적인 작품성은 한 단계 높아질 것이다. <악인전>을 봤다. 영화는 마동석을 주인공으로 쓴 영화답게 MCU(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공식에 충실하고 관객이 기대하는 바를 고스란히 화면에 구현해낸다. 지적을 하자면 여기저기 부족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겠지만 기대치가 높지 않아 나름 괜찮게 봤다. (나의 취향은 아니지만) 이런 영화도 필요하고 또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칸 영화제 초청’이라는 홍보문구가 <악인전>에는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다. 문제는 결

#7: 여름 밤의 광안리 [내부링크]

개장 전부터 꽤 붐비긴 했지만 해수욕장의 본격적인 시작은 7월부터. 지금 광안리는 한창이다. 다음달까지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비겠지. 여름이건 겨울이건, 낮이건 밤이건 매일같이 해변을 거니는 주민 입장에서 이 모든 광경들이 특별할 것 없다고 덤덤하게 거닐었지만 한편으로는 광안리에서의 첫 여름, 오늘 밤바다의 흥취를 기억해두고 싶었다. 20190713 여름 밤의 광안리. 그리고 언제찍은지 기억나지 않는 광안대교.

엔딩의 카타르시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내부링크]

1년에 한두 번은 꼭 보는 영화들이 있다. 특정 장르나 범주로 묶어서 설명하기 힘들지만, 굳이 구분하자면 분위기나 리듬감이 좋은 작품들. 대표적으로 왕가위와 코엔의 초창기 작품들이 있고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도 비슷한 이유로 자주 보게 된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다시 봤다. 이 영화를 두 번째 볼 때부터 나의 목적은 분명하다. ‘La Mer’와 함께하는 엔딩을 보는 것.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러닝타임 내내 꾹꾹 눌러 담은 감정을 엔딩에서도 쉽게 터트리지 않는다. 헤이든(콜린 퍼스)의 시선과 프리도(마크 스트롱)의 눈물, 길럼(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미소가 그렇고 클로즈업 되는 스마일리(게리 올드만)의 표정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모든 장면들은 훌리오 이글레시아스가 부른 ‘La Mer’와 함께 할 때 묘한 감정의 상승을 이끌어 낸다. 크리스마스 파티 장면부터 시작되는 노래는 여러 인물들을 거쳐 마지막으로 스마일리의 서커스 귀환을 알리며 끝난다. 대사 한 줄

#8: 부산에 적응하는 법 [내부링크]

시작은 #광안리 한 컷 #광안리언 의 의무감 책임감 비스무리한 것이 생겨남 (갑자기?ㅋㅋㅋㅋㅋㅋㅋㅋ) 낮이 있다면 밤도 있어야지 라는 헛소리를 하며 같은 곳에서 찍은 사진 투척. 개인적으로는 밤의 광안리가 조금 더 좋다. #돌고래순두부 예전같지 않다, 쌩 조미료맛이다 라며 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여기처럼 게 눈 감추듯 한그릇 뚝딱할 수 있는 밥집은 흔치 않은 것도 사실. 순두부백반이 몇백원 하던 시절부터 이 곳을 다녔던 엄마가 알려줬던 집. 그래서 내겐 이 가게가 더 각별하다. 광안리 떡볶이하면 무조건 다리집이지만 #남천할매떡볶이 도 유명하다길래 먹어봄. 튀김은 다리집이 더 나은 것 같은데 일단 떡볶이가 너무 내 취향이라 깜짝 놀람;; 다리집과 #남할떡 (니 맘대로 줄이지마...)을 두고 조만간 넘버1을 뽑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아무튼 집근처에 완벽한 떡볶이 집이 두군데나 있다. 이런 행운이! 외국에서 컵을 세트로 샀는데 6개 중에 4개가 박살나서 옴 -_ - 그래도 유리인데

위노나 라이더(Winona Ryder)와 담배 [내부링크]

뒷북이지만 넷플릭스에서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를 보는 중이다. 드라마 몰아보기에 능숙하지 않은 편이지만, 지난주 동안 시즌1, 2를 단숨에 클리어했고 시즌3도 곧 볼 예정. 소년들의 모험, 초자연적 현상, 미스터리 그리고 초능력까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재들이 가득하지만 정작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부분은 따로 있었다. 바로 위노나 라이더. <기묘한 이야기>의 감독(들)에게는 클리셰를 최대한 진부하지 않게 그리고 전형적이고 일반적인 이미지를 똑똑하게 잘 표현해내는 장점이 있다. 위노나 라이더의 흡연씬도 그중 일부라고 생각한다. 원래 위노나 라이더하면 담배 or 담배하면 또 위노나 라이더는 오래된 영화 팬들에게는 공식과도 같다. 그녀처럼 분위기 있게 담배를 활용할 수 있는 배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묘한 이야기>에서는 위노나 라이더하면 곧잘 떠올리게 되는 담배 이미지를 과도하게 소비하지 않으면서 필요할 때면 적재적소에 딱 집어넣는다. 그녀의 흡연 장

인사이드 아웃: 기쁨이의 고군분투 [내부링크]

<인사이드 아웃>은 하나의 인격체가 성장하면서 가족 간의 사랑이나 우정 같은 특별한 감정을 만들어낼 때나 삶의 희열의 순간에는 슬픔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하지만 슬픔이 매우 중요한 감정임을 깨닫고 까칠이나 버럭이 그리고 소심이의 힘이 커지는 사이, 기쁨이의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우린 쉽사리 알아채지 못한다. 그것을 자각하게 되었을 때는 이미 기쁨이가 다른 감정들에게 밀려난지 오래일 것이다. 그 상태를 두고 우린 나이를 먹었다고도 하고 어른이 되었다고도 한다. 기쁨이의 부재로 라일리의 컨트롤 본부가 큰 혼란을 겪는 동안 모두는 기쁨이가 빨리 돌아오기만을 바랬다. 우여곡절 끝에 돌아온 기쁨이는 다시 컨트롤 본부의 중앙에 섰지만, 우린 알고 있다. 누군가 사춘기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기쁨이는 이제 두 번 다시 중앙에 서지 못할 운명이라는 것을. 어린 시절을 관통하던 '기쁨이 곧 행복', '슬픔은 배제해야 할 감정'이라는 믿음이 깨져버릴 것임을. ‘무엇을 해도 하루 종

기묘한 이야기: 나의 최애 더스틴 [내부링크]

시즌3의 시작부터 언급되었지만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수지는 마지막 챕터에서야 등장한다. 그것도 아주 짧은 시간. 위기 상황과 동떨어진 대화를 나누고 더스틴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관객의 애를 태우던 수지는 아주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사건 해결을 돕는다. 사실 아껴뒀던 수지까지 소환해 그런 장면을 만들어낸 감독의 의도는 너무 뻔해서 유치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긴박한 상황에서 관객에게 기묘한 분위기와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고 마지막까지 소년 모험극이라는 장르의 본분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나는 이 장면을 시즌3에서는 단연 그리고 전체 시즌을 통틀어 최고의 장면으로 꼽아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시도가 가능했던 것은 수지의 남자친구 더스틴 덕분이다. 더스틴은 이상한 캐릭터가 잔뜩 모여있는 <기묘한 이야기> 내에서도 상당히 특이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윌 혹은 일레븐과 함께 에피소드를 진행하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더스틴은 단독으로 에피소드를 이끌어가는 기회를 부여받는다

<기묘한 이야기>가 스토리를 풀어가는 방식 [내부링크]

<기묘한 이야기>의 스토리는 크게 두 축으로 진행된다. 어른들과 아이들이 각각 겪는 기묘한 모험이 그것인데 이는 각 시즌별로 또 상황별로 세분화되고 변주되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시즌3는 ①러시아 비밀기지에 잠입하는 더스틴, 스티브, 로빈 ②스타코트에서 전투를 펼치는 엘, 마이클, 루카스, 맥스 ③‘문’을 닫으러 지하로 침입하는 호퍼, 조이스, 머레이의 이야기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조금 더 세분화하면 더스틴과 수지의 관계, 빌리와 카렌의 로맨스, 낸시와 조나단의 일화 등을 더할 수도 있다. <기묘한 이야기>는 서브 스토리를 펼쳐놓은 상태에서 꽤 흥미로운 전략을 펼친다. 모든 스토리는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이야기로서의 역할을 하다 마지막에 이르러 하나의 이야기로 통합되는데 각각의 스토리 간에 경중은 없다. 주연들의 이야기를 위해 조연들의 것을 희생시키지 않는다는 의미다. 등장인물은 저마다 치열한 상황에 처해있고, 감독은 각각의 상황에 우선순위를 섣불리 따지지 않는다. 시즌3에 과하

기묘한 이야기: 스티브와 더스틴의 브로맨스 [내부링크]

<기묘한 이야기> 속 스티브-더스틴의 브로맨스는 의외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웃음을 만들어내지만 뜯어보면 이들은 엄청나게 멋진 관계다.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때문이다. 시즌2에서 낸시와 관계가 끝나며 스티브가 퇴장 위기에 빠졌던 것은 낸시나 조나단과 달리 그에게는 모험을 펼치는 동생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스티브가 더스틴과 관계를 맺으며 자신이 보호해야 하는 동생이자 자신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친구를 얻는다. 더스틴은 어떤가? 사건의 당사자인 윌, 엘을 만나 모험을 펼치는 마이크, 맥스와 함께인 루카스와 달리 더스틴은 주로 혼자 에피소드를 겪는다. 시리즈 내내 응답이 없음에도 계속해서 무선을 날리는 씬은 더스틴을 대표하는 모습이다. 아버지가 없는(것으로 보이는) 더스틴은 무엇이든 혼자 배우고 깨우쳐야 한다. 이런 더스틴에게 스티브는 형이자 친구 때로는 아버지 같은 존재다. 시즌2에서 스티브는 철로를 걸으며 더스틴에게 연애는 물론 헤어스타일의 비밀까지 털어놓는다. 조언대

넷플릭스에서 영화보기 [내부링크]

요즘 사정이 있어 극장을 잘 찾지 못한다. 그래서 Btv나 넷플릭스로 영화를 주로 보는데 넷플릭스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영화를 보는 패턴도 바뀌고 있다. 한 편 단위에서 시간 단위로 생각하게 되는 것. 무슨 말인고 하니 예전에는(극장, Btv, 다운로드 등등) 일단 한 편의 영화를 결제하고 시작하면 무조건 끝까지 봤는데, 넷플릭스에서는 중간에 그만두는 작품이 늘어나고 있다. 어차피 요금은 정액이고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재미없는 것을 볼 바엔 차라리 다른 것을 보자 이런 마음. 어제 <스카이스크래퍼>를 보다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관뒀다. 그래도 꾸역꾸역 2/3 정도 봤는데 그게 아까워서 나머지를 보는 것보다 차라리 그 시간을 다른 콘텐츠에 쏟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플레이를 멈추자마자 나는 또 볼만한 영화가 없나 다시 기웃거렸다. ‘내가 찜한 콘텐츠’에 수십 편을 쌓아놓고서도 습관적으로 더 새로운 것이 없나 매번 작품 리스트를 보고 또 보게 된다. 보통 영화를 선택할 때는 작품이

영화 <파운더>와 책 <사업을 한다는 것> [내부링크]

1. 영화 <파운더>를 좋아한다. 뭐 엄청나게 잘 만들었다거나 러닝타임 내내 시선을 사로잡는 작품은 아니지만 뭐랄까 특유의 분위기가 좋아서 누군가에게 추천하기도, 종종 찾아보기도 한다. 영화는 ‘파운더’ 레이 크록의 행보를 따라 프랜차이즈 ‘맥도날드’의 탄생기를 다룬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프랜차이즈 중 하나로 성장한 맥도날드의 위상을 생각한다면 흔한 성공신화 같겠지만 <파운더>는 일반적인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 과감하게 미담을 제거한 성공담은 카타르시스보다는 씁쓸함과 이유 모를 여운을 자아낸다. 여기에는 마이클 키튼의 공이 절대적인데, 확신에 찬 행동과 알듯말듯한 표정이라는 공존하기 힘든 두 가지를 훌륭하게 수행해 낸다. 2. 프랜차이즈 맥도날드의 설립자 레이 크록의 저서 <사업을 한다는 것>은 “이 책이 우리의 인생 바이블이다!”라는 소프트뱅크의 손 마사요시,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의 문구가 붙으며 단숨에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책 속에는 프랜차이즈를 창립하기 전과 맥도날드에

#9: 별일 없는 일상 [내부링크]

시작은 #광안리언 의 의무와도 같은 #광안리 한 컷 낮 저녁 그리고 밤 우리동네 #남천동 은(우리동네래... 애향심주의 -_ -) #빵천동 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동네 여기저기 빵집이 흔하고 맛있는 곳도 많음. 그나저나 빵천동이라고 아시나요? 라고 적어놓구선 딴 동네만 잔뜩 적어놔 ㅋㅋㅋㅋ 말 나온 김에 남천동 주민이 빵천동 빵집 하나 소개합니다. #홍옥당 광안리 초입에 있는 팥전문점인데 유명한 곳이라 늘 사람이 북적북적하다. 팥이 맛있어서 빙수도 빵도 다 맛있음. 동네를 지나가는데 간판이 이쁜 고기집 발견! 돼지 모양이 어딘가 낯익다 했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쯤에서 자연스러운 내새끼 자랑타임 요즘은 날이 더워서 그런지 마룻바닥에 자주 퍼질러져있는데 가끔 심통나면 티비를 막 가리고 (아빠 리스닝 못해서 자막 봐야 해;;) 길쭉한 팔 다리를 뽐내기도 한다 (야 사람이지 너 -_ -) 이녀석이 제일 귀여울 때는 뭐니뭐

최근 본 영화들 [내부링크]

사바하(SVAHA : THE SIXTH FINGER, 2019) 보고싶다거나 봐야겠다는 생각은 딱히 없었는데 넷플릭스에서 눈에 띄여서 보게되었다. 결과는 기대 이상. 꽤 괜찮은 스릴러다. 이건 오컬트라는 장르적 정체성을 감안해도, 지우고 생각해도 변함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별 기대없이 봤던 감독의 전작 <검은 사제들>도 괜찮았지만 <사바하>가 그보다 훨씬 좋았다. 누군가 독특한 스릴러를 원한다면 추천할 것 같다. 파운더(The Founder, 2016) 가끔씩 그것도 아주 뜬금없이 생각나는 영화들이 있는데 <파운더>가 그런 작품 중 하나다. 엄청나게 재밌는 작품은 아니지만 특유의 씁쓸한 분위기가 좋아서 종종 다시 보는 편이다. 영화 내내 눈길을 사로 잡는 것은 마이클 키튼의 연기 그리고 영화가 끝난 후 생각나는 것은 언제나 맥도날드 특히 빅맥. (그렇습니다. 이제서야 고백하는데 맥도날드 특히 빅맥 덕후입니다) 펄프 픽션(Pulp Fiction, 1994) 엄청나게 길게

펄프 픽션(Pulp Fiction, 1994) 총정리 (줄거리, 정보, 비하인드) [내부링크]

20세기 초, 미국에는 펄프 매거진이라는 잡지가 유행했다. 펄프 매거진은 질 낮은 종이를 이용, 10센트 미만의 저렴한 가격에 모험, 탐정, 호러, SF, 로맨스, 서부극, 전쟁물 등 대중들이 선호할만한 장르 소설을 담아냈는데, 이 소설들을 '펄프 픽션(Pulp fiction)' 줄여서 '더 펄프스(the Pulps)'라고 불렀다. 저렴한 가격에 저속한 내용들이 많아 펄프 매거진은 싸구려 잡지라는 의미를 지니게 되었고, 거기 실린 펄프 픽션도 자연스레 싸구려 소설이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퀄리티까지 낮은 것은 아니었다. 대중적 인기가 높았기 때문에 무명의 배고픈 작가들이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펄프 픽션에서 출발해 대가로 성장한 작가들도 많았다. 비싼 종이, 양장본으로 책값 올리기기만 급급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외국 소설들이 값싼 종이에 대충해놓은 박음질에 정직한 가격을 매기는 것도 이런 전통이 한 몫하고 있다. 타란티노의 출세작이자 대표작

<펄프 픽션>하면 바로 이 장면 [내부링크]

<펄프 픽션>하면 역시 빈센트와 미아의 트위스트 콘테스트 씬 이 댄스 씬만 보고 <펄프 픽션>을 로맨스 영화로 아는 사람도 있다며? ㅋㅋㅋ <펄프 픽션>의 모든 장면을 좋아하지만 특별히 아끼는(인생이 우울할 때 찾아보는) 몇몇 씬도 투척 언제봐도 빵터지는 로얄 치즈와 르 빅맥 전설의 에스겔 25장 17절 그리고 머리가 펑. 총이 발사되기 전 자세히보면 방아쇠 쪽 손가락이 조금 움직이는게 보인다. 뭐 그렇다고 ㅋㅋ

#10: 부산에서 평양냉면 먹기 part1 [내부링크]

밀면의 성지, 평양냉면의 불모지인 부산이지만 그래도 찾아다니면 꽤 괜찮은 평양냉면을 맛볼 수 있다. 그것도 저렴한 가격에. 부산에서 평양냉면을 먹겠다는 일념으로 몇주간 열심히 찾아다닌 부산의 평양냉면 집 중 몇 곳을 소개한다. 좋아서, 괜찮아서, 나쁘지 않아서, 별로여서 등등 소개 이유는 다양하다. 단, 맛이든 평가든 개인취향임을 미리 알려둔다. (참고로 나의 평양냉면 원픽은 '을지면옥'이다.) 1. 부다밀면 보통 9,000원 / 큰거 13,000원 / 사리 6,000원 - 사진은 큰거(곱빼기) 한 그릇 해운대구 반여동에 위치한 냉면집. 밀면집에서 무슨 냉면인가 싶겠지만, 부산에는 냉면과 밀면을 함께 파는 가게가 매우 흔하다. 대부분 부산 냉면집은 평양식(물냉면, 메밀 반죽), 함흥식(비빔냉면, 고구마 반죽)으로 구분해서 파는데 부다밀면은 메밀으로 된 물, 비빔을 판다. 일단 순메밀면이 굉장함. 처음 방문이라 일단 주는대로 육수를 마셨는데, 면이 워낙 맛있어 다음번에는 면수를 한번

집밥이라는 지난함 : 삼시세끼 [내부링크]

<삼시세끼>를 즐겨본다. 처음에는 ‘연예인들 몇 명 나와서 밥 세끼 챙겨 먹는게 뭐가 재미가 있다고’라며 무시했지만, 차승원-유해진이 함께했던 어촌편 이후로 거의 모든 시즌을 (<스페인 하숙>까지) 챙겨보고 있다. 이번 <삼시세끼 산촌편>은 영 흥미가 생기지 않았는데, 게스트로 등장한 정우성을 보고선 어느샌가 빠져서 보는 중이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재미는 덜하지만 밥 짓고 먹고 치우고를 반복하는 지난하고 수고로운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내게는 단순 재미 이상의 가치가 있다. 단 며칠이라도 하루 삼시세끼를 직접 만들어 먹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지겹고 또 어려운 일인지. 음식을 준비하는데 걸리는 긴 시간에 비해 먹을 때의 행복은 턱없이 짧고, 또 뒷정리는 지긋지긋하기만 하다. 그리고 여기에 ‘무엇을 먹을까’하는 더 크고 중요한 고민이 더해진다. 먹고 싶은 것과 내가 잘하는 메뉴는 같지 않고, 냉장고 속 재료로 할 수 있는 음식은 또 다르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나는 주로

#11: 10월의 어느날 [내부링크]

언제나 평화로운 루트랜드 오늘도 말춤 추는 중

#12: 벌써 11월 [내부링크]

뭐했다고 벌써 11월이냐. 하 나이 한살 더 먹게 생겼네 또 11월이 되어도 이 녀석은 변함없다. 여전히 사람처럼 잠들고 (이불은 어떻게 덮었냐 너 ㅋㅋㅋㅋ) 노트북 좋아하는 것도 여전함 ㅋㅋ (야 그거 비싸...) 그리고 나도 틈날때마다 여전히 귀찮게하고 또 괴롭힘 ㅋㅋㅋ 표정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동안 바빠서 밖으로 나다녔더니 못 나가게 이렇게 바지를 빼앗는가하면 나갈때마다 현관문에서 이렇게 아련하게 바라봄 ㅠㅠㅠ 이상 여전히 귀여운 내새끼 근황이었습니다. #턴테이블 을 장만했다. 비싼거 살 돈은 없고 저렴한 모델로 알아봤더니 닥치고 #오디오테크니카 라더라고. 덕분에 모아뒀던 LP도 또 놀고있던 스피커도 열일하는 중 사랑해요 영감님. 요즘 엄청 자주가는 돈까스집 #거북이금고 안심이 진짜 기가막힌다. 물론 등심도 맛있음. 이쯤에서 #광안리언 부심. 여름바다, 겨울바다 좋다고들 하지만 개인적으로 바다는 가을이 최고라고 본다. 뜬금없는 길 위의 핫핑크. 안녕! 미시오! 이쯤되면

조커(Joker, 2019) [내부링크]

1. 만듦새, 완성도와는 별개로 <조커>는 엄청나게 멋진 영화다. 약간은 뻔한 내러티브, 너무나 강력해서 빈틈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캐릭터 조커가 호아킨 피닉스와 만나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구축해냈다. 영화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타이밍에 상황을 던져놓거나 예상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보여준다. 2. <조커>는 빌런의 연대기이지만 영웅의 서사를 고스란히 따른다. 원래 영웅보다 악인의 희로애락이 훨씬 더 강력하고, 특히 카타르시스라는 측면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는 법이다. 여기에 시궁창 같은 배경 덕에 공감까지 더해졌다. 이런 강력함이란. 3. 뭐가 좋니, 어느 부분이 강력하니 이런 것들을 다 떠나서 호아킨 피닉스가 없었다면 모두 불가능한 이야기였을 것이다. <조커>는 완벽한 호아킨 피닉스의 영화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도 다른 의견을 낼 수 없을 것이다. 조커가 호아킨이고 호아킨이 조커 그 자체인, 이건 뭐 평경장이 말한 내가 화투고 화투가 나인 몰아일체의 경지. 호아

Take Five [내부링크]

턴테이블 장만 후 모아뒀던 LP 듣는 재미에 푹 빠졌다. 펄프픽션, 그리스, 토요일 밤의 열기, 고스트버스터즈 등등 아끼고 사랑하는 앨범은 너무나 많지만, 가장 즐겨듣는 것은 <Swing in the films of Woody Allen>이다. 우디 앨런 영화에 삽입된 스윙 재즈곡을 모아놓은 보석 같은 앨범. 이 앨범을 특별히 아끼는 이유는 Side A의 첫번째 트랙에 <Si Tu Vois Ma Mère>가 자리 잡은 것이 가장 크지만 Side B의 마지막에 <Take Five>가 배치된 것도 내겐 만만치 않은 이유다. 우디 앨런의 1995년 작품 <마이티 아프로디테(Mighty Aphrodite)> 그리고 재즈 음악가 데이브 브루벡의 연주곡 <Take Five>. 음악이야 TV며 광고며 다양한 곳에서 워낙 많이 쓰인 곡이라 곡 자체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는 것이 무의미하지만 영화 이야기는 짧게라도 해야겠다. 우디 앨런의 90년대는 작품 외적 이유 때문에 얼룩져있고, 작품 내적으로도

#13: 쓰다보니 구매후기들 [내부링크]

2020년 상반기에 대한 개인적인 기록 + 몇몇 안부에 대한 대답 정도로 생각하고 사진을 고르기 시작했는데 쓰다보니 이건 뭐 그냥 물건 사모은 얘기들. 일단 시작. 근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LP를 한장씩 사모으는 것. 올해 1분기 소비는 먹는 것 제외하면 LP를 사모았다고 기억해도 될 정도니까. 그러다 4월부터 소비가 폭발함 ㅋㅋㅋ 그건 후술하고 일단 LP썰부터. 음악 전체적인 분위기보다는 그냥 That’s Life 좋았지 뭐 이런 막연한 마음으로 #조커ost 를 샀다. 그리고 망함ㅋㅋㅋㅋㅋ 두어번 듣고는 방치해둔 터라 중고로 팔아볼까 생각도 했지만 보라색이 예뻐서 / 또 표지가 예뻐서 / (사진에는 없지만) 속지가 예뻐서 / 국내에선 품절이라 아마존을 통해 구입한 노력이 아까워서 / 그냥 소장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선 결국 That’s Life을 듣기위해 시나트라 앨범도 사게되었고 ㅋㅋ 도미애 블로그에 #펄프픽션 없으면 서운하죠? 사실 요샌 컬러LP에 빠져 있다. LP에 어

밀려오는 서글픔 [내부링크]

일리에겐 화장실을 가는 것이 곤욕스러운 일이 아니었을까. 다리를 다쳐서, 기력이 부족해서, 가끔씩은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 실례를 하기도 했다. 고양이만 있는 우리 집에 애견 배변패드가 필요했던 이유다. 꼭 아플 때만 그런 것도 아니다. 건강할 때 일리는 화장실에서 나올 때면 늘 뛰쳐나와야만 했는데 이유는 바로 루트 때문이었다. 일리가 화장실에 들어가면 루트는 늘 옆에서 기다리다 나오는 일리는 덮치곤 했다. “루트, 일리 좀 그만 괴롭혀ㅋㅋ” 라고 나무랐지만 그때는 몰랐었다. 그게 얼마나 소중한 일상이었는지. 컨디션 기복이 심했던 일리는 가끔씩 혼자 있고 싶어 했고 루트는 그런 일리를 절대 건드리는 일이 없었다. 루트가 장난을 친다는 것은 일리가 그만큼 컨디션이 좋다는 말이기도 했다. 요즘 들어서 가끔씩 루트가 구석진 화장실에서 혼자 막 뛰쳐나올 때가 있다. ‘고양이가 원래 그렇지 뭐’하고 넘어갔었는데, 오늘은 갑자기 왜 일리 생각이 난 것인지. 루트도 일리 생각이 나

#14: 거제 몽돌해변 [내부링크]

집에서 조금만 걸어나가면 바다를 볼 수 있지만 몽돌은 모래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거제에 다녀온 흔적이라곤 달랑 이거 하나. 소리가 좋아서 아무생각없이 틀어놓는 영상.

#15: 덕후라면 이정도는 [내부링크]

언제 그리고 왜 샀는지 기억도 안나는 #다스베이더 가습기ㅋㅋ 찾아보면 집구석에 이런게 엄청나게 많음 -_ - 그나저나 도란스가 어딨더라?!

LP 수집 근황 [내부링크]

소비 욕구가 바닥을 쳐서 먹고 마시고 하는 생존 외에는 딱히 사고 싶은 것도 실제로 구입하는 것도 없는데 그래도 간헐적이지만 LP는 꾸준히 사 모으고 있다. 뭐 거창하게 수집이라 썼지만 그냥 갖고싶어서 또 듣고싶어서 사모은 LP에 대한 근황.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Soundtrack - AWESOME MIX VOL. 1> (명곡을 모아놓은 앨범이니) 당연한 소리겠지만 음반 속 모든 곡이 사랑스럽다.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2719330762 [LP] Guardians of the Galaxy: Awesome Mix Vol. 1(2014) /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OST Vinyl - 겨우겨우 4번째 이어지고 있는 LP리뷰 or LP수집 이야기 (의미 없는 질문이지만) ‘당신이 무인도에 ... m.blog.naver.com <마이클 잭슨 6집 - Thriller> 그 어떤 수식어보다도 강력한 한마디,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

Jamiroquai(자미로콰이) - <High Times> [내부링크]

친구와 시시껄렁한 얘기를 나누다 갑자기 튀어나온 인생의 음반들. 벤폴즈파이브, 마룬5, 김건모, 긱스, 언니네 이발관, 펜타토닉스 등등 여러 가수의 이름이 나왔고, 실제로 더 좋아하는 가수도 많지만 단 한 장의 앨범을 꼽으라면 바로 자미로콰이의 High Times. 진짜 귀에서 피나올 정도로 듣고 또 들은 그런 앨범. 편의상 베스트 앨범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1992년부터 2006년까지의 싱글을 모아 놓은 앨범이다. (개인적으로는 베스트라 불러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싸이월드가 흥하던 시절 BGM으로 유행했던 <Love Foolosophy>, 디스코 리듬이 흥겨운 <Little L>, 센세이셔널했던 첫 싱글과 정규음반 <When You Gonna Learn>, <Emergency On Planet Earth> 등 명곡이 넘쳐나지만 개인적으로는 2~3집에 수록되었던 곡들을 조금 더 좋아한다. <Space Cowboy>, <Virtual Insanity>, <Cosmic Girl>,

쿠바에서 한달살기를 계속 이어가며 [내부링크]

4년 만이네요. 쿠바에 다녀온 지도 또 글을 쓰다만 지도. 아직까지도 가끔씩 (코로나 이후 여행을 준비하시는지) 쿠바에 대해, 여행 일정이나 도시 등을 물어봐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여행기를 아니 생활기를 이어 써보려 합니다. 개인적으로 정리를 해두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4년 전 한 달을 아주 세세하게 떠올릴 만큼 기억력은 좋진 못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남겨뒀던 일정들, 기록들, 사진들이 있어 최대한 열심히 다시 써보겠습니다. (현생이 바빠) 빨리 쓰진 못하겠지만 꼭 완성시키겠다는 약속을 드리면서요.

[LP] Grease: The Original Soundtrack from the Motion Picture(1978) / 영화 그리스 OST Vinyl [내부링크]

LP수집이라기엔 좀 거창하고 아무튼 소유 중인 LP를 기록해두기로 했다. 아직 개뿔 몇 장 없지만 게으른 나의 글쓰기 속도를 고려한다면 적당한 양이고, 또 앞으로 LP는 기회가 닿는 대로 계속 사모을 생각이기 때문. 일단 쓰기로 결심하고 첫 번째로 뭘 쓸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집어 든 것은 영화 <그리스> OST. 턴테이블도 없으면서 그냥 소유하고 싶은 마음에 -그것도 일본 여행씩이나 가서(그래서 속지가 일본어로 되어있음)- 구입했던 그런 음반이다. 사실 영화 자체는 그리 만듦새가 좋은 편도 아니고, (노래야 워낙 훌륭하지만) 독무든 군무든 춤은 요즘 기준에서는 좋게 말하자면 자유분방하고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좀 어설프지만. 그래도 뭐랄까 <그리스>는 내게 오랜 꿈같은 영화다. 중학교 때인가 우연히 TV에서 보게 된 <그리스>에 완전히 매료되어 버렸던 어린 시절 나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토요일 밤의 열기>, <록키 호러 픽쳐쇼> 같은 70년대 뮤지컬 영화에 빠져지냈고

[LP] Swing In The Films Of Woody Allen(2013) / 우디 앨런의 영화 속 재즈 음악 OST Vinyl [내부링크]

- 겨우겨우 두 편째 이어지고 있는 LP 수집 이야기 몇 년 전에 <Take Five>를 언급하며 시시껄렁한 썰을 풀었던 적이 있는데, 글을 쓰던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가장 즐겨듣는 앨범이 바로 <Swing In The Films Of Woody Allen>이다. 우디 앨런의 영화에 삽입된 스윙재즈곡을 모아놓은 보석 같은 앨범.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1754816264 Take Five 턴테이블 장만 후 모아뒀던 LP 듣는 재미에 푹 빠졌다. 펄프픽션, 그리스, 토요일 밤의 열기, 고스트버스... m.blog.naver.com 우디 앨런은 스스로가 연주가로 활동할 만큼 음악적으로도 뛰어난 감독인지라 작품을 보다 보면 기가 막힌 선곡 능력에 새삼 감탄할 때가 많은데, 우디 앨런의 수많은 작품과 수록곡 중에서 액기스만 모아놓았으니 이건 뭐 나쁜 평가를 받는 것이 더 어려운 앨범이다. 트랙리스트를 대충 훑어만 봐도 워낙 유명한 곡들

#16: (벚)꽃피는 봄이 오면 [내부링크]

“느그 서장 남천동살제?” 일명 느그서장동네 남천동에서 맞이하는 (벌써) 3번째 봄. 수영구는 광안리 해변을 기준으로 남천동, 광안동, 민락동으로 나뉘는데, 광안리 그 자체인 광안동과 전국에서 횟집이 가장 많다는 민락동은 1년 내내 사람이 붐비는 핫한 곳이다. 바로 옆 동네 남천동은 전형적인 주거 단지. 아주 조용한 동네란 의미다. 주민을 제외하고 매매나 전세 등 집을 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특별히 찾아올 일이 없는 그런 곳. 그런데 이런 조용한 동네가 매년 봄만 되면 들썩거리는데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3075302 벚꽃 터널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7일 오후 부산 수영구 남천동 아파트 단지에 벚꽃이 활짝 펴 있다. 2022.3.27 [email protected] n.news.naver.com 바로 벚꽃 때문! 지역에서 유명한 벚꽃 명소라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사람이 몰려온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단톡방

#17: 옥련선원 [내부링크]

종교는 없지만 종교시설을 찾아가는 것을 좋아한다. 새로운 도시로 여행을 가면 도서관이나 종교시설은 꼭 그리고 가능하다면 가장 먼저 방문하려 노력하는 편이고. - 이건 국내나 해외나 어딜 여행가건 루틴처럼 지키는 일이다 - 사찰이나 성당은 조금 둘러 가더라도 무조건 한 번 이상은 지나쳐야만 하고, 교회도 수십년 이상 된 건물이면 찾아가 보는 편이다. 신자가 아니기에 법당이나 예배당에 들어가진 않지만 그냥 오래된 건물을 관찰하는 것과 또 건물 쪽에서 건너편 동네를 바라보는게 취미라면 취미다. 부산에 와서도 몇몇 사찰과 성당 등을 찾아다녔는데 (엄마가 부산에 온 김에 + 불교신자인 엄마를 위해) 그중 가깝고 (내 기준에서) 괜찮았던 옥련선원을 찾았다. 오래된 곳이지만 관리가 잘 되어서 사찰 전체가 거대한 정원 같은 느낌. 절에 오면 느끼는 평안함과 엄마가 불공을 드리는 시간 동안 잔소리에서 해방되는 소소한 이득도 함께 얻는데 이번에는 그 시간이 좀 짧았다. 불공을 좀 더 드리지 그랬냐는

미래에셋증권 서비스 등급 변경 + 협의환전율 [내부링크]

어느 날 들어온 카톡 하나. 작년에 영끌을 위해 출금한 이후로 당분간 등급이 바뀌는 일은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그런데 갑자기 골드라구요? 등급 기준을 좀 확인해봐야겠다. 미래에셋 서비스 등급 기준 그렇다(고 한다). 장이 좋지 않는데도 몇몇 종목들이 올라준 덕분에 겨우 턱걸이 하듯이 다시 골드 등급 입성. 등급별 우대 혜택도 따로 있는데 나한테 도움되는건 별로 없는 듯하다. 이 얘기를 하려는게 아니고c 환율이 1200원을 넘어가고나서는 환전은 선택지에서 아예 빼버렸는데 언제 또 환율이 출렁여서 환전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 or 환율이 더 많이 오르면 원화로 다시 바꿔둘까 하는 마음에 환전수수로 조정을 요청하기로. 내겐 통화하는게 너무 피곤한 일이라 다음으로 미룰까도 생각했지만, 또 까먹을까봐 아니면 귀찮아서 하지 않을까봐 생각난 김에 지점으로 전화를 걸어서 조정을 받았다. 물론 환율은 스프레드보다는 타이밍을 잘 잡는 것이 훨씬 중요하지만 조금이라도 아끼면 좋으니까요. 다 피 같은 내

나의 아저씨 + 아이유 +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내부링크]

1. 나의 아저씨(2018) 언젠가 말했듯이 나는 드라마를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한 마디로 말하자면 ‘시간이 아깝다’가 될 것 같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영화주의자(드라마보다 영화를 더 좋아하는 사람 - 그냥 지어낸 말입니다)로 지낸터라 ‘드라마 2회분 = 영화 한 편’ 이런 생각으로 드라마를 선택하지 않았다. 적게는 10시간 혹은 20시간 이상 시간을 쏟을 만큼 드라마의 긴 호흡과 시리즈물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 더 솔직한 이유겠지만. 그래도 근래에는 재미를 좀 붙여서 드라마를 곧잘 보는 편이다. 이슈가 됐던 <오징어 게임>이나 <지옥>, <DP>는 릴리즈되자마자 순식간에 몰아봤고 작품성이 좋다며 추천받았던 <괴물>, <비밀의 숲> 같은 작품은 뒤늦게 정주행하기도 했다. 몇 개의 글을 남겼던 <기묘한 이야기>부터 <종이의 집>, <피키 블라인더스>, <마인드헌터> 등등등 꽤 많은 드라마를 봤다. (뭐야 나 드라마 좋아하네?ㅋㅋㅋ) 많은 이들이 인생드라마로

[LP] 변진섭 Great Hits Vinyl(2021) : 변진섭 1, 2집 베스트앨범 [내부링크]

80~90년대 발라드를 편애한다. 만나고 헤어지고 그리워하고 술마시고 울고 전화하는 진부한 사랑 타령이 아닌 애틋함을 노래하는 진짜 발라드. 이문세, 유재하, 신승훈, 윤상, 윤종신 등등 이 시대의 발라드를 들어본 사람들은 안다. 멜로디가 얼마나 단아한지 가사는 또 얼마나 서정적인지. 요즘 시대에 발라드가 더 이상 어필하지 못하는 것(=내가 80~90년대 발라드를 좋아하는 이유)은 음악, 노랫말, 보컬 어느 것 하나도 80~90년대를 뛰어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시기의 발라드를 논하며 변진섭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지. <Great Hits>는 우리나라 최초의 공식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던 변진섭의 1집 <홀로된다는 것>과 더 큰 성공을 거둔 2집 <너에게로 또 다시>의 주요곡을 모아놓은 베스트앨범이다. 표지는 2집 앨범 재킷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했고, 트랙 리스트는 92년에 발매된 <변진섭 GOLDEN BEST>와 거의 동일한 앨범으로 2021년에 제작되었다. 500장 한정

[쿠바에서 한달살기] Day8-2 앙꼰과 라 보카 [내부링크]

2018.5.16 말레꼰의 도시 아바나, 바다와 닿아있던 숙소에서 지냈던 시엔푸에고스를 거쳐왔고 또 바다에 접해있는 산티아고 데 쿠바로 이동할 예정임에도 굳이 앙꼰 해변을 찾기로 결심했던 것은 4년 전 아쉬움 때문이었다. 정말 날씨가 내내 좋았던 첫 번째 쿠바 방문 때 딱 하루 날씨가 좋지 못했던 날이 바로 앙꼰 해변을 찾았던 그날이었고, 타이트한 일정 탓에 카리브해를 만끽하지 못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했던 아주 쨍한 날씨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쉬움을 어느 정도 달랠 수 있었던 방문이었다.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지만 (시간이 많았으므로) 여유롭게 맥주를 마시고 또 맥주를 마시고 해변을 바라보고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 (급하게 사진을 추가했지만, 날씨가 쨍하지 않아서 앙꼰의 매력이 모두 담기지 않았다. 앙꼰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구글에서 참고해 주세요; - 뭐 이런 여행기가 다 있냐ㅋㅋㅋㅋ) https://url.kr/n3ugo8 playa ancon - Google Sear

[쿠바에서 한달살기] Day9 허술한 비아술 버스 시스템 [내부링크]

비아술 버스를 타고 카마구에이로 이동 2018.5.17 쿠바에 도착한지 일주일이 넘어가며 여행 약발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한 달 가까운 긴 일정 그리고 여행보다는 생활을 목표로 하기에 평소 여행보다는 설렁설렁 다니고 있지만, 그래도 피로가 많이 누적되었다. 환경 변화가 주입해 준 아드레날린이 거의 다 소모된 느낌. 누적된 피로 때문인지, 어제 유독 많이 마셨던 맥주 때문인지, 쌀쌀했음에도 침대에서 일어나기 귀찮아서 줄이지 않았던 선풍기 때문인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침에만 화장실을 3~4번을 들락거리는 최악의 컨디션에 직면했다. 더군다나 오늘은 비아술 버스를 타고 카마구에이로 이동하는 날이다. 트리니다드에서 카마구에이까지는 버스로 5시간 45분(09시 50분 출발, 15시 35분 도착 / 휴게시간 포함)이 걸리는 장거리 이동이라 중간에 화장실이 급해지면 방법이 없기에 약 한 알 먹고 도착할 때까지 물이고 뭐고 금식하고 버티기로 했다. 쿠바의 화장실 문화 쿠바에서는 화장실 입구에 의

몇몇 영화에 대한 코멘트: 나이브스 아웃, 팬텀 스레드, 펀치 드렁크 러브, 아르고, 토이스토리, 드니 빌뇌브 [내부링크]

최근 영화를 많이 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간간이 본 작품 중 나열해놓은 단어와 문장을 하나의 글로 모아본다. 그냥 두기에 아까운 문장이 몇 있는데 게으름 때문에 영원히 임시저장글로 남을 것 같아서 일단 쓰는 것으로. <나이브스 아웃> 아르센 뤼팽과 셜록 홈즈 그리고 아가사 크리스티 류의 추리소설이 20세기 whodunit 장르의 바이블이었다면 21세기는 영상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고 <나이브스 아웃>은 새로운 바이블의 후보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마치 소설책을 읽는 듯한 재미가 영상이라는 속도로 쏟아진다. <팬텀 스레드> 온통 옷에만 시선이 고정되어 있는 레이놀즈. 그리고 그런 그를 지긋이 응시하는 알마. 인상적인 장면이 많은 <팬텀 스레드>에서도 이 장면은 작품 전체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펀치 드렁크 러브> 존 브라이어의 음악, 제레미 블레이크의 아트워크와 미장센 그리고 pta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명연기. 원래도 무지막지하게 좋았는데, 볼 때마다 더 좋아진다. <

퇴사 그 후 [내부링크]

블로그 메인 화면에 ‘지난 오늘 추억을 돌아보세요’라며 4년 전에 쓴 글이 걸려있는데 제목이 ‘퇴사’였다. 그래 맞아 나 직장인이었었지. 4년이나 흘렀고 나는 더 이상 직장인이 아님에도 아직까지 퇴사라는 단어는 짜릿하고 또 흥미롭다. 여전히 퇴사 뒤에는 불안이라는 단어가 숨어서 따라다니지만. 간단하게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있지만, 뭐야 이미지며 템플릿이 왜 이렇게 안 예뻐라고 디자인을 탓하며 4년 전 그때와 지금의 상황과 내 마음을 조금 써보려 한다. 일단 퇴사 후 썼던 글. (퇴사와 관련된 글을 많이도 썼다. 기뻤던건지 불안했던건지 모르겠지만, 본문에 링크로 덕지덕지 붙은 글들이 주로 퇴사 관련해서 썼던 글들이다.)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1258055050 퇴사 이렇게 좋은 회사를? 도대체 왜? 뭐 먹고 살건데? 숱한 질문을 받았지만,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대답하지 ... m.blog.naver.com 회사생활에 지쳐 퇴사를 아주

나의 아저씨: 나의 최애 장면 [내부링크]

스토리만큼이나 명장면이 많은 <나의 아저씨>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바로 이것이다. 종종 생각이 나서 곱씹어 보는데, 마냥 웃자고 넣은 장면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상훈과 기훈 (그리고 동훈) 3형제의 캐릭터와 (나의 아저씨 외에도) 다른 아저씨들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 형제에게 청소방을 넘겨줬던 제철이 그랬던 것처럼 청소방을 넘겨받은 상훈도 좌회전 신호의 주황불에 멈추지 못해 차가 넘어진다. 면박을 주는 기훈에게 제철과 상훈은 비슷한 뉘앙스의 대답을 한다. 제철 : “니가 타봐 인마. 주황불에서 멈춰지나.” 상훈 : “이게 주황불에 안 서지는구나. 밟으면 안 된다 싶은데 밟게 되네.” 제철과 상훈은 법인카드를 함부로 쓰고, 뇌물을 받은 이유로 각각 회사에 잘린(것으로 언급된)다.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유혹에 빠졌고, 멈춰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달콤함을 이겨내지 못했던 그들의 처지와 직장생활을 마감한 이유가 위의 대사에서 드러난다. 이는 하릴없이 술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High Fidelity, 2000) [내부링크]

1. 검정색 바이닐이 돌아가는 영상 그리고 선명하게 떠오르는 타이틀 “High Fidelity” 오프닝만 봐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영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음악영화야 늘 있는 장르이고, 명작으로 인정받는 작품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만 그래도 2000년 무렵은 특별한 시기로 기억될만하다. 글을 쓰고 있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를 포함해 <올모스트 페이머스>, <매그놀리아>, <아메리칸 뷰티>,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처럼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음악영화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 언급된 모든 작품을 좋아하지만 나의 영원한 원픽은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가 되겠다. 나는 이 영화가 가진 구조의 독특함과 너드한 감성을 사랑한다. 2.영화는 두 가지 이야기로 구성된다. 주인공 롭(존 쿠삭)과 여자친구 로라(이븐 야일리)의 이별과 재회 그리고 중간중간 들어간 롭의 지나간 사랑 이야기가 첫 번째이고. 롭이 운영하는 ‘챔피언쉽 바이닐(Championship Vinyl)’을 무대

[단평] 넷플릭스에서 본 해외 드라마 [내부링크]

드라마를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고 공공연하게 말해왔다. 실제로 십수 년간은 드라마를 한 편도 보지 않았었는데, 요즘은 그냥 ‘나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야’라는 자기 암시, 최면을 걸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짧게 써보자 하고 대충 세어봤는데 20편 정도 된다. 시즌이 여러개인 작품도 있으니 드라마 매니아라고 해도 할말 없을 듯. 한편으로 쓰기엔 너무 길 것 같아서 국내, 해외로 나눠서 올린다. 그나저나 저 드라마 좋아하나 봐요.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 이 모든 시작은 <하우스 오브 카드>로부터. 넷플릭스를 구독하며 본격적으로 드라마를 시청하기 시작했는데 넷플릭스 구독 이유가 <하우스 오브 카드>를 보기 위함이었다. 시즌1은 <프렌즈> 시즌1과 더불어 내 인생의 드라마. 뒤로 갈수록 밀도는 떨어지고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 않지만 시즌1, 2의 완성도는 어떤 영화나 드라마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종이의 집(La Casa de Papel) ‘가면이 마음에 들지 않는

[LP] Guardians of the Galaxy: Awesome Mix Vol. 1(2014) /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OST Vinyl [내부링크]

- 겨우겨우 4번째 이어지고 있는 LP리뷰 or LP수집 이야기 (의미 없는 질문이지만) ‘당신이 무인도에 가져갈 노래 12곡은?’ 아니 질문을 바꿔서 ‘평생 12곡만 들을 수 있다면 선택할 노래는?’ 각자의 선택 기준은 다르겠지만 두 가지 조건은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 끝내주게 좋은 곡 그리고 피나게 들어도 질리지 않는 곡 혹은 질리더라도 금방 다시금 듣게 되는 곡. 이런 조건의 곡을 찾다 보면 ‘메가 히트’했던 곡들 중 ‘스테디셀러’가 남게될 확률이 높다.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또 세대를 건너 오랜 시간 사랑을 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1장 짜리 LP. side 1, 2의 라벨 색상이 다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Guardians of the Galaxy)>의 사운드트랙 <Awesome Mix Vol. 1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1)>의 수록곡들이 그렇다. 언젠가 들어본 것 같은 멜로디, 잘 모르지만 흥얼거리게 되는 가사, 노래 제목은 정확히 몰라도 명성은 익히

한국 영화 속 이상한 명대사 모음 [내부링크]

블로그 임시저장글이 뭐가 있나 봤더니 이런 이상한 글이 있어서ㅋㅋㅋ 몇 년 전에 써뒀던 글인데(그래서 영화가 다 옛날 작품들) 그냥 지워버릴까 하다 키득거리며 썼을 과거의 나를 위해 올려본다. 혼자 이런걸 수집하고 있었다니 나 진짜 이상한 사람이네. 제목은 명대사라고 쓰긴 썼는데, “사람은 믿지마라. 상황을 믿어야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한재호(설경구 扮)) 이런 것처럼 사람들이 좋아하고 인정하는 명대사가 아니라 그냥 웃긴 대사들. 내가 좋아하는 대사들 모음. 글쓴이가 정박보다는 엇박에 큰 웃음이 터지는 타입이라, 빵빵터지는 웃음도 아니고 그냥 피식하게 웃거나 실소하게 되는 대사들? 뭐 그런 대사 모음입니다. “대출 안해요, 저 돈 많아요잉” <신세계> 정청(황정민 扮) 명품(혹은 짝퉁) 선글라스를 쓰고선 내뱉는 “역시 명품이 좋긴 좋아. 시커먼게 존내 안보여”처럼 웃긴 대사나 애드립이 많은 정청지만, 뭐랄까 정청의 캐릭터를 잘 보여주는 것은 저 대사다. 정청은 장난스럽

[LP] 라틴 쿠바 재즈 지브리를 만나다 / Studio Ghibli meets Latin Cuban Jazz Band (Live in Seoul) / 지브리 OST Vinyl [내부링크]

- 리스너를 표방하는 컬렉터의 다섯번째 LP수집 이야기 (제목만 써놓은 글 포함) 표지 사진을 찍어놓고 쓰다만 LP 글이 10개 정도 되는데, 갑자기 새로운 LP가 한 장 생겨서 다 미뤄두고 이 앨범부터 쓴다. 영화와 음악과 쿠바, 내가 좋아하는 요소가 다 모여있다며 친구가 생일선물로 준 <라틴 쿠바 재즈 지브리를 만나다>. 마음이 고마워 기쁜 마음으로 받긴 했지만 사실 그리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우선은 라틴, 쿠바, 재즈, 지브리를 나열해두고 뭐라도 하나 걸리라는 식으로 작명한 쌈마이 느낌 가득한 앨범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히사이시 조가 작업한 스튜디오 지브리 사운드트랙은 완성도가 높기로 유명한데 편곡을 한다고? 그것도 라틴으로? 굳이? 뭐 이런 의구심 때문이었다. (찾아보니) 모리무라 켄은 라틴 음악 한 우물만 파온 거장으로 2013년에는 <Ghibli De Latin>이라는 편곡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의 밴드[타쿠야 야마구치(베이스), 요시 이바(퍼커션), 세

LP 수집 근황(2): OST [내부링크]

택배를 받을 때마다 ‘하 이제 그만 사야지’하면서 금방 망각하고 야금야금 사 모으고 있는 LP 수집 이야기. 지난번에 쓴 LP 수집 글이 2월이었는데 두어 달 동안 몇 장이 더 모였다. 하나로 쓰기엔 너무 긴 것 같아서 두 편으로 나눠 올린다. 일단 사운드트랙부터.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2653124598 LP 수집 근황 소비 욕구가 바닥을 쳐서 먹고 마시고 하는 생존 외에는 딱히 사고 싶은 것도 실제로 구입하는 것도 없는데... m.blog.naver.com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High Fidelity) 2000년대 음악영화 중 나의 원픽. 아니 꼭 2000년대가 아니라도 최애다. 나는 이 영화의 분위기와 캐릭터들이 가진 찌질함과 너드함을 사랑한다. 음악에 미친(?) 사람들이 나오는 영화. 당연히 사운드트랙도 끝내준다.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2712249487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H

[단평] 넷플릭스에서 본 국내 드라마 [내부링크]

알고 보니 드라마 매니아였던 도미애의 넷플릭스에서 본 드라마 단평. 해외편에 이어서 국내편. 스포일러는 거의 없지만 딱히 드라마 중심을 겨냥한 얘기도 아닌 그냥 개인적인 생각들, 단평 모음.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2717744040 [단평] 넷플릭스에서 본 해외 드라마 드라마를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고 공공연하게 말해왔다. 실제로 십수 년간은 드라마를 한 편도 보지 않았었... m.blog.naver.com <킹덤> 좀비물을 좋아하고 꽤 오랫동안 봐왔음에도 달리는 좀비는 무서울 때가 있다. 아니 이런 쓸데없는 소리를 하려는게 아니고. 완성도를 논하기 전에 세계관을 먼저 논해야 한다. 시즌1,2 그리고 아신전까지 계속해서 <킹덤>이 좋은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관이 잘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장담하는데 또 다른 스핀오프 세자전도 분명 재밌을 것이다. <오징어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깐부’ 같은 소재

SBS 라디오 시그널송 오프닝 음악 모음 / 파워FM 러브FM [내부링크]

내가 궁금해서 찾아본 라디오 시그널송 모음. 못찾은 프로그램 몇몇 제외하곤 거의 다 있다. ‘시그널송에 참 좋은 음악이 많네’라는 어쩌면 당연한 감탄과 함께 시작. *SBS-KBS-MBC 순으로 올릴 예정입니다. (순서는 파워FM, 러브FM 방송시간 순) 조정식의 펀펀투데이 / 김영철의 파워 FM /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 박하선의 씨네타운 / 최화정의 파워타임 / 두시탈출 컬투쇼 / 붐붐파워 / 배성재의 텐 / 딘딘의 Music High / 김주우의 팝스테이션 / 최영주의 아침편지 / 이숙영의 러브FM / 윤수현의 천태만상 / 허지웅쇼 / 간미연의 러브나잇 / 최백호의 낭만시대 / 박은경의 스위트 뮤직박스 / 이현경의 뮤직토피아 / 유혜영의 생생가요 <조정식의 펀펀투데이> 행주, 양홍원 (Feat. 카더가든, ZICO) - SEARCH https://youtu.be/sNZvE5Jk7Qs <김영철의 파워 FM> Big Sam's Funky Nation - Lookin’ G

KBS 라디오 시그널송 오프닝 음악 모음 / HappyFM CoolFM [내부링크]

내가 궁금해서 찾아본 라디오 시그널송 2탄. KBS 라디오 해피FM, 쿨FM. 시그널송에 참 좋은 곡들이 많다는 전과 같은 감탄을 하며 시작! (순서는 해피FM, 쿨FM 방송시간 순) 김태훈의 프리웨이 / 주현미의 러브레터 / 임백천의 백 뮤직 / 이각경의 해피타임 4시 / 이상호의 드림팝 / 유지원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 / 김도연의 상쾌한 아침 / 조우종의 FM대행진 / 이현우의 음악앨범 / 이기광의 가요광장 / 황정민의 뮤직쇼 / 신예은의 볼륨을 높여요 / 비투비의 키스 더 라디오 / 설레는 밤, 박소현입니다 <김태훈의 프리웨이> El Urbano - Missing You https://youtu.be/my25IR-rsxg <주현미의 러브레터> 주현미 - 러브레터 https://youtu.be/xPbJjkMvhKs <임백천의 백 뮤직> Tiësto(Feat. Bright Sparks) - On My Way https://youtu.be/7KW_5P1fkws <이각경의 해피타임 4

MBC 라디오 시그널송 오프닝 음악 모음 / 표준FM FM4U [내부링크]

거두절미하고 출발합니다! (순서는 표준FM, FM4U 방송시간 순) 정준하, 신지의 싱글벙글쇼 / 박준형, 박영진의 2시 만세 / 정선희, 문천식의 지금은 라디오시대 / 원더풀라디오 김현철입니다 / 김이나의 별이 빛나는 밤에 / 서인의 심야다방 / 아이돌 스테이션 / 굿모닝FM 장성규입니다 / 오늘 아침 정지영입니다 / 이석훈의 브런치카페 /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 / 두시의 데이트 뮤지, 안영미입니다 / 오후의 발견 이지혜입니다 / 배철수의 음악캠프 / GOT7 영재의 친한친구 / 푸른밤, 옥상달빛입니다 / 배순탁의 B side / 신혜림의 JUST POP / FM영화음악 김세윤입니다 <정준하, 신지의 싱글벙글쇼> 코요테 - 순정 https://youtu.be/J11QOxaG0zU <박준형, 박영진의 2시 만세> Mezzoforte - Garden Party https://youtu.be/Brk_GByvouY <정선희, 문천식의 지금은 라디오시대> Tele Music - Reg

(CD플레이어 없는 자의) CD 리뷰 or CD 수집 이야기 [내부링크]

마지막으로 CD를 샀던 게 언제였더라? 2012년 신화 10집이었던가?(신화는 못참지ㅋㅋ) 당시 4년 만의 정규앨범었고, 돈도 벌겠다 그냥 갖고 싶으면 막 사재끼던 그런 시절이었다. 그마저도 몇 번 듣지도 않고 엄마집이나 우리집 창고 어디 구석에 처박혀 있을거다. 그간 CD를 구입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 CD보다는 LP나 테이프를 더 좋아하기도 하고 음악을 간편하게 들을 수 있기에 필요가 없다는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CD를 들을 수 있는 플레이어가 없어서다. 10년 넘게 그랬고, 누군가 사주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아마 그럴 예정. 서론이 길었는데, 플레이어도 없는 주제에 얼마 전 CD를 몇 장 샀고, 또 친구가 한다발 가져다줘서 졸지에 컬렉션이 만들어졌다. 플레이해보지 않고 쓰는 간단 음반 리뷰. 순서는 치코와 리타 OST / 자미로콰이 - High Times / 유키 쿠라모토 - Reminiscence / BTS - Map of the Soul: Persona / 아이유 -

왕가위 LP: 중경삼림, 춘광사설, 화양연화 [내부링크]

사골처럼 우려먹는 왕가위 LP 이야기. 나중에 한편씩 따로 리뷰를 올릴 생각이지만 (게을러터져서 언제 쓴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일단 중경삼림, 춘광사설, 화양연화 3장을 모았다는 자체가 너무 좋아서 일단 씁니다. 손 덜덜 떨면서 돈만 쓸게 아니라, 글도 뭐라도 써야죠. 몇달 전 먼저 입수했던 춘광사설과 화양연화 LP를 언급하며 중경삼림만 있으면 세상 다 가진 기분일 것 같다고 했었는데, 그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 느껴봤습니다. (보기만해도 좋다) 중경삼림(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택동 영화사 30주년 기념으로 애비로드 스튜디오 리마스터로 발매된 WKW ARS Series 중경삼림 OST LP. 30주년이니 ARS버전이니 하는건 이전에 다른 버전의 LP판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에게나 의미가 있을 얘기고 나처럼 뉴비들에게는 별 의미없는 이야기. 음반 앞에 수식어가 붙을수록 ‘그래서 결국엔 더 비싸다는 말이구나’ 싶은거지. 춘광사설과 화양연화를 직구로 구하며

[하루한곡] 언니네 이발관 - 아름다운 것 (2008) [내부링크]

여러 분야에서 ‘100일 챌린지’ 같은 걸 많이 하길래 나도 한번 해보기로 했다. 이름하여 ‘하루한곡’. 매일 노래 한 곡에 대한 짧은 글을 써볼 생각이다. 일단 목표는 100일 연속. 연속이 어렵다면 100편을 채우는 것을 목표로. 일정한 기준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고 옛날부터 좋아했거나 갑자기 생각나는 노래 혹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왔거나 누군가에게서 추천받은 곡 등등 그날 그날 가장 듣고 싶은 곡을 쓸 계획이다. 음악을 엄청나게 많이 듣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나마 다양하게 듣는 편이라 나름 재밌는 연재가 되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 보면서. 어떤 곡을 첫 번째로 써볼까. (뭘 쓰든 아무도 신경 안 쓰겠지만) 처음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마음에 첫 곡을 선정하느라 몇 일 시간이 좀 흘렀다. 고심 끝에 선정한 곡은 언니네 이발관 5집 <가장 보통의 존재>의 타이틀곡 ‘아름다운 것’. 전대정의 드럼 비트와 이능룡의 기타 리프 이어지는 이석원의 흥얼거림으로 노래는 시작한다. ‘하고

[하루한곡] 롤러코스터 - 어느 하루 (2000) [내부링크]

2000년에 발매된 롤러코스터의 2집 <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의 10번 트랙 ‘어느 하루’. 앨범 타이틀곡 ‘힘을 내요, 미스터 김’, ‘Love Virus’ 그리고 앨범명과 동명의 ‘일상다반사’만큼 알려진 곡은 아니지만 팬들의 많은 지지를 받는 곡이다. 현재는 Hitchhiker라는 예명으로 작곡가로 활동 중인 베이스 & 리듬 프로그래밍의 지누, 톤 하나만 놓고 보자면 이소라와 견줄만한 보컬 조원선 그리고 (구)마성의 기타 (현)이효리 남편 이상순으로 구성된 3인조 밴드 롤러코스터. 일단 밴드 구성에 드럼이 없다(드럼 프로그래밍으로 대체). 그리고 지누 역시 뛰어난 기타리스트지만 이상순에게 기타를 양보하고 베이스를 잡았다. 당시로선 드물게 홈레코딩을 시도했는데 (말도 안 되게) 녹음 퀄리티가 또 나쁘지 않다. 메이저로 활동했지만 많은 이들이 ‘인디’로 인식하는 여러모로 특이점이 많은 밴드. ‘어느 하루’는 롤러코스터라는 밴드의 장점과 매력을 잘 보여주는 곡이다. 간단한 드럼 비트

[하루한곡] 김현철 - 오랜만에 (1989) [내부링크]

김현철의 데뷔 앨범 <김현철 VOL. 1>의 1번 트랙이자 타이틀곡 ‘오랜만에’. 5번 트랙 ‘동네’와 더블 타이틀곡이었지만 ‘춘천가는 기차’가 큰 인기를 얻는 바람에 타이틀곡임에도 덜 알려진 곡이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는 사람들만 아는 띵곡 같은 느낌이었는데, 시티팝 열풍을 타고 김현철 1집이 다시 각광받더니 ‘오랜만에’는 리메이크에, 광고에, 30년 만에 재조명을 받으며 갑자기 유명해져버렸다. 나만 아는 비밀을 하나 들킨 것 같은 기분. 20살에 발표한 데뷔 앨범의 모든 곡을 작사, 작곡하고 프로듀싱까지 했다는 것 자체로도 놀라운 일이지만, 음반의 퀄리티가 더욱 놀랍다. 80년대에 이런 음악이라니! 나는 김현철 1집이 유재하의 앨범과 비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앨범이라 생각한다. ‘오랜만에’의 백미는 1절이 끝난 후(2분 25초부터) 약 30초간 이어지는 간주 구간이다. 목소리나 가사가 아닌 기타 연주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2절이 끝난 후의 연주도 끝내주지만 굳이

[하루한곡] Jamiroquai(자미로콰이) - Space Cowboy (1994) [내부링크]

자미로콰이를 처음 접했던 앨범은 ‘Cosmic Girl’과 ‘Virtual Insanity’가 수록되어 있는 3집 <Travelling Without Moving>(1996) 이었다. 밴드 역사상 가장 히트한 앨범이자 지금의 명성을 안겨준 앨범으로 많은 이들이 ‘자미로콰이’하면 떠올리는 디스코 리듬과 댄서블한 사운드의 출발점으로 꼽히는 앨범. 개인적으로도 자미로콰이 디스코그래피에서 한 장을 선택해야 한다면 무조건 <Travelling Without Moving>일 정도로 좋아하지만, 뭐랄까 그렇다고 해서 이 앨범이 무조건 최고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이유는 1994년에 발매된 두 번째 앨범 <The Return of the Space Cowboy> 때문. 흥행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4분대 러닝타임 두 곡을 제외하면 대부분 곡이 5~6분, 심지어는 8분 50초짜리 트랙(‘Just Another Story’)이 포함된 앨범(*심지어 러닝타임 4분 15초인 ‘Stillne

[하루한곡] 마이 앤트 메리 - 공항 가는 길 (2004) [내부링크]

마이 앤트 메리의 1, 2집 활동 후 유학길에 오른 드러머 이제윤을 배웅하며 쓴 ‘공항 가는 길’. 동명의 싱글 앨범과 같은 해 발표된 정규 3집 ‘Just Pop’에 첫 번째 트랙으로 수록되어 있다. Single 공항가는 길 3집 Just Pop 마이 앤트 메리의 정규 3집은 제2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을 수상했고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 의미 있는 앨범이다. 록은 이래야 하고, 또 밴드는 저래야 한다는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도 ‘Just Pop’을 모토로 쉽고 친숙한 음악을 지향해 온 마이 앤트 메리는 자신들의 모토를 타이틀로 내세운 음반에서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비평과 흥행을 모두 잡은 앨범답게 히트곡이 꽤 많지만, 나의 원픽은 ‘공항 가는 길’. 자신들의 사연을 담은 곡은 밴드에게도 또 팬들에게도 언제나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법이다. 공항가는 길 작곡: 정순용(토마스 쿡) 작사: 한진영 편곡: 마이 앤트 메리 아무도 없는 파란 새벽에 차가운 바람 스치는 얼굴

[하루한곡] 이아립 - 그리스의 오후 (2005) [내부링크]

모던 록밴드 스웨터 프론트우먼 이아립의 첫 솔로 앨범 <첫번째 병풍 - 반도의 끝 (End Of The Bando)>의 1번 트랙 ‘그리스의 오후’. 단순한 멜로디 라인에 속삭이듯 던지는 노랫말 조합에 실로폰과 셰이커 사운드가 포인트로 올라간 것이 특징이다. 나른한 오후 햇살을 만끽하고 싶을 때, 깊은 밤 적막함에 작은 균열을 내고 싶을 때 ‘그리스의 오후’만큼 좋은 곡이 없다. 이아립의 목소리가 호숫가 물결처럼 아주 잔잔한 파장을 만들어낸다. 이 파장의 핵심은 가사다. 상대방에게 속삭이는 듯 혹은 혼잣말인 듯한 가사가 정말 예쁘다. 꼭 음미하며 들어보시길! 그리스의 오후 작곡: 이아립 작사: 이아립 편곡: 이아립 얼룩말 두마리가 목을 축이는 강가에서 나의 두 눈을 바라보며 말해줘요 다람쥐 두 마리가 도토리 까먹는 숲길에서 나의 두 손을 잡으면서 말해줘요 우리 둘이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걸어가면 어떨까 당신이 얼마나 어린지 당신이 얼마나 서투른지 솔직하게 말해줘요 우리 둘이 아무

[하루한곡] Frankie Valli(프랭키 발리) - Grease (1978) [내부링크]

다른 곡을 한참이나 쓰고 있다가 TV 영화채널에서 <그리스> 예고를 보고선 바로 주제 변경. 예전에 쓴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그리스>는 못 참지. TV에서 오프닝부터 볼 수 있는 기회는 또 흔치 않으니까 넋 놓고 보고 있다가, 이러다 (아무도 신경 안 쓰는) 마감을 못 지킨다며 쓰기 시작!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2665582372 [LP] Grease: The Original Soundtrack from the Motion Picture(1978) / 영화 그리스 OST Vinyl LP수집이라기엔 좀 거창하고 아무튼 소유 중인 LP를 기록해두기로 했다. 아직 개뿔 몇 장 없지만 게으... m.blog.naver.com 아무튼 오늘의 선곡은 영화 <그리스>의 사운드트랙 첫 번째 트랙이자 영화의 오프닝 곡, 영화와 제목이 같은 ‘Grease’다. 비지스(Bee Gees)의 배리 깁(Barry Gibb)이 곡을 쓰고 포 시즌스(The Fou

[하루한곡] 소닉스톤즈 - Awesome! (2019) [내부링크]

며칠 전 <하루한곡> 시리즈를 친구에게 보여줬더니 대번에 ‘그냥 모던록이네?’라고 반응을…. 일단 ‘아닌데? 아닌데? 나 되게 시끄러운 것도 좋아하고 사실은 댄스음악 매니안데?’라고 우기긴 했는데 (초반이긴 하지만) 너무 한쪽 방향 노래들로만 채워지고 있는 것 같아서 오늘은 좀 다른 장르를 올려보려고. 오늘의 주인공은 자칭, 타칭 ‘대한민국 록의 폭주기관차’라는 수식어로 불리는 ‘소닉스톤즈(Sonic Stones)’. 두어달쯤 된 것 같은데 <유희열의 스케치북> 무대를 보고 완전히 매료되어 버렸다. 사실 예전만큼 라우드 뮤직을 많이 듣지 않고, 또 나는 엄청나게 듣고 싶은 노래가 있는 게 아니라면 스트리밍이 아닌 턴테이블이나 라디오를 계속 켜놓는 편인데 요즘 아주 자주 (최근에는 주로 설거지할 때 ㅋㅋ) 소닉스톤즈의 노래를 스트리밍으로 듣는다. 앨범 자켓 디자인만봐도 이들의 음악을 엿볼 수 있다. 위부터 차례로 정규1,2,3집 검엑스, 옐로우 몬스터즈의 ‘락 대장’ 보컬 &기타 이용

LP 수집 근황(3) [내부링크]

지난번에 쓴대로 새로 온 LP 이야기를 이어가보겠습니다. (구입 순서로 쓰면 좋겠지만 기억이 잘 안나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사진 찍은 순입니다.) Jamiroquai - Travelling Without Moving 자미로콰이에게 전세계적인 명성을 안겨 준 3집 <Travelling Without Moving>의 25주년 기념 음반. 재즈나 디스코 그리고 브리티시 인베이전 시기 음악들은 LP로 들어야 제 맛이 난다고!(싸구려 턴테이블 부여잡고 이런 소리를 ㅋㅋㅋ) 좋다. High Times도 LP로 어떻게 안될까? Pentatonix - Pentatonix(deluxe ver.) 재고가 없어 국내 해외 사이트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겨우 구한 펜타토닉스 LP. 스탠다드 버전에는 없는 몇몇 곡들이 들어있다는 디럭스 버전. ‘Na Na Na’, ‘Can’t Sleep Love’, ‘Sing’ 등이 수록되어 있다. 그냥 아비 캐플런이 탈퇴하기 전 펜타토닉스 음반을 갖고 싶었다는 구차한

[하루한곡] 패닉 - 뿔 (1998) [내부링크]

아주 오랜만에 패닉 3집 <Sea Within>을 들었다. 가장 많이 반복적으로 들은 앨범 중 하나이자 어릴 적 내가 정체성을 쌓아올릴 때 어쩌면 가장 큰 영향을 준 대중매체. 조금은 삐딱하고 또 냉소적이지만 그래도 속 깊은 곳에는 희망을 품고 있는 내 모습이 패닉의 음악, 특히 3집과 비슷하달까. 그래서 이 앨범에 대한 애착이 아주 크다. 인트로 ‘Panicillin Shock’부터 마지막 트랙 ‘미안해’까지 아직까지도 가사를 술술 외울 정도로 모든 곡을 좋아하지만, 마음속 1번은 항상 ‘뿔’이었고 또 지금도 그렇다. 헌데 막상 ‘뿔’을 쓰려니 다른 곡들이 너무 눈에 밟혀서 고민되는 거다. 마지막까지 고민의 대상에 올랐던 곡들은 ‘Panicillin Shock’, ‘태엽장치 돌고래’ 그리고 ‘단도직입’. 하지만 나머지 곡들은 3집 외에도 2000년에 발매된 패닉 베스트앨범 <Best Of Panic>에 수록되었기에 비교적 덜 알려진 숨겨진 명곡 ‘뿔’을 소개하기로 결정. ‘뿔’의

[하루한곡] 빛과 소금 - 샴푸의 요정 (1990) [내부링크]

여러모로 독특하고 또 흥미로운 키워드인 ‘샴푸의 요정’. 1987년 장정일이 발표한 시에서 모티브를 얻어 1988년 MBC 드라마로 제작되었고, 드라마 주제가로 동명의 노래 ‘샴푸의 요정’이 만들어졌다. 이 정도면 80년대 원소스 멀티유스의 끝판왕이라 할만하다. 그리고 노래 ‘샴푸의 요정’도 1989년에 발매된 사랑과 평화 4집에 먼저 수록되었다가 다시 편곡을 거쳐 1990년 빛과 소금 1집에 재수록된다. (역시 많이 알려진 곡 중 하나인 ‘그대 떠난 뒤’도 두 앨범에 동시 수록되어 있다.) 장기호와 박성식이 사랑과 평화에서의 짧은 활동을 마치고 빛과 소금을 결성했기 때문인데, 그래서인지 두 앨범에 실린 ‘샴푸의 요정’의 방향성도 조금은 다르다. 퓨전 재즈를 선보인 빛과 소금 버전의 ‘샴푸의 요정’이 세련된 느낌이라면, 펑크를 지향했던 사랑과 평화 버전은 조금 더 펑키하고 흥겨운 느낌이다. 두 버전 모두 좋은 것은 마찬가지니 취향에 따라 버전을 선택해도 좋을 것 같다. 샴푸의 요정(

[하루한곡] 윤상 - 날 위로하려거든 (2014) [내부링크]

나는 유튜브를 잘 이용하지 않고 검색 용도로만 쓰는 편인데(구독하는 채널이 하나도 없는 사람, 그게 바로 접니다) 음악을 검색해서 듣다 보면 간혹 ‘윤상팝’, ‘윤상표팝’ 이런 댓글이 눈에 띌 때가 있다. 멜로디, 편곡 때로는 코러스까지도 윤상스러운 특징이 드러난다는 것. ‘뮤지션들의 뮤지션’, ‘완벽주의자’라 불리는 윤상이 30년 넘는 긴 시간 동안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왔음에도 자신만의 특징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마이너 코드와 감성은 윤상스러움의 핵심일 것이고. ‘날 위로하려거든’은 윤상이 처음으로 선보인 디지털 싱글이다. 일반적으로 EDM을 들으면 몸이 들썩거려야 하는데 짧은 전주 뒤 이어지는 윤상의 목소리와 가사를 들으면 신나는 멜로디가 더 슬프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전자음악은 또 다른 수단일 뿐, EDM라는 탈을 쓴 조금 빨라진 윤상표 발라드라 생각한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끝내주는 건 마찬가지다. + 너무 옛날 노래만 올린 것 같아(취향이 그런 것은

[하루한곡] Dave Brubeck Quartet - Take Five (1959) [내부링크]

데이브 브루벡 쿼텟의 ‘Take Five’. 워낙 유명한 곡이고 또 포스팅에서 여러 번 언급한 곡이라 또 쓸 말이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곡이니 한 번 더 강조하는 의미에서 올리기로 결정!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1754816264 Take Five 턴테이블 장만 후 모아뒀던 LP 듣는 재미에 푹 빠졌다. 펄프픽션, 그리스, 토요일 밤의 열기, 고스트버스... m.blog.naver.com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2682261586 [LP] Swing In The Films Of Woody Allen(2013) / 우디 앨런의 영화 속 재즈 음악 OST Vinyl - 겨우겨우 두 편째 이어지고 있는 LP 수집 이야기 몇 년 전에 <Take Five>를 언급하며 시시껄렁... m.blog.naver.com 데이브 브루벡 쿼텟(Dave Brubeck Quartet)은 피아니스트 데이브

[하루한곡] 보드카 레인 - Night Flight (2007) [내부링크]

2005~6년 무렵, 개인적으로 아주 큰일을 겪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사건 자체보다 그 파장으로 인한 변화가 어마어마했다는 것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 계획 중이던 진로를 변경해야 했고, 취향이 모두 바뀌어서 그전까지 좋아하던 대부분의 것들로부터 멀어졌다. 사람 자체가 더 냉소적이고 우울해진 것은 덤. 그나마 좋은 변화를 하나 찾자면 담배를 끊었다 정도가 될 것 같다. 어떤 의미에서 그때의 나는 새롭게 만들어진 사람이었고, 현재의 나는 2005~6년을 기준으로 ±된 존재다. 아무튼 이 시기 음악 취향도 많이 달라졌다. 장르부터 가수 모든 것들이. 2006년 후반부터 2010년 초반까지는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음악을 들은 시기였는데, 그때의 취향이 지금까지 거의 그대로 이어져오고 있다. (좀 오버해서 말하자면) 당시에 새로 나왔다는 밴드는 다 찾아서 들을 정도로 듣고 또 들었고 소극장, 클럽, 페스티벌 가리지 않고 공연장이란 공연장은 다 찾아다녔다. 그때 내겐 도피처가 필요했었거든.

[하루한곡] 高中正義(타카나카 마사요시) - Ready to Fly (1977) [내부링크]

타카나카 마사요시(Masayoshi Takanaka)를 언제 어떤 계기로 알게 되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분명한 건 꽤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또 듣고 있었다는 것. J퓨전하면 먼저 떠올리는 카시오페아, 티스퀘어보다 타카나카 마사요시를 먼저 알고 있었으니까 아니 그것보다 타카나카 마사요시의 음악을 듣고 J퓨전에 관심이 생겨 카시오페아, 티스퀘어의 음악도 들어보게 되었으니까. ‘Ready to Fly’는 타카나카 마사요시의 공연 엔딩 무대에 사용되는 곡이다. 제목 그대로 날아오를 것처럼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가 일품인 곡. 분위기와 함께 무아지경에 빠져드는 타카나카의 표정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스튜디오 녹음 버전은 러닝타임이 7분이지만 공연 실황을 보면 8~9분 더 경우에 따라서는 10분까지 플레이되기도 한다. 벌써 40년도 더 지난 곡이지만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지금부터 40년 후에 들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Ready to Fly 高中正義(Masa

[하루한곡]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 석봉아 (2009) [내부링크]

한때 가장 열렬한 지지를 보냈던 밴드 중 하나인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팀 이름은 아무 의미없는 단어의 조합이라고도 하고 우주의 3대 원소인 불나방, 스타, 쏘세지에서 따왔다고도 한다. 선글라스와 콧수염으로 얼굴을 가리는 부끄러움과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연상시킨다는 말에는 본인들은 그 밴드를 모른다는 뻔뻔함을 동시에 지닌 밴드. 이런 과한 설정에 ‘얼터너티브 라틴’이라는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장르가 더해지면 ‘얘네 장난치는거지?ㅋㅋ’ 싶다가도 음악을 들어보면 알게 된다. 장난이 아니라 진짜 진지하다는 것을. 그리고 라이브라도 한번 듣고 나면 생각이 완전 달라지게 된다. 실력이 받쳐줘서 이런 설정을 할 수 있구나라고. 모든 세션이 다 훌륭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까를로스의 보컬을 아주 높게 평가하고 싶다. ‘김나박이’처럼 소름끼치는 가창력은 아니지만 진성과 가성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무엇보다 자신들의 음악에 딱 맞는 보컬을 선보인다. 밴드가 그리고 보컬이 내 노래 잘하면 그만이지!

[하루한곡] 유키카 - 그늘 (2020) [내부링크]

성우&모델 출신인 일본인이 한국에서 80년대 일본 스타일 시티팝을 부르고 90년대 스타일로 뮤비를 찍어 마케팅을 한다. 그것도 2020년 대에.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이상한 조합이지만 퀄리티가 꽤 괜찮다. 주인공은 바로 유키카(Yukika)의 1집 앨범 <서울여자>(타이틀곡도 앨범과 동일한 지목의 ‘서울여자’) 발매 당시 앨범이 꽤 괜찮다는 평가가 있어서 들어봤었고 그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곡은 10번 트랙이 있는 ‘그늘’이었다. 곡은 초창기 윤상 음악이 떠오르고 윤상의 곡을 받았던 강수지 느낌도 난다. ‘그늘’을 들어보면 유키카를 시티팝이라는 장르만으로 가둬두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 정도로 잘! 한! 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가사가 정말 마음에 든다. 가사를 유심히 들어보는 것도 좋은 감상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늘 작곡: 황현(MonoTree), 9rota 작사: 황현(MonoTree) 편곡: 황현(MonoTree), 9rota 헤어져. 나는 몹시 나쁜 사람이니까

[하루한곡] 원더버드 - 옛날사람 (1999) [내부링크]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낯선 밴드 ‘원더버드’ 그리고 그들의 첫 번째 앨범 <The Story of a Lazy Bird>와 타이틀곡 ‘옛날사람’. 앨범은 전체적으로 브리티시 모던록 느낌이 난다. ‘비틀스 같은 음악’을 하고자 했던 멤버들의 의지가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원더버드 1집 <The Story of a Lazy Bird>는 우리나라 모던록 역사에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명반이라 생각한다. 기념비적이라 언급되는 앨범 몇몇을 제외하고 이 앨범보다 더 좋은 앨범을 들어보지 못했다. 밴드 음악을 듣고 좋다 아니다를 판단하는 기준점이 나에게는 원더버드 1집이다. 앨범의 모든 곡이 훌륭하지만, 타이틀곡인 2번 트랙 ‘옛날사람’ 그리고 8번 트랙 ‘사랑이 아니야’를 함께 추천한다. ‘옛날사람’ ‘사랑이 아니야’ 옛날사람 작곡: 원더버드 작사: 고구마 술을 마시면 언제나 생각이 나는 옛날사람 꿈을 찾아서 오늘도 기타를 치는 옛날사람 이젠 다시

[하루한곡] James Brown - Dance, Dance, Dance to the Funk (1991) [내부링크]

간만에 제임스 브라운 노래를 듣고 싶었다. ‘The Hardest Working Man in Show Business’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수십 년간 끊임없이 음반을 발표하고 공연을 멈추지 않았던 제임스 브라운. ‘I Got You (I Feel Good)’, ‘Get Up (I Feel Like Being a) Sex Machine’, ‘Living in America’ 등 대중적으로 알려진 그의 노래는 60~70년대 혹은 간혹 80년대 곡이 많지만, 나는 이상하게 90년대에 나온 ‘Dance, Dance, Dance to the Funk’가 좋더라고. ‘Dance, Dance, Dance to the Funk‘는 제임스 브라운이 1991년에 발표한 <Love Overdue>의 3번 트랙곡이다. 누군가에게는 전성기가 지난 노장의 투혼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내게는 여전히 20,30대와 싸워도 지지않는 베테랑의 연륜처럼 느껴지는 곡이다. ※ 제임스 브라운은 ‘The Godfathe

[하루한곡] 긱스(Gigs) - 랄랄라 (1999) [내부링크]

긱(Gig)의 유래는 1920년대 미국 재즈공연장 주변에서 필요에 따라 연주자를 섭외해 단기로 공연한 데서 비롯됐다. Gig이란 단어도 단기 또는 하룻밤 계약으로 연주한다는 뜻이 있다. <시사금융용어> 긱 이코노미(Gig Economy) 2016.04.01 연합인포맥스 Gig a single performance by a musician or group of musicians, especially playing modern or pop music, or by a comedian Cambridge Dictionary 연주, 연주하다는 의미를 지닌 단어 Gig에서 유래한 그룹명 ‘GIGS’. 강호정(Keyboard), 이상민(Drum), 이적(Vocal), 정원영(Piano), 정재일(Bass), 한상원(Guitar) 6명의 멤버로 이뤄졌다. 결성 당시에도 멤버 개개인의 이름값이 대단해 ‘슈퍼 밴드’로 불렸다. 지금은 뭐 넘사벽, ‘하나되어’나 ‘We Are the World’ 같은 구

[하루한곡] Ben Folds Five - Jackson Cannery (1994) [내부링크]

개인 활동과 밴드 활동을 병행하는 피아노 겸 보컬 프론트맨 벤 폴즈(Ben Folds) 그리고 베이스 로버트 슬레지(Robert Sledge)와 드럼 대런 제시(Darren Jessee)로 구성된 3인조 밴드 <벤 폴즈 파이브>. 3인조임에도 팀명을 five라 지은 것은 three보다 어감이 좋아서라고 한다. 기타가 없는 건반이 메인이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데, 밴드는 ~해야 한다는 규칙에 얽매이지 않다 보니 스펙트럼이 꽤 넓은 팀이다. 개인적으로는 건반을 선호해서 좋아하게 된 팀. ‘Jackson Cannery’는 셀프타이틀이었던 1집 <Ben Folds Five>에 수록된 곡이다. 이 앨범 전체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탓에 한 곡을 정한다는게 것이 쉽진 않았지만 오늘은 이 곡이 더 듣고 싶었다는 늘 같은 핑계를 대며 마무리할까 한다. (사실은 ‘Julianne’을 다 써놓고 영상을 찾아보다 갑자기 바꿨음) *벤 폴즈 파이브 뉴비를 위한 추천곡 (아마도) 밴드의 최고 히트곡 2집 수

[하루한곡] 아이유 - 팔레트(feat. GD) (2017) [내부링크]

아이유가 ‘나는요 오빠가 좋은걸 어떡해’라며 <좋은 날>을 부를 때 마음을 빼앗긴 이후 오빠에서 아저씨가 되어버렸지만 여전히 팬이다(라고 덤덤하게 썼지만 마음은 거의 아이유의 노예). 아이유의 디스코그라피에서 가장 좋아하는 앨범은 <꽃갈피>이지만 가장 좋아하는 곡은 네 번째 정규앨범 <Palette>의 타이틀곡 ‘팔레트’다. 곡이 나왔을 당시 (마찬가지로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낸) ‘스물셋’보다 긍정적으로 변한 가사 내용을 보고 얼마나 다행이라 느껴지던지. 더 단단해지고 더 여유로워지길! +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잘 털어놓지 못하는 나로서는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낸 아이유의 용기에 응원을 보낸다. 팔레트 작곡: 아이유 작사: 아이유 편곡: 이종훈 이상하게도 요즘엔 그냥 쉬운 게 좋아 하긴 그래도 여전히 코린 음악은 좋더라 Hot Pink보다 진한 보라색을 더 좋아해 또 뭐더라 단추 있는 Pajamas Lipstick 좀 짓궂은 장난들 I like it I'm twenty five 날 좋아

[하루한곡] 신승훈 - 오랜 이별 뒤에 (1994) [내부링크]

어린 시절 나에게 신승훈의 노래는 좀 과한 느낌이 있었다. 원래 발라드는 슬픈 맛이지만, 멜로디든 가사든 감수성이든 지나치게 슬픈 느낌이었다. 그래서 어릴 땐 신승훈의 노래를 잘 듣지 않았었는데, 그땐 몰랐지 나이를 먹고 신승훈의 발라드가 또 그가 부르는 슬픔이 이렇게 좋아질 줄은. 어린 내가 신승훈의 노래에서 받았던 과한 슬픔 그게 조금 덜한 느낌이 ‘오랜 이별 뒤에’였다. 어릴 땐 정말 아무것도 몰랐지. 이 곡이야말로 진짜 슬픈곡이라는 것을. 덤덤해서 더 슬프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내게도 이별이 여러 번 지나간 후였다. 그냥 뭐 그랬다고. (추억에 잠기며 갑자기 끝) + 나이 들수록 신승훈의 발라드가 좋아진다고 했지만 막상 공연장에 가면 ‘처음 그 느낌처럼’, ‘엄마야’ 나올 타이밍만 기다림 ㅋㅋ 어쩔 수 없는 댄스 본능. 오랜 이별 뒤에 작곡: 신승훈 작사: 김창환 편곡: 함춘호 그대는 오늘도 내 맘속에 슬픈 그림을 그려주려고 소리없이 다가와 나의 눈물로 색칠를 하네 나에게만

[하루한곡] 김현철 - 연애 (1999) [내부링크]

친구에게 아주 신나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도미애야, 나도 연애한다!” 참 괜찮은 놈인데, 주변에서는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는 동안 좀처럼 인연이 생기지 않았던 친구. 술자리에서 푸념하다가도 괜찮다며 자기는 독거노인으로 늙어 죽으면 그만이라고 (그럴 때마다 나는 너 같은 독거노인을 위한 브랜드라며 ‘DKNY’를 추천해 주곤 했다) 웃음을 주던 친구에게 드디어 인연이 생겼다고 한다. 앞으로 두 번 다시 DKNY는 입지 않겠다며ㅋㅋㅋ 친구의 연애를 축하하며 헌정의 의미로 오늘 하루한곡을 선정한다. 김현철의 ‘연애’. 제목부터 너무 직접적이라 좀 민망하지만 나는 이 노래만큼 설레고 달달한 노래가 없더라. 곡도 곡이지만 나는 김현철의 가사를 좋아한다. 시적이라거나 아름답다는 느낌은 덜하지만, 김현철은 인생의 한순간에서 느껴봤을 것 같은 감정을 아주 정확한 단어로 캐치해낸다. 그의 노래가 오랜 시간 사랑받는 것은 한 세대의 전유물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대가 계속 유입되기 때문일

[하루한곡] 부활 - 안녕 (2000) [내부링크]

그런 노래들이 있다. 대중적으로 크게 흥행하진 못했지만 어떤 특정 세대, 집단 속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곡. 부활 7집 <Color> 그리고 타이틀곡 ‘안녕’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부활 7집은 팬들 사이에서는 숨겨진 명작으로 대접받고, ‘안녕’은 록발라드가 흥하던 시절 남학생들의 크나큰 지지를 받았던 곡 중 하나다. (김종서) 이승철, 박완규, 김재기, 정동하 등 유명한 보컬을 많이 배출해 낸 ‘부활’의 역대 보컬 리스트에서 이성욱은 그리 익숙한 이름이 아니지만 곡 해석 능력만큼은 다른 보컬 누구를 붙여도 뒤지지 않는다. 특히 ‘안녕’은 탄탄한 발성에서 나오는 이성욱의 청량한 미성이 빛나는 곡이다. 곡이 워낙 좋기도 하지만 이성욱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가끔 듣는 곡. 늘 들어도 항상 좋다. 안녕 작곡: 김태원 작사: 김태원 편곡: 부활 너는 저기 있었지 많이 야윈 얼굴로 나에게로 미소지으며 이제 생각해 보면 나를 위해서였던 너의 숨겨진 모습이었어 비가 오고 있었지 내리는 저 비처럼 날

[하루한곡] Maroon 5 - Won't Go Home Without You (2007) [내부링크]

미국을 넘어 아마도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팝 밴드 (배철수 아저씨처럼 불러봅니다) 머룬 파이브. 한국에서도 어마어마한 팬덤을 자랑하고 앨범도 매번 큰 히트를 하는 빅 밴드지만 그래도 1집 때부터 좋아했기에 오래된 팬이라는 부심이 있다. 밴드를 좋아하는데 있어서 여러가지 요소들이 있겠지만, 나는 처음부터 애덤 리바인의 목소리 때문에 마룬 5 덕질을 시작했다. 록밴드에서 시작해 이제는 팝밴드로 넘어갔지만 그래도 여전히 마룬 5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도 애덤 리바인의 목소리다. ‘Won't Go Home Without You’는 2007년 발매된 정규 2집 <It Won't Be Soon Before Long>의 5번 트랙 곡이다. 팝으로 전환하기 전 보컬만큼이나 연주도 돋보이는 밴드였던 마룬 5의 매력을 잘 느낄 수 있는 곡. 아주 간단한 드럼 비트와 기타와 베이스로 시작한 곡이 절정을 향해 갈 때까지 귀가 즐거운 연주가 이어진다. 보컬도 빼놓을 수 없는데 아마도 이런 분위기

[하루한곡] TUBE - Season in the Sun (1986) [내부링크]

플레이 리스트라기에는 좀 거창하고 여름에 즐겨듣는 곡들이 있다. 그 리스트에서 아주 높은 빈도로 플레이 되는 곡이 바로 ‘Season in the Sun’ 되겠다. 나는 꽤 오랫동안 정재욱을 좋아해서 그가 부른 버전만 알고 있었는데, 대학 때 밴드 TUBE의 팬이었던 친구와 친해지면서 원곡의 존재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 정재욱이 리메이크한 곡이 팝적인 요소가 강조된 댄스풍이라면, TUBE의 원곡은 경쾌한 밴드의 연주와 맑고 청량한 80년대 일본 음악 특유의 스타일이 돋보인다. 나는 정재욱의 보컬이 ‘Season in the Sun’ 곡과 완벽하게 어울린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터라 원곡을 조금 더 좋아하는 편이다. 원곡과 리메이크곡의 스타일이 다른 만큼 취향대로 선택해도 좋을 듯하다. + 유튜브에서 정재욱의 ‘Season in the Sun’을 찾아보다 발견한 댓글ㅋㅋㅋ 쓰다 보니 TUBE 얘기는 개뿔도 없이 정재욱 얘기만 하고 있네. 이렇게 된 이상 내일 [하루한곡]은 정재욱으로 간다

[하루한곡] 정재욱 - 어리석은 이별 (1999) [내부링크]

어제 예고한 대로 오늘의 주인공은 정재욱. 정재욱하면 ‘잘가요’이지만 (오늘) 나의 선택은 ‘어리석은 이별’이다. 1분이 넘는 전주의 유려함과 하이라이트 부분의 강렬함을 가진 ‘잘가요’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정재욱이라는 보컬리스트의 장점이 더 잘 드러나는 곡이 ‘어리석은 이별’이라 생각해 선정했다. (내가 생각하는) 정재욱 보컬의 최고 장점은 중간 음역대에 있다. 탄탄한 발성을 바탕으로 독특한 음색과 톤을 무리 없이 잘 녹여낸다. 전반적으로 깔끔한 스타일. 고음과 가성에서도 전달력이 좋아 곡의 감정을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데뷔 앨범이었던 <a foolish separation>에는 두 가지 버전의 ‘어리석은 이별’이 수록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은 1번 트랙 버전으로 당시 유행하던 오리엔탈 발라드 느낌 중간중간에 록발라드적인 요소도 가미되어 있다. 마지막 13번 트랙 ‘어리석은 이별 (Ver.2)’은 완벽한 록발라드 버전 곡으로 정재욱도 그에 맞는 창법으로 가창한다. 전

[하루한곡] Stevie Wonder - Sir Duke (1976) [내부링크]

스티비 원더의 18번째 스튜디오 앨범이자 최고 명반으로 꼽히는 <Songs in the Key of Life>. 2장의 12인치 LP와 1장의 7인치 LP로 발매되었다. 정규 수록된 17곡과 보너스 4곡을 합쳐 21곡이 수록되었고 ‘Isn’t She Lovely’, ‘I Wish’, ‘Another Star’ 등 스티비 원더를 대표하는 곡들이 다수 포함된 앨범이다. 좋은 곡이 굉장히 많은 앨범이지만 한 곡만 뽑아보자면 당연히 또 무조건 ‘Sir Duke’다. ‘Sir Duke’는 재즈 뮤지션이자 미국 대중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을 기리기 위한 곡인데, 멜로디며 가사며 슬픔에 잠긴 추모가 아닌 유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풀어낸 곡이다. 이 곡의 매력을 풀어낼 글솜씨가 내겐 없어 바로 영상으로 넘어간다. 꼭 들어보시라. Sir Duke 작곡: Stevie Wonder 작사: Stevie Wonder Music is a world within i

[하루한곡] 이정봉 - 어떤가요 (1996) [내부링크]

음악 이야기를 자주 또 많이 나누는 고등학교 친구가 한 명 있다. 당시 그 친구는 선망의 대상이던 학교 밴드 보컬이었고 나는 그냥 쩌리라 공통분모가 별로 없었는데 음악을 추천해 주고 같이 듣고 또 얘기도 나누면서 친해졌다. 당시 나눴던 많은 얘기 중에는 가수 관련된 것도 많은데 그 에피소드 중 하나. 얼굴이 잘생겼으면(많이도 아니고 김경호 정도만 생겼어도) 대한민국 가요계를 뒤집었을 가수로 우리 둘은 최재훈과 이정봉을 꼽았다. 당시에도 히트곡을 여럿 보유하고 있었지만 실력에 비해 저평가 받는 것이 아쉬웠던 가수들. 개뿔도 모르는 고등학생들이 들어도 어마어마한 가수였단 의미다. 아무튼 이정봉 하면 조관우를 연상시키는 가성이 인상적인데 개인적으로는 진성에서 이소라 같은 공명이 느껴지기도 한다. 아무튼 노래를 정말 끝내주게 잘한다. 개인적으로는 2집에 수록된 ‘그녀를 위해’를 조금 더 좋아하지만, 늘 그렇듯 오늘은 ‘어떤가요’를 더 듣고 싶은 날이라. + ‘어떤가요’는 2002년에 박화요

[하루한곡] 신화 - Trippin’ (2001) [내부링크]

오랫동안 생각해 둔 곡이든, 그날 갑자기 떠오른 곡이든 [하루한곡]에 소개하는 곡들은 기본적으로 내가 좋아하고 자주 듣는 노래이지만, 오늘 선정한 ‘Trippin’’은 특히 더 아끼는 곡이다. 비록 신화창조는 아니지만 ‘내가 (원년부터) 신화팬이다!’를 인증하는 선곡. ‘Trippin’’은 2001년에 발매된 신화 4집 <Hey, Come On!>(‘Hey, Come On!’과 ‘Wild Eyes’가 수록된 앨범)의 8번 트랙에 수록되어 있다. 흔히 ‘SM 노래’하면 유영진을 중심으로 한 SMP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화는 SM 소속일 때(물론 타이틀곡은 주로 SMP)도 그 후에도 최신 트렌드에 부합하는 곡을 앨범에 많이 수록했다. ‘Trippin’’도 그런 부류로 2000년대 초반 유행하던 R&B에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얹은 스타일의 곡이다. 당시 유행하던 스타일인데 지금 들어도 촌스럽지 않고 여전히 좋다. Trippin’ 작곡: 서융근 작사: 서융근, 에릭 편곡: 서융근 넌

[하루한곡] EXILE - Choo Choo Train (2003) [내부링크]

대학시절 어학연수를 다녀왔었는데, 당시 같은 동네에서 같은 어학원을 다녀 버스를 함께 타고 다닌 일본인 친구 K와 친해졌었다. 동방신기(일본식으로 말하자면 토호신기) 팬이었던 K는 내게 동방신기 노래를 알려달라고 했었고, K는 이미 한국어와 한글을 제법 알고 있던 터라 난이도가 높지 않을 것 같아서 승낙했다. 두어 곡쯤 알려줬을 때 K는 감사의 의미로 일본 노래를 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나는 괜찮다며 거절했지만 집요한 설득(?)에 결국 넘어갔고 그렇게 알게 된 가수가 EXILE 곡은 ‘Choo Choo Train’과 ‘Together’였다. 일본어를 전혀 몰랐기에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부터 시작해야 했던 나는 그냥 가사를 통째로 외워버렸고, 가사가 아직까지 머릿속에 남아 가끔씩 흥얼거리고 또 아주 가끔 노래방에 가면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다들 나를 일본어 능력자로 알고 있지 ㅋㅋ) 국내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EXILE은 일본을 대표하는 댄스 그룹으로 엄청난 팬덤을 가지고 있다

[하루한곡] Kool & the Gang - Get Down on It (1981) [내부링크]

어제 지나치게 장황한(?) 썰을 풀었기에 오늘은 간단하게! 펑크(Funk) 장르를 대표하는 그룹 중 하나인 Kool & the Gang의 ‘Get Down on It’을 오늘의 한 곡으로 정했다. 펑크라는 장르가 철지난 느낌이 있는 데다 Kool & the Gang도 워낙 오래된 그룹이라 낯설 수 있지만 펑크 특유의 끈적한 느낌이 살아있는 곡 자체가 너무 좋다. 참고로 Kool & the Gang을 대표하는 곡으로는 ‘Celebration’이 있다. 굉장히 유명한 곡으로 광고든 어디서든 들어봤을 법한 곡이다. Get Down on It 작곡: Kool & the Gang 작사: Kool & the Gang [하루한곡] 001: 언니네 이발관 - 아름다운 것 002: 롤러코스터 - 어느 하루 003: 김현철 - 오랜만에 004: Jamiroquai - Space Cowboy 005: 마이 앤트 메리 - 공항 가는 길 006: 이아립 - 그리스의 오후 007: Frankie Valli

[하루한곡] 김성규 - 너여야만 해 (2015) [내부링크]

성규의 보컬을 좋아한다. 노래를 잘하는 보컬은 너무나 많지만 음색의 독특함을 따지면 예전에도 지금도 성규가 단연 최고다. 인피니트 활동을 할 때는 메인보컬의 역할에 충실하다 보니 찌르는 듯한 고음을 자주 내고 그래서 그것이 성규의 시그니처처럼 인식되지만, 성규 목소리의 진짜 매력은 중저음에 있다. 성규의 보컬은 고음을 쏟아내는 것뿐만 아니라 탄탄한 중음과 저음에서 호소력 있게 전달해 내는 능력도 탁월하다. 이 모든 매력을 느낄 수 있기에 성규의 솔로곡을 듣는 것은 귀가 엄청나게 즐거운 일이다. 너여야만 해 작곡: 김종완, ZOOEY 작사: 김종완, ZOOEY 편곡: 김종완, ZOOEY I want you back 난 네가 없으면 가슴이 턱 막혀서 숨을 쉴 수가 없어 I want you back 네가 없는 내 모습 상상해본 적 없고 원해 본 적도 없어 너여야만 해 타오른 내 심장은 아니면 안돼 내 질문의 대답은 갈색 머리부터 하얀 발끝까지 내 것이어야 해 I want you back

[하루한곡] 高中正義(타카나카 마사요시) - Mambo No.5(Disco Dango) (1977) [내부링크]

일본 경매 사이트를 눈팅하다가, 실은 야마시타 타츠로(Tatsuro Yamashita)의 시티팝 LP를 구해보고자 뒤적거리다가 (일본에서조차) 너무 비싸서 마음을 접으려는 순간 타카나카 마사요시(Masayoshi Takanaka) LP를 발견했다. 5장을 함께 판매하는데 시작 가격이 저렴해 그냥 별 생각 없이 비딩했었고 덜컥 낙찰을 받았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받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앨범들과 들어보지 못한 앨범까지 구성이 꽤나 괜찮아서 마음에 든다. 어찌됐건 짧은 자랑과 함께 기념으로 한곡을 선정해 본다. 지난번에 올렸던 ‘Ready to Fly’만큼이나 유명한 곡은 <JOLLY JIVE>라는 앨범이 수록된 ‘Blue Lagoon’이라는 곡이지만 뭐랄까 그건 너무 정석적인 코스라 재미가 없는 느낌.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2755301450 [하루한곡] 高中正義(타카나카 마사요시) - Ready to Fly (1977) 타카나카 마사요시

[하루한곡] Chuck Berry - You Never Can Tell (1964) [내부링크]

Shakespeare of rock ‘n’ roll. 밥 딜런(Bob Dylan) If you tried to give rock and roll another name, You might call it ‘Chuck Berry’. 존 레논(John Lennon) If you don't know every Chuck Berry lick, you can't play rock guitar. 테드 뉴전트(Ted Nugent) 로큰롤의 아버지(Father of Rock ‘n’ Roll)라 불리는 척 베리(Chuck Berry)가 1964년에 발표한 ‘You Never Can Tell’. 타란티노의 영화 <펄프 픽션(Pulp Fiction)>의 명장면 트위스트 콘테스트에 쓰인 바로 그 곡이다. 사실 어마어마한 명성 외에는 척 베리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고 그의 노래도 그리 많이 들어보진 못했다. 그럼에도 ‘You Never Can Tell’은 내 인생의 콘텐츠 중 하나인 <펄프 픽션>에 수록

[하루한곡] 투투 - 니가 내것이 되갈수록 (1995) [내부링크]

장마의 시작. 우중충한 날씨에는 신나는 노래를 들어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선택한 오늘의 선곡. 투투의 ‘니가 내것이 되갈수록’. 신드롬을 일으켰던 1집 ‘일과 이분의 일’의 기록적인 성공 후에 발매한 2집 <TWO TWO2>의 후속곡이다. (타이틀곡은 ‘바람난 여자’) 메인보컬 김지훈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미성이면서 엄청난 고음을 내는 보컬이었다. 미성은 고음에서 힘이 빠지는 경우가 많지만 김지훈은 고음에서도 파워가 떨어지지 않았던, 음색이나 여러 면에서 독보적이었던 목소리. 그런 김지훈의 장점이 잘 드러난 곡이 ‘니가 내것이 되갈수록’이다. 니가 내것이 되갈수록 작곡: 유정연 작사: 김소영 편곡: 유정연 울다 지쳐 얼굴 내 비친 무지개처럼 예쁜 빛 사랑으로 내 가슴에 성큼 다가왔지 시간 지난 먼 훗날까지 변하지 않을 듯 요정 같은 너를 사랑한다 믿었어 니가 내 것이 되어갈수록 환상은 계속 깨져만 가고 너를 다른 사람들과 자꾸 비교하게 됐던 거야 때론 싫은 느낌도 들도 흥분도

[하루한곡] 김범수 - 바보같은 내게 (2002) [내부링크]

꾸역꾸역 잘 진행해오고 있지만 하루에 한곡 정하는게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님을 실감하는 요즘. 이 장르도 저 노래도 다하고 싶은 욕심과 우유부단함 때문에 선곡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라디오 PD와 작가들은 매일매일 그 많은 곡들을 어떻게 선정하는지 몰라. (갑자기 존경심 +1) 요령을 좀 피워보려고, 선곡이 어렵다며 엄살을 좀 떨었다. 코너 속 코너같은 느낌으로 주제를 정해 작은 시리즈를 하나 해볼까 한다. 시리즈를 몇 개나 녹여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첫번째 주제는 <김나박이>. 내가 좋아하는 대한민국 대표 보컬리스트 4명의 한곡을 선정해보려한다. [하루한곡]의 코너 속 코너 <김나박이>의 첫번째 ‘김범수’. 나의 김범수 최애 원픽은 항상 ‘바보같은 내게’라 (상대적으로 ‘나박이’에 비해) 별 고민이 없었는데, 요새 라디오에서 유독 자주 들리던 ‘나타나’에 아주 잠시 흔들렸다. 그래도 ‘바보같은 내게’의 아성을 넘을 수는 없지. 인생에서 가장 많이 들은 곡을 뽑는다면 무조건

[하루한곡] 나얼 - 호랑나비 (2005) [내부링크]

[하루한곡]의 코너 속 코너 <김나박이>의 두번째 ‘나얼’. 나얼의 첫 번째 개인 앨범이자 리메이크 앨범인 <Back to the Soul Flight>는 굉장한 곡들로 채워져 있다. 타이틀곡 ‘귀로(박선주)’부터 ‘우울한 편지(유재하)’, ‘한번만 더(박성신)’, ‘언젠가는(이상은)’, ‘그대 떠난 뒤(빛과 소금)’,‘Ribbon in the Sky(Stevie Wonder)’, ‘Sad Cafe(Eagles)’ 등 국내외의 명곡들을 나얼 특유의 소울 감성으로 재해석해 냈다. 진짜 한곡한곡이 모두 주옥같은데 그래도 한 곡만 딱 뽑아보자면 나의 픽은 ‘호랑나비’다. 맞다. “아싸 호랑나비~ 한마리가~”의 그 ‘호랑나비’. 사실 코믹한 이미지에 가려져서 그렇지 김흥국이 부른 원곡도 흑인음악 느낌이 묻어나는 굉장한 곡인데, 이렇게 작정하고 소울풀하게 만들 줄은 몰랐다.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로 곡을 이끌면서도 원곡의 흥을 해치지 않는 가요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편곡이 아닐까. 브라스와 기

[하루한곡] 김범수 - 그런 이유라는 걸 (2000) [내부링크]

코너속코너라며 김나박이 4명의 노래를 한곡씩 선정했는데 많은 노래 중 추려내기 아까웠던 곡을 하나씩만 더 뽑아보려 한다. [하루한곡]의 코너 속 코너 <김나박이> 시즌2의 첫번째 ‘김범수’. 글을 쓰는 작가도, 영화를 찍는 감독도, 곡을 쓰는 작곡가나 가수도 본인 작품 중 중 유독 애착을 가진 작품이 있다. ‘그런 이유라는 걸’이 여기에 해당되는 작품이다. 김범수 2집 <Remember>의 3번 트랙 ‘그런 이유라는 걸’은 김범수가 자신의 곡 중 아끼는 노래로 여러 차례 밝힌 바 있고, 히트곡이 아님에도 <나는가수다>에서 과감하게 선곡한 적 있는 곡이다. 김범수야 모든 면에서 교과서적인 보컬이고 또 모든 장르를 다 소화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지만, 나는 김범수가 ‘그런 이유라는 걸’ 같은 류의 노래를 할 때가 더 좋더라. 그래서 초기 앨범들을 더 좋아하는 것일 수도. 그런 이유라는 걸 작곡: 황찬희 작사: 윤사라 오래 전의 일인데 아직도 너의 생각에 힘겨워 하고있는 날 보며 너는 네게

[하루한곡] 이소라 - It's Gonna Be Rolling (with 박효신) (2000) [내부링크]

[하루한곡]의 코너 속 코너 <김나박이> 시즌2의 세번째 ‘박효신’. 2000년에 발매된 이소라 4집 <꽃> 7번 트랙에 수록된 ‘It's Gonna Be Rolling’. 박효신이 피처링에 참여한 곡이다. 박효신의 곡에도 명곡이 차고 넘침에도 이 곡을 뽑은 것은, 박효신이라는 보컬의 능력치를 새삼 느낄 수 있는 곡이기 때문이다. 폭발할 듯 힘껏 부르면서도 상대방과의 불협화음이 생기지 않게끔 조절하는 노련미도 갖추고 있다. 이제 갓 20살이 된 보컬이. 이소라와 박효신 모두 검증된 보컬이지만 워낙 개성 강한 목소리라 둘의 조화가 관건인데 이것보다 잘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해냈다. 좋아할 수밖에 없는 곡. ‘It's Gonna Be Rolling’은 이소라, 박효신 듀엣곡이 이어 2년 뒤 2002년 박효신 3집 <Time-Honored Voice>의 7번 트랙으로 다시 수록된다. 이번에는 박효신의 솔로곡. (상대적으로) 박효신이 강, 이소라가 약을 담당했던 듀엣 버전과 달리 솔로

[하루한곡] 문차일드 - A Boy from the Moon (2000) [내부링크]

[하루한곡]의 코너 속 코너 <김나박이> 시즌2의 마지막 ‘이수’. 엠씨더맥스(M.C The MAX = MoonChild to The Maximum) 이전 문차일드 시절의 데뷔 앨봄 <Delete>에 수록된 ‘A Boy from the Moon’. 이 곡이 다른 곡에 비해 이수의 가창력을 보여주기에 적합한 곡도 아니고 문차일드라는 이름에서 따온듯 제목에 Moon이 들어간 것도 조금은 유치하지만, 그냥 내가 좋아한다(이런 소년소년한 감성도 있는 사람입니다). 원래 과한 설정의 가사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데 이 곡은 어렸을 때 들어서인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한편의 동화처럼 예쁘고 아기자기한 가사가 갓 데뷔한 소년들의 풋풋함과 잘 어울리는 곡. 콘서트 오프닝에서 자주 사용되는 곡이기도 하다. A Boy from the Moon 작곡: Crom, 다빈크 작사: Crom, 다빈크 편곡: Crom I'm a boy from the moon 나 이제 여기에 나의 소녀를 찾아 집으로 데

[하루한곡] KISS - I Was Made for Lovin’ You (1979) [내부링크]

You Wanted the Best, You Got the Best!! 차가 막혀도 짜증이 덜 나는 날들이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는데 <배캠>에서 내가 좋아하는 곡들이 쏟아져 나온 날이었기 때문. 좋았던 많은 곡들 중에 특히 반가웠던 곡은 KISS의 ‘I Was Made for Lovin’ You’였다. 며칠 동안 왜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I Was Made for Lovin’ You’의 디스코풍 리듬이 계속 귓가에 맴돌았는데 이렇게 우연히 듣게 될 줄이야. 음악은 몰라도 그룹명과 비주얼은 누구나 안다는 전설적인 록그룹 KISS. 콥스페인팅 때문에 엄청 하드하고 쎈 음악을 하는 밴드로 오해를 많이 하지만 경쾌한 곡이 많은 하드록 밴드다. ‘I Was Made for Lovin’ You’는 KISS를 대표하는 히트곡으로 전주의 기타 리프와 간주 부분의 박진감 넘치는 연주가 좋다. 아 그리고 KISS 곡은 베이스 라인이 굉장히 좋은 곡이 많다(리더가 베이스라ㅋㅋ). 베이스 연주를

[하루한곡] Penicillin - ロマンス (1998) [내부링크]

누구에게나 인생의 텍스트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영원한 No.1인 <펄프 픽션>을 비롯해 <보이후드>, <파고> 등 영화와 자미로콰이의 <Hightimes>로 대표되는 음반, 하루키의 소설과 하성란, 황정은 같은 우리나라 작가들의 단편 등등 엄청나게 많이 열거할 수 있는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절대 빼먹을 수 없는 것이 <멋지다 마사루>. 많은 매체들이 나의 어떤 조각들을 만드는데 기여했다면 <멋지다 마사루>는 나의 캐릭터 자체를 바꿔버린 작품이다.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블로그 닉네임 ‘도미애’도 <멋지다 마사루>의 등장인물에서 가져온 것. 닉네임과 마사루에 대한 뒷얘기는 나중에 다시 하고. 아무튼. <멋지다 마사루>는 우스타 쿄스케의 작품으로 학원물을 베이스로 한 개그, 패러디물. 일본인들에게 <괴짜가족>이나 <이나중 탁구부>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웃어넘기지만, <멋지다 마사루>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갸우뚱하는 희대의 문제작. 또 아무튼. <멋지다 마사루> 만화 연재가 기대 이상의 성공

[하루한곡] 이정 - 그댈 위한 사랑 (2006) [내부링크]

누구나 그런 곡들이 있을 텐데, 처음에는 별로였지만 나중에 좋아지거나 혹은 반대 케이스. 나도 그런 노래들이 많은데(특히 나이가 들고 좋아진 노래들이 수두룩) 발라드는 예외적이다. 좀 고약한 버릇을 하나 고백하자면 발라드는 듣는 순간 꽃혀야 한다. 지금 좋아하는 발라드는 거의 대부분 처음부터 격하게 좋아했던 곡들이다. 시간이 흐른 후 좋아졌던 노래가 있나 기억을 더듬어봤는데 일단은 생각나지 않으니 없는 것으로. 아무튼 이정의 ‘그댈 위한 사랑’도 그런 케이스. 나는 이 노래를 듣자마자 아주 오랫동안 듣게 될 것임을 직감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아주 정확하게 맞아 15년이 지난 지금도 열심히 듣는 중이다. ‘그댈 위한 사랑’은 <천국보다 낯선>이라는 드라마의 OST에 삽입된 곡이다. 짐 자무쉬의 동명의 영화를 너무나 사랑했던 나는 제목이 같다는 이유로 드라마를 몇 번 봤으나 너무 재미가 없던 터라 시청을 중단해버렸고, 나처럼 버티지 못한 이들이 많았었는지 <천국보다 낯선>은 이후 몇

[하루한곡] Lauv - Kids Are Born Stars (2022) [내부링크]

일렉트로팝을 주 장르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 Lauv(라우브). 우리나라에는 BTS와의 작업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Kids Are Born Stars’은 지난달에 발매된 (2022.06.28) 라우브의 최신 싱글이다. 청량한 사운드와 중독적인 멜로디가 지난 세대의 팝 같은 클래식한 느낌을 주면서도 일렉트로 사운드가 더해져 요즘 감성도 놓치지 않았다. 새로운 싱글이 나왔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미처 들어보지 못하다가 라디오에서 우연히 흘러나오는 것을 듣고 오늘 한곡으로 픽! Kids Are Born Stars 작곡: Collin Druz, Lauv 작사: Lauv, Yakob, SLY I was in love with her, she was in love with me At least that's what I thought it was, mm I felt her on my skin But when the movie ended, she just broke my heart, mmm O

[하루한곡] 포지션 - Remember (1997) [내부링크]

가수 포지션하면 ‘Blue Day’, ‘I Love You’, ‘하루’ 같은 J-Pop 리메이크곡과 감미로운 목소리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커리어 초창기 포지션은 아주 좋은 록발라드 가수였다. ‘후회없는 사랑’, ‘너에게’, ‘Summer Time’ 같은 곡을 들어보면 찌르는 듯한 고음과 독특한 음색 등 록발라더로서의 포지션의 매력을 잘 느낄 수 있다. 1997년에 발매된 포지션 2집 <Wine & Tears>의 타이틀곡 ‘Remember’. 개인적으로 꼽는 가사가 좋은 이별 노래 Top5 안에 드는(나머지 4곡이 뭔지는 모름) 곡이다. 90년대 감성이 듬뿐 담긴 시적인 가사가 임재욱의 목소리와 아주 잘 어울린다. 약간 꾸덕한 날 들으면 더 좋은 노래. Remember 작곡: 안정훈 작사: 한진우 편곡: 안정훈 나 한심해보여도 나름대로 많이 생각한거야 날 사랑했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필요는 없어 누가 먼저 이별하는것이 자존심을 지키는 거니 이젠 필요 없잖아 내가 아닌 다른 누

[하루한곡] 토이 - 거짓말 같은 시간 (1999) [내부링크]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어쩌면 토이, 유희열의 최고 작품일 ‘거짓말 같은 시간’. 신나는 음악에 슬픈 가사 조합은 클리셰처럼 흔하지만, ‘거짓말 같은 시간’처럼 벅찬 느낌을 주는 멜로디 라인에 슬픈 가사는 흔치 않다. 노래방이든 어디서든 이 노래를 한번이라도 불러본 사람은 안다 얼마나 개떡같이 막 써놨는지ㅋㅋ 보컬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곡의 완성도만을 바라보며 쓴 작곡가 그리고 그 난이도를 모두 소화해낸 보컬. 유희열 - 김연우가 왜 사기 조합이 실감할 수 있는 곡. 개인적으로는 토이 그리고 유희열의 곡을 들을 때는 전주와 간주에 엄청나게 집중하게 된다. 윤상의 사운드가 마치 아주 작은 벽돌을 쌓아올린 느낌이라면 유희열의 사운드는 (윤상에 비해 크기는 좀 크지만) 굉장히 다양한 색깔의 벽돌로 가득 채운 벽 같은 느낌이다. 사운드가 그만큼 다채롭고 훌륭하다. 거짓말 같은 시간 작곡/작사/편곡: 유희열 믿을 수가 없어 우린 끝난 거니 널 제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넌 낯선 눈빛

[하루한곡] 이소라 - 그대와 춤을 (2000) [내부링크]

혹자는 이소라의 5집(‘안녕’,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수록)을 또 6집(‘바람이 분다’ 수록)을 최고의 명반으로 꼽지만 나는 4집 <꽃>이 유독 좋더라. 타이틀곡 ‘제발’과 지난번 한곡으로 뽑았던 ‘It's Gonna Be Rolling’이 들어있는 그 앨범이다.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2797734330 [하루한곡] 이소라 - It's Gonna Be Rolling (with 박효신) (2000) [하루한곡]의 코너 속 코너 <김나박이> 시즌2의 세번째 ‘박효신’. 2000년에 발매된 이소라 4집 &lt... m.blog.naver.com 1집에 이어 김현철과의 작업으로 유명한 앨범인데 당시에는 도전정신이 없고 인기를 위한 앨범이라고 혹평을 받기도 했었다. 아니 그런데 가수가 꼭 실험적이어야 하나? 모든 앨범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야만 하나?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대중음악을 하는 가수라면 팬들이 원하는 음악을 하는 것이 첫번째

[하루한곡] 드래곤플라이 - 사진 (2002) [내부링크]

‘사진’이라는 단 한 곡의 히트곡 아니 그나마 알려진 곡을 남기고 사라진 그룹 드래곤플라이. 꽤 오랫동안 준비 과정을 거친 덕에 멤버들 실력도 좋고 명곡이 가득한 데뷔 앨범 그리고 뮤직비디오도 굉장히 공들여 찍었음에도 크게 반응을 얻지 못했던 비운의 그룹이다. 포털에 드래곤플라이를 검색해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그룹, 어쩌면 비운이라는 수식어조차 과분하게 느껴질 정도로 완벽하게 잊혀졌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런지도 모른다. 그래도 타이틀곡이었던 ‘사진’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라디오에서도 가끔 흘러나오곤 한다. 당시 유행하던 미디움 템포의 R&B 곡인데 담백하게 부르는 보컬이 인상적이다. ‘사진’은 데뷔 앨범 <Flight>의 타이틀곡이고, 원래는 7번 트랙 ‘It’s OK’를 선택하려 했지만, ‘전혀 모르는 가수의 생전 처음 들어보는 노래’보다는 조금 익숙한 곡을 택했다. 그냥 두 곡 다 좋아한다는 말을 어렵게 하는 타입. 류승완 감독 연출, 정두홍 무술

[하루한곡] 루머스 - Storm (1999) [내부링크]

좋은 데는 이유가 없다. ‘스톰’을 두고 이것보다 솔직하게 내 마음을 표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냥 처음 들었을 때… …의 상황을 조금 자세히 써보자면 고등학교 시절 형들따라 어른들 몰래 처음으로 나이트클럽을 갔을 때 입구를 겨우 통과하고 들어가자마자 흘러나왔던 노래가 바로 루머스의 ‘스톰’이었다. 고등학생이 나이트를 갔다는거 나쁜 짓인거 알고 지금와서 고백해 봤자 좋을거 하나 없지만,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런 마음 ㅋㅋㅋ 아무튼 뭔가 그때의 긴장되고 떨리면서도 신나고 정신없는 분위기가 떠오르는 곡. 그 뒤로 나이트며 클럽을 수백번은 더 다녔고 그곳에서 ‘스톰’을 수천번은 더 들었지만 그 오묘한 감정과 강렬한 기억은 따라올 수가 없다. 신나는 음악이 듣고 싶을 때 Joy D의 ‘9 to 5’와 더불어 가장 먼저 틀어보는 곡. 그러고 보니 ‘9 to 5’도 나이트에서…. 2001년 곡을 쓴 주영훈이 잠시 활동하기도 했다 Storm 작곡: 주영훈 작사: 주영훈 If you can b

[하루한곡] FPM - Dance Dance Dance Dance (2006) [내부링크]

Fantastic Plastic Machine(약칭 FPM)은 일본의 시부야계 뮤지션이자 DJ이다. 예전에 유희열의 라디오를 듣다가 알게 되었고 매료되어 한동안 계속해서 들었던 것 같다. 타카나카 마사요시를 듣고 J퓨전에 관심이 생겼던 것처럼 FPM를 통해 시부야계도 많이 찾아 듣곤 했다. 시부야계를 향한 관심은 그리 오래 유지되진 않았지만ㅎ FPM은 일렉트로니카를 기반으로 굉장히 화려하고 세련된 음악을 한다. ‘Dance Dance Dance Dance’는 아주 간단한 리듬의 반복과 변주로 이뤄진 곡인데 1도 지루하지 않고 15년이 지났음에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Dance를 일본식 영어로 발음하는 것이 이 곡의 포인트. Dance Dance Dance Dance Songwriter : Fantastic Plastic Machine [하루한곡] 001: 언니네 이발관 - 아름다운 것 002: 롤러코스터 - 어느 하루 003: 김현철 - 오랜만에 004: Jamiroquai - Sp

[하루한곡] 두번째달 - 서쪽하늘에 (2005) [내부링크]

두번째달 하면 아마도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인 ‘서쪽하늘에’. 2004년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아일랜드>의 OST로 알려졌고 2005년 발매된 두번째달의 데뷔앨범의 타이틀곡으로 실렸다. 일반 가요에서는 들을 수 없는 풍성한 사운드가 포인트 그리고 그중 핵심은 바이올린. 내가 클래식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활로 켜는 현악기 소리가 약간 소음처럼 느껴지기 때문인데 (다 헛소립니다 그냥 못 배워서 무식해서 그래요) ‘서쪽하늘에’ 속 바이올린 사운드는 이런 나를 무장해제 시킬 만큼 아주 훌륭하다. 그나저나 두번째달 1집은 모든 곡의 짜투리 어느 부분 하나 버릴 것 없는 아주 완벽한 음반이다. 혹시라도 못 들어보신 분들은 꼭 한번 들어보시길 바란다. 서쪽하늘에 작곡: 박혜리 [하루한곡] 001: 언니네 이발관 - 아름다운 것 002: 롤러코스터 - 어느 하루 003: 김현철 - 오랜만에 004: Jamiroquai - Space Cowboy 005: 마이 앤트 메리 -

[하루한곡] Weezer - Island in the Sun (2001) [내부링크]

‘Island in the Sun’은 2001년에 발매된 위저의 셀프타이틀 앨범인<Weezer (Green Album)>에 수록된 곡이다. 참고로 위저는 컬러를 집어넣어서 셀프타이틀 앨범을 여러 차례 발매했다. 1994년 Blue, 2001년 Green, 2008년 Red, 2016년 White, 2019년 Teal, 2019년 Black 등등 아무튼 ‘Island in the Sun’은 뮤직비디오가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되었다. 첫 번째 버전은 마르코스 시에가(Marcos Siega) 감독 작품으로 멕시코의 결혼식장에서 멤버들이 연주하는 장면이 담겨있고, 두 번째 버전은 스파이크 존즈(Spike Jonze) 감독의 작품으로 초원에서 멤버들과 동물들이 교감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스파이크 존즈를 한참 좋아하던 시절 그가 연출한 영화와 뮤비를 찾아보던 중 알게 되었다. 영화감독 덕질하다 노래를 건졌지 뭐야. 아무튼 여름이 돌아오면 자주 듣게 되는 노래. 제목에 in the sun이 들어

[하루한곡] 송골매 - 어쩌다 마주친 그대 (1982) [내부링크]

<유 퀴즈 온 더 블럭> 재방송을 보다 송골매(정확히는 배철수와 구창모)의 재결성 소식을 알게 되었다. 콘서트를 위함이긴 하지만 그래도 재결성이라니 그것도 38년 만에! 그래서 준비한 조촐한 헌정 포스팅! 동시대에 활동했던 산울림이나 들국화보다는 언급도 적고 어찌 된 일인지 짜게 평가받지만 송골매도 당시에는 아주 대단한 밴드였다. 어마어마한 인기와 더불어 당시로선 드물었던 Funk 같은 흑인음악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워낙 유명해 설명이 필요 없는 곡이니, 보컬 구창모에 대한 개인적인 코멘트만 더해볼까 한다. 특유의 미성 그리고 반전 같은 파워가 더해진 목소리에 정확한 리듬감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라이브.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대중음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보컬리스트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미성의 깨끗함이 극에 도달하면 그 어떤 목소리, 음색보다도 독특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내게 어떤 믿음을 주는 목소리가 전성기 구창모의 보컬이다. + 사랑과 평

[하루한곡] Queen & David Bowie - Under Pressure (1981) [내부링크]

몇 년 전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썼던 글에서 밝힌 것처럼 어쩌면 나는 퀸에 대해 뭐라고 쓰기엔 부적격자 일런지도 모른다. 어렸을 때 우연히 퀸에 빠져들어 아주 오랫동안 들어왔기에 객관성을 잃었기 때문. 그냥 내게는 ‘Queen’이라는 단어 하나면 다 용납이 된다.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1399327034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한 편의 영화로서의 가치를 따져볼 때 <보헤미안 랩소디>는 크게 뛰... m.blog.naver.com 타고난 게 그런 것인지, 살다 보니 심보가 꼬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모두가 좋아하는 것, 특히 1등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그렇다고 아예 순위 밖의 무언가를 찾아헤매는 것은 아니고 소심한 반항이랄까? 비틀스에 대한 거부감에 퀸을, 서태지에 대한 반발심에 듀스를 좋아한 것이 그런 맥락이다. 퀸을 또 듀스를 두고 1등이 아니라서 좋다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려는 게 아

[하루한곡] 이승훈 - 비오는 거리 (1997) [내부링크]

비 오는 날이면 단골 메뉴처럼 라디오에서 흔하게 흘러나오는 곡 ‘비오는 거리’. 어렸을 때 이 곡을 들었을 때는 동요같은 느낌이었고 그래서 ‘이런 노래를 사람들이 왜 좋아하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나이가 들고 이렇게 좋아질 줄은 몰랐지. 가벼운 기타 연주로 진행되는 곡과 기교를 모두 뺀 담백한 목소리. 이 노래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것은 그 시대의 유행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비오는 거리’는 이승훈의 오리지널 외에도 작사, 작곡을 한 김신우의 앨범에 실린 버전이 있다. 그리고 서영은, SG워너비가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김신우의 버전은 포크적인 느낌이 더 강하고, 리메이크 곡들은 팝적인 느낌이 더해졌다. 개인적으로는 오리지널 곡을 좋아하는데 서영은이 부른 곡도 목소리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좋아하는 편이다. 오늘은 간만에 비가 참 많이 왔다. 분명 라디오에서 ‘비오는 거리’가 수십 번은 더 나왔을 것이다. 오늘 라디오를 들을 시간이

[하루한곡] 김정민 - 정상에서 (2002) [내부링크]

즐겨보던 JTBC의 <슈가맨>. 전 시즌을 통틀어 가장 놀라웠던 가수는 김정민이었다. 반가웠던 가수, 예상 못 했던 가수도 있지만 김정민이 놀라웠던 점은 전성기 노래 실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 라이브를 CD처럼 불렀던 터라 방송을 보는 내내 ‘뭐야 이 형 왜 음반 안 내는데?’ 했었지. (같은 편에 김원준이 함께 출연했는데 그도 역시 놀라웠다. 뭐야 이 형은 왜 안 늙는데?) 김정민 5집 <The Greatest Love Song>의 타이틀곡 ‘정상에서’. 사실 김정민의 창법이나 목소리를 그리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슬픈 언약식’, ‘마지막 약속’, ‘애인’, ‘무한지애’ 같은 그의 대표곡도 아니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좋아하는 곡. 눈물없기로 유명한 사람인데 또 이 곡에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닌데 울컥하는 게 있다. 처음 들었을 때부터 20년 동안 들을 때마다 마음을 뭉글뭉글하게 하는 곡. 정상에서 작곡: 유정연 작사: 지예 편곡: 유정연 죽어도 좋을만큼 누굴 사

[하루한곡] 椎名林檎(시이나 링고) - Marunouchi Sadistic (1999) [내부링크]

밴드 공연이라면 크든 작든, 프로건 아마추어건 무조건 쫓아다니던 20대 중반 우연히 찾은 공연장에서 듣게 된 ‘Marunouchi Sadistic(丸の内サディスティック)’. 제목을 알지 못해 멜로디만 흥얼거리다 30대가 되어서 찾게 된 공연장에서 또다시 듣게 되었다. 처음 기억이 엄청나게 강렬했었는지 딱 한 번 들었던 곡이고 몇 년 동안 혼자 흥얼거렸는데 꽤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 아주아주 유명한 곡이라는 것을. 시이나 링고의 데뷔 앨범 <Muzai Moratorium (無罪モラトリアム)>의 3번 트랙 ‘마루노우치 새디스틱’. 리드미컬한 멜로디와 흥겨운 재즈 리듬 그리고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시이나 링고의 목소리까지 더해져 굉장히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사실 나는 시이나 링고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고(아주 유명하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음) 이 노래의 가사의 의미도 모르지만…. 만약 내 인생의 100곡 이런 것을 뽑는다면 무조건 들어갈 곡이다. 이런 스

[하루한곡] Coldplay - Don’t Panic (2000) [내부링크]

지금이야 정규 앨범이라는 것이 큰 의미가 없지만 앨범이 전부이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앨범을 발매하는 가수가 또 그것을 기다리는 팬들이 있다) 수록곡을 어떤 순서로 배치하느냐에 따라 앨범 전체의 인상이 달라질 수도 있기에 어떤 곡을 1번으로 배치하느냐는 앨범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아주 중요한 전략이었다. 언젠가 말했듯이 밴드는 무조건 1집이라는 이상한 신념을 가지고 있고, 앨범의 1번 트랙은 사람의 첫인상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기에 데뷔 앨범의 1번 트랙은 내게 앨범과 가수에 대한 호불호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예전부터 실제로 ‘이 곡을 1번이 넣었다고? 제정신이야?’ 이런 말을 종종 하기도 했다. 말이 길었다. 2000년에 발매된 콜드플레이의 첫 정규 앨범 <Parachutes>의 첫 번째 트랙 ‘Don't Panic’. 이 노래가 끝내준다는 말을 그래서 콜드플레이가 멋지다는 말을 하려고 이렇게 길게도 주절거렸다. <Parachutes> 앨범에는

[하루한곡] MIKA - Love Today (2007) [내부링크]

미카의 데뷔 앨범 <Life In Cartoon Motion>. 뭐랄까 이 앨범에 수록된 10곡 전부를 리스트에 쑤셔넣고 싶을 정도로 좋은 곡이 많고, (3일 연속으로 이 말을 쓰는데) 내가 이런 스타일을 워낙 좋아한다. 이런 스타일이라 뭉뚱그려 말했지만 한 사람의 작업물(그것도 데뷔 앨범)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스타일의 곡, 그리고 풍성한 멜로디 라인, 진성과 가성을 자유롭게 오가는 가창 능력까지. 어느 곡 하나 뺄 수 없는 앨범이다. 일단 오늘의 픽은 ‘Love Today’. 이래놓고선 내일부터 1번 트랙을 시작으로 나래비를 세울지도 모름. (뭔가 흥분하니 비속어가 나오기 시작ㅋㅋㅋ) Love Today Songwriter: Mika Doom da da di da di Doom da da di da di Everybody's gonna love today, Gonna love today, gonna love today. Everybody's gonna love tod

[하루한곡] 신해철 - 안녕 (1990) [내부링크]

입가에서 또 머릿속에서 맴도는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면 그렇게 기분이 좋더라. 오늘이 그런 날. 어제 잠들기 전에 신해철의 ‘안녕’이 생각나서 계속 흥얼거리다 잠들었는데 오늘 라디오에서 듣게 되었다. 이런 행운이. 사실 이 노래는 후렴구가 유명하지만 영어로 시도한 랩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곡이다. 신해철 커리어 초창기의 음악들은 당시 기준으로 굉장히 트렌디한 음악들인데 지금 들어도 어색한 느낌이 없다. 그만큼 그의 음악이 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마왕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8년. 그의 열렬한 팬은 아니었지만 그가 시도하는 새로움 대한 관심은 항상 갖고 있었다. 넥스트, 노땐스, 모노크롬, 비트겐슈타인 등등.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의 새로운 시도를 감상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안녕 작곡: 신해철 작사: 신해철 선물가게의 포장지처럼 예쁘게 꾸민 미소만으로 모두 반할거라 생각해도 그건 단지 착각일 뿐이야 부드러운 손길 달콤한 속삭임

#18: 부산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 [내부링크]

밀면, 돼지국밥, 꼼장어, 양곱창, 낙곱새, 냉채족발, 비빔당면, 조개구이 등등 부산하면 떠오르는 음식들, 여기에 더해 내가 지인들에게 미는 음식이 몇 가지 있다. 중탕으로 만들어 걸쭉한 부산식 떡볶이, 그리고 길거리에서 먹어줘야 하는 물떡과 어묵, 타지역 사람들은 잘 모르는 계란 후라이를 올려주는 간짜장 그리고 꼭 수산시장에서 떠먹는 활어회 등등 그리고 최근 여기에 한 가지 메뉴가 더해졌다. 바로 생선까스. 사실 나는 ‘생선을 왜 구워먹고 / 튀겨먹고 / 쪄먹고 / 끓여먹어요?’라고 묻는 편이라.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해 ‘생선은 회로 먹는게 베스트’라고 생각해서 생선구이, 튀김, 찜, 탕에 관심이 거의 없다. 있으면 먹지만 내 돈 주고는 잘 안사먹는다는 얘기. 그리고 돈까스를 먹어도 주로 안심, 가끔 등심을 먹는데 자주가는 돈까스집에서 어쩌다 생선까스를 한번 먹어보고선 충격에 빠졌지ㅋㅋ 이 가게가 특별한 것인지 궁금해서 일본식, 경양식 할 것 없이 돈까스를 먹으러 갈 때면 생선까스

[하루한곡] Michael Jackson - Black or White (1991) [내부링크]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내가 최초로 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마이클 잭슨의 ‘Black or White’였다. 아마도 어느 TV프로그램이 끝나고 틀어주는 뮤직비디오를 통해서 처음으로 접했던 것 같은데, -요즘도 그렇지만 프로그램 말미의 뮤비는 보통 짧게 노출되는 턱에 1절을 다 듣기에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날따라 방송 시간이 남았는지 어땠는지 ‘Black or White’의 뮤비가 한참이나 흘러나왔고, 맥컬리 컬킨이 나온 초반부와 당시에는 생소한 CG로 사람들의 모습이 변하던 후반부는 아직까지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화면을 뚫고 날아와 귀에 꽂히던 그 멜로디도 잊지 못한다. 사실 나는 음반 전체적으로는 ‘Thriller’, ‘Beat It’, ‘Billie Jean’ 등이 수록된 6집 <Thriller>를 더 좋아하지만 한 곡의 기억으로는 ‘Black or White’를 이길 수 없다. Black or White Songwriters: Michael Jackson,

[하루한곡] 브라운 아이드 걸스 - Hold the Line (Feat. 조PD) (2006) [내부링크]

어떤 노래들은 오래전 기억을 생생하게 되살려준다. 사람과 장소와 그리고 분위기까지. ‘Hold the Line’을 들을 때면 마로니에 공원 구석 벤치에 앉아 연극을 기다리던 아직 열기가 가시지 않은 여름 저녁의 공기가 먼저 떠오르고. 또 아주 귀한 영화를 보고 벅찬 가슴으로 걷던 종로 3가 어딘가가 떠오르기도 한다. 이래저래 내겐 좋은 기억이 많이 남아 있는 곡. ‘Hold the Line’은 (팬들이 우스갯소리로) 브아걸 1기라고 부르는 시기에 나온 곡으로 현재의 브아걸을 있게 만들어 준 곡이다. 여름에 잘 어울리는 신나는 멜로디와 템포, 그래서 여름만 되면 많이 찾아듣는다. 명곡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빛나는 법이지(라는 개똥같은 멘트를 남기며). 끝. Hold the Line (Feat. 조PD) 작곡: 윤일상 작사: 최은하 편곡: 윤일상 Hnu music for summer 2 double O 6 most wanted writers both industry and the str

[하루한곡] DAY6 - 행복했던 날들이었다 (2018) [내부링크]

메인보컬 한 명의 목소리에 의존한 밴드가 아닌 멤버 전원이 보컬을 맡을 수 있는 그룹. 밴드의 미덕이 직접 연주를 통한 풍성한 사운드 구성이라면 멤버 전원이 함께 연주하고 또 노래하는 데이식스의 시스템은 단순히 풍성한 사운드를 넘어 음악적 스펙트럼까지 넓혀준다. 메인보컬의 음색과 장점에 맞춘 곡을 낼 수밖에 없는 밴드들의 속 사정을 생각한다면 데이식스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밴드다. 여기에 곡까지 직접 쓰고 거기에 잘 쓰기까지. 좋은 연주를 하는 밴드는 흔하지만, 좋은 곡을 쓰는 밴드는 늘 특별하다. 그런 의미에서 데이식스는 지금까지의 행보도 인상적이었고 앞으로도 지켜볼만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이다). ‘행복했던 날들이었다’는 70년대 후반부터 인기를 끌었던 신스팝 장르의 곡으로 신스팝 특유의 전자음을 중심으로 한 풍성한 사운드와 파트별로 전조를 통해 달라지는 분위기가 인상적인 곡. 개인적으로는 최근 4~5년 사이 들어본 우리나라 가수의 곡 중에 가장 좋다. 행복했던 날들이었다

[하루한곡] 이상우 - 이젠 (1990) [내부링크]

여러 글에서 밝혔던 것처럼 나는 80~90년대 발라드 성애자인데, 이 시기 발라드를 논하면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가수 중 한 명이 이상우라 생각한다. 당시 인기도 어마어마했지만 시대의 흐름을 이끌었던 미성에 곡 해석 능력도 굉장히 좋은 보컬이었다. 갑자기 활동이 뜸해져 요즘은 좀처럼 회자되지도 않고 모르는 사람도 많아 더 아까운 가수. 이상우를 대표하는 곡이라면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 ‘비창’, ‘하룻밤의 꿈’ 등등이 있고 모두 좋아하는 곡이지만 최애를 뽑자면 단연 ‘이젠’이다. 화려한 전주 뒤에 이어지는 미성의 목소리와 묵직한 베이스 소리의 조합이 너무나 좋다. 이 노래를 너무나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 다음 이유는 편곡인데 이 시대에 어떻게 이런 편곡을 했나 싶을 정도로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당시의 트렌드에 충실했던 것은 덤에 가까울 정도. 이젠 작곡: 박정원 작사: 박정원 편곡: 김명곤 두근거리는 가슴을 달래며 그대 곁에 다가섰지만 말없이 바라보는 그대 차가

[하루한곡] The Rembrandts - I'll Be There For You (1995) [내부링크]

‘렘브란츠(The Rembrandts)’라는 가수는 낯설지만 곡 이름을 얘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아~ 그 노래!’ 할 것이다. 바로 ‘I'll Be There For You’. 이것도 잘 모르겠다면 치트키를 쓰는 수밖에. 시트콤 <프렌즈>의 주제가! 이 곡은 어떤 부분이 특출나게 좋다거나 아니면 뭐 이래서 별로야 이런 판단을 할 수가 없는 곡이다. 시즌별로 최소 2~3번부터 수십 번은 더 본 <프렌즈>를 통해 그냥 귀에 박혀버린 곡이기 때문. 전주가 흘러나올 때부터 분수에서의 오프닝 장면과 <프렌즈> 멤버들의 춤추는 장면부터 떠오를 정도니. 그냥 좋다. 내가 <프렌즈>를 아끼는 만큼 이 노래가 좋다. 참고로 <프렌즈> 시즌 1은 내 인생의 드라마 중 한 편이다. I'll Be There For You 작곡: Michael Skloff 작사: David Crane, Marta Kauffman, Allee Willis, Danny Wilde, Phil Sōlem So no one tol

[하루한곡] Larry Carlton - Room 335 (1978) [내부링크]

보컬은 고음만 잘 지르면 또 기타리스트는 속주만 잘하면 최고인 줄 알았던 철없던 시절이 있었다. 록 스피릿이 충만하던 그 시절ㅋㅋ 나이를 먹고 다양한 음악을 듣게 되면서 아주 당연한 것을 깨닫게 되었다. 노래든 기타든 곡 해석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과 높고 빠른 것보다는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어렵다는 것을. 기타를 잘 치는 사람은 세상에 너무나도 많지만 유려하다 또는 자연스럽다는 느낌을 먼저 또 가장 강하게 주는 기타리스트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래리 칼튼의 연주는 특별하다. 재즈 기타리스트로 분류되지만 록을 베이스로 연주를 시작한 만큼 리듬만큼이나 강약조절도 잘 한다. 이런 그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곡이(그의 대표곡으로 꼽히는) ‘Room 335’ 되겠다. 타카나카 마사요시도 그렇고. 네 그렇습니다. 제가 이런 재즈 기타곡을 좋아해요. Room 335 Songwriter: Larry Carlton [하루한곡] 001: 언니네 이발관 - 아름다운 것 002: 롤러코스터 -

[하루한곡] 태연 - 제주도의 푸른 밤 (2016) [내부링크]

들국화의 베이시스트 최성원이 1988년 발표한 ‘제주도의 푸른 밤’. 원곡의 유명세에 더해 워낙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와 커버곡을 내놓아서 아주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나는 오리지널에 애착이 강한 사람이라 리메이크나 커버곡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데 (아니 그리고 ‘제주도의 푸른 밤’ 원곡도 엄청 좋아하는데) 이 곡은 태연이 부른 버전을 더 좋아한다. 여행의 설렘을 과하지 않게 잘 담아낸 편곡과 그에 잘 어울리는 태연의 청량한 목소리. 아이돌의 리메이크 곡들은 너무 기계적으로 신남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곡도 잘 살리고 보컬의 매력도 잘 강조한 성공한 편곡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보컬은 말해 뭐해. 태연이 노래를 잘 하는 건 모두가 알지만, 또 그 모두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보컬이다. + 갑자기 그 옛날 싸이월드 미니룸을 사진을 꺼내며 태연의 오랜 팬임을 고백ㅋㅋㅋ 손에 든 사탕이 되고 싶던 ‘Kissing You’ 시절. + 노래를 들으니 표선 해수욕장가서

[하루한곡] 유재하 -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1987) [내부링크]

<나의 아저씨>를 보고 쓴 글에서 드라마 이야기는 개뿔도 하지 않고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얘기만 주구장창 했었다.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은 ‘내 인생의 BGM’, ‘내 인생의 노래’ 이런 걸 뽑는다면 무조건 10곡 아니 5곡 안에 들어갈 곡이라 선정은 해야겠고, 그렇다고 무언가 쓰자니 지난번에 쓴 글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그 글로 갈음하려 한다. 노래만 붙이는 걸로.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2696550652 나의 아저씨 + 아이유 +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1. 나의 아저씨(2018) 언젠가 말했듯이 나는 드라마를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한 마디... m.blog.naver.com 내가 가장 좋아하는 버전은 김건모가 부른 버전이지만 오늘은 유재하가 부른 오리지널이 더 듣고 싶은 그런 날씨와 기분이다. 유재하가 부른 버전 외에도 (평소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김건모 버전 그리고 최근에 가장

[하루한곡] U2 -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1987) [내부링크]

하루한곡을 막 시작했을 즈음, 음악 얘기를 자주 나누는 친구가 U2 10집 LP를 샀다고 보여주길래 생각난 나의 U2 최애곡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U2의 최고 명반으로 꼽히는 정규 5집 앨범 <The Joshua Tree>의 첫 번째 트랙. (아니 10집을 보여줬으면 거기서 뽑아야 하는거 아냐?) <The Joshua Tree> 앨범 속에는 U2의 최고 명곡으로 꼽히는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With or Without You’ 등이 수록되어 있지만, 앨범의 오프닝 트랙인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이 나에게는 조금 더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U2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로 연주되는 곡이고, 게릴라 콘서트처럼 제작된 뮤직비디오가 아주아주아주 유명하다. 꼭 보시길!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작곡: U2 작사: Bono I wan

[하루한곡] 이문세 - 애수 (1999) [내부링크]

이문세의 ‘애수’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다. 언젠가 듣던 라디오의 신청곡이 ‘애수’였는데, 신청 사연이 ‘God 아닌 이문세의 애수 틀어주세요’였다. 그때 당시 내게 이문세의 이미지는 엄청나게 히트했던(그리고 이적이 다한거 아니냐고 생각했던) ‘조조할인’과 그 후에 소소한 인기를 끌었던 ‘Solo 예찬’이 거의 전부였는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애수’의 재즈풍 리듬을 듣고 이문세의 음악을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실제로 이문세의 앨범을 쭉 들어본 것은 그 후로 몇 년 뒤의 일이지만. 사실 나의 이문세 최애곡은 ‘그대와 영원히’나 ‘옛사랑’ 둘 중 한 곡이고, ‘애수’도 클래지콰이가 리메이크한 버전을 자주 듣는 편이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오리지널이 주는 특별함이 있다. 오랜 작업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두었던 가수와 작곡가가 기존의 방식이 아닌 또 다른 무언가를 찾아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박수를 받을만한데 곡도 너무 좋다. ‘애수’는 한 번만 들어서는

[하루한곡] 룰라 - 미래로 (1997) [내부링크]

그룹 해체를 선언하고 발매했던 룰라의 정규 5집 <The Final>. 재결성 후 9집까지 나오기도 했지만. 당시로선 마지막을 선언하고 발매한데다, 탈퇴한 김지현 대신 마이키 로메오라는 외국인 멤버가 영입되어 이래저래 화제가 되었던 앨범. 타이틀곡 ‘연인’이 크게 히트했었다. 당시 내 인생의 첫 여자친구였던 아이가 룰라 5집 카세트테이프를 선물로 줬었는데, ‘나는 룰라 별로 안 좋아하는데…’라며(나이가 많든 적든 경상도 남자들이 이렇습니다) 시큰둥하게 받았지만 그래도 꽤 열심히 들었던 기억이 있다. 타이틀곡 ‘연인’보다 더 많이 자주 떠올리는 곡은 B면 첫 번째 곡 ‘미래로’. CD에서는 3번 트랙인데, 카세트테이프에서는 왜 6번에 실렸는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당시에 많은 앨범들이 (카세트테이프 기준으로) 타이틀곡은 A면 첫 번째 곡, 후속곡은 B면 첫 번째 곡으로 정했었다. 나의 기억으로는 룰라 5집은 후속곡 없이 ‘연인’만으로 활동을 끝냈었는데, 나 혼자 마음대로 ‘미래로

[하루한곡] Marvin Gaye - Let's Get It On (1973) [내부링크]

흑인 음악계의 가장 위대한 가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마빈 게이의 곡 ‘Let's Get It On’. 동명의 앨범 <Let's Get It On>의 첫 번째 싱글곡이자 아주 섹슈얼한 분위기와 가사로 유명한 곡이다. ‘Let's Get It On’을 알게 된 것은 영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를 통해서였다. 잭 블랙이 연기한 베리는 갑작스레 불쑥 튀어나와 온갖 깨방정을 다 떨어대다 영화 마지막쯤 끝내주는 라이브를 들려주는데 그게 바로 ‘Let's Get It On’이다.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2712249487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High Fidelity, 2000) 1. 검정색 바이닐이 돌아가는 영상 그리고 선명하게 떠오르는 타이틀 “High Fidelity” 오프닝만 봐도 ... m.blog.naver.com 잭 블랙의 버전은 원곡 특유의 끈적한 느낌과는 또 다르지만 뭐랄까 이렇게 잘 부를 수가 있냐고ㅋㅋ 하여간 특이한 아저씨야.

[하루한곡] Queen - Too Much Love Will Kill You (1995) [내부링크]

퀸의 프론트맨 프레디 머큐리의 사망 후에 발표된 ‘Too Much Love Will Kill You’에는 여러 스토리가 담겨있다. 최초로 녹음된 곡은 1989년 무렵이 프레디 머큐리가 부른 버전이지만 그 해 발매된 <The Miracle> 앨범에는 멤버 공동 작업물만 수록한다는 원칙 때문에 실리지 못했다. 그 후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가 부른 버전으로 그의 솔로 앨범 <Back to the Light>를 통해 발표된다.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로 녹음된 버전은 1995년에 발매된 퀸의 마지막 정규 앨범 <Made in Heaven>을 통해서 세상에 공개된다. 프레디 머큐리야 워낙 사기캐릭터이니 어떤 곡을 불러도 그러려니 하는데, 브라이언 메이도 꽤 노래를 잘 부른다. 두 버전 모두 좋다는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가수 중에는 고유진이 부른 버전을 좋아해서 함께 첨부한다. 즐거운 감상하시길! Too Much Love Will Kill You Songwriters: Brian May,

[하루한곡] Maroon 5 - Sunday Morning (2002) [내부링크]

지난 번 ‘Won't Go Home Without You’ 포스팅에서도 밝혔듯이 나는 애덤의 목소리에 빠져 마룬 5 덕질을 시작했기 때문에 ‘Payphone’, ‘Lucky Strike’, ‘Sugar’ 같은 비교적 최신 곡도 좋아하고 즐긴다. 그래도 ‘1집부터 좋아했어요’라는 부심이 있고 그래서 데뷔 앨범인 <Songs About Jane>을 각별하게 생각한다. 이 앨범 속 모든 곡을 좋아하지만 그래도 한 곡만 뽑으라면 별다른 고민 없이 ‘Sunday Morning’이다. 이건 뭐 그냥 무조건무조건무조건.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2770326587 [하루한곡] Maroon 5 - Won't Go Home Without You (2007) 미국을 넘어 아마도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팝 밴드 (배철수 아저씨처럼 불러봅니다) 머룬 파이브. ... m.blog.naver.com 마룬 5의 1집 <Songs About Jane>의 8번

[하루한곡] 변진섭 - 너무 늦었잖아요 (1988) [내부링크]

예전에 변진섭의 Greatest Hits LP 리뷰에서 밝혔듯이 변진섭의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곡. ‘너무 늦었잖아요’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2698381533 [LP] 변진섭 Great Hits Vinyl(2021) : 변진섭 1, 2집 베스트앨범 80~90년대 발라드를 편애한다. 만나고 헤어지고 그리워하고 술마시고 울고 전화하는 진부한 사랑 타령이 아... m.blog.naver.com 내겐 설명이 불필요한 노래 중 한 곡. ‘바보같은 내게’와 더불어 ‘이별 노래 Top 5’에 드는 곡. (늘 그렇듯 리스트의 나머지 곡은 알 수 없음)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도 지금도 가사가 참 예쁘다는 생각을 자주 또 많이 한다. 변진섭 특유의 미성이 아주 빛나는 노래. 몇 년 전 <복면가왕>에서 정재욱이 불렀던 버전도 함께 첨부한다. 너무 늦었잖아요 작곡: 지근식 작사: 지근식 부드러운 그 입술로 내게 다가와 나를 사랑한다 말한다해도 이미 멀

[하루한곡] Olivia Newton-John - Physical (1981) [내부링크]

올리비아 뉴튼 존이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전성기에 열광한 기억을 지닌 세대는 아니지만, 올리비아 뉴튼 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리스>에 어마어마한 덕질을 해 본 기억이 있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추모의 마음을 담아 나도 조촐하게 헌정 포스팅을 올려볼까 한다.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2665582372 [LP] Grease: The Original Soundtrack from the Motion Picture(1978) / 영화 그리스 OST Vinyl LP수집이라기엔 좀 거창하고 아무튼 소유 중인 LP를 기록해두기로 했다. 아직 개뿔 몇 장 없지만 게으... m.blog.naver.com 사실 오늘 비보를 접하고 한곡에 선정할 생각으로 ‘Summer Nights’를 계속해서 들었는데 글을 쓰기 직전에 ‘Physical’로 바꿨다. ‘내가 좋아하는 곡’도 의미가 있지만 ‘많은 이들이 사랑했던 곡’ 또는 ‘가장 빛나는 성과를 이룬

[하루한곡] 버벌진트 - 좋아보여 (Feat. 검정치마) (2011) [내부링크]

‘좋아보여’가 처음 발매됐을 때 나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크게 놀랐다. 첫째는 가사. 실연 후의 심리를 공간과 시간의 아주 작은 점(강남대로, 신호 대기시간)으로 표현한 참신함이란. 그리고 두번째는 가창. 검정치마라니. 맞다. 첫번째보단 두번째 이유가 더 크다. 당시에 버벌진트와 함께 검정치마도 방송 출연을 몇 번 했었는데 조휴일 보려고 일부러 찾아봤던 기억이 있다. 뭐 버벌진트도 검정치마도 라이브에 대한 기대치는 딱히 없지만, 그래도! 그냥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궁금했달까? 좋아보여 작곡: MASTERKEY, 김진태 작사: 김진태 편곡: MASTERKEY, 김진태 [verse 1] 강남대로 앞, 신호대기중인 차 창문너머 보이는 너, 무심코 인사 건넸지만 아차, 우리는 헤어진 사이 딱 2초간 멍하니 쳐다보다 시선을 돌린다. 추스린다 내 놀란 맘. 지나가는 사람들 이상하게 쳐다본다 막. 근데 있잖아, 너도 날 보고 그 자리에 바위가 된 듯, 굳은 채 가만 있네. 정리하기로 결심했던

[하루한곡] 듀스 - 상처 (1995) [내부링크]

전에 퀸에 대한 포스팅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데, 어린 시절 나는 서태지보다 듀스를 더 좋아했다. 그 시절에는 막무가내로 서태지가 최고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았고 그래서 서태지를 좋아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생각해 보면 쬐끄만한 것들이 뭘 안다고 그렇게 우겨댔을까 싶기도 하지만. 아무튼 제 버릇 누구 못 준다고, 어린 도미애도 삐딱선 타는 것이 주특기였던 터라 나는 그런 분위기에 반발심이 생겼고 그래서 찾아 듣기 시작한 것이 듀스였다. 모든 앨범의 모든 곡을 좋아하지만 특히 아끼는 앨범은 김성제 사후에 발매된 <DEUX FOREVER>. 당시에 카세트테이프로 소장하고 있었는데 정말 늘어질 때까지 들었던 기억이 있다. 하루한곡을 시작한 처음부터 듀스는 어떤 곡을 할까 하고 고민을 엄청나게 했는데 그게 너무 깊어져 이렇게 늦어졌다. 지금도 여전히 자주 듣기 때문이고 또 소개하고 싶은 곡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무튼, ‘빗속에서’, ‘Go! Go! Go!’,

[하루한곡] 검정치마 - 내 고향 서울엔 (2017) [내부링크]

검정치마의 등장은 밴드를 좋아하거나 음악을 좀 듣는다는 이들에게는 하나의 커다란 사건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음악을 좀 들었다는 건 아니고) 너무 과장했다면 적어도 내 주변에서는 그랬다. 나는 처음에 검정치마의 음반을 듣고 어마어마한 사건이 터졌다고 생각했다. 혼자 곡을 쓰고 가사를 붙이고 또 편곡을 하면서 노래도 부르는 원맨밴드가 이렇게 다양한 장르를 섭렵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또 작곡, 작사, 편곡 어느 부분 하나 빠짐없이 최고 수준으로 해 내는 것은 미스터리할 정도였다. (물론 부족한 면도 있다 대표적으로 라이브. 검정치마 피셜에 따르면 앨범과 라이브 중에 앨범을 선택한 것이라고) 개인적으로는 검정치마에 대해서 약간 상반된 시각이 존재하는데, 지금처럼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이유에는 음악이 다양성을 담아내지 못하던 시절에 등장한 이유도 조금은 있을 것이라는 관점 그리고 반대로 음악적 다양성이 더 풍부해진 요즘 등장했다면 더 높은 위치까지 올라갔지 않았을까 하는 관점. 뭐

[하루한곡] GREEN DAY - When I Come Around (1994) [내부링크]

어릴 때라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언젠가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듣는데 어떤 곡이 흘러나왔다. 당시 나는 그린 데이 곡은 ‘Basket Case’ 밖에 모를 때였는데 그 곡을 들으면서 ‘뭐야 그린 데이 보컬(빌리 조 암스트롱)하고 목소리가 되게 비슷하네’, (Basket Case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임에도) 연주에서 그린 데이 느낌이 나는 팀이네’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흘러나온 배철수 아저씨의 음성. “그륀 데이의 ‘When I Come Around’ 듣고 왔습니다” 그렇게 ‘When I Come Around’을 알게 되었고 ‘Basket Case’와 함께 3집 <Dookie>에 수록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 다음 스텝은? 들어야지 무조건. 꽤 오랫동안 이 앨범만 들었던 기억이 있다. 어릴 때 나는 원래 한 곡 또 한 앨범에 꽂히면 무서울 정도로 그것만 듣던 타입이라…. 아무튼 그린 데이하면 보통은 펑크(Punk) 스타일의 라우드 뮤직을 또 대표곡인 ‘Basket C

[하루한곡] 김현철 - 32 여름 (1992) [내부링크]

김현철 2집 <32 여름 김현철2>은 정말 아는 사람만 아는 보석 같은 앨범이다. 발매 당시 평단의 엄청난 호평을 받고, 시티팝 인기에 힘입어 근래에 재조명 받은 김현철의 1집과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3집 사이에 낀 느낌이 있는 데다, 그리 크게 히트한 곡도 없기 때문. 전에 ‘오랜만에’ 포스팅을 하며 유재하의 앨범과 비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음반이 김현철 1집이라 말한 적 있는데, 여기 한 마디 보태자면 김현철 2집도 1집만큼이나 퀄리티가 훌륭한 앨범이(라 생각한)다. 8월이 되면 ‘32 여름’을 한곡에 선정해야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부산은 내내 날씨가 좋았지만, 다른 지역들은) 비에, 물난리에, 어쩌니저쩌니해서 전국이 모두 화창해지길 기다리면서 미루고 미루다 그냥 오늘 올리기로 결정. 100곡을 거의 다 채운 상황이더라고, 꼭 소개하고 싶은 곡이라 한곡에 선정한다. ‘32 여름’은 김현철 특유의 퓨전 재즈 멜로디에 라틴 음악을 듣는 듯한 흥겨움이 더해진 곡이다. 그러고 보면

[하루한곡] Third Eye Blind - Semi-Charmed Life (1997) [내부링크]

요즘 의욕도 조금 떨어지고, 나도 모르게 다운된 느낌이 있어 오늘은 신나는 노래를 골랐다. 바로바로 써드 아이 블라인드(Third Eye Blind, 줄여서 3EB)의 ‘Semi-Charmed Life’. 셀프 타이틀이었던 1집 <Third Eye Blind>에 수록된 곡으로 ‘뚜뚜뚜 뚜뚜뚜뚜’하는 멜로디로 많이 알려져 있다. 싱잉 랩처럼 쏟아내는 가사와 신나는 멜로디만 들어봐서는 밝고 희망찬 노래 같지만 사실 마약 중독에 관한 가사라 마냥 편하게 듣기는 어려운 곡이다. 그래도 그럼 뭐 어때 신나면 그만이지(어차피 가사를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하는데)라며 플레이! Semi-Charmed Life Songwriter: Stephan Jenkins Doo doo doo, doo doo-doo doo Doo doo doo, doo doo-doo doo Doo doo doo, doo doo-doo doo Doo doo doo I'm packed and I'm holding I'm smilin

[하루한곡] Billy Joel - Uptown Girl (1983) [내부링크]

어릴 때 우연히 ‘Uptown Girl’ 뮤직비디오를 보고 빌리 조엘을 알게 되었다. 한 편의 뮤지컬 같은 뮤비를 보고 마이클 잭슨의 ‘Thriller’를 떠올렸던 것 같다. 그래서 한동안 빌리 조엘을 댄스가수로 생각하고 있었지. 마치 MJ처럼ㅋㅋ 아무튼 오늘의 한곡은 우리의 영원한 피아노 맨 빌리 조엘의 ‘Uptown Girl’ 되시겠다. 그의 디스코그라피 안에는 내가 좋아하는 곡이 차고 넘치지만 오늘처럼 꾸덕한 날에는 또 기분이 다운되어 있는 날에는 활기찬 곡을 들어야 한다는 이유를 덧붙이며 ‘Uptown Girl’을 플레이! 아 그리고 웨스트라이프(Westlife)가 2000년에 리메이크한 버전도 함께! Uptown Girl Songwriter: Billy Joel Uptown girl She's been living in her uptown world I bet she's never had a backstreet guy I bet her momma never told her

[하루한곡] Beauty School Dropout - We Made Plans & God Laughed (2022) [내부링크]

어제 운전 중에 라디오(정확히는 <4시엔 윤도현입니다>)를 듣다가 재밌는 밴드를 새롭게 알게 되어 소개 겸 기록해둘 겸 오늘의 한곡으로 선정했다. Beauty School Dropout(BSD)이라는 밴드의 ‘We Made Plans & God Laughed’. 외국 뮤지션들이 영화 속 대사나 문구에서 활동명을 따오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대중적으로도 많이 알려진 ‘We No Speak Americano’를 부른 Yolanda Be Cool이라는 팀이 있다. ‘Yolanda Be Cool’은 타란티노의 영화 <펄프 픽션(Pulp Fiction)>에서 유래- Beauty School Dropout도 같은 맥락이다. 원래는 영화 <그리스(Grease)>에 수록된 곡인데 윤도현의 소개로는 멤버 중 한 명의 할머니가 좋아하는 곡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메탈을 기반으로 한 저항심 가득한 밴드 같지만 ‘We Made Plans & God Laughed’는 보컬도 연주도 메탈보다 팝적인 요소

[하루한곡] 쿨 - Love Letter (2000) [내부링크]

라이브 잘하는 가수를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 세상에 노래를 잘하는 그중에는 라이브를 특출나게 잘하는 가수도 많고 많지만, 내가 가장 아끼는 두 명은 김건모와 쿨의 이재훈이다. 잘 한다는 것은 여러 기준에서 평가할 수 있지만, 내가 이들의 라이브를 높게 평가하는 것은 전성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목소리 톤, 퍼포먼스(이재훈은 댄스, 김건모는 댄스와 피아노)를 등한시하지 않으면서도 유지하는 목소리의 안정감, 애드립이나 코러스 부분도 빼놓고 부르지 않는 충실한 태도 덕분이다. 김건모와 쿨의 콘서트에 한 번이라도 가 본 사람이라면 아니 이들의 라이브를 실제로 들어본 사람이라면 나의 말을 대번에 이해할 것이다. 피아니스트처럼 건반을 치면서 노래를 소화하는 김건모나 계속 춤을 추면서 곡의 80% 이상을 소화하는 이재훈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경이로울 정도다. (김건모와 이재훈의 어마어마한 팬이라는 얘기를 길게 써봤습니다) 오늘의 한 곡은 쿨의 ‘Love Letter’. 쿨 5집 수록곡으로 문차일

[하루한곡] 언니네 이발관 - 나를 잊었나요? (2002) [내부링크]

6집까지 발매하고 활동을 마감한 언니네 이발관의 디스코그라피에서 비평적으로 주목받는 1, 2, 5집에 비해 3집 <꿈의 팝송>은 상업적인 큰 성공과 발매 당시의 평론가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어쩐지 잊혀진 느낌이 든다. 나만 해도 20대 초반 내내 3집을 들었지만 5집 발매 이후로는 거의 듣지 않았으니…. 그럼에도 3집이 의미가 있는 것은 2집의 실패로 인해 분해되고 사실상 해체되었던 밴드가 다시 재기했기 때문이고 (5집 이전에) 인디씬에서는 드물게 상업적으로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기념비적인 앨범이기 때문이다. 이런 지난한 과정 속 복잡한 심경이 담긴 곡이 ‘나를 잊었나요?’다. 언니네 이발관에게도 팬들에게도 각별한 곡. 언니네이발관 3집은 새롭게 합류한 기타리스트 이능룡의 영향력도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언니네 이발관의 사운드는 이능룡이 합류하기 전(1, 2집)과 후(3, 4, 5, 6집)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능룡의 기타로 이전까지 언니네에서 듣기 힘들었던

[하루한곡] 롤러코스터 - 습관 (Bye Bye) (1999) [내부링크]

롤러코스터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몇 가지 소소한 정보는 지난번 포스팅에서 탈탈 털어서 썼기에 오늘은 간략하게 노래 이야기만.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2740081700 [하루한곡] 롤러코스터 - 어느 하루 (2000) 2000년에 발매된 롤러코스터의 2집 <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의 10번 트랙 ‘어느 하루’. 앨범 타이... m.blog.naver.com 롤러코스터의 대표곡하면 빠지지 않는 ‘습관’. 롤러코스터의 곡 중에서 (아마도) 라디오에서 가장 흔하고 빈번하게 흘러나오는 곡이 아닐까? 사실 나는 이별 노래를 딱히 선호하지 않는데 롤러코스터는 예외다. 내게 롤러코스터는 이별 노래로 기억될 정도. ‘어느 하루’도 그랬고 ‘습관’도 그렇고. (갑자기 먼 산을 바라보며) 그래서 어릴 때 참 많이도 들었다. 두 곡 다 가사가 참 좋다. 수지 Ver. 아이유 Ver. 치즈 Ver. 습관 (Bye Bye) 작곡: 조원선 작사: 조원선 편곡:

[하루한곡] 심수봉 - 백만송이 장미 (1997) [내부링크]

예전에 LP 썰을 풀며 밝혔듯이 심수봉 디스코그라피에서 나의 영원한 No. 1은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지만 듣는 빈도로 따지자면 이 곡을 넘을 수 없을 것 같다. 바로 ‘백만송이 장미’.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2653124598 LP 수집 근황 소비 욕구가 바닥을 쳐서 먹고 마시고 하는 생존 외에는 딱히 사고 싶은 것도 실제로 구입하는 것도 없는데... m.blog.naver.com ‘백만송이 장미’는 라트비아 가요가 원곡으로 러시아어(소련), 일본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안된 곡이다. 심수봉이 직접 가사를 썼는데 자신이 쓴 여러 곡의 가사 중 가장 좋아하는 결과물이라고. 이 곡을 워낙 좋아해서 라티비아 원곡도, 러시아어, 일본어 버전도 그리고 많은 가수들의 커버 곡을 일부러 찾아서 들었지만 정말 심수봉 목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심수봉 노래는 역시 심수봉이 불러줘야 제대로 된 멋과 맛이 난단 말이지. 백만송이 장미 원

[하루한곡] Jamiroquai - Runaway (2006) [내부링크]

지난 포스팅에서 여러 차례 밝혔듯이 자미로콰이에 어마어마한 팬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High Times>는 내 인생의 단 한 장의 앨범을 뽑아야 한다면 무조건 선택할 앨범.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2656176100 #16: Jamiroquai - High Times 친구와 시시껄렁한 얘기를 나누다 갑자기 튀어나온 인생의 음반들. 벤폴즈파이브, 마룬5, 김건모, 긱스, 언... m.blog.naver.com 개인적으로는 애시드 재즈적 성향이 강한 초창기 1~3집을 더 좋아하고, 편애하는 곡도 그 속에 몰려있다. 아니 몰빵이라고 해도 될 정도. 4집 이후의 곡도 좋지만 뭐랄까 자미로콰이이기 때문에 만족스럽지 못한 느낌. 아마 다른 가수가 불렀다면 환장하고 들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4집 이후의 곡들 중 한 곡을 뽑아야 한다면 나의 선택은 ‘Runaway’다. 2006년에 싱글로 발매되었고 같은 해에 내 인생의 앨범인 <High Tim

[하루한곡] 로지피피 - Falling in Love (2012) [내부링크]

‘하루한곡’이 내 인생의 100곡 리스트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노래를 넣지 않을 수는 없지. 로지피피의 ‘Falling in Love’. 개인적인 이유로 내겐 아주 특별한 곡. 날씨가 많이 선선해져 가볍게 듣기 좋다. 잔디밭에 피크닉 매트 한 장 깔고 그 위에 벌러덩 누워서 듣고 싶은 그런 곡. 99번과 100번째 곡을 위해 원기옥을 모으는 중이라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Falling in Love 작곡: 로지피피(RossyPP) 작사: 로지피피(RossyPP) 편곡: 로지피피(RossyPP) 사랑이 시작된지 얼마 안 되서 왠지 두려움이 앞서던 나에게 늘 곁에 있겠다고 말해주던 너 생각해보면 아주 먼 얘기같아 벌써 시간은 이만큼 흘러가고 늘 곁에 있겠다고 말해주던 넌 여전히 내 옆자리에 나와함께 있어주네 I'm falling in love 매일 같은 순간 매일 같은 자리에 언제나 함께 해주길 Still falling in love 매일 같은 아침 매일 같은 커피에 언제

[하루한곡] 봄여름가을겨울 - Bravo, My Life! (2002) [내부링크]

(나 혼자 하는) 100일 챌린지로 시작한 <하루한곡> 시리즈. 나의 나태함은 내가 가장 잘고 있기에 100일 연속으로 쓰는 것은 애초에 기대하지도 않았고 얼마가 걸리더라도 100곡은 한번 채워보자며 시작한 도전이었다. 그런데 꾸역꾸역 쓰다 보니 99번째 곡! 그것도 99일 연속으로! 지난 99일 동안 미루지 않고 하루하루 꾸준히 써낸 나 자신에 대한 응원을 담아 99번째 곡을 선택했다. 바로 봄여름가을겨울의 ‘Bravo, My Life!’. 실은 과거와 현재의 내 이야기를 잔뜩 길게 썼는데, (너무 길어서 줄이려다 보니) 결국 ‘그리 좋지는 않지만 그리 나쁜 것만도 아니었어’ 이 한 줄 가사로 요약할 수 있더라. 길게 썼다 지웠던 그 이야기들은 언젠가 꺼내 보일 날들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그리고 앞으로의 인생도 지금처럼 서툴지만 묵묵히 나아가길 바라면서. (오글거림 주의!!) Bravo, My Life! + 100번째 곡도 아닌데 이렇게 설레발을 치는 이유는 100번째 곡은 진작

[하루한곡] 김건모 - 잘못된 만남 (1995) [내부링크]

하루한곡을 시작할 때 나의 믿을 구석은 김건모였다. ‘딱히 선택할 곡이 없으면 김건모 노래 아무거나 하지 뭐’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고, 어떤 가수의 어떤 곡을 넣을까를 고민할 때, 김건모는 100곡 중 노래를 몇 곡이나 넣는 것이 좋을까라는 고민을 했었다. 원래 수순이라면 시리즈를 시작한 초반에 당연히 김건모 노래 중 한 곡을 집어넣었어야 하지만 떠올리던 여러 곡들 중에 딱 한 곡을 집어내지 못했고, 그러다 10곡쯤 썼을 때 마음을 고쳐먹었다. 100번째 마지막에 김건모를 써야겠다. 그리고 마지막 곡은 무조건 ‘잘못된 만남’으로 해야겠다고. 엔딩에는 ‘잘못된 만남’만한 곡이 없으니까. 사실 ‘잘못된 만남’은 내가 아주 오랫동안 그리 좋아하지 않던 곡이다. 싫어했다는 것이 조금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TV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면 채널을 돌려버릴 정도였으니. 김건모라는 훌륭한 뮤지션을 그리고 그의 수많은 명곡을 두고 왜 ‘김건모 = 잘못된 만남’으로 도식화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

[하루한곡] Michael Jackson - Love Never Felt So Good (2014) [내부링크]

꽤 오랫동안 연락이 없었던 친구와 그리고 먼 곳으로 떠난 또 다른 친구에게서 갑작스레 연락이 왔다. 블로그에 남긴 글 뭉텅이를 잘 읽고 있고 또 음악을 잘 듣고 있다며. 지난번 마지막 글을 쓰고 한 달 만에 블로그에 들어와 봤는데 이웃분들의 따뜻한 안부도 들을 수 있었다. 오늘처럼 마음이 따뜻한 날에는 말랑말랑한 곡을 들어줘야 한다. 오랜만에 돌아온 오늘의 한 곡은 마이클 잭슨의 ‘Love Never Felt So Good’. MJ 사후에 발매된 두 번째 앨범 <Xscape>의 타이틀곡인 ‘Love Never Felt So Good’은 2014년에 발매되었지만 최초 작업은 1983년에 이뤄진 곡으로 앨범에는 ‘1983년 오리지널 버전’, ‘2014년 편곡 버전’,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듀엣 버전’ 등 총 3가지 버전이 수록되어 있다. 보통은 어떤 곡의 버전이 많으면 한두개 정도는 아쉬운 경우가 대부분인데 3가지 모두 좋다. 나는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그 버전마저

[하루한곡] Sarah Vaughan - A Lover's Concerto (1966) [내부링크]

1. 직장인 시절, 퇴근하면 누구보다 빨리 집에 돌아가던 나였지만 아주 가끔씩 늦은 귀가를 선택하는 날이 있었다. 칼퇴를 하고 또 날씨가 적당히 좋으면서 마음에 근심이 없을 때 일부러 1~2개 전역에 내려서 집까지 걸어오곤 했다. 그래봤자 일 년에 한두 번이었지만. 아무튼 그런 날에는 ‘A Lover's Concerto’ 한 곡만 반복해서 듣고 또 들었다. 클래식을 차용한 도입부를 지나 가사가 시작되면서부터 느껴지는 청량하고 벅찬 느낌. 내겐 ‘A Lover's Concerto’만큼 기분을 업 시켜주는 노래가 없더라고. 2. 서론이 길었는데, 2022년 10월 8일, 바로 오늘 이 곡을 선택한 이유는 따로 있다. ‘A Lover's Concerto’하면 일반적으로는 영화 <접속>을 생각하겠지만, 부산 사람이라면 그리고 롯데 자이언츠 팬이라면 자연스럽게 이 사람을 떠올릴 것이다. 이. 대. 호. 그렇다 ‘A Lover's Concerto’는 이대호의 응원가로 더 유명한 곡이다. 적어도

#19: 2박3일간의 서울 나들이(1) - LP바 [내부링크]

거대한 프로젝트를 앞둔 친구의 시장조사 그리고 그를 위한 가이드에 나섰던 2박3일 일정의 서울 나들이. 하루에 2만 5천보 넘게 싸돌아 다닌 일정이 너무 길어 2편으로 나눠 올린다. 회현지하상가와 동묘구제골목에서 LP판 고르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그건 생략하고, 우선 1편은 LP바, 뮤직펍 같은 음악과 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들에 대한 리스트. (방문순서대로) 1. 노커어퍼 신용산역과 삼각지역 사이에 위치한 노커어퍼. (귀찮아서 사진은 안찍었지만) 외관부터 힙한 느낌 가득 주던 곳. 노커어퍼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46길 15-6 지상1, 2층 이 블로그의 체크인 이 장소의 다른 글 스탠딩바에서 잔술을 주문할 수 있는 1층. 보틀을 주문하고 음악을 신청하고 즐길 수 있는 2층으로 구분되어 있다. 음악을 어떻게 틀어주는지 궁금해서 2층으로 입성. 결론적으로 말하면 벽에 LP가 가득함에도 음악은 스트리밍으로만 틀어줘서 아쉬웠던 곳. 시작부터 와인 1병 들이키고 + 그래도 신청곡

#20: 2박3일간의 서울 나들이(2) - 도미애의 맛집 리스트 대방출 [내부링크]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온지도 벌써 4년. 십수년의 서울살이는 이제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찾아다녔던 맛집 리스트는 꽤 유용한 편이다. 아직도 가끔씩 ‘xx동네에는 괜찮은 메뉴나 식당이 무엇인지?’물어오는 친구들이 있는 것을 보면. 이번에 방문한 집들은 나만의 맛집이라기에는 너무나 다 유명한 곳이지만. 여행의 목적이 맛집 탐방이 아니었고 + 원래의 동선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 서울에 제대로 와 본적 없다는 친구를 위해 나름대로 리스트를 짜봤다. 펍은 그렇게 핫플만 찾아다녀 놓구선 맛집이라고 간 곳은 또 거의 다 노포인 것이 함정.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었던 알찬 2박3일이었달까. (순서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방문순서대로) 1. 부원면옥 부원면옥 서울특별시 중구 남대문시장4길 41-6 부원상가 2층 이 블로그의 체크인 이 장소의 다른 글 남대문 시장에 위치한 전통의 평양냉면집 부원면옥. 평양냉면을 제대로 먹어본 적 없다는 친구를 위해 선택했다. 서울역에서 가깝기도하고, 회현

[하루한곡] The Weekend - I Feel It Coming (feat. Daft Punk) (2016) [내부링크]

서울 LP바 투어를 하며 들었던 곡 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실은 제목을 아는 노래 중 가장 좋았던 것은) 위켄드의 ‘I Feel It Coming’이었다. ‘I Feel It Coming’이 속해있는 위켄드 정규 3집 <Starboy>를 발매 당시 꽤 열심히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집중하는 곡은 다프트 펑크와 함께 작업한 두 곡이다. 앨범 타이틀과 같은 제목인 첫 번째 트랙 ‘Starboy’와 마지막 트랙 ‘I Feel It Coming’. 위켄드의 팬이라면 그의 스타일이 잘 드러나기도 하고 닉네임으로 통용되는 ‘Starboy’를 더 선호하겠지만, 나는 다펑 팬이니까, 그들의 음악에 위켄드 목소리를 녹여낸 ‘I Feel It Coming’이 더 각별하다. 별 영양가 없는 말을 길게도 했는데, 이 곡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위켄드의 목소리가 마이클 잭슨을 연상시킨다는 점이 때문이다. 나머지는 부차적이고 또 미미한 사유일 뿐. I Feel It Coming So

[하루한곡] Aimyon - Ai Wo Tsutaetaidatoka(愛を伝えたいだとか) (2017) [내부링크]

요즘은 매일 아침마다 같은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적당히 텐션을 올리기 좋은 곡들로 대부분 [하루한곡]에서 소개했던 내가 좋아하는 곡들로 구성된 플레이리스트. (별로 궁금해하지 않겠지만 굳이) 순서를 언급하자면 ‘Love Never Felt So Good’ - ‘Marunouchi Sadistic’ - ‘Awesome!’ - ‘Runaway Baby’ - ‘Choo Choo Train’ - ‘I Feel It Coming’ - ‘Julianne’ 등등이고 여기 어디쯤 들어가는 곡이 오늘의 한곡 ‘Ai Wo Tsutaetaidatoka’가 되겠다. 아주 잦은 빈도로 하루에도 한두 번씩은 더 듣곤 하니까 어쩌면 요즘 가장 많이 듣는 곡일 수도…. 펑키한 스타일과 특유의 리듬감 때문에 계속해서 듣는 것 같다. (이 말을 너무 자주 반복하는데) 내가 이런 스타일의 노래를 워낙 좋아한다. ‘Marunouchi Sadistic’과 연속해서 들으면 이어지는 독특한 느낌이 그렇게

[하루한곡] 나얼 - Soul Fever (2012) [내부링크]

언제 주문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나얼 1집 <Principle of My Soul> 바이닐을 오늘 수령했다. 작년 10월쯤 주문했던 것 같으니 거의 9~10개월 정도 걸린 듯? 나얼의 엄청나게 좋아한다거나 그의 음악을 줄줄 꿰고 있는 팬은 아니지만, 뭐랄까 나얼 1집은 소장해야만 할 것 같은 음반이었고, 아니 구질구질하게 다른 부연 설명할 필요 없이 그냥 갖고 싶었다. 음반을 소장하게 된 기념으로 <Principle of My Soul> 앨범 수록곡 중에서 오늘의 한 곡을 선정한다. (이런 식이라면 최근에 시이나 링고 1집, 김현철 1집, 유재하 앨범도 LP로 구입했고 받을 때마다 한 곡을 쓰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게을러서… 내가 좋아하는 앨범들이니 언젠가 LP 리뷰를 쓰는 것으로) 아 한 곡을 논하기 전에 <Principle of My Soul>이라는 앨범에 대해 먼저 언급을 해야겠다. 타이틀곡 ‘바람기억’의 임팩트가 어마어마해서 앨범 전체의 분위기도 그 연장선상에서 생각하기 쉬

[하루한곡] MAX - Checklist (Feat. Chromeo) (2019) [내부링크]

몇 년 전 ‘Checklist’를 처음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과연 이런 노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였다. 매니아틱하게 혹은 광적으로 좋아하는 것은 별개의 차원이지만 단순히 호불호만 따졌을 때 ‘Checklist’ 같은 곡을 불호에 둔다면 그런 사람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인생이 너무 힘들거나 or 마음이 삐뚤어졌거나. 오늘의 한곡 ’Checklist’는 미국의 가수 겸 배우 겸 모델인 Max (본명 Maxwell George Schneider)가 2019년에 발표한 싱글이자 2020년 발표한 스튜디오 앨범 <Colour Vision>에 수록된 곡이다. 경쾌한 리듬과 중독성 있는 멜로디 그리고 맥스의 달달한 보컬이 더해진 ‘체크리스트’. 딱 듣는 순간 ‘마! 이게 요즘 노래고 요즘 스타일이다’라고 선언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노래만큼이나 뮤비가 귀여운데, 옐로우, 블루, 핑크의 단순한 색상 조합과 웨스 앤더슨을 연상시키는 미장센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노래랑 뮤